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석'에 해당되는 글 6건
- 2010.06.22 '동이' 동이에 대한 마음 드러낸 숙종의 불꽃 카리스마 (11)
- 2010.05.19 '동이' 장희빈의 눈물과 깨진 거울의 의미는? (17)
- 2010.05.12 '동이' 숙종의 연애의 기술, '사랑도 어명이다!' (34)
- 2010.05.04 '동이' 몰입방해 하는 산만한 전개에 지친다 (21)
- 2010.04.28 '동이' 부드러운 카리스마 인현왕후, 동이를 얻을 수 밖에 없는 이유 (8)
무수리에 자원해서 궁으로 들어가는 데까지 성공하는 동이입니다. 한 발치만 더 가면 숙종을 만날 수 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궁궐로 들어가 숙종을 만나겠다는 동이는 이로써 무수리라는 이력 하나를 더 달게 되었네요. 숙빈최씨의 이력에 가장 가까운 직업(?)이기는 합니다만. 장악원 노비, 감찰부 궁녀, 그리고 변가네 상단 직원에서 무수리까지 동이의 이력이 동이의 삶을 보여주듯 파란만장하네요.
오매불망 그리운 동이때문에 얼굴이 반쪽이 돼버린 숙종은 동이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몰랐을 때보다 마음이 타들어 갑니다. 더구나 장희재가 동이를 뒤쫓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무슨 봉변을 당하지 않았을까 잠도 이루지 못하지요. 숙종이 제대로 병이 걸린 듯해 보였답니다. 지금까지 숙종이 화를 내고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을 여러 번 봐 왔지만, 서용기로부터 장희재가 동이를 잡아갔다는 목격자가 있었다는 보고를 들을 때는 눈에서 번쩍 하고 불꽃이 일더라고요.
당장이라도 장희재를 잡아서 다리 몽댕이라도 부러뜨릴 기세더라고요. 동이의 신변안전을 위해 서용기가 말리지 않았다면 일 저질렀을 듯 싶더군요. 동이가 살아있다는 말을 들은 숙종은 천둥번개가 치는 궂은 날씨에도 기어이 밖으로 행차를 하겠다고 합니다. 말리는 상선영감께 버럭 화를 내기까지 하면서요. 눈빛이 너무 무서워서 상선영감도 놀라서 떨고 나갈 정도였어요. 동이때문에 숙종 성질 많이 버렸어요 ㅎㅎㅎ 굳이 행차를 고집한 이유는 서용기에게 전해주지 못한 것이 있었거든요. 바로 어령(御令)패입니다. 그 어떤 국법, 명령에도 우선한다는 임금의 어명패입니다.
그리고는 다시 시무룩해지는 숙종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차천수처럼 동이를 찾아 삼천리 방방곡곡을 다 뒤지고 싶지만 대궐을 비울 수도 없고, 임금이라는 자리에 매여있는 자신이 그 순간만은 싫어 죽을 지경입니다. 그러면 뭐해요? 칼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말이지요. 하긴 사냥 솜씨는 좀 늘었지요. 사슴도 잡아서 꽃가죽신까지 만들어 놨으니 말입니다.
"어명이 아니라 간절한 부탁일세. 부디 그 아이를 무사히 찾아 데려다 주게" 라며 차천수에게 꼭 찾아오라며 간절한 눈길을 보내는데, 서용기 종사관도 이제 눈치 다 챈듯 싶더라고요. 동이를 찾는 숙종의 간절한 눈빛이 명성대비 탕약이니 인현왕후 폐위 사건이니 하는 것들 말고도 다른 사심이 있다는 것이 다 보였으니 말입니다. 이제 동네방네 소문 다 난 듯한데 얼른 찾아서 꼬까신 신겨주면 되겠네요. 인현왕후도 다시 모셔오고 말이지요. 그런데 숙종이 동이에게 어떤 식으로 프로포즈를 할 지 저는 그게 아주 궁금해 미칠지경이랍니다. 상선영감이 "처소로 들일까요?" 이런 식으로 물어서 "응 , 그래" 이래 버리면 재미없잖아요. 작가님 기대하고 있겠습니당!
이번 회 처음으로 차천수의 동이에 대한 마음이 드러났는데요, 일년을 하루같이 동이 생각만 8년(더 됐나?)을 하다보니 어느 덧 차천수의 마음에 동이는 누이동생 그 이상의 의미가 되어 있는 듯 하더라고요. 서종사관으로부터 동이에 대한 마음이 뭐냐는 질문을 받고 천수는 그제서야 동이에 대한 마음이 누이동생 그 이상의 마음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 보였어요. 임금님이 마음에 담고 있으니 얼른 정리해야 할텐데 마음의 병이 깊어질까 걱정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설희와 차천수가 참 어울리던데 말이에요. 정임이와도 살짝 연분이 있을까 싶었는데 정임이도 궁녀이다 보니 마음을 주면 국법에 어긋날 것 같고(영패를 쓰면 될라나요?ㅎ)....
드라마 동이를 보다보면 다른 것에는 뜨뜨미지근 속내를 밝히지 않는 의뭉스러운 숙종인데, 사랑에만은 참 화끈한 분같아 보입니다. 인현왕후를 멀리하고 명성대비의 명까지 어겨가며 장희빈을 가까이 하고 있을 때도 장옥정만 보면 좋아 죽던데, 동이의 경우에는 더 심합니다. 이번 회는 동이의 오라버니라고 하니 차천수 앞에서 동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안달이더라고요. 동이 찾는 데에 쓰라고 영패까지 내리고 말이지요.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던 동이가 궁궐에 짜잔 나타났습니다. 저고리 안에 장희빈을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증험을 가지고 말이지요. 갖은 난관을 뚫고 의주에서 한양까지, 그리고 궁궐까지 들어 오긴 했는데, 어째 도성에 들어올 때 남장을 하고 들어왔을 때보다 더 험난스러워 보입니다.
그나저나 칼맞고 의주로 흘러가 고생을 겪은 후부터 동이가 조금 성숙해 보이던데요, 숙종을 떠올리며 텔레파시를 보낼 때도 이제는 그리움의 눈빛이 조금씩 묻어 나오더군요. 언제 다시 만나서 숙종과 동이가 회포를 풀게 될지 일단 도성에 들어왔으니 희망적이긴 한데, 장희빈과 오태석 일당이 동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동이의 목숨이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듯 험난해 보입니다.
참, 숙종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음독자작극을 벌인 장희빈의 소식을 전하지 못했네요. 장희빈은 치사량을 먹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분명 깨어날 것이라고 생각은 했었는데요, 음독자작극은 대궐에 피바람을 예고하며, 사람 여럿 잡게 생겼습니다. 서인들과 인현왕후가 곤경에 처하고, 인현왕후의 사가에 드나들던 감찰부 정상궁과 정임이도 무사하지 못하나 봅니다.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증험이 동이에게 있는데, 과연 동이가 증험을 내놓을 수 있을 지, 또다른 시련이 동이 앞을 막을 지, 동이의 진짜 시련과 장희빈과의 대결은 이제부터 인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동이가 문제를 해결해 왔던 방식처럼 맥없이 술술 풀려 버리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요.
교태전의 주인자리에 앉게 되었던 날, 장희빈은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제서야 장희빈은 도사 김환이 했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빛과 그림자는 항상 붙어 다니니 빛이 그림자를 불러들인다. 그 아이가 살아 돌아오면 항아님은 그 빛을 넘지 못하십니다." 빛과 그림자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인듯 싶습니다. 장희빈은 꿈을 이루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동이와의 싸움을 통해 알아갈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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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의원에서 명성대비에게 쓰면 안되는 백출부자탕을 사용한 증험을 찾아 낸 동이는 이 일의 배후에 취선당 장희빈이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심증으로는 장희빈이 그런 야비한 술수를 부리지 않았을 것이고, 모든 짓이 장옥정의 오라비인 장희재의 농간이었을 것임을 알지만, 진위를 떠나 동이와 장희빈은 끝내 결별하고 맙니다. 운명적으로 끌렸던 두 사람은 명성대비의 탕약문제로 같은 길을 갈 수 없는 대립적인 운명으로 갈리게 된 것이지요.
1. 장희빈, 자존심과 의를 버리다
장희빈의 경대거울은 장희빈의 내면을 상징합니다. 드라마 초반부터 장희빈은 상당히 강직하고, 의로운 여인으로 그려왔습니다. 사람을 알아보는 깊은 혜안과 부정한 짓으로 목적을 달성하지 않으려는 반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감찰부에 끌려 간 동이를 위해 자진출두해서 조사를 받기도 하고, 동이가 천비라는 신분의 한계에 부딪혀 꿈앞에서 좌절할 때도 동이를 격려해 주는 인물이었습니다. 명성대비와 서인이 장희빈을 모함하기 위해 음변조작과 인현왕후의 탕약문제로 장희빈을 죄어 올때도 의연했고, 넓은 도량을 보여 주기도 했지요. 음변과 인현왕후의 탕약문제는 동이의 활약으로 장옥정은 화를 입지 않게 되었고, 동이에 대한 고마움과 의리, 그리고 신뢰는 한없이 커지기만 했습니다. 동이를 본 장희재가 마마와 같은 운명을 가진 상이라며 마마에게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할 때도 무시해 버릴 정도로 동이에 대한 신뢰는 컸었지요.
이런 식의 더러운 짓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는 장희빈의 말에 장희재는 장옥정이 결코 버릴 수 없는 야망을 상기시킵니다. 장희빈의 오늘은 더러운 짓을 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 그 더러운 짓을 장희재가 다 짊어지고 하겠다고 하지요. 그리할 수 없으면, 오라비인 자신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꿈을 버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장희빈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진실을 알고 있지만, 자신의 입으로 진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 모든 꿈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것도요.
고뇌하는 장희빈의 눈물은 꿈을 위해, 야먕을 위해 더러운 짓을 받아 들이려는 자신을 위해 흘리는 눈물입니다. 목숨만큼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이 땅에 팽개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장희빈이 꼿꼿하게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은 그렇게 깨지고 맙니다. 경대의 거울처럼 말이지요.
2. 같은 운명을 가진 두 여인, 빛과 그림자로 갈리다
명성대비의 탕약사건에 대한 진실은 동이와 장희빈의 운명마저 갈리게 하는 큰 사건이 되고 맙니다. 김환이라는 도사의 예언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 장치가 장희빈의 깨진 거울이지 싶습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는 같은 운명을 타고 났지만, 그 자리는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가 아니지요. 도사는 장옥정의 운명을 예언하면서 장옥정과 같은 운명을 가진 이에 대한 얘기를 함께 했었지요. 모든 것을 가졌으나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그림자의 운명, 모든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가지게 될 빛의 운명, 그림자는 결코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그림자는 장옥정이라는 말도 했었습니다. 그림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장옥정의 운명을 암시하는 것이 바로 장옥정의 깨진 거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장희빈의 날개는 다름 아닌 장옥정이 자존심을 버리고 오라버니가 던져 준 달콤한 금단의 열매를 먹은 순간 하나 둘 깃털이 빠지기 시작하게 되고, 빛도 잃게 됩니다. 하지만 장옥정은 지금은 자신이 가진 날개가 참새의 날개가 돼버린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장희빈이 의를 버리고, 야망의 덫에 빠져 까마귀의 날개를 가질때 동이는 의로움과 진실을 택함으로써 학의 날개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장희빈의 깨진 거울은 자신의 또 다른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동이를 잃은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운명을 가진 두 사람은 자석처럼 서로에게 이끌려 서로를 거울 삼고 있었어요. 장희빈은 동이가 한 번 생각한 일이라면 의구심이 풀릴 때까지 목숨도 마다않고 달려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동이를 보면서 장희빈은 포기하지 않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 좋았어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 동이를 보고, 그리고 동이가 진실을 밝힐 때마다 장희빈은 흡족했어요. 같은 꿈이 아닐지라도 동이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비춰보며, 자신의 꿈에 대한 희망을 확인하고 싶어했는지도 몰라요. 자신과 빼닮은 동이가 장희빈에게 특별할 수 밖에 없었지요.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과도 같았기 때문에 말이지요.
그런 아이를 잃은 것입니다. 자기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던 아이를 말이지요. 장희빈이 도사가 예언한 빛의 운명을 가진 다른 한 사람이 동이라는 것을 이때까지는 깨닫지 못했겠지요.
내의원과 자신의 처소나인 영선이 서찰을 주고 받은 사실을 동이가 알았다는 것을 알게 된 장희빈은 동이를 취선당에 부릅니다. 장희빈이 명성대비의 탕약과 연루되었음을 동이는 끝까지 믿고 싶지 않다며, 진실을 말해주길 원하지만, 장희빈은 알고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동이와 정면승부를 합니다. "왕자가 몸이 좋지 않아 백출부자탕을 지어달라고 했고, 그 일로 영선이가 내의관을 만난 것이다. 네가 본 것도 그것이다. 허니 이일을 크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동이에게 사실을 덮을 것을 종용하지만, 동이는 장희빈에게 분명하게 거절의 의사를 밝히지요.
두 번이나 동이에게 간곡하게 부탁하지만, 장희빈의 뜻을 거절해 버림으로써 장희빈과 동이는 결별하게 됩니다. 장희빈은 큰 것하나가 가슴에서 떨어져 나간듯 마음이 아픕니다.
동이는 그런 장희빈을 눈감아 줄 수가 없습니다. 동이의 꿈은 권세도 아니고, 높은 꿈도 아니고, 귀한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처음으로 귀한 사람으로 여겨졌던 장희빈, 그리고 자신에게도 귀한 아이라고 칭찬해 줬던 장희빈이 귀함의 가치를 버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동이는 희빈의 뜻을 거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스스로 바르고 귀한 마음을 품지 못하면 결코 귀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동이는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희빈의 처소를 나오면서 동이가 흘렸던 눈물은 믿고, 의지하고, 귀감으로 삼았던 자신의 거울 희빈이 깨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에요. 믿고 싶지 않았고, 실망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거울과도 같았던 귀한 존재가 권세 앞에, 부정 앞에 무너지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거예요.
장희빈의 깨진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똑바로 비춰주는 거울이 없어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다 가진 듯 보이지만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며,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는 그림자의 운명을 가졌다는 도사의 예언은 장옥정의 가로로 깨진 거울이 상징하고 있기도 합니다. 깨진 거울을 보니 좌우가 아닌 상하로 금이 가 있더라고요. 이는 빛과 그림자를 상징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빛은 위에서 부터 내려오고, 그림자는 아래에 생길 수 밖에 없듯이 동이와 장옥정은 상하로 깨진 거울과 같이 빛과 그림자의 운명으로 갈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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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화관으로 청태감을 직접 찾아간 동이, 무슨 배짱으로 갔나 싶었는데, 동이가 사전에 수사를 이미 했었네요. 죽었다는 김윤달의 시신을 보고 그가 진짜 김윤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동이, 뛰어난 유전자 덕인지 아버지의 조기교육 덕분인지 봉상궁의 말대로 동이는 정말 운이 좋은, 아니 하늘이 내린 귀인같습니다. 이제는 감찰부에서도 동이를 무시하는 궁녀들이 없을 정도로 동이의 감찰궁녀 기질은 특출납니다.
여튼 동이는 청태감에게 사흘의 시간을 벌어 진짜 김윤달을 찾겠다고 약조를 하고, 모화관에서 비밀리에 풀려납니다. 이 시각 조정은 동이때문에 쑥대밭이 돼버렸습니다. 나랏일을 한 궁녀를 청에 내어주는 부끄러운 임금이 되지 않겠다는 숙종에게 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감찰궁녀 하나쯤 내줘 버리자고 남인과 서인이 의기투합해서 팽팽히 맞서지요. 숙종은 금군을 출동시켜서라도 동이를 내달라고 할 참이었고요. 얼마나 숙종이 애가 타는지 가슴에서 말이 달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이런 임금님이라면 진짜 존경하고, 발톱에라도 절을 하고 싶어집니다. 갑자기 예전 인질로 억류돼 희생당한 故김선일씨가 생각나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네 이놈, 니가 어찌 그럴 수 있느냐? 어? 내가 너때문에 놀란 걸 생각하면 아직도 자다가도 화가 난다. 그런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야지 어찌 혼자 모화관엘 가? 어명을 가벼이 여기느냐?"
숙종이 동이를 걱정한 것은 알겠는데 뒷말을 들어보니 엥? 질투까지 하고 있습니다. 판관나으리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대하랬는데, 자신을 먼저 찾아오지 않고 서종사관을 먼저 찾아갔다고 삐지는 숙종입니다. 한 숨까지 팍팍 내쉬면서 말이지요. 동이가 물고 온 사건마다 그동안 판관나으리 행세를 하며 같이 이마를 맞대고 풀었는데, 숙종이 탐정놀이에 끼워주지 않았다고 화를 내는 모습같아 보이기도 했어요.
판관나으리로 대해주지 않으면 국법으로 다스리겠다고 하니, 황당해진 동이가 놀라 얼굴을 들고 눈을 마주치니 숙종 입이 허벌레 해집니다. 이제서야 동이의 얼굴을 제대로 본 숙종, 계속해서 동이의 고개를 들라고 하지요. 눈높이가 맞을때까지 "더, 더"를 외치는 숙종때문에 이 장면에서 웃지 않을 수 없었네요. 마치 사랑도 어명이야 라고 강요하는 듯한 모습같기도 하고요. 동이와 눈만 마주쳐도 입이 먼저 웃어 버리는 이유를 숙종 본인은 알고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장옥정은 눈치를 챈 것도 같은데 말이죠.
아이고, 데이고 안도의 한숨까지 내쉬는 숙종은 동이가 웃자 좋아 죽습니다. "너 때문에 놀란 걸 생각하니 아직도 가슴이 뛴다. 내 가슴속에서 말들이 달리고 있는 것 같아"
숙종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가슴 속 심정을 툭 던져 버리지요, 아직은 숙종도 동이가 왜 그렇게 걱정이 되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동이를 볼 때마다 임금이 아닌 평범한 사내로 돌아간 범부의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려니 생각하고 있지요. 동이가 별난 아이라 재미도 있고요.
눈치코치 9단 숙종 "동이?"라며 처음 듣는 이름처럼 대꾸를 하지요. 그리고는 "아, 풍산이를?" 이라며, 전혀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다는 듯이, "그냥 재미있어 그러는 거"라며 장옥정을 안심시키지요. 그러면서 "혹, 투기라도 하느냐?"며 장옥정의 마음도 슬쩍 건드려 보지요. 장옥정도 질세라 "투기같은 것 하는 여인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세상에 절대로 그럴리 없다고 자신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전하께서도 전하의 마음을 자신하지 마세요"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집니다. 바둑을 두듯 서로의 수를 계산하는 숙종과 장옥정은 연애에서도 고수들 같습니다.
암튼 여러모로 웃겨 주시는 숙종때문에 이번회 많이 웃었네요. 장옥정이 감격의 눈물을 머금고 있는 것도 놓칠뻔 할 정도로요. 장옥정을 위한 숙종의 진짜 깜짝 선물이 공개되었는데요, 후궁첩지를 내리겠다는 겁니다. 장희빈의 탄생 순간이 온 것이지요. 장옥정이라는 이름보다 더 유명한 장희빈, 역사에 길이 남은 희대의 요부, 혹은 악녀 장희빈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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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동이의 무대는 궁, 특히 내명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사고들의 집결지라고 할 수 있는 감찰부로 옮겨 갔습니다. 확실히 장악원보다는 사건들이 많을 터이니 동이의 종회무진 활약과 시련 또한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질 테지요.
동이가 매력이 없는 이유는 이미 여러번 지적했듯이 연출과 대본, 그리고 주연배우에 대한 문제점도 있지만, 몰입을 떨어뜨리는 연출의 산만함은 심각한 것같습니다. 동이 13회를 보면서 왜 이렇게 이 드라마에 빠져들지 못하고 있나를 생각하다보니 우선은 피곤하더군요. 그리고 그것이 시도때도 없이 교차되는 장면의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우선 이번회 가장 재미있었던 깨방정 숙종과 동이의 도서관 데이트, 그 쪽집게 과외시간을 복습하고 그 산만함에 대해 다시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상궁에게 동이는 공평하지 못한 시재의 부당함을 호소해 보지만 규율대로 한 것뿐이라며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재의 출제문제는 전년에 공부한 책중에서 출제해햐 하는데 동이의 경우는 감찰부로 온 지 며칠밖에 안됐으니 잘못된 규율이라는 것이죠. 동이의 당돌함에 당황한 유상궁은 동이의 뺨을 때리고, 억울한 동이는 기회를 달라며 폭우속에서 1인 시위에 나섰지요.
유상궁 임성민의 연기가 음... 대략난감인 장면들이었네요. 지난회 지나치게 목소리에 힘을 뺀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다시 첫회의 어색하게 힘주는 모습으로 돌아온 듯해서 사극에서 임성민 연기가 왠지 널뛰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이의 뺨을 때리는 장면도 차라리 오른손으로 때리지 왼손으로 하다보니, 표정은 표독스러웠는데 자세는 영 엉거주춤해 버렸고 말이죠. 그 엉거주춤 때리는 개그스런 폼때문에 동이가 뺨을 맞는데도 저는 웃음이..;;;
다행히 인현왕후가 동이를 위해 나서주었지요. 인현왕후가 동이의 일에 나선 것은 세가지 이유였을 겁니다. 중전으로서의 위신, 지아비인 숙종의 청, 그리고 동이라는 아이에 대한 호기심입니다. 감찰부로 와서 최고상궁을 꾸짖는 인현왕후를 보고 통쾌해지기도 했어요. 지난 번 약재 사건을 한낱 여비가 밝힌 증험도 찾지 못한 감찰부였지만,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서 눈감아 줬는데 이처럼 치졸한 방법으로 천비를 쫓아내려 하느냐며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자신을 호락호락 보지 말하는 경고를 하지요.
"감히 중전이 내 명을 가벼이 여기고,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말인가? 난 지금 자네들의 지난 잘못까지 책임을 묻고자 여기에 온 것이네"
이 후 최고상궁은 경질을 당했는지 어디론가 좌천돼 버렸고, 유상궁도 이제는 별수 없이 정상궁에게도 깨갱하고 납작 엎드려야 할 판입니다. 눈엣가시인 동이를 고이 봐줄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만.
감히 내명부 최고 수장인 중전이 내린 교지에 반발해서 동이를 내보내려 하다니, 이는 인현왕후 뒷통수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이었지요. 아무리 천민이고 자신들을 물먹인 인물이고 낙하산이라 해도, 중전과 장옥정 두 궁중 실세들의 낙하산인데 최고상궁도 어리석은 인물이었습니다.
동이가 시재에서 불합격한 것을 슬퍼해서인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립니다. 하필 동이가 1인시위에 나서려는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지... 이런게 의도적인 연출의 힘이겠지만요. 아무튼 비속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청하던 동이는 쓰러지고, 이 와중에 인현왕후가 감찰부로 납시어 동이의 재시험을 허락해 주었지요. 주어진 시간은 3일, 책 한 권을 통째로 음과 뜻까지 달달 외워야 합니다. 그야말로 요즘 애들처럼 날치기 벼락치기로 공부해야 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은 숙종은 왠지 신경이 쓰입니다. 영특하고 총명한 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시험에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요. 그 순간 찌릿하고 숙종의 눈이 반짝입니다.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어깨가 떡 벌어진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풍산개 동이에게서 듣는 처음 칭찬인 듯 싶습니다. 담도 넘지 못하지, 허리도 부실하고 몸도 허약해서 달리기도 못하지, 칼도 제대로 쓰지 못하지, 도대체 제대로 할 줄 아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사내로 찍혔는데, 옷이 어울린다는 칭찬을 들으니 입이 귀에 가서 걸립니다.
칭찬도 들었겠다 으쓱해진 숙종은 동이를 데리고 승정원 서고로 가서 비밀 쪽집게 과외를 하지요. 임금의 과외라...요즘 과외비로 치면 시간당 얼마짜리 과외일까 생각하니 수백만원을 될 것 같습니다.
감찰부 정식 나인이 된 동이에게 기쁜 소식이 하나 추가되었지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천수 오라버니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포청 오작인으로 엎드리면 코 닿을 곳에 있다고 합니다. 한 걸음에 천수오라버니를 향해 달려 간 동이, 다음 회에는 만나 엉엉 울며 회포를 풀겠지요.
그럼 서두에 말한 동이의 스토리 산만함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동이 13회를 보면서 우선 눈이 피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불어 생각이 자꾸 흐트러진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 이유를 분석해보니 지나친 장면 변화입니다. 동이는 이병훈감독의 연출 특징처럼 등장인물이 많고 장소도 상당히 여러 곳으로 퍼져 있습니다. 우선 장악원, 감찰부, 숙종처소, 편전, 장옥정의 취선당, 중궁전, 명성대비전, 오태석의 집, 오태석 동생 오태풍집, 장옥정의 사가. 그리고 오태풍 부인(이숙)과 장옥정 모친 윤씨부인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만남장소, 저자거리, 의금부, 포도청, 영달의 오두막집, 기타 궁의 이곳 저곳 등등... 드라마 한 회분량에서 이 모든 곳들을 카메라가 돌지요. 물론 촬영은 별로로 장면별로 따로따로 촬영하겠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이 장소와 등장인물들이 드라마 감정선은 물론이거니와 스토리를 방해할 정도로 산만하게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인정권에서 남인정권으로 바뀌게 되는 경천동지할 판세변화도 대사는 긴박감도 없고, 깊이도 없습니다. 애초에 깊이있는 정치사극의 한 부분에 대한 기대는 버렸지만, 그보다는 출연진들에게 골고루 카메라를 안배하기 위해 많은 장소들을 순례하듯이 장면들을 짜집기 한다는 느낌만이 들뿐입니다.
요즘 말로 치자면 아줌마들 곗날 모임분위기인데, 이는 오태석의 집안 회동이 있은 후에 남인들의 안방마님들 모임으로 연결지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오태풍 부인과 장옥정의 모친 윤씨부인의 줄다리기 같은 감정싸움은 심각하기 보다는 웃음장치에요. 여튼 이분들 입담이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자들에게 동이의 감정선에 몰입할 약간의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 버린다는 것이지요.
계모임 장면 이후의 장면은 다시 동이와 영달, 그리고 황주식에게로 넘어 오는데 이때는 이미 동이와의 감정적 고리는 끊어져버린 상태고요. 그러니 영달이 건넨 천수의 검계 머리띠를 보고 놀라 달려가는 동이를 애가 타게 봐야하는데, 영달이나 황직장처럼 멀뚱하게 볼 수 밖에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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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장희재가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었다고는 결코 동의하지는 못하겠지만, 여하튼 장희재는 장옥정의 세력인 남인들을 믿지 않습니다. 장옥정을 임금의 총애를 받는 후궁일 뿐이라는 심리가 남인들 밑바닥 심리에 깔려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내쳐질 수도 있다는 것을요. 장희재와 장옥정에게 필요한 사람은 자신들의 수족과 같은 사람입니다. 운없게도 이들 남매가 고른 인물이 영원히 평행선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의 동이와 차천수였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요.
외유내강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인현왕후
저는 이번 회 드라마를 보며 인현왕후가 보여준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와 닿았어요. 인현왕후는 사실 모든 것을 가진 여인이에요. 명망높은 양반출신에 인품높고 덕망높고 자애로운 국모의 조건은 다 갖춘 인물입니다. 더구나 당시 실세였던 서인세력의 비호를 받았으니 인현왕후처럼 좋은 배경을 가진 인물을 없었을 겁니다.
인현왕후가 가지지 못한 것은 딱 한가지, 왕손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인현왕후가 왕자를 생산했다면, 아마 역사는 달라졌겠지요. 인형왕후가 왕자를 생산했다면, 왕권강화를 위해 숙종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폐비로 내칠 수도 없었을테지요. 장희빈과 동이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거고, 장희빈의 소생인 경종과 동이의 소생인 영조도 적자 아닌 후궁들의 왕자들로 군의 칭호나 받고 살다 갔을 거고요.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인현왕후의 대사를 통해 두가지를 볼 수가 있었어요. 하나는 앞으로 동이가 왜 인현왕후의 사람이 되는지 그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장옥정에 대한 단호함이었습니다.
장옥정의 천거로 동이가 감찰궁녀로 임명된 것에 대해 감찰부는 항명의사를 표하지요. 감찰부 최고상궁과 명성대비가 중전에게 교지 취소를 해달라며 왔을 때, 인현왕후가 최고감찰상궁에게 한 말은 동이가 장옥정이 아닌 인현왕후의 사람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장옥정과 인현왕후의 동이를 바라보는 차이점이기도 하고요. 장옥정은 끊임없이 동이에게 신분의 벽을 허물고 귀한 사람이 되라 가르칩니다. 동이를 위해 장옥정이 직접 감찰부로 수사를 받으러 왔을 때, 동이는 장옥정의 마음에 감동하였지요. 하찮은 천비를 위해 하늘 같은 상궁마마가 나선 것은 동이는 머리를 끊어 신을 삼고 싶을 정도의 감동이었을 겁니다. 이런 점에 동이가 장옥정을 믿고 목숨을 걸고 장옥정의 무고를 밝히려 하게 했던 것이고요.
동이가 인현왕후의 사람일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런데 인현왕후는 장옥정보다 큰 마음으로 동이를 품습니다. 제도적으로 천인을 품어버린 것입니다. 물론 숙종의 청도 있었지만, 인현왕후는 천인도 궁인이 될 수 있다는 국법으로 천인 동이를 품으려 한 것이에요. 장옥정이 동이 한 사람을 품으려 한 것과는 그런 점에서 다른 것이고요. 동이는 천인이라는 신분을 개인적으로 뛰어넘는 인물은 아니에요. 동이가 천인을 위한 조직인 검계의 수장 최효원의 딸이고,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다 죽었는지 동이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꿈까지 품어 준 인현왕후이기에 동이는 인현왕후의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동이가 천민의 왕이라는 도사의 예언과도 닿아있는 것이겠고요. 인현왕후는 동이라는 한 영특한 사람이 아니라, 동이와 같은 천인 모두를 품을 수 있었던 그릇이었던 거예요. 인현왕후가 감찰부 최고 상궁에게 했던 말을 상기하면 더 이해가 빠를 겁니다.
인현왕후는 "이 나라 국법은 천인중에서도 궁인을 들일 수 있게 되어 있다" 며, 사문화된지 오래되어 내명부에서 천인을 궁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최고상궁에게도 내명부의 앞으로의 일까지 하명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국법을 지키면 되겠군. 어떤가? 그걸 내명부를 통솔하는 감찰부가 나서 해주면 더할 나위가 없는 모범이 될 걸세" 라고요. 인현왕후의 이 말은 천인의 왕이 될 동이가 왜 인현왕후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지 보여주는 것이지요.
인현왕후와 장옥정의 힘겨루기 시작되다
"내명부를 소란에 빠뜨린 건 날세, 자네가 아니야. 그 아이를 궁녀로 들이겠다고 결정한 것은 나고, 내명부에서 그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이는 중전인 나 뿐일세. 헌데 어찌 그 소란을 자네탓이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안타까운 것은 자네가 그 아이를 천거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자네가 내명부일에 나선다는 당치 않은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라네. 난 장상궁 자네가 괜한 오해는 받지 않았으면 하네. 허니 이번 일의 수습 또한 나에게 맡기고 자네는 조금 물러나 있는게 어떻겠는가?"
영특한 동이를 내명부 감찰궁녀로 장옥정의 사람을 심어두겠다는 것을 모를리 없는 인현왕후입니다. 장옥정이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로 인자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릿발같은 중전의 위엄을 보여줍니다. 자신이 내명부의 수장이니 나를 허수아비로 보지 말라는 강한 일격을 가한 셈입니다.
인현왕후의 말에 장옥정의 눈썹도 꿈틀하지요. 장옥정 역시 인현왕후에게 납작 엎드리지 않겠다며 "소인의 자리에서 할 일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라며 힘겨루기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으로 팽팽한 힘겨루기가 시작되면서 숙종의 여인들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장옥정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면, 인현왕후는 동이의 됨됨이를 키워 줄 롤모델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이가 인현왕후의 사람이 된 것은 감찰상궁에게 하명을 했듯이, 제도 안에서 천인을 품으려 하는 인현왕후의 자애로움이었을 것 같습니다. 인현왕후의 하명은 자신을 훗날 폐서인이 되게 한 천인 장옥정까지도 포용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에요. 명성대비가 천출을 궁인으로 들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에는 장옥정에 대한 감정이 깔려 있었던 것을 인현왕후가 모르지 않습니다. 대놓고 명성대비에게 반기를 들지 않으면서도 국법을 들어 명분을 실어 준 말이었기에 중전의 위엄도 살릴 수 있었고, 인현왕후의 자애로움까지 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어요.
다음 주 동이와의 만남도 나왔는데, 서로의 첫만남이라 기대가 크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숙종과 동이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한 인물이 결과적으로 인현왕후라고 할 수 있는데, 두 사람의 인연을 어떻게 그려갈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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