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꾸똥꾸'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0.02.24 '지붕뚫고 하이킥' 세경의 수호천사, 해리와 준혁 (23)
  2. 2010.02.10 '지붕뚫고 하이킥' 정음 항의황, 의미심장했던 이유 (46)
  3. 2010.01.26 '하이킥' 유치 자옥vs분노 해리의 대결, 왜? (31)
  4. 2010.01.15 '하이킥' 세경의 눈물, 잔인하고 미웠다 (30)
  5. 2010.01.12 '하이킥' 황혼의 로맨스 순재-자옥커플, 무엇이 문제인가? (31)
2010.02.24 10:52




지붕뚫고 하이킥 108회는 동시다발적으로 여러가지 훈훈한 사건들을 터뜨려 주었어요. 순재옹와 자옥샘의 닭살작렬하는 예비노부부 모습과 대조적으로 티격태격 권태기 커플 현경과 보석의 온천여행이 재미를 주었지요. 온천으로 향하는 차에서부터 관광지에서까지 툭탁거리기만 하던 현경과 보석은 호텔에서 순재옹이 자옥샘과 달달한 시간을 보내는 사이, 짧은 시간 삐리리 모드로 들어가더니 현경이 임신을 했다네요. 순재옹 집에 큰 경사가 생겼어요.  계산해보니 첫째 준혁과 무려 20살차이가 날 것 같네요. 종방을 앞두고 순재옹네 집에 감도는 따스한 봄기운때문에 겨우내 세경때문에 울고 안타까워했던 마음도 눈 녹듯이 사라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빵꾸똥꾸 해리가 놀라울 정도로 달라지고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사실 해리는 달라진 것이 아니라 해리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해리가 원래부터 나쁜 아이는 아니었지요. 해리의 중요한 인격형성 시기에 가족들의 무관심과 해리의 욕심많은 성격 부작용으로 해리가 버릇없는 아이로 성장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자기 밖에 모르는 해리도 이제는 다른 사람의 아픔과 사랑을 배워가고 있어요. 세경자매가 순재옹네 집에 들어 온 이후 위기감으로 더욱 공격적이고 심술쟁이 성격을 보여 주었던 해리가 나눌 줄 아는 해리로 변해가고 있어요.
성북동 일대에 밤길 여성을 노리는 폭행범이 나타나 피해여성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자 준혁은 세경이 걱정이 됩니다. 집앞 쓰레기를 버릴 때도, 수퍼에 갈때도 밀착 보호하는 준혁이에요. 세경에게 아예 밖에도 나가지 말라고 하지요. 누나는 특히 조심해야 된다면서 "누나는 예쁘니까" 라고는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몰라하는 준혁이에요. 세경도 준혁의 말에 배시시 웃느느데, 요즘들어 자꾸 두 사람이 알콩달콩 이뻐 보입니다. 준혁을 향해 웃어주는 세경도 여자로서가 아닌 누나로서의 미소를 지어 주었다고 할지라도 보기 좋은 두 사람이에요.
그런데 뜨거운 코코아를 잔을 해리가 밀치면서 그만 세경이 발등에 화상을 입고 물집이 잡혔어요. 일부러 한 것은 아니지만 해리도 속상한 모양인지 걱정되는 눈빛이에요. 신애가 세경에게 병원에 가보자고 하지만, 세경은 그렇게 많이 다치지 않았다고 괜찮다고 합니다. 신애는 돈이 없어서 그러는 거냐고 묻지만 세경이 그렇지 않다고 하지요.
그런데 정말 성북동 일대에 혼자 다니는 여자를 노리는 나쁜 놈이 있었나 봅니다. 누군가 자꾸 세경이를 미행하는 느낌이에요. 그때마다 수호천사 준혁이 짠하고 나타나 함께 동행해 주어서 범인은 좀처럼 세경에게 접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경이 수퍼에 간장을 사러 나가자 대문을 나서는 세경이에게 다시 수호천사 준혁이 따라 붙습니다. 저녁이라 혼자 다니면 안된다면서요. 아무튼 준혁이는 세경이가 집에서 한발자국만 나가도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나 봅니다. 수퍼에 가던 준혁과 세경은 세호를 만났지요. 학원에서 특강이 있는 날이라며 준혁을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다고 합니다. 수퍼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준혁을 겨우 설득시켜 학원으로 보내는 세경이에요. 
세호와 학원을 가던 준혁은 신호등에서 여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수퍼근처에 이상한 남자가 있다고 어쩌고 저쩌고...놀란 준혁은 빛의 속도로 세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가슴은 콩닥콩닥 미칠 정도로 세경이 걱정되는 준혁이에요. 속으로 얼마나 후회를 하고 있었는지 달리는 준혁의 표정에서도 보이더라고요. "에이, 학원특강이고 뭐고 누나를 끝까지 데려다 주고 갔어야 했는데....'
준혁과 헤어져 수퍼로 향하는 세경은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듯한 낌새에 놀라 뒤를 돌아 왔지요. 엥~ 이게 누구? 해리가 분홍저금통을 들고 서있는 거였어요. "이걸로 병원 가서 발 흉터 안남게 해달라고 그래, 내일 병원 가봐" 라며 해리가 세경에게 저금통을 내미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글 돌았어요.
지난 번 신애 생일에도 밤중에 제과점으로 저금통을 들고 달려가 케잌을 사왔던 해리였지요. 돈 없어서 병원에 못 가는  줄 알고 걱정해 준 해리가 너무 기특하고 고마운 세경이에요. 해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이걸 왜 밖에서 줄려고 그랬냐고 물으니 "꾸질꾸질 신신애 볼까봐" 그랬다고 대답하지요. 신애에게 말하지 말라면서...
맛있는 갈비찜 해주겠다는 말에 해리의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지고, 세경과 해리는 다정하게 자매처럼 집으로 향합니다. 때마침 숨을 헉헉거리며 달려 온 준혁이 해리와 세경을 보고 흠칫 놀라는데, 해리 말이 더 걸작입니다. "바보스럽게 왜 그렇게 뛰어 다니느냐"고요.
알고 보니 해리는 종일 세경에게 저금통을 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는데, 그때마다 준혁이 방해를 했었어요. 낮에도 장에 가는 세경 뒤를 쫓아 저금통을 주려는 순간 "누나!"라며 준혁이 등장하지를 않나, 간장 사러 가는 세경이를 따라 가려고, 코코아 타달라고 떼까지 쓰며 미리 대기하고 있었는데 따라 나오지를 않나, 아무튼 세경에게 저금통을 줄 기회를 안주는 준혁오빠가 얄미웠을 거예요.

그런데 폭행범이 있기는 있었나 봐요. 범인이 밤길을 혼자가는 긴생머리 여자를 미행하는데, 긴생머리 여자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뒤로 발라당 넘어질 뻔했네요. 국민할매 김태원씨가 까메오로 출연해 주셨어요. 전혀 모르고 있었던 터라 아주 자지러지게 웃었어요.
저는 이번회 하이킥을 보면서 착한 해리의 변화가 너무나 기뻤어요.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사실 가장 변화에 관심을 가졌던 캐릭터가 해리였거든요. 해리는 실수로 뜨거운 코코아를 세경 발에 엎지르고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걱정이 된 해리가 몰래 세경 방문앞에서 들어보니 신애가 흉터남겠다고 돈 없어서 병원 안가느냐고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지요. 예전의 해리라면 일부러 그러지도 않았는데 하고 오히려 해리가 벌컥 화를 냈을 수도 있었을텐데 해리는 방으로 올라가 저금통을 가지고 내려 왔지요. 그리고는 세경에게 저금통을 전해 줄 기회만 노리고 있었던 거였어요. 그동안 수퍼가는 세경 뒤의 음산한 미행자가 해리였어요. 그때마다 준혁이 나타나는 바람에 해리는 숨어야 했고요. 그러고 보니 해리와 준혁이 세경의 수호천사가 되 준 하루였네요.
아직은 미안하다고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 해리, 하지만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하는 해리가 정말 기특해요. 신애 앞에서는 자존심에, 쑥스러움에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어색하지만, 세경을 걱정해 주는 마음이 너무 예쁘고 해리가 달라졌다는 것이 기쁩니다.
세경의 발에 흉터가 남을까봐, 혹시나 돈이 없어서 병원에 못가나 싶어 저금통을 주려고 하루종일 세경이 뒤만 따라다녔을 해리를 생각하니 기분좋은 웃음이 나와요. 어린 마음에 얼마나 애가 탔을까 싶어요.
자신밖에 모르는 욕심꾸러기 심술쟁이 해리,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나 하는 꾸질이 주제에" 라는 말도 아무렇지 않게 뱉었던 해리가 정말 착한 해리, 마음 따뜻한 해리로 변해 가고 있네요. 해리네 집에 따뜻한 봄소식처럼 좋은 일들만 있어서 흐뭇했던 하이킥이었어요. 현경의 임신으로 동생이 생기면 해리는 아마 더 착한 아이가 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동생과 사랑을 나눌 줄도 아는, 그리고 세경이가 신애를 보살피는 것처럼 해리도 좋은 언니 혹은 누나가 될 것 같아요.

*기쁜소식: 우리 김연아 선수가 78.50으로 현재 선두입니다. 너무 환상적이었어요. 다들 보셨지요? 정말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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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06:32




지붕뚫고 하이킥이 벌써 100회를 맞았습니다. 100회를 맞아 뭔가 특별한 에피소드를 준비했을까 기대를 했는데, 뼈있는 의미가 숨어있었던 정말 특별한 특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특집입니다. 이제는 전 사장이라고 해야겠네요. 엄기영 전 MBC사장 사퇴 기사를 접하고, 뒤숭숭하고 참담한 패배감도 들었던 날, 공교롭게도 하이킥이 100회가 방송되었어요.
신애의 생일과 정의의 수퍼우먼 항의 황이 된 정음의 에피소드였는데, 신애의 생일을 챙겨 준 예쁜 해리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지요. 두 아이들이 엔딩장면에 케익크림을 얼굴에 묻히며 장난치는 모습을 보니, 해리에게도 신애에게도 자매같은 친구가 생긴 것 같아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행복해졌어요.
지난 회 즐겁게 보다가 마지막 우울모드로 돌입하게 해버렸던 세경의 눈물때문에 짜증도 났었는데, 이번회는 항의 황때문에 웃고 볼 수만은 없었어요. 몇시간전의 엄기영 사장의 불끈 쥔 손이 오버랩되면서, 가슴에 항의 황정음 못지않는 분노가 치밀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100회 특집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 시대 우리가 찾아야 할 모습이 항의 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에요.

정음이 정의의 항의 황으로 탄생하게 된 계기는 동네 음식점에서 배달시킨 밥때문이었지요. 누군가 먹다 남긴 쉰밥 찌끄러기를 모아서 배달해 준 거예요. 광수가 항의 전화를 했지만, 아주머니가 아파서 밥을 못했다는 얘기에 마음만 약해지고, 급기야는 몸조리 잘하라는 친절한 인사까지 하고 전화를 끊었지요. 화가 벌컥벌컥 난 정음이 다시 전화를 해서 "동네장사 이렇게 하느냐?" 며 새밥에 닭볶음탕까지 서비스로 받게 되었어요.
밖에서 들어 온 자옥이 누군가 집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고 속상해 하는데, 골목에 설치된 CCTV가 고장나서 범인을 잡을 수가 없다네요. 구청에서는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 주지 않고요. 항의 황 정음이 가만 있을리가 없지요. 구청에 전화를 하니 담당부서가 아니라는 대답만 반복됩니다. 이런 일 저도 겪었는데, 정말 짜증 제대로지요. 이대로 물러설 수 없는 정음이에요. 구청으로 돌진한 정음은 구청장에게 정식으로 항의하고, 다음주에 고쳐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왔지요. 동네에서는 항의 황의 눈부신 활약으로 벌써 유명인사가 되었고요. 자옥네 식구들은 정음을 국회로 보내자고 까지 정음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지요. 
그런데 정음의 동네에 귀신도 못잡는다는 바바리맨이 나타난다는 인나의 제보가 들어왔어요. 병원에 가려고 집을 나선 정음은 문제의 바바리맨을 만나게 되었지요. 지나가던 학생들과 아주머니들이 놀라 떨고 있는데, 정음은 눈도 까딱않고 바바리맨을 쫓아버립니다. 볼 것도 없는 사람이라네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ㅎㅎ.
정음이 바바리맨을 퇴치한 일은 인터넷에 만화로 올려지고, 정음은 힘든일 있을 때 나타나는 정의의 여기사 항의 황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어요. 힘든일이 있을 때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주는 우리들의 친구 짱가처럼요.
항의황 인기캐릭터로 급부상했는데도 정음은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지훈이 하루종일 연락도 없기 때문이에요. 병원동료가 지훈이 낙도의료봉사를 떠났다고 말해주자, 정음은 분노폭발 일보직전이에요. 여자친구인데도 이렇게 한마디 말도 없이, 흔한 문자하나 날려주지 않은 지훈이 괘씸하지요. 만나면 아주 요절을 내버릴 태세에요.
낙도에 갔던 지훈이 돌아왔는데 몰골을 보니 면도도 못한 초췌한 모습이었지요. 그래도 정음이 보고 싶어서 달려왔나 봅니다. 지훈을 본 정음이 여자친구에게 전화도 안하고, 문자도 없고 어짜고 저짜고 속사포 항의를 하는데, 지훈의 공격에 주춤해 버리지요. 뽀뽀 한방, 그래도 정음이 화가 풀리지 않지요. 다시 뽀뽀 한방. 
"계속 이렇게 찔끔찔끔 뽀뽀만 할거에요?" 흐악흐악~앙큼한 정음이 원하는 게 따로 있었네요. 이번에는 진하고 달콤한, 그리고 긴 키스를 해 주었지요. 지훈의 키스에 화를 누그러 뜨리고 급 헐렐레 좋아 죽는 정음입니다. 꼭 껴안아 주며 지훈이 "보고 싶었어요" 라는 한마디에 정음은 무장해제되어 버렸어요. 천하의 항의 황도 지훈의 키스와 보고 싶었다는 달달한 말을 이길 수는 없었겠지요.  이제는 너무나 알콩달콩 예쁜 두사람이어서 하이킥 종영전에 꼭 결혼시켜주고 싶은 커플이에요. 사실 하이킥 중반까지는 지훈-세경라인을 응원했었는데, 지금은 지훈-정음라인이 깨지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예쁘게 사랑을 하는 두 사람때문에 흐뭇하고, 또 해리가 저금통까지 가져가서 신애 생일 케익을 사다 주고 정말 훈훈한 하이킥이었지만, 가슴 한켠에는 항의 황이 우리가 찾아야 할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반성도 하고, 화도 났습니다. 손석희, 신경민 앵커에 이어 엄기영 사장까지 이렇게 힘없이 무너지고 말아야 하는지 안타깝습니다. YTN, KBS, MBC 언론을 장악하고, 다음은 무엇을 장악할지 공안정국보다 무서운 정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판없는 사회는 죽은 사회에요. 비판할 수 없게 만드는 정치는 민주주의를 포기하겠다는 뜻같아 보입니다, 정말 무섭네요. 김주하앵커가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는데 저도 기사를 통해 접했어요. "저를 지키고 싶습니다.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 여러분과 지키고 싶습니다" 
어디선가 누구에게 항의할 일 생기면/  항의황 엄청난 기운이 (야!)/  틀림없이 틀림없이 항의한다
잘못된 건 못 참는다/  우리 동네를 누벼라/  씩씩하게 항의도 잘 한다
항의! 항의! 우리들의 항의황~/  당당하게 항의할 일 찾는다/  항의! 항의! 우리들의 항의황~

MBC 지붕뚫고 하이킥 항의 황의 캐릭터는 단순히 드라마속 에피소드의 웃음장치라고 웃고 넘기기가 어렵네요. 물론 드라마를 보고 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가 제대로 항의를 하고 살고 있는지, 우리가 항의할 방법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이렇게 방송사를 상대로 총성없는 총을 쏘고, 칼날을 들이대는 시국이 정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답답하기 그지 없네요. 당당하게 항의할 일 찾는다는 '항의 황'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만이 간절합니다. MBC 지붕뜷고 하이킥 소속 항의황에게 응원 한마디 덧붙입니다. "힘내라! 항의 황, 우리가 함께 지킨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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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3 Comment 46
2010.01.26 06:36




지붕뚫고 하이킥 94화는 해리와 자옥의 빵꾸똥꾸, 빵꾸빵꾸빵꾸 똥꾸똥꾸똥꾸 대결을 통해 해리와 자옥선생의 관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이 암시되었는데요, 해리와 자옥의 에피소드는 앞으로 해리에게 강적이 나타남과 동시에 해리가 변화해 갈 중요한 장치로 미리 복선을 깔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버릇없는 해리를 제압할 사람으로 자옥선생만한 적임자가 없어 보이네요. 지난 번 세호때문에 벌어진 미인형 월드컵과 자옥의 해리 길들이기 서막이라고 할 수 있을 빵꾸똥꾸 대결은 해리의 교육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에피소드 였어요. 
지난 편 에피소드에서 자옥이 해리에게 당근을 주었다면, 이번 회에서는 기본적인 예의범절에서는 해리보다 강한 빵꾸똥꾸를 날리면서 채찍을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호의 춤추는 모습에 반한 해리에게 첫사랑같은 두근거림이 시작되었지요. 하지만 정음을 좋아하는 세호때문에 해리는 자기가 못생겨서 관심을 주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요. 해리만한 나이에 남자들이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를 예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일거예요. 그런 해리의 심리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자옥은 너무나 지혜롭게 해리를 가장 예쁜 아이로 만들어 주었어요. 물론 최종 우승자는 자옥선생이었지만...
이번 회에서는 자옥은 해리에게 채찍을 주었어요. 중요한 것은 이번에도 자옥이 해리의 눈높이 선상을 이탈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할아버지 순재옹이나 보석, 현경은 해리가 버릇없이 굴거나 빵꾸똥꾸를 외칠 때 방관하거나, 하지말라고 나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런데 자옥은 뜻밖의 반응을 보이지요. 자옥은 해리가 입속에서 아몬드를 빼서 주는 행동이나 "할머니 빵꾸똥꾸" 라는 말에 훈계하지 않았어요. 꾸지람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옥이 해리에게 한 것은 똑같이 화나하고 불쾌해 하는 의미의 반사였어요. 
해리는 자신의 입이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입속에서 나온 아몬드가 더럽지 않아요.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강하기 때문이지요. 자옥은 해리에게 같은 방법으로 아몬드를 먹어 보라고 입속에서 아몬드를 빼서 줍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관심없는 해리는 입속에서 꺼내 주는 아몬드를 보고 자옥보다도 더 기겁했을 거예요. 
자옥은 해리에게 자신이 느꼈을 불쾌감을 해리에게 그대로 대입시킴으로써 해리에게도 다른 사람이 느낄 불쾌감을 가르쳐 준 것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해리의 빵꾸똥꾸에서는 심지어 해리보다 강한 폭탄을 날리면서 "반사!" 라는 요즘 아이들의 인터넷 용어까지 사용해요. 철저히 해리의 눈높이 수준에서 복수해 준 것이지요. 만약 자옥이 이 상황에서 빵꾸똥꾸를 외치는 해리를 붙들고 "해리야... 어른한테 그런 나쁜 말을 쓰면 못써요. 그런면 나쁜 어린이에요..." 어쩌구 저쩌구 일장훈계를 늘어 놓았다면, 해리에게는 소 귀에 경읽기 였을 거예요. 하지만 자옥은 더 강하게 해리에게 직격탄을 날리지요. 마치 친구끼리 말싸움 하듯이요. 분노한 해리가 "할머니 내 방에서 나가" 라고 해도 자옥은 "니가 나가" 라며 오히려 큰소리 칩니다. 해리의 "나가!" 에 더 큰 소리로 "나가!!!!!"해 버리니 해리가 더 놀라고 꽁지를 내려 버리지요.
해리의 새로운 강적으로 등장한 자옥선생은 해리의 눈높이에서 해리를 봐 줄 어른이 생겼다는 반가운 복선이에요. 친구 신애가 있지만, 해리에게는 동갑친구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보듬어 주는 어른친구도 필요해요. 신애에게 세경이라는 어른친구가 있다는 게 해리는 늘 부럽지요. 사이좋은 두 자매에게 해리가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신애에 대한 질투와 부러움때문이에요. 
보일러 고장으로 하루 피신 온 자옥네 식구들이 왔을 때, 현경이 자옥선생과 같은 방을 쓰겠다고 하자 할머니와 함께 방을 쓰겠다며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끼는 모습이 있었어요. 신애는 신경쓰지 않았겠지만, 해리는 자기에게도 자기와 친구 먹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을 거예요. 해리는 자기에게도 어른 친구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거지요. 신애에게 세경이와 줄레엔이 있듯이요. 
엄마와 아빠가 잘해준다고 하지만, 해리에게도 필요한 어른 친구가 아니라, 늘 위에서 내려다 보는 부모일 뿐이에요. 쓸데없는 소리말라며 툭하면 핀잔 주는 가족들과 달리 자옥은 관심과 반응을 보여 주었지요. 미인형 월드컵에서는 자기편이 되어서 관심을 가져주었고, 빵꾸똥꾸 대결에서는 해리와 같은 수준에서의 반응을 보여 주었어요. 
해리가 빵꾸똥꾸라고 욕을 하면 가족들은 하지말라는 말밖에는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자옥은 같은 방법으로 해리에게 욕을 해줍니다. 해리도 다른 사람에게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자옥이 가르쳐 준 거예요. 분을 삭이지 못한 해리가 소리를 지르며 씩씩거리기는 했지만, 역으로 자신이 들었을 때 불쾌감을 느꼈기에 더 화가 났던 거예요. 아직은 해리가 다 깨닫지 못했겠지만, 해리도 다른 사람의 불쾌감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기는 했을 것 같아요.    
해리같은 아이는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캐릭터지요.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여 주면 사회성이 결핍될 수 있는 독선적인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고 무조건 나무라고 혼을 내면 반항아로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해리는 분명 고쳐야 할 성격이 많은 아이에요. 순재옹이나 보석, 현경으로는 감당하지 못할 부분도 있고요.
그런 해리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 교육자인 자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도 있고, 교육방면으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의심가는 부분도 가끔씩 있지만, 자옥은 해리에게 당근과 채찍을 줄 때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선생님이에요. 

아동심리학에 관한 책들을 보면 직접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지적하고 있는데요, 자옥의 빵꾸똥꾸는 직접교육의 한 방식이라고 보여집니다. 부모나 어른들이 흔히 어린 아이들이 뜨거운 주전자를 만지려 할때 대부분이 "앗! 뜨거워.. 이거 만지면 아야해" 라고 무조건 못하게 하지요. 반면 적당히 뜨거운 주전자에 손을 대주며 뜨겁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요.
자옥이 이번회에서 해리와 똑같이 입에서 빼낸 아몬드를 먹어보라고 내민 것이나, 해리에게 빵꾸똥꾸라고 더 심하게 응수를 해 준 것은 해리가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한 방법이었어요. 어른답지 못한 유치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옥의 유치함은 해리에게는 좋은 교육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리에게 어른들이 지금까지 그런 방식으로 보여주지는 않았거든요. 혼내거나 말리거나 무관심하거나 였지요.
하지만 자옥은 가장 유치한 방법으로 해리를 자극했어요. 딱 해리의 눈높이에서요. 왜 나쁜지를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쳐 주려하기 보다는 해리가 직접 느끼게 한 거지요. 자옥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말이에요. 당분간은 해리를 화나게 할 자옥의 채찍이겠지만, 해리는 정말 좋은 친구이자 할머니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옥선생의 빵꾸똥꾸는 해리에게는 분명 좋은 약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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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5 13:42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만 보는 것은 힘듭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이 아파하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 힘이 들이 들지요. 준혁의 생일날 있었던 세경과 준혁의 에피소드는 사랑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감정에 눈이 멀어 버리는지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짝사랑하는 지훈이 동료들에게 세경이 자기집 가정부일을 하는 불쌍한 아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하염없이 눈물만 쏟던 세경이때문에 많은 시청자들이 세경이만큼 눈물도 흘려야 했지요. 삼촌에 대한 세경의 마음을 알아버린 준혁이 역시 슬펐고요. 더구나 자신의 생일날 생일선물로 받은 영화데이트였는데 데이트는 커녕 세경이 누나가 다른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버렸으니 준혁의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을 정도였겠지요. 
지붕뜷고 하이킥 87, 88화를 보면서 저는 세경이가 처음으로 미워졌습니다. 준혁과의 악속을 잃어버릴 정도로 지훈이 사 준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중요한 물건이었음을 모르지는 않아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은 것은 그것이 하찮은 낙서쪼가리라고 하더라도 소중하니까요. 더더구나 짝사랑하고 있는 사람에게서 받은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지요.

제가 세경이 미웠던 이유는 두가지에요. 하나는 세경의 나약함이고, 다른 하나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만큼 자기 감정에만 빠져있었기 때문이에요. 시트콤 속 세경이를 응원하는 이유는 착하기때문이라는 것은 부언할 필요는 없겠고, 동생을 데리고 꿋꿋하게 세상을 헤쳐가는 모습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배려심많고, 순수하고, 자존심도 있고, 비굴하지 않고, 남에게 손 빌리지 않으려는 당당함이 좋았어요.
지훈이 동료들에게 중학교만 졸업하고, 동생 데리고 우리집에서 가정부하는 불쌍한 애라는 말을 듣고 돌아서는 장면에서는 세경과 함께 저도 울었어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하게 느껴졌을까요? 그렇다고 지훈이가 미운 것도 아니에요. 지훈이는 세경을 상처받지 않게 미리 보호막을 쳐주려고 했던 것이었으까요. 동료들에게 지훈이 분명하게 말했지요. 끝까지 책임질 수 있으면 소개해 주겠다고요. 그리고 세경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말해주었어요. 지훈이는 세속적인 기준으로 세경을 대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애시당초에 버리라는 말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준 거지요.

그런데 세경은 지훈의 말을 듣고 넋이 나간듯 멍해져서, 지훈이가 사준 빨간 목도리를 어딘가에 흘려버렸지요. 병원까지 와서 찾아봤지만, 목도리는 찾지 못했고요. 영화관에서 기다리던 준혁은 병원으로 세경을 찾아오고, 목도리를 잃어버렸다며 우는 세경을 보았지요. 목도리가 지훈이 사준 것임을 알게 된 준혁은 세경이 지훈을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 버렸지요.
준혁의 마음이 깨질 듯 아프듯이 세경이 준 생일선물마저 깨져 있었어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세경이 생일선물로 피아노를 쳐주었지요. 세경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그런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에도 눈물이 흐르는 모습이었고요.
87화 준혁이 생일편을 보고 저는 처음에는 세경이때문에 울었고, 다음에는 피아노를 치는 세경을 바라보는 준혁의 슬픈 눈동자때문에 마음이 아팠어요. 세경이 불쌍하면서도 미워진 건 병원에서 지훈 앞에서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장면에서부터 였나 봐요. 그리고 피아노를 치는 장면에서는 세경이 자기감정에만 빠져있다는 게 너무 크게 보였고, 피아노를 칠 때 우는 모습은 준혁에게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준혁의 입장에서지만 말이에요.
87화를 보고 글을 쓸까 생각했다가 다음회를 더 지켜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쓰지를 않았는데, 88화를 보면서 세경이가 또 미웠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예뻐하고 아꼈던 세경이었는데 말이에요.

물론 이 글은 어디까지나 시트콤 속의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세경이는 드라마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선 세경이는 지훈이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훈이와 정음의 사이를 세경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지훈이는 세경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어요. 만약 지훈이가 정음을 사귀고 있으면서도 세경에게 가능성을 보여준다거나 세경을 흔든다면, 정말 지훈이는 나쁜 사람이에요. 쿨가이 지훈이 양다리를 걸칠 사람도 아니지만요.
그런데 병원에서 마주친 지훈에게 세경은 목도리를 잃어버렸다며 눈물을 보였지요. 지훈도 세경이가 자신을 남자로 보고 있음을 모르지 않아요. 그런데 지훈의 입장에서 자기가 사준 목도리를 잃어버렸다고 우는 세경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드라마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저는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상대방에게 마음이 없는 것이 미안할 수도 있겠고요, 어쩌면 짜증날 수도 있을 거에요.
세경이는 지훈에게 지훈이가 사준 목도리가 눈물이 범벅될 정도로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거에요. 마음도 없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전 부담스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역시 지훈의 입장에서지만요.
피아노 장면에서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세경이 지훈이와 나눴던 대화를 준혁이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그것은 알 수 없어요. 다만 짐작하건데 준혁이 뒤에 있었고, 다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에요. 아닐 수도 있고요. 여기서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문제는 세경은 준혁에게 생일선물로 줄게 이거밖에 없다며 이루마의 River Flows in You를 연주했는데요, 연주를 하며 세경이 또 눈물을 흘리는 거에요.
물론 시트콤 속의 장면 자체는 피아노를 치는 세경의 마음, 그것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까지 와닿았어요. 이는 우리가 제 3자 시청자의 관점에서 세경과 준혁의 감정을 모두 읽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되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드라마속 준혁이라면 입장이 다르지요. 목도리를 잃어버린 것, 지훈이 병원에서 했던 말, 준혁에게 미안한 마음 모든 것이 짬뽕되었겠지만, 그것은 세경 자신을 위한 연주였지, 준혁이를 위한 생일 축하연주는 아니었어요.
생일선물이라고 피아노를 치면서 우는 모습, 과연 준혁이 입장에서 어땠을까요? 세경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면서 저는 세경이 준혁이에게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준혁이가 세경을 좋아하는 것은 눈치 제로 세경이 몰랐다고 치더라도, 그렇게 들떠 문자를 날리던 준혁이의 마음은 전혀 보지를 못하는 세경의 모습입니다. 더군다나 생일이었고요. 자기감정에 몰입해서 다른 사람은 눈에 들어 오지 않았던 거겠지요. 지훈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준혁이의 감정 역시 세경의 부서진 마음 앞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거에요.
그리고 이번 88화를 보면서 저는 세경의 변화없는 모습에 실망을 했어요. 지훈이가 사골국을 끓이지 말라고 했건만, 세경이는 미련곰퉁이처럼 또 끓이고 있는 거에요. 물론 책을 펴놓고 공부하고 있었지만요. 제가 세경이 잠시 미워졌던 것은 지훈을 여전히 놓아주지 못하고 있는 해바라기 사랑때문만은 아니에요.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한순간에 접을 수 있겠어요.
하지만 상대방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헤아려보지 않고, 자기감정에만 충실한 순수사랑이 과연 상대방을 위한 것일까요? 부담스러워 하는 지훈이의 마음도 헤아려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니까요. 또한 세경이 지훈을 바라보는 것이 힘든 것처럼, 자신을 바라보는 준혁의 마음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짝사랑은 똑같이 아픈 거니까요.  
지훈이 준 빨간목도리는 세경에게 사랑의 적신호였을지도 몰라요. 이번 회에 준혁이 청색 목도리를 둘러주었는데요, 똑같이 아파하는 준혁을 보니 두 사람에게 준혁이의 목도리 색깔처럼 청신호가 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 원래 지훈이와 세경이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자꾸 세경이와 준혁이라인으로 마음이 기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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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2 07:01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면서 언젠가는 한 번 꼭 끄집어 내고 싶은 부분이 황혼의 재혼이었어요. 그동안 순재옹와 자옥선생의 로맨스를 지켜보면서, 어느 에피소드에서는 그들의 결합을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는 반대하고 싶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결합은 하되 그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사실 황혼기에 홀로 된 어른들의 재혼이 드문 경우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능력이 있고, 건강한 경우라면 축하할 일이지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여요.
하지만 이 문제가 당장 내 가족의 문제라면 선뜻 찬성하기도, 반대하기도 난감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85화 다이아몬드 반지 분실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현경의 태도에서 보여지듯이 말이지요. 시트콤이라는 특성상 순재옹과 자옥선생의 로맨스는 웃음도 있고,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지붕뚫고 하이킥의 순재-자옥커플이 봉착한 현주소인 셈이지요. 노인의 재혼에 대해 심도깊은 문제점들을 다루자면 한도 끝도 없기에. 여기서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보여주는 단편적인 문제를 통해 순재옹으로 대변되는 황혼의 재혼에 말하고자 합니다.
이번 85화에서 현경이 순재옹이 테이블에 놓아둔 다이아몬드 반지를 감추면서 벌어진 에피소드는 순재옹의 재혼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벽이 가족임을 보여 주었어요. 식사 중에 순재옹이 '봄이 오기전에 자옥씨랑 합치겠다' 하자, 현경은 '어디 한 번 잘 해 보라'며 입이 나옵니다. 순재옹은 자옥선생에게 정식으로 프로포즈를 하려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서 집에 옵니다.
그런데 순재옹이 반지를 테이블위에 올려 두고 화장실에 다녀 온 사이 감쪽같이 반지가 증발해 버렸어요. 때 마침 불청객인 도둑고양이가 순재네 거실에 있다가 도망쳐 버리지요. 보석은 고양이를 의심하고 추적에 나서고, 세경은 집안을 이잡듯이 샅샅이 뒤지는데, 반지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보석과 세경이 반지를 찾기 위해 추리수사에 들어갔지요. 보석은 도독고양이를 의심하고 마취총, 적외선 쌍안경까지 마련하고, 고양이를 생포하기 위해 마당에 잠복합니다. 실수로 마취총에 맞아 잠이 들고 말았던 보석이었지요. 다행히 동태는 안 되었나 봅니다. 다음날 아침 부스럭거리며 일어났으니까요. 황소 뒷걸음 치다 고양이 잡은 격으로 고양이를 생포한 보석은 지하에 고양이를 가두지요. 고양이 응가에 분명 반지가 있을 거라 생각한 거죠.  
세경은 세경대로 롤러받침까지 이용해 거실 구석구석을 누비며 반지를 찾는데, 현관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사건발생 당일 분명히 비가 왔고, 그 시각 외출하던 현경이 부츠를 신고 나갔는데 부츠가 아닌 구두에 물이 묻어 있었던 거죠. 구두에 대해 현경에게 물어보지만 현경은 자기를 의심하느냐고 잡아떼지요. 하지만 세경의 예리한 눈을 속이기는 어렵지요.
물증을 확보한 세경은 현경의 말에 심증을 굳힙니다. 현경이 말실수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들먹인거죠. 세경은 그저 잃어버린 반지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을 뿐인데 말이에요. 물증에 심증까지 나오자 현경이 범인이라 확신한 세경이 순재옹에게 말하려는 순간, 보석의 목소리가 들렸지요. "반지 찾았어요!"  보석이 반지를 들고 오는데 마치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한 듯한 모습입니다. 반지는 보석의 날카로운(?) 추리대로 고양이 응가에 있었던 거죠. 사실은 세경의 수사망이 좁혀지자, 현경이 감춘 반지를 응가 속에  다시 넣어 두었던 것이었고요. 현경의 완전범죄는 성공(?)하고, 보석은 "네가 최고다!" 라는 순재옹의 칭찬까지 받고 일단 사건은 종결되었지요.
그런데 순재옹의 재혼은 이제부터 더욱 거센 난관에 부딪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문제의 핵심은 순재옹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반대하는 현경, 암묵적 찬성 혹은 무관심 입장인 지훈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요. 제가 순재옹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데에는 순재옹의 고집불통이고, 독선적이며 심지어 대화단절병까지 있는 그 캐릭터 때문이에요. 어떻게든 자옥과 현경 두 사람을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순재옹의 방법은 순서가 틀렸다는 생각이 들어요.

순재옹은 식사 중에 마치 내일 모레 장에 다녀오겠다는 듯이 봄에 자옥씨랑 합친다고 공개적으로 재혼의사를 밝혔는데요, 아무리 재혼이고 나이 지긋해서 올린다고 하지만 이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인륜지대사를 떠나 새어머니를 맞는다는 것은 가족관계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자옥이 가방하나 싸서 들어오는 그런 의미없는 이사는 아니지요. 사람이 들어오는 것, 그것도 가족으로 들어온다는 것인데, 가족으로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현경에게는 현재로서는 달갑지 않은 이사일 뿐입니다. 문제는 순재옹이 현경이 자옥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득, 내지는 이해시키는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거예요.
현경이라고 아버지의 고적함을 모를리 없지요. 순재에게는 상처 후 매일밤이 독수공방 기나긴 동짓밤이었음을 현경도 알 거에요.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은 둘째치더라도, 현경에게는 마음에 있는 어머니의 자리가 크지요. 아마 현경이 자식을 키우는 엄마이기에 친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더 할 거에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 외에도 새어머니를 맞는다는 것은 현실적인 문제점도 크지요. 물론 하이킥에서는 자옥선생이 혼자이고, 교감선생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에 경제적으로도 여유있지만, 만약 그런 조건이 없다면 아마 반대는 더 심할 겁니다. 가족간의 정도 끈끈하지 못한데 혹이라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뜬다면, 차후 문제가 복잡해지지요. 이런 문제까지 안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나이든 노년의 재혼에 문제가 많은 것이겠고요. 여기서는 물론 이런 문제까지 말하려는 것은 아니에요. 시트콤일 뿐이니까요. 

제머리 깎는 순재옹, 무엇이 문제인가?
그럼 순재옹이 방법적으로 가족들에게 무엇을 잘못하고 있을까요? 순재옹의 문제는 자식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경에게는 솔직히 어머니가 필요없는 상황이에요. 단지 살아계셨으면 좋겠지만요. 그런데 새어머니가 들어온다면 집안분위기며, 가족관계며 여러가지로 복잡할 뿐이지요. 그래서 자옥선생과는 그저 여자친구로 지냈으면 하는 거고요.
하지만 순재옹은 다르지요. 늦사랑에 빠진 순재옹에게는 애인이 아니라 아내가 필요합니다. 방에 한 사람만 더 있어도 얼마나 훈훈해지는데요. 옆에 누군가가 함께 있다는 것으로 마음이 안정되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 봤을 거에요. 밤에 이부자리 깔고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등 긁어주는 마누라라는 이런 고리타분한 말이 아니더라도 말이에요.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평생 한 사람과 백년해로하면 그야말로 좋겠지요. 하지만 피치못하게 헤어지는 경우도 있고, 한사람을 먼저 보내기도 하고, 이런 게 인력으로는 안되는 일이지요. 사실 순재옹 방이 등이 시리게 춥겠어요. 마음이 시린 거지요.
순재옹은 이런 자신의 마음을 가족들에게 열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순재옹이 현경이나 보석, 그리고 지훈에게 적어도 자신의 사랑에 대한 이해는 시켜야 한다고 봐요. 하지만 순재옹은 왜 자옥과 재혼하고 싶고, 자옥의 어떤 점이 좋고, 두 사람의 노후에 대해 어떤 설계를 하고 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새어머니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라, 그리고 껄끄러워 하는 현경과 자옥이 친해지기만 하면 된다는 식이에요. 물론 같은 학교에 근무하고 있고,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는 있겠지요. 하지만 새어머니로 들어온다는 것과 친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예요.
지붕뜷고 하이킥을 보면 순재네 가정이 정상은 아니지요. 가족들 모두 제각각에 개성도 강하고, 독단적이고요. 요즘 보기 드물게 3대가 사는 집인데도 이 집에는 꼭 있어야 할 사람이 없습니다. 집안의 어머니라는 존재지요. 남자같이 털털하고 그다지 포용력도 없어 보이는 현경은 사사건건 아버지에게 막말(?)하고, 남편까지도 무시하고, 아이들에게는 다소 무관심하기 까지 합니다. 현경이 실질적으로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함에도 어머니로서도, 아내로서도, 누나로서도 그다지 높은 점수는 받지 못할 거에요. 아버지 순재옹도 집의 가장으로서 온화함보다는 명령적이고, 권위적이지요. 
이슬공주 자옥선생이 잘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순재옹의 집에 윤활류가 될 사람이 어머니라는 존재지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순재옹의 재혼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순재옹에게 필요한 아내와 이 집에 꼭 필요한 어머니를 재혼이라는 설정을 통해 한 지점에서 만나게 하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부딪칠 수 밖에 없는 가족들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바로 순재와 자옥의 재혼이고, 궁극적으로는 가족의 화합을 담고자 하는 것이지요. 
순재옹의 재혼선언이 씁쓸했던 이유는 마치 중이 제머리 깎는 듯한 순재옹의 밀어부치기 태도때문이에요. 본인의 재혼이지만 가족들이 아직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과연 잘하신 걸까요? 순재옹은 재혼에 앞서 자식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족에게 자신에게 아내라는 동반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먼저 이해시켰어야 했다고 봅니다. 아버지에게 아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아마 현경, 보석, 지훈이 앞장 서서 순재옹 재혼을 서둘러 줄 것입니다. 자식 눈치 보지 않는 순재옹의 당당한 그레이 로맨스를 응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축복이 전제가 되어야 함에도, 제 머리 스스로 깎으려는 듯한 순재옹의 모습이 과히 보기 좋지 않아 보이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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