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정 작가'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4.02 '나인' 어머니가 뉴스를 보는 이유와 아버지를 죽인 진범은? (6)
  2. 2013.03.26 '나인' 과거로 갈 수 있는 신비의 향, 선물인가? 저주인가? (10)
  3. 2013.03.20 '나인' 이진욱,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머리에 쥐날 지경 (18)
  4. 2013.03.19 '나인' 이진욱-조윤희, '정해진 시간은 없다, 사랑하니까 사랑한다' (10)
2013.04.02 12:42




드라마 나인을 보면서 실어증과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를 보며 떠오른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날 1992년 12월 30일 박선우의 아버지 박천수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함구해 버린 박선우의 어머니를 보면 공공의 적에서 패륜 아들이라도 아들을 살인범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손톱을 삼키고 죽은 어머니가 떠오릅니다. 

첫회부터 요양원에서 아들 얼굴도 몰라보고 박선우의 뉴스만을 챙겨보는 김희령에게서 의뭉스런 비밀은 감지되었지요. 박천수(전국환)의 죽음에 관련된 아들 박정우, 정신을 놓아버린 것은 아들 박정우를 지키기 위한 어머니의 강한 모정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첫회부터 박정우(전노민)이 친자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역시 박정우는 박천수와 김희령 사이에 낳은 아들은 아님이 밝혀졌는데, 개인적으로 첫회 리뷰에서 최진철이 정자를 제공한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품기는 했습니다. 새삼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박정우가 자신이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지금에서야 알았다는 것이 좀 놀라웠을 뿐입니다.  

 

아버지 박천수가 어떻게 쓰러졌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박정우가 죽인 것 같지는 않더군요. 실수로 밀쳤거나 김희령의 말대로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고 날카로운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을 가능성이 더 농후해 보입니다만, 박천수의 죽음을 방기해 버린 박정우가 죄책감에 프로포폴에 중독된 이유가 설명이 되기도 했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두 번의 타임슬립을 했지만, 결국 박선우는 아버지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형의 비밀을 아직 박선우가 알지는 못한듯 보이지만, 사고현장에서 아버지를 구하지 않고 도망가버린 형, 박선우의 과거여행은 끔찍한 악몽이었습니다. 형이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되었다는 사실이 박선우에게는 현재가 악몽이 돼버린 셈입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형,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해서 조울증과 불면증을 약물에 의존해 살고 있는 형과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야 하는 것이 악몽인 선우겠지요. 행복했던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형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과거로 가는 향을 피웠던 선우, 향은 끔찍한 저주가 돼버렸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저주는 다른 사람도 아닌 선우가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박천수가 쓰러진 현장을 목격한 박선우, 뜻하지 않은 목격자 혹은 이방인의 출현으로 사고현장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으니 말이죠. 쓰러진 아버지를 치료할 수도 있었던 정우는 낯선 사람의 출현으로 두려워 현장에서 도망쳐 버렸죠. 어머니는 발을 헛디뎌서 그랬다며 정우를 보호하기 위해 바들바들 떨고 있었을 뿐입니다.

도망치다 최진철의 차에 치일뻔하면서 정우는 최진철에게 평생이 될 약점을 잡히죠. 선우가 쫓아가지 않았다면 최진철과 맞닥뜨리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일입니다. 선우의 타임슬립이 어떻게 보면 문제를 더 꼬아버린 변수가 돼버린 셈입니다.

정우의 손에 묻은 피, 최진철은 정우를 박천수의 살인범으로 몰아 김유진과 결혼해서 외국으로 떠나게 하고, 어머니 김희령에게는 정우의 비밀을 함구하는 조건으로 병원을 차지했을 수도 있었겠죠. 그 와중에 어머니는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도 잃어버렸을테고요.  

이제서야 왜 김희령이 정신을 놓았으면서도 박선우의 뉴스만을 꼭 챙겨보고 있었는지가 짐작되더군요. 어머니 김희령(손명희)은 박천수의 사고현장을 목격한 박선우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던 것이었어요. 크리스 마스 이브를 함께 보낸 친절한 젊은이, 시간이 흘러 어느날 뉴스에서 박선우의 얼굴을 봤겠죠. 어머니가 뉴스만큼은 챙겨보는 이유는 혹이라도 아들 정우와의 그날 일을 그 목격자(박선우)가 발설하지 않을까, 정신을 놓고 말을 잃어버렸어도 자식 정우를 보호하려는 어머니의 마음은 아닐까.... 

그런데 아직 선우가 밝히지 못한 진실이 있는 듯 합니다. 아버지가 쓰러진 시간은 1992년 12월 31일 밤 12시 30분경, 병원에 화재가 난 것은 2시경이라는 기사가 나왔죠. 화재는 사고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최진철(정동환)이 박천수의 방에 있던 난로를 엎어 방화를 한 것이 아닌가 추정이 됩니다.

박선우가 정확하게 확인해야 하는 진실은 박천수가 그 시각 12시 30분경에 사망했느냐는 것입니다. 김희령은 119에 신고를 하고 사람들을 불러 수술하면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전화기를 들었지만, 최진철의 야심으로 김희령이 전화를 걸지 못하게 막았죠.  

박선우가 형 박정우에게 확인해야 하는 것은 당시 아버지가 살아있었는지 이미 사망했었는지의 여부입니다. 살아있었다면 최종적으로 박천수를 죽인 것은 화재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최진철이 진범이라는 뜻이 되겠죠.  

도망치는 형을 잡았다가 향이 타는 시간 30분이 경과되어 현재로 돌아와 버린 박선우, 망년회를 즐기고 있는 형을 찾아 주먹을 날리고, 최진철에게 아버지를 죽였다고 오해했었다며 사과를 하는 것으로 보아 현재로 돌아와서 바로 타임슬립을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박선우는 현장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물건들을 남겨두고 왔습니다.

바로 박천수의 방 곳곳에 설치해 둔 소형캠코더입니다. 화재가 난 2시 이전에 미니캠을 수거해 온다면 방화를 한 사람과 아버지 박천수가 사망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단서가 될 듯한데 말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화재가 나기전 살아있었다면, 그것을 알고도 최진철이 방화를 한 것이라면, 진범은 박정우가 아닌 최진철이 될 듯... 즉 아직 박천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정확히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죠.  

잘못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박선우의 타임슬립은 끔찍한 현재를 만들어 버렸을 뿐입니다. 과거로 간 선우의 출현으로 정우는 아버지를 응급처치도 못하고 도망침으로써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게 했고, 최진철은 사건현장을 은폐하고 병원을 차지하고 오늘에 이르렀으니 말입니다. 최진철의 오늘이 어쩌면 선우의 출현때문에 헝크러진 결과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선우가 그날 그곳으로 타임슬립을 하지 않았다면, 과거는 물론 현재도 달라졌을지도 모를일이죠. 아버지는 응급처치를 받고 살았을 수도 있었고, 병원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늘날 최진철이라는 괴물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니 말입니다.  

쓰러진 박천수를 보며 광기어린 미소를 짓는 최진철, 그와 박정우와의 관계는 아버지 친구와 친구 아들일 뿐일까? 요양원에서 침묵하고 있는 김희령, 그녀의 실어증은 정우를 보호하려는 모정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버지의 죽음에 공동책임이 있는 선우, 그가 바꿔버린 과거로 인해 달라진 현재, 이제 과거가 아닌 진실을 찾기 위해 타임슬립을 해야 할 듯 합니다. 결정적인 단서가 방화사건의 진실일 듯 한데, 화염속에서 정우는 소형캠을 회수해 올 수 있을까요? 아님 현재에서 선우가 감당하기 힘든 새로운 사건이 터지는 것은 아닐지(가령 박정우가 자살을 기도한다든지,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의식을 잃는다는지)... 

제가 선우라면 병원에 화재가 발생한 새벽 2시 이전에 타임슬립을 해서 화재를 막으러 갈 듯한데, 박선우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요.  또 모르죠, 아버지가 선우의 타임슬립으로 응급처치를 받고 살아날지도요. 그렇게 된다면 현재는 또 엄청나게 달라지겠죠. 이제 남은 향은 세 개, 예측불허 박선우의 과거로의 여행에 따라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달라지는 현재, 또 무엇이 어떻게 바뀔지 무서우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6
2013.03.26 12:45




사랑을 잃은 대신 형을 찾은 박선우, 선우를 20년전으로 타임슬립하게 한 향은 저주와 선물(?)이라는 두가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일이 복잡하게 꼬인 건지, 잘 된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단은 럴수럴수 이럴수가! 이단은 다시 돌려야 하는 건지 냅둬야 하는 건지 새로운 사건이 생겨야 할 듯하고, 삼단은 신비의 향이 저주인지 선물인지 고민해야 할 듯 하고, 사단은... 우쨌든 사단이 났습니다. 

 

20년전으로 돌아간 박선우(이진욱)가 남기고 온 전화번호는 주민영(조윤희)과 형 박정우(전노민)의 인생을 바꾼 결과로 나왔지요. 이제 주민영을 당분간은 박민영으로 불러야 하는데, 윤시아, 주민영, 박민영, 그리고 또 어떤 이름으로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유진을 찾은 박정우, 약을 먹은 김유진을 보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강행했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돌아왔나 봅니다. 윤시아는 박정우의 성을 따라 박민영으로 개명을 했고, 박선우와는 조카와 삼촌 사이가 됐습니다. 머리터지네요. 네팔에서 신혼여행까지 즐기고 온 두 사람인데, 한 사람은 기억하고 있고, 한 사람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 돼버렸으니 말입니다.

두개의 기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박선우, 과거로 타임슬립하고 돌아온 후 파노라마처럼 새로운 기억회로가 만들어졌죠. 물론 향의 비밀을 알고 있는 친구 한영훈에게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하나는 정리가 됐습니다. 향의 비밀을 알고 있거나 만진 사람은 두 개의 기억을 가질 수 있나 보군요. 한영훈이 박민영(주민영)과 후배 의사를 소개팅시켜 주기도 했고, 두 사람이 교제중이라죠?

 

귀신을 본듯 소스라치게 놀라게 한 박정우(전노민)는 멀쩡히 살아서 병원과장으로 재직중이고, 김유진(이응경)과 결혼해서 주민영의 새아버지가 되어 있었으니, 박선우의 말대로 성당가서 기도를 해도 답은 나오지 않을 '세상에 이런 일이!'입니다. 재미있는 것(다행이라고 해야겠지만)은 이 모든 변화를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는 것이죠. 다른 사람들에게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일 뿐... 

박정우는 신비의 향을 찾아 히말라야에 간 일도 없고, 물론 죽은 일도 없습니다. 바뀐 현재로는 말이죠. 그런데 박선우에게는 여전히 향 다섯개가 남아있고, 92년 선우가 잃어버렸던 삐삐도 있고, 그가 마루나 롯지에서 가져온 1992년 보디가드 LP판도 그대로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찍은 주민영의 사진도 그대로 인데, 박선우에게는 팩트이자 판타지인 두 기억의 과거와 두 기억 현재. 현재를 바꾼 과거의 유물은 존재하지만, 사건의 시작점이었던 박정우에게는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한영훈의 말처럼 신비의 향은 저주일까요? 아니면 형 박정우가 죽지도 않았고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선물이라고 해야 할까요?

애인이 아닌 조카가 돼버린 주민영을 바라보는 박선우가 가장 혼란스럽고 괴롭겠죠. 사랑하는 여자가 30여분만에 조카가 돼버린 상황, 아무 것도 모르고 삼촌, 삼촌 하면서 해맑은 웃음만 짓는 주민영을 보는 박선우의 감정은 쓴 소태를 씹고 있는 기분일 겁니다.

휘트니 휴스턴의 보디가드 ost, 네팔에서 둘만의 신혼여행을 보냈던 밤도 그 노래를 함께 들었는데, 삼촌과 조카가 돼버린 지금 같은 노래가 흐릅니다. 히말라야로 신혼여행 가겠다는 같은 말을 하는 조카 박민영으로 마주한채 말이죠.

'사랑을 잃고 형과 조카가 생겼다', 이것이 선물인지 저주인지, 박선우는 괴롭습니다. 형을 생각하면 선물인데, 자신에게는 악몽입니다. 이 커플에게서 절절한 사랑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솔직히 박선우에게 감정이입까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주민영과의 관계만 혼자 정리를 해버리면, 그래, 형이 살아있고 행복하니 혼자 지독한 악몽을 꾸었다고 참아낼 수도 있을 듯하지만,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듯 하군요.

박선우가 향을 다시 태워야 할 이유는 주민영이 아닌 형 박정우과 죽은 아버지, 그리고 최진철과의 숨겨진 비밀에서 찾아질 듯 합니다.

 

나인 5회를 보면서 인상좋고 사람좋아 보이는 박정우가 과연 박선우가 좋아했던 과거의 형일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하더군요. 최진철 회장을 구속수사하겠다는 보도가 나왔고, 세부에 아내 김우진(이응경)과 크리스마스 휴가를 떠난 박정우(전노민)의 전화통화에서 이상한 점이 있어서 말이죠. 

과거 박정우를 보면 최진철에 대해서는 이를 갈았던 듯한데, 선우의 행동에 우려를 하는 느낌이었죠. "너 너무 무리한 거 아냐? 최회장 건드린게 난 계속 마음에 걸리는데, 꼭 그렇게 해야 되냐?", 박정우의 질문에도 박선우는 그냥 형이 좋으면 됐다고 다른 화제로 돌려버렸죠.

 

박정우는 과거에 그토록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어했던 그 박정우도 아닌듯 보였지요. 박선우가 쓰러진 후 연락을 받고 왔다는 주민영과 방송국 후배의 대화에서도 나왔죠. 이렇게 큰 집에서 박차장 혼자사느냐는 후배직원의 말에 주민영(박민영-아~ 이름 헛갈려!!)이 말했죠. "할아버지때부터 살았던 집이라는데, 나도 이집에서 살고 싶은데 아빠가 살기 싫으시대"라고 했지요. 박정우는 왜 예전에 살았던 그 집을 싫어하는 걸까에 대한 의문점이 생기죠?

 

박정우가 선우가 기억하는 형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가진 형은 아닐지도 모를 일이고요. 죽은 아버지와 김유진때문에 심하게 대립을 한 듯도 하고, 정신을 놓은 어머니도 형때문으로 바뀔 수도 있는 일이겠고요. 선우가 전해준 전화번호가 바꿔버린 박정우의 현재모습이 아직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왠지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람일 듯 하더군요. 

처음부터 의심을 해왔던 그의 출생의 비밀이 관련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버지는 선우와 다르게 정우에 대해서는 왠지 차가운 느낌이 줄곧 들었거든요. 아버지가 죽은 이유도 박선우가 바꿔버린 정우때문에 관계된 사고였을지도 모르겠고요.  

이렇게 신비의 향은 현재의 어떤 부분은 좋은 결과도 낳았지만, 박정우라는 인물은 선우가 생각했던 형의 모습은 아닌 듯 보입니다.

여자때문에 아버지의 반대를 꺾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기어이 결혼식을 올리고 쓰러진 어머니를 어린 선우에게 맡기고 미국으로 떠나버린 형, 가족으로서 좋은 형은 아닌 듯 하니 말입니다. 5회에 나온 형이나 형수는 나쁜 사람들 같지는 않아보였지만, 20년전 선우가 아버지의 다른 모습을 봤던 것처럼 형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심히 걱정도 됩니다.

 

향때문에 형은 살아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형의 다른 과거의 비밀들을 만들어 버리게 되었을 선우, 그가 과거에서 했던 일이 잘한 일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가 기억하는 형은 가족을 사랑하고 행복했던 가족을 되돌리고 싶어했던 형인가, 어머니를 팽개치고 미국으로 자신의 행복만을 쫓아 가버린 새로운 기억으로 만들어진 형일까... 선우에게도 시청자에게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향은 선물인가, 저주인가의 질문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형이 아버지의 죽음에 어떤 이유로라도 관계된 것이라면, 선우가 그것을 견딜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김유진과 결혼을 강행하려한 과거의 박정우, 혹이라도 그 일이 아버지를 죽게한 원인이 되었던 거라면, 박선우 또한 아버지의 죽음에 관여해 버린 것이 되는 거죠. 그가 원하지 않았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와 타임슬립으로 인해 뒤틀리고 바뀌게 된 현재, 그리고 새로 만들어지는 기억들, 박선우의 가장 큰 혼란은 과거의 진실이 박선우의 타임슬립으로 왜곡된다는 점일 겁니다. 형의 생존은 어찌되었던 선우의 타임슬립과 어린 윤시아에게 전화번호를 주었던 일때문이었을테니 말이죠.  

형은 박선우가 기억하는 형이 아니고, 최진철에 대한 과거의 진실마저 바꿔버릴 수도 있는 과거로의 시간여행, 박선우가 과거의 시간여행으로 만들어져 가는 두 개의 기억(팩트)을 어떻게 수습해갈 지 기대되는군요.

모든 사건의 핵심은 1992년 12월 30일, 아버지의 죽음에 담겨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은 어떤 것일까요? 박선우는 형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까요? 형은 아버지의 죽음에 어떻게 관계되었을까? 최진철은 또 어떻게 아버지의 죽음과 연결되어 있을까? 가장 큰 궁금점 그날 12월 30일이 얼마 남지 않았군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
2013.03.20 11:18




한마디로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예측불허, 무엇이든 당신이 상상한 것 이상의 반전을 보여준다'. 박선우의 타임슬립은 과거는 물론 현재까지도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로 나타나는군요.

아홉 개의 향을 얻은 박선우, 히말라야 설원에서 환호했던 기쁨도 잠시, 박선우는 물론 시청자도 시쳇말로 멘붕이었습니다. 신비의 향으로 타임슬립한 박선우의 행적은 2012년도 변화시켰지요.

죽은 박정우(전노민)가 살아있고, 주민영(조윤희)이 박정우가 좋아했던 미망인의 딸이었고, 박선우(이진욱)가 과거로 타임슬립해서 만난 적이 있던 꼬마아이였다니!!  

주민영이 형 박정우(전노민, 서우진)가 좋아했던 미망인 김유진의 딸이었다는 사실에 헐! 세상이 이런 일이, 뒷목 잡을 시간도 주지않고, 어린 윤시아가 박정우에게 전화를 걸고 박정우가 전화를 받는 순간, 뿅~하고, 박선우와 함께 있었던 주민영이 사라져 버립니다.

30분 전 크리스마스 이브 선물로 주는 셈치라고 방송국 동료직원들에게 박선우에게 하트를 날려달라고 애교를 부리던 주민영, 조금전까지도 박선우 옆에 앉아 있었는데 박선우가 20년 전의 어머니를 만나고 온 30분 후에 말이죠.

 

주민영의 원래 이름이 윤시아라는 말을 듣자, 주민영이 입사한 5년전 왜 박선우에게 한눈에 뿅 반하고 줄기차게 쫓아다녔는지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어린 윤시아(주민영)의 어머니를 구해주고, "엄마에게 좋아하는 남자가 있어", 전화번호를 주면서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고 간 아저씨, 그 친절한 키다리 아저씨와 박선우가 너무나 닮아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박선우, 참 괜찮은 남자더군요. 그런 신비의 향을 얻고도 자신을 위해 쓰려고 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말입니다. 친구를 살리고 싶은 한영훈은 20년전의 선우에게 뇌종양에 걸리니 서른 넘으면 해마다 꼭 뇌사진을 찍으라고 알려주라고 하지만, 박선우는 향의 주인은 형이니 형의 소원부터 들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박선우의 말이 별 것 아닌듯해도 진중하게 와닿습니다.

자연스럽게 스스로 벙원에 찾아갈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말이죠. "내가 서른 일곱에 뇌종양에 걸리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하려면 미래에서 왔다는 것을 밝혀야 되는데, 그걸 알게 되는게 좋을까? 난 아무래도 인생 망칠 것 같거든. 내가 뇌종양에 걸리게 된다는 걸 알게 되면 그 다음도 궁금해 지겠지. 어느 대학을 가고, 성공하는지, 누구랑 결혼하는지, 행복한지... 그럼 인생을 제대로 못 살 것 같지 않아?".

 

박선우는 한 개의 향을 손에 넣은 형이 왜 히말라야 마루나 롯지를 찾아갔는지 의아해 했지요. 향 한개라면 형이 그토록 바꾸고 싶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되돌릴 수 있었는데 말이죠. 최진철이 아버지를 죽인(화재를 낸) 증거를 잡기 위해 병원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향을 피운 박선우는 아버지의 병원을 향합니다. 아버지를 해친 증거를 잡아 1992년에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것으로 최진철이 오늘에 이르게 될 발판을 없애버리겠다는 계산이었죠. 아버지도 구하고 최진철을 잡을 1타 2피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 말이죠. 선우는 병원을 나서는 최진철과도 만납니다. 지금의 최진철과는 다른, 아버지 병원의 부원장이었을 뿐이었던 때의 최진철이었습니다.

그리고 형이 술을 마시며 흐느끼는 형의 모습을 봅니다. 평소와 다른 형의 모습, 술취한 형을 택시에 태워 집으로 항하는 박선우, 음식값을 계산하기 위해 지갑을 열었지만 당시에는 나오지 않은 5만원권 지폐를 낼 수 없어, 형의 지갑에서 술값을 지불하고 발견한 한통의 편지, 수신인은 레코드점을 하는 김유진이라는 여자였습니다.

집앞에서 아버지를 만난 선우는 아버지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지요. "술먹고 울고 불고 여자 이름 부릅디까? 한심한 놈", 정우를 못마땅해 하는 아버지는 선우에게는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선우가 보지 못했던 차가운 아버지...

박선우가 주민영의 이야기를 듣는 현재의 시간과 20년전 윤시아가 박정우에게 전화를 거는 시간이 한 화면에 잡혔죠. 연도만 다를 뿐 시간과 분, 초까지 일치하는 시간입니다. 20년전 박정우의 방에 전화벨이 울리고 있는 시간, 주민영은 자신의 이름에 대해 말을 하죠. "엄마가 점쟁이한테서 이름 안좋다는 얘기 듣고 다짜고짜 민영이로 바꾼 거예요. 내 원래 이름은 시아였는데, 윤시아... 엄마가 재혼하면서 성이 바뀌고, 윤씨에서 주씨로... 나 어릴 때 꽤 파란만장했어요". 

주민영의 원래 이름이 윤시아라는 말에 굳어지는 박선우, 이름을 재차 묻고 윤시아라는 이름을 말하는 순간 주민영은 사라져버립니다. 20년전 박정우가 윤시아의 전화를 받는 그 순간에 말이죠. 허걱, 이건 뭐죠? 윤시아의 전화를 받은 박정우로 인해 김유진과 그녀의 딸 주민영, 그리고 박정우의 인생도 달라졌다는 의미?

어린 윤시아(현재의 주민영)에게 형 박정우의 전화번호를 주었을 뿐인데, 그 결과는 상상도 못했던 일로 바뀌어 있었죠. 예고편에 죽었던 박정우는 병원과장으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살아있었죠. 박선우가 준 전화번호 하나가 무엇을 바꿔버린 걸까요?  

 

***우선 궁금점 하나! 박선우의 친구 한영훈은 박정우가 같은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것에 멘붕인 상태였는데, 달라져 버린 현대를 인식하고 있는 것은 박선우와 한영훈 두 사람입니다. 그럼 향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된 것이 아닌 바뀐 현재의 일은 모른다는 것인가?

형의 소원은 아버지를 살리는 것, 1992년 12월 30일 의문의 병원화재 사고로 죽은 아버지를 살리려는 것이었지요. 아버지가 죽지 않으면 어머니도 정신을 놓지 않을 것이고, 자신도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여기저기를 떠돌고 다니지 않아도 되었고, 정우가 원하는 예전처럼의 시작이 아버지의 죽음을 막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향도 피워보지 못하고 시신으로 발견되었던 형.

형의 향을 손에 넣게 된 선우의 타임슬립은 선우가 생각했던 방향으로만 흘러가지는 않은 듯 합니다.  

박선우의 타임슬립을 순차적으로 정리해 보면, 우선 병원구조를 미리 살피기 위해 자신의 차 안에서 향을 피웠죠. 이것이 선우의 아홉번의 시간여행 중 첫 타임슬립입니다. 병원입구에서 퇴근하는 최진철(정동환)과 우연히 마주쳤고, 택시를 타고 가던중 형이 술집에 있는 것을 보았죠. 그리고 형이 좋아하는 여자를 아버지가 반대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현재로 돌아왔죠. 형의 편지에 적힌 주소를 추적, 레코드샵 주인이 김유진이었고, 이듬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것을 알게 돼죠. 97년 이후로는 행방이 나와있지 않은 상태였고요.

 

크리스 마스 이브, 출근길에 박선우는 친구 영훈에게 크리스마스 카드와 메일을 남기느라 향을 하나 또 태웁니다. 미래 20년 후에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더라도 그 카드가 증거이니 믿어달라면서 말이죠. 독서실 책상위에 두고 간 크리스마스 카드는 2012년에 인쇄된 카드였지요.  

한영훈은 박선우의 음성파일과 20년전 엉뚱스럽기만 했던 "2012년 20년 후에 보자"고 한 선우의 카드를 떠올리고, 이 모든 것이 선우의 뇌종양으로 인한 환각도 망상도 아님을 알게 돼죠. 선우보다 이 양반이 먼저 심장쇼크로 먼저 죽을 것 같습니다. 이런 믿기지 않을 일이 실제라니 말입니다. 타임슬립을 할 수 있는 것이 진짜로 있었다니!!! 가운에 슬리퍼 차림으로 반 미친사람처럼 선우의 방송국으로 간 한영훈도 향의 비밀을 알게 돼죠.  

앞에서도 의문점을 말했는데 향의 비밀을 알거나, 만지거나 하면 선우처럼 새로 일어날 일은 모르나 봅니다. 예고편에 박정우가 살아있는 것을 보고 기겁하는 것을 보면 말이죠.

박선우와 한영훈의 달라지지 않은 현재의 기억은 어떻게 정리하고 풀어야 하는지??? 답 좀 줘요, 플리즈~

 

현재로 돌아온 박선우는 형의 편지에 적혔던 주소지를 찾았는데, 김유진이라는 여자는 보컬출신으로 아이까지 있었던 여자였습니다. 그런 여자를 사랑했던 형, 아버지 박천수(전국환)의 반대가 심했고, 박정우는 아버지에게 등을 돌리고 살 수 없는 자신을 용서해달라며, 이별준비를 하면서 그렇게 괴롭게 술을 마시며 울고 있었음을 알게 되지요.  

왜 형은 한 개의 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다른 향을 찾아 네팔 히말라야를 향했던 것일까? 다시 과거로 타임슬립해 김유진의 레코드 샵을 찾아가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형의 이별편지에 김유진이 약을 먹었던 것. 방송국 부하직원의 조사를 보면, 윤시아(주민영)가 전화를 한 후에도 맺어지지는 않았던 모양인 듯 보입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얘기는 박선우가 타임슬립해서 김유진을 구하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였으니까요. 

 

형이 또 다른 향을 필요로 했던 이유가 김유진이라는 여자와의 어떤 일을 돌리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선우는 세번째 향에 불을 붙입니다. 그리고 김유진과 윤시아를 만났고, 형이 보낸 이별편지에 상심해 약을 먹은 김유진을 병원에 데리고 가 위세척을 하게 하고, 어린 윤시아(주민영)에게 박정우의 전화번호가 적인 종이를 남기고 오죠.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주민영과 데이트를 하던중 박선우는 요양원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지요.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박선우, 그리고 20년전 그날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엄마에게 거짓말을 하고 엄마와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일을 기억해 내지요.

좋아하는 여자애 한소라에게서 영화 보디가드를 보자는 전화를 받은 선우, 엄마에게는 친구가 다쳐서 가봐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극장으로 향했죠. 그런데 극장에서 엄마와 딱 마주쳐버렸죠.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어 아무말 하지 말아달라고 눈짓하는 선우를 위해 엄마는 자리를 비워줍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에서 생각하니 그 날이 엄마와 마지막 약속이었는데, 엄마를 서운하게 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선우였습니다. 그 후 며칠 뒤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는 정신을 놓아버리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30분간 엄마를 만나고 오겠다며, 주민영을 혼자 두고 네 번째 향을 태워 1992년으로 엄마를 만나러 서울극장으로 간 박선우, 안경을 쓰고 좌석을 확인하는 엄마를 고의로 밀처 안경을 밟아버리죠. 그리고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여자애와 영화를 보러 간 자신의 모습을 엄마의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다른 기억을 만들고 옵니다.

안경점에서 새로 안경을 맞춰주고, 엄마라고 부르지는 못하는 엄마를 보며 계속 웃는 선우(웃으면서도 속으로는 2012년의 엄마 모습이 얼마나 마음에 걸릴까요? 저렇게 곱고 잘 웃던 엄마가 표정도 없고, 자기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낯이 익다고 유심히 자신을 바라보는 엄마에게 '미래에서 온 엄마 아들 선우에요' 라고 얼마나 말하고 싶었을까요? 

"약속 못지켜 미안해요, 엄마. 메리 크리스마스! 사랑하는 막내 아들이", 카드와 함께 목걸이를 핸드백에 넣어두고 온 선우, 그렇게 엄마에게 좋은 기억 하나를 만들어 줍니다.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 언제나 '선우야, 선우야'하고 불러 줄 것만 같았던 어머니는 예전의 어머니가 아니지만, 선우는 20년전으로 돌아가 눈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아들의 카드와 목걸이를 받고, 그 날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로 만들어줍니다. 그 목걸이를 아직도 엄마 김희령이 하고 있더군요. 아들 선우가 준 선물을 그렇게 평생...

 

***김희령과 현재의 박선우는 한 번 마주친 일이 더 있었지요. 형의 향을 태웠다가 아주 잠깐 타임슬립을 했던 날이었지요. 도둑으로 오인해서 형 정우가 휘두른 방망이에 수족관이 깨졌던 날, 전 엄마가 어떤 쪽으로 낯이 익었다고 말했을까도 궁금하더군요.

착하고 친절한 젊은이에게서 아들 선우의 모습이 보였겠죠. 열여덟 선우를 매일 보고 사는 엄마지만, 서른 일곱의 선우에게서도 자신의 아들 선우와 닮은 모습을 봤겠지요. 그리고 며칠 전 밤의 도둑 얼굴도... 물론 예의바르게 사과할 줄도 알고 크리스 마스 이브를 함께 보내는 친절한 젊은이의 웃음을 보고 도둑의 얼굴을 쉽게 떠올리지는 못했겠지만 말입니다.

 

네 개의 향으로 자신의 과거와 어머니,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에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고, 뒤늦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약속을 지키고 온 선우지만, 몰랐던 형의 고통과 아버지와의 갈등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좋게만, 행복하게 돌려놓을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향은 꼭 그런 것만도 아닌 듯 합니다. 이제 막 불같은 연애, 닭살작렬하는 연애를 시작하려는 선우가 예기치 않게 주민영의 인생도 바꿔놓았음을 알게 되었죠.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어디까지가 판타지이고 팩트인지, 박선우는 타임슬립을 하고 돌아온 후 새롭게 달라져 있는 다른 현재가 혼란스러울 듯합니다. 더구나 그에게는 과거의 기억과 자신이 타임슬립으로 바꿔놓은 기억까지 두 개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를테면 어머니를 서운하게 했던 기억은 박선우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기도 한데, 과거의 박선우는 현재의 박선우가 바꿔버렸기에 기억에 없는 것이라는 겁니다. 또한 형이 죽은 기억과 형이 살아있는 현재가 박선우에게는 동시에 저장되겠죠. 친구 한영훈도 비슷한 듯 보이고요. 현재의 박선우는 기억하는데, 과거의 박선우에게는 일어나지 않은 일이 돼버린다는 이 복잡한 기억회로때문에 제 머리도 핑핑 돌것 같습니다.

 

박정우와 주민영의 어머니가 부부연을 맺은 것 같지는 않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형이 좋아하는 여자의 딸이 주민영이라는 사실이 박선우의 사랑에 걸림돌이 될 듯한 불안한 예감 또한 드네요. 형이 주민영의 어머니를 아직도 그리워 하거나, 혹은 결혼이라도 한 사이라면, 박선우는 주민영의 삼촌?(이것은 아닌 듯 합니다만) 으앙!!! 이런 일은 없겠죠? 박정우의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가 하나 남아있기는 하지만...

 

선우에게 남은 향 다섯 개, 박선우가 향을 피우고 타임슬립을 하는 30분 전과 후는 무엇이 또 어떻게 달라질까요? 박정우는 살아난 것일까, 아니면 선우의 다른 타임슬립으로 또 다시 죽은 것으로 될지, 예측불허 박선우의 타임슬립 결과때문에 머리에 쥐가 날 지경입니다. 그런데도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는 점, 판타지 속의 팩트, 팩트 속의 판타지를 구분하기 힘들만큼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8
2013.03.19 12:01




지금은 우리 곁을 떠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영화 보디가드(휘트니 휴스턴, 케빈 코스트너 주연) 삽입곡, 불후의 명곡이죠. 보디가드가 나온지 벌써 20년이라니 세월이 유수와도 같은데, 몇해전의 일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물리적으로 먼 시간이지만, 추억이라는 감성으로는 어제처럼 가까이 있는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박선우가 돌아가는 20년전이라는 시간에서 느끼는 동질감은 우리의 추억과 기억이 그대로 재현된 듯한 느낌때문이겠죠. 서태지의 아이들 영상이나 아직도 낯설지 않은 구형텔리비전, 구형 전화기 등은 아직은 박물관에 보관될 전시물이 아닌 듯한 근거리감말입니다. 

박선우가 아홉개의 향과 함께 1992년에서 가져온 LP판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선우의 방을 찾아온 주민영(조윤희)는 뜨거운 사랑을 나눕니다. 항상 사랑할 것이라는 노래가사처럼, 박선우도 주민영도 사랑만 생각하기로 합니다.

주민영과 박선우의 러브신은 '그럼애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하며 사랑할 것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겠죠. 1년도 남지 않은 시한부 남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눈 앞에 있는 여자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것이라는...  

두 사람은 말로써 사랑의 맹세나 확인하지 않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좀 파격적이랄 수 있는 애정신, 말이 아니라 뜨거운 입맞춤으로 사랑의 맹세나 고백을 대신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말이 있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더 현실감있게 다가온 애정신이기도 했습니다ㅎ.  

 

"3개월이 아니라 3년, 아니 내친김에 한 30년 연애할까?", 약물치료를 받겠다는 의지로 들은 주민영에게 박선우는 알 듯 모 를듯한 말을 하죠. "어쨌든 안죽으면 되는 거 아냐?", 박선우는 신비의 향을 손에 넣고 과거를 되돌릴 수 있다는 확신에 차있습니다. 어쩌면 그의 병까지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지도 모를 일... 박선우의 뇌종양에 대한 복선을 깔아두기도 했죠.  

판타지를 팩트로 믿는 것, 물론 드라마라는 장르이기에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박선우의 판타지를 팩트로 받아들이고 싶어합니다. 우리에게도 과거 한 지점으로 돌아가 되돌리고 싶은 간절한 것이 있기에, 박선우를 통해 대리만족을 해보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없지 않겠지요.

 

형이 죽으면서 손에 쥐고 있었던 향은 원래 길이가 30센티, 조건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재가 되는 30분내외의 시간에 정확히 20년전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타임머신 물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마루나 롯지 201호 매트리스 안에 남겨두었다는 아홉개의 향, 형은 그것을 찾아 히말라야를 올랐던 것이었습니다. 

정우(전노민)의 일기장을 통해 향의 비밀을 알게 된 박선우는 형 정우(전노민)이 걸었던 같은 길을 1년후에 걷게 됩니다. 네팔 안나푸르나에 있었던, 지금은 없어지고 주춧돌마저 눈속에 덮여 찾지 못한 마루나 롯지가 있었던 곳을 향해서 말이죠.

히말라야에서 박선우는 친구 한영훈에게 자신의 말을 음성메시지로 남깁니다.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을 여행이 될 수도 있기에 친구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담담하게 형이 얻은 향과 일기장에 대해 말을 하는 박선우, "영훈아, 이게 병때문이고 모든 것이 다 환각이래도 난 믿을 수 밖에 없어. 그리고 맏어주는 것이 형의 애처로운 삶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모순이지만 기자의 직감으로 나는 이 판타지가 팩트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마루나 롯지가 있었던 곳에서 향을 피운 박선우는 10분간 타임슬립을 하게 돼죠. 박선우도 향을 피우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는 주어진 시간내에 향을 찾아 돌아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상태였죠. 촉박한 시간, 향을 손에 넣는 과정에서 향통이 구르고 나르고, 싸움이 일어나고 그 긴박한 1분, 1초는 시청자의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입이 바짝 타게 만듭니다.  

이제 타임슬립은 박선우에게는 믿거나 말거나의 판타지가 아닙니다. 환각이든 망상이든 그가 방송국에서 뉴스 준비전 10분 행방불명되었었다는 말과 친구 영훈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 그의 삐삐에 대한 기억이 그것이 팩트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형이 찾던 향 아홉개를 손에 넣은 박선우, 그의 아홉번의 시간여행에서 그는 건강했던 어머니를 만나게 되고, 살아있는 아버지와 형을 만나게 되겠죠.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보다도 한참 나이가 많아 형이라고 부르지도 못할 박선우, 20년전이나 현재나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못하는 어머니를 대하는 그는 어떤 마음일까요? 

드라마 나인이 재미있는 것은 박선우가 바꾼 과거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내가 너니까", 삐삐를 가지고 있다는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걸려온 전화는 20년전 선우에게도 영향을 미쳤죠. 형 정우에게 이상한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든가 일기장에 메모를 해두기도 하고 말이죠.

 

나인의 치밀한 구성은 여기서도 돋보였습니다. 과거 박선우의 행동과 말을 통해 현재와도 갑작스러운 기억장치를 심는다는 유치함을 탈피하죠. 친구 한영훈에게 삐삐와 이상한 아저씨에 대해 이야기를 함으로써 현재의 한영훈이 박선우의 삐삐 분실사건과 집에 괴한이 들어 수족관이 깨졌다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는 앞으로 박선우가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들을 벌일지에 따라 현재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거라는 것을 말하기도 하죠 

그것이 어떤 행복과 혹은 불행을 가져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전노민에 대한 반전도 생각하고 있는게 있는데, 아직 드라마 초반이니 좀 나중에 스포성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ㅎ)

 

아홉번의 시간여행, 그에게 의미있었던 날, 혹은 어떤 사건이 일어났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깝게는 아버지가 죽은 12월 30일에 박선우는 어떤 일을 과거 속에서 벌이게 될지가 우선 궁금하군요. 그리고 박선우의 형이 쓰던 연애편지의 사연도 궁금하고 말이죠. 어딘가 어두워보이는 박정우, 연애편지의 주인공 유진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마구마구 피어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향의 비밀을 알게 되니 첫회 죽은 박정우(전노민)가 히말라야의 설원 마루나 롯지를 향해 걸었을 절박한 염원이 가슴을 찡하게 만들더군요. 목숨을 내걸면서 까지 그가 그토록 절박하게 찾고 싶었던 가족의 행복이 말입니다. 모든 것을 되돌리려고 죽음을 불사하고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추위속에 같은 길을 외로이 걸었을 형, 정우의 길을 이해하게 된 선우입니다. 

 

향이 타고 있는 동안의 30분, 하루 24시간에서는 얼마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20년 후 2012년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듭니다. 그가 바꾼 것이 행복이 될지 불행이 될지, 전혀 예기치못한 엉뚱한 것이 될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그의 말과 행동에 따라 현재가 전혀 다르게 바뀔 수도 있으니 말이죠. 거창하게 역사가 바뀌다는 것 보다는 그의 주변 환경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죠. 

과거에서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주민영과의 관계도 달라질 수 있고, 죽은 아버지가 살아 있을 수도 있고, 어머니도 지금의 모습은 아니고...판타지같은 판타지지만 그의 기억회로도 완전히 바뀌게 되겠죠. 그가 다른 여자와 사랑하고 있을 수도 있고, 바뀔 수 있는 변수들이 너무 많네요.

우선 그는 20년전의 선우 자신을 만나고 그의 현재의 기억도 새로 바뀌어 있었죠. 과거 자신이 쓴 일기장을 기억해 낸 것은 짧은 타임슬립으로 과거 박선우와의 전화통화를 한 이후 생긴 변화라고 생각되는데요, 현재의 박선우가 과거에 개입했다는 의미겠죠. 그때문에 현재의 기억회로 역시도 변화된 것이고요. 

박선우의 타임슬립으로 인해 어쩌면 현재의 그와는 전혀 다른 기억회로를 갖게 될지도 모를 박선우, 박선우의 지금까지 살아온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니 일어난 일조차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소름이 돋네요. 

 

박정우가 되돌리려고 했었던 것, 향을 채 피워보지도 못하고 싸늘한 시신이 되었든 그가 하고자 했던 여행을 박선우가 하게 됐습니다. 그들이 찾고 싶은 것은 행복했던 가족입니다. 박선우이면서도 박선우로 나설 수 없는 박선우, 제 3자의 눈으로 보는 그의 가족은 어떤 모습일지, 가까이 살면서도 알지못했던 가족들의 이야기들은 어른이 돼버린 박선우에게 어떻게 보일지, 모두가 행복하기만 했었는지, 어른이 된 그의 눈으로 보는 그의 가족은 동전의 양면처럼 다른 모습 또한 보게 될 듯합니다. 예고편에 잠깐 나온 형의 술취한 모습같은 것 말입니다. 그의 가슴속에 품고 있던 연애편지 사연까지... 

아직 첫 여행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아홉번의 여행 마지막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나인입니다. 시한부 삶, 시한부 사랑이 시간여행으로 바뀔 수도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를 잔뜩 해가면서 말이죠. 드라마가 끝나는 내내 팩트같은 판타지, 판타지같은 팩트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30분이라는 촉박한 시간여행의 긴장감이 머리를 쭈뼛쭈뼛 서게 만들듯 합니다. 

 

***좀 뜬금없지만 궁금한 점 하나! 박선우가 향을 과거로 가지고 가고 그곳에서 향을 피우면 1972년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오늘은 시간내서 휘트니 휴스턴의 'I will always love you' 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사람은 갔어도 아름다운 노래는 우리곁에 남아있군요박선우와 주민영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사랑할 것이다'를 노래로 말하는 듯 합니다.  

박선우가 주민영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나레이션이 나왔죠. 그가 말한 기막힌 행운은 두 가지였겠죠. 과거도 돌아갈 수 있는 향 아홉개와 박선우가 안고 있는 주민영. 향과 주민영은 박선우에게 판타지같은 팩트입니다. 아니 그의 말처럼 그의 환각이 만든 판타지일 지도 모릅니다. "이 기막힌 행운은 여전히 믿기 힘들고, 지독한 환각이 아닐까 또다시 두렵다. 죽음이 눈 앞에 다가오자 모든 것이 단순하고 명료해진다. 믿고 싶은 판타지는 믿고,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

판타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팩트처럼 믿고 싶어지는 박선우(이진욱)의 시간여행, '사랑하는 여자는 사랑하면 된다'는 간단 명료한 정리, 군더더기 없는 전개와 대사가 매력적인 '나인'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