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용우'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2.08.26 '넝쿨째굴러온당신' 윤여정, 김남주에게 화풀이한 진짜 속마음 (14)
  2. 2011.07.17 '반짝반짝 빛나는' 승준이 주고 간 원본계약서, 해피엔딩의 복선? (2)
  3. 2011.06.26 '반짝반짝 빛나는' 종로백곰을 노리는 수상한 복면, 누가 칼 맞나? (14)
  4. 2011.06.20 '반짝반짝 빛나는' 치떨리는 진나희의 이기심, 황금란을 망친다 (31)
  5. 2011.06.19 '반짝반짝 빛나는' 한정원, 종로백곰도 두손들게 한 빛나는 보석 (14)
2012.08.26 10:21




귀남의 미국부모의 파격등장에 장수빌라에 조용한 파문이 일었지요. 친구처럼 허물없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어깨동무를 하는 귀남과 양아버지(길용우), 며느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허그하는 양어머니(김창숙)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도 아니었고, 세련된 시부모의 모습도 아니었습니다. 자유분방한 사람들이라는 캐릭터가 입혀진 과장적인 부모였습니다.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짧은 반짝이 핫팬츠를 며느리에게 선물로 주는 시어머니를 세련되었다고 표현하기도 애매하고 말입니다. 미국에 오래 살았다고 그렇게 한국식 가족관계의 사고방식을 버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봉사활동을 열심히 다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었죠.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신세를 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세련의 일부이기는 했습니다. 그럼에도 뭔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은, 가족이기보다는 쿨한 손님같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윤희에게는 손님같은 시부모가 육체적, 정신적으로는 편했을 겁니다. 공항에서 바로 호텔로 가겠다는 말에 반색하는 윤희는 손님치루기 부담스러운 젊은 며느리의 솔직한 심정이었겠죠. 전막례(강부자)가 극구 아들 며느리집을 두고 웬 호텔이냐고 말리지 않았으면, 호텔에서 묵었을 가능성이 커보이더군요. 이래서 어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가 구세대 고지식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른을 집에서 모셔야 하는 것도 배워야 할 덕목입니다.

귀남을 키워준 고마운 미국부모에 대한 엄청애와 방장수, 그리고 전막례의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귀남과 윤희의 행동은 장수빌라 어른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옵니다. 이때부터 엄청애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지요.
"어머니~", 나긋나긋 콧소리를 내는 차윤희가 미국시모에게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고, 귀남이와 미국아버지는 마치 친구처럼 서로를 대하니, 한 번도 귀남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던 방장수와 엄청애는 양부모 내외와 아들내외의 다정한 모습에 소외감마저 느꼈을 듯하더군요. 소외감이 아니라, 질투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남은 술기운을 빌어 몇개월만에 처음으로 엄마라 부르며, 엄마 냄새가 늘 그리웠다고 고백했을 만큼 거리가 느껴지는 아들이었죠. 30년을 떨어져 살았으니 서먹하고 어색한 것이 당연했을 겁니다.
그런데 엄청애가 애먼 윤희를 불러 귀남에게 서운한 것까지 털어놓으면서 윤희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지요. "그이한테 섭섭한 것까지 왜 저한테 이러시냐?"며 볼멘 소리를 하는 윤희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되고, 엄청애의 모습을 보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 하는 것처럼도 보이기는 했습니다. 헌데도 엄청애를 저는 두둔해 주고 싶더군요.
속옷이 보일랑 말랑한 반짝이 핫팬츠를 입고 미국시어머니와 저녁먹고 영화를 보고 올 거라는 말에 엄청애는 서운합니다. 3년전에 몇번 만난 것이 전부라는데도 친딸처럼, 입의 혀처럼 구는 윤희가 못마땅하기도 했고요. 더구나 미국 어머니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네, 어머니"하는데, 엄청애에게는 말끝마다 토를 달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 왔던 윤희였기에, 자기와 미국 시어머니를 달리 대한다는 섭섭함도 컸을 엄청애였고 말이죠.
엄청애를 두둔하고 싶었던 이유는 질투때문이었어요. 엄청애가 유치해 보이기는 하지만, 질투라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이 강하기 때문에 나오는 감정이잖아요. 비록 30년을 자기 손으로 기르지 못했던 귀남이지만, 귀남에 대한 애정만큼은 30년간 못해 준 것까지 다해주고 싶을 정도로, 차고 넘치는 엄청애지요. 윤희에게도 비슷합니다.
아침저녁으로 눈마주치는 며느리, 미운정 고운정 들어가는 며느리를 엄청애는 장수빌라 가족으로 가장 큰 자리에 두고 있습니다. 딸들은 시집가면 남의 집 사람이라고 하죠. 며느리는 내 사람이고 말이죠.
한국 가족문화가 내 사람된 며느리에 대해 유독 요구하는 것이 많다는 점이, 고부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인이기는 하지만, 시어머니의 입장에서 며느리는 자신을 대신해 집안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는 심리가 기본으로 깔려있습니다. 저도 몰랐는데 결혼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시어머니가 며느리, 특히 큰 며느리를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엄청애가 아들 방귀남에 대한 서운함 혹은 질투까지 싸잡아 윤희에게 풀어놓은 것은 잘못되었죠. 귀남에 대한 서운함 못지 않게 엄청애는 윤희에게도 섭섭해 했는데, 청애의 질투는 윤희가 좋아서라고 저는 해석이 되더군요. 물론 외출하는 윤희를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 따지는 모습이 썩 보기좋지는 않았지만, 엄청애의 섭섭함은 윤희에 대한 애정때문입니다. 귀남에 대한 서운함도 비슷하고요. 그런 것 있잖아요, 내 며느리 남에게 빼앗긴 것같은 심정말입니다.
왜 이런 생각이 들었는고 하면, 친정어머니가 시어머니를 질투하는 모습을 오래전에 봤던 적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 연세가 친정어머니보다 젊으신데도, 부축해주고 곰살맞게 구는 딸이 서운했는지, 딸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고 농담식으로 서운해 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윤희를 붙들고 볼멘소리를 하는 엄청애가 그런 비슷한 감정이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엄청애 정도면 고약한 시어머니라고는 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나름대로 융통성도 있고, 윤희를 심하게 시집살이시키는 편은 아니지요. 귀남이가 윤희에게 아깝다는 말로, 내 자식이 최고다는 말실수도 했지만, 윤희에게 곧바로 사과하기도 했죠. 실제 이런 말 뱉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사과하는 경우는 아마 드물 것입니다.
미국 시어머니와는 사고방식과 대하는 태도가 극과 극의 다른 모습이기는 하지만, 윤희가 장수빌라 가족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을 엄청애라고 왜 모르겠어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며 살면 좋겠지만, 때로는 허물도 보이고, 단점도 들켜가면서 가족이 되는 것이겠지요. 그런 엄청애는 미국시어머니를 대하는 윤희를 보고 많이 서운하죠. 내 며느리 네 며느리 구분할 필요는 없는 이상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내 며느리를 빼앗기는 듯한 기분도 들었을 듯 하고 말입니다.
나름대로는 많이 편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엄청애로서는, 윤희가 미국 어머니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서운했던 것이죠. 엄청애도 윤희에게 엄청애 식의 사랑으로 대했다고 생각했는데, 윤희는 그게 아니었나 싶기도 했을 테고 말이지요.
엄청애의 행동을 잘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엄청애의 서운함을 곱씹어 보면 윤희에 대한 애정, 며느리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욕심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윤희가 엄청애의 질투를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질투나 서운함은 애정이 없으면 생기기 어려운 감정이니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4
2011.07.17 14:40




결말을 향해 가는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면서 열받은 분들 많으시죠? 울화통 터지게 하는 것이라면 금메달감인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인생을 살면서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돌아보지 않는 이기적인 현대인의 자화상을 고발하는 드라마입니다. 돈에 중독되어 아들의 인생까지 파멸시키려는 종로백곰의 인생관과 돈없는 사람들에 대한 천박한 귀족주의 진나희가 사채업자의 돈을 쓰레기로 보고 천시하는 태도는 이중적이기 그지 없습니다.
돈에도 품격과 등급은 분명 존재합니다. 사채업자 종로백곰의 돈이나 마늘밭에서 발견된 110억을 보면 돈도 돈 나름인 것 같습니다. 진나희와 백곰이 생각하는 돈은 어떻게 보면 종로백곰의 신념이 솔직할 정도에요. 인정사정없는 돈, 많이 가질 수록 좋은 것이다라는 한가지의 가치만을 추구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돈이라는 것 하나만 놓고보면 많으면 좋은 것, 편한 것이지만, 인간관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개입되면, 살인을 저지르는 칼이 되기도 하고, 사람을 살리는 활인의 칼이 되기도 합니다. 
종로백곰의 돈을 살인의 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어려운 기업가에게는 때로는 단비가 되었을 것이고, 어떤 정치인에게는 금뱃지를 달게 해 준 구원의 정치자금이 되기도 했겠지요. 어려운 기업가가 백곰의 돈때문에 기업을 살렸다면, 그 회사에 딸린 수많은 식구들을 실업자가 되지 않게 구제했을 것이니, 여러사람을 살린 칼이 되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나 지혜의 숲을 겨냥한 종로백곰의 돈은 살인의 흉기로 그 성격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자존심을 짓밟은 한지웅과 진나희에 대한 모멸감을 그녀가 가진 돈의 힘으로 갚아주려고 합니다. 한지웅에게서 한평생의 보람과 긍지, 그리고 그의 자존심을 빼앗아 버리는 것, 그것이 그녀가 당한 모멸감에 대한 복수이고, 덩달아 더러운 사채업자의 아들이라고 혼사를 거절당한 아들을 위한 복수라고 생각하지요. 종로백곰이라면 능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형편이나 사정은 남의 집 개짓는 소리니까요. 돈에 동정심이나 인정이 들어가면, 그 돈은 힘을 잃고, 그녀의 금고에 쌓을 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죠.

정원과 이별한 승준, 어머니에게 간 이유
금란의 불임진단은 승준과 정원을 헤어지게 만듭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붙들고 매달리고 갈 때까지 가보고, 안되면 헤어지자는 정원의 말에도 승준은 흔들림이 없었지요. 정원도 승준이 자신의 손을 놓을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여자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불임진단은 정원이 더 이상 승준을 붙잡지 못하는 이유로 정원도 손을 들게 합니다. 승준이 때문에 칼을 맞고, 승준이 때문에 불임까지 되었다는 종로백곰의 말에, 정원도 승준도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랑보다는 스스로 견디기 힘든 인간적인 양심쪽으로 기운 두 사람입니다.
그러나 승준의 이별통보를 받아들이는 정원과 달리 승준의 감정은 정원과는 달리 복잡합니다. 정원을 사랑하면서도 놓을 수 밖에 없는 승준은, 어머니 종로백곰에게 백기투항하는 것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도, 금란도, 지혜의 숲 출판사도 지키는 것이 어머니에게 들어가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 송편이지요. 종로백곰이 머리 풀어헤치고, 거품물고 정원과 출판사를 망가뜨리려고 했던 것은, 결국 자기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승준입니다. 정원의 손만 놓으면 어머니의 미치광이 돈 망나니의 칼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같이 사시사철 늘 푸른 소나무같은 승준의 사랑이, 절기에 따라 변하는 단풍나무였다고 실망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 승준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옹호하는 분도 있을 거예요. 저는 후자쪽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처음으로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싶었던 정원을 내려놓는 승준의 선택이 가장 힘들었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같이 이겨내면 힘이 덜들 것이라고, 사랑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쉽게 말은 할 수 있지만, 때로는 사랑보다 더 강한 것도 세상에는 있더랍니다. 그것을 단순히 돈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워요. 사람을 지치게 하고 힘들게 하는 정신적 압박이, 돈보다 사랑보다 무서운 힘을 발휘하기도 하지요. 정원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는, 그 정신적 압박에서 지켜주고 싶은 것이 승준의 마음이었지요. 세상에서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 한정원, 그여자가 빛을 잃고 힘들어 할까봐서요. 계속 반짝반짝 빛나는 한정원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 승준이 사랑을 버리려는 이유였습니다.
세상 어느 부모도 같을 것입니다. 자식의 앞길에 놓인 자갈을 치워주고 싶고, 가시를 쳐내고 싶어하는 것이 말이지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승준도 같아요. 정원의 앞길에 놓인 가시를, 손이 찔리고 몸에 피투성이가 되어도 치워주고 싶은 마음, 아니 그 가시밭길에 들어서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 그것이 승준이 정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사랑방식입니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수천년으로 느껴질만큼 굼뜨게 했던 이 남자, 이별선언은 일사천리 초광스피드였지요. 잊는 것은 아주 천천히 하겠다고, 정원에게는 빨리 자신을 잊어달라며, 눈물을 참는 승준, 정원을 보내고 승준은 오열합니다. 정원과 마지막이 된 저녁식사를 준비하면서, 승준도 정원도 두 갈래길에서 갈등하고 고민했습니다. 욕실에 나란히 놓인 칫솔은 결국 사용하지 못하고 말았지요. 함께 밤을 보내고 힘들어도 함께 하려는 마음과 헤어져야 한다는 마음이 싸웠던 증거, 그것을 보고 승준은 오열하고 맙니다. 승준의 인생에서 두번째입니다. 어머니를 대신해 칼을 맞은 아버지를 보낸 이후, 20년이 흐른 후 사랑하는 여자를 보내며 같은 이유로 웁니다.
어머니, 버릴 수 없는 애증의 어머니로 인해, 사랑하는 두 사람을 떠나 보낸 승준의 눈물은 이후 승준의 삶을 180도로 바뀌게 합니다. 어머니집 평창동으로 들어간 승준은 어머니의 자리를 물려받겠다고 공식선언을 하지요. 도망치려고 발버둥쳤지만 승준의 자리는 그곳이었다면서 말이지요. 저는 승준이 종로백곰의 자리를 되물림하지 않을 것이라 100% 확신하고 있습니다. 승준이 어머니와 싸우는 방식을 달리 했다고 생각해요(이에 대해서는 지난 글에서도 언급을 했고요). 승준은 더이상 어머니에게서 도망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머니의 방식으로, 어머니의 모습으로, 어머니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자신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세상 그 어느 부모도 자식이 망가지는 것은 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인간말종 괴물로 변해가는 아들을 "어이구, 장하다 내아들, 돈 많이 벌고 지켜줘서..."하지는 않을 겁니다.
승준의 어머니가 승준에게 번듯한 출판사를 차려주고 싶어했던 것도, 비록 자신을 냉대하고 자신의 돈을 천시하기는 했지만, 백곰이 원하는 삶은 아니었지만 승준이 자랑스러운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승준에게 백곰은 세상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힘을 주고자 했지요. 많을 수록 힘도 커지는 돈이었고요. 결코 자신의 비인간적인 모습까지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피는 자신의 손에만 묻히고 싶었던 백곰입니다. 세상 어느 부모도, 설혹 살인자라고 해도 자식이 똑같은 살인자가 되는 것을 원하는 부모는 한 사람도 없을 겁니다. 돈은 대신 손에 피를 묻힐 사람까지 얻을 수 있었습니다. 광수씨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아들이 직접 피를 묻히겠다고 나서면, 백곰은 아마도 아연실색할 것입니다. 부모는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승준이 어머니에게 들어가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겠다고 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사랑을 알기 때문입니다. 승준의 무서운 변화는 종로백곰에게는 아들에 대한 자랑, 보람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후벼파는 칼이 될 거예요. 승준이 어머니 백곰이 가장 아파할 칼을 들이댄 것이지요.

***이번 회 보면서 안심되었던 장면: 황금란이 깨어나면서 "엄마"라면서 무의식에서도 신림동 어머니 이권양을 부르더라고요. 그리고 정원에게 고맙다고 했지요. 정원에게 고마웠던 것은 비로소 금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누구라는 것을 알게 해줬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송승준에 대한 집착으로 오빠의 계약서를 훔쳐 넘기고, 아버지의 출판사를 위기에 빠지게는 했지만, 금란에게 가족이 소중하지 않았다면 계약서를 가지고 나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정원의 몰래카메라 협박때문만은 아니었어요.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외줄타기를 하는지를 모르고 미친질주를 했던 금란, 이제서야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버니, 어머니, 그리고 자신을 걱정하는 정원이, 그리고 처음으로 자신을 응원해줬던 든든한 소나무같은 어른 승준이 자기때문에 어머니에게 뺨을 맞고, 고개 숙이는 것을 봅니다. 금란의 눈을 가로막았던 미움과 원망, 시기와 질투의 막이 걷히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되찾아 가는 것같아서 다행입니다. 금란과 정원이 합심해서 종로백곰에게 강펀치를 날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죽을 정도로 나가떨어지지는 않을 정도로만요^^.
금란에게 큰 변수 하나가 위험하기는 한데, 금란이 자신이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요. 왜 또 나냐고, 왜 자신만 모든 것을 잃어야 하느냐고 다크 금란이로 돌아갈까 무서워요. 솔직히 작가에게 이부분은 실망스럽습니다. 불임부부가 늘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의사와 짜고 그런 뻔뻔스런 거짓말을 하는 설정을 하는 것은 심했다 싶어요.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담당의사 삐리리같은 놈이 얼른 진실을 밝히고 광명을 찾기 바래야죠.
금란이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설정은 기도 차지않는 설정이지만, 두 가지 결론을 위한 복선이라고도 보여집니다. 하나는 승준과 정원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설정이지요. 아이도 못갖는 여자를 누가 책임지겠냐는 백곰의 거짓 양심에 대한 부담감에서는 해방되겠지요. 다른 하나는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대범과의 연결가능성입니다.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고 알게 되면, 정원이 대범의 아들 승원이를 보는 눈이 각별해질 것 같아서 말이지요. 너무 앞서갔나요? 그래도 사람 심리가 그렇잖아요. 가지지 못하는 것에 욕심나고, 아이를 가지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아이에게 더 애착과 집착, 혹은 사랑을 보이게 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승준이 주고 간 원본 계약서, 해피엔딩의 복선?
모든 것을 정원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평창동을 향하는 승준, LP판에 넣어 정원에게 넘긴 계약서 원본은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입니다. 정원이 아직은 계약서가 앨범에 들어있다는 것을 모르지만, 계약서는 종로백곰을 파멸하게 할 가장 강한 무기입니다. 계약서를 경찰에 넘기면 종로백곰, 광수는 사문서 위조로 법의 심판을 받겠지요. 그러나 승준은 늙은 노모를 법정에 세우려 하지는 않을 겁니다. 미워도 부모인데 어떻게 자식이 부모를 감옥에 넣겠어요.
승준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려고 합니다. 정식으로 백곰의 후계자로 앉아 모든 공적책임을 지려는 승준입니다. 닳고 닳은 여우 백곰이 이를 모를 리가 없습니다. 승준의 꿍꿍이를 종로백곰이 의심하고 못미더워하겠죠. 승준은 어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피눈물없이 독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테고 말이지요. 그 모든 결심이 송편의 의상으로 보여주더군요. 그동안 승준은 반듯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하늘색 와이셔츠나 흰색 와이셔츠를 즐겨입고 나왔는데, 검정 와이셔츠를 입었더라고요. 독해질 거야 라는 복선처럼 말이지요.

정원에게 넘긴 계약서 원본이 해피엔딩을 위한 복선이라고 했는데요, 정원의 성격상 경찰에 증거물로 제시하지는 않을 듯해요. 종로백곰을 협박(?)하는 무기로 사용할 듯 싶어서 말이지요. "아드님이랑 함께 감옥에 가시겠어요?"라고 물을 것 같아서 말이지요. 종로백곰이 광수와 함께 감옥에 들어가는 것은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하겠지만, 설마 아들을 감옥에 들어가게 하겠어요? 그러면 어머니도, 사람도 아니지요. 정원에게 꽁지내리고 멋적은 웃음을 지으리라고 기대합니다. 물론 드라마니까요. 솔직히 현실이라면 이런 파렴치한 위법행위를 한 사채업자라면 한 100년은 콩밥을 먹게 하고 싶지만 말입니다.
드라마니까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 종로백곰이 우아한 노부인으로 평창동 진나희도 눈이 돌아가게 세련된 변신을 하는 것이죠. "한정원이! 이정도면 내를 돈 좀 쓸줄 아는 늙은이로 봐주지 아니겠니? 손톱 바짝바짝 깎지말고 안아프게 살살 깎아줄끼지?" 뭐 이런 멘트를 날리면 더 귀여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승준이 평창동에 들어가서 종로백곰의 후계자가 되겠다고 했는데요, 드라마를 위한 해피엔딩은 승준이 좋아하는 책을 만들면서 정원이랑 알콩달콩 살아가는 것이겠지만, 어머니 종로백곰의 돈을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속 종로백곰의 돈은 지하경제를 움직이는 돈입니다. 음성적인 자본이죠. 이런 돈을 서민들을 위해 저리로 대출을 해주고, 지난 번 3억을 꾸러 온 게임업체 사장처럼 미래기업을 살리는 돈이 된다면, 종로백곰의 돈은 착한 돈이 되겠지요. 단지 승준이 어머니를 아프게 하는 칼을 들이댄 것만으로, 어머니 종로백곰을 후회하게 하고, 정원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것만이 해피엔딩은 아니겠지요. 승준이 어머니의 후계자가 되어 무서운 돈을 착한 돈으로 바꾸는 것으로도, 반짝반짝 빛나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싶네요. 긍정적이고 올곧은 사람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처럼, 돈도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을 살리는 반짝반짝 빛나는 돈이 되었으면 싶어서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2
2011.06.26 11:20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돈으로 다른 사람 울린 종로백곰이 돈때문에 피눈물을 흘리게 되지 싶습니다. 종로백곰 고은혜(김지영)의 집 주위를 서성대는 수상한 복면이 등장해서, 드라마에 큰 비극적 사건이 터질 것을 예고했지요. 마치 피처럼 토마토 주스를 끼얹어 얼룩덜룩된 한정원과 황금란에게 다가올 비운의 전조가 아닌가 싶어,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신림동 부모를 초대한 한지웅, 랍스타를 처음 먹는 황남봉과 이권양, 난감한 상황에도 지혜롭게 처신하는 한지웅과 한정원때문에 훈훈한 장면이 되었지요. 손닦는 물을 후르륵 교양없이 마시는 황남봉을 보고, 식사예절을 지키라는 듯 조신하게 수저로 떠 먹는 이권양, 이권양을 따라 같이 수저로 물을 떠 먹는 한지웅과 한정원, 말없이 아버지를 바라보는 한정원의 눈에 감사로 눈물이 고입니다. 이 모습을 보는 진나희와 황금란은 그저 기가 차다는 표정이지만, 사는 형편이 너무 다른 양가집안의 상견례를 보는 듯하기도 했네요.
한지웅의 폭탄선언으로 날벼락을 맞은 평창동집입니다. 금란이를 신림동으로 다시 데려가라는 한지웅, 재산도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는 폭탄선언으로 아연실색케 했지요. 떵떵거리며 잘 사는 딸보다는 당당하게 잘사는 딸이 되길 바란다는 한지웅이, 눈멀어가는 엄마곁에 있어주길 바란다는 말은 황남봉을 하얗게 만들어 버리지요.
이권양이 실명할 것이라는 말에 정신줄을 놓는 황남봉, 집에 와서 손톱발톱을 깎아 봅니다. 할 수 있다면 자신의 손모가지 발모가지를 자르고 싶은 황남봉입니다. 아내 이권양의 손톱을 깎아 주려다 당신이 깎으라며 나가 버리지요. 이권양의 손톱이 아니라, 자신의 손을 자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365일 젖은 손의 아내가 실명을 하게 될 것이라는 청천벽력, 왜 하필 내 마누라 눈이냐고 하늘을 원망해 보는 황남봉입니다. "내 눈이고 우리 애들 눈이고, 손녀딸 눈인데... 우리 온 식구 인생이 그 눈에 매달려 있는데... 먹통을 만들려면 아무 짝에 쓸모없는 내 눈이나 먹통 만들 것이지, 왜 하필 그 사람 눈이야..." 후회와 절망으로 피눈물을 흘리는 황남봉입니다. 난봉꾼 노름꾼 황남봉에게도 아내 이권양에 대한 순정은 그의 낡은 지갑 속에, 21살의 이권양의 아리따운 모습으로 간직하고 있었고, 뒤늦게 철든 못난 지아비의 눈물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엿보게 합니다. 황남봉이 앞으로 이권양의 눈이 돼 줄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황금란의 폭주는 브레이크 파열입니다. 멈추지 않고 엑셀러레이터만 밟고 달리는 금란, 결국 가장 크게 다칠 사람이 그녀 자신일 것임을 알기에, 누군가 나서서 막아주길 바라지만 역부족입니다. 집을 나가버린 금란이가 송편집장 집에 갔을 것임을 짐작한 정원, 금란과 쥬스배틀을 벌이지만 눈이 뒤집혀버린 황금란을 막지 못하지요.
종로백곰에게 송승준과 한정원을 지켜달라고 부탁을 하러 온 한지웅, 두 딸의 모습에 가슴이 갈기갈기 찢기듯 아파옵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없듯이, 친딸도 키운딸도 아픈 손가락입니다. 황금란을 신림동 집으로 돌려보내려는 한지웅의 진심은 보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다르겠지만, 저는 진심으로 딸을 사람만들려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봅니다. 친딸보다 기른 딸 한정원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고 하지만, 28년의 정을 그렇게 한 순간에 버리지 못하는 것이 부모입니다. 아니 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부모지요. 그러니 쇠심줄보다 강한 것이 정이라고도 하잖아요. 한지웅에게 정원은 '정'이 아니에요. 낳았다 길렀다를 떠나 그냥 '자식'일 뿐이에요.

금란이가 아버지 한지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금란이는 정원을 아버지에게서 내 보내고, 그 자리에 자신만을 받아주기만을 원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금란이는 알까요? 큰 나무는 작은 나무보다 더 많은 가지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지가 많아서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가지들이 많아서, 오히려 땅 속깊은 곳에서는 더 많은 뿌리를 내린다는 것을 말이지요. 모든 가지들에게 영양분을 골고루 주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버지 한지웅이 금란에게 묻지요. "내가 너에게 뭐야? 부모야, 돈이야, 방패야?" 한지웅은 자신을 28년이나 길러준 어머니를 두고 온 금란에게 실망했습니다. 사실대로 말했더라도 금란이를 오지말라고 막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신림동 부모님이 너무 멀쩡해서 탈이라고 거짓말을 한 금란이를 용서하기 힘들지요.
제 생각이 이제서야 궁금하냐고 묻는 금란, "아버지? 제게 아버지는 명품백, 외제차, 어머니가 주신 용돈 3천만원 같은 거에요. 아버지는 명품백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이런 젠장같은 금란이;;;; 에고, 왜 그렇게 막나가는지...
정원이만 해바라기하라며, 가난한 아버지는 자기도 사양하겠다고, 지긋지긋한 가난뱅이 과거로는 돌아가지 않겠다며, 바락바락 도끼눈을 치켜뜨고 아버지에게 막말을 하고 나가버리는 금란입니다. 금란이를 보면 이젠 무서워요. 이판사판 공사판이 따로 없으니 말입니다. 금란이를 보면 자기통제능력을 상실한 반미친X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직 정원이가 가진 것만 눈에 보이는 금란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싶습니다.
금란이 간 곳은 송승준 모친집이었지요. 보란 듯이 종로백곰이 가진 모든 것을 물려받아 떵떵거려보고 싶은 금란입니다. 정원이만 눈에 보이는 아버지, 아버지가 고개숙이는 모습을 보고 싶은 금란입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여기는 지혜의 숲이 사채업자에게 넘어가고, 그 모든 것이 정원이 송편집장에게 욕심을 냈기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금란이지요. 정원이때문에 사실은 회사도 망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그것이 한정원을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금란입니다. 아버지 회사가 망하고,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다는 것을 정원이에게 보여주는 것이, 정원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어놓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금란입니다.
금란의 미친 질주, 파멸로 가는 브레이크 파열, 작가가 황금란이라는 캐릭터를 상상이하의 인간으로 그리는 것이 드라마적인 설정이라는 것은 알지만,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하나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난한 집에서도 행복하지 못했던 황금란은, 부잣집으로 가서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불행이 남의 탓이고, 행복을 빼앗는 것도 다른 사람이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행복만큼 주관적인 것도 없을 거예요. 생각하기에 따라 지옥과 천당처럼 달라지는 것이 행복의 척도일테니까요. 금란은 행복의 척도를 돈에 두었습니다. 가난한 환경이 만든 금란의 사고방식이기도 하지만, 금란은 부유한 환경에 와서도 바뀌지 않았지요. 넘쳐나도록 용돈이 주어졌지만, 돈을 가지자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보이고,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는 돈의 힘까지 보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탐나는 것을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이 보입니다. 정원이 가진 아버지가 보였고, 정원이 차지한 송편집장만 보이지요. 
정원이 가진 것들을 빼앗을 수 있는 것도 돈의 힘이라고 생각하는 금란입니다. 금란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는데도, 가난한 부모가 자기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다고 원망했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을 다른 사람이 가졌기에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 이권양은 금란이 자기 인생까지 저당잡히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딸이었기에 더 사랑했고, 또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세상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보물이 금란이라고 했던 이권양이었습니다. 금란은 다 잊어버렸어요. 신림동 어머니가 금란이 자신의 딸이어서 얼마나 행복해 했었는지를 말이지요.
정원은 금란과는 다른 행복관을 가진 캐릭터지요.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처럼 책만드는 일을 사랑하는 남자를 사랑하고, 올곧은 아버지의 철학을 사랑하고, 노름꾼 아버지와 눈 멀어가는 어머니는 자신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줬기에 사랑합니다. 훌륭한 인품의 아버지 한지웅, 극성맞을 정도로 다정한 어머니 진나희의 딸이라는 것이 행복했던 정원이었지요. 가난한 집으로 돌아간 정원은 낯선 환경에서, 한 번도 만져보지 못한 닭을 토막치고, 생선을 손질하면서도 행복합니다. 어머니를 위해 뭔가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늦게라도 친부모에게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어머니가 실명되기 전에 벚꽃놀이를 갈 수 있게 되었음이 다행입니다. 더 늦게 알았다면 그마저 못해줬을 것같았기 때문에요.

이렇게 정원과 금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작가는 행복을 보는 관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감옥에 갇힌 죄수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두 사람이 같은 창살을 통해 바깥세상을 보지만, 한 죄수는 진흙탕을 보고, 다른 죄수는 별을 보더라지요. 행복과 불행, 낙관과 비관은 이렇게, 어떤 것을 보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차이가 되는 것아닐까 싶습니다. 한정원과 황금란처럼 말이지요.  

종로백곰을 노리는 수상한 복면, 누가 칼 맞을까?
송승준 모친집을 두리번 거리는 수상한 복면이 나타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임이 예고되었는데요, 원한이 있는 사람이 종로백곰 고은혜를 노린 것 같더군요. 돈비린내,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이 집에 또 한 번 피비린내가 진동할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복면을 한 사람은 얼핏보기에 황남봉을 도박판에 끌어들인 양아치 사채업자인듯 하기도 하더군요. 지난 번 도박판에서 한정원의 신고로 낭패를 본 송승준 모친이, 실패한 책임을 물어 돈을 회수해 버렸을 수도 있고, 다른 원한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지요.
여하튼 종로백곰을 짝사랑하는(ㅎ) 사람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종로백곰의 목숨을 노릴 수도 있고 종로백곰의 금고를 노렸을 수도 있고 경우의 수는 많은데, 작가가 황금란을 천하의 못된 악녀로 그려가는 것을 보니, 수상한 복면도 곱게 금고만 털어가거나, 종로백곰에게 "조심해 주십시오, 죽일 수도 있습니다" 라는 경고만 하고 나가지는 않을 듯합니다. 칼같은 흉기를 쥐게 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누가 복면의 칼을 맞느냐 겠지요. 우선 종로백곰은 아닐 듯하고, 가능선상에 올릴 수 있는 인물은 네 사람입니다. 송승준, 한정원, 황금란, 그리고 이번회 귀요미 돋는 분노의 발길질을 한 광수씨입니다. 승준의 방에 금란의 가방을 가져다 두고, 발로 뻥차는 모습이ㅎㅎㅎ
아무튼 이 네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칼에 맞을 가능성이 있는데,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니, 머리가 지근지근 아파오네요. 어떤 경우라도 드라마에서 칼맞고 이러는 것이 보기 좋지는 않아서 말이지요.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종로백곰을 백기투항하게, 혹은 마음을 고쳐먹게 하기에는 이런 충격적인 요법이 강한 한방이기는 하겠지만, 종로백곰 집의 피바람은 황금란과 송승준 모친의 마음을 바로 세우는 봉합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드네요. 만약 송승준이나 광수씨가 칼을 맞는다면, 자기가 뿌린 씨, 자식이 대신 거뒀다는 의미로 회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정원이 칼을 맞는다면 생명의 은인이니 정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테고요.

문제는 황금란이 칼을 맞았을 경우입니다. 어머니의 생명의 은인을 송승준이 나몰라라 할 수는 없겠지요. 아니 송승준은 고마움은 고마움, 사랑은 사랑의 구별이 확실한 사람같지만, 문제는 정원입니다. 청혼반지를 휘리릭 빼버리지나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정원이 칼맞은 금란을 편하게 보지는 못하겠지요.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입네 하며 사랑을 얻는 방식을 저는 혐오스럽게 싫어하지만, 이런 식의 결과는 모든 사람이 불행해 지는 결말로 이어지겠지요. 나중에 황금란이 송승준과 한정원의 진실된 사랑에 감동해서, 어짜고 저짜고 물러서주는 신파극도 우스운 결말같고 말이지요.
반드시 누군가가 칼을 맞아야 한다면(작자가 혹시 시청자의 피드백을 원하신다면, 누구도 칼맞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만), 송승준이 칼을 맞거나 귀여운 광수씨가 칼을 맞아서, 종로백곰이 자신의 손에 묻힌 피가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겠지만, 드라마의 분위기는 왠지 황금란이 맞을 것 같은 냄새가 강하게 요동치고 있네요.
황금란이 칼을 맞는다면, 금란이를 제어하는 좋은 방법 한가지는 될 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아무리 주식담보 원본을 사채업자에게 안기고 회사를 말아먹은 딸이라 할지라도, 돈이 아니라 자식을 품는다는 것을 정원이도 알게 되겠지요. 이권양과 황남봉 역시 마찬가지고요. 28년을 호강시키고 키우지는 못했지만, 딸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이에요. 부모와 자식으로 맺어진 인연이 피가 안섞였다고 하루아침에 남이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칼맞은 딸을 걱정하는 키워 준 부모의 눈물을 금란이 외면할 수는 없겠지요.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금란이가 칼을 맞을 가능성은 농후하지만, 한정원이 맞을 가능성도 큽니다. 한정원이 칼을 맞는다는 것은 종로백곰의 생명의 은인으로 만듦과 동시에, 종로백곰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고, 내일을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다면, 평창동에 진동하는 피비린내가 손자에게까지 되물림된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더 아파하고, 그 아픔이 손주들에게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깨우침이지요. 예고편에 정원이 할머니의 모습, 어쩌고 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종로백곰에게 가장 서늘한 경고가 될 듯하더라고요.
나중에 나이들면 손톱을 바짝바짝 살점까지 집어서 깎아 줄 것이라고 귀여운 협박을 하고, 손주드립까지 미워할 수 없는 정원의 순수함이 종로백곰의 꽁꽁 언 마음도 녹여갈 거라고 생각됩니다. 칼맞을까 두려워 24시간 경호를 받고, 아들이 좋아하는 하늘을 마음껏 보라고 나무 한그루도 심지않은 평창동 저택의 넓은 잔디, 그 위에서 손주들이 평화롭게 뛰놀며 자라야 하지 않겠어요? 
죽으면 엽전 한 냥도 가져가지 못한다는 돈을, 왜 그렇게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지, 황금란과 종로백곰을 통해서 행복의 가치와 돈의 무상함을 배우게 합니다. 이런 말을 하니 피식 웃음이 나오네요. 솔직히 저도 돈 좋아하거든요. 많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요. 세상에 돈 싫다는 사람 어디있겠어요. 하지만 피까지 묻혀가며 돈을 많이 가지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입히고, 가족을 버리면서 까지 가지고 싶지도 않고요. 그런 돈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을 것 같거든요. 황금란과 종로백곰이 지금 행복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황금란과 한지웅에 대한 정리는 다음에 별도로 따로 하겠습니다. 속이 가장 복잡하면서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황금란, 그런 황금란을 내치는 아버지 한지웅에 대해서도 이견이 많을 듯해서요. 서로 보지 못하는 모습을 각자의 시선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4
2011.06.20 13:20




흔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로, 부지런한 사람이 가지는 행운에 대해 말합니다. 그런데 한 번 뒤집어 생각하면 이 말에는 심각한 모순이 존재하지요. 일찍 일어난 벌레의 불행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자성어로는 역지사지라는 간결한 말로 표현할 수 있겠지요.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보면서, 평창동 엄마 진나희를 보면 생각나는 말입니다.
진나희(박정수), 29년간을 친딸로 알고 키운 한정원과 진짜 친딸 황금란이 바꼈다는 사실을 알고 가장 속이 상했을 엄마입니다. 친딸 황금란이 가난한 고시식당집 딸로, 아버지는 도박에 어머니는 가정형편때문에 딸을 대학에 진학시키지도 않고, 여상을 보내 한푼이라도 벌어 집안살림에 보태라고 했으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죠.
친딸을 하루라도 빨리 평창동 집에 데리고 와서 그동안 못해준 것, 아니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주고 싶었겠죠. 왜 안그랬겠어요. 진나희는 친딸 황금란을 데려와, 10년을 일한 서점의 퇴직금과 맞먹는 돈을 용돈으로 주고, 값비싼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란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가루를 뿌려줍니다. 할 수만 있다면 금가루로 밥이라도 지어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황금란은 진나희가 생각하는 그런 딸이 아니었습니다. 29년을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아버지 노름빚을 갚느라 허덕이고, 사시패스한 예비검사에게는 결혼날짜를 잡아두고도 파혼을 당하고, 그런 밑바닥 인생은 황금란을 물질만능주의, 황금만능주의 인간으로 세상에 대한 증오심과 질투, 소유욕이 강한 아이로 자라게 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친딸이 고생했던 지난 29년이 가엾고, 불쌍하다고 생각했던 진나희는, 금란이가 그동안 억울하게 받지 못했던 것을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었지요. 어머니 심정으로 충분히 이해도 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해도 저 역시도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식에게 잘해준다는 것과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그 차이를 진나희는 간과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못해준 자식에게 잘해주고 싶은 심정이야 십분이해되지요. 그러나 자식이 잘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 지를 진나희는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원이와 금란을 한 집에 데리고 살면서, 진나희는 두 딸사이에서 눈치만 봐야 했지요. 처음에는 두 아이를 똑같이 사랑하리라 마음먹었지만, 친딸에게 눈이 한 번 더 가고, 손이 한 번 더가는 것을 어찌하지 못합니다. 
어렸을 때 친정어머니가 들려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의붓자식과 친자식을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이 똑같이 사랑했던 심성 고운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의붓자식보다 친자식 얼굴에 윤이 나고, 날이 갈수록 살이 더 찌더랍니다. 남들 눈때문에라도 의붓자식에게 한 번이라도 더 젖을 물렸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남들이 보는 데서만 잘해 준 것이 아니라, 남이 보든 안보든 똑같이 사랑했는데, 왜 그럴까? 도깨비가 몰래 들여다 봤더랍니다. 한밤중에 자는데 그 여인에게서 희미한 연기같은 기운이 나와, 친아들을 감싸 안더랍니다. 탯줄로 이어진 모정이라는 것이 그렇게 질기고 강한 것이겠지요.
진나희는 적어도 이성적으로는 똑같이 대하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았지만 앞서는 감정을 자신도 어찌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원이가 신림동 집에 가는 것도 반대했지요. 자기 자식 데려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기자식으로 키운 정원이도 빼앗기지 않겠다는 욕심이지만, 그것도 부정할 수 없는 모정때문이었습니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정원이를 다른 집에 보내는 것도 싫을 뿐더러, 가난한 집에 보내는 것은 더더욱 싫었겠지요.
나중에는 정원이 신림동 어머니 이권양의 녹내장때문에 갔던 것을 알게 되고는, 금란이가 알고도 온 것에 실망했느냐는 말에도 아니라고, 당연히 집에 와야 했다고 말하지요. 친딸 금란이 그 집 짐을 져야 할 이유는 없겠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키워준 엄마인데, 그렇게 모질게 나오지는 말았어야 했다고, 한마디 해주기를 내심 바랐지만 하지 않더군요. 더 기가 찬 것은 정원이 집을 나간 것때문에 남편 한지웅이 정원에게 노기충천한데도, 비밀로 하자고 공모(?)를 해서, 남편이 금란이에게 실망할까봐 배수진을 쳐준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부자엄마 진나희와 가난한 엄마 이권양의 마음이 다 자식 위하는 모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진나희의 이기적인 모습이 계속 드러나니, 실망이 분노로 바귀고 있는 중입니다. 진나희의 이기적인 모습은 한정원과 황금란 둘 다 편집장 송승준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취한 행동이었습니다. 진나희는 정원이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금란에게 잘해 보라고 응원을 해줍니다. 반면 이권양은 정원에게도 황금란에게도, 그 사람 아니면 안되겠느냐고 접으라는 말부터 했지요. 
조건을 따지자면, 제가 속물적인 사람인 것같아 조심스럽지만, 황금란은 지혜의 숲 사장 친딸이라는 것 외에는 내세울 만한 조건은 갖추지 못했지요. 학벌, 커리어, 적어도 송승준과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문학적 소양이나, 상식도 부족합니다. 물론 사람이 사랑하는데 집안 배경만 가지고 마음이 끌리지는 않겠지만, 황금란은 한순간에 신데렐라가 되자 자신이 뭐가 부족한 지를 알지 못합니다. 사랑에 학벌따지냐고, 대학 졸업장이 상식과 그 사람 됨됨이, 내면적인 깊이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물론 알지만, 그래도 송승준은 조금 예외적인 조건이 필요한 사람같아서 말이지요.
송승준에게는 같은 곳을 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는, 철학과 문학적 소양이 있는 사람이 동반자로 어울리지요. 한정원의 순수함과 통통 튀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도 매력이었겠지만, 한정원이 책을 만들면서, 또 수많을 책을 읽고 사람을 만나면서 쌓아온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없었다면, 송승준에게 한정원은 출판사 여직원이었을 뿐일 겁니다.
한정원이 송승준에게 했던 말 중에 제가 항상 기억하는 말이 인디언말로 친구라는 뜻이에요. 송승준이 한정원을 여자로, 동반자로 선택하려고 마음을 열었던 순간이었다고 생각되거든요. "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해요. 내 슬픔을 지실 수 있어요?". 한정원의 말에 송승준은 "한팀장 등에 진 슬픔, 나눠집시다" 라며, 한정원에게 공식적으로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요.

반면 황금란은 송승준 마음을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송승준을 내남자로 만들겠다, 송승준과 결혼을 하겠다는 결과론적인 목표에만 매달립니다. 송승준이 마음을 줄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음에도 포기하지 않지요. 한정원에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경쟁심이고, 편집증적인 집착입니다. 황금란은 송승준이 자기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안중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혜의 숲 사장의 친딸이라는 좋은 조건을 갖췄는데, 화려한 명품으로 도배된 미모로 끝까지 붙잡으면 넘어올 것이라는, 아니 자기남자가 될 거라는 착각에 빠졌지요. 여기에 천군만마보다 대단한 종로백곰 송승준의 어머니의 지지를 받고 있으니, 기를 쓰고 송승준을 차지하려고 하지요. 자식 이기는 부모없다는 말은 종로백곰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이기도 합니다.
황금란은 자기가 얼마나 추악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어요. 책을 만드는 사람, 좋은 책에 자부심과 자존심을 걸고 사는 송승준에게, 필름사건은 오만정이 떨어지게 할 끔찍한 범죄행위였습니다. 황금란이 한정원과 출생의 비밀로 얽혀있지 않았다면, 출판사 사장 딸이라고 해도 단칼에 잘라버렸을 겁니다. 그럼에도 황금란에게 기회를 준 것은,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사과를 하고 제대로 출판일을 배워보게 하려는 것, 밑바닥 인생에서 황금란이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새롭게 찾게 하고 싶은 것, 그것이 송승준 식의 응원방법입니다.
정나미가 이미 다 떨어져 버렸을텐데, 그래도 그 어머니를 등에 업고서라도 송승준과 결혼하고 싶다며, 진나희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은, 그래서 더 가증스럽고, 뻔뻔하기 그지없는 일이지요. 자기 행복하겠다고 다른 사람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황금란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황금란이 송승준에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듣는 어머니 진나희는 정말 더 정나미가 떨어지더군요. 황금란이 말했지요. "그 사람 어머니가 가진 재산 천억, 아니 2천억, 수천억이 걸렸어요". 정원이가 재산때문에 송편집장을 좋아하느냐는 진나희의 말에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니라고는 생각안돼요"라며, 정원이 돈때문에 송편집장을 좋아한다는 말을 아닌척 하면서 흘리지요. 아주 영악스럽기 짝이 없는 금란입니다.
금란의 말을 듣자 아무리 가난하게 자랐지만, 무섭도록 변해가는 배금주의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종로백곰의 돈에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황금란이지요. 아무도 무시하지 못하는 자리, 국회의원까지 머리를 조아리고 떵떵거리는 권력과 금력을 휘두르는 무소불위의 자리입니다. 돈이면 처녀불알도 살 수 있는 자리, 종로백곰의 왕좌를 차지하면, 아무도 자신을 내려보지 못하고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원이 주식과 가진 것 모두를 평창동에 두고 가는 것을 보면서도, 금란은 그런 계산을 먼저 했습니다. 이까짓것 송편집장 어머니 재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라고 생각했을 거라고, 정원의 생각을 자신의 기준으로 맞추지요. 금란이 안타까운 것은 언제부터인가 황금만능주의가 금란을 지배하고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너무나 가난하게 자라고 무시당해서,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금란을 두둔하고 싶은 분도 있을 겁니다.

금란의 황금만능주의를 부채질하는 인물은, 다름아닌 친어머니 진나희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천만원을 용돈으로 주고, 수천만원을 우습게 쓰면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해 주는 진나희, 황금란이 만난 친어머니는 돈 수천만원을 우습게 쓸 수 있는 부자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부엌에서 고시생들에게 밥팔고, 저녁에는 한 개당 70원짜리 상자를 접느라 허리를 펴지 못하는 신림동의 가난한 어머니의 모습과는 딴판이죠.
누구의 인생이 행복해 보이느냐, 혹은 누구처럼 살고 싶으냐고 물어본다면, 바보아닌 다음에야 당연히 평창동 어머니 진나희를 택하고 싶겠죠. 돈이란 그렇게 좋은 것입니다. 누구에게도 머리를 조아릴 필요도 없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꿀릴 필요도 없고, 국회의원 앞에서도 고개 당당히 들고 호령할 수 있는 것이 돈입니다. 돈이면 안되는 것이 없다는 의미로, 돈이면 처녀 불알도 살 수 있다는 말까지 있을라고요. 어머니 진나희에게서 본 것이 돈 맛이라면, 종로백곰에게서는 돈이 가진 어마어마한 권력을 본 황금란입니다. 진나희가 못다해 준 사랑이라고 준 돈맛이 황금란을 망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된 셈이지요.
진나희의 이중적인 심각성은 또 있습니다. 황금란이 송편집장 어머니를 등에 업고라도 결혼하고 싶다며, 송승준을 간절하게 원하는 것을 진나희는 사랑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렇게 원한다면 함께 끝까지 가보자고, 반대가 분명할 남편 한지웅은 자신이 방어하겠다는 결심까지 굳히는 진나희였습니다. 송편집장과 한정원이 저녁식사에 교제허락을 받기 위해 오자, 안절부절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고, 그저 실망하고 상처받는 황금란이 안쓰러워 어쩔 줄을 모르더군요. 그리고 정원에게 아버지가 반대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돈때문이냐고 묻는데, 정말 아연실색했습니다. 어떻게 29년을 키운 딸아이 성정을 키운 어머니가 그리도 모를 수가 있냐는 말입니다. 황금란은 불과 몇달밖에 함께 생활하지 않았지만, 송편집장에 대한 마음을 진심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사채업자가 사돈을 맺기에는 썩 유쾌하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남편이 송승준의 됨됨이를 알면서도 단호하게 반대를 할 것을 알면서도, 진나희는 친딸 황금란에게는 되고, 한정원에게는 안된다고 고개를 젓더군요. 한지웅은 성격상 이해가 되지만, 진나희는 이기심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자식을 그토록 지키고 싶고 사랑한다면, 지나가는 개미도 벌벌떤다는 사채업자에게 친딸 황금란은 더더욱 반대했어야 하는데, 아니더라고요. 설마 진나희도 송승준 어머니의 수천억원대의 재산에 눈이 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채업자라고 한정원에게는 안된다고 하고, 황금란에게는 끝까지 가보자고 하는 이중성이 싫어지네요.
돈에 욕심없다며 있는 재산 지키고 있다가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것만 바란다는 진나희는, 없는 사람 알기를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 것 같더군요. 고고하고 우아한 척은 다하면서, 속물근성과 없는 사람 거지취급하는 것을 보니, 그 이중인격이 치떨리게 무섭습니다. 정원이 친부모와 한가족처럼 왕래하자는 한지웅의 말에, 싫다는 이유가 가관입니다. 은근히 기대고 손 벌릴까 싫다는 겁니다. 없는 사람들은 우리랑 뇌구조부터가 다르다면서 말이지요. 있는 사람들 뇌는 금줄 둘렀고, 없는 사람들 뇌는 새끼줄 둘렀다는 말인지... 
올곧은 한지웅이 심지 굳게 중심을 잡아줘서, 적어도 콩가루 집안꼴이 나지는 않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한지웅의 말이 가슴에 와닿더군요. "우리 돈 그만 지키고 자식 지키자. 그 돈때문에 우리 애들 미래가 망가지는 것같다. 애들한테 튼튼한 미래를 물려주자". 어른다운 어른이 드디어 전면에 나서서, 드라마가 덜 막장으로 갈 것같습니다. 아니 황금란의 미친 질주에 제동은 걸어줄 것같습니다. 황금란이 제 살 찢기고 상처입는 것도 모르고, 삐뚫어질테다 라고, 정말 반미친X처럼 이성을 잃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이집에 새로운 골치덩어리 42살의 만삭며느리가 들어왔는데, 진나희, 한상원에 이어 전편집장 이은정도 진상이더군요. 바람 잘날 없는 평창동, 진나희가 상대하기는 좀 버거울 포스로 보이던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이은정이지만, 이 집구석 잘못된 인간들을 제대로 잡아주는 인물이 되었으면 싶네요. 한상원은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열등감도 있었지만, 싸고도는 진나희때문에도 더 망가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전인수라고 진나희의 안으로만 굽는 팔을 보니 말이지요.
한상원같은 망나니 아들이 뭐 대단하다고, 진나희같은 엄마 아래서 그런 개차반 아들이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니지 싶습니다. 내세울 것도 없는 아들이더구만, 어떻게 자기자식 아이 가진 임산부에게, "고아라는 게 찝찝하고 싫다"고, "네 부모를 못 믿겠어서 그런다" 라고, 며느리로 반대하는 이유랍시고 대못박는 막말을 할 수가 있는지... 위선으로 칭칭감고 있는 교양과 품위는 개똥보다 못한 장식품에 불과한 속물 진나희입니다.
귀한 자식일 수록 회초리 한 번 더 든다는 말도 있지요. 금란이 누렸어야 했던 것이라고, 엄마 역할 못한 것에 대한 보상처럼 무한정 채워주고, 핏줄만 앞세우는 이기심이 황금란을 더 망가뜨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진나희입니다. 배고팠던 아이라고, 독이 되는 음식인지 가리지도 않고, 소화도 시키지 못할 정도로 너무 많이 먹여서, 지금 황금란은 체해버렸어요. 뒤늦게라도 금란이 급체한 것을 파악한 지혜로운 아버지 한지웅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31
2011.06.19 09:01




황금란의 악행은 날이 갈수록 자신을 지옥으로 밀어넣고 있습니다. 그만 그곳에서 걸어나오라는 한정원의 진심어린 충고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황금란이 망가져 가는 것이 뒤바껴온 인생에 대한 억울함과 보상심리때문에 그럴 수 있으려니 하고 이해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편집증적인 병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누구에게나 야누스적인 이중성이 있다고 하지만, 황금란은 자격지심에 찌들어 추악하게만 변해가는 모습에 혀만 차게 합니다. 황금란의 공감가지 않는 악행을 캐릭터가 아니라, 이유리마저도 미워하고 싶게 만드는 연기는, 작가의 극단적인 대본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의 한정원 역의 김현주는 듣기 거북스러운 코맹맹이 어리광 목소리도, 그 캐릭터의 맑음 때문에 보석처럼 빛납니다.
드라마 작가는 초반 두 사람의 바뀐 상황에 다르게 처신할 수 밖에 없는 애매모호함의 경계를,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너무나 분명하게 선악 캐릭터로 양분해서 갈등구조를 적나라하게 묘사합니다. 착한 애는 더 착하게 나쁜 애는 더 나쁘게, 콩쥐팥쥐가 따로 없지요. 드라마에서는 하다못해 한 줄짜리 대사만 하는 조연들도, 감정표현이 노골적이고 유치하기 짝이 없습니다. 18살 한서우(박유환)보다 못한 찌질한 어른들이 대부분이지요. 그 속에서 두 사람을 적절하게 조율하고 있는 인물은, 왕자님 송편집장과 아버지 한지웅입니다. 송승준과 한지웅은 두 사람의 갈등을, 아니 정확하게는 한정원에게 열폭하는 황금란을 사람답게 만들어 줄 인물들이지요.

필름을 빼돌린 것이 황금란이었다는 사실에 졸도한 한지웅, 스트레스성 쇼크로 다행히 아무 이상없이 깨어났지만, 금란이 정원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상심이 큽니다. 병원에 오지 말게 해달라며, 한지웅이 정원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아버지의 큰 사랑을 보는 것같아 뭉클하더군요. "잘 지켜주게, 우리 정원이...내가 믿는 자네, 내가 본 자네만 보겠네. 내 목숨같은 아이네. 내 목숨 맡기는 거야. 만일 내 목숨(정원)에게 위협이 오면 가차없이 내 딸한테서 자넬 쳐낼 거야".
한지웅은 교제를 허락한 사실을 두 사람만이 알고 있으라며, 부인 진나희와 금란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요. 한지웅은 쑥대밭이 돼가고 있는 집안꼴을 제대로 살피고 싶었던 겁니다. 아내 진나희가 망치고 있는 금란이, 자신이 모르고 있었던 금란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고 싶었던 것이지요. 낳았다고 부모가 자식을 다 아는 것도 아닐진대, 하물며 29년을 남남으로 살았던 금란을 한지웅은 이제서야 제대로 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어디서 비뚫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부터라도 금란이 바르게 걸어갈 수 있도록, 아버지의 역할을 재대로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금란이에게 신림동 집 부모님 안부를 묻고, 식사초대를 하자고 의중을 떠보는 한지웅, 금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요. 신림동 어머니의 녹내장 사실을 알면서도, 너무 건강해서 탈이라고 말하는 금란이 실망스러운 한지웅입니다. 무엇때문에 이 아이가 그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원이의 무엇을 빼앗고 싶은 것인지, 묻지 못하는 아버지 한지웅은 가슴이 답답해져 올 뿐이지요.
금란은 금란이 대로 아버지에게 여전히 사랑받지 못하고 있음에 슬퍼하지요. 금란에게 송편집장에 대한 마음을 접으라는 아버지에게 누가 친딸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금란은 아버지는 정원이 아버지일 뿐이라고 서운해 하지만, 금란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책만드는 것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송편집장에게, 자신의 행동이 낯부끄럽고 창피해서라도 마음을 접어야 하는데도, 금란은 송편집장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 듯하더군요. 지독한 편집증입니다. 상대가 한정원이기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금란, 결혼관도 사랑관도 엉망입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고, 갈 때까지 가보자는 황금란은 스스로 지옥을 만들고 있습니다. 황금란이 못된 이유는 모든 이유를 정원이때문이라고, 아버지가 자기보다 정원이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고 모든 것을 다른 사람만 탓하기 때문이에요. 금란이도 때때로 자신의 역겨운 모습이 싫어서 흔들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을 수 있는 한정원이 얄미워, 흔들리는 마음도 정원이만 보면 사라져 버립니다.
지하창고로 쫓겨난 정원에게 필름일을 사과하러 왔으면서도, 신나게 페인트칠을 하는 정원을 보고는 심사가 뒤틀려 버리는 금란입니다. "너때문에 내가 먼지같고 벌레같아서 죽으려고 했어. 다음 생에는 꼭 너처럼 태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죽을 걸 그랬어. 지옥이야. 다시 태어난대도 지옥이라고...". 황금란은 가난한 고시식당집 딸이 아니라, 지혜의 숲 사장딸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정원의 자리에 들어갔으면서도 행복하지 못합니다. 그것이 정원이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금란은,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마저도 불행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먹을 복 타고 난다는 말도 있지만, 주어진 복도 개밥으로 만들어 버리는 금란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못남때문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금란입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치환하고 싶은 못된 심보때문이에요. 행복은 다른 사람이 가진 것과의 비교대상이 아니라,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느냐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금란입니다.  

반면 한정원은 어느 곳에서도 행복합니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는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에요. 허름한 창고에 내려와서도 페인트칠을 하며 웃을 수 있는 정원에게는 늘 새로운 꿈이 생겨납니다. 편집팀이 아니면 새로운 인터넷 판매팀에서 또 시작하면 되니까요.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정원은, 자신이 되고 싶은 꿈을 한 번도 손에서 놔본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를 보며 키운 꿈, 아버지가 주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처럼 되려고 노력하는 것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정원입니다. 커리어는 아버지가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알고 있는 정원이지요.
친아버지를 도박혐의로 고발한 정원이 뒤늦게 아버지에 대해 무심했던 것을 고백하고, 아버지에게 다가서는 모습은 정원의 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버지 옷 사이즈도 모르고, 생신도 모르고, 무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도 몰랐던 것은,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내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지요. 그런 정원에게 아버지 황남봉도 마음을 열지요. "배운 자식은 뭐가 달라도 다른가 보다"며, 네가 무섭다고 악담을 퍼부었던 황남봉, 친딸이 아버지를 고발했다는 것에 충격받은 황남봉도 마음을 열더군요.

사랑하는 사람 대신 아버지를 택하겠다고, 종로백곰 고은혜의 협박에 무릎 끓으려는 한정원은 드라마 제목에서 생략된 보석입니다. 종로백곰 승준어머니도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녹일 수 있는 인물이 한정원이지요.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은 종로백곰도, 정원이 어머니의 다른 모습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약해지더군요. "다른 사람들 눈에는 어머니 돈만 보이지만, 제 눈에는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정성껏 가꾼 정원이 보여요. 아들이 좋아하는 하늘을 고스란히 보게 하기 위해, 정원 한가운데에 나무도 안 심어 둔 걸 알죠. 아들이 좋아하는 가자미 식혜를 만들고 매일 아들을 기다리는 것을 알죠. 그리고 험악한 광수씨가 어머니를 한결같이 지키는 것이 두려움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말괄량이 천방지축 한정원이 사람을 보는 깊은 눈을 가졌다는 것을 본 종로백곰이 노기를 누그릴 줄 알았는데, 전화를 가로챈 아들의 말에 광분하는 것을 보니, 아직은 승준어머니가 싸움을 끝낼 것 같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결말까지 가기에는 아직 많은 분량이 남았기에, 예고편에 종로백곰이 정원을 보고 웃은 것이 속임수라는 생각이 드는데, 요즘 종로백곰과 한정원의 티격태격이 상당히 재미있답니다. 정원의 엉뚱함에 당황하는 승준모친이 잠시 잠깐씩 귀엽게 보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이번회 가장 훈훈한 장면은 황남봉과 정원이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장면이었고, 한정원이 보는 승준어머니의 모습을 말하는 장면이었답니다. 아버지 황남봉이 정원이 사이즈도 모르고 전해준 옷을 입고 경찰서에서 나오는 장면이 정말 좋았어요. 와이셔츠는 미어터지게 작고, 바지는 흘러내릴 정도로 커서 허리띠로 졸라 매고, 그래도 딸 정원이 가져다 준 옷을 스타일 완전 구겨주시고 입고 나왔더라고요 ㅎㅎ.
그리고 송승준의 식판 프로포즈는 참으로 무드없는 프로포즈였지만, 왠지 송승준다워서 웃음도 나왔다지요. 잔멸치 볶음 옆에 반지를 두고 식판을 바꾸는 송승준, 무릎을 꿇으라고 하니 무릎까지 꿇고 프로포즈를 하지요. 끊임없이 터지는 역경에도 정원의 왕자님이 되어주는 송승준, 정원 앞에서는 유치찬란 어린애가 돼버리지만, 정원의 가장 믿음직한 그루터기입니다. 종로백곰의 간악한 다음 수가 터질 것같아 걱정은 되지만, 정원을 지키는 영원한 그루터기가 돼주었으면 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한정원이라는 인물이 왜 사랑을 받을까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표면적으로 정원의 캐릭터는 작정하고 착한 콩쥐로, 황금란은 못된 팥쥐로만 그려가고 있어서, 황금란의 이해되지 않은 악행은, 점점 설득력도 공감도 잃어가지만, 한정원이라는 캐릭터는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드라마 제목이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말하다 말고 끝났다 했는데, 생략된 뒷말은 보석이 아닐까 싶습니다. 보석은 한정원이라는 캐릭터이고 말이지요.  
한정원은 평창동에 있을 때도, 신림동으로 가서도 빛을 잃기는 커녕 더 빛나는 보석이 되고 있지요. 심지어는 종로백곰의 집에 가서도 윤기가 납니다. 무뚝뚝한 광수가 승준에게 "요즘 한정원씨가 드나들면서 집이 환해졌다"고 말할 정도지요. 돈비린 내와 피비린 내가 진동하는 종로백곰의 집에 사람냄새을 불어넣고 있는 정원이지요. 신림동 집에서는 웃음이 많아졌고, 가족들이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요. 가장 큰 변화는 어머니 이권양과 황남봉입니다. 실명을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이권양에게, 아흔아홉살 할머니도 사랑을 꿈꾼다며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고, 아버지의 도박중독을 끊기 위해서는 패륜아가 된다 할지라도 고발했어야 했다는 한정원은, 늘 푸른 소나무처럼 반듯함을 잃지 않는 보석입니다. 그리고 정말 큰 변화는 종로백곰을 돈쓰는 세련된 백장미(ㅎ)로 만들 것같아, 가장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환경이 바껴도, 장소가 바뀌어도 보석은 제 빛을 잃지 않고 빛이 나지요. 어둠속에 스며드는 한줄기 빛이 더 환하게 느껴지듯, 어둠속에서도 보석은 빛을 잃지 않습니다. 평창동 부잣집 딸로 자라서 빛났던 것이 아니라, 한정원의 마음이 그녀를 빛나게 했던 것이지요. 황금란이 여전히 보지 못하는 것, 황금란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든 것은, 정원이 걸친 명품옷이나 가방이 아니었다는 것을 언제나 볼 수 있을까요? 다시 태어나면 한정원처럼 되고 싶다는 황금란은 명품옷, 명품가방, 보석을 주렁주렁 걸고도 한정원이 될 수 없었습니다. 정원이 사랑받는 이유가 겉모습이 아니라, 속때문이었다는 것을 황금란이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