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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01 '바보엄마' 정 안가는 박닻별, 누가 슬픈 괴물로 만들었나? (2)
2012.04.01 10:06




열 살짜리 아이라고 보기에는 그 안에 얼음송곳처럼 날카롭고 차가움이 번뜩이고 있어, 정이 안가는 인물이 박닻별이라는 천재소녀입니다. 닻별이를 보면 그냥 짠해집니다. 이혼서류를 접수하고, 비를 맞는 영주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이제하(김정훈)에게 김영주가 그러더군요.
"내 심장같은 우리 닻별이만 생각하면, 가슴에 가시가 수 천개는 박힌 것같이 아파. 심장이 터질 것같아서 숨을 못 쉬겠어". 김영주(김현주)의 대사와 눈물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사만이 여운을 남기더군요. 영주에게 닻별이가 심장같은 존재로 와 닿지가 않았거든요. 
평소에 닻별이를 챙기지 않는, 어떨 때보면 방치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봐서였나 봅니다. 물론 영주에게 일어난 상황들이 딱 죽고 싶은 심정으로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닻별이는 마치 혼자 크고 있는 아이같았어요.
10살짜리 어린 딸을 천재라는 이유로 미국으로 유학보내려는 엄마, 아빠와 이혼했다는 것을 알지못하게 미국가기 전까지 미루려는 김영주의 고집이, 닻별이를 위한 것인지 선뜻 동의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냥 봐도 모자란 선영을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줌마때문이라며, 선영을 한밤중에 나가게 하는 닻별, 집에 들어 온 영주는 그런 닻별이에게 호통을 치고는 선영을 찾으러 나가지요. "네 IQ반도 안되는 사람이야. 네 이모 김선영, 진짜 바보라서 집도 제대로 못찾아 간다구", 사실은 닻별이가 아닌 자신에게 화가 나는 영주였습니다.
선영에게 전화를 거는 영주, 말도 안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선영이었지요. 다시 울리는 벨소리, 선영은 전화가 연결된 줄도 모르고 영주에게 마음 속 깊은 말을 합니다. "영주야, 네 목소리 들었으니 나는 됐다. 곱단엄마가 내가 니 옆에 있으면, 니가 다친다했는데, 그래도 니 옆에 꼭 붙어있고 싶었는데...이제는 안되겠다. 과수원에 가 있을테니 배꽃피면 와줘. 내동생 김영주, 잘있어라".
골목골목 김선영을 부르며 헤매는 영주앞에 최고만과 김집사가 나타나지요. 선영을 찬모로 스카웃하기 위해 영주의 집을 왔다가 선영이 집을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된 최고만과 김집사,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더니, 아무튼 말린 우럭 미역국이 최고만도 헉헉 숨차게 만드는군요.

분위기 살리는 신현준의 능청연기, 빵빵터진다
지나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보며, 건방진 방댕이를 주절거리던 최고만(신현준), 길가에서 본 엉덩이를 생각해 냈지요. 첫날 뒤뚱뒤뚱 자신의 집을 영주집으로 알고 미역과 짐보따리를 바리바리 들고 가던.. 선영이 키와 보폭을 기준으로 이동거리를 계산하는 최고만, 추정된 장소로 가니 정말 선영이 노래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지요. 천재소녀 닻별이도 같은 계산을 해서 영주에게 알려 주었지요.  
개장수 아저씨를 보고 반가워 하는 선영, 앞뒤말 자르고 따라오라며 선영의 팔소매를 조심스레 잡으니, 선영 냅다 최고만을 뻥차버립니다. 어디를? 급소를...ㅎ.
이 커플 나오면 기분이 좋아지는게 신현준의 감칠맛나는 연기때문입니다. 웬만한 코미디보다 재미있답니다. 최고만이라는 캐릭터를 능글스럽게도 잘 연기하는 신현준때문에 빵빵 터집니다. 뒤늦게 택시를 타고 온 김집사(조덕현)에게 구급차를 부르라며, "나 터져버린 것같아...아래가"라는데 웃겨 죽는 줄 알았네요. 개장수 최고만(신현준)과 김집사(조덕현) 커플도 극중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는 귀요미 남남커플입니다. 칙칙하고 우울한 드라마를 급반전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는 분들이죠.
선영을 찾은 다음날 새벽같이 영주의 집을 방문한 최고만과 김집사, 돈많은 최고만답게 명함도 금으로 번쩍번쩍 도배를 했더군요. 250만원에서 시작된 김선영의 몸값이 700만원까지 뛰었지요. 곧 시골로 내려갈 것이라고 안된다고 하는 영주, 바보언니 김선영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튕긴다고 생각하는 최고만, 800만원은 못준다고 했지만, 원하면 800만원에라도 스카웃을 할 태세더라고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최고만에게 계단을 올라 영주의 집까지 와서, 700만원까지 부르게 한 말린 우럭미역국, 그 맛 저도 좀 구경하고 싶더라고요. 드라마에 레시피좀 알려주면 안될까요?
김선영은 그 아침에 박정도의 집을 향해 달려갔는데요, 비맞은 영주의 가방을 닦다가 이혼서류를 접수한 확인증을 봤던 것이지요. 10년전 영주와 파혼을 취소하고 결혼을 올렸던 사연 역시 공개가 되었는데, 김선영답더군요. 식칼과 밧줄, 약을 가지고 박정도를 찾아가 영주가 아빠없는 애를 낳아기르는 꼴은 죽어도 못본다며, 약을 먹고는 119에 실려갔던 일이 있었지요. 김선영의 기함하게 하는 행동으로 김선영만 보는 딸꾹질을 하는 박정도, 인터폰에서 김선영의 얼굴을 보고는 사색이 되더라지요. 
닻별이도 서류를 봐버렸습니다. 어린아이의 눈에 닭똥같은 눈물이 떨어지는데, 안쓰럽더군요.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어두운 내면을 가진 천재이면서, 어린 아이의 감성까지 가진 닻별이라는 캐릭터를 아역배우 안서현이 잘보여주더군요. 가끔 너무 조숙한 행동을 해서 10살짜리 아이가 맞나 싶을 때도 많지만요. 어른들의 세계를 다 이해할 수 없는 닻별이지만, 엄마아빠의 이혼이 감수성 예민한 닻별이이게 큰 상처와 혼돈일텐데, 앞으로 닻별이가 얼마나 비뚤어질지 걱정스럽네요. 

닮은 꼴 두 천재의 허기를 채워 줄 바보
 김선영

드라마에서 호기심이 커지는 인물이 박닻별(안서현)과 최고만(신현준)이라는 인물입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은 사람들이죠. 비상한 천재면서 사람들에게 정을 주는 것에 인색한 인물들입니다. 김선영이라는 바보와는 극과 극으로 다른 사람들이죠. 지능은 모자라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주고 빈껍데기가 되어도 웃는 선영이와는 말이지요. 최고만과 박닻별이 김선영이라는 공통분모와 엮이면서, 그들이 가지지 못한 것들을 채워가게 될 듯 하더군요.  
어린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니고, 닻별이는 그저 어린 천재소녀였습니다. 까칠하고 예민하고 어린아이답지 않은 말들을 서슴지않고 뱉어버리는... 똑똑한 천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절이라고는 없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박닻별이라는 아이에게 정을 주기가 힘들더군요. 무서운 아이라는 생각만 들 뿐...

천재소녀 박닻별, 누가 이 아이를 슬픈 괴물로 만들고 있을까?
정주기 힘든 박닻별을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엄마 김영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영주가 머리좋은 딸을 낳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엄마같지는 않아 보여요. 어른에게 인사하는 기본적인 예절도 가르치지 않은 엄마, 또래 아이처럼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못하고, 천재로만 키워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수학천재 최고만(신현준)의 눈에 모든 사람들이 건방진 인간일 뿐이듯이 말이지요. 신현준(최고만)과 박닻별은 그런 점에서 닮은 꼴입니다. 감성바보, 정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서툰 바보들이죠.
그런 닻별이가 아줌마로 부르는 이모 선영으로 인해 변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 드라마가 말하는 '엄마의 사랑'을 어쩌면 이 아이로부터 읽어가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인디언텐트를 만들어 둔 선영, 까칠한 닻별이는 고맙다는 인사도 하지 않지만, 아빠보다 잘만들었다고 몰래 좋아하지요. 잘먹어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아줌마, 아니 아직은 이모아줌마는 닻별이가 바라는 엄마였습니다. 자기를 엄마보다 더 잘알고 있는 것같아, 닻별이는 바보이모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김영주는 닻별이에게 "오늘 뭐 배웠어? 무슨 책 읽었어?"를 먼저 물어봤을지도 모르겠어요. 천재 닻별이의 성장은 영주에게는 자랑이고, 자부심이었을 테니까요.
닻별이가 아빠를 유독 좋아했던 것은, 박정도는 닻별이의 눈높이를 맞춰줬기 때문이었죠. 엄마는 늘 회사일에 바빴고, 닻별이를 모든 것을 잘하는 똑똑한 딸이라고 생각했지요. 닻별의 생각과 마음이 똑똑한 두뇌처럼 빨리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던 영주였지요. 영주는 닻별이가 워낙 똑똑해서 다 이해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돈을 벌어야 하는 가장이기에, 아니 닻별이를 공부시키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고 일하는 엄마를 이해할 것이라고 말이지요. 그러니 어린아이처럼 굴면 안된다고, 어른이 돼라고 말이지요. 

그런 닻별이에게 "너는 어린 아이"라고, 처음으로 혼을 낸 사람이 이모아줌마였죠. 그 무식함이 싫어서, 그 모자란 막무가내가 싫어서 버릇없이 굴고 눈을 흘기는 닻별이를, 서울구경으로 벌을 준 사람도 이모아줌마였지요.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밖에 모르는 바보이모, 그런 바보이모가 점점 좋아집니다.
바보이모는 닻별이의 마음을 알지도 모르겠어요. 아직은 미국가서 낯선 사람들과 사는 것보다는, 엄마랑 더 많이 지내고 싶고, 아빠랑 놀고 싶은, 사랑을 더 먹고 싶은 10살짜리 어린아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천재는 마음마저, 나이마저 수학공식처럼 자라는 괴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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