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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15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해피엔딩 암시한 조인성(오수)의 흉터 (41)
2013.03.15 10:31




오수에 대해 이상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오영, 오영을 향한 마음을 더 이상 감추기 힘들어진 오수, 멜로의 급진전을 예고한 오수의 키스가 나왔지요. 오수의 정체는 장변호사와 왕비서, 그리고 오영의 친구 미라와 중태까지 모두 알게 되었지만, 왕비서가 영을 위해 당분간 비밀에 부치려고 합니다.

오수로 인해 달라진 오영, 두 사람의 대화를 듣게 된 왕비서(배종옥)는 오수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죠. 영을 올려다 보는 오수의 눈빛이 동생이 아닌 여자를 향하는 눈빛이라는 것도 말이죠.  

 

차갑게 돌아선 오수를 뒤따라 나가는 영, "오빠 가지마", 그 슬픈 목소리와 눈은 여섯살 오영에게 남아있는 악몽같은 슬픔이었습니다. '또다시 버려졌다, 또 오빠는 떠나버렸다', 체념하고 돌아서는 오영에게 다시 돌아온 오수, 뒤쫓아 온 왕비서가 오영의 외투와 신발을 챙겨줍니다. 왕비서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오수가 오영에게 차갑게 대한 것이 오영의 마음을 돌려 수술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오영이 차에 타는 것을 도와주지요.  

 

"잊지마, 난 널 버렸어", 영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오수는 매섭게 몰아부칩니다. 눈을 뜨게 되면, 오수를 떠나보내고 유령의 집같은 온실방에 갖다놓고 보라고 말하지요. 온실 비밀방에서 녹화테이프를 돌려보는 영에게 오빠에 대한 기억 하나를, 버렸다는 기억을 하나 더 추가시키라고 말이죠.

오수의 품을 찾는 오영을 힘겹게 밀쳐내며 오수는 울먹입니다. "넌 내가 널 떠나보내고 어떤 마음일지 상관이 없어, 그치? 죽으면 그 뿐이니까. 니가 이렇게 싸가지없는 애인줄 알았다면, 좀더 일찍 알았다면, 너랑 음식만들고 눈꽃소리 듣고, 널 안고, 마음 아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은 절대 만들지 않았을거야. 이제 난 살기 위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나는 살아야겠으니까. 나는 너 없이도 이 더러운 세상을 살아야겠으니까". 

제게는 오수의 말이 오영에 대한 그의 힘겨운 사랑고백처럼 들리더군요.  영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더라면 절대 그 집에 들어가 죽은 오수 흉내는 내지 않았을 거라고, 널 아프게 떠나보낼 수도 없고, 널 떠나도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너없이는 못살겠다고...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오수가 진짜 오수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보육원을 찾아 오수의 과거 사진을 본 왕비서는 어린 오수의 목에 난 흉터를 오수에게서 본 것을 기억해 내지요. 장변호사도 중태의 과거사진을 통해 오수의 팔 화상이 왼쪽팔이었음을 확인했고, 진짜 오수는 1년여전에 이미 죽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오수를 집에서 내보내려는 왕비서와 장변호사, 두 사람 모두 오영에게 오수의 정체를 밝히기를 주저합니다. 처음으로 마음을 연 오영이 받을 배신감과 상처, 그리고 다시 오영이 문을 닫아버릴까 걱정되는 두 사람이기에 말이죠. 결국 오수의 정체는 암묵적으로 비밀에 부치기로 합니다. 영이 수술을 받겠다는 말을 먼저 꺼냈기 때문이었지요. 

영이를 변화시킨 오수를 당분간은 영이 곁에 두자는 왕비서, 그녀에게 영이는 자신의 삶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이를 위해서라면 사기꾼에게 잠시 속아줄 수 있는 왕비서입니다.

왕비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제 믿음은 비록 그녀가 오영의 눈치료를 방치했다는 잘못은 있지만, 오영에 대한 사랑은 모정과도 같은 진심이라고 봤기 때문이었는데, 왕비서와 오영의 해묵은 오해와 갈등, 애증을 오영의 상처의 치유과정에서 함께 화해해 갈 거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눈 위에 '살고싶다'는 글과 함께 오수 눈사람을 만들어 둔 영, 오수의 마음이 활짝 개인 맑은 날처럼 환해져 옵니다. 오영과 눈사람을 만들고, 영의 눈에 맞은 척 "아야" 엄살을 피우면서도 오수는 행복합니다. 오영이 수술을 받겠다는 말이 그를 웃게 하고, 즐거워 하는 오영의 웃음이 그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런 추억이라면, 무철의 손에 죽게 되더라도 기꺼이 간직하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오수입니다.

"나는 처음으로 아이처럼 즐거웠다. 무철형의 칼도 두렵지 않았고, 서른살 내 인생이 처음으로 억울하지 않았다. 세상은 분명 공평하다는 생각도 처음으로 들었다. 영이와 있는 지금 이순간을 잊지 말아야지. 그래서 무철형의 칼을 맞을 때 절대 억울해 하지 말아야지. 수백 수천 번을 다짐해 본다. 그래도 순간순간 두렵다. 그래도 또 생각하려 한다. 오늘 이 순간 이전까지 끝없이 죽음을 두려워 했을 내 앞의 영이를... 난 내 삶이 절대 억울하지 않다. 지금 행복하다. 됐다".

 

그러나 오수의 웃음과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영의 주변사람들이 자기가 진짜 오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을 진소라의 문자를 통해 알면서, 떠날 준비를 합니다. 오영의 수술만 끝나면... 그리고 무철의 손에 죽겠다고... 

오수를 힘겹게 하는 것은 오영이 수술성공률이 낮다는 조선(정경순, 전 조선희인줄 알고 지난 글에서 선희누나라고 계속해서 쓰고 있었네요;;)의 말에 힘이 빠져버리죠. 오영을 데리고 다시 오겠다고,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게 하라"는 선이누나 말을 무시하고 나가지만,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마는 오수였습니다. 병원기둥에서 흐느끼는 오수, 그의 등이 어찌나 슬프고 힘겨워 보이던지요.

눈위에 살고 싶다는 말을 써두고 오수에게 결심을 밝힌 영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오수입니다. 오빠의 코가 얼마나 높은지, 키는 얼마나 큰지 보고 싶어하는 오영, 그 아이에게 삶의 희망이란 정말 없는 것인가? 10%의 희망, 9%보다 많고, 0%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희망적인 숫자입니다. 오수야, 오영아 힘내자! 

 

집에 돌아온 오수의 귀에 들리는 풍경소리, 실을 묶고 자는 오영을 보며 영에게 향하는 마음을 막지못하는 오수였습니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것을 오수도 어쩌지 못합니다. 오영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오수의 눈에 눈물 한줄기가 흐르고, 오영이 눈을 떠 키스하는 오수를 느끼죠.

이명호 본부장이 했던 키스와는 다른 느낌, 가슴이 두근거리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마음이 편해오는 입맞춤, 키스라는 것이 이런 거였나 봅니다. '오빠의 여자친구에게 질투를 느끼고, 자꾸만 오빠의 얼굴을 만지고 싶고, 오빠의 입술이 궁금하고, 매일매일 그리워지면서도, 죄지은 듯 가슴이 콩닥거리는 이 느낌, 이 감정은 뭘까?'. 

 

***해피엔딩을 암시한 오수의 흉터

 

오수의 목에 있는 흉터를 본 순간, 첫회 의문으로 남았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오수의 목에 흉터가 있는 것을 본 왕혜지(배종옥)가 현재의 오수에게 같은 흉터가 있음을 기억하고는 오수의 정체를 확신했지요.

오수의 흉터를 보면서 전 해피엔딩의 강한 복선으로 읽었습니다. 첫회 오수와 오영의 첫만남에서 형사가 자신을 쫓는 것을 알게 된 오수가 오영의 입을 거칠게 막고, "안다치게 할테니까 잠시만 조용히 하라"고 했었던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오영의 눈동자가 클로즈업되면서 뿌옇지만 뭔가 오영의 눈에 보이는 장면이 나왔었죠. 처음에는 오수의 피부라고 넘겼는데, 이번회 오수의 흉터를 보면서 오영이 그날 본 것이 오수 목에 난 흉터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영의 시력은 전맹은 아니지요. 희미한 빛을 감지할 수도 있는 상태입니다. 오영의 주변 사람들은 전혀 안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말이죠.

그런데 왜 1회에서 오수의 흉터를 보는 오영의 눈을 클로즈업시켰을까요? 전 결말에 대한 복선을 깔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영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항암치료를 받을 것이고, 각막제공자를 구해 눈 수술도 성공을 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무철이가 줄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무철이 누나에게 그랬지요. 오수가 자기보다 나은 점은 오수는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기를 버릴 줄 아는 놈이라고요, 무철은 폼잡느라, 한마디로 모냥빠지는 짓은 안한다가 그의 쿨한 인생관이었는데, 오수는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기도 버리고, 무릎을 끓는 놈이라고 말이죠. 폐암말기,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한부 무철이 마지막으로 누군가에게 자기 것을 주고 갈 수 있다면, 각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시력을 찾게 되는 오영, 오수는 오영이 수술을 마치면 그녀 곁을 떠나겠지요. 진짜 오빠로 남을 수도 없는 오수이고, 왕비서와도 오영의 수술이 끝날 때까지만이라고 합의를 볼 듯하고요.

떠난 오수를 오영이 알아볼 수 있는 것, 오영이 오수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가 말을 하기 전에는 목소리로 감별할 수도 없고, 눈앞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오영은 오수를 그냥 지나치겠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이니까 말이죠. 낯익은 좋은 냄새에 고개를 갸웃할 수도 있겠지요.  

시력을 되찾은 오영이 오수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혹시 오수에게 생일선물로 준 풍경팔찌 소리와 오수의 목에 난 흉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년여전에 오빠 오수를 찾아갔다가 오빠의 편지를 읽어주던 그 남자 오수에게서 희미하게 보았던.... 오수는 그녀를 그냥 지나치려 하지만, 오영이 오수를 알아보지 않을까...

오영이 얼마나 오래 사는 지는 수술 후의 문제이며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이 얼마나 살 지는 모르니까요. 

1회 오영이 오수의 흉터를 본 장면을 클로즈업시켰던 이유, 그것은 오영도 살고 시력도 찾고 오수와도 재회한다는 해~~~피한 결말을 위한 것은 아닐까...요? 

 

***개인적인 부탁드립니다. 드라마 신의 재리뷰를 하면서 임자방을 따로 마련해 임자들과 많은 인연들을 맺게 됐습니다. 그 중에 임산부도 있었는데 태아의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예쁜 딸아이를 올 1월 순산했습니다.

우리 임자들이 가슴으로 함께 품고 기도한 아이가 오늘 심장수술을 받습니다. 두달이 채 안되는 어린 아기가 잘 버틸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세요. 함께 해준다는 것이 많은 힘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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