'1박2일 제6의멤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29 '1박2일' 지나친 조작설 비난, 씁쓸한 이유 (73)
  2. 2010.10.04 '1박2일' 1인2역 은지원. 예능귀신 다 됐다! (28)
2011.01.29 08:48




지난 주 강원도 홍천으로 떠난 산장여행이 조작, 리얼버라어어티의 실종, 편집실수 등등의 뭇매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런 기분 이해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내자식 내가 혼낼 때는 애정이 기본으로 깔려있다는 생각을 하기에 심하게 때려도 마음이 덜 아픈데, 남이 내자식을 때리면 눈에서 불똥 튀는 심정말입니다. 솔직히 그랬어요. 평소 1박2일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은 분들은 이때다 싶어 까기 바빴고, 심지어 1박2일을 잘 시청하지 않는다는 분들도 열나게 댓글 성토를 하더라고요. 예능 관련글을 올린 것들을 보시면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로 1박2일과 무한도전을 같은 저울추에 올리고 보고 있습니다. 1박2일을 비판한 적도 있었고, 무한도전을 비판한 적도 있었고, 칭찬한 적은 더 많았습니다.
1박2일 비판글은 주로 김종민에 대한 부분과 편집실수, 예컨대 은지원과 이수근의 흡연장면 혹은 김종민 띄우기의 부작용 등에 관한 내용이 많았고,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말실수 혹은 느슨한 기획태도 등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기대치가 높아진 눈높이 때문이겠지요. 처음 무한도전을 비판했을 때는 소위 댓글로 폭풍까임을 받았습니다. 반말은 예사였고, 보지말라는 댓글들도 많았고, "1박빠구만, "1박이나 쳐보셈" 등등의 댓글들이 달렸지요. 그런데 요즘은 그런 댓글이 달리지 않습니다. 무한도전 달력프로젝트 11월은 심지어 실패했다는 제목을 올렸는데도, 제 글에 공감을 하지 못하겠다는 댓글을 다신 분들도 경어로 달고 가셨는데, 제가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글에서 읽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지난주 방송이 나가고 1박2일 리뷰글을 올리면서 승기가 가평휴게소에서 음식값을 지불한 것을 언급했었는데, 그때는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을 때라 글속에서 지적내용도 조용히 묻혀버리더니, 며칠후에 말 그대로 난리가 나버렸더군요. 며칠 사이에 올라온 기사와 글들을 보면 1박2일 죽이기라고 생각될 정도로 조작이라는 단어가 대부분 들어간 제목들이었습니다.
지난 글에 저도 조작, 설정이라는 단어를 글속에서 분명 썼지만, 이는 승기의 음식값을 조작했다거나 결과를 조작했다는 말이 아니라, 제작진이 큰 밑그림을 그려주고 멤버들이 세부적인 그림들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리얼과 잘 버무려져, 결과적으로 좋은 그림이 나왔다는 의미였습니다. 김종민 캐릭터 잡아주기를 위한 밑그림이었지만, 김종민이 활약을 잘 해주었고, 강호동이 김종민을 표나지(?)않게 리드했기에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 완성되었고, 웃음이 쉴새없이 터져서 그야말로 예능이라는 코드를 제대로 그렸던 것입니다.
승기의 만원으로 돈까스 정식과 닭갈비 정식, 그리고 껌을 산 것은 편집과정에서의 생략이 빚은 오해였다고 제작진이 해명에 나섰지만, 비난은 멈추지 않은 것 같더군요. 이번주에 편집되어 오해를 산 부분을 인증장면으로 내보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오프닝에서 나피디가 멤버들에게 용돈을 얼마를 주겠다는 말은 없었고, 원하는 점심을 사주겠다고 말했기에 멤버들에게 불평등 대우를 했다거나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습니다.
제작진이 준 1인당 점심값 만원은 그간 1박2일 제작진이 주었던 5천원 내외의 점심값보다는 후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도 오프닝을 자세히 보면 수긍이 가는 대목입니다. 이번 여행은 그동안 멤버들을 너무 혹사시켰다는 것에 대한 휴가차원의 즐거운 여행이 되게 하겠다고 분명히 말을 했었고, 혹한기 캠프를 연상할 만큼 추운 날씨가 반전의 웃음을 주기도 했지요. 그래서 점심값도 일종의 연말보너스 100%를 합산해서 지급했던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문제는 은지원이 미션을 실패했다고 멤버들과 제작진을 속이고, 승기에게 점심만 얻어먹고 튀자는 초딩전락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착한 승기였는데 졸지에 다른 멤버에 비해 용돈을 두배로 쓴 승기가 되었고, 조작설까지 불거지게 했던 것이지요. 지원과 승기는 신세대적인 입맛 소유자들입니다. 아마 휴게소에서 만원으로 2인분을 사기에는 럭셔리 점심이 되지 못할 것이라 판단, 제작진이 원하는 점심을 사주겠다는 말을 기억한 승기가 지원의 점심값까지 자신의 점심비로 청구를 했던 것이고, 용돈을 정하지 않았던 제작진으로서는 승기의 요구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승기는 만원을 더 획득할 수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이 과정이 편집되어서 승기와 제작진은 조작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던 것이고요.
조작설 사태라고 까지 표현할 정도로 홍수를 이뤘던 승기점심값 의혹을 보며, 타블로가 생각이 나더군요. 타블로가 방송에서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강사를 했다는 말을 했었는데, 미국에 있어야 할 그가 강사를 했다는 것이 시기적으로 아귀가 맞지 않아서, 일파만파로 의혹으로 번졌던 일이었습니다. 타블로가 이 의혹에 대해서 해명한 것이 기억나는데 "방송에 나와서 길게 말할 수가 없다. 몇월에 들어와서 몇개월 강사하고 다시 들어갔다가, 방학하고 다시 와서 강사하고... 구구절절 얘기하면 바로 편집된다". 그래서 강사를 했었다는 말만 했었다고 했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편집이 매끄럽지 않았던 이유 역시 비슷한 이유였을 듯 하더군요. 제작진이 승기가 지원의 점심값까지 청구하는 장면을 삭제하고, 지원의 밥을 사준 것만 내보낸게 실수였습니다. 지난 주 방송은 워낙 멤버들 모두가 방송분량을 많이 뽑아줘서, 살려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요.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도 카메라와 스텝이 4팀으로 나뉘어서 움직여야 했잖습니까? 김종민마저 혼자 차를 타고 갔더라면, 5팀으로 나뉘어야 했을 것이고요. 물론 바보 아닌 다음에 실패한 종민이 혼자 차를 타고 베이스캠프를 찾아갈 일은 없었겠지만 말입니다.
제가 화가 났던 것은 승기의 점심값으로 1박2일의 진정성과 프로그램 한계까지 들먹이는 침소봉대형의 기사들때문이었습니다. 1박2일은 여전히 내우외환의 문제를 명쾌하게 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으로는 김종민과 새로 온 이동희 CP가 시청자와 한 호흡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 밖으로는 새멤버 영입에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송창의와 윤계상이 바쁜 스케줄을 이유로 1박2일 합류를 고사할만큼, 1박2일 새멤버 자리는 뜨거운 이슈임과 동시에 부담감의 자리입니다. 터지면 대박, 못하면 쪽박의 양날의 칼같은 자리지요. 저는 누가 오더라도 김종민보다만 잘하면 대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아들이 나가도 잘 할 것이다"라는 식의 농담을 할 정도입니다만..;;. 그러니 너무 골머리 싸매고 고민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은 본인하기에 달렸습니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은 먼저 사랑하고, 예능감은 멤버들과 적응하다보면 배우기도 하게 될 겁니다. 멤버들의 대화에 적극 참여하려는 태도만 보여도 반은 성공이라는 의미입니다. 웃기지 못한다고 면박을 받아도, 그것이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대기만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수근이 초창기에 말은 죽어라고 치고 들어왔지만, 한 박자 늦은 그놈의 타이밍때문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와 현재의 모습만 비교해도 알 겁니다.
1박2일과 무한도전 팬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처럼 양다리를 걸치고 팬도 있지만, 여튼 애정과 비판이라는 두개의 시선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애정과 비판의 이유가 같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장수프로로 오래도록 봤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햇수로 6년이 된 무한도전과 5년이 된 1박2일, 예능프로로서 대단한 장수프로그램입니다. 이유는 고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해 주는 시청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시청률 한자리로 몇개월만 지속된다면 당장 폐지 수순을 밟습니다. 요즘 방송생태계의 유행입니다.
그런데 두 프로그램은 시청률 상승과 하락의 반복은 있지만 고정시청률은 유지합니다. 이 현상이 단순히 빠순이 빠돌이가 리모콘을 점령하고 있기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프로라고 해도,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라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사심은 사심이고, 시선은 다른 데로 돌리게 됩니다. 그럼 시선을 고정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를 화나게 했던 바로 그 '진정성'때문입니다. 그리고 '웃음'입니다.
두 장수프로의 생명은 진정성과 재미입니다. 물론 기획에 따라 재미가 없었던 편들도 있었습니다. 매일 쌀밥만 올라오지는 않는 일이죠. 나영석 피디와 김태호 피디, 방송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이 대단한 분들입니다. 자기가 맡은 방송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있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두 프로의 리더인 강호동과 유재석, 대한민국 최고의 MC라는 칭호를 그들의 말빨과 진행스타일만으로 얻은 것이겠습니까? 아니에요. 방송중에 보여주는 그들의 진정성이 시청자를 움직이기 때문이에요.
1박2일 멤버 김C의 하차에 왜 그렇게 서운해 하고 아직도 김C의 복귀를 바라는 걸까요? 그의 진정성때문입니다. 왜 김종민이 뭇매를 맞는 것일까요? 최선을 다하지 않고 방송을 놀고 먹는 것쯤으로 대충 자리나 지키고 있는 불성실한 예능감때문이에요. 특히 예능감은 고사하고, 실내취침과 미역국을 먹은 장면은 김종민과 제작진에게는 두고두고 욕먹을 일이었습니다. 1박2일 생명코드인 복불복을 어긴 대형사고였으니까요.
김C와 김종민의 차이는 여기서 갈렸던 겁니다. 예능감은 둘 다 도토리 키재기입니다. 김종민에게 예능감이 있었는지 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하는 부적응은 김C의 꿔다놓은 보릿자루와 같은 모습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코드로 사랑과 비난을 받았습니다. 성실한 예능감(김C) vs 불성실 예능감(김종민)으로 말이지요. 둘다 웃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비춰진 두 사람의 진정성은 성실과 불성실로, 애정과 비난이라는 전혀 다른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화가 났던 부분은 진정성을 조작했다는 일각의 시선입니다. 진정성을 조작하는 순간 방송은 한 방에 훅가버리는 사태까지 이릅니다. 패떳의 옥돔사건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다. 그런데 승기의 음식값과 김종국의 옥돔사건을 같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승기의 음식값은 뭐가 조작이라는 것인가요? 뭐가 리얼이 아니었다는 것인가요? 만원으로 2인분을 살 수 없는 것은 분명 리얼가격과는 맞지 않았습니다. 뒷돈의 의혹은 있었지만, 조작이나 리얼이 상실되었다는 잣대를 대기에는 침소봉대 어거지입니다.
밥타령하는 강호동, 배고파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조작같나요? 굶겨야 배고프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배가 고파야 미션을 위해서 리얼로 뛰는 것입니다. 배고픔도 진정으로 리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실지로 배가 고픈 상태여야 하는 것이고, 멤버들은 실제로 매 방송에서 배가 고픈 상태입니다. 배고픈 척을 할 수 없는 상황, 이것이 리얼입니다. 배고프지 않은 멤버들에게 제작진이 배고픈 척을 하라고 설정으로 시켰다면, 이는 분명 리얼이 상실된 조작입니다. 그동안 제작진이 용돈을 앞에서는 5천원을 주고, 뒤에서 돈을 더줘서 멤버들을 카메라 밖에서 배불리 먹였다면, 그것은 분명 조작입니다. 그들이 연기하는 배고픔도 리얼이 아닌 것이고요. 조작이나 리얼리티 상실은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승기의 점심값 편집 실수로 조작과 리얼리티의 상실, 프로그램의 한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침소봉대의 시선같아 씁쓸합니다. 1박2일이나 무한도전 같은 예능버라이어티 프로에서 100% 리얼이 가능할까요? 리얼만으로 프로를 끌고 간다면 굳이 몇명이나 되는 작가들이 필요없습니다.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방송컨셉만 던져주고 알아서 찍으라고 해야 맞을 겁니다.
지난 산골여행편에서 제작진없이 멤버들이 카메라를 돌리고 방송을 했던 일 기억하실 겁니다. 나피디 빙의놀이로 승기가 웃음분량 대부분을 뽑았던 여행편이었지요. 마지막 클로징에서 강호동의 모습 또한 기억하실 겁니다. 클로징 멘트를 하면서 강호동이 땀삐질 거렸었지요. 방송을 보면서 모든 대사를 강호동이 혼자 다 생각하고 한다면, 그야말로 오산입니다. 어느 정도의 대사는 작가 손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고, 이는 100% 리얼만으로 방송을 제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멤버들이 베이스캠프로 이동하면서 차에서 나누는 대화나 순간순간 터지는 돌발상황들은 모두가 리얼이죠. 조작이 불가능한... 물론 큰 설정을 하고 들어가기는 합니다. 이번 산장여행처럼 김종민 배신캐릭터를 위해, 상황들을 설정했을 수는 있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부분이 조작이고 설정이었음에도 티안나게 리얼을 가미해서 좋은 그림이 나왔다는 표현을 했지만, 김종민 살리기 방송분중에 가장 성공적인 방송이기도 했습니다.
승기의 점심값이 제작진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진 것은 제작진의 편집실수에서 비롯된 오해였기에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번처럼 제작진이 불쌍하게 보여진 적은 없었습니다. 저도 1박2일을 좋아하기에,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으로 오래도록 시청자에게 웃음비타민이 돼주길 바라는 마음에 제작진에게 쓴소리도 하지만, 왠지 이번 일은 잘된 밥에 코빠뜨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95점 맞은 시험지를 들고 온 아이에게 잘했다는 칭찬도 잠시, 왜 한 개 틀렸어? 하며 2개, 3개 틀렸을 때보다 회초리를 세게 때리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예전에 시집살이 하는 며느리는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지 못했습니다.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소나기 눈물밥을 먹으며, 가족들 식사에 맞춰 숭늉이나 누룽지를 들고 들어가야 했고, 어른들이 밥상을 물리면 설거지를 해야 했습니다. 배불리 먹지 못하는 시절이었기에 밥먹을 때마다, 어른들이 누룽지를 찾을까봐 조마조마해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나마 누룽지라도 배불리 먹고 싶었던 며느리의 설움 시집살이인 게지요.
조작설을 보며 시청자에게 큰웃음 주고도 욕만 잔뜩 들은 제작진이 그 시절 며느리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청료를 받아 운영하는 제작진이기에 시청자의 비판도 감수해야 겠지요. 그래도 한사람은 밥 잘지었다고, 맛있었다고 토닥이는 가족이 있어야 며느리도 시집살이 설움도 이겨내는 것 아닐까 싶어요. 가끔은 탄밥도 올리고, 진밥도 올리고, 된밥도 올리는 1박2일이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시청자에게 감동밥상, 웃음밥상, 여행밥상, 별미밥상을 준 1박2일과 멤버들을 저는 사랑합니다. 사랑하니까 반찬투정도 계속 할 겁니다.
이번 조작설 비난들도 대부분은 그런 반찬투정이었다고 여기고 의기소침하지 말았으면 해요. 앞으로 맛있는 밥상을 차리려고 더 노력하면 되잖아요. 지금 1박2일에 필요한 것은 반찬들의 맛을 제대로 살린 밥상을 차리는 겁니다. 식상한 반찬, 맛없는 반찬에 대해서는 열심히 요리연구를 해서 요리변화, 메뉴변화도 추구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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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4 13:04




MC몽의 하차 이후 처음 5인체제로 촬영에 들어간 1박2일 서울 당일치기편, 1부를 특유의 친화력으로 강호동이 살렸다면, 2부는 은지원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너무나 성실한 이승기는 이승기의 캐릭터에 200%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고, 의외로 큰 형님들이라 할 수 있는 강호동과 이수근이 위축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래동안 함께 했던 MC몽이 없는 첫방송부터 아무일 없던 것처럼, 빈자리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웃고 즐겨 버리면 그 또한 야박해 보일 터, 아마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있던 것으로 보이더군요. 이수근이 서울특집에서 몸개그와 애드리브를 유독 아꼈던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때문이었을 것 같더군요. 저 역시도 워낙 1박2일을 오래동안 봐오다보니, 멤버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는 선무당이 된 듯합니다만ㅎ.
당일치기로 둘러보기가 가장 힘든 곳이 서울이기도 할 것입니다. 역사, 사람, 먹거리, 볼거리, 갈 곳 등등 서울 탐구생활을 제대로 하자면 몇박몇일을 해도 모자라는 곳이지요. 대한민국에서 인구수도 가장 많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바쁜 도시 서울, 메트로 폴리스 서울을 1박2일 방송사상 처음으로 시행한 당일치기로 돌아본다는 것이 무리수라면 큰 무리수일 겁니다. 제작진은 역사와 먹거리, 그리고 외국인 친구와 함께 하는 글로벌이라는 컨셉으로, 서울에서 종로로, 종로에서 북촌마을로, 그 범위를 좁혀가는 영리한 전략을 선택했지요.
5명 멤버라지만 실질적으로는 4명의 멤버로 보이는 휑한 1박2일을 메꿔주었던 것은 나영석 피디와 외국관광객들이었고, 그중 독일인 조라는 분의 자연스러운 예능감이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분은 그림을 보고 몸으로 설명하는 게임에서도 재치있었고, 오히려 몸개그의 달인 이수근이 밀리기도 했지요. 
1박2일의 핵심멤버이자 사령관인 나영석피디가 던지는 썰렁개그 역시 1박2일의 휑함을 살렸던 최고 재미였습니다. 낮잠을 자라는 억지미션 방해공작을 하는 귀여운 나피디의 모습도 재미있었지만, 멤버들의 잠버릇까지도 세심하게 살펴서 진짜 잠을 자는지, 자는 척하는 지를 비교분석하는 모습은 재미있는 편집의 묘미였습니다. 이번 서울편에서 멤버 보다 큰 활약을 한 나피디, 마음 고생이 심한 듯 조금 야윈 모습이더군요. 암튼 힘내시고요!
이번 서울 여행편에서 1박2일 분위기기를 업시킨 멤버는 은지원이었어요. 썰렁해진 분위기를 강호동과 아귀찜을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은지원의 대활약은 시작되었지요. 1박2일은 단합과 화합이라는 주제 못지않게, 강호동이라는 호랑이의 수염을 건드리는 역할도 누군가는 해줘야 하거든요. 그동안 이 역할을 MC몽이 해왔었지요.
그런데 서울편을 보니 은지원이 MC몽의 역할까지 1인2역의 캐릭터로 변신하는 노력이 보여지더군요. 은지원은 초딩으로서의 캐릭터는 물론, YB팀의 대장으로서도 역할을 충실히 했고, 무엇보다 New YB팀의 한 멤버였던 MC몽의 역할까지 무리없이 해냈습니다. 마지막 클로징 멘트에서는 어른스러운 메시지까지 전달해 주었습니다. "도심속의 자연을 체험해 보니, 개발보다 보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새 컨셉이 가장 시급한 멤버는 김종민이었는데, 김종민은 여전히 실망스럽더군요. 이번 서울편에서도 김종민의 혼자 주절거리기는 계속되었어요. 제작진도, 시청자도, 본인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혼자서 웅얼거리는 모습만 보였을 뿐이에요. 방송내내 김종민이 뭐라고 말은 하는데, 혼자서만 중얼거리더군요. 제작진은 물론 곁에 있는 멤버들까지도 김종민의 말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고요. 유일하게 하나 터진 말이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였어요. 그것도 평소의 김종민의 어눌한 말도 아니고, 더듬거리는 말도 아닌 완벽하게 속사포로 말이지요. 웃음은 주었지만, 김종민이 아예 맞추지 않으려고 작정하고 준비한 듯도 보였는데, 의도적이었든 즉흥멘트였든, 김종민이 살아 남으려면 김종민 스스로가 만들어 가야 합니다. 
김종민의 문제는 이제는 본인이 알아서 따라가 주어야지, 언제까지 멤버들이 뒷수습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마지막 엔딩멘트에서는 뜸들이는 김종민을 보다못해 강호동이 멘트를 자르는 비호감 행동도 나왔지요. 강호동이 아차 싶었는지 다시 기회를 주었지만, 역시 살려내지 못하고 '정말' 이라는 말만 하다가 시간에 쫓겨 '끝' 이라는 말만 해버리고 말았지요. 이 장면에서 강호동이 또 욕먹지 않았을까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감싸도 욕, 호통쳐도 욕. 아무튼 제작진과 강호동이 이래저래 욕은 두배로 먹고 있는 듯하네요. 김종민에게 부족한 순발력이 아쉬운 장면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자기자리는 자기가 만들어 간다는 말이 있듯이, 은지원이나 이승기가 자기자리를 만들기 위해 배의 노력을 한다는 것이 보여졌습니다. 섭섭당의 멤버 하나가 빠지고 두명뿐인 황당이니, 새로운 컨셉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두 사람의 시급한 과제였겠지요. 서울편에서는 환상의 호흡으로 섭섭당이 아닌 황당으로 황당하게 자리를 굳혔고, 포도당은 MC몽 공백의 여파에 수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의를 상실한 모습처럼 보였지요.
이번 서울편에서 발군의 노력으로 분위기를 살린 멤버를 꼽으라면 저는 은지원을 꼽고 싶습니다. 외국인과의 몸동작으로 그림맞추기 게임에서는 은지원의 새로운 모습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이수근과 MC몽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은지원의 재주를 보는 듯도 했어요.
인어공주의 퀴즈에서는 바닥에 누워 인어공주의 파닥거리는 꼬리를 보여주었고, 터미네이터를 표현하는 동작에서는 박수감이었습니다. 터미네이터가 마지막 엄지 손가락을 세우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완벽하게 설명을 했으니 말이지요. 자유의 여신상 설명은 책을 들고 있는 모습까지 추가했고, 개구리를 표현함에 있어서는 표정까지 개구리 볼을 만들기도 했지요. 이런 몸동작은 이수근과 MC몽의 주특기였는데, MC몽의 빈자리를 은지원이 완벽하게 메꿔주는 모습이었습니다. 
은지원은 초딩으로서의 본인의 컨셉을 살리는 것은 물론, 그동안 강호동을 약올리고 겁없이 도전해 왔던 MC몽의 역할까지도 도맡아서 했어요. 특히 야식복불복에서의 은지원과 강호동이 서로 좋아하는 취향의 음식을 사수하려는 모습에서, 은지원은 초딩 은지원과 강호동에게 대드는 MC몽의 역할까지 1인2역의 역할을 했지요. 흥분하는 강호동의 모습을 이끌어 내는 것 역시도, 1박2일 웃음 포인트 중 하나지요. 
12시 촬영 종료를 30분 앞두,고 풍성한 야식에 이성과 평정심을 잃어버리고, 결국 하나도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맹물 한 잔도 못먹고 말았지만, 야식을 향한 강호동과 은지원의 기싸움에 웃음 빵빵 터졌습니다. 음식 앞에서는 이성을 잃는 야생 호랑이를 자극하는 멤버가 야생몽키였었지요. 그 과정에서 소위 강호동의 퍽치기에 나가 떨어지기도 했고, 보이지 않게 한대씩 쥐어 박히기도 했었지요. 이수근은 대놓고 때려주십사를 연출하기도 해왔고 말이지요. 강호동에게 들이대기의 역할을 은지원이 하더군요. 
은지원의 편식성향과 까다로운 입맛을 익히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은지원이 음식 투정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 지기도 했는데요, 야식복불복에서는 강호동에게 정면 도발 행위도 서슴지 않았지요. 강호동이 좋아하는 음식을 낼름 제작진에게 반납함으로써, 야수 강호동의 모습을 이끌어 내면서 재미를 만들었고요.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나요? 저는 이런 말을 추가 하고 싶네요. 예능밥 삼년이면 은지원된다. 은지원의 1박2일에서의 모습을 돌아보면 이 말의 의미가 와닿을 거예요. 1박2일에서 가장 뺀질거리고, 틱틱거리고, 잔꾀부리고, 요령피우고, 어리광부렸던 멤버가 은지원이었어요. 게다가 4차원의 사고방식까지 은지원은 한마디로 1박2일에서는 외계인이었지요.
1박2일 멤버들 중 가장 발전한 멤버를 꼽으라면 저는 은지원을 꼽습니다. 새해맞이 박찬호와의 입수에서 가장 먼저 꽁꽁 언 얼음물 속에 입수를 했던 멤버가 은지원이었어요. 멤버들 중 가장 늦게 들어가거나, 혹은 끝까지 버팅기고 안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멤버였는데 말이지요. 은지원이 은대장으로 YB팀의 수장이 되면서, 방송태도가 너무나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매 방송에서 느껴집니다.
멤버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1인2역을 하는 멤버가 은지원과 이승기입니다. 김C의 성실함, 몸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이승기가 더 강화하고 있고, MC몽 사건이후에는 은지원이 MC몽의 캐릭터까지도 채우는 1인2역까지 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지원과 이승기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 1박2일의 위기타계책의 모범답안입니다.
노련한 승부사 강호동이 무너지지 않는 한 1박2일의 아성이 무너질 일은 없겠지요. 물론 지금의 상황에서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입니다. 1박2일은 다수의 멤버가 유기적으로 그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천하의 강호동이 버티고 있다고 할지라도, 메인MC의 역량만에 의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강호동의 1박2일이나, 유재석의 무한도전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의 특징이지요.
1박2일이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지만, 1박2일의 문제점인 매너리즘마저 흠으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멤버들의 변화일 것입니다. 강호동이라는 거대한 산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지만, 그 산을 채워주고 있는 나무들이 튼튼하게 받쳐주지 않으면 산사태가 날 수도 있을 겁니다. 서울편에서 은지원의 적극적인 변화는 산사태를 막기 위해 나무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은지원이 진짜 방송을 아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능 귀신 다된 은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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