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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8 '신데렐라 언니' 은조-기훈의 사랑을 위한 구차한 변명드라마? (17)
2010.05.28 09:28




많은 분들이 기다렸을 법한 은조와 기훈의 사랑이 결실을 맺는 듯 은조와 기훈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는 과정에 들어간 신데렐라 언니, 솔직히 은조의 행복과 드라마 자체의 해피엔딩은 바라지만, 반드시 두 사람이 사랑을 이뤄야 해피엔딩이고 은조가 행복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기에, 17, 18회를 보고 큰 감동은 없었습니다. 은조의 감정들이 그동안 너무 소진된 탓이기도 하고 장대비 다 맞고 몸도 다 젖어버렸는데 우산을 받쳐 준 꼴이라 썩 반갑지도 않네요. 그저 드라마를 보면서 제작진이 은조와 기훈을 연결시키거나 혹은 더 큰 슬픔 하나를 위해 억지로 긴 장마철에 하루 쨍한 햇빛을 쏘여 준 것 같기도 하고, 영 찜찜하기만 합니다.
사실 17회를 보고 리뷰글을 썼는데, 작가와 제작진에 대한 욕만 잔뜩 써서 드라마 리뷰글이라기 보다는 작가와 제작진에 대한 불만글과 질문글이 돼버렸지만 이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드라마에 대한 느낌은 그렇고, 스토리상의 은조와 기훈의 감정선을 따라 글을 정리하겠습니다.

MMM(나의 나쁜 계집애라는 스페인어 약어라네요)에게 할 말 4가지라고 번호만 달랑 붙여서는 기훈은 은조에게 꼭 자기의 말을 끝까지 들으라고 합니다. 은조라는 아이랑은 긴 대화가 불가능하거든요. 제 할말과 자기 궁금한 것만 알면, 휙 가버리는 은조기에 기훈이 이런 깜찍스런(?) 방법까지 동원합니다. 첫째, 무슨 일이 벌어져도 놀라지 마라. 둘째, 대성참도가는 무사할 거라는 것을 믿어라. 셋째, 입 다물고 악 소리도 내지 말고 울지도 않는다. 넷째, 이 일이 다 지나고 그 때도 얼굴을 볼 수 있으면 그 때가서 얘기해 줄게. 넷째말은 사랑해 은조야 이런 말이겠지만, 아직은 기훈이 고백하지 못하고 맙니다.
기훈의 말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눈치채는 은조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문중어르신들이 도가에 들이닥쳐 지분을 홍주가에 처분하겠다는 통고를 합니다. 홍주가의 음모로 대성참도가가 흔들렸고, 그로 인해 아빠가 돌아 가셨다고 말하는 은조, 하지만 은조는 더 이상 입도 뻥긋하지 못할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지요. 재당숙모의 폭탄발언, 엄마의 행실을 문중어른들이 다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효선이 나서서 엄마에게 그런 말 하지말라며 준수를 봐서라도 그러면 안된다고 하지만, 재당숙모는 준수가 누구 씨앗인지도 의심스럽다고 핏대를 세웁니다. 은조는 더 이상 서있을 힘도 없어지고, 그저 부끄럽고 엄마와 자신이 발가 벗겨져 사거리에 세워진 듯 숨쉬기도 힘듭니다.
그나마 은조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곳, 술익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노래 삼아, 힘들때마다 오는 술항아리 창고에 쓰러지듯 주저앉고 말지요. "엄마, 돌은 내가 다 맞을테니까 엄마 돌아오지마. 엄마는 죽을 때까지 마녀고, 난 마녀 딸이야. 불에 타 죽는 건 내가 대신 할테니까 엄마 돌아오지마" 라며 송강숙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은조입니다. "술 잘 익는다 은조야" 라며 귀신같이 나타나는 기훈, 은조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 사람이 뭔가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며 기다리라고 합니다. 아무 것도 하지말고 기다리라고요.
기훈은 기정과 아버지 홍회장을 찾아가 박본부장이 건네준 정관계 로비자료를 들이밀고 홍주가를 협박합니다. 대성참도가를 더 이상 건들지 말라고 말이지요. 용의주도하게 대화까지 녹음해서 파일로 전송하지만, 기훈은 기정이 보낸 사람들에게 납치되어 호텔에 감금돼 버립니다. 아, 이 집 구석 정말 마음에 안들어요. 깡패들이 따로 없어요. 이런 것들을 신데렐라 언니에서 깊게 다루지도 못할 거면서 정관계로비자금이니 그럴 듯한 단어들만 꿰맞춰서 나열한 듯해서 사실 실소가 나오더군요. 죽을 날 받아놓은 박본부장이 마지막 가는 길에 회개를 했는지 좋은 일 하나 하고 가겠다니 막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왜 이런 것들을 드라마 소재로 써서 개연성없는 억지 스토리를 짜내는지... 기훈이를 납치하려는 명목을 만들기 위함이었겠지만, 상황자체는 굴러들어 온 자식이 집안 폭삭 망하게 하고, 정 안되면 아버지랑 형을 줄줄이 쇠고랑 차게 하겠다는 협박이었으니 옳고 그름을 떠나 패륜기마저 있어 보이고요.
집에 들어 오지 않는 기훈이 은조는 걱정되고 불안합니다. 막상 하려니 겁난다며, 다녀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라는 말도 찜찜하기만 합니다. 은조와 정말로 마음을 나누고, 드디어 자매사이가 된 듯한 효선이 불안한 은조에게 자신의 보물상자를 보여줍니다. 은조에게 기훈의 편지를 돌려주고 싶은 구실이었지요. 8년전, 말없이 떠나버린 그 사람이 보낸 편지, 은조는 기훈의 편지를 읽고 기훈이 왜 떠나야 했는지(사실 떠난 이유는 이해안감), 기훈이 얼마나 상처 속에서 아파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은조에게 간절히 잡아주길 원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뒤늦게 은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알았어요.
"니가 좋다 은조야. 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사랑해. 내가 너랑 잠깐 헤어져야 한다면 바로 이런 편지를 쓰고 싶었어. '어디 가지말고 기다려. 사랑한다 은조야!' 하고... 가슴 두근대며 기다릴 수 있는 편지를 정말 쓰고 싶었지. 그런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하는 나는 비겁하게 너한테 기다려 달라는 말이 안돼. 날 좀 붙잡아 달라고 말이 안나와. 날 잡아줄래? 무릎에서 피가 철철 흘러도 못우는 바보 홍기훈 같은 여자야. 니가 잡아주면 여기서 맘출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기차에 타기 전에 잡아줘 은조야"
* 잠시 딴지걸기: 나는 기훈이라는 녀석의 정신연령과 작가의 작위적인 편지가 싫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이 당시는 유산상속포기각서에 도장을 찍으라는 새엄마와 떡대들의 한심한 짓거리를 보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아버지를 도울 수 있는 것을 주겠다며 떠났었다. 정작 복수할 마음을 품은 것은 기정이가 기훈이 엄마가 뛰면 안되는 병인데 뛰게 해서 엄마가 죽었다는 홍회장의 자기 장남의 못된 짓을 고자질(아들에게 고자질하는 한심한 양반이 홍회장이다)해서 기훈이 확 돌아 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8년전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임? 설마 8년전 고작 20살 정도 밖에 안된 애송이 청년이 8년후에 대성참도가를 먹으려고 한다고 예견이라도 했다는 것임? 돗자리 깔아도 되겠다. 작가의 작위적인 지독한 사랑공식은 무조건 기다려라? 8년 아니라 80년이 되더라도 편지하나 부여잡고 기다려야 한다고? 기훈이 8년간 안 돌아 온 이유는 뭐였음? 게다가 방학마다 한국 나왔다고 했으면서 은조에게 이런 편지까지 보내고서 한 번도 안찾은 이유는 뭐임? 암튼 편지 내용은 절절한데 뒤집어 보면 18살 고등학생에게 청혼하는 것도 아니고, 넋두리 변명하는 것도 아니고, 겉멋만 잔뜩 내서 8년후를 위한 편지처럼만 보이니 기훈은 신기가 있는 듯하다. 작가가 전해지지 못한 편지로 드라마적인 장치는 마련했지만, 기훈이 떠나야 하는 이유 자체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듯함.
다시 스토리로 돌아와서 이어 정리합니다. 도가에서 나오다 은조는 이상한 파일 하나가 기훈의 이름으로 전송된 것을 보게 되지요. 다음날 차는 있는데 기훈은 보이지 않자 은조는 파일을 열어봅니다. 비밀번호를 몰라 애태우다 은조가 기훈이 준 쪽지의 MMM을 기억해내고 입력했더니 음성파일이 열리고, 기훈이 기정에게 납치되었을 거라는 것을 은조는 직감하게 되지요. 기훈이 홍주가를 협박한 자료가 들어있는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가서 기훈과 바꾸려고 달리는 은조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기정이에게 전화를 합니다. 사실 저는 은조가 기훈이랑 컴퓨터를 맞바꿨다면 은조가 미웠을 거예요. 다행히 은조가 이성을 찾아 타협이 아니라 역공격을 해버리더군요. 아버지도 은조가 검찰에 자료를 넘기는 것이 옳았다고 했을 거라면서요. 그리고 기훈을 더 이상 부끄럽게 하지 않게하고 싶다며, 동생을 납치했다는 사실까지 진술하고 싶지는 않다고 기정에게 강한 한방을 날리더라고요. 잘했다고 마구마구 칭찬해 주고 싶은 은조였어요. 기정도 은조의 전화를 받고 사회적으로 개망신을 당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기훈을 풀어줍니다. 풀려난 기훈은 길 건너편에서 은조에게 전화를 하고, 은조의 차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하지요. 은조도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기훈을 향해 뛰어갑니다.
참아왔던 감정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오는 은조입니다. 그동안 은조만큼 외롭고 힘들고 기댈 곳이 필요했던 기훈이었어요. 혼자 아픈 줄만 알았는데, 혼자만 그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래서 자기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어느날 문득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어요. 바보같이 혼자서만 8년전의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비틀대고 그 사람을 보면 '쿵'하고 심장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사람도 그랬다고 합니다. 은조는 처음으로 그 사람을 향해 먼저 달려갑니다. 오라고 손짓해도 늘 그자리에 멈춰서 있으며 그 사람이 다가와 주기만을 기다렸던 은조였어요. 그 사람에게 다가서면 어느날 문득 말없이 떠나 버렸을때 처럼, 그렇게 또 가버릴까봐서요. 이제는 은조가 먼저 그 사람에게 가고 싶어집니다. 그 사람이 손짓하지 않아도 마음이 벌써 그사람에게로 달려가 버리는 은조였어요. 자신을 부르는 그 사람이나, 그 사람을 향하는 은조나 둘다 미쳤다고 생각했어요. 그 사람이 누군데, 아버지를 죽게 하고 대성도가를 혼란에 빠뜨린 사람인데, 그래서 다가가면 안되는 사람인데, 은조는 미쳤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마녀의 딸이라 불에 타 죽는 형벌이 내려진다고 해도 그 사람 옆에서 죽고 싶습니다. 이제 더이상 "은조야...은조야..."라며 새처럼 은조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싶지 않습니다. 8년전처럼 그 날처럼 말입니다.
*또 다른 딴지걸기- '사랑도 타이밍이다': 사실 이번회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은조와 기훈의 감정선은 이런 내용이지만, 저는 두 사람이 크게 와닿지 않았어요. 16회까지 기훈과 은조의 캐릭터나 감정선이 전혀 연결되지 못하고 뜬금없이 17회부터 은조-기훈 커플 만들기에 돌입한 제작진이 변명하듯 두 사람의 감정선을 과거와 연결지으려는 무리수로 보이더군요. 이 사람들은 현재의 축적된 감정은 없고, 과거에 축적된 감정만으로 8년을 뛰어넘어 그 감정으로 사랑하겠다고 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효선이 뒤늦게 전해준 스페인어 편지를 읽는 은조의 감정신이 폭발적이어야 했고, 그 장면에서는 다른 때와 같았더라면 폭풍눈물이라도 쏟아져야 했을텐데, 갑자기 편지가 왜 그렇게 담백하게 느껴져 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편지내용이 중간에 바뀌도 했고, 효선의 보물상자가 요술방망이라도 되는 듯 한장짜리 편지가 두장으로 바뀐 것도 제작진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네요. 홍주가를 이용해서 기훈을 뒤늦게서야 왕자만들기도 어거지 같아 보일 정도입니다. 연기도 드라마 상황과 스토리의 개연성이 매끄럽게 연결될 때 공감을 받는 법인데, 천정명의 주무기라고 할 수 있는 천진난만한 표정만으로 마치 화보를 찍는 듯 매 장면마다 웃음을 남발해서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은조한테만 털어놓으면 죄의식도 새털처럼 가볍게 여겨버리는 단순한 감정은 꼬마신랑을 찍는 것도 아니고 좀 얄밉더군요. 고민도 커 보이지 않는 기훈을 보며 작가가 천정명의 안티라는 생각이 남발해 대는 웃음을 보고 마구마구 들 정도입니다.
은조는 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기는 했지만, 저는 은조의 감정을 따라 함께 아파지지는 않더군요. 그러게 사랑도 다 때가 있고, 갈등을 푸는 적정시기라는 게 있는데, 이미 시간상으로 많이 늦어버렸지요. 감정을 이끌어 내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는데 제작진이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기훈의 편지도, 은조가 도로를 가로질러 기훈을 끌어안는 장면도 문근영의 포옹신이 있었다는 정도로만 느껴질 뿐입니다. 효선이 은조에게 기훈을 보내주는 갸륵한 동생쯤으로 효선에게 천사딱지 하나 더 붙여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생각뿐이었고, 기훈을 향해 은조가 달려가야 할 이유와 기훈이 아직도 은조를 좋아하고, 은조 역시 기훈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구구절절 변명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두 사람을 연결시키기 위한 히든카드처럼 기훈의 편지공개는 16회까지 공감가지 않은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한 변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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