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9.15 '고쇼' 이외수도 누른 철없음 끝판왕은 누구? 주인공 불편했던 이유 (6)
  2. 2011.01.01 '연기대상' 거만한 고현정과 당찬 문근영, 수상소감의 차이 (121)
2012.09.15 09:44




이번 주 고쇼는 '철없어서 미안해'편의 오디션이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 타이거 JK, 개그맨 이윤석이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타이거 JK를 보기 위해 봤답니다. 게스트들이 털어놓은 철없던 행동들의 비화는 웃음보다는 감동이 더 많았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도 가지게 하고, 참 좋았습니다.

방송을 보면서 오디션 제목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세 명의 게스트들은 철이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순수했기 때문입니다. 철이 없다고 하기보다는, 일에 대한 열정이 남들과는 좀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말이죠. 

 

돈 개념이 없어서 택시를 탔다가 기사아저씨의 어려운 사정이야기에 가진 돈 반 이상을 쉽게 내어주고(타이거 JK), 여자친구와 스킨십을 해보려다 여자친구 아버지한테 걸려 도망치다 둑방 몇미터 아래로 떨어져 발목이 부러지기도 했다(이윤석)는 남자들, 철없음 보다는 순수하고 순진한 남자들이었습니다. 

초반부터 막강한 후보로 오른 이외수님은 아내게 첫아이를 가졌을 때, 아내에게 주었던 상처를 꺼내 게스트들은 물론 MC들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했지만, 사실은 슬픈 사연입니다. 궁핍했던 시절, 병원비가 없어서 했던 말실수였지요. 임신을 하고도 병원 한 번 가지 못했으니 부인이 얼마나 불안했겠어요. '산부인과에 한 번 가자고 안하냐?'고 서운해했더라지요.  

 

이외수도 속으로는 많이 걱정되고 불안했지만, 병원 갈 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예수님도 마굿간에서 나셨는데 그냥 집에서 낳자"고 했다지요. 그 말실수로 지금까지도 첫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꼬리를 내린다고 하네요. 당시 아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소양강에 빠져 죽고 싶더라고 했다는데, 그 심정도 이해되고, 돈없었던 이외수의 마음도 이해가 되더군요.

직접 아이를 받았던 이외수, 산통을 겪는 아내와 2시간을 함께 사투를 벌여야 했고, 출산의 고통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직간접으로 경험도 했다고 합니다. "남자들 군대가서 하는 고생을 여자들은 하루만에 다 하는구나".

 

아이를 위한 기저귀, 분유 등 출산용품은 하나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막막하게 방을 나왔는데, 그날따라 어찌나 햇빛이 너무나도 눈부시고 청명하게 좋던지 하염없이 울었다고 하네요. 작가가 당시에 느꼈을 감수성이 어떤 색깔이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아이를 집에서 낳자고 했던 철없는(?) 남편 이외수의 기세에 눌린 타이거 JK 엄살이 심했지요. 졌다고 스스로 캐스팅 포기하겠다고 기권의사를 표한다면서도, 조근조근 할 말 다하고 큰웃음 준 타이거 JK였습니다.

공연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는 타이거 J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돈 개념이 없던 시절, 공연비 25만원을 받아 택시기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는 힘내라고 15만원을 택시비로 주고 내리기도 하고, 공연장에서의 과격행동으로 방송금지를 당했던 일화들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노숙자를 자주 집에 데리고 왔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도 했지만, 참 멋진 부자간이고, 멋진 부부입니다.  

 

故 마이클 잭슨의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은 거라, 듣고도 믿기지 않더라고요. 태권도를 접목한 안무를 만들어 일본공연 오프닝에서 타이거 JK를 세우고 싶다는 제의를, 장르가 안맞아 거절하고 나왔다니 멘붕수준이었네요. 대단하다 싶다가도, 그래도 세계적인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인데, 어떻게 거절을 했을 수가 있지? 싶어서 고개만 절래절래 저었답니다. 타이거 JK도 지금 굉장히 후회한다고 정리를 해주더군요.

타이거 JK에게 진지한 듯 엉뚱스러운 유머감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고쇼에 나와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MC들과 시청자를 유쾌하게 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진국이고, 매력있는 남자입니다. 무대에서 팬과 나누는 특별한 교감방식도 타이거 JK이기에 아무런 사심없이 색안경을 끼지 않고 볼 수 있을 것같고요.  

오디션 결과는 이외수가 요트에 얽힌 이야기로 철없음의 끝판왕으로 캐스팅되었는데요, 방송을 보면서 정작 철없는 분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외수님이 구상하고 있는 소설이 '물위를 걷는 사람'이라고 하는데요, 소설을 제대로 묘사하기 위해 요트까지 샀다고 하지요. 입이 쩍 벌어지는 스튜디오 안이었습니다. 그렇게 비싼 줄을 모르고 필요하다고 졸랐더니, 아내가 요트협회에서 수소문해서 중고로 사기는 했지만, 치뤄야 했던 비용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화천까지 요트를 옮겨와야 했기에 운반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고, 돛을 떼어 운반해야 했기에 러시아에서 돛 전문가를 불러오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소설가의 열정이라고 해야 할 지, 철없는 것이라고 해야 할 지, 저는 솔직히 잘모르겠습니다;;

 

선장이 된 이외수는 소설의 이동경로인 춘천댐까지 요트를 타고 갔는데, 중간에 회항을 해야 했다지요. 고압선때문에 요트가 지날 수 없었던 것이었죠. 거기까지는 제 돈을 들여서 요트를 산 것도 아니고, 그저 흥미롭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에 이어지는 말때문에 상당히 불편스럽더군요. 이외수의 요트가 회항한 것을 알게 된 화천군수가 한전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요트를 타야 하는데 고압선이 닿는다더라, 안닿게 송전탑을 올려줄 수 없겠냐"고 말이죠. 어이가 없더군요. 아무 것도 모르는 일반인도, 송전탑을 올리는 일이 막대기를 세워 전선줄 몇가닥 걸쳐두는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아는데, 개인의 요트가 지나지 못한다고 한전에 전화를 걸 생각을 한 것 자체가 황당스럽더군요. 한전측에서는 수억의 비용이 든다고 거절을 했고(당연하죠), 결국 요트의 돛을 떼기로 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전문가를 또다시 불러와야 하는 수고로움도 다시 겪어야 했고 말이죠.  

"오케이 콜! 그러면 제가 돛을 떼겠습니다" 라고 결정했다는 뒷말을 들으면 이외수가 청탁을 넣었던 것 같기도 해서, 이 부분에서 만큼은 이외수가 철없다는 것에 동의를 했습니다.

돈이 없어 집에서 낳자고 했던 말은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절박한 궁핍때문이었습니다. 요트를 산 것은 작품에 대한 열정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고압선 문제를 두고 군수와 상의(?)를 한 것은 철없어 보이더군요. 누구든 상식을 벗어나면 철없는 것입니다. 기행과 엉뚱함, 순수 순진함과는 다른 문제고요. 

 

그런데 MC들은 이외수에게 철없는 것으로는 금메달감이라고 캐스팅했지만, 제가 보기에는 철없음 끝판왕 이외수를 누른 더 철없어 보이는 분을 캐스팅해야 할 것 같더군요.

물론 이외수가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감성마을은 화천이 자랑하는 문화명소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공적인 물류수송을 위한 것도 아니고, 개인의 작품활동을 위한 요트운행이 불가능하다고, 공직자인 군수가 나서서 송전탑을 올려달라고 요구를 할 수가 있는 문제인가 싶습니다.  

 

군의 사소한 민원에도 이렇게 군수가 발벗고 나서서 해결(?)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사분별을 못한 행동으로 보여지더군요. 철없음의 끝판왕은 이외수가 아니라, 화천군수가 아닐까 싶네요. 다행히 한전측에서 거절했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상당한 비난을 받아야 했을 겁니다.

이외수님이 군수에게 청탁을 한 것인지, 화천군수의 자발적 전화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의 창작활동을 위해 국가 공공시설을 바꿔달라고 한국전력에 전화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것이 민원처리겠지요. 그러나 이외수의 소설을 위해 국가시설까지 고쳐 주려는 군수의 적극적인 마음(?)이 민원처리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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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1 07:31




올해 방송 3사의 연기대상 시상식은 참으로 황당하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유쾌한 기억으로 자리할 것 같습니다.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최고의 영예의 주인공인 대상발표겠지요. MBC연기대상은 말할만한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 시상식이었기에, 드라마 왕국 MBC의 패망의 이유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치고, 올해 내놓은 드라마 마다 히트를 치고 있는 SBS와 KBS연기대상은 드라마는 잘만들고도, 시청자의 사랑은 외면해 버리고 만 결과를 내놓았네요. 특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SBS의 자이언트가 홀대받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KBS연기대상에서 장혁의 대상 수상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길거리 사극으로 민초들의 항거와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그리고 역사의 자각과 시대적 혁명의 필연성에 온몸으로 항거하고, 그 하나 하나의 몸짓이 21C로 이어져 온 민초들의 역사를, 궁이 아닌 저잣거리에서 보여준 혁명적인 사극이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그 주인공 대길이 역의 장혁은 누가 누구에게 빙의되었는지 모를정도로 완벽하게 대길이에 몰입해서, 시청자를 가슴저리게 했던 행복한 시간이었지요. 사실 장혁의 수상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사전에 정해졌다는 항간의 기사가 흘러나와도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오히려 장혁이 아닌 다른 배우가 호명된다면 흥분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대상에 공동수상을 곱지 않게 보는 저이지만, SBS대상은 공동수상이어도 오히려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 같았습니다. 정보석과 이범수의 연기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정도였고, 시청률과 60부작 대작 자이언트의 성공신화를 이룬 주역들이라는 평가를 떠나, 두 사람의 연기는 최고였기 때문이에요. 같은 60부작이어도 MBC 동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작품성과 완성도가 뛰어났던 작품이었고, 여기에 미친연기력을 보여준 연기자들의 열연은 최고였습니다. 정보석과 이범수의 공동수상이 나올 수도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고현정의 대상 수상은 SBS에서 준비중이라는 고현정쇼를 위한 물밑작업이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고현정의 대상은 윤기없는 트로피였으며, 시청자가 우롱당했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설마 했는데 고현정 빅딜쇼가 되어버린 SBS 연기대상이었습니다. 

SBS연기대상에서 안타깝게도, 아니 화가 날 정도로 고현정의 수상소감은 유감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여배우중에 연기력을 극찬하는 배우중 한사람이 고현정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고현정의 오랜 팬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처음으로 배신감 비슷한 실망감이 느껴져서, 대상을 수상했다는 것 못지않게 그녀의 수상소감에 당황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상을 받으면 받는 입장에서도 기쁜 일이고, 팬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축하를 해주어야 하는데, 이번처럼 축하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시는 경우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고현정은 "다들 저만큼 기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드라마를 만들 때 그 결과물과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이 배우가 어떻네, 저 배우가 어떻게 하며, 시청률 가지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울먹이며 수상소감을 말하더군요. 드라마가 끝났는데 아직도 대통령이라는 드라마 속 캐릭터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아, 프로의식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고현정이 사랑하는 국민여러분은 연기자의 연기력을 왜 평가하지 말아야 하는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더군요.
시청자가 없으면 드라마도 없고, 드라마가 없으면 배우도 없는 것 아닐까요? 시청률과 연기자들의 연기력이 상관없는 특이한 경우도 있겠지만, 연기력이 시청률을 좌지우지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이언트의 시청률은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함께 이뤄낸 쾌거였습니다. 자이언트에 비해 시청률은 낮았지만, 대물 연기자들의 연기가 좋았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말인 듯 했지만, 다른 작품을 인정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해 보입니다.
"어느 방송사에서 연기를 하든 배우가 연기를 할때는 진심을 갖고 연기를 합니다. 좋은 대본이든 어떻든 상관없이 저희는 그 순간 최선을 다합니다. 이번에 대물을 하면서 연꽃같은 걸 봤어요. 정말 어려운 상황이고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이었는데.. 스탭분들이 어떤 마음을 먹고 촬영을 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아름답게 될 수 있다는걸 보고 꼭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라고 말을 이었는데요, 어느 배우가 작품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배우가 있을 것이며, 시상식에 잘 나오지 않는 고현정이 작년 MBC연기대상 시상식과 이번 SBS연기대상에서도 대상을 받는다는 약속이 있었기에 귀한 얼굴을 보여주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네요. 

이어서 "나중에 오신 김철규 감독님 환영해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 때는 그게 잘하는 줄 알았어요. 일하면서 욕 했던 작가님, 진짜 당신이 미워서 욕을 했겠습니까? 속상해서 그랬습니다. 마음에 두지 마시고 새해에는 당신에게도 행운이 갈 거에요" 마지막으로 차인표 선배님 감사한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는데, 고현정의 속상한 마음은 이미 시청자들도 다 알고 있었지요. 2010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대물이 소물로, 맹물로, 퇴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을 누구보다 시청자가 가슴아팠고, 안타깝고 속상했기 때문이죠. 물론 캐릭터가 급 이상해져 버린 서혜림을 연기해야 하는 고현정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드라마 리뷰글을 통해서도 고현정의 제대로 된 연기력을 뿜어내지 못하게 하는 연출과 대본의 아쉬움을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를 데려다가 죽을 쒀버린 대물이었기에, 고현정보다 시청자들이 더 아쉬웠어요.

고현정은 마지막으로 "정보석선배님, 이범수씨 대상 제가 받아도 괜찮은거죠?"라고 사회를 보고 있는 이범수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당연하다며 화답해주는 이범수의 신사다움이 멋지기도 했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속상하더군요. 농담이라고 하기도 유쾌하지 않은 농담이었고, 미안함이라고 표현하기에도 미안함도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기부분은 아니지만 연예부분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과 강호동의 수상소감과 비교하자니, 너무나 대조적이네요. MBC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 이견이 없는 수상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SBS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강호동, 당연히 받아야 할 수상자였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처음 무대에 올라가 "죄송하다"는 말부터 했지요. 당연히 받을 만한 사람들이었음에도 경쟁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마음을 표하는 두 사람은, 입에 발린 거짓마음이 아니었습니다. 진정성이 읽혀졌기에 수상소감은 더 감동이었고, 박수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받아도 되냐"는 동의를 구하는 듯한 고현정의 멘트는 정말 무슨 대답을 원했는지 모르겠더군요. 누차 말하지만 저는 고현정의 열혈팬입니다. 만약 대물에서 고현정이 선덕여왕에서의 미실의 카리스마를 반만 보여줬더래도 저는 대상수상을 축하해 주었을 겁니다, 대물이 24부작이고 자이언트가 60부작이라는 수의 비교와는 떠나서 말이지요. 또한 고현정이 언급했던 시청률이라는 잣대를 떠나서도 말입니다. 시청률이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된 작품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지금 떠오르는 작품들만 해도 성균관 스캔들이 그러했고, 검사 프린세스, 닥터챔프 등은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이 호평받았던 작품들입니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말이지요.

그러나 대물로 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의 연기는 4회까지가 다였습니다. 물론 마지막까지 엉망인 연출과 대본에도 내색않고, 서혜림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은 인정해요. 고현정이 아니었으면 대물은 20%가 넘는 시청률은 나오지 못했을 것이고, 그나마 중물 정도로 마무리를 했던 것은 고현정의 이름이 가진 파워였고요. 연기력이 형편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었지요. 고현정이었기에 엉망으로 망가진 서혜림을 그나마 끌고 나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정보석과 이범수의 연기력은 솔직히 고현정보다 나았습니다. 왜냐?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가 너무나 복합적이고 입체적이고 매력적이었기에 시너지 효과까지 더해질 수 있었습니다. 고현정은 억울한 작품을 만났고요. 보여줄래도 보여줄 드라마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고현정의 잠재력은 지구속 용암같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대물에서는 분출구를 찾지는 못했어요. 더 보여줄 수 있었음에도 작품과 연출이 그 상황을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잠재력을 인정해 달라는 투정같기도 하고 변명같기도 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군요. 열혈팬이라고 고백도 했지만, 빠순이도 드라마를 보는 눈은 있답니다. 팬심과 연기력, 작품성은 구분할 줄 안다는 말이에요.
고현정이 시청률로 작품을 평가하지 말라며 작업현장에서의 고충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력을 지적하는 것에 독설(?)을 날렸는데, 시청자에게 어떻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할 수 있는지 당당하다 못해 거만한 수상소감은 국민여배우라는 호칭을 무색케 만들어 버리더군요.
그에 비하면 KBS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문근영의 수상소감은 비슷한 말이었음에도 전혀 그 의미가 달랐습니다. 고현정에 비하면 솔직히 어른스러운 문근영이었습니다.

중견배우 전인화와 공동수상을 한 문근영은 선배를 제치고 긴 수상소감을 말하기는 했지만, 눈물 속에 문근영이 호소하고 싶었던 의미가 느껴졌기에 고맙기까지 하더군요. 모든 배우들을 대표해서 문근영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해 줄것을 요구했고, 마음놓고 연기할 수 있는 작업현장에서 연기자들도 더욱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였습니다. "항상 어떤 형장에서도 스텝, 배우들이 고생을 많이 하는데, 그 고생이 조금이나마 보람되기 위해서는 드라마 제작현장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청률이 아니라 드라마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잘하고 그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고, 저 또한 맡은 바 임무인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국민여동생 문근영의 시청률 발언과 고현정의 시청률 발언은 그 대상이 달라도 너무 달랐기에, 문근영에게는 대견함이, 고현정에게는 유감스런 생각이 드네요. 힘든 작업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력이 이렇네 저렇네 평가하지 말아달라는 말도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거슬리게 들렸지만, 시청률을 거론하는 부분은 자이언트에 비해 밀린 시청률이었지만, 대물은 힘든 작업과정에서 찍었기에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확대해석하면 그래서 대상수상도 당연한 것아니냐는 뉘앙스까지 전달되어서, 고현정에게 상당히 실망스럽더군요.

대물에서 수목드라마 1위를 지킨 시청률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고현정이라는 배우의 이름값때문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당당하게 대상을 받을 수 있을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온갖 추함과 욕망의 끝을 스스로 악마가 되어가면서 보여주었던 정보석과 이에 맞서는 이범수는 여기서 모든 것을 다 토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느껴질 정도로, 그들의 잠재력을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연기자 스스로에게도 시청률과 본인의 연기력, 그리고 작품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물론 있겠지요. 하지만 연기자 못지않게 시청자에게도 보는 눈은 있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배우이고 팬이라 할지라도, 공과 사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는 말이에요.
최우수연기자상을 받은 문근영은 연기자를 대표해서 대상감 수상소감을 말했고, 대상을 수상한 고현정의 수상소감은 작품을 힘들게 찍었으니 상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장황한 설명을 한 자기위안 밖에는 안된 것 같습니다. 유감이었던 2010년 연기대상을 머리속에서 하루빨리 지우고 싶네요. 연기자로서 좋아하는 마음까지 작아질까봐서 말입니다.

* 한해동안 사랑 보여주신 이웃블로거님들과 독자여러분, 정말 감사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새해맞이를 위해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합니다. 다녀와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 초록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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