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개비문신'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7.22 '제빵왕 김탁구' 눈시울 적신 탁구의 마지막 추억만들기 (18)
  2. 2010.07.02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이 이름을 바꾼 이유 (12)
  3. 2010.07.01 '제빵왕 김탁구' 연기변신 시험대에 오른 윤시윤, 성공할까? (11)
2010.07.22 07:57




한밤중에 팔봉빵집을 발칵 뒤집어 놓은 오븐폭발로 간이 철렁했습니다. 화상으로 탁구의 각막이 손상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에, 붕대를 칭칭 감은 탁구때문에 애간장이 탔는데요, 다행히 탁구에게 이상이 없어서 '심봉사 눈떴다' 만큼이나 기뻤어요. 어찌나 걱정이 되었던지 다음회까지 끌지 않고, 이번회 결과까지 알려줘서 고마울 정도였어요.
그런데 여전히 오븐폭발 사건은 미스테리입니다. 고의로 가스를 누출시킨 범인이 진구의 입이나 한승재의 입을 통해서 나오지 않아서 아직까지 진구가 했을 것이라고는 단정지을 수 없는 의문점들이 있어서 말이지요. 왠지 진구가 했을 것같지는 않아 보이고, 한승재의 의뢰를 받은 다른 누군가의 짓같기도 해요. 
이번 회에서도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요, 실명위기에 처한 탁구때문에 울고 웃었고, 안타깝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엇갈려 버린 미순과 탁구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네요. 하긴 벌써부터 만나면 김이 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탁구가 또 다른 가족을 만났다는 것이에요. 

아버지와의 추억, 빵과의 이별식
병원으로 업혀 간 탁구는 화상으로 각막이 손상되었을 수도 있다며,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하자는 미순이 말을 듣고 싶지 않습니다. 너무 겁이 나는 탁구에요. 혹시라도 영영 앞을 보지못하게 되었다고 할까봐, 엄마를 찾을 수 없게 될까봐서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가져보고, 언젠가 어무이와 아버지를 만나면 "저 이렇게 빵을 만들면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어요" 라고 조금은 떳떳하게 자신을 보여드리겠다는 희망을 가졌는데, 어쩌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돼버릴까봐 무서운 탁구입니다.
팔봉빵집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한 탁구는 마지막 빵을 만들기 위해 제빵실로 들어가지요.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을 꾸고 싶어졌던 빵과의 이별, 탁구는 어쩌면 두 번 다시 빵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을 했을 거에요. 붕대감은 눈으로 더듬더듬 제빵실에서 반죽을 꺼내 만든 것은 빵이 아니라, 어쩌면 마지막으로 만들 수 있는 아버지 구일중과의 추억이었어요. 탁구에게 빵은 아버지였어요. 특별한 아이라고 말해 주었던 아버지, 빵을 빚어두고 탁구는 빵들에게 절을 하지요.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녀석들에게 말이지요. 목매여 우는 탁구도 울고, 소세지처럼 줄줄이 탁구를 따라 온 팔봉빵집 식구들도 울고, 저도 울었어요.
탁구는 눈이 보이지 않아 더이상 아버지와의 추억을 빚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될까봐 두려웠어요. 다시는 만들 수 없게 될지도 모르기에, 마지막으로 그분과의 추억을 만들고 떠나려는 탁구입니다. 이제는 손이 아니라, 마음으로 그분과의 추억을 빚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탁구입니다.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여는 팔봉빵집 식구들
하나 둘씩 일어나 탁구를 따라 온 팔봉빵집 식구들은 붕대를 감고 빵을 빚는 탁구의 이별식을 숨죽여 지켜보지요. 사고뭉치라고 투덜대던 이한위도, 한승재가 내미는 돈의 유혹에 흔들리는 진구도, 2년만에 인정서를 받겠다는 탁구에게 어림반푼어치 없는 소리한다던 인목도, 앞을 보지 못하면서도 감각만으로 빵을 빚는 탁구를 보며,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탁구를 향해 조금씩 열려가던 마음의 빗장이 활짝 열려 버립니다. "짜식, 진짜 빵을 만들고 있구나, 저거 진짜 물건이네". 그들은 탁구가 진짜 빵을 만들고 싶어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대마왕 인목, 정말 멋진 대장이에요. "반죽으로 빵 모양만 만든다고, 그게 빵이 아니다"라며 오븐에 빵을 구우라는 인목이에요. 도끼눈 이한위마저도 "빵이란 굽기까지가 다 끝나야 비로소 빵이라 할 수 있지" 라며 아무일 없었다는 듯 능청스럽게 탁구의 가방을 뺏어들고, 이렇게 이들은 탁구를 보듬고, 탁구의 가족이 되갑니다. 탁구가 가진 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은 이렇게 닫힌 문을 열어가며, 인간관계를 변화시켜 갑니다. 최고 감동과 눈물까지 선물해 준 장면이었습니다. 
"신입이 처음 만든 빵이다. 모두들 가차없이, 냉정하게 평가해라". 인목의 말에 제빵실 식구들은 탁구의 빵을 시식하는데, 궁시렁 궁시렁 말들이 많지요. 한마디로 형편없는 빵이라는 평가에요. "이런 엉망진창인 실력으로 2년 뒤 경합에 나가려면, 두 눈 부릅뜨고 손에 땀이 나도록 연습해도 될까 말까야". 인목의 말에 휘둥그레지는 팔봉빵집 식구들, 대장의 입에서 경합을 허락하겠다는 말이 나온 거지요.
경합에 나가기 위해서는 진찰부터 받고 눈부터 치료하자며, 탁구에 대한 마음을 우회적으로 돌려 말하는 인목입니다. 경합이 아니라 탁구의 눈을 걱정하는 인목의 마음을 탁구가 모를 리가 없지요. 탁구를 응원하고 걱정하는 제빵실 식구들, 탁구는 그들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아니 냄새로도 다 맡아집니다.
12년만에 만난 탁구와 미순, 보지 못하는 안타까움
서울로 정밀검사를 받으러 간 탁구, 같은 병원에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엄마 미순이 나타났는데요,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랍니까? 하필이면 붕대를 감고 있으니 엄마를 볼 수 없고, 김미순이 역시 12년만에 훌쩍 커버린 아들의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지요. 그렇게 가까이 앉아 있었는데, 강한 핏줄의 이끌림에 서로 얼굴만 돌려 볼 뿐이었어요. 그래서 핏줄이라는 것이 무서운 것 같더라고요.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김미순의 치밀한 복수가 서인숙과 한승재를 향하고 있는데요, 미순이 거성식품의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을 보니, 곧 주주총회에서 짜잔 하고 모습을 드러낼 것같아 벌써부터 서인숙의 귀신을 본 듯한 표정까지 상상이 되더라고요. 미순이 사고를 당하기 전에 몸에 지니고 있었던 홍여사의 옥쌍가락지와 통장, 아마 그 통장에 들어있던 돈이 꽤 큰 액수였나 봅니다. 이런 일까지 예견했나 싶어서 죽은 홍여사 영정 사진을 볼 때마다 섬찟하더라는...;;
기대되는 유경의 변화, 삶이 그대를 힘들게 할지라도....
제빵실에서 탁구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경이 미순에게 탁구가 병원에서 돌아오면 전해달라며, '제빵왕 김탁구'가 새겨진 흰모자와 탁구에게 행운의 모자가 돼 줄거라는 쪽지를 전해주고는 발길을 돌려버리지요. 집에 돌아 온 유경의 눈에 들어온건 빗속에 내동댕이 쳐지고 있는 보잘것 없는 유경의 살림살이들이었어요. 못가진자의 설움,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운동권 여학생의 짓밟힌 외침처럼 무기력하게 버려지고 있을 뿐이에요. 마치 유경처럼 말이지요. 
서인숙의 돈의 폭력 앞에 분노하는 유경입니다. 앞으로 유경의 변화가 흥미로운데, 돈의 힘앞에 무기력하게 거리로 내몰린 유경이 거성식품 빌딩앞에 서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거성식품을 삼켜버리겠다, 혹은 부숴 버리겠다는 야망이 보이더라고요.
저는 유경이 세상과 돈과 타협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유경은 돈과 세상에 굴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싸우려고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경이 어떤 방법을 통해서, 세상과 싸워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의 방법을 바꿨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경을 보면 암울했던 80년대, 번민하고 고뇌했던 자화상같은 모습을 보는 듯해서 관심이 많이 가는데요, 기성세대가 된 지금, 유경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면서 외쳤던 희망과 좌절, 그럼에도 지치지 않았던 열정과 변질되지 않았던 순수들을 볼 수가 있을 것 같거든요. 
탁구에게 집과 가족이 생기다
붕대를 풀던 날, 탁구가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덕분에 제가 다시 살았습니다" 라고 인사를 했지요. 큰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던 날, 탁구는 깨달았어요.'"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으면..', '더 이상 엄마를 찾을 수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제빵실 식구들이 탁구의 가족이 되었으니까요. 거친 세상을 혼자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이지요. "나한테는 여전히 내일이 있고, 그 내일 속에서 틀림없이 엄마를 찾을 수 있을테니까...아직 나는 어떤 희망도 버리고 싶지 않으니까...".
유경이 준 빵모자를 쓰며 제빵왕의 꿈을 다짐하는 탁구, 2년 후 유경이를 만나면 꼭 팔봉선생의 인정서를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되라는 유경의 메시지는 탁구에게 모든 것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꿈이며 목표가 될 거에요.
갈수록 이야기가 흥미진진한 제빵왕 김탁구는 매일 신선한 물이 퐁퐁 솟아오르는 옹달샘같은 드라마에요. 특히 팔봉선생의 빵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수만가지 종류의 빵들처럼 말이지요. 본격적인 빵수업에 들어갈 탁구는 이제 정말로 살맛이 납니다.
새로운 가족들이 생겼고, 언젠가는 틀림없이 만날 거라고 믿는 엄마, 제빵왕이 되라며 무서운 명령을 내린 유경이까지, 탁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런 탁구를 보듬고 버리지 않는 팔봉빵집, 탁구에게는 진짜 집이 생겼습니다. 아무도 쫓아내지 않는, 나가려는 탁구를 바지가랑이가 찢어지도록 붙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집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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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8
2010.07.02 14:33




화려한 볼거리 보다는 스피디한 전개로 수목드라마의 강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의 매력은 음모와 시련 앞에 굴하지 않는 김탁구의 뚝심있는 성장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역들의 좋은 연기를 이어 인기를 이어갈지 우려되었지만, 윤시윤의 변신도 성공적이고, 이번 8회를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준 구마준(주원)의 까칠한 매력도 어린 구마준의 성품과 잘 연결되었던 것 같습니다. 팔봉선생의 선생의 시험에서 탁구와 마준이 합격함으로써 두 사람의 피할 수 없는 악연은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엉키고 풀리고 할 듯 보입니다. 
팔봉선생의 시험에 합격한 탁구와 마준의 본격적인 제빵수업이 시작되었는데요, 팔봉선생의 사위인 인목의 탁구 길들이기는 가히 똥개 훈련의 수준입니다. 제빵의 기초와 실전까지 알고 있던 마준이는 입사하자마자 제빵실의 실장으로 일을 배우게 되었고, 탁구는 그야말로 허드렛일부터 시작하지요. 탁구의 첫수업은 체력전입니다. 밀가루 32포대를 마당에서 주방으로 몇번을 반복해서 날라야 했지요. 비틀비틀 탈진할 지경이 되어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전까지는 쓰러질 수 없는 탁구입니다.
바람개비 문신남자의 이름이 진구(박성웅)이니 앞으로는 진구라고 불러야 겠네요. 탁구를 보는 진구의 마음은 편하지 않습니다. 탁구가 찾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맙니다. 돌봐야 할 여동생때문에 사실을 밝히지 못하지요. 진구는 한 때 주먹을 쓰고 살았지만 지금은 마음을 고쳐 먹고 갱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요. 그런데 지난 12년전 미순을 납치했던 사실이 들통나면 또다시 큰집에 가야하기에 인목(박상면)이 탁구 앞에 나서려는 것을 극구 말려 버렸지요. 
"나는 36포대였다"며 물을 건네는 진구에게 탁구는 힘들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기분이 좋아지려고 한다면서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오로지 엄마를 찾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조금이라도 건들거리는 남자들을 보면 엄마를 납치해 간 바람개비 문신이 아닐까 팔뚝을 올릴 기회만 찾았고, 매일이 지옥같았던 시간들은 오로지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살게 했어요. 그런데 밀가루포대를 옮기면서 탁구는 그런 잡념들이 다 사라진 듯 가벼움을 느낍니다. 탁구가 진구에게 자신이 살아온 날들이 밀가루 32포대보다 훨씬 무거웠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니, 12살 그 어린 시절에서 지금까지 탁구를 짓눌러왔던 증오와 엄마에 대한 걱정의 무게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이 되더라고요. 공부도 제대로 못했을 것이고, 늘어난 것은 싸움질 기술이었겠지요. 그럼에도 기특하게도 큰 사고 없이 잘 자라 준 게 고마울 정도에요. 
탁구는 형처럼 느껴지는 진구를 자신이 찾는 그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상 우락부락해 보이는 대마왕(박상면)과 도끼눈(이한위)라고 추측해 봅니다. 탁구의 생활이 거친 바닥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별명을 붙이는 것도 주먹쓰는 형님들에게 붙일 법한 별명을 붙여서 웃음도 나왔네요.

어머니 잃은 탁구의 오열
그런데 탁구의 존재가 한승재의 귀에 들어가고 말았지요. 깡패들이 들이닥친 팔봉빵집은 난장판이 돼버리고 맙니다. 전문 깍두기 아저씨들에게 시장뒷골목 주먹왕 탁구는 한주먹거리도 안되는지 퉁퉁 나가 떨어지고 맙니다. 애 하나 잡게 생겼어요. 미순의 비명과 우당탕 소리에 달려 온 진구가 탁구를 치는 손목을 낚아챘는데, 믿을 수없는 장면에 탁구의 동공이 축구공만하게 커져 버리지요. 12년간을 찾았던 바람개비 문신이 형같이 믿고 싶었던 진구였다니, 탁구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고 맙니다.
주저앉는 탁구를 보며 대마왕이 되었든 도끼눈이 되었든 마찬가지 감정이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12년을 빈손으로 이골목 저골목을 떠돌면서도 탁구를 살게 했던 그 모든 힘들이, 막상 그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나니 다 빠져 나가버리는 것 같습니다. 무릎 꿇고 눈물로 탁구에게 사죄하는 진구의 입에서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말들이 튀어 나옵니다. "절벽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조금만 빨리 달려 너희 엄마를 잡아챘어도... 나를 용서하지마라, 정말 미안하다..."
더 이상 아무말도 들리지 않는 탁구는 미친듯이 오열하고 맙니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무이를 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살아있다고 말만해 줘도 좋을 듯 싶습니다. 죽을 때까지 평생을 보지 못한다고 해도 어무이만 어디선가 살아 있다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싶은 탁구입니다. * 윤시윤의 오열연기, 참 좋았어요. 저도 울었네요.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넋이 나간 탁구를 팔봉선생이 제빵실로 데리고 가 빵을 구워줍니다. 탁구는 엄마를 잃고, 아버지의 집을 나와 빵을 입에 댈 수가 없었어요. 빵냄새조차 맡기 싫었어요. 엄마를 빼앗가 간 아픈 기억들, 싫은 사람들의 기억때문에 말이지요. 그런 탁구에게 팔봉선생은 탁구의 마음에 가득찬 원망과 분노와 화해하라고 합니다. 팔봉선생은 어린 탁구의 그 똘망똘망하던 눈빛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정직하고 강직하고 당당했던, 무엇보다 세상은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엄마의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어린 탁구의 강직함을 말이지요.
회장님이 아버지인줄 몰랐던 탁구가 빵공장에서 빵을 훔쳤던 것을 알았던 미순은 꾸지람 대신 빵을 한접시 사줬지요. 세상 사람들이 도둑아이라고 손가락질 한대도, 미순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세상의 전부가 탁구였어요. "이 세상에 나한테는 니밖에 없다"라는 엄마의 말은 탁구에게는 꾸지람보다 무서운 말이었어요. 너 하나 보고 사는 엄마인데, 세상 모든 것들 중에 탁구 니가 전부인데, 엄마의 전부인 탁구 니가 도둑질을 하면 쓰겠냐는 회초리보다 더 아픈 꾸지람이었어요.
꾸역꾸역 빵을 먹는 탁구에게 목 막힌다고 물을 건네주었던 엄마처럼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물을 건네주지요. 착하게 사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서던, 당당하고 강직했던 12년전의 소년이 이렇게 분노와 증오만으로 가득차 있느냐며 탁구의 마음을 따뜻하게 꾸짖으면서 말이지요.
탁구는 12년전의 엄마가 사주던 빵과 팔봉선생이 구워준 빵의 의미를 알고 있어요. 탁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 했던 것, 황홀할 정도로 고소하고 달달했던 빵굽는 냄새, 그것이 탁구를 행복하게 했던 것이라는 것을요. 탁구의 행복은 빵과 함께 하는 것이에요. 탁구는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어디에서인가 꼭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엄마를 찾으면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빵을 말이지요. 
그나저나 탁구를 눈 앞에서 만나지 못하고 돌아 선 구일중을 보니 이 부자지간도 참 어지간히 운이 없다 싶었네요. 꽁꽁 숨어서 뭔가 짠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구마준은 하루만에 구일중과 한승재에게 들켜버리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구마준이 극복하지 못한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
구마준이 팔봉선생 빵집에 취직하면서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하는 것이 꽤 인상적이었는데요. 물론 마준이 한승재나 서인숙, 혹은 구일중의 눈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출생에 대한 컴플렉스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린 마준이 엄마 서인숙에게 탁구가 금고에서 돈과 패물을 훔쳐달라고 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했었지요. "강해질 거예요. 탁구보다 강해져서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을 거예요"라고요. 저는 구마준이 왜 서인숙의 성을 붙여 서태조라고 햇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더군요, 물론 마준이는 함께 시험에 합격한 탁구를 알아보기 전 팔봉선생 빵집에 올때부터 자신을 서태조라고 소개했지만, 마준이 갑작이 급조한 이름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준에게 탁구라는 존재는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지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 구일중의 친자, 마준의 엄마 서인숙과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에 의해 쫓겨난 거지새끼, 무엇보다 어린 마준이는 받아보지 못했던 아버지의 관심을 받은 아이, 처음으로 패배감이라는 기분나쁜 감정을 알려준 아이였어요.
12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도 마준이가 탁구에 대한 컴플렉스를 불에 데인 화상처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는 한 번도 자신을 구일중의 성을 붙이지 않았어요. 마준이는 죽었다가 깨나도 구일중의 생물학적 아들이 될 수 없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더욱이나 마준이는 한승재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이 치욕적으로 싫습니다.
그런데 탁구는 자신을 늘 "우리 어무이의 아들" 이라며 김탁구라는 이름을 버리지 않았지요. 강하지고 싶은 마준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을 떼내고 자기 힘으로 일어서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씨 성을 붙이는 것은 마준이는 한승재를 혐오하는 것 만큼 싫었을 것이었고요. 탁구가 탁구의 엄마 김미순의 성을 따랐듯이 마준이도 엄마 서인숙의 성을 따른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호적상으로 바뀔 이름도 아니지만, 마준이의 목표는 아버지 구일중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탁구가 집을 나간 후로도 마준이가 구일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이름까지 거짓말로 바꿔가며 팔봉선생을 찾아 온 마준이가 넘고 싶었던 사람은 구일중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탁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저는 탁구와 마준이의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해에 대한 관심이 더 큽니다. 과연 이 두사람이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다는 것을 극복하고 형제가 될 수 있을까가 궁금하거든요. 이번회 구마준을 보면서 또 그 가능성을 보기도 했는데요, 탁구가 자신의 개인이야기를 하자 마준이 흔들리는 것 같더라고요. 탁구에게 함께 지낼때 지켜야 할 것 세가지를 말하는 대목에서, 마준이 아직은 아주 나쁜 놈이 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낀 대사가 있었어요. 개인사연을 떠들지 마라고 한 장면이에요. 탁구가 엄마를 찾느라고 국민학교도 못나왔다는 말을 할 때, 마준이의 얼굴에 잠깐 죄책감같은 것이 흘렀거든요. 그래서 탁구에게 모든 것을 밝혀 버릴까봐, 흔들릴까봐 애써 탁구의 마음을 차단하는 것 같더군요. 한승재에게도 탁구를 더이상 건드리지 말라며 없애도 자신이 없애고, 고꾸라뜨려도 자기가 한다고도 했고 말이지요. 한승재와 같은 방법이 아니라 정정당당한 승부를 통해 마준의 성장해야 할텐데, 진짜 부모인 서인숙과 한승재에게서 못된 짓만 배웠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운명이 생각보다 질기다는 마준이 탁구와 어떻게 갈등하고 화해할지, 끝까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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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12
2010.07.01 14:53




단숨에 12년을 뛰어 넘은 제빵왕 김탁구는 아역들의 교체로 인한 공백느낌이 컸는데요, 팔봉선생 장항선을 비롯한 팔봉선생의 빵집 등장인물들인 박상면, 이한위, 박성웅 등의 감초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어색함의 자리를 조금은 메꿔 준 느낌입니다. 지난회 잠깐의 등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윤시윤이 아역배우가 보여준 훌륭한 연기를 잘 이어줄까 걱정반 기대반이었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많은 대사가 없었던 구마준은 성인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줄지 윤곽이 잡히지 않은 상태이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별 특색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기대가 되었던 구자경(최자혜) 역시 첫회라 그런지 기대했던 분위기는 나오지 않았던 것 같고요.
과거의 악연들이 또다시 빵이라는 매개를 통해 얽히고 설켜 들것이 예감되는 제빵왕 김탁구가 새롭게 이야기를 전개할 곳은 팔봉빵집이라는 다소 촌스러워 보이는 수제빵집입니다. 괴팍하고 성격있어 보이는 팔봉선생은 탁구의 아버지 구일중의 스승이기도 했거니와, 12년전 탁구와 한 번 인연을 맺은 적이 있었지요. 엄마를 데리고 간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겠다며, "세상은 착한 사람이 이기는 것 맞지요" 라고 똘망똘망하게 눈을 빛내던 어린 탁구가 24살 청년이 되어 팔봉선생 앞에 나타났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니지 싶습니다. 
팔봉빵집을 향해 모여드는 인과관계의 설정이 다소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탁구는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기 위해, 구마준은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빵을 배우겠다며 이름까지 속이고 팔봉선생 빵집으로 들어 와 12년전의 악연은 운명처럼 이어가게 생겼습니다. 탁구에 대해 수소문을 하고 다니는 구일중도 탁구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듯한데, 과거나 현재나 그를 그림자처럼 감시하고 있는 한승재의 눈을 피할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탁구의 지난 12년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아 헤매온 시간이었어요. 엄마의 행방을 알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시장바닥이며 뒷골목이며 양아치들의 팔뚝은 다 검사하고 다니는 탁구입니다. 시장통에서 탁구에게 된통 깨진 똘마니들때문에 화가 난 한 조무래기들의 두목인 듯한 남자가 바람개비 문신으로 탁구를 유인했지만, 탁구 앞에 무릎을 꿇고 개박살이 나버리지요. 깡패 두목으로부터 바람개비 문신을 한 감옥 형님에 대한 말을 들은 탁구는 인천의 팔봉빵집을 찾아가고 힘만 무식하게 세다는 팔봉선생의 아들 박상면에 의해 힘도 못쓰고 쫓겨나오고 말지요. 하루밤을 꼬박 세워 빵집 앞을 떠나지 않는 탁구에게 다가온 큰 우산의 주인공은 탁구의 운명을 제빵의 세계로 이끌 팔봉선생이었지요.
제가 성인연기자로 바뀐 이 드라마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 중의 한사람이 팔봉선생 장항선인데요, 구일중의 오늘을 있게 한 빵의 신이라 칭할 만한 포스가 느껴지기도 하고, 빵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어 보이더라고요. 탁구에게 천재적인 후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냄새가 아닌 빵굽는 노하우를 전수해 갈 앞으로의 이야기가 자못 흥미로운데요, 구마준과의 대립 못지 않게 드라마의 큰 줄기를 만들어 갈 것으로 보입니다.
탁구가 팔봉선생을 알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팔봉선생은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를 찾는 탁구를 금방 알아봅니다. 여기서 하루, 이틀, 아니 한달이 걸려도 기필코 빵집에 들어가고 말겠다는 탁구를 내려보며, 조금은 장난스러워 보이지만, "저 안에는 무식하게 함만 센 놈이 있어서 네가 들어가 난동을 부리면 뼈도 못추릴 거다" 라며 탁구를 떠보지요. 알고 보니 박상면이 팔봉선생의 아들이더라고요. 재미있는 양반이에요.
"뼈 하나쯤 으스러지는 게 무슨 대수입니까? 목숨이 으스러진다 해도 기필코 들어가고 말겁니다" 라고 탈진해 곧 쓰러지기 일보직전에도 집념을 굽히지 않는 탁구를 위해 팔봉선생은 길을 하나 열어 주지요. "네가 들어가는 방법 두 가지쯤 알고 있는데, 한 가지는 빵을 사러 들어가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빵을 배우러 들어가는 것이다" 팔봉선생은 한 번 보았던 탁구에게 천재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 몇 겹으로 싸여진 치즈냄새를 맡았던 신통방통한 개코를 가진 녀석, 팔봉선생에게 탁구의 비상한 후각은 수제자로 키우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합니다.
매듭은 풀라고 있는 법, 바람개비 문신을 한 남자와의 매듭은 아무리 탁구를 막는다고 해도 불가항력일 것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알았을 듯 싶더군요. 탁구는 그렇게 자라왔어요. 12년을 엄마를 데려 간 바람개비 문신남자를 찾기 위해 개처럼 길바닥을 쑤시고 다녀왔듯이 앞으로 12년, 아니 더한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아이라는 것을 팔봉선생은 탁구의 눈빛을 보고 알았으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양아치처럼 자라왔지만, 탁구를 보니 유머감각도 있어 보이고, 무엇보다 성격이 낙천적으로 보이는 것이 제빵왕 김탁구의 무거운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여, 윤시윤의 연기변신이 성공적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터프하고 박력있는 모습까지, 윤시윤의 좋은 연기가 아역의 뒤를 이어 드라마의 인기를 이어갈지 기대가 크네요. 하이킥에서의 앳된 학생 역할때문에 윤시윤의 성인역할이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단은 성깔있는 남성미로 앳된 모습은 탈피한 듯 싶습니다. 윤시윤의 입장에서는 엄마에 대한 무식스러울 정도의 단순한 감정선과는 별도로 애정신까지 펼쳐야 하고, 복잡한 거성가와의 싸움도 벌여야 하는데, 깊이있는 내면연기까지 소화해 낼지 기대가 큰데요, 윤시윤에게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터프함이 눈에 힘만 주고, 소리만 높이는 것으로 완벽할 수는 없겠지요. 다행스러운 점은 김탁구라는 인물에게서 보이는 낙천적인 코믹함이 윤시윤의 2%부족한 듯한 터프함을 메꿔주고 있다는 것이에요. 오히려 김탁구의 매력을 살려줄 카드가 될 듯도 싶고 말이지요. 코믹이 과하면 시트콤 분위기가 난다는 것이 시트콤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겠지만, 첫 회 윤시윤이 모습을 보아서는 잘 할 것이라는 예감이 듭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저는 풀리지 않는 구일중의 눈빛이 마음에 걸립니다. 서인숙이 해외여행에서 돌아와 자림이가 건넨 주민등록 등본을 보고 흥분해서 구일중에게 따지는 장면이 있었지요. 호적에 탁구에게 지어 준 이름 구형준이 올라있는 것을 보고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준이가 있잖아요. 우리 마준이 만으로는 안돼요?" 라고 묻는데 순간 구일중의 너무나 차분한 분위기로 급변해 버리더군요. 그 표정을 보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핏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구일중이 서인숙과 끝을 보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승재를 경계하는 것으로 보아 두 사람의 관계를 다 알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비밀에 대해서는 너무나 친절할 정도로 직설적으로 보여주는 점인데, 구일중의 심정만은 여전히 성벽에 들러 싸여있는 듯해서 저는 구일중이라는 인물에게도 자꾸 호기심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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