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11.04.29 '49일' 충격반전, 송이경이 강민호를 알아본 이유 (37)
  2. 2011.04.28 '49일' 송이수가 송이경에게 하고 싶은 간절한 이야기 (18)
  3. 2011.04.17 49일을 보며 정리한 유리심장 블로거의 생각 (30)
  4. 2011.04.17 '49일' 지현의 눈물,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삶의 가치는 시작된다 (9)
  5. 2011.04.08 '49일' 한강(조현재)을 갈팡질팡하게 하는 마음속 그녀는 누구? (19)
2011.04.29 08:31




49일은 완성도 높은 세밀한 터치로 그려가는 작가의 치밀함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앞뒤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작가의 개인적 취향까지 엿보이기도 하지요. 작가는 어느 것 하나 대충 써서 맞추는 법이 없이 모든 것을 치밀하게 구성해 나갑니다. 14회 엔딩에서 송이경이 강민호를 알아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어떤 작품은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다른 색깔을 덧칠하기도 하며 완성을 해가지만, 이미 완성된 그림을 부분부분 소개하면서 전체그림을 보여주는 것도 있는데, 49일은 후자의 경우로 소재만큼이나 그 전개가 독특합니다. 대본이 다 나오지 않았음에도, 소현경 작가의 머리 속에는 이미 완성된 대본과 필름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특히 14회 엔딩장면은 충격이었지요. 카페에 들어선 송이경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강민호가 송이경을 부르자 "왜요, 강민호씨"하는데, 심장이 쪼그라드는 전율을 느꼈다지요. "누구세요?"가 튀어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작가는 이전에 던져두었던 여러가지 복선과 암시들을 "왜요? 강민호씨"라는 대사를 통해 환기시켜 주더라고요. 
신지현과 한강,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알아
삶과 죽음이 갈리는 49일이라는 시간은 찰나처럼 짧은 시간입니다. 죽을 날 받아놓은 신지현에게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더 짧게 느껴지겠지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순도 100%눈물을 담으라는 미션을, 절반이나 시간을 허비하고 겨우 한 방울만 받았을 때, 조급증 화병으로 나가떨어져 버리고 포기해 버릴 수 있을 시간입니다. 40여일이 남았을 때 한방울의 눈물도 얻지 못했던 신지현이 초조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런데 드라마는 신지현의 하루를 한달처럼 길고 묵직한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시간에 쫓기고 있는데도 신지현은 더 느긋하고 여유로워집니다. 오히려 오지랖 넓게 다른 사람의 일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요. 물론 아버지와 회사일은 신지현과 관계된 일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명보다는 아버지의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몸을 빌어 산 송이경의 아픔에 눈을 돌리고, 송이수로 밝혀진 스케줄러의 간절한 일에 관심을 더 보이지요. 그런데 신지현과는 대조적으로 강민호와 신인정은 시간이 갈수록 조급하기만 합니다. 비밀을 가진 사람들, 특히 나쁜 비밀을 가진 사람들이 초조해 하고 두려움이 더해지듯이 말이지요.
송이수가 물었지요. "당신을 위한 눈물 안찾냐?"고. 겨우 눈물 한 방울만 득템한 지현은 놀랄 정도로 득도한 도인이 되었더라고요. "어딘가에 있겠지. 세 방울일 지, 한 방울일 지 모르지만...사실은 정해져 있던 것같아. 눈물은 내가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었던 거였어. 이것도 저절로 담긴 거잖아". 저절로 담길지 어떨지 모르지만, 신지현은 살고싶다고 살려달라고 눈물을 흘리던 간절한 모습과는 다르게 여유롭습니다. 신지현이 느끼고 있지는 못하지만, 기운때문일 겁니다. 한 방울의 눈물을 얻은 송이경은 자신을 진심으로 기억해 주고, 사랑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거든요.
어딘가에 부모님말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지현은, 사랑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송이경의 삶에 눈을 돌리지요. 자기처럼 단 한사람이라도 송이경을 사랑해 주는 사람을 찾아준다면, 송이경이 그렇게 시체처럼 살 지 않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신지현이 송이수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 이유이기도 하지만, 스케줄러가 송이수였다는 것은 신지현에게도, 스케줄러에게도 믿기 힘든 충격이었습니다. 스케줄러 송이수와 신지현 역시, 오다가다 단순히 49일 여행자로 만난 것은 아니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죠. 신지현 자신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이 신지현을 살리기 위해 나섰다는 겁니다. 한강이 아버지가 수술을 받게 하려는 신지현의 마음을 대신 전하는 장면은 최고의 감동이었습니다. 와인카페 해븐의 식구들이 신지현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아 비밀리에 백방으로 뛰고 다니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진심을 찾으러 다니지 않는 지현을 대신해, 와인바 식구들이 찾아다니는 것을 보면, 이미 신지현은 눈물 세 방울을 모두 얻은 것이나 진배없는 것 같습니다. 신지현이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진심일테니까요.

신지현도 한강이 자신이 송이경에게 빙의되었음을 알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버지에게 써둔 편지를 한강이 읽었으면서도 모른척 가방에 다시 넣어주고,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라고 설득한 사람이 한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지현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핑크장미를 병실에 꽂아둔 사람도 한강이었고, 잠시 질투작렬하게 했던 핑크장미의 주인이 자기였다는 것이 좋은 지현입니다. 마음을 감추는 것이 마음을 모르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했던 한강이, 지현에 대한 마음을 감추느라 그동안 힘들어했다는 것도 이제는 알 것같은 지현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지현이만 보면, 틱틱거리고 화를 냈었다는 것도 말이지요.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서도,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빙의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척 해주는 한강에게 고맙다며, 지현이 대신 인사하는 거라고 마음을 전하지요. 입밖으로는 낼 수 없는 비밀이기에 그들은 그렇게 같은 비밀을 공유합니다. 

위기에 처하는 신지현을 살릴 송이경, 마지막 눈물의 주인공
여기에 자신에게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알지 못한 송이경이 신지현을 돕고 있습니다. 마지막 눈물 주인공이 송이경이 될 것이라는 강한 암시이기도 합니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리뷰글<스케줄러 정일우, 저승사자의 눈물이 지현을 살릴 수 있을까?>에서 저는 눈물 세방울의 주인공은 한강, 서우, 송이경을 점쳤어요.
그런데 10회 엔딩에 신지현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는, 신지현의 눈물이 첫방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지적해 주었다고, 작가가 제대로 뒷통수를 쳤다고 썼답니다<지현의 눈물, 자신에 대한 사랑에서 삶의 가치는 시작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삶의 의미와 이유라는 설명을 덧붙이면서 말이죠ㅎ. 첫눈물방울이 한강의 것으로 밝혀지는 것을 보고는, 작가가 마련한 반전이 존경스럽더라고요. 오밀조밀하게 엮은 개연성 장치에 대해 또 한번 놀랐답니다.
49일 예정된 시간은 다가오는데, 송의경에게 빙의된 신지현을 알아보는 사람들은 늘어만 가지요. 신지현이 송이경에게 영혼빙의된 것이 밝혀지는 날이 가까워졌다는 의미입니다. 지현에게 위기가 닥쳐오리라는 암시이기도 하고요. 송이경에서 보이는 지현과 비슷한 행동과 지현의 필체를 알아 본 신인정이 의심하게 시작했고, 들통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인정과 호텔에 갔던 날, 호텔로비에 떨어져 있던 구슬이 송이경의 구슬신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는 것에 경악한 강민호, 송이경을 의심하는 신인정의 말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져 송이경의 뒤를 밟기 시작했지요. 송이경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카페에서 송이경의 얼굴을 빵꾸날 정도로 째려보는 강민호의 표정을 보고, 어찌나 긴장되던지 간이 콩알만해 졌답니다. 강민호의 이름을 부르는 송이경을 보고는 더 놀라버렸고 말이지요. 

그럼 송이경은 어떻게 강민호를 알아봤을까요? 여기에는 몇가지 복선이 숨어있는데요, 송이경이 강민호를 알아본 것은 정신과 의사 노경빈과의 최면치료에서 떠올랐던 잠재의식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감지하고서 부터였습니다. 진안에 갔었던 일, 순간이동을 한 사람처럼 길에 쓰러진 자신을 송이경이라고 불렀던 난생 처음보는 얼굴, 바로 그 얼굴이었습니다. 이수와 싸우고 호텔로 돌아와, 송이경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그 남자가 다른 여자랑 호텔방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주저앉았던 일, 처음 보는 여자애가 전기줄에 목을 매려는 자신을 울며 말리던 일, 그리고 아빠를 부르며 아프게 울던 자신의 얼굴 등등, 모든 일들이 단순한 꿈이 아니었음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지요. 내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런데도 송이경은 왠지 말하면 안될 것같은 마음에, 의사 노경빈에게도 이상한 일들에 대해 입을 열지 않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하고 엄청난 슬픔에 겨워 통곡하는 여자가 마음에 걸립니다. 말하면 그 여자에게 안좋은 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비밀을 지켜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지요.

또한 송이경이 지현이 쓴 편지를 봤을 가능성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주위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는 송이경이었지요. 방안에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 누군가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듯한 환청까지도 들리기 시작했지요. 심지어는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현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흘렸는데, 그날 신지현은 송이경에게도 한통의 편지를 썼었지요. 다시 돌아와 편지를 없애버렸을 수도 있지만, 그랬을 것 같지는 않고, 어딘가에 숨겨두었을 것 같습니다. 송이경은 방에 다른 사람이 함께 사는 듯한 느낌을 가지면서 자신의 방을 둘러보는 일이 잦아졌어요. 지현이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3일간 강민호의 집에 있으면서, 송이경의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때, 어쩌면 송이경은 지현의 편지를 발견했을 수도 있을 것같더군요.
송이경은 최면치료를 받은 후, 자신의 주위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촉각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예전같았으면 눈길도 돌리지 않았을 이상한 남자가 자신을 힐끗힐긋 쳐다보는 것도 신경쓰기 시작하지요. 처음 보는 남자, 인상도 썩 좋아보이지 않고 못생겼는데, 냉랭한 눈빛도 아랑곳하지 않고, 힐끗거리는 남자는 스케줄러 송이수였지요. 이승에서 관계있었던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게 한다는 스케줄러 세계의 규칙은, 그간 송이수가 사람처럼 모습을 나타내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던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작가님 정말 치밀해요.
최고의 반전, 송이경이 강민호를 알아 본 이유
그리고 또 한사람, 이상한 남자가 나타났습니다. 이 사람은 어디선가 봤던 사람입니다. 진안에서 쓰러진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자기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던 남자, 송이경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던 여자가 호텔에서 보고 있었던 남자 얼굴입니다. 전생의 기억이 아니었고, 꿈도 아니었던 겁니다. 진안에서 자기 이름을 부르면서 "이경씨, 나에요. 강민호" 그리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는 순간, 호텔에서 봤던 여자가 "오빠"라고 부르자, "인정아" 라며 그 여자에게 가버렸던 남자였죠.
그리고 또 한 남자, 송이경의 집주위를 어슬렁거리고, 카페에 찾아와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는 뭐가 못마땅한지, 화난 듯이 가버렸던 남자가 그곳으로 데려가 줬습니다. 이수랑 벚꽃놀이와서 타로점을 봤던 그곳...이수가 함께 살 팬션 이월애를 지어주겠다며 장미꽃을 주고 청혼했던 날, 가장 행복했던 그날 그곳으로 말이지요. 꿈이라 생각했던 일, 꿈에서도 이수에게 오지말라고 했지만 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면 쓰러질 때 봤던 그 얼굴, 이수는? 이수도 그곳에 있었다는 말일까? 어떻게? 죽었는데...송이경은 이 모든 일들이 왜 자기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보는 남자가 "송이경!"하고 죽일듯이 이름을 부릅니다. 왠지 기분이 나쁘지만 꼭 기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목매고 자살하려는 자기를 위해 울던 여자를 위해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송이경은 진안에서 그 남자가 자신을 강민호라고 했던 것을 떠올렸을 듯 합니다. "왜요? 강민호씨"라며 강민호를 기억한 송이경은 스케줄러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즉 패널티 면제이유를 부여합니다. 진안에서의 일을 꿈으로 처리했지만, 송이경 스스로 꿈이 아닌 기억으로 찾아냈기 때문이죠. 스케줄러도 패널티를 받을 이유가 없고, 신지현의 유리병이 뜨거워져 깨질 이유도 없는 것이지요.
이처럼 작가는 살아있는 현실세계와 영혼의 세계를 연결짓는 다리를 송이경을 통해 치밀하게 놓아줍니다. 송이경을 신지현과 한강, 강민호, 신인정의 살아있는 사람들 관계 속에 들어가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신지현과 송이수의 불가사의한 영혼의 세계와도 교감할 수 있는 고리를 만들어 준 것이지요. 강민호를 알아보는 송이경의 모습은 그래서 더 충격적이면서도, 치밀한 반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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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37
2011.04.28 08:37




누가 그러더라, "어떤 사람을 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오직 그 사람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내 육신의 죽음과 너의 영혼의 죽음이 시작되었던 그 날 2006년 3월 15일, 오토바이에 올라타는 순간 후회했어.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퍼뜩 정신을 차리고 다시 돌아가려는 순간 몸이 허공을 향해 튀어 올랐지...
장미꽃을 들고 망연자실 내가 사고가 난 자리에서 얼어버린 너는 눈물도 흘리지 않았어.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던 송이경. 넌 속으로 피를 흘리고 있었던 거야... 그로부터 5년 너는 그렇게 피를 흘리고 있었어. 나를 잊기 위해, 그게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는 것도 모른 채...
스케줄러(우리동네에서 요즘은 저승사자를 이렇게 불러)를 만난 나는 저승행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겠다고 버텼지. 꼭 한가지만 하고 갈 수 있게 해준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애원했지. 그리고 난 5년임기 스케줄러가 되었어. 이제 내 임기도 다 끝나가니, 이제는 내가 이승에 남겨둔 간절한 일을 하고 갈 수 있을 거야. 이경이 너를 만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이지...
그런데 벌써부터 널 만나는 것이 두렵고 겁이 난다. 아니 설레이고 떨려. 처음 너에게 설레임을 느꼈던 날부터 사고가 있던 그날까지, 한순간도 널 볼때마다 설레이지 않은 적이 없었어. 내가 너의 전부였듯이, 너는 나의 전부였으니까. 아흔아홉살 생일까지 축하해 줄 단 한사람이었으니까.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춘천의 한 고아원에 버려지고, 우린 그렇게 만났고 가난한 연인으로 사랑을 했고, 같은 꿈을 꾸었어. 예쁜 펜션을 지어, 장미도 심고 담장대신 벚꽃나무로 울타리를 치고, 너 닮은 딸, 나 닮은 아들 낳고 천년만년 변치않고 사랑하며 살자고 약속했지. 너는 나고 나는 너였기에 사랑이, 마음이 변한다는 것은 너의 생각에도 나의 생각에도 없었던 단어였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린 우리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같은 대학에 들어갔고, 어렵게 공부를 마칠 수 있었지. 그런데 내가 변해가기 시작했어. 그래, 솔직히 조금은 답답했어. 고아로 자라면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 음악, 그것은 내게 한줄기 빛과 같은 새로운 즐거움이었어. 곡을 만들고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모든 것을 가진 것같이 행복했어. 난 세상에 구속되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으니까. 그런 나를 너는 이해하지 못했어. 내가 변했다고, 송이수가 변했다고,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우린 싸우기 시작했어. 그날, 내가 죽은 날도 그렇게 우리는 싸웠고, 화해하지도 못하고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 되고 말았어.
스케줄러가 되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어. 죽어도 쌀 인간들, 죽기에 아까운 인간들, 살려주고 싶은 인간들, 죽이고 싶은 인간들까지도...그래도 절대로 표를 내서는 안돼. 그게 우리동네 규칙이거든. 난 스케줄에 따라 윗분 지시를 수행하는 냉혈한 스케줄러일뿐이고, 내게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바꿔줄 수 있는 권한같은 것도, 눈꼽만큼의 동정심도 허락되지 않았지.

그런데 병장제대 말년에 골치아픈 애를 만났는데, 얘가 내 인생을, 아니 스케줄을 천년 묵은 칡넝쿨처럼 질기게 얽혀들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덕분에 1주일 임기연장이라는 벌칙까지 받게 되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지만, 그래도 그 애의 사정이 너무 딱해서 눈감을 수가 없더라. 내가 살아있을 때도 매너남에다, 인간성이 나쁘지는 않았잖아...
내가 사는 세계에서 우연이 벌어지는 일은 없다는 것이 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더라고. 고등학교때 진안의 벚꽃축제에서 타로점을 봐줬던 착한 여고생이 신지현일 줄이야. 몇년을 되물림해서 입었는지도 모를 내 너덜더널한 교복을 안쓰럽게 쳐다보던 아이, 그러면서도 내가 자존심 상할까봐 받고 싶지 않은 타로점값을 받아주던 아이. 너도 이제는 어렴풋이 눈치를 챘을 것 같다. 맞아, 하루 절반을 네몸을 빌려 살고 있는 너 안의 다른 사람 신지현이야.
신지현은 엄밀히 따지자면 내 고객은 아니었어. 아주 훗날 다른 스케줄러가 맡게 돼 있었는데, 억울하게 영혼이탈 사고를 당한 케이스지. 이승에서의 용어로는 뇌사상태, 우리 동네에서는 관리대상, 내게는 트러블메이커지. 이 세계에도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피도 눈물도 없이 저승행 엘리베이터에 태우는 파렴치한 법만 있는 것은 아니야. 예외적이고 돌발상황에서는 구제방법도 주거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순도 100%눈물 세방울을 받으면, 살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재도전 패자부활전인데, 아무튼 신지현이 그 케이스가 되었고, 불행히도 사고가 내 담당구역에서 발생해서 내가 처리를 맡게 되었어.
어떤 여자가 넋놓고 도로 한폭판을 가로질러 자살시도를 했는데, 따지고 보면 그 여자때문에 임시죽음 상태에 이른 것이라 할 수 있지. 그 여자 이름이 송이경이었어. 그때도 난 그 이름을 기억해 내지 못했어. 송이경은 내 기억과 함께 봉인된 이름이었거든.
시도 때도 없이 호출을 해대고 사고치는 신지현때문에, 내가 스케줄러 임기를 마칠 수나 있을지 모를 정도로 골치덩어리였지만, 49일 공동운명체로 묶이다보니, 정이라는 것도 생기게 되나 보더라. 그래서 인간들은 오래 자주 만나면 안되는 건데, 암튼 어쩔 수 없는 내 팔자지.
신지현이 빌려사는 송이경의 방에 처음 들어간 날, 뭔지 모를 오싹함과 찜찜함에 기분이 영 별로였어. 더 오래있으면 울 것같은 슬픔, 고통, 분노, 그리움, 미안함, 이런 것들이 느껴지더라고. 그리고 표현을 잘 할 수는 없지만, 가슴을 송곳으로 찔러대는 것같이 아파왔어...
그리고 이상한 느낌을 또 가지게 됐지. 송이경이 일하는 카페에서 얼굴을 부딪칠 정도로 가까이에 그 여자가 다가오자, 인간의 감정이 느껴졌지. 애틋하고 만지고 싶고, 말하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그러면서 미안해지고...아무튼 잘 모르겠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진안에서, 나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을 때 알았어. 그 눈물이 나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그렇지 않고서 스케줄러인 내가 슬픔을 느낄 이유도, 그 눈물을 내가 닦아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겠지... 더 강하게 느껴졌어, 송곳으로 찔러대는 아픔이..
신지현이 우리들의 졸업앨범을 가져와서 내 사진을 보여주는 순간, 난 충격으로 두번 죽을 뻔했어. 사진속 사람은 송이수 나였고, 그 옆에 여자는 너였어, 내 봉인된 기억과 함께 아픔과 그리움, 미안함, 설레임이고 전부였던 내 사랑 송이경, 바로 너... 내가 사랑한,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할 오직 한 여자 송이경, 우리들의 펜션 '이월애(이월의 사랑)'의 안주인이 될 내 운명의 연인...
미안해, 정말 미안해. 그날, "너란 애 지긋지긋해"라며 너를 떠나 버린 것, 나도 그것이 우리들의 마지막이 될 지 몰랐어. 너는 나를 꿈에서라도 만나기 싫다하지만, 난 너를 그냥 두고 떠날 수 없어. 하루하루 시체처럼 살아가는 이유가 나때문이라는 것, 내가 준 상처때문인데, 이렇게 죽음보다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죽지못해 사는 너를 두고 어떻게 내가 편하게 죽을 수가 있겠니. 난 죽어도 죽을 수가 없어. 아니 못 죽어...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너는 수차례 자살시도를 했고, 앞으로도 너는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겠지. 
나는 너의 과거였고, 현재였고, 미래였어. 그런데 내가 너의 미래를 짓밟아 버렸어. 알량한 내 영혼의 자유를 위해, 사람 마음도 변하는 거라면서... 너의 미래는 깨져버렸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너는 컵라면에 겨우 생명을 유지해 가면서, 너의 영혼과 육체를 죽여가고 있는 거지. 
이경아, 안돼 그러지마. 살아줘. 천천히 조금씩 나도 잊어가면서 살아줘. 죽어서야 알았어. 삶이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고 눈을 마주칠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었는지를,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축복이라는 것인지...

이경아, 디킨슨이라는 시인이 쓴 시야.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시라 들려주고 싶었어.
"만약 내가 어떤 이의 가슴이 부서지는 것을         If I can stop one heart from breaking
멈추게 할 수만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 shall not live in vain
만약 내가 한 생명의 아픔을                                 If I can ease one life the aching
덜어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라도 가라앉게 할 수 있다면          or cool one pain
혹은 실낱같이 가녀린 숨을 쉬는 울새 한마리를   Or help one fainting robin
둥지로 돌아가게 도울 수 있다면                          Unto his nest again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I shall not live in vain.
내가 스케줄러가 된 이유야. 너의 가슴이 부서지는 것을 멈추게 하고 싶었어. 너의 아픔을, 내가 준 상처를 사과하고 싶었어. 그리고 이제야 알았어. 이 모든 것이 예정된 우리들의 운명이었음을... 꺼져가는 생명 가녀린 새 한마리 신지현을 그녀의 둥지로 돌려보내는 일이, 너에게 내 말을 전하는 길이기도 했던 거야. 이렇게 우리 네사람은 인연으로 묶여있었던 거야.
23살에 죽어 버린 나, 아쉬웠어. 해보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는데, 하고 싶은 일이 너무나 많았는데, 그렇게 죽어버린 것이 너무도 억울했어. 하지만 지금은 억울하지 않아. 이경이 너를 만나고 함께 했던 23년이 내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행복했다. 나처럼 행복하게 살다 죽은 사람있음 나와보라고 해.
이경아, 그때 그말 내 진심아냐. 사랑해, 죽어서도 사랑해. 나중에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때까지 너는 너에게 주어진 시간을 행복하게 살다 와. 내 몫까지 행복하게... 내 가장 소중한 사람아...

---이상, 송이수가 송이경에게 전하고 싶은 봉인된 기억 속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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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7 11:30




지난번 블로그에 관한 글을 정리하면서 블로그 운영방향에 대해서도 정리할 기회가 되면 알려드린다는 말을 포스팅 중간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시는 분들이 적겠지만요. 몇 독자분들은 읽으신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한달정도 제게 심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몇번의 힘든 일을 겪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꽤 강도 큰 충격이어서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를 통해 블로그의 순위=돈으로 보는 분의 댓글에 충격을 받고는 다음뷰 애드박스를 떼버리면서, 제 나름대로는 제가 처음 열었던 블로그의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글 중간에 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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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뷰에서는 썩 좋아하지 않는 일이겠지만, 제 초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석진 뒷방에 유폐된다해도 마음은 홀가분했습니다. 방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를 고운 눈으로 볼 리는 없을 것이고, 저 역시 미안한 마음에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아예 귀양살이를 갈까, 글발행을 그만할까 고민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 성격도 참 외골수같습니다만.;;;
그런데 제가 순위도 돈도 추천이나 조회수도 다 버린다는 글에 또 모진 악플이 달리더군요. 심장이 벌렁거려 지워버렸더니, 또 와서 왜 지웠냐고 야유와 함께 ㅋㅋ대는 글을 남기고 갔는데, 이런 댓글이었습니다. "유학까지 갈정도로 살만하면서 푼돈 벌겠다고 블로그한 것이 양심에 찔렸나 봅니다ㅋㅋ". 아이피를 추적해보니 블로거더군요. 이런 댓글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여유있게 살아서 몇십만원이 우스워 보여서 다음뷰 상위랭크까지 버리나 본데, 내게는 생활비다". 이 댓글도 블로거임이 드러나지만, 이분은 누군지 모르겠더군요. 가끔 본인의 생각과 다른 글이라고 광고료로 살림살이 나아졌냐는 식의 댓글이 달릴때가 드물게 있었지만, 상식없는 네티즌이라 생각하고 무시한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상처야 받지요.
그런데 이런 댓글은 정말 모욕적이었습니다. 세끼 밥먹을 정도의 경제적 여건을 떠나, 블로그에 매일 포스팅을 한다는 것, 많은 블로거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정말 중노동입니다. 수입이 있다는 것은 정당한 노력의 댓가라고도 생각했고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남의 글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늘어놓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본인 블로그나 더 신경쓰시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에 또 그따위 악플을 달면 아이피와 닉네임까지 공개할 것이니 알아서 하세요. 물론 아이피를 바꿔가면서 악플을 달고가서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요...
한달정도 애드박스를 떼버리고, 글도 쉬엄쉬엄 쉬면서 올리고 마음을 다스리고 있는 중인데, 얼마전에 MC몽 관련글을 통해 또 댓글몸살을 앓았습니다. 가식적인 눈물이 아닐지도 모르는데, 왜 제 식으로만 생각하느냐는 댓글이 몇 달렸는데, 네 저는 솔직히 MC몽의 경우는 도저히 이해가 안갑니다. 몰랐다는 거짓말에 더 화가 나고요. 제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글을 올린다는 식의 말에 정말 충격이 컸습니다. 독자분들께 제가 그렇게 비춰졌나 싶어서 패닉상태였어요. 그래서 블로그를 접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각정리를 하는 중에 아는 이웃님이 따뜻한 말로 저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개설부터 지금까지 사진 올려주고, 직간접으로 도와주는 딸래미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엄마는 유리심장을 가졌어요. 그런 식으로 일일이 상처받고 대응하시면 블로그 하기 힘들어요". 감정에 상처를 입고 깨지기 쉽다는 의미도 있고, 좋은 말로는 투명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요. 유리심장이라는 단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 드라마 리뷰글에 인용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단어를 메모해두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블로그의 글을 보는 모습에, 애드뷰를 다시 달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조회수나 랭킹을 위해 글을 남발할 생각은 없으며, 수익금에 연연해서 글을 쓰지도 않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드라마와 관련 리뷰글을 발행할 것이고, 포스팅은 몸이 힘든 관계로 예전처럼 많이 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음뷰의 랭킹에 따른 활동지원금의 정책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중하위의 많은 블로거들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아무튼 다음이 좋아하지 않을 말만 골라서 다 해버리네요. 상관없음^^*).
떼버렸던 애드뷰를 다시 다는 이유는, 블로그를 편한 마음으로 하겠다는 생각도 "배부른 자의 여유"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분에게 제가 휘둘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이유는 제가 후원하고 있는 봉사이웃에게 후원금을 드릴 방법이 막연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웃님들 중에 블로그에 아고라 청원을 위해 후원을 해달라는 글도 주기적으로 올리는 분도 있고, 다음 희망모금에 들어가보면 정말 가슴아픈 사연들이 많습니다. 저는 다음 캐쉬로 적은 액수지만 수익금의 일정금액을 후원하기도 하고, 시설에서 봉사하는 분들께 연말에 현금이나 도서후원을 하기도 합니다. 공치사나 자랑은 아니니 곡해하시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올해초 아는 이웃님이 소년원 재소자들이 출소한 경우,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학교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아이들을 위한 대안학교를 세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부의 재정지원이 안되는 상태라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 닉네임을 밝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 이웃님이 학교때문에 바빠서 블로그를 중단하고 있는 상태라 양해를 구하지 못했습니다. '감자꿈'님을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이분이 하시는 일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는데, 해외에 나와있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음캐쉬를 이용한 후원이 편한 방법입니다. 글을 통해 , 말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말하기는 쉽지요. 하지만 우리 이웃중에는 이렇게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훌륭한 분이 많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이웃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고요.

너무나 유명하신 블로그계의 천사 '아르테미스'님, 그리고 제가 개인적으로 이분에 대해서는 '한국의 마더테레사'라고 부르고 있는 '굄돌'님같은 블로거는 실천하는 봉사자들이십니다. 이분들 외에도 제가 알고 있는 봉사자분들이 몇분 더 계십니다. 아무튼 이분들의 시설에 후원금을 지원하는 방법의 일환으로 다시 애드박스를 답니다. 초록누리의 블로그 수입은 구글광고수입-이것, 많을 것이라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희집 한달 인터넷 사용료정도 밖에 안됩니다. 한달 평균 100~200달러 내외의 수입이니까요. 그리고 이것은 제가 캐나다에서 구글수표로 받기 때문에 한국으로 보낼 방법도 복잡하고요-을 제외하고는, 알라딘 도서광고 수입과 다음지원금은 후원금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글을 쉬엄쉬엄 발행할 생각이라 생각보다 활동금이 많지 않겠지만, 아무튼 수익금이 생기면 나눌 것입니다. 악플때문에 충격받고 이리저리 감정에 상처를 입으면서 광고를 뗐지만, 이게 좋은 대응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댓글 달리면 무조건 삭제조치와 함께 아이피 차단조치 할 것입니다.
블로거분들의 오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블로그를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블로그 운영으로 수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저 역시 누구보다 잘알고 있고, 다음의 블로그 지원정책이 못마땅하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블로그에 매달려 있는 분들은 이곳이 일터인데, 생활비도 나오지 않은 수준이죠. 하지만 블로그를 돈을 벌기 위함만으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재미가 없다면 못할 일이잖아요. 글쓰는 재미, 내 글에 대한 반응, 그리고 이웃들과의 소통재미,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 재미 등등 말입니다.
49일 신지현의 눈물 세방울에 담긴 의미는 지현이라는 인물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제 블로그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제 블로그도 그런 방향으로 운영하고 싶습니다. 얼마나 오래 블로그를 지속할 지는 모르겠고, 공개 발행을 그만할까 생각도 하고 있지만, 아무튼 당분간이 되었든 장기적이 되었든 제 블로그 운영방침입니다. 이런 생각마저 고까운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투명한 눈으로 제 유리심장을 읽고 바라봐 주었으면 합니다. 드라마 짝패를 보면 아래적이 나눔거사를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나눔'이라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지, 현장에서 실천하는 분들을 통해 제 블로그도 나눔에 계속 동참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 블로그를 통해 만들고 싶은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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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7 11:23




지현의 눈물이 유리병에 크리스탈이 되어 담기는 순간 숨이 턱 막혀버렸습니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 가야하는 이 엉뚱한 판타지같은 철학드라마, 소현경 작가는 그렇게 뒷통수를 후려쳤습니다. 삶과 죽음과의 갈림길에 선 연약한 인간에게 자기성찰이라는 것을 배제하고 그 무게를 따질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니... 간절하게 살아야 할 이유가 내 자신의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지현의 눈물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지요.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자신의 간절한 바람에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은, 철저하게 지현을 내 자신으로 대치하지 못하고, 드라마를 제 3자적 관점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내가 지현이었더라면, 49일 여행자가 된 순간부터 깨달아야 했던 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지현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돌아돌아서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게 한 것은, '삶'이라는 무게가 눈물 한방울에 담긴 순도 100%의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삶이란 그렇게 가치있는 것이며, 죽는 날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가치를 증명해 가는 자기성찰의 여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지현의 크리스탈 눈물을 통해서 작가는 삶의 가치를 타인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깊이있게 투시하게 합니다. 지현의 크리스탈 눈물에 담긴 의미는 자신의 가치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부모에 대한 헌신적이고,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의무까지 포함되는 눈물이었습니다.
"날 진심으로 사랑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기는 해?". 친구의 배신과 약혼자의 배신, 친했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지현이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는 펑펑 우는 모습을 보는 지현, 그러나 그 눈물은 지현을 위한 눈물이 아니었지요. 언제일지도 모른채 중환자실에서 가느다란 생명줄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연장하고 있는 지현의 삶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 보는 눈물이었습니다.

대학때 가장 친했던 사총사의 눈물이 순도 몇%의 눈물이었느냐, 진심의 눈물이었느냐 아니었느냐는 굳이 분석할 필요는 없어요. 친구들의 눈물 역시 순도 100% 혹은 이에 근접하는 눈물이었습니다. 다만 스케줄러 동네 규칙이 제시했던 "지현을 사랑하는 순도 100% 눈물'이라는 조건과는 다른 눈물이었을 뿐이니까요. 지현만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 아닌, 친구들 자신을 위한 눈물의 의미가 더 컸기에 규정에 합당한 눈물이 아니었을 뿐이죠. 만약 그 친구들이 스케줄러가 말한 조건을 알고 있었더라면, 그들은 오직 지현이가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줄 수 있었을 겁니다. 지현이 우정을 의심하고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실망할 필요는 없었다는 얘기지요.
누구나 '관계'라는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은 상호쌍방적인 감정으로 그 관계들을 이어가는 것이며, 인간관계에 일방적이라는 말은 없으니까요. 인간관계에서 일방적인 감정이라면 지독한 짝사랑이나 스토커의 감정이겠지요. 이런 감정은 상호교감이 안되는 감정이기에 순도 100%와는 다른 색깔의 눈물일테고요. 굳이 따진다면 이기심 100%의 눈물이겠지요.

스케줄러 동네에서 49일 여행자에게 그토록 가혹할 정도로 까다로운 조건 '순도 100%'의 눈물이라는 규칙을 제시한 것은, 삶이 죽음보다 더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생명이 바람결에 퍼져 여기저기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민들레 홀씨같다면, 생명이라는 존귀함과 고귀함이라는 가치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겠지요.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삶이 그렇게 쉽게 주어지지 않았으며,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으니까요. 삶의 가치는 잃어보지 않으면 절박하게 깨닫지 못합니다. 크게 건강을 잃어보고 나서야, 얼마나 건강이 소중한 것인지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지요. 건강이라는 것이 생명과 삶의 질을 다르게 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지현은 육체이탈된 영혼으로서 삶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처음에는 억울해서 아니,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49일 여행자의 규칙을 받아들이고, 눈물 세방울을 통해 삶을 연장하고 싶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에서 비롯된 삶의 간절함이 아닌, 단지 살고 싶었을 뿐입니다. 

송이경의 몸을 빌려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존재가치가 타인의 삶보다 소중하지 않다는 것을 보고는, 지현은 헛 살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꼭 있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있으면 좋은 존재입니다. 없어진다고 해도 슬픔과 그리움 정도는 줄지언정, 그 사람의 삶이 통째로 부서지는 것은 아닌 정도지요. 절망하는 지현은 죽음을 택하려 합니다. 부서지고 깨지고 속아오고 배신당하고, 부모님 외에 누구하나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준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감당하기 힘든 지현입니다. 자신의 존재감의 크기가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자신을 더이상 보고싶지 않은 지현입니다.
그래서 지현은 49일 여행자를 포기하려고 합니다. 한강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동안 몸을 빌었던 송이경에게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고마움을 표하고, 강민호의 계략에 회사를 통째로 잃어버릴 상황에 있는 아빠 신일식에게 유언장을 취소하고 회사를 지키라는 말을 남기며 삶을 포기할 생각을 합니다.
"예전에 누가 그러더라. 사랑해서 오해하게 놔둔다고. 그게 그 사람이 덜 상처받는 거라서.. 너무 사랑하면 그러는 건가봐. 오해받아도 변명하지 않는 것, 그 사람이 상처받는 것보다 자기가 오해받는 게 나은 것. 그 사람이 그러면서 얼마나 가슴 아팠을지 이제는 나도 알겠어. 마음을 감추는 것은 마음을 모르는 것보다 훨씬 힘든 거니까..." 한강에게 영구사직서를 내면서 죽기로 결심한 지현이 했던 말이지요. 과거 한강이 지현에게 했던 말일 듯하더군요. 지현과 한강 사이에 크게 마음 상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직 드라마에서는 그 내용이 나오지 않았지만, 과거 학창시절 어떤 일로 인해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기고, 지현과 한강이 난처한 상황에서 한강이 오해받는 것을 택했으리라는 짐작이 가게 한 말일 수도 있고, 한강이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지현에게 고백했던 말일 수도 있고요. 후자쪽이지 싶은데, 한강이 어머니에게 까칠하게 구는 것을 그런식으로 지현에게 말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도 피치 못할 이유로 증오하는 모습만을 보여주는 한강, 어머니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도 그것을 감추려고만 했던 한강의 모습이었던 셈이지요. 마음을 모르는 것보다 감추는 것이 힘들다는 말의 의미를, 지현은 영혼이 되어서야 알았지요. 지현을 걱정하고 지현이 사랑했던 남자 강민호의 흔들리는 마음을 지키려는 한강을 보며, 지현은 한강이 자신을 싫어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지요. 엄마 아빠 외에는 아무도 지현이 깨어나길 진심으로 기다리는 것같지 않은데, 한강은 언제 깨어날 지도 모를 지현을 그렇게 지켜주고 있었던 게지요. 그 고마움을 표현하지도 못하는 지현은 그렇게 한강에게 작별을 고합니다. 송이경에게 빙의된 자신을 한강에게 알려줄 수 없는 지현, 한강이 상처받지 않게 하려고 끝까지 그렇게 자신을 감추려고 한 지현이지요.  

가장 힘겨운 발걸음,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의 이별의 시간입니다. 몰래 집으로 들어온 지현은 엄마 아빠의 대화를 듣고 오열하고 맙니다. 뇌종양에 걸린 아빠,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아버지가 지현때문에 수술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사경을 해매는 딸아이를 두고 차마 수술을 하지 못하는 아버지 신일식, 지현이 깨어나든 깨어나지 못하든, 지현의 마지막이든 소생이든, 지현이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아버지입니다. 죽더라도 자신의 손으로 딸을 보내고 싶어하는 아버지, 살아나면 가장 먼저 두팔벌려 안아주고 싶은 아버지 신일식입니다.
아버지는 두가지 마음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지요. 딸은 죽어가는데 자신은 살겠다고 수술을 받는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혹이라도 자신이 수술을 받다가 죽는다면 지현을 보내주지도, 께어난 지현을 만나지도 못한다는 불안감때문에 말이지요. 부모의 마음이 다 신일식 사장과 같을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을 보내는 의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지요. 자식이 부모의 마지막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을 평생의 죄책감으로 짊어지고 살아가고(해외에 나와있는 저의 경우 시아버님의 임종을 보지 못하고, 발인날 부랴부랴 한국에 갔었습니다), 마지막을 앞둔 지인에게 작별을 고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마음에 미련과 후회, 미안함으로 남는 것 말입니다. 자신때문에 하루하루 살 가망성을 포기하고 있는 아버지를 본 지현의 오열과 아버지 신일식과 어머니의 오열은 심장을 후벼파는 아픔으로 전해집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거리 한복판, 지현은 하늘을 향해 간절한 소원을 말하지요. "누가 날 좀 살려주세요. 하느님, 살려주세요. 나 살아야 돼요. 살고 싶어". 언제 깨어날 지 모르는 딸아이때문에 죽어가는 아버지를 살리고 싶은 지현, 지현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아버지의 순도 100%의 사랑에 살고 싶은 소원을 비는 지현입니다. 스케줄러가 물었지요. "신지현 당신은 남을 위해 순도 100%의 눈물을 흘릴 수 있어?". 지현은 처음으로 아버지를 위해 순도 100%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 자신을 위해 순도 100%의 눈물을 흘립니다. 나의 존재가치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되는 지현입니다. "똑~~~" 지현을 살리는 첫 눈물방울 하나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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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8 09:11




신지현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송이경을 신경쓰는 한강, 알 수없는 냉소와 경멸이 가득찬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현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강민호, 인간세상의 감정따위는 내 알바 아니지만 늘 신지현에게는 져주고 싶은 스케줄러, 송이경에게 빙의된 자신에 대한 시선을 감지하기 시작한 신지현의 관계가 재미있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밀이 생겨날 때마다, 생채기 난 상처가 욱신거리면서도 새살이 채워지기 시작합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비밀이야기 속에서도 신지현이 알아가기 시작하는 삶의 소중한 가치들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를 던지기에 충분합니다.
신지현이 알아가는 삶의 가치와 송이경이 묻어둔 그리움
신지현은 자신을 살릴 세 방울의 눈물보다 더 소중한 무엇인가를 알아가기 시작하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지, 아니 해야만 하는지 알아가는 지현입니다. 또한 지현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자신을 싫어한다고만 생각했던 한강의 진심을 알아가는 지현이지요. 23살에 죽으면 어떨 것 같느냐는 스케줄러의 질문에 지현이 속상하겠다고 했지만, 스케줄러가 "아쉽지, 미치게 아쉽지"라는 말을 해준 것처럼 말이지요.
당사자가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수 없듯이, 지현은 제3자로서 남의 불행을 속상하게 바라봤을 뿐입니다. 송이경의 아픔을 하나씩 알아가는 지현은 송이경을 살리기 위해 그녀 식의 감사함을 표현하지요. 송이경의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입니다. 잘 먹고 운동시켜 주고, 지현 그녀가 아닌 송이경의 삶도 돌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지요.
송이경의 주변을 맴돌며 송이경의 죽음을 막고 있는 정신과 의사 노경빈도 그랬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생을 포기하려는 여자를 만났을 때, 그는 잊으라는 말을 해주었을 뿐입니다. 불행의 시간이 끝나면 행복의 시간이 올거라고, 잊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 불행을 겪었을 때, 그는 비로소 의사가 아닌 환자의 눈으로, 자신의 슬픔과 송이경의 슬픔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죽음보다 더 견디기 힘든 감정이 있다는 것, 화상처럼 깊은 상흔으로 각인된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어떤 고통인지를 알았습니다.
"잊어지지 않으면 그냥 그리워해요.. 난 그렇게 했어요". 눈앞에서 죽은 아내를 그는 그리워합니다. 습관처럼 관습처럼, 세끼 밥먹고 숨쉬고 살아가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말이지요. 그리움도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흐르는 강물처럼 그 감정을 거스리지 않는 것도 하나의 치유방법임을 정신과 의사 노경빈을 통해 알았습니다.
송이경의 병은 그리움과 함께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잠가버린 것입니다. 꾹꾹 눌러놓은 감정이 솟아오를 때마다, 그녀는 자살을 시도하고, 그리고 실패하죠. 얼마나 오랜 기억인지, 송이경은 오래도록 상자에 꽁꽁 싸매어 둔 추억을 끄집어 냅니다. 노경빈의 말처럼 그냥 그리워하고 싶은 송이경입니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그녀의 그리움을 허락해준다면....
이수와 찍은 초등학교 입학사진, 한장의 사진과 함께 송이경의 기억은 시작점을 찾기 시작합니다. 오버랩되는 목소리 "너란 애 지긋지긋해". 그리고 눈을 지긋이 감아버리죠. 다시 시작되는 고통입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스케줄러 정일우의 목소리였음을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23살에 죽은, 죽음이 미치게 아쉬운 남자가 바로 스케줄러 송이수입니다. 스케줄러 100배 즐기기로 신나는 스케줄러의 생활을 하고 있는 송이수, 너무 일찍 죽어서 못 살아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스케줄러, 그는 전생에 사랑을 했을까? 아마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가 스케줄러를 자원한 이유가 되겠지요. 송이경이 가지고 있는 마른 장미꽃의 사연이 숨어있을 듯도 하고 말이지요.
스케줄러의 비밀, "기억은 정지되었지만, 마음은 남아있다"
이번회 스케줄러의 비밀이 또 한가지 드러났지요. "전생에 대한 기억은 정지시켰지만, 마음은 남아있다"는 말이에요. '마음'.... 송이경의 방에 들어가면 찜찜한 기분이 들어했던 그가, 송이경과 눈 앞에서 맞닥뜨리자 이상한 슬픔이 그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처음으로 나왔지요. 송이경도 이상한 기운에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눈물만이 고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기(氣)'로 그 사람을 느끼는 듯한 스케줄러와 송이경을 클로즈업했던 장면이 나왔는데, 그 찰나의 정지장면이 참 의미있게 다가 오더군요. 스케줄러에게 남아있다는 '마음', 그 마음에 대한 기억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송이경과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가까이 마주치자, 그 찜찜하다고 했던 기운이 무겁게 짓누르는 것을 느끼는 듯했지요. "앞으로 이 여자 있는데 부르지마"라며, 슬픈 듯 어두운 표정으로 빨간 바바리를 펄럭이며 사라지는 스케줄러였습니다.
여담이지만 스케줄러의 패션쇼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츄리닝패션에서부터 꽃무늬 잠바에 근사한 수트까지, 암튼 가장 룰루랄라 띵까띵까 속편한 저승사자님이십니다. 임무가 없는 날이면 홍대클럽에서 젊음을 불사르며 미친듯이 댄스열연을 하는 팔자 늘어진 분이시죠.ㅎ
그리고 한가지 중요한 사실이 또 나왔는데요, 이 부분은 그냥 언급만하고 (제가 몸이 너무 아파서 오래 앉아서 자판을 두들길 수가 없는 지경이거든요.;;), 이 글에서는 한강이야기로 넘어가렵니다. 다음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력을 발동시켜 추리해 보도록 할게요. 다름 아니라 스케줄러의 임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스케줄러의 임기가 5년이라고 했는데, 이상한 점이 신지현의 49일 여행과 딱 하루가 차이가 나더라는 말이죠.
현재 신지현에게 남은 시간은 32일, 스케줄러의 임기는 33일이 남았다는 점입니다. 신지현이 뇌사상태에서 깨어나 생명을 찾는 것과 스케줄러가 임기를 마치고 해야 할 일이라는 간절한 일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을 것 같고,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고, 아무튼 소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무엇인가 이야기를 끌어내는 감각이 탁월한 듯... 이 이야기는 좀더 생각정리를 하고 다음에 언급하겠습니다.
한강의 마음속 그녀는? "언제나 너, 신지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송이경을 둘러싼 세 남자의 마음이 갈팡질팡 흔들리고 있는데요, 정확히는 송이경에게 영혼빙의된 신지현에게 흔들리는 마음이겠지요. 오늘은 잘생긴 훈남, 숨겨둔 성격 중에 한 성질 하는 부분도 있는 한강(조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한강은 신지현과는 신인정, 박서우 다음으로 오랜 친구입니다.
고등학교때 전학온 한강과 지현은 꽤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어머니에 대한 아픈 비밀을 지현이 알고 있고, 어딘지 학교생활을 우울하게 하는 한강에게 신지현은 친구가 되어줍니다. 한강은 지현과 친구하기가 싫었어요. 논둑길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한강을 구해주고, 자전거와 함께 비탈길을 굴러내리던 날부터 한강에게 지현은 가슴 쿵쾅거리는 여자로 다가왔습니다. 한강은 세상 근심이라고는 모르는 밝고 낙천적인 신지현이 그냥 동창친구로 여기는 것이 싫습니다.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쑥맥 한강은 마음과는 달리 신지현에게 틱틱거리기만 하지요. 남자들이 관심있는 여자들에게 괜스레 까칠하게 굴어보는 수컷심리처럼 말이지요. 남자로 신지현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동안 하면서 짝사랑을 해왔지만, 마음과 달리 오해만 늘어갔습니다. 미국유학시절 민호선배에게 한국가면 꼭 찾아보고 싶다는 여자는 지현이었지요. 그러나 언제나 당당하고 구김살없는 지현에게 최고의 건축사가 되어 근사한 남자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녀 곁에는 힘들 때 버팀목이 돼 준 피를 나눈 형제같은 민호선배가 있었습니다. 
지현의 약혼식, 마음을 들킬까봐, 아니 다른 남자품으로 떠나는 그녀를 보기 힘들어서 일에 빠진척 해보지만, 지배인 아저씨에게 등이 떠밀려 가고 말았지요. 너무나 예쁜 지현이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당장에라도 손을 잡아 끌고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한강입니다. 구두가 망가져 불편한 지현의 손을 잡아달라는 민호형의 말에 화들짝 놀라버리는 한강, "내가 왜 형 약혼자 손을 잡아줘?"라며, 까칠하게 굴지요. 손을 잡으면 예쁜 지현이를 그대로 데리고 도망쳐 버릴 것 같았거든요. 마치 영화 졸업에서의 한장면 처럼 말입니다.
지현이의 사고에 가슴이 무너지는 슬픔을 표현조차 못하는 한강입니다. 혹이라도 민호형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혹이라도 자신의 마음때문에 부정을 타서 지현이 깨나지 못할까봐, 지현이 아무것도 모른채 누워있을 때, 몰래몰래 지현이를 마음껏 바라보고 돌아오는 한강입니다. 지현이 좋아하는 희끄무레한 장미꽃을 들고서 말이지요.
그런데 느닷없이 지현이 나타났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다 다른데, 송이경 그녀에게는 신지현의 모습이 들어있습니다. 신지현과 자신만이 알고 있는 예전 기억들까지도 생각나게 합니다. 덜렁거리고, 잘 웃고, 잘 토라지고, 제멋대로 화내고, 파스타에 월계수잎을 가려내고, 마늘 파스타를 환장하게 좋아하는 식성까지 닮아 있습니다. 지현이 가지고 있던 핑크호루라기까지도 가지고 있고, 늘 한강을 아연실색케 해버린 마술쇼까지도, 너무나 많이 지현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송이경이 신경쓰이는 자신을 이해하기 힘든 한강, 송이경이라는 여자때문인지,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인지 뒤죽박죽 돼버린 한강이지요.
그리고 똑같은 혼란을 겪는 민호형을 보게 됩니다. 언제 깨어날 지 모르는 뇌사상태의 지현을 두고, 민호형이 송이경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수컷이라는 동물적 감각으로 느끼는 한강입니다. 친구의 약혼자에게 찝적대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송이경을 짤라 버렸지만, 송이경이 민호형 가사도우미를 하고 있다는 것에 한강은 분노폭발하지요.
송이경에게서 보이는 지현의 모습때문에 힘들었던 한강은 생일에 지현이 끓여다준 홍합미역국을 보고, 또 미치고 환장하게 머리가 팽팽 돕니다. 홍합미역국은 엄마의 미역국이었고,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지현밖에 없었지요. 도대체 정체가 뭔지, 송이경 이 여자때문에 한강은 돌것 같습니다. "난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어. 신지현때문인지, 송이경때문인지..." 한강 마음 속에서 두 여자가 번갈아 가며 숨바꼭질을 합니다. 송이경 속에 있는 신지현, 신지현을 닮은 송이경 두 여자가 자꾸 물어봅니다. "네 마음이 누굴 향하고 있느냐?"고 말이지요.
한강의 마음은 신지현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신지현에게는 절대로 마음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일이에요. 지현이가 민호형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기때문에 부담을 줄수는 없어요. 지현이는 자기밖에 모르는 철부지 덜렁이같아 보이지만,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다는 것을 알고 있는 한강이에요. 그런 지현이에게서 민호형을 빼앗을 것 같아, 송이경이 민호형의 주위에 얼쩡거리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음을 알게 되는 한강입니다. 송이경이 민호에게 가는 것이 싫어지는 한강입니다. 안보이면 궁금하고, 곁에 두면 지현이 생각나서 돌 것같은데, 송이경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한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지현을 닮은 송이경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한강은 지현을 좋아하는 것을 멈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송이경에게서 지현이 보여서 좋습니다.
송이경에게는 많이 미안해지는 한강입니다. 다른 사람의 모습때문에 좋아지는 것이 미안한 한강입니다. 그래서 밀어내 보려고도 했는데,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한강입니다. 언젠가는 고백을 할 작정입니다. "송, 당신에게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여, 그래서 당신이 자꾸 눈에 들어오고, 밟히고, 그 친구가 생각나... 그래서 당신에게 다가서기가 겁나고, 미안해, 그런데도 또 다가서게 돼, 이렇게라도 지현이에게 다가가고 싶어서... 송, 당신에게 미안하고, 날 어쩌지 못하는 내가 미워..."라고... 영혼빙의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한강, 송이경과 신지현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한강의 마음 속 그녀는 신지현입니다. 한강에게 여자는 신지현이 처음이고, 마지막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한강의 마음속 그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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