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1.26 '뿌리깊은 나무' 세종 이도, 광화문에 왜 나갔나? (12)
  2. 2009.11.15 '무한도전' 초대받지 못한 최고의 VIP, 어머니 (26)
2011.11.26 09:42




뿌리깊은 나무 16회는 사실 곱씹고 또 곱씹으면서 봐야 하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글자창제에 반대하는 유림들과 조정대신, 학사들을 설득하는 세종의 토론장면이 백미였지요. 사실 지난 글은 굉장히 흥분하고 화가 나있었던 상태여서, 드라마가 끝날 즈음에 정리편으로 생각하고 있던 생각들까지 두서없이 장황스럽게 풀어 버렸습니다.
나라 돌아가는 꼴이 하도 답답하고 서글프기까지 해서, 주절주절 떠들기는 했지만, 청룡영화상 시상식을 보다보니 한 소리를 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시사블로거나 정치블로거는 아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는 마음이야 다르지 않겠지요. 드라마 속에서의 세종과 오늘의 대통령을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영화 부당거래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류승완), 각본상을 받았는데요, 류승완 감독을 대신해 나온 부인 강혜정대표가 류승완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전해달라는 말이 있었는데, 민감하기는 한데 말씀드리겠다며, "세상의 모든 부당거래에 반대하고, 그런 의미에서 11월22일에 있었던 FTA에 반대한다는 말을 꼭 남기고 싶다고...앞으로 더 열심히 정직하게 부당하지 않게 만들겠습니다" 라는 류감독의 수상소감을 대신 전했습니다.
수상소감이 어찌나 슬프게 들리던지 말입니다. 통쾌함? 저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예스런 상을 수상하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시국에 대해 걱정을 전해야 하는 류승완 감독, 그의 소감이 가슴을 아프게 하더군요. 한미FTA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분노해 규탄대회를 하기 위해 시청광장 앞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를 쏘고, 국민과의 소통은 하지 않으려는 정부는 FTA비준안의 내용을 떠나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정말 알고는 있을까요? 
 답은 세종이 광화문에 나간 이유에 있습니다. 유림의 거두 혜강선생이 유생들과 함께 광화문 앞에서 농성을 벌이며, 이적(오랑캐)의 글은 안된다며 목청을 높였지요. 칼이 아닌 말로 베어낼 것이라며 세종은 친히 광화문 앞에 나가 유생들과 마주합니다. 그리고 먼저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지요. 꺼져, 물대포가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했나요? 혜강의 말을 우선 들었습니다. 그리고 인정할 부분은 확실하게 인정을 합니다. 한자에는 유학의 도와 개념이 들어있는데, 전하의 글자 그것을 담을 수 있겠느냐는 말에 3천년 역사를 가진 한자의 장점에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그리고 세종은 반박했습니다. 물론 혜강선생에게 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자가 백성의 소리를 담을 수 있느냐고, 일자무지랭이 백성들이 글자를 모르는데,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나 있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었죠. 부민고소방지법을 다시 부활시켜야 하는 이유에서 설명했던 장면이 그것입니다. '부(否)-반대'라는 글자의 뜻도 모르는 고을민들이 수령과 아관들이 시키는대로 그려넣었을 뿐이었다는 구체적 사례까지 조목조목 조사를 한 후 반박했던 장면입니다. 그래서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글자의 필요성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기도 하는 것이었죠.
나아가 세종은 언로에 대한 화두를 던집니다. 글자가 유학의 도에 어긋난 것이라는 혜강선생의 논리에 논리로서 대답을 했지요. 혜강선생이나 유림을 설득하는 논리는 다른 것 필요없습니다. 그들의 논리로 대응했을 뿐이었죠. 삼봉 정도전의 이념을 들어 반박했던 것입니다.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자 그 소리를 전해주는 관료를 뽑았으나, 오히려 언로는 막혀버렸다고 말이지요. 왜냐? "한자가 어렵기에 백성들은 그들의 말을 임금께 올리려면 관료를 거칠 수 밖에 없었는데, 관료들은 백성들의 소리를 왜곡하고 편집했기 때문이다. 해서 삼봉은 언로가 더욱 막히었다 이리썼다".
재미있는 것은 말입니다. 이것이 조선에서 있었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 한나라의 일이라는 것이죠. 한자의 종주국인 중국에서도 이 모양인데, 글자 없는 조선이야 두말하면 입 아픈 소리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말입니다, 세종은 왕권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음에도 밀어부치기나 날치기 수법으로 한글을 반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 물론 밀본이 세종이 비밀리에 글자를 만들고 있었음을 알고, 방을 붙여 방방곡곡에 알리기 전까지는 기습적으로 반포를 하려고는 했었죠.
그러나 일이 알려지자 세종은 어찌했습니까? 오히려 이 문제를 토론의 장으로 확대해 경연을 준비하라고 까지 합니다. 유생들의 연좌농성장에는 친히 납시어 왜 글자가 필요한지를 설득시키기도 했고 말이지요.

한미FTA, 조목조목 공부를 해가면 반대의견과 천성의견 거의 모든 자료들을 읽어봤습니다. 모든 거래가 그러하듯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도 있었고, 불리한 것도 있는 듯합니다. 저는 무조건 반대도, 무조건 찬성의 입장도 아닙니다. 일단은 제대로 알아보자의 입장입니다. 저를 돌아보니 FTA비준안의 내용에 대해 너무나 알고 있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자료들을 하도 찾아서 이 의견 저 의견을 취합하다보니 화가 나 죽겠는 겁니다. 아니 왜 이런 자료들을 인터넷에서 찾고 다니나 싶어서 말이죠. 뉴스기사는 너무 짤막해서 무슨 내용인지 설명도 되어있지 않고, 이해를 돕기 위한 추가자료도 없고, 그러다 보니 막연히 반대를 위한 반대의 입장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이 되더란 말이죠.

이렇게 중요한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저에게도 문제가 많았지만,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정부에도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덮어놓고 옳은 일이니 나중에 어찌 되는지 그냥 입닥치고 지켜봐다오? 이건 아니지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불합리한 조항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를 해야 할 것이고,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도 늦지 않을 일을 굳이 날치기로 강행했어야 했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습니다. 모든 거래가 동전의 양면처럼 이익과 손해가 있는 것이겠지요. 어느 한쪽만이 이익이라면 이는 거래라고 할 수 없는 강요, 강매가 될 것입니다. 국민들이 우려하고 걱정하는 것이 이런 부분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반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세종이 광화문으로 나간 이유는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와 소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민주주의가 왜 민주주의겠습니까?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 내기에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설득이든 이해든 대화가 먼저이지, 날치기에 물대포라뇨? 세종대왕이 이런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 싶군요. "겨우 폭력이라니, 지랄하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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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5 06:31




지난 주 좌충우돌 초보요리사들이  보여준 셰프도전기에서 음식재료를 가지고 장난치는 듯한 멤버들의 모습에 실망도 컸지만, 이번주는 "우리 아이 달라졌어요"의 프로를 보는 듯한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지난 주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길이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여서, 지난주 괘씸했던 마음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고기를 믹서기에 갈아버렸던 박명수도 팔목이 나갈 정도로 고기를 다져서 거의 가루로 만들어 버리는 정성도 보여주었지요. 
이번주 식객편 2탄은 무한도전 멤버들의 변화된 모습에 기분은 좋았지만, 한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요리대결을 위해 모신 평가위원들 중 정말 모셔야 할 한 분이 빠진 것 같아서요. 바로 멤버들이 지난회 미션으로 주어졌던 어머니의 손맛 주인공인 어머니가 빠져서 조금 서운했어요.  

지난주 1탄 셰프도전기는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해 내는 미션을 주고 요리를 시켰는데요, 예상대로 요리는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고, 거의 먹을 수 없는 수준의 요리를 선보였었지요. 그 후 한달 간 무한도전 멤버들은 팀별로 맹렬히 연습을 한 덕분에 이번주에 근사한 요리만들기에 성공을 했어요. 특히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저는 정형돈의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군요. 민어회를 뜨는 모습이 너무도 진지했고, 그간 생선회 뜨는 연습을 많이 했으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방송에서 보여준 정형돈의 칼질 정도가 되려면 족히 생선 몇마리는 희생되었겠더라고요. 물론 연습용 생선은 잘 드셨겠지요. 설마 버리지는 않았겠지요.ㅎ
귀빈접대를 위한 최종결전에 유재석팀은 떡갈비 숯불구이, 대통밥, 묵은지 김치찜, 민어전이었고, 박명수팀은 호박타락죽, 떡갈비, 해물신선로, 단군신화전, 김치샤베트를 대결메뉴로 선정하고 대결에 들어갔는데요, 전문평가위원 4명을 모시고 우승팀을 가렸지요. 압도적인 점수차로 우승은 유재석팀에게 돌아갔습니다. 유재석팀은 재료를 구하는 것에서 부터 요리를 하는 과정까지 보여준 정성이 가산점을 받았을 것 같네요. 담양에서 직접 구해 온 죽통이나 여수에서 공수해 온 민어는 재료를 구하는 과정이 곧 요리의 첫걸음임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지요. 물론 박명수팀도 애썼겠지만요. 심사위원 이혜정 요리연구가의 총평이 있었는데 박명수팀은 도전하는 요리였고 , 유재석팀은 대접하려는 요리를 했다고 총평을 내려주었는데, 그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겠더라고요.

그런데 무한도전 연출진은 시청자들과 멤버들을 보기좋게 속여주셨는데요, 궁금했던 VIP 귀빈이 상대팀 멤버들이었다네요. 조금 황당스럽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맥이 풀리기는 했지만, 한국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멤버들이 더 긴장하고 노력했겠지요. 유재석팀과 박명수팀은 각각 상대방의 VIP가 되어서 요리를 맛보고 평가를 했는데, 전문위원들이 준 점수보다 훨씬 밑도는 점수를 매겨서 웃음을 주기도 했었지요. 박명수팀은 유재석팀에게 58점을 줬는데 유재석팀은 33점을 주었어요.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박한 점수를 준 것같네요.
무한도전 식객편은 멤버들의 셰프도전기, 외국인에게 한국의 맛을 알리자, 한국요리의 세계화, 국제화 등등 많은 의미를 붙일 수 있겠지만, 저는 두가지 의미가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는 한식의 첫걸음이 되는 재료에 숨겨진 맛, 즉 신토불이 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메시지였고, 다른 하나는 이땅의 모든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다고 생각했어요. 
한식은 특히 재료가 생명인 음식이에요. 제가 외국에 살고 있다보니 이런 것들이 더 절실하게 다가오는데요, 하다못해 국, 찌개에 들어가는 대파 맛도 달라요. 아무리 맛을 내려고 해도 미국산이나 캐나다산 대파로는 그 시원하면서도 상큼한 맛을 낼 수가 없답니다. 오죽했으면 한국에 갔을때 대파를 숨겨와서 화분에 심어두고 잘라먹으면 안될까? 하고 몰래 가지고 들어올 방법을 고민까지 했을라고요. 물론 농축산물은 반입을 금지하고 있기때문에 안되는 일이지만요.

무차별적으로 들어 온 수입농축산물이 언제부터인가 시장을 장악해 버리고 있고, 가격경쟁에서 밀린 농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매일 이어졌던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도 결국 미국산 쇠고기는 대형마트에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고, 심지어는 한우로 둔갑되어 팔리는 경우도 있다 하니 분통도 터지고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우리 농산물이 밀려나고 농축산 자영농가들이 시름하는 현실을 되새김질 해보자는 숨은 뜻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팀이 승리를 한 데에는 요리의 맛을 떠나 한식의 기본인 재료선정에서의 과정이 돋보였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식의 세계화, 그 첫걸음은 한국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신토불이 재료에서 시작되는 것이니까요. 아무리 맛있는 진수성찬을 차렸다 할지라도 신토불이 우리 땅의 재료가 아니라면 외국사람에게 한복을 입혀놓은 것과 같은 거겠지요. 물론 100% 우리농산물만 사먹을 수는 없겠지요. 빠듯한 장바구니도 생각해야 하고, 또 우리농산물로 둔갑한 수입농산물도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가급적 우리농산물을 우리가 소비해 줘서 지켜내야 겠지요.

다음으로 무한도전 식객편을 보면서 생각한 것은 정성과 감사였어요. 매일 가족들을 위해 수고하는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요. 그래서 전편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기억하라는 주문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를 가끔 우렁이 각시에 비유를 하는데요, 그냥 뚝뚝뚝딱 했는가 싶은데, 조금 후에 요리로 탈바꿈해서 접시에 놓여있는 걸 보면 요리라는게 신기하대요. 아들녀석은 여자들은 엄마가 되면 다 우렁이 각시가 되나보다고 나름대로는 엄마를 기분좋게도 해주는데, 우렁이 각시가 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무한도전 멤버들도 처음 난폭운전수들 같은 모습에서 노력한 끝에 멋진 셰프들로 바뀌었잖아요. 매일 우렁이 각시가 뚝뚝 요술을 부리듯 차려지는 밥상에 얼마나 많은 수고와 정성이 들어있는지 무한도전 멤버들이 보여주었지요.가족들을 위해 매일같이 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들에게 전하는 감사의 마음 또한, 이번 무한도전에서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식객편 1탄의 주제 '어머니 손맛에 대한 기억'이 이번회에 연결이 되지 못한 점은 조금 아쉬웠어요. 전문평가위원 네 분 외에 평가단에 어머니를 모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멤버들의 어머니, 혹은 시청자를 모시고 평가를 하는 것이 깜짝 기획되었더라면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을 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방송출연을 꺼린다면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평가를 해보게 하는 방법도 있었을 것이고요.  모시기로 했다는 VIP 귀빈이 어머니였다면 더 좋았겠지요. 

이땅의 모든 어머니들은 매일 VIP를 위해 음식을 만듭니다. 가족이라는 VIP들을 위해서요. 무한도전 멤버들이 유재석팀, 박명수팀으로 나뉘어 상대방의 VIP가 되었듯이 가끔은 어머니를 VIP로 대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매일 지겹게 요리하는 주부들은 라면일지라도 다른 사람이 끓여주는 것은 맛있답니다. 항상 자신을 VIP로 대접해주는 어머니를 위해서 한번쯤 요리사가 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무한도전을 본 후 우리 아이들에게 내일 하루는 VIP가 되겠다고 선언했답니다. 아들녀석은 라면을 끓여주겠다고 하고(이 녀석은 요리에 도통 관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귀차니즘의 대가랍니다), 딸아이는 핫케익을 만들어 주겠다는데 주방이 엉망이 되겠지만, 내일 한끼 정도는 저도 대접 좀 받아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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