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30 12:05




처음으로 수진이 우울한 표정으로 엔딩장면에 잡혀서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수진이를 살리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고, 도주해야 하는 장태산에게 닥쳐오는 위기에도 부활달력에 날짜를 표시하고 짓는 수진의 환한 표정에서 절망속의 희망을 읽어왔는데, 수진이 처음으로 우울한 표정으로 달력을 봤지요. 수진의 소설 속 주인공 아빠의 눈물을 닦아주는 모습은 또 어찌나 애잔스럽던지...

수진의 표정처럼 장태산은 그렇게 희망적인 상황이 아닙니다. 문일석이 겨눈 총구, 죽음의 문턱에서 기지를 발휘해 도망쳐 나온 장태산, 산으로 강으로 필사적으로 뛰고 달리는 장태산을 불러다 우리집에 꽁꽁 숨겨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태산이 수진에게 가는 길이 너무 힘들군요. 장태산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절박한데, 장태산 앞에 시시각각 닥치는 죽음과 상처의 공포에 시청자는 애가 타 죽겠습니다. 

수진이의 표정이 우울했던 것은 중요한 사람의 전화를 기다리는 엄마를 보고서 였겠죠. 승우 아저씨의 전화도 수진이 자고 있다고 끊어버리는 엄마, 중요한 전화를 할 사람에 대해 엄마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수진이 수술 끝나면 말해주겠다면서요. 하지만 수진이도 알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람이 아빠라는 것을 말이죠.

아마 아빠에게 무슨 안좋은 일이 생겼나 봅니다. 엄마가 승우아저씨 전화까지 끊으면서 아빠의 전화를 기다리는 것을 보면 말이죠. 아빠가 힘든가 봅니다. 아빠가 수진이에게 못올까봐 울고 있나 봅니다. '아빠 울지 마세요'. 

무용을 전공하던 서인혜와 주류도매업체의 배달직원에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막말로 별 볼일 없는 건달을 왜 좋아했을까? 그동안 궁금했던 것이었습니다. 제가 서인혜였대도 반했을 듯 하더군요. 따뜻하고 순수한 모습에 말이죠.

인어아가씨 퍼포먼스 중이던 서인혜의 가슴을 만졌다가 동상이 아닌 사람이었음에 당황했던 장태산, 당찬 무용과 학생 서인혜는 태산을 찾아 왜 가슴을 만졌던 거냐고 물어봤죠. 그리고는 가슴을 만진 것에 대한 불쾌감보다는, 자신이 완벽하게 인어아가씨 동상으로 보였다는 것에 흐뭇해 환하게 웃었죠. 물론 친구들과의 내기때문이기도 했지만요.

 

첫만남의 인연은 트럭 위에서 인혜의 무용학원을 올려다 보는 태산과 눈이 마주치면서 다시 이어졌고, 중요한 무용발표회를 앞두고 시간이 촉박했던 인혜가 태산의 오토바이에 타면서 그들의 인연은 말 그대로 영화처럼 이어져갔습니다. 그저 그런 건달이라고만 생각했던 태산, 인혜는 오토바이에서 태산의 심장이 뛰는 소리를 느꼈습니다. 따뜻하고 순수한 청년의 설렘을...  

그날 태산의 도움으로 무용발표회에 참가할 수 있었던 인혜는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답례로 인혜가 좋아하는 대하구이집에 갔지만, 순수한 청년 태산은 새우알러지가 있다는 말도 못하고, 부작용을 참아가며 새우를 먹다가 죽기 일보직전에 자리를 떠버렸습니다.

다음날 결근한 태산때문에 인혜는 억지로 새우를 먹었던 것을 알게 되었고, 죽을 끓여 혼자 신음하고 있는 태산병문안을 가서 불같이 화를 냅니다. 인형처럼 예쁜 여자, 그런 여자가 태산을 걱정해 화를 내는 모습은 태산에게는 혼자 남겨진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자신을 그렇게 걱정해주면서 혼내주는 사람을 말이죠.

인혜와 태산의 과거는 그들이 어떻게, 왜, 그렇게도 지독하게 사랑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태산이 사랑하는 인혜를 지키기 위해 누명까지 써가며 감옥에 갔었던 이유도요. 

장태산이 문일석을 대신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던 일, 오미숙과 고만석을 죽이지 않았음을 박재경은 확신하게 됐습니다. 디카만 찾으면 장태산의 그동안 누명도 다 벗겨주고, 딸 수진이의 수술도 무사히 받게 하겠다고 모든 것을 말하려 했는데, 장태산과의 대화는 불발되고 말았지요.

아직은 박재경(김소연) 검사에게 잡혀서는 안되는 장태산, 문일석과 함께 검찰에 잡혀 들어가면 태산이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태산은 직감합니다. 유치장에 사람을 넣어서까지 죽이려 했던 문일석이 태산을 가만 둘 리가 없습니다. 태산은 모르는 거물(조서희)이 움직일 것은 분명합니다. 박재경을 길에 버리고 가버린 이유였죠.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임승우(류수영)가 장태산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장태산이 누명을 썼을 지도 모른다는 박재경 검사의 말, 장태산에 대한 감정을 버리라는 말에 임승우는 장태산의 수사자료들을 검토하고, 장태산이 문일석과 뒤의 거물 사건에 연루된 희생양이라는 것을 알 듯도 하니 말입니다. 

태산을 도울 박재경이 조서희가 내민 태산과 함께 찍힌 CCTV 장면에 위기에 처하고, 밤새 장태산의 자료들을 검토했던 임승우도 장태산과 박재경, 문일석과 조서희가 얽힌 일들에 대해 알게 될 듯합니다만, 태생부터 쓰레기라며 장태산을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던 임승우가 장태산을 믿고 도울지는 모르겠지만, 문일석과 조서희의 커넥션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동안 장태산과 박재경이 따로따로 문일석과 조서희를 상대하느라 벅차보였는데, 셋의 연합으로 버러지같은 년놈들을 일망타진했으면 싶습니다. 경매에 문제가 생길 듯 하자 시장출마를 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한 조서희, 시장출마 연설날에 문일석과의 커낵션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떠 버렸으면 좋겠군요.  

박재경이 8년을 쫓아온 문일석과 조서희 커넥션의 비리, 심증은 다 확보되었는데 물증이 없습니다. 그 물증이 디카에 담긴 자료인데, 오미숙이 전당포에 맡긴 디카는 고만석에게서 그의 여자친구 장영자에게로, 다시 그녀의 친구 손으로 넘어가 숨바꼭질을 하는 중입니다. 문일석이 장태산에게 디카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니, 태산처럼 디카가 고만석의 여자친구에게 있다는 것도 조만간 알아낼 듯 보여, 고만석 여자친구 영자씨까지 희생당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되는군요. 문일석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놈이라서 말이죠.

 

매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태산의 하루는 이준기의 연기에 영화를 보는 것처럼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빨려들게 만듭니다. 산으로 강으로 부상당한 몸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도망다니는 장태산을 연기하는 이준기, 그 놀라운 집중력은 '역시 이준기다'라는 찬사가 나오게 합니다.

이준기는 이 드라마에서 1인 3역을 하고 있는 듯 세 사람의 장태산을 보여주고 있지요. 과거 서인혜를 사랑했던 순수한 건달청년 장태산과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고 있는 탈주자 장태산, 그리고 딸 수진이와의 동화같은 대화를 나누는 장태산 내면의 모습을 한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데, 연기집중력이 놀랍습니다. 

딸 수진이를 생각하면서는 애틋한 부성애와 그리움을, 서인혜를 생각하면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아직도 남아있는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하더군요.

 

때로는 트럭에 매달려야 하고, 총을 맞고 물속에 빠져야 하기도 하고, 장태산의 도주과정은 탄탄대로 아스팔트를 걷는 일이 없습니다. 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힘들텐데 매회 산으로 강으로 그야말로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 이준기의 몸고생은 이준기이기에 가능한 액션으로 진화되어 나옵니다.  

이준기의 액션은 투윅스에서만큼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공중을 날며 화려한 발차기로 탄성을 지르게 하지도 않습니다. 이준기 연기의 장점이 진짜로 액션을 한다는 점인데, 투윅스에서는 이준기의 액션은 정말로 살아있습니다. 화려한 볼거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살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지난 7회 김소연이 보여주었던 액션도 그런 점에서 정말 훌륭했습니다.

이준기의 액션을 보고 놀란 점이, 그래서 진화했다는 표현을 한 이유가, 그것입니다. 워낙 무술에 뛰어나기에 이렇거나 저렇거나 짜자잔 멋지게 한방으로 때려눕히고, 주인공은 지지 않는다는 정석처럼 살아나오겠지, 비록 만신창이 피투성이의 모습일지라도... 대부분 생사를 넘나드는 액션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 몇대 일로 붙어도 장면의 긴장감에 심장은 쪼그라들지만, 한편으로는 안심하고 보는 뭔가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투윅스의 이준기는 그게 안느껴지네요. 조민기의 섬뜩하고 잔인한 모습이 연기처럼 보이지 않듯이 이에 맞서는 이준기의 매순간의 위기는 실전같습니다. 진짜 죽는 것 아냐? 싶게 만드는 리얼감말입니다. 이준기에게서 그 리얼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수진이를 위해서 항생제부터 챙기고, 그 힘겨운 상황에서도 쓰러지기 전에도 소독부터 하고 쓰러지는 장태산, 인혜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되든, 설사 죽는다고 해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태산의 사랑은 태산처럼 컸습니다. 이번에는 딸 수진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수진이를 꼭 살려야 한다에서 제 마음속 외침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장태산 죽지마라로 말입니다. 수진이를 살리기 위해서 장태산이 죽으면 안되는데, 수진이는 물론 장태산을 살리기 위해서도 죽으면 안된다로 바뀌고 있습니다.

장태산 죽지마라고 외치고 있는 이유중 하나가 이준기의 온몸을 던지는 사투와도 같은 열연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준기에게서 살고 싶은 간절함이 너무도 절실하게 전해지거든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을 내동댕이쳤던 장태산, 장태산의 과거와 수진이를 살리기 위한 사투과정을 보면서, 그가 행복해져야 할(살아 있어야 행복하겠기에) 이유들이 많아져 갑니다. 

죽지마라 장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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