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옥'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3.08.01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종석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 '잊고 있었다' (20)
  2. 2013.07.26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정웅인 악행 종지부 찍을 한마디 (6)
  3. 2013.07.25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다희, 두 아버지를 위한 심청이의 눈물 (6)
  4. 2013.07.19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보영 돌직구 고백 vs 이종석 까치발 키스 (9)
  5. 2013.07.18 '너의 목소리가 들려' 황달중을 위한 증인, 이젠 서도연 차례다 (3)
2013.08.01 10:08




정확한 지점에 펼쳐진 에어매트에 심심한 감사인사를 했던 너목들 17회, 박수하가 장혜성이 납치된 기정단지에 가기까지의 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마지막회를 준비하는 듯 차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민준국의 아픈 과거,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가슴 한 구석을 쿡쿡 아프게 찔러왔습니다. 그의 죄는 물론이거니와 희대의 싸이코패스 살인마가 돼버린 민준국을 미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기에... 특히 어춘심 아줌마의 죽음은 민준국이 인간말종임을 보여주었기에 더 미웠습니다.  

그런데 그의 사연은 참 아프더군요. 아내를 살리기 위해 하루를 이틀로 살았었다는 민준국, 아내가 수술만 하면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낮에는 공사장에서 밤에는 불법포장마차를 하면서 민원을 넣지 말아달라는 호소 프랭카드까지 걸고 수술비를 마련했었던 민준국이었죠.

아내가 살 수 있다는 희망은 순식간에 도둑맞아 버렸습니다. 그가 밤낮으로 일해 온 시간이 단 한시간만에 허무하게 말이죠. 세기대학병원의 심장이식 수술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써줬던 박수하의 아버지 박주혁, 그 역시도 아내를 민준국처럼 살리고 싶어했던 같은 마음이기는 했습니다. 응급도를 조작해 적합판정을 받은 이식자 순서를 제치고 자신의 아내부터 수술을 받게 한 마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이기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옳은 방법은 아니었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민준국에게 증오와 복수심만 남은 이유, 그가 짐승이 된 이유와 변명이 한편으로는 이해됩니다. 누구도 장담못합니다. 민준국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민준국처럼 행동하지 않겠다고...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겠지만 저도 마음으로 내 가족을 앗아간 사람을 수백 수천번 죽였을 겁니다. 민준국처럼 11년의 지옥같은 속이 되었을 지도. 그래서 제가 사람 오래 미워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 제가 힘들어서;;

혜성도 그럴 겁니다. 어머니를 죽이고도 무죄로 뻔뻔하게 풀려난 민준국, 마음으로 수백 수천번을 죽였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엄마의 유언은 혜성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불쌍한 사람들, 어여삐 여기고 가엾게 여겨라. 세상 이뻐 하면서 살기도 부족한 시간아이가...". 어춘심 아줌마가 혜성에게 다른 말을 남겼다면 혜성은 지금처럼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날 죽인 놈은 민준국이다. 애미 죽인 놈에게 혜성이 니가 꼭 복수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면, 혜성의 속도 민준국처럼 증오와 복수심의 지옥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민준국은 복수의 방법을 바꿨지요. 혜성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해 수하를 살인자로 만들려는 것이었습니다. 선그라스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치밀하게 계산까지 해두고서 말이죠. 그러나 수하는 혜성을 죽였다는 말에 움찔했지만, 민준국이 원하는대로 행동하지 않았지요. 울 수하 대단! 짱! 

마음 속은 민준국을 죽이고 싶은 분노가 치밀었겠지만, 혜성과 했던 약속을 끝까지 지킨 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민준국의 선그라스를 보며 생각하죠.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던 것은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은 곧 혜성이 살아있음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장혜성! 내 목소리 들리지? 잘 들어. 난 절대 이 사람을 죽이지 않을 거야. 당신하고 한 약속 지킬거야. 난 절대 짐승으로 살지 않아. 당신하고 한 약속 꼭 지킬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휴대폰으로 수하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혜성, 테이프로 입이 봉해졌지만, 수하가 들어달라고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죠. '수하야, 잘했어. 난 괜찮아, 고맙다 수하야, 약속지켜줘서'.

 

혜성이 민준국을 용서해야 혜성 마음이 편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양형을 줄이라는 말은 아니에요. 물론 민준국에 이러저러한 사정이 있었으니 무죄를 주장하라는 말은 더더구나 아니고... 민준국을 마음의 지옥에서 나오게 하는 것, 그것이 혜성이 해줬으면 싶다는 거죠. 그것이 진정한 짱다르크가 되는 것이라 생각도 했고요. 신상덕 변호사가 그랬죠.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변호사없이 재판할 수는 없다. 국선변호사가 그래서 있는 것이고, 그게 법이다.

전 민준국이 모든 범행을 인정하기를 바랍니다. 혜성을 납치하고, 수하와 동반자살을 시도한 것은 현행범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어춘심 아줌마나 과일가게 아줌마, 그리고 11년전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인 의사의 죽음, 그 진실은 민준국의 자백 외에는 증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범행들 일체를 민준국이 자백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준국이 자백하게 되는 동기가 혜성의 용서에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수하 아버지를 대신한 수하의 사과도...  

수하는 행동으로 민준국을 용서하고 사과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혜성을 미끼로 자신을 살인자로 만들려 한 민준국을, 수하 눈 앞에서 쇠파이프로 아버지를 죽였던 민준국을 용서하기란 힘든 일이죠. 이유있는 살인이라 할지라도 살인이 무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런 민준국이었는데 옥상에서 떨어지려 할 때, 민준국의 팔을 잡고 죽음을 막으려 했죠. 본능적으로 막은 점도 물론 있었겠지만...  그때 수하는 민준국의 마음을 읽었지요. 아버지에 대한 비밀도 말이죠.   

민준국에게는 '너처럼 짐승으로 살지 않겠다'는 수하의 말을 뒷받침하는 행동이었기에 민준국의 패배감은 더 짙어졌고, 수하와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악수를 두기는 했지만, 민준국이 자신을 살리려 하는 수하를 되새겨 보기는 할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수하, 차관우에게 그런 마음이 있다는 것이 참 좋더군요. 차관우 변호사가 서도연 검사에게 물었지요. 박수하와 민준국의 차이를 아느냐고... 미친소리로 들리겠지만 민준국이 아주 조금 불쌍하다면서 말이죠. 그래요, 저도 민준국의 악행은 밉지만 그가 조금은 불쌍합니다. 아내를 잃고, 병원에서 난동을 부린 행위로 교도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 치매기가 있던 노모와 어린 아들이 죽지만 않았더라도, 그는 짐승으로 살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민준국은 아무도 없었어요. 민준국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도, 그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도, 그를 사랑해 주는 사람도, 그리고 그가 지켜야 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한사람만 있었더도, 민준국은 다르게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박수하처럼요. 그래서 난 민준국이 아주 조금은 불쌍합니다". 

수하에게는 혜성이 있었지요. 사람 마음을 읽는다는 수하의 말은 법정에서 어린 아이의 상상으로 치부되어 웃음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 나타난 사람이 혜성이었죠. 증언을 하고 겁에 질려 우는 혜성, 아무도 남지 않은 수하에게 혜성은 꼭 지켜야 할 사람이 되었습니다.

 

무사히 구출된 장혜성이 병원 응급실에서 수하와 했던 대화중에 장혜성이 어쩌면 민준국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대사가 있었습니다. 전 이 대사가 마음에 들더군요. 장혜성이 유능한 변호사가 아닌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는 진정한 짱다르크가 된 듯 해서 말이죠.

혜성이 수하에게 물었죠. "어머니는 어떻게 돌아가신 거야?", 심장수술을 받고 한달만에 거부반응으로 수하의 엄마도 죽었다지요. "그래서 민준국이 더 화가 난 거구나. 자기 아내를 살릴 심장이 그렇게 허무하게 사라져 버려서...". 그 말을 듣는데 닭살스럽게 예쁜 수하와 혜성의 침대씬을 보면서도 복잡한 생각이 한가득 밀려오더군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민준국이 왜 그토록 수하아버지를 증오했었는지... 

민준국은 아내를 살릴 심장을 약속된 수술 시간을 고작 한시간을 남겨두고 훔쳐가 버린 박주혁 기자가 미웠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도, 그런 불합리한 특혜를 허락한 병원도... 그런데 말이죠, 민준국은 다른 이유로도 박주혁이 미웠습니다. 그렇게 도둑질해 간 심장을 받았으면 박주혁의 아내만이라도 살았어야 했는데, 박주혁의 아내도 죽어버렸으니 얼마나 허무했겠어요.

간디의 유명한 일화가 있지요.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인용인지 모르겠지만, 불현듯 간디의 신발이 떠오르더군요. 열차에 오르려다 실수로 신발 한짝을 떨어뜨린 간디, 열차는 속도를 내기 시작해 떨어진 신발을 주을 수 없었다지요. 간디의 다음 행동은 나머지 신발 한짝을 벗어 떨어진 신발쪽을 향해 세게 던진 것이었습니다. "누군가 신발 한 짝을 줍는다면 나머지 한짝도 있어야 신을 수 있잖아요".

 

심장 거부반응으로 박주혁의 아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때 민준국은 '내가 못먹은 감, 너도 못먹어야 돼'의 심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입장을 바꿔 제가 민준국이었다면, 그렇게 생각했을 것 같거든요. '내 아내는 죽었지만, 아내가 받지 못한 심장을 누군가가 받아서 그 사람이 살았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살고 싶어했던 그의 아내처럼 박주혁의 아내도 살고 싶어했을테니까요.

물론 심장을 이식받고 민준국의 아내가 살았을지, 부작용이 일어났을지는 모르죠. 하지만 민준국의 당시 심정으로는 박주혁이 심장을 도둑질 해가서 민준국 아내는 물론 박주혁의 아내까지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박주혁이 더 미웠던 것이고... 그렇다고 사람을 죽인 행위는 그 동기가 불쌍하다고 법적으로 용서를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리고 수하의 불길한 나레이션에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았습니다. 진짜 잊고 있었습니다. 수하와 혜성처럼 까맣게 말이죠. '그 때 우리 두사람은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민준국이 잡히면 그의 숨겨진 과거가 세상에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고, 그의 과거가 드러나면 나의 감춰졌던 과거 역시 세상에 드러난다는 것을... 우린 살아있다는 기쁨에 취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수하의 과거란 민준국을 찌르려던 칼에 혜성이 찔렸던 주차장에서의 사고였습니다. 혜성은 민준국이 찌르고 도주했다고 수하를 지켰지만, 민준국이 그 때의 일을 진술한다면 수하는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정에 서야 할지도 모릅니다. 거짓진술을 한 혜성도 변호사로서 문제제기를 받을 수도 있고요ㅠㅠ

물론 수하는 혜성을 찌를 의도가 전혀없었고, 혜성 역시 수하를 고소하지는 않겠지만, 합의가 있다고 수하의 과실마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지는 지는 제가 법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데 수하의 나레이션은 수하가 기소될지도 모른다는 복선으로 들려 불안합니다. 어쩜 좋습니까, 우리 수하 경찰대학에 가야 하는데...  

전 드라마틱한 상상이지만 민준국에게 남아있을 인간적인 마음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죽음을 각오했던 민준국, 에어메트에 떨어져 허무하게 끝나버린 그가 그린 '끝'의 그림, 경찰에 구조 동시에 체포되면서 소리쳤죠. 차라리 죽이라고 말이죠. 

사람 마음이 법 앞인데도 줏대가 없습니다. 잘못에 대한 죄가는 치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수하가 혜성을 찌른 것은 맞는데도 스무살 수하를 감옥에 넣는 것은 절대 네버 결코 보고 싶지는 않거든요. 민준국에게 그래서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던 그의 말을 그의 마지막 재판에서 누군가 들어주고 해줄 겁니다. 차변이 되었든 장변이 되었든... 그들이 국선변호사이기에... 민준국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변론이 아니라, 민준국이 왜 짐승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그것이 민준국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이지 않을까... 혜성과 수하의 용서가 민준국이 모든 범행을 자백하고, 수하에 대해서는 자신이 했던 짓들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거짓 진술을 해주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꼬맹아, 난 짐승으로 내 인생을 버렸지만, 넌 니 말대로 나랑 달랐어. 꼬맹아, 넌 나랑 다르게 살아봐라. 사람 마음을 읽는 너의 능력으로 나같은 사람 마음도 읽어주고... 그래서 다른 누군가도 나처럼 지옥에서 살지 않도록, 짐승이 되지 않도록 도와줘라. 이게 꼬맹이 너와 장혜성, 그리고 사장님(어춘심)에게 하는 내 사과다'.

 

민준국의 죄는 법으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민준국의 마음은 저는 풀어주기를 바랍니다. 황달중을 보면서 깨달아졌던 것, 26년간이나 억울한 옥살이를 했으면서도, 판결을 잘못 내린 서대석을 용서함으로써 그는 남은 여생에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그 동기가 다시 찾은 친딸 서도연이기는 했지요.

황달중을 보면서 끔찍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더군요. 황달중도 그랬죠, 서대석 판사가 죽이고 싶을 만큼 밉다고, 그렇지만 용서한다고... 만약에 민준국이 형량을(무기징역이 되겠지만, 중간에 무기징역이 최고형으로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준국이 예전 교도소 생활에서도 모범수로 생활했던 것을 보면) 마치고 몇십년이 지나 출소를 했는데, 여전히 그 증오와 복수심이 남아있다면, 전 그 뒤를 생각하기가 싫습니다. 어쩌면 혜성과 수하에게 벌어진 지금과 같은 상황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황달중이 자신을 감옥에 넣은 서대석을 용서하는 것을 보고, 민준국을 감옥에 넣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민준국이 자신이 얼마나 못나게 살아왔는지 후회하고 속죄하는 것이, 민준국의 끝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바라는 민준국의 끝은 복수와 증오심을 내려놓게 하는 것입니다.

감옥에 넣는 것은 법의 일이지만, 민준국의 사과와 후회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민준국의 복수심과 증오심을 내려놓게 하는 것, 왜 수하에게 사람 마음을 읽는 능력을 주었는지, 혜성을 국선변호사 짱다르크로 그린 이유가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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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6 12:14




"너희 엄마는 어떤 분이셨어? 그러고 보니 수하 넌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안하더라", 왜그랬을까? 다분히 허무맹랑한 상상이겠지만, 수하의 팬던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너무 어려서 엄마를 잃은 수하이기에 엄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서 였을까...아니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하 엄마에 대한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아버지와 민준국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수하는 팬던트를 열어 엄마와 찍은 사진을 보는 일이 많아졌죠. 그런데 수하의 표정에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의 감정같은게 별로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싶었죠. 

그리고 차관우와 장혜성에게 보낸 과거의 기사들, 아사 치매 노인과 아이의 기사는 상상의 늪으로 저를 끌어들이더니 결국 밑도 끝도 없는 상상으로 절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더군요. 희미하게 처리되었지만 아이는 네살쯤 돼보였고, 기사는 잠이 들어 흔들어도 일어나지 못했다라는 식으로 표현되었을 뿐입니다. 이하 기사는 독거노인에 대한 복지문제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과 관심에 대한 요지로 절반이 채워져 있었죠. 병원에서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난동을 부리다 구속된 민모씨는 민준국이었고, 치매 독거노인과 아이는 민준국의 모친과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불분명한 것은 독거노인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는데,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더라는 것이죠. 혹 치매노인만 사망하고 아이는 깨어나 시설에서 보호를 받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어지는 상상은 수하가 민준국의 아들이고, 박주혁이 자신의 기사를 믿고 무리하게 수술을 시도한 민준국과 그의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수하를 입양했던 것은 아니었나 입니다.  

박주혁(박수하의 아버지)의 아내가 사망한 것은 2001년 4월, 민준국은 아마 그 이전에 병원난동으로 구속중이었던 듯하고, 2002년 출소해 당시 수술 의사였던 우성식 교수와 수술 성공생존율 100%의 허위기사를 썼던 박주혁 기자를 살해했죠. 수하도 자동차에 함께 타고 있었지만, 거리를 떠돈지 한참 돼보이는 노모와 아이를 보면 이들이 네살보다 어렸을때 민준국이 수감되었기에 아들을 알아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죠.

참 끔찍한 상상이죠? 황달중을 잘못된 판결로 26년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당시 판사였던 서대석이 황달중의 딸을 입양했던 것처럼 말이죠.

 

수하가 엄마에 대한 말이 없었던 것은 그래서였을까? 팬던트의 엄마와 보낸 시간이 별로 없어서.. 어린 아이때 봤던 엄마 아빠의 얼굴을 어린 아이가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두세살 무렵에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이가 2~3년 지나 내가 엄마 아빠다라고 나타나면, 아마도 누구라도 믿겠죠. 그런데 엄마는 입양되고 얼마되지 않아 사망해 버렸고...

공원관리국에서 발견된 당시 나이가 네살쯤 돼보였다고 했으니, 그때는 어린 나이지만 할머니한테 엄마가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엄마가 또 생겼다? 어린 아이는 정리되지 않은 혼란비슷한 감정으로 새로 생긴 엄마를 봤을 수도... 그래서 수하가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또 다른 상상은 수하의 팬던트속 엄마가 수하의 친모가 맞고, 그 여자는 박주혁의 아내가 아닌 민준국의 아내일 가능성입니다. 그런데 네살 정도였던 민준국의 아들 얼굴을 보니 수하 어렸을적 얼굴과는 좀 달라서 가능성은 좀 희박하기는 합니다.

문제는 수하의 잃어버린 핸드폰인데, 그 핸드폰에 팬던트가 걸려있고, 휴대폰은 민준국 손에 있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4885 오토바이 날치기가 왜 수하의 휴대폰만 가지고 갔을까? 오토바이 날치기는 민준국에게 돈을 받고 수하의 가방을 채갔겠지요. 24시간 경찰이 밀착보호중인 수하와 장혜성 둘 중 하나에게 접근하기란 쉽지 않았던 민준국은 수하의 휴대폰으로 혜성을 불러냈겠죠. 혜성이 수하의 휴대폰이기에 아무 거리낌없이 문자나 전화통화를 했을 거고, 민준국은 수하를 가장해서 몰래 법원 뒷문으로 나오게 유인했다든지, 수하를 납치하고 있으니 혼자 나오라는 민준국의 전화를 받고 나갔겠죠. 

그런데 민준국이 우연히 수하의 휴대폰에 매달린 팬던트를 열어 그 안에 있는 여자가 자기 부인이라는 것을 보게 된다면? 팬던트 사진을 본 충격으로 수하나 혜성을 죽이지 못하고 멈칫하고, (혜성을 구하기 위해 수하가 치명적 부상을 입는 일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 수하의 죽음은 상상으로도 하고 싶지않군요), 여튼, 그때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결국 붙잡히고 맙니다.

*******허무맹랑한 제 상상은 여기까지입니다.

 

혜성이 납치되어 수하가 패닉에 빠졌죠. 어찌하지 못해 공중전화를 흔들고 우는 수하때문에 가슴이 씨리씨리 아파죽겠군요. 웨딩드레스 입은 혜성과 수하의 달달한 시간, 유치찬란한 꿈속에 혜성이 피를 흘리고 쓰러진 꿈때문인지, 결말에 이르러 누군가의 죽음이 더 나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물론 수하가 혜성을 구하러 와서 둘 중 누군가는 다치거나 끔찍하지만 죽을 수도 있습니다. 혜성보다는 수하쪽이 죽을 가능성이 커보이지만, 전 수하의 죽음 역시도 상상하고 싶지 않군요. 그냥 쪼매만 다치는 정도로 하면 안될까 싶은데... 전 수하에 대한 야무진 상상으로 그의 청사진을 꿈꾸고 있단 말입니다. 수하와 충기는 경찰대학에 합격하고(충기는 완전 턱걸이로) 수하는 민중의 참 지팡이로, 혜성은 힘없고 억울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귀가 되었으면 싶거든요.

혜성은 드라마 처음부터 민준국의 변호사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기에(드라마 흐름상) 일단 살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수하는 불길한 꿈처럼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저 작가에게 치성드리는 마음으로 빌고 있습니다. 살려두지 않으면 차관우가 7년전 신상덕 변호사 차에 했던 것(똥칠이라죠?) 그대로 반사해주겠어요!!! 이러면서ㅎ;; 

 

엔딩에 나왔던 수하의 불길한 나레이션, 다분히 중의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희망과 슬픔의...

"2013년 7월 26일 오후 3시 10분, 그녀가 민준국에게 납치됐다. 그로부터 두시간 30분후 우리의 11년간의 이야기는 종지부를 찍게 된다". 

종지부라... 누구와의 종지부를 의미하는 걸까요? 혜성과의 종지부라면 수하가 이런 과거형의 나레이션을 할 수 없겠죠. 종지부를 찍게 된다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수하가 살아서 회상했다는 것입니다. 죽어서는 회상할 수가 없으니 말이죠.

종지부는 아마도 민준국과의 이야기가 종지부를 찍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는 민준국에 현장에서 체포되거나 죽었다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물론 전 체포되기를 바랍니다. 짱다르크의 완성점이 민준국의 변론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황달중 귀신살인미수 사건은 배심원 전원 무죄평결임에도 법으로 무죄를 선고하기는 애매했습니다. 우리 귀여운 김공숙(김광규) 판사가 법 원칙과 마음과 싸우느라 머리털 한웅큼은 더 빠진 듯 보이더군요. 해법은 서도연이 내놨지요. 검사가 공소취소를 하는 것으로 말이죠. 그에 대한 책임도 도연이 지겠다고, 도연은 친아버지 황달중을 결국 구했습니다. 오페라 까치도둑 서곡에서 변론의 힌트를 얻은 장혜성의 최후변론, 짱짱걸, 우리 혜성이 최고다!

김공숙 판사가 최종선고문을 읽는 동안, 황달중의 눈에는 굵은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황달중 재판의 하일라이트는 서도연의 눈물이었지만, 백미는 김공숙 판사등 재판부가 보여준 행동이었습니다.  

"국민들이 법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법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게 본 재판부의 생각이며, 국민참여재판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검찰에서도 공소를 취소했다며, 공소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말한후, 세명의 판사가 취한 행동을 보며 얼마나 감동으로 울컥했는지 모릅니다.

김공숙(김광규)을 비롯한 세명의 판사는 황달중의 얼굴을 똑바로 보고, 정중히 고개를 숙이더군요. 법의 사과였습니다. 26년 억울하게 옥살이를 시켰던 잘못에 대한 사과였죠. 황달중은 이번 재판을 통해 사과를 받고 싶다고 했었죠. 뻣뻣한 권위의 상징 법은 26년 잘못된 판결에 대해 그들 세명의 판사를 통해 사과했던 거죠.  

재판이 끝나고 11년의 해묵은 일도 털어내는 장혜성과 서도연, 11년전 폭죽사고에 대해 서도연은 진심으로 사과했죠. "미안했다. 나도 아버지처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나봐. 틀린 걸 인정하지 않는게 얼마나 끔찍한 건지 오늘 알았어. 사과할게, 진심으로".

 

 

재판부의 사과와 서도연의 사과, 그리고 이어진 말은 황달중의 용서라는 단어였습니다. 정웅인의 악행 종지부를 찍을 단서 한마디 역시 '용서'입니다. 황달중의 국민참여재판이 끝나고 신상덕 변호사가 물었죠. 딸과 헤어져 살아게 한 서대석이 밉지않냐고?

"화납니다. 죽이고 싶게 화납니다. 근데 용서했어요. 시간이 얼마 없잖아요. 내 남은 인생을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고 싶지 않아요. 죽기 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게 흉한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용서하는 겁니다. (딸을 잘 키워준)서대석 판사가 이뻐서 용서하는게 아니에요". 

장혜성의 짱다르크 완성점이 민준국의 변론에 있는 것도 바로 용서때문입니다. 혹이라도, 그래서는 안되지만, 만에 하나라도 수하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혜성에게 민준국은 죽이고 싶은 인물이 됩니다. 여태까지 혜성은 민준국을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지는 않았죠. 두려워하기는 했지만요.

수하에게 내내 당부했던 말이 민준국에 대한 원망으로 가해자가 되지 말라는 말이었지요. 수하는 그 약속을 지켰고요. 민준국이 수하를 해쳤거나,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했다면, 혜성은 엄마 어춘심을 잃은 것과 함께 민준국에 대한 증오심을 억누르기 힘들 겁니다.

 

그런데 재판이 끝나고 황달중이 말합니다. 어머니 어춘심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았던 말을 말이죠. "내 남은 인생을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쓰고 싶지 않아요. 죽기 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렇게 흉한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황달중의 용서는 지금의 행복을 만들어줬습니다. 매일매일 병실에 온 딸 도연이 26년전에 전해주지 못했던 크레파스로 아빠의 얼굴을 그려주고, 닭살스러운 셀카도 함께 찍어줍니다.  

혜성의 엄마도 마지막까지 민준국을 불쌍히 여겼죠. 증오심으로 지옥에서 살아온 거 아니었느냐면서 말이죠. 민준국은 지난 10년 증오와 복수심이라는 지옥에서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에게 사과할 의사도, 기자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민준국이 사과보다는 복수를 택해 이들을 죽여버렸지만 말이죠.

어머니와 아들(?)이 굶어죽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는 제정신이 아니었을 겁니다. 없는 형편에 막대한 수술비를 내고 수술을 했지만, 아내는 의료사고로 죽고, 민준국이 교도소에 있는동안 치매기 있던 어머니와 어린 아들은, 굶어서 죽었답니다.

아내의 의료사고 후에도 박주혁은 여전히 성공생존률 100%라는 허위기사만을 썼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의료사고로 죽었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세기대학 병원의 의료사고에 대한 기사는 단 한줄도 내지 않았던 박주혁 기자였습니다. 병원에서 쥐어준 대가성 촌지때문이었겠죠. 병원도, 법도, 언론도 민준국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민준국은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고, 남은 시간 평생을 감옥에서 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혜성이 그런 극악무도한 민준국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증오하고 복수심으로 이를 갈아야 할 장혜성이 말이죠. 장혜성은 민준국을 어춘심(김해국)의 당부처럼 아마도 마지막에는 용서할 듯 합니다. 혜성의 용서는 무죄를 주장한다는지 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민준국은 반드시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니까요. 박수하 역시도 아버지를 죽이고 혜성과 자신을 죽이려한 민준국을 용서하고, 아버지를 대신해 사과하면서 민준국을 변화시켜 보길 바래봅니다.  

 

무죄인 사람을 무죄판결로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하지 않는 것도, 억울한 사람에게 법의 선처를 내리게 하는 것도 짱변의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진정한 짱다르크라고는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마음의 복수심, 증오심을 가지게 된 것에 대한 변호와 그 지옥같은 마음의 감옥에서 풀어주는 것 역시도 변호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하처럼 생각을 읽는 능력은 없지만, 진심을 읽어주는 변호사, 상처를 읽어주는 변호사, 우리사회에 있어줬으면 하는 진정한 짱다르크는 아닐까...

혜성이 민준국을 변론하는 것이 곧 용서일테죠. 장혜성의 용서는 민준국의 마음을 움직이고, 민준국은 모든 범행을 인정하면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감옥에서 살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더이상 복수심과 증오라는 또 다른 감옥에서 살지는 않을 테니 말이죠. 용서로 마지막 남은 시간을 마음의 감옥에서 살지 않게 된 황달중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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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5 08:15




'딱 걸렸어~', 썬캡으로 얼굴을 가리고 들키지 않으려던 혜성의 마음을 수하가 읽고 말았지요. '어떡해... 자꾸 두근거려', 수하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썬캡으로 가려보려 했던 혜성, 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여자가 이런 생각을 들키고 싶겠니?" 부끄부끄 혜성^^

수하마음도 제마음과 같나 봅니다. 썬캡을 올리고 한참이나 나이가 많은 여자를 사랑스러워 어찌할바 모르고 쳐다보더군요.

혜성의 두 손을 꼭 잡은 수하, "앞으로 무슨 꼴 보여도, 무슨 생각을 하든 당신한테 실망할 일 절대 없을거야. 당신도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내가 어떤 사람이어도 절대 실망하지 말아줘". 키스는 불발되었지만, 요따위 썬캡이 당신 마음을 평생 가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쓰레기통에 시원하게 썬캡을 던져버리는 수하였죠. 박력수하도 캡짱이야! 

 

채옥(전영자, 김미경)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황달중 사건, '귀신살인미수'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연주시의 핫뉴스로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찌른 피해자가 26년전에 이미 사망한 전영자라며, 귀신을 찌른 것이기에 무죄를 주장하는 황달중, 김충기와 고성빈이 재판과정중 교차편집으로 귀신살인미수를 어떻게 봐야하는지 쉽게 설명해주기도 했죠. 이 커플 은근 어울리고 귀엽습니다(성빈아, 충기 괘안은 녀석같아. 마음 좀 열어줘!). 

황달중의 친딸로 밝혀진 서도연 검사, 장혜성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아 헛소리말라고 혜성의 따귀를 때렸지만. 서도연도 아버지 서대석의 미심쩍은 행동들로 조금은 짐작했었죠. 확인사살하는 심정으로 아버지에게 장혜성이 유전자 검사를 해달라고 했다고 말하는 서도연, 아버지 서대석의 반응은 도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있었지요.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어야 할 아버지가, 아니 그래줬으면 싶었던 아버지가 검사를 하기로 했느냐고 묻습니다. "전 아버지가 말도 안된다고 그러실 줄 알았어요". 

도연이 유전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도 유전자 검사를 받는 도연이 예쁘고, 또 한편으로는 정말 안쓰럽더군요. 도연도 자신이 어떻게 입양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지요. 아버지 서대석의 돌이킬 수 없는 치부까지도 말이죠.

"재판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야. 재판 후 니네 아버지가 한 짓이 잘못된 거야. 재판 끝난 후 전영자씨가 니네 아버지를 찾아갔어.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찾아왔으니 놀랐겠지. 딸을 거둬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딸이 바로 너야. 권위적인 너네 아버지 틀렸다는 것 안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야".

또다시 혜성의 뺨으로 올라가는 도연의 손, 수하가 들어와 사과하라고 도연을 다그치다 도연의 마음을 읽지요. '아버지,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해주세요'. 수하도 민준국에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때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아버지가 민준국의 아내를 죽게 만들었다는 말을 믿고 싶지 않아,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그 순간과 지금의 서도연 검사가 똑같았습니다.  

"세상이 무너진 느낌일 거야. 20년 넘게 알아온 아버지 악행을 알았는데... 시간을 좀 줘. 진실을 덮으라는 얘기가 아니야. 사람을 먼저 봐달라는 소리야".

혜성에게 했던 말은 지금 수하의 심정이기도 합니다. 혹이라도 아버지와 민준국에 대한 과거의 일을 알게 되면, 혜성이 자신을 멀리할까 두려워 말하지 못하는 수하죠. 아버지와 민준국의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수하, 혜성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수하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러나 수하는 자신이 없습니다. 혜성을 좋아해서 더 자신없습니다. 자꾸만 더 좋아지기만 하는 그 사람을 잃을까봐 말이죠(혜성인 그런 인격이 아니야, 수하야~).

 

혜성의 사무실을 나간 도연은 차를 세우고 가슴을 치며 눈물을 쏟고 말지요. 아버지인줄도 모르고, 딸을 빨리 찾고 싶지 않냐고 민준국을 잡기 위해 민준국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아버지를 증언석에 세웠던 도연이었습니다. 그 딸이, 황달중이 그토록 애타고 보고 싶어하는 딸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도 모른체 말이죠.

졸지에 두 아버지가 생겨버린 도연, 마음이 복잡합니다. 친아버지 황달중의 과거 무죄를 밝히면 지금의 아버지 서대석이 쌓아온 명성을 잃게 될 것이고, 그렇다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친아버지의 무고를 모른 척 덮을 수도 없는 서도연이죠. 

아버지의 서재. 즐비한 공로패들 사이에 나란히 사시합격증서가 놓여있습니다. 서대석과 서도연, 사시에 패스하고 아버지에 이어 대를 이어 법조인이 된 것에 얼마나 대견스러워 하셨던가...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은 것같아 도연은 또 얼마나 기뻤던가...

 

도연은 다시 혜성을 찾아갔지요.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면서 말이죠. "대신 조건이 있어. 이 재판으로 우리 아버지의 아무 것도 망치면 안돼. 그러니까 재판에서 우리 아버지(서대석) 얘기는 입도 뻥긋하지마. 내가 검사를 받는 이유는 황달중씨를 위해서가 아니야. 우리 아버지를 위해서야".

혜성이 서대석을 찾아가 도연의 그런 마음을 전해줬는데도 서대석은 요지부동이더군요. "도연이 알고나서 처음으로 걔가 불쌍해 보였어요. 저같으면 서대표님 같은 아버지 많이 원망했을거예요. 서대표님을 증인신청하지는 않을 겁니다. 도연이 한테 약속했거든요".  

증언할 것 없다고 끝내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는 서대석, 그 이유 역시 도연이 때문일 거라는 짐작은 갑니다. 아무리 명예가 중요하고, 외통수처럼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권위로 똘똘 자신을 싸매고 있는 서대석이라지만, 도연이는 가슴으로 품은 자식입니다. 폭죽사건때도 도연의 말을 믿어줬던 것도 그의 부정때문이었겠죠. 도연이를 친구들 앞에서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그래도 도연이를 위해서라면, 아니 자신이 무고하게 26년이나 인생을 망쳐버린 황달중에게는 진심으로 사죄를 했으면 싶군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황달중의 신채옥 살인미수 사건, 친아버지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를 해야 하는 서도연, 딸의 뒷모습을 망연히 쳐다보는 황달중의 착잡한 심정, 두 사람은 이미 서로가 부녀사이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재판정에 흐르는 슬프다 못해 잔인한 공기는 보는 시청자들 마음에 아프게 흘러들었지요.

아버지의 눈을 피하며 살인미수로 기소하는 서도연, 딸아이의 얼굴을 보며 황달중은 공소사실을 부인하죠. "제가 그 사람을 찌른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전 무죄입니다". 딸아이에게만은 무죄인 아버지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황달중, 못난 아비지만 살인자 아버지는 되고 싶지 않았던 것이 황달중의 마음이었을 겁니다. 제손을 키우지 못한 딸, 저렇게 똑똑하고 예쁘게 자란 딸, 그 아이에게 친아버지가 살인자라는 것만은 남겨주고 싶지 않았던 황달중입니다. 

26년전에 황달중의 변호를 맡았던 신상덕 변호사,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들어 황달중의 무죄 모두진술이 시작되었고,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할 유전자 검사 결과도 혜성에 의해 공개되었지요. 서도연의 평화를 위해 가명 심청이로 표현하는 혜성, 심청이(서도연)와 황달중, 심청이와 신채옥 99.999997%일치합니다 (잔디머리 검사, 어쩔~).

 

피고인 심문에 앞서 황달중은 딸 서도연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깁니다. "제가 하는 말 속기록에 기록되는 거죠? 오늘 날 위해서 유전자 검사를 해준 제 딸 심청이... 심청이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누군지 어디 사는지 모르지만, 계속 그렇게 행복하게 이쁘게 살아달라는 그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황달중도 알고 있었습니다. 전날 면회를 와 아버지 대신 사과를 했던 서도연이 그의 친딸 가현이라는 것을 말이죠. "저희 아버지는 26년전 재판 사과하지 않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아버지도 그 판결 후회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저를... 아버지는 그걸 인정할 만큼 유연하지 못하세요. 그렇게 살아온 분이에요. 그러니 제가 대신 사과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도연이 "저를..."하고 삼켜버린 말에 황달중은 그 아이가 가현이라는 것을 알았지요. "너 몇살이니? 너 가현이니?", 돌아서 눈물을 흘리며 서도연이라고 아버지를 돌아보지 못하고 가버렸던 딸... 황달중은 여한이 없습니다. 딸아이가 자신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해주었다는 말에, 도연의 지금 행복을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차마 부르지 못하는 이름 내딸 가현이, 심청이 도연이가 고맙습니다. 마지막 소원도 이루었습니다. 딸 아이 얼굴 한 번 보고 죽는 것, 저렇게 곱고 영민하게 자라줘서 그저 고맙습니다. 처음 본 아버지를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해 준 심청이, 그 아이가 아버지는 무죄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가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이제 다 살아버린 인생, 앞으로 살날이 구만리인 가현이가 아버지에 대한 마음의 짐을 지고 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인 황달중입니다.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부녀, 이 기막힌 운명은 끝내 도연을 오열하게 만들었지요. 고맙다는 말을 심청이를 빌어 하는 아버지, 도연은 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사망하면 살인자가 되는 것 알고 있죠?", 더이상 심문을 하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와 버리는 도연, 아버지를 살인자로 만들려고 하는 딸, 이 상황이 도연에게는 끔찍한 지옥입니다. '아버지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를 살인자로 기소하고 있는 도연이 얼마나 괴로운 심정이었을까요. 

끝내 오열하고 마는 도연, "혜성아, 나 죽을 것 같아. 나 좀 살려줘, 우리 아빠좀 구해줘, 제발...". 심청이 도연때문에 함께 엉엉 울고 말았네요. 이다희의 감정연기도 좋았고,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나게 된 얄궂은 운명에 가슴 아파서...

 

양부 서대석도 지키고, 친부 황달중도 지키고, 서도연은 이제 과거 법정문을 열지못하고 비겁하게 도망쳐 버렸던 그 서도연이 아니었습니다. 11년을 아버지 서대석과 혜성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기를 쓰고 변명해 왔다던 도연, 도연이는 이제 더이상 변명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잘못된 판결임을 알고도 시정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을 26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아버지 서대석, 유전자 검사를 하겠다는 조건으로 혜성이 서대석을 증언대에 세우는 것을 막았던 도연은 아버지 서대석을 지켰습니다. 그가 쌓아온 명성, 명예, 자존심을...(물론 서대석이 황달중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일이 남았지만).

유전자 검사로는 친부 황달중을 구했죠. 선채옥과 전영자가 동일인이라는 것이 그들 사이의 딸 도연의 유전자 검사로 판명났으니, 황달중은 귀신을 찌른 것이 맞았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의거 황달중은 무죄판결을 받게 되겠죠.

양부에게도, 친부에게도 도연은 공양미 삼백석에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였습니다. 심청이의 눈물이 가슴 아프게 시청자를 울렸지만, 잘했다고 칭찬해 주고 싶네요. 도연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도연의 눈물은 두 아버지를 위한 예쁜 심청이의 눈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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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9 13:13




기억과 함께 마음을 읽는 능력도 돌아왔다는 말에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혜성, 감추고 싶었던 마음들을 수하가 알고도 모른척하고 있었음에 화가 나는 혜성이었죠. '좋아해', '함께 있었으면 좋겠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속마음 모두를 들켜버린 혜성입니다.

고모부의 마음을 읽어내는 수하를 괴물이라며 그 방으로 들어가 버렸던 기억을 떠올리고는 괴로운 수하였습니다. '고모부를 미워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했다. 들키고 싶지 않은 속마음까지 매순간 들여다 보는 내가 얼마나 괴물 같았을까...'.

이어지는 수하의 나레이션은 마음을 읽는 초능력이 수하에게 얼마나 버겁고 부담스러웠었는지를 말했지요. '진실을 전하는 건 늘 고통스럽다'. 

수하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을거라 믿는 혜성을 속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억과 능력이 돌아왔음을 혜성이 알았으니, 함께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도 말이죠. 기억을 찾으면 다시는 혜성을 찾지말라고 했던 말에도 '서도연 검사가 황달중의 딸이라는' 진실을 말할 수 있었던 것, 수하가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니라고 수하를 믿고 있는 혜성의 마음때문에 더이상 속일 수가 없었지요.

민준국이 잡히고 혜성이 안전해질 때까지만 있게 해달라는 수하, "앞으로 당신 눈 보지 않을게, 절대... 그냥 내 눈은 당신 재판에서만 이용해도 돼. 그것도 싫으면 다신 나 보고 싶지 않으면 그렇게 해, 대신 민준국 잡힐 때까지만 당신 곁에 있게 해줘". 

또 감추고 있는 것없냐고 묻는 혜성에게 수하는 없다고 말하죠. 민준국이 들려준 아버지와의 일은 차마 말하지 못하는 수하입니다. "모든 시작은 내가 아니라 네 아버지때문이야", 혜성의 어머니가 죽고, 혜성마저 위험에 빠진 이 모든 일들이 수하 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면, 혜성이 정말로 수하를 보지 않으려 할까 두려운 수하였습니다. 

 

혜성과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한발자국 뒤에서 따르는 수하, 나란히 서지 않는 수하가 더 불편해지는 혜성이었죠. 혜성은 수하에게 돌직구 고백을 합니다. 애써 도망치고 수하를 밀어내려고 해도 안되는 감정, 수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혜성이었죠. 역시 짱짱걸 짱변! 

수하가 자신의 눈을 피하지 않게 두손으로 수하의 얼굴을 감싸고 말하죠. 그녀의 진심을, 거짓없는 마음을... "좋아해, 수하야. 동생으로서, 친구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널 좋아한 다음부터 네 능력이 싫고 무서워. 들키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많아져서 그 순간을 들킬 때마다 널 원망할 것 같애. 그 원망들이 널 다치게 할 걸 생각하면 그것도 끔찍해. 그것말고도 우린 안되는 일이 너무 많아.... 그래도 좋아해 많이".

끝을 생각하면서 어정쩡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얼굴보고 웃을 것 웃고, 얘기할 것 솔직히 얘기하고 지내자고 말하는 혜성, 혜성의 엄마도 유언으로 남겼지요. 예뻐하고 사랑하면서 살기도 모자란 시간, 미워하고 증오하면서 살지 말라고...  

 

11년간 듣고 싶었던 말을 비로소 혜성의 입을 통해 듣는 수하, 그녀의 입도, 눈도 진실(진심)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학원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혜성을 번쩍 안아올리는 수하, 그리고 이어진 수하의 까치발 키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남자배우보다 작은 여자배우들에게서 봤던 키스와는 다른 느낌으로 달달, 꺄~~악 하게 만들었죠.

수하의 까치발 키스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연출에 담긴 의미때문이었어요. 물론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수하는 혜성보다 나이도 어리고, 이제 대학준비를 해야 하는, 혜성의 기준에는 안되는 조건이 너무 많은 아직 어린 아이죠. 차관우가 양복만 입는다고 어른되는 것 아니라고, 진짜 어른이 돼보라고 한 말은 수하에게 자존심 상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수하(이종석)신분이 아니라 여러가지 정황상 다가가기 힘든 혜성(이보영)을 번쩍 들어 안고, 그녀의 위치를 상징적으로 수하보다 높게 만들었죠. 마치 지금의 혜성과 수하의 상황처럼 말이죠. 그리고 까치발로 혜성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이 비록 높이 있지만, 온 힘을 다해 당신 곁에 다가가겠다는 듯이 말이죠.

남자의 까치발 키스, 어린 연하남이라는 상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힘을 다해 사랑한다는 듯, 그 의미가 달짝지근하게 전해졌던 키스였답니다. 열정적이거나 가슴이 화끈벌렁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 아~ 이쁘다 흐뭇해지는 키스, 이종석의 사랑스러운 까치발 키스였습니다. 저 아무래도 이 남자한테 요금 너무 마음을 주고 있나 봅니다^^ 

수하와 편하게, 아니 당당하게 손을 잡고 길을 걷는 혜성, 혜성이 말했던 1%의 가벼움, 선택의 기로 앞에 어떤 쪽을 택할것인가에 대한 가볍지 않은 답이었습니다. 혜성은 처음으로 자신의 행동을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인정합니다. 아마 우연히 알게 된 도연의 심적 괴로움, 그 후회가 혜성을 가벼운 마음으로 회전문에서 나오게 했겠지요.

11년전 법정문을 열고 들어가 증언하고 나와서 지금껏 후회하지만, 그 후회가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도 교통사고로 위장해 법을 빠져 나가려 했던 민준국이 법의 심판을 받게 한 것은 잘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온 양심의 가벼움 1%, 스스로 옳았다고 여겨왔던 1%의 힘, 혜성은 그 1%의 힘으로 황달중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 결정하죠 

혜성은 도연에게서 봤지요. 그녀 역시 법정 앞에서 갈등하고 겁먹었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쳐 버리면서, 그때 내지 못했던 1%의 용기가 99%의 후회가 되었음을 말이죠. 아마 혜성이 도연처럼 도망쳐버렸다면, 혜성도 도연이 지금껏 자책하고 있는 것과 같은 후회의 무거움에 짓눌려있었을 거라는 것을... 

황달중 사건은 혜성에게 힘든 결정을 요구합니다.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친딸 서도연과 유전자 감식이 필요한데, 그리되면 도연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입니다. 여태 아버지로 알고 있던 서대석은 친아버지의 무죄를 알고도 26년간이나 감옥에서 살게 했던 사람이었고, 친아버지는 뇌종양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조사차 병원에서 얼굴만 봤던 피해자 손채옥(김미경)이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 전영자(지난 글에 전영자가 세탁한 이름이라고 썼는데 정정합니다)이며, 자신의 왼손을 잘라 남편을 감옥에 가고 하고 딸인 자신을 가지고 서대석과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도연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재수없는 기집애지만, 그래도 도연이 인생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인데, 혜성의 고민이 크지요. 

서대석을 먼저 찾아가 용서를 구하라고 기회를 주었던 장혜성, 서대석이 용서를 구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혜성도 알고 있었습니다. 11년전 폭죽사고때도 진실을 알고도 자신의 판단이 잘못이었음을 끝내 시인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으니, 판사였던 과거의 오점을 드러내는 것은 혜성이 폭죽을 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말이죠.

김공숙(김광규) 판사의 말이 참 허탈스럽게 하더군요. 황달중 사건과 같은 경우 잘못 판결을 내린 판사에게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으나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말이... 

 

도연을 찾아간 혜성은 바윗돌보다 무거웠을 진실을 꺼내놓았죠. "네가 필요해, 네가 황달중씨 딸 황가현이야".

 

'진실을 전하는 건 가장 고통스럽다. 그래서 난 가끔 진실 앞에서 눈을 감는다. 그러나 어느샌가 나의 짱다르크는 진실을 보는 나보다 더 진실을 쫓고 있었다'.

팬던트를 열어 사진을 보던 수하는 아직은 진실에 더 침묵하고 싶어하듯 팬던트를 닫아버렸죠. 수하어머니의 사진같아 보이던데, 좋은 사람이었다고만 생각해왔던 아버지의 치부를, 어머니에게 말하지 못하는 심경이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민준국의 아내를 어떻게 죽게 만들었는지, 여전히 그 사연은 나오지 않았지만 민준국을 만나 피습을 당했던 차관우도 수하에게 알리지 않는 것이 나은 진실도 있다고 혜성에게 비밀로 하라는 것을 보면, 수하 아버지가 큰 잘못을 한 것같기는 하더군요. 그렇다고 민준국을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만... 

세상에 한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있어야 했다고, 끝까지 갈 생각이라고 음울한 유언같은 말을 남겼던 민준국, 수하 아버지와의 원한을 수하와 혜성에게까지 연장하는 것은 그 사연이 아무리 구구절절 아픈 사연이라 할지라도 그를 옹호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네요.

 

수하의 독백을 통해 장혜성의 성장을 보게 합니다. 이 드라마가 추구했던 참다운 변호사의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는 짱다르크를 말이죠. 잘잘못을 구별하고 판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법이지만, 눈을 가린채 서있는 정의의 여신상처럼 법에는 눈이 없습니다. 그 법을 적용하고 집행하는 사람(폭넓게 법조인)의 눈을 통해 판단하죠.

공정의 대명사, 법과 정의의 수호자여야 할 서대석은 부장판사가 되어 맡은 첫 재판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이 무죄임을 알고도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의 딸을 자신의 딸로 훌륭하게 키운 것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혜성은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진실을 알고도 자신만 눈감아버리면, 도연이는 여전히 잘난척 지금처럼 아무 것도 모른체 서대석의 딸로서 빵빵한 스펙에 으시대며 잘 살 것이고, 어차피 살날 얼마남지 않은 황달중은 전영자가 살아있음을 알았으니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고... 황달중에게 미안하지만 혜성의 침묵이 어쩌면 여러 사람이 더 편해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도 하죠.

 

그러나 혜성은 자신이 변호사라는 점을 망각하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잔인한 진실도 있지만, 혜성은 황달중의 변호사입니다. 그가 무죄임을 알고도, 남아있는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죽을 사람의 진실에 눈을 감아버린다면, 혜성은 과거 서대석(정동환)이 그러했던 것처럼 진실에 침묵해 버린 비겁한 법조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글쎄요, 이 드라마가 법정드라마가 아닌 가족극이었다면, 전 아마 혜성이 비밀을 안고 가는 것이 모두를 위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혜성이 변호사가 아닌 다른 직업이었다면, 그냥 묻고 가자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간사하고 줏대없는 생각이지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황달중(김병옥)과 서대석(정동환)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대석이 황달중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그가 지켜온 명성과 명예를 내려놓겠다고 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까... 황달중이 죽기전에 한번만이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한 딸이 서도연 검사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딸의 인생을 위해 그가 무죄를 주장하지 않고 감옥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마음을 돌리게 될까... 그러면 뭐가 남는 것일까.  

서도연의 혼란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혜성이 진실을 말한 것에 저 역시 1%가 더 마음이 갑니다. 아마도... 법의 사과를 받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대석의 사과는 곧 법의 사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될테니 말이죠.

작가는 왜 황달중이란 인물을 26년이나 장기복역시켰을까... 모든 판례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게중에는 황달중 사건처럼 알고도 눈을 감아버린 사례가 분명 있습니다. 돈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세월, 억울하게 감옥에 있으면서 누리지 못했던 세상의 즐거움, 진실의 소리를 듣지 않고, 진실에 눈을 감았던 그 잘못된 판단에 대한 책임의 무거움을 역설적으로 경고하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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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18 10:49




혜성(이보영)의 마음을 읽게 된 수하(이종석)는 행복합니다. 귀찮고 잔소리 심해서 싫다고 밀어내려고만 하는 혜성, 실은 혜성도 수하를 걱정하고 함께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에 설렙니다. 그러나 모든 기억과 함께 마음을 읽는 능력이 돌아왔다는 것을 말할 수 없습니다. 기억을 찾으면 깔끔하게 나가달라고 하니 혜성 곁에 있으려면, 모든 기억과 능력을 찾았다는 말을 할 수가 없는 수하지요. 그런데 수하가 읽은 혜성의 마음은 그게 아니었지요.

'그 때 당신의 입은 거짓말을, 당신의 눈은 진실을 얘기하고 있었다. 당신의 눈은 내가 11년간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하고 있었지만, 당신 곁을 지키기 위해 난 그 말을 못든는 척 해야만 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좋아한다고, 떠나길 바라는 게 아니라 옆에 있어달라고 하고 싶다는 혜성의 진심, 수하에게 향하는 마음을 들키지 않고 정리하고 싶은 혜성이지만, 점점 더 수하가, 수하와 함께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고 편해지기만 한 혜성입니다. 수하가 사라지고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는지,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혜성, 그럼에도 자꾸만 밀어내려고만 하는 혜성이지요(**이유가 뭐시다냐? 나이차? 에혀~ 그런 건 핑계가 안되지 혜성아~~^^).

 

혜성의 집에 걸려오는 정체불명의 전화, 민준국(정웅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거는 모습을 CCTV로 확인한 수하, 민준국의 등장은 혜성이 위험함을 의미합니다. 혜성의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수하는 혜성의 짐을 수하집으로 옮겨왔죠. 아직 민준국은 혜성이 수하집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여전히 혜성의 집주위를 서성이고 있지만 말이죠. 혜성의 사무실 앞에서부터 꼭 잡은 손, 수하 집에 들어가서까지 놓고 있지 않더군요ㅎㅎ. 

각목을 들고 차변호사(윤상현) 집 근처에 나타났던 민준국, 차변에게 하고 싶다는 얘기는 수하의 아버지와의 과거인듯 싶은데, 수하 아버지로 인해 왜 아내가 죽었는지, 혹은 그가 죽였는지 아직은 알 길이 없지만, 비록 흉악범 살인마이기는 하지만, 그 피치못했던 사연은 궁금하군요. 본래부터 나쁜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상황이 나쁜 사람을 만드는 것이지... 

수하가 무죄판결을 받고 풀여나오면서 모두들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수하는 고등학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뤘고, 경찰대학에 지원하려고 합니다. 박수하가 경찰이 되는 것도 좋을 듯 싶군요. 이왕이면 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충기도 함께 열공해서 나란히 경찰이 되어 팀플레이를 하는 것도 나빠보이지 않고 말이죠. 요녀석들 은근히 어울리는 커플이라... 충기 열공중인지 이번회는 나오지 않아 쪼매 서운했다우~

민준국의 등장으로 수하의 혜성 밀착경호가 다시 시작되었지요. 출근길 사무실까지 에스코트, 퇴근길에는 기다렸다 함께 집에 돌아오기, 그외의 시간은 차변이 잘 보호해달라 썩 개운하지 않은 부탁도 한 수하지요. 제일 비싼 등산화 가격표 넣어서 수임료라면서 선물하는 까칠 수하도 귀엽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의 수하의 볼뽀뽀는, 이제 그런 기습행동에도 익숙해졌는지, 혜성도 싫지 않았음인지, 달달한 감정표출은 없었지만, 뜬금없는 서비스라도 좋아좋아~였다네요.  

차변은 국선전담변호사 특채 면접을 봤지요. 비록 낙방했지만, 휴지로 코를 막고 들어서는 엄기준 변호사가 붙은 듯 보이는데, 얼마나 버티고 나갈지는... 카메오인듯 싶어서 오래 함께 하지는 못할 듯 싶더군요. 예고편 등장만으로도 엄기준의 카메오 연기 기대감 상승!

차변과 장변은 수하를 통해 변호사가 무엇인지, 어떤 변호사가 되어야 하는지 서로를 반면교사 삼아 성숙하고 있습니다. 차관우가 면접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피고인만 보고 무작정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알았고, 전문성은 없고 인간성만 있는 변호사가 무능한지도 알았습니다. 장변과 저는 국선전담 변호사로 한 사람 인생을 구했습니다. 무고하게 인생을 감옥에서 썩을 뻔했던 사람(박수하)을 구했습니다. 그제 그 친구는 세상속에서 보통사람으로 아주 잘 살아갈 겁니다. 그 친구의 인생이 저와 장변호사가 국선을 하는 이유이자 동력입니다".

 

차관우의 말은 곧 신상덕(윤주상) 변호사의 25년간 창살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는 심정과도 유사한 것일 겁니다. 무죄임을 확신하고도 무죄를 입증해주지 못해 26년을 옥살이를 하게 한 황달중(김병옥), 신상덕은 제 2의 황달중을 더이상 만들지 않겠다고, 지금까지 최장기 국선변호사를 해오고 있는 것이겠죠. 수임료 쎈 로펌이나 개인변호사 사무실도 내지 않은체 말이죠. 

 

문제의 왼손살인 사건의 주인공 황달중, 그의 사연도 밝혀졌죠. 아내(김미경)가 살아있음을 보고 놀란 황달중, 아내를 해할 생각은 없었지만, 아내의 말도 안되는 변명에 그만 참지못하고 목을 조르고, 깨진 화병조각으로 아내를 찌르고 다시 수감되고 말았죠. 

귀신을 찌른 것이라는 황달중의 말, 같은 사람을 두 번 죽인 황달중의 사연, 영화로도 봤던 내용이라 그 설정이 낯설지는 않았지만, 드라마에서는 황달중의 귀신살인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군요.

"당신이 싫었고, 당신 빚이 싫었어. 더이상 당신 아내로 살고 싶지 않았어. 내 딸을 그 빚더미 속에서 키우고 싶지 않았어", 그의 전처 전영자의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그렇다고 사람을 살인자로 만드는 것은 아니죠.

전영자의 말에 일부분 공감은 가지만, 황달중과 전처, 그리고 잘 큰 서도연을 보면서 빠져드는 딜레마에 머리 지끈... 김미경의 최선이었다는 말, 오죽 싫었으면 그랬을까, 황달중의 과거가 오죽 힘겹게 했으면 그리 독하게 자신의 왼손을 자르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왔을까 싶기도 하지만, 최선이 항상 옳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난 사람을 찌른 게 아니라 귀신을 찌른 겁니다. 그러니까 난 무죄에요, 변호사님이 내 무죄 받아내세요", 면회 온 신상덕 변호사에게 절규하는 그의 눈물, 법은 25년간 그가 흘렸던 억울한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요?

아내를 유리파편으로 찌른 황달중은 서대석의 집을 찾아왔지요. 자신는 범인이 아니었다고, 아내를 죽인 것이 아니었다고, 그 억울한 마음을 토로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황달중의 행동으로 봐서는 아직은 서도연 검사가 그가 잃어버린 딸 가현이임을 알고 있는 눈치는 아닌듯 싶더군요.

황달중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법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인데, 더블크라임이라는 영화가 생각나더군요. 일사부재리 원칙은 '어떤 사건에 대하여 유죄 또는 무죄의 실체적 판결 또는 면소(免訴)의 판결이 확정되었을 경우, 동일사건에 대하여 두 번 다시 공소의 제기를 허용하지 않는 원칙'을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황달중의 전처는 전영자라는 이름으로 신분세탁을 했고, 그녀가 황달중의 전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겁니다. 부부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 사이에 난 딸을 찾아 친자확인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상황이죠.

황가현이 누구에게 입양되었는지 기관을 통해 찾아보려고 했지만, 공개 절대불가라는 안문숙의 제지로 알아내지 못했죠. 안문숙과 장혜성의 입양기록일지를 둔 신경전, 입양기록일지를 슬쩍 해보려는 혜성에게 날아오는 안문숙의 무시한 장력, 혜성의 굴욕에 그만 푸하하~~~  

한편 혜성의 신변을 부탁하러 서도연을 찾아갔던 박수하는 도연과 함께 있는 서대석을 보게 되었죠. 11년전 민준국의 사건의 담당 판사였던 것을 기억하는 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알고 맙니다. 서도연이 장변이 찾고 있는 황달중의 딸이라는 것, 서대석은 당시 황달중이 무죄였음을 알고 있었다는 것까지 말이죠.

황달중의 판결이 난 다음날 서대석을 찾아온 황달중의 전처,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은 곧 황달중에게 유죄판결을 한 서대석의 판결이 잘못된 것임을 말했고, 황달중의 전처는 그것을 무기삼아 서대석에게 딸아이를 거둬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그 아이가 바로 서도연이었죠.

능력이 돌아왔다고 혜성에게 서대석에게서 읽은 과거를 들려주는 수하, 장혜성도 서도연의 친부 황달중과 서대석, 그리고 살아있는 서도연의 생모의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필 그 아이가 서도연이라니...도대체 누가 왜 서도연과 장혜성을 이리도 질긴 인연으로 세팅했는지, 혜성 머리에 김 폴폴 올라오죠. 도연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도 없는 혜성일 겁니다. 아무리 도연이가 밉고 싫어도 네 친부가 황달중이라고 어떻게 말해줄 수 있겠어요. 그것도 지금의 아버지 서대석이 황달중이 범인이 아님을 알고도 도연의 생부를 감옥에서 25년간이나 살게 했다고... 

 

그리고 가슴이 철렁하는 혜성입니다. 수하의 기억과 능력이 돌아왔다는 말, 그것은 곧 혜성이 말한 이별의 시간이기도 했으니까요. 수하도 혜성 곁에 있을 수 없기에 기억이 돌아왔다는 말을 하지못하고 있었는데, 혜성도 수하의 기억이 아주 천천히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혜성의 말하지 못한 진심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야 수하가 그녀의 곁에 더 있을 수 있으니까... 

혜성의 입을 통해서 보다는 서도연이 먼저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였죠. 민준국의 감방동기가 황달중이라는 말에 그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화를 내고, 쓰러진 황달중을 보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충격에 사로잡혀 서있던 아버지, 황달중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재배당시킨 저의를 의심하기 시작한 서도연이었죠.

서도연이 알게 될 자신의 출생의 비밀, 황달중의 무죄를 입증할 유일한 증인이 서도연 자신뿐임을 알았을때, 서도연이 받을 충격에 벌써부터 마음이 짠해지네요. 아니 가슴이 무겁습니다.

서도연은 친부를 구할 수 있을까? 저는 서도연이 구하기를 바랍니다. 서도연은 박수하를 민준국 토막살인범으로 기소한 전례가 있습니다. 마치 지금의 아버지 서대석처럼 무고한 젊은이를 감옥에서 인생을 살게 할 수도 있었죠. 민준국이 살아있음을 알고, 장혜성은 수하가 무죄라는 사실에 기뻐했지만, 서도연은 자신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렸을 겁니다. 민준국을 서도연 자신의 손으로 꼭 잡아쳐넣고 싶은 이유도 그 때문일 거고요. 

귀신을 찔렀다고 무죄를 주장하는 황달중 사건은 작가가 서도연을 위해 마련해 둔 기회는 아닐까 싶네요. 11년전 도연은 함께 증언을 하자고 했던 혜성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도망쳐 버렸습니다. 지난 번 포장마차에서 취기에 털어놓았던 서도연의 진심, 그것은 실수였다고, 미대에 가고 싶은 꿈을 접고 검사가 된 것은 아버지와 혜성에게 보여주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변명해 온 것이라고 했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서도연은 11년전에는 무서워서 도망쳐 버렸지만, 11년 그 긴 후회를 반복하지는 않았으면 좋겠군요. 얼굴도 기억못하는 생부지만, 억울한 피해자가 되어야 했던 낳아준 아버지를 위해 그녀 자신이 친자증명을 해보였으면 합니다. 전 그러기를 바랍니다.

 

황달중이 풀려나올 수 있는 방법은 서도연 말고도 방법은 또 있죠. 전영자로 신분을 세탁한 전처(김미경)가 자수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병원에 있는 그녀의 상태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왼손을 자를 정도로 독했던 전처가 혹 딸 도연이가 비밀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 불안하군요. 자수를 하게 되면 전영자가 법의 처분을 받아야 하는데, 그래도 도연의 생모인데 생부에 이어 어머니마저 감옥에 넣는 것도 편치않고, 죽으면 황달중이 또다시 살인자가 되어야 하고... 으미 어렵네요. 이 부부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런 부부로 만나게 됐는지...

아마도 서대석은 서도연이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을 감추기 위해 전영자에게 황달중의 전처였다는 것을 절대 밝히면 안된다고 하겠죠. 도연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황달중이 친딸을 찾지 못하면, 전영자 살인미수로 수감되어야 합니다.  

25년을 세상과 차단되어 살아왔던 황달중에게 달라진 세상은 감옥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살인자로 죽고 싶어하지는 않을 황달중일 겁니다. 살인자로 죽은 거나 진배없이 살아왔던 25년, 그에게 남은 서너달 만큼은 살인자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는 않겠지요. 마지막 남은 시간, 혹이라도 잃어버린 딸아이를 찾으면 몰래 훔쳐보지 않아도 됩니다. 살인자 아버지가 아니었으니까요. 황달중의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딸아이를 만나는 것입니다. 살인자가 아닌 딸 가현이에게 줄 크레파스를 25년간 간직하고 있는 아버지로 말이죠.

 

황달중이 풀려날 수 있는 방법은 일사부재리의 원칙밖에는 없는데, 전처가 답이 될지, 서도연이 답이 될지.... 심장쪼그라지게 흥미진진, 그러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저릿하게 아프네요. 내가 서도연이라면?..... 참 어렵습니다. 황달중의 딸이 바로 자신이라고 밝힐 수 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래도 저는 바랍니다. 11년전 법정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비겁하게 도망쳐 버렸던 서도연, 이제는 비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황달중이 억울하게 흘려야 했던 25년의 눈물, 그 눈물을 딸 도연이가 닦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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