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나'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2.12.21 '신의 24회(최종회)'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이제 찾았습니다 (243)
  2. 2012.12.20 '신의' 사라진 아스피린통, 미완으로 남긴 천혈의 과제 (225)
  3. 2012.12.18 '신의 23회(재)'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193)
  4. 2012.12.15 '신의' 삭제되어 아쉬운 최영의 검의 각성을 위한 관문 (256)
  5. 2012.12.12 '신의 21회(재)' 내가 임자를 갖는다면 평생입니다 (298)
2012.12.21 16:45




오랜 장정길의 끝신의 마지막회입니다. 마지막회까지 왔는데도 10부 능선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9부 능선 어디쯤에서 헉헉대던 숨을 고르면서 정상을 올려다 봤다가 하산길을 내려다 보기를 반복할 것 같네요. 앓던 이가 빠지는 시원함이 느껴질지, 더 아려올지 이 글이 끝나도 모를 것 같습니다.

잔을 비워야 또 채워지는데 여전히 그 잔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미련은, 사랑보다 무거운 주제 신의를 보여 준 최영(이민호)이라는 인물에 대한 지독한 사랑때문이 아닐런지...  

 

솔직히 마지막회는 쓰기 싫은 리뷰입니다. 본방 때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그 후의 이야기로 허전함을 달래보기도 했고, 최영이 어떻게 살아났을까, 그를 살게 한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글로 풀어보기도 했습니다. 대본에 있었던 아스피린통이 사라졌다는 것은 모르고 최영이 노란소국을 심고 은수를 기다린다는 상상글로 마무리하면서, 최영을 살게 한 것이 은수의 말때문이라고 했었는데, 아스피린통이 없어도 은수의 말때문에라도 최영은 살아났을 거라 생각은 합니다.

"당신이 나 데려온 그 하늘문을 찾지 못해 다른 세계를 헤매고 다닐지도 몰라요", 또 은수가 천혈을 계산했던 것이 최영에게로 오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듯해서 말이죠. 하지만 직방으로 깨어나는 방법은 역시 빗방울과 아스피린통으로 남긴, 은수의 가고 있다는 말이었을텐데 역시 아쉽네요.

 

신의에는 최영의 독백같은 질문이 두 번 반복됩니다. 은수와 강화로 가는 길에 대만이 앞에서, 그리고 마지막 나무아래에서 기철의 빙공에 죽어가면서... "왜 하필 저 여인을 데려왔을까?",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최영 자신에게 던지는 두 독백은 질문과 답이라는 수미상관 구조를 가지는 독백입니다.

작가와 감독이 어디에서부터 손발이 맞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수미상관 전개에 찬물을 끼얹은 가위질이, 삭제돼 버린 최영의 이마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이 삭제되면서 첫회 비오는 날 우의를 입고 공민왕과 노국공주를 호위하고 오다가 가게 된 천혈, 그리고 은수와의 만남이 운명적이라는 것에 연출적인 부족함을 노출시키고 말았죠.  

 

은수의 칼에 찔려 수술을 받은 후 쓰러져 의식을 잃은 최영의 얼굴에 은수의 눈물이 떨어지자, 얼어있던 최영의 몸이 녹으면서 심장이 뛰는 장면 역시도 한쪽 팔을 잃은 구도가 되었던 것입니다. 은수가 좋아하는 빗방울이 이마에 톡하고 떨어지면 어라! 하늘을 보게 되는 날, 마지막회 죽어가는 최영의 이마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으로 의미있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왜 이 중요한 것을 잘라냈는지 진짜로 알다가도 모를 감독님!

삭제된 아스피린통에 대한 것은 지난 글 천혈에서 정리들을 했으니 더 언급은 하지 않고, 은수의 타임슬립 역시 여기서는 다시 리뷰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작가의 대본에 있었던 대로 아스피린통이 최영의 손에 잡히는 것을 추가하겠습니다. 

 

마지막회 리뷰에서 한 번 더 나갈 거라는 말씀드린 적 있었지요. 바비킴의 일년을 하루같이 노래가사... '일년을 하루같이... 일년을 아니 평생을 너만 생각하고 있잖아' 100년 전의 은수와 4년을 은수를 기다리던 최영을 보면서 딱 그 가사가 와닿았거든요. 김현식님의 '내사랑 내곁에'는 가사내용중 '시간은 멀어 집으로 가는데...'부분에서 퍽하면서 머리를 치는 가사때문이기도 했고요. 물론 전반적으로 신의와 어울려서였기도 했지만... 시간이 늦은 것도 빠른 것도 아니고, '멀다'라는 표현, 정말 미치게 와닿습니다. 은수와 최영이 놓여있는 100년이라는 상황은 그야말로 시간이 멀다라는 표현밖에는 달리 생각이 안나거든요.  

 

최영과 은수의 해후보다는 멀어져가는 은수의 모습을 힘없이 바라보며 죽어가는 최영의 모습이 먼저 떠올라 가슴이 미어지게 아픈 마지막회, "기다려요. 기다리는데... 죽을 것 같아요... 지금...나", 이 말이 치밀어 오면서 참 많이 아팠습니다. 예쁜 장면도 물론 있었지만, 뭥미?의 엔딩장면때문에 해피엔딩인데도 가슴이 허해지기만 했던 마지막회...

 

역설적으로 전 마지막 엔딩장면이 고맙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의 신의 임자방을 만들어 줬는지도 몰라서 말이죠. 감독님 감사!(그래도 속으로는 칫!)

마지막회는 대본에 있는 장면을 함께 넣어 양념을 좀 치면서 가겠습니다. 결국 우리의 논의가 감독의 의도가 아닌 작가의 의도를 더 읽어보기 위함이니까요. 지금은 작가의 의도를 넘어 신의방에서 진화되고 있는 신의가 된 뿌듯함(?)마저도 느끼고 있지만요.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버렸습니다. 아버지 이제 찾았습니다. 너무 늦었을까요? 허나 그 분은 이리 대답하실 겁니다.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제 시작이라고...". 

 

'많은 시간, 임자를 기다리는 시간, 그 날만은 생각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수백번 수천번, 임자를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객잔에서의 잠든 임자 모습을 반복했는지 모릅니다. 내 곁에 누워 나를 보던 임자의 얼굴이 언제나 내 기억의 끝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임자가 끌려가던 그 모습이 자꾸 떠오릅니다. 이상하게도...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와 내 앞에 서서 아무일 없었다고, 나 돌아왔다고 말할 것만 같습니다. 지켜주겠다는 약속, 내 옆에 있겠다는 임자의 약속,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그 날, 멀어져가는 임자를 속수무책 바라만 보면서 의식이 혼미해져 가던 그 날, 혹시나 원망스럽지는 않았는지요 

그럼에도 임자는 제게 오늘도 이렇게 말합니다. "괜찮아요, 다 잘 될 거에요. 돌아갈게요. 기다려줘요. 그러니 죽지마요". 임자가 말하니 믿습니다. '나 살아있다고, 임자가 나를 또 살렸다고, 임자가 내 심장을 또 뛰게 했다고, 기다리고 있다고' 임자에게 매일 말합니다. 임자가 내 말을 듣고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나는 임자를 기다립니다. 내 사랑.

임자에게 배운 하늘말, 사랑이라는 말 그 때 가르쳐줬지요. 강화로 가던날... 연모하는 분이라고 얼결에 말했던 그 말이 하늘말로는 사랑이라고 했지요. 그 때는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 말이 참 좋았다고, 가슴 두근거렸다고. 돌아오면 해드리겠습니다. 평생'. 

죽을 것 같았던 그 날, 그 악몽같았던 시간 뒤에 더 힘든 악몽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때는 몰랐다. 알았더라면 하늘문으로 그 분을 데리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알았더라면, 그 때 알았더라면... 네 번의 가을이 왔다 갔지만 내 긴 후회는 언제나 이 곳, 그 날 그 곳 머문다.

 

"죽을 것 같아요, 지금...나"

 

그 분이 없어졌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발등을 찍고 싶은 후회, 무사히 살아있기만을 간절히 빌고 빌어본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오장육부가 타들어가고 사지가 절단되는 고통, 거대한 손이 내 심장을 움켜쥐고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짜내는 듯 아프다. 

 

"죽을 것 같아요. 지금, 나".

주상에게 그 분을 찾아오겠다고 궁을 떠나게 해달라고 청을 했다. 돌아왔느냐고 내 발을 묶어놓은 주상, 그 분과 함께 떠날 거냐고 묻는다. 대전에서 분명히 답을 했건만... 내 스승님이 틀렸다고, 그 분이 가신 길 따르지 않겠다고, 도망치지 않겠다고 말했건만...

"저는 이미 돌아왔습니다. 그러니 제 여인도 데려오게 도와주십시오". 

***제 여인이라는 말은 여전히 가슴 두근거리게 합니다.

 

또 한 발 늦었다. 이미 떠나 버린 그 분, 객잔의 벽에 쓰여있는 그 분의 하늘말 "괜찮아요", 그 분인양 조심스레 손으로 읽어본다. 그 분의 손이 머문자리 그 분인듯, 임자 손인듯... 그 분이 무사하다는 것으로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 분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반드시 찾으러 갈 것임을... 숨이 조금 쉬어졌다. 그 분과 가까워졌다는 것에.

 

찾았다. 무너졌던 하늘을 다시 찾았다. "괜찮습니까?", 독은 해독되었고 그 분 괜찮다고 한다. 괜찮다고...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말이 괜찮다는 말임을 나는 그날 처음 알았다. "그럼 이제 내 곁에 있는 겁니까?", 거두겠다고 했던 그 말, 녹주독을 마시겠다고 했을 때 보내드리겠다는 마음 이미 버렸지만, 그래도 물어본다. 그 분의 말로 듣고 싶어서. 

 

'듣고 싶었습니다. 임자의 그 말, 듣고 또 듣고 싶었습니다. 내 곁에 남겠다는 말, 세상 전부를 가지게 한 그 말을...'.

가슴터지게 그 분을 안고 약속했다. '내 안에 들어온 임자, 이제 어디도 보내지 않을 겁니다. 다시는... 임자, 이렇게 내 옆에 딱 붙어만 있어주십시오. 아무데도 가지말고 내 옆에 딱... 지키는 것은 내가 합니다. 압니다. 그동안 임자가 날 지켜왔다는 것, 날 살려왔다는 것, 그러니 이제부터는 내가 지킬 겁니다. 평생'.

***아깝게도 원래 대본에는 이 장면에서 오래도록 갈급해 왔던 마음으로 은수에게 키스를 하는데, 나오느니 한숨이요, 꺼지느니 땅입니다. 이렇게 말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습니까? 죽은 자식 뭐 만지기죠.

그래도 우리는 뜨거운 키스로 마음을 나눴다고 알고 갑시다. 죽음과 맞서 싸운 은수, 그런 은수를 잃을 뻔했던 최영이, 은수와 만나서 그냥 침상에 누워 나긋나긋 자장가 불러주듯 대화만 했겠습니까?  

 

평생일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의 행복이 그리도 짧게 끝나버릴 줄은, 그 분도 나도 알지 못했다. 얼마나 많은 시간 그 분의 얼굴을 지워가려고 애썼던가? 그 분을 만난 첫 날부터였는지 모르겠다. 보내야 하는 분이기에.., 하늘세상에서 처음봤던 심장뛰게 한 그 미소, 그 분의 냄새, 우는 모습, 밥달라고 투정하는 모습...

'잊지 않아도 됨에 임자 얼굴 그저 바라만 봤습니다. 내 눈에 내 마음에 내 가슴에 임자 얼굴 새기고 또 새깁니다. 바라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얼굴, 죽어도 잊지 못할 임자 얼굴, 임자가 내 곁에 있음에 너무 좋아 그렇게 말해봤습니다. 기억하려고 본다고요, 잊지 않아도 되니까... 임자, 잊지...않았을 겁니다. 임자가 하늘세상으로 떠난다고 했더라도, 임자가 하늘세상으로 떠났다고 했더라도... 지금도 임자는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날 바라보던 그 모습 그대로'. 

하늘문 앞에서 그 분의 소중한 분들에게 인사를 나누게 하고 싶었다. 평생 지켜드리겠다고 약속드리고 싶었다. 고려무사 최영의 이름으로 그 분 평생 지켜드리겠다는 언약, 마음으로 하고 싶었다. 그 분이 다시는 가지 못할 곳, 다시는 만나지 못할 그 분의 소중한 사람들, 우리의 인사가 그 분들에게 닿지못해도, 우리의 인사가 전해질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게 잘못이었을까? 기철을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내 잘못이었을까?

 

넋이 나간듯 울먹이는 그 분, 내 가슴을 누르며 울부짓는 그 분, 난 그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그 분의 모습을 따라가는 내 눈동자만이 살아있었을 뿐 내 모든 감각이 얼어간다. 마음은 그 분을 따라가는데 움직이지 않는 몸, 그 분의 눈, 코, 입 새기고 또 새겨본다. 죽어서도 잊지않게... 그렇게 그 분은 내게서 멀어져 갔다. 더이상 보이지 않는 그 분, '소리치고 또 소리쳤습니다. 임자, 임자', 그러나 소리마저 얼어버린 그 날, 우린 그렇게 멀어져 버렸다. 

'임자, 임자를 마음에 품고 설레고 떨렸습니다.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그런 나에게 임자가 다가왔지요. 임자의 따뜻한 손, 세상을 환하게 하던 임자의 웃음, 막을 수 없었습니다. 임자에게 향하는 내 마음. 나를 웃게한 사람, 나를 살게 한 사람'.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만 가는 아득함, 그 순간도 나는 그 분만이 그리웠다.  

 

'그 분은 이리 대답하실 것이다. 괜찮다고, 이제 시작이라고'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버렸습니다. 아버지, 이제 찾았습니다. 너무 늦었을까요? 허나 그 분은 이리 대답하실 것이다. 괜찮다고, 다 잘될 거라고, 이제 시작이라고...'. 그 분의 목소리가 아득해지는가 싶더니 점점 커진다. 톡! 톡! 이마에 떨어지는 빗방울에 실려 들려오는 그 분의 목소리 '죽지마요, 나 지켜준대매'.

 

최영이 어떻게 살아나는지는 원래 대본을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원래 대본 여기에 옮겨 드립니다. 

 

#추억의 언덕

최영이 눈을 감고 죽은 듯이 누워있다.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진다.

 

은수소리

마악 비가 오기 시작하는 순간이 제일 좋아요.

빗방울이 하나 둘.. 이렇게 이마에 떨어지면

어라. 이러구 하늘 보게 되잖아요. 그 순간.

 

한쪽으로 뻗어있는 최영의 손은 소국에 걸쳐져 있다.

최영이 눈을 뜨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본다. 손에 걸리는 것이 있다. 가득한 소국 사이.. 최영이 힘없는 손을 움직여 소국을 치운다.

거기 반쯤 흙에 묻혀 있는 아스피린병.

최영이 손을 움직여 병을 집는다. 힘겹게 꺼낸다. 그러는동안 최영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낮고 느리게. 그것이 점점 빨라진다. 최영이 가까스로 병을 들어 본다. 오래되어 이끼가 가득 끼었지만 분명 아스피린병이다. 최영이 다른 손으로 자신의 품을 뒤진다. 자신의 아스피린 병을 꺼낸다. 나란히 들어본다. 심장소리는 이제 정상적으로 뛴다.

최영이 투둑투둑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서 미소 짓는다. 그가 살아나고 있다.

 

 

이제 시작이니까", 그러니 죽지말라고 임자는 내게 또 말합니다. '죽지마요' 임자의 약통을 내 손에 쥐어 준 그날처럼 또 내 손에 그 약통을 쥐어줍니다. '죽지마요, 기다려요 지금 나 당신 곁에 돌아가고 있어요'.

나를 살린 그 분, 나를 살게 한 그 분,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오래동안 찾았던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내가 지켜야 할 내 전부, 그 분이 내게 온 이유를... 그 분이 내게 무엇인지를... 내 심장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 분이 돌아오고 있음을...  

'임자를 기다리는 일 어렵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올거라는 것을 믿기에...임자가 곁에 없다는 것이, 미칠 것같은 그리움이 힘들었을 뿐... 그 때마다 임자의 소리가 들립니다. '거기있어요?'. 대답같은 건 없을 거라고 했던 말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그렇습니까? 여기있다는 제 말 이젠 들리시죠.  

 

임자가 그랬지요. 당신 그렇게 살아서는 안되는 사람이라고, 하늘세상에서 유명한 사람이라고... 임자가 말했으니 믿습니다. 임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난 힘차게 살고 있습니다. 임자가 바랐을 거니까요. 임자가 돌아오는 길, 압록강 이북 8참부터 우리땅으로 만들었습니다. 잠만 자던 나를 깨우신 분, 임자가 돌아올 것을 믿기에 이젠 잠을 자지 않습니다. 깨어서 일어나서 힘차게 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임자의 소리를 듣습니다. 오늘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나 봅니다. 어제보다 임자의 목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거기있어요?'. "여기 있습니다". 임자의 발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임자의 발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거짓말처럼 내 눈앞에 서있는 분, 꿈속에서도, 그 꿈속에서도 꿈을 꾸었던 그 분, 내 여인이 돌아왔다.  

내 오랜 기다림은 그렇게 끝났다. 그 분의 오랜 여행도...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것, 그것 사랑. 끌어안지 않아도 아는 것, 그것 그리움. 두 손 꼭 잡지 않아도 아는 것, 그것 믿음. 이것이 우리들의 이야기 전부였을까... 어쩌면 이제부터의 이야기가 진짜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그 분과 나, 함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정말 살아있는 이야기...

우리는 우리의 오늘을 만들어 나간다. 힘찬 오늘을, 누구보다 힘차게 사랑하면서... 여기 내 곁에서 함께...

묻지않았다. 그래도 살면서 한 번쯤은 궁금해 할 것 같다. 그 분이 돌아온 하늘문, 그 분의 계산이라면 67년후에 열린다고 했던 하늘문을 열게 한 것은 무엇일까?  

 

***마지막 시간까지도 숙제있는 신의 임자방. 눈치채셨죠? 마지막 문단은 숙제입니다. 이에 대한 댓글들은 신의에 흐르는 모든 주제들로 채워질 것 같아서 숙제로 냈습니다. 마지막까지 숙제가 많습니다.

***지난 글 천혈에서 신의의 주제는 거의 다 나온 듯해서 24회 마지막회는 그냥 내용정리 정도로 올렸습니다. 감정적으로 격한 부분들 다 쳐냈고요(임자팬들의 벅찬 감정들로 채우는 것이 나을 듯해서), 개인적으로 22회와 23회를 걸쳐 많이 울었고, 나름대로는 이별을 준비했는데 여전히 이별이라는 단어는 마음을 착잡하게 합니다. 미리 울어버려서 담담할 것 같았는데...  

 

어디선가 어느 곳에선가 그를 향해 돌아올 은수를 기다려 온 최영의 평온한 모습, 지금 오셨습니까?라고 묻는 듯한 담담함은 어쩌면 최영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은수가 올것을 믿었기에, 너무나 굳게 믿었음을 표현하고 싶어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 이틀의 시간이었으면 어쩌면 격정적인 포옹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은수가 곁에 없어도 늘 곁에 두었던 것처럼, 그렇게 마음으로 은수와 함께 했던 최영같기도 하고요.  최영의 눈에 소리없이 차오르는 눈물이 제 눈물같아서, 오래도록 신의를 놓지못하게 한 그리움같아서 또 한참을 멍하니 보게 만듭니다. 

 

아무도 없는 낯선 세상, 최영없는 100년 전의 고려에서 매일 천혈이 열릴 것이라 믿은, 믿는 것이 제일 쉽다는 은수, 최영 곁에 남겠다는 간절함 하나로 모든 것을 버린 은수는 신의의 이중적인 의미 사람을 살린 신의이기도 했습니다. 고려를 지킬 최영을 살렸으니 말이죠. 그 모진 시련을 감내하면서 말이죠. 참으로 강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했던 것은 이런 아가페적인 엔딩장면은 아니었다는 것!!   

 

***임자커플 첫날밤은 수우언니님의 말씀대로 진짜 그날이었을까요? 하나, 둘, 셋! 돌아본다 그날? 일단 그렇다고 치고.... 전 객잔에서 은수 잠들기 전에도 뭔일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최영이 '자요'하니까 그냥 바로 눈감고 잠드는 은수, 왜 그런겨??? 이 커플은 혼인해도 좀 문제가 있어 보여요. 철통같이 온몸을 가죽으로, 끈으로 칭칭 동여매고 있으니 옷고름 푸는데만 밤새겠어요. 아마 첫날밤 치르고도 옷 다시 다 갖춰입고 잘 듯...  대장 언제든 발검하고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 무사니까?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눈으로 사랑, 두 손 마주잡고 또 사랑 고백, 한 침상에 누워 팔괴고 사랑고백, 그리고 옷고름을 풀었는지 허리띠를 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언제나 의관정제하고 잠들고, 일어나면 갑옷만 걸치면 전투준비 완료! 

 

***신의는 요물이었습니다. 기철이 은수를 표현했던 말처럼요. 파헤쳐도 파헤쳐도 또 나오는 의미들, 드라마 신의에서는 못다한 거대담론들을 이끌어냈던 것은 송지나 라는 작가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싶습니다. 작가의 역사관, 정치관, 사랑관, 이 시대를 향해 던지고 싶었던 깊은 이야기들.... 때로는 도마질도 해보고, 때로는 지지고 볶아도 보면서, 깊은 맛의 요리를 만들게 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합니다.

 

***신의병동 임자팬들... 우리의 인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 그래서 인사는 하지 않으렵니다. 안녕이라는 말은 더더욱... 그냥 고맙다는 말만 하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이곳에 항상 있을 것이고 언제나 문을 열어 두겠습니다. 제가 드라마 리뷰를 얼마나 더 오래할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지나가다가 어머나 예전에 알았던 초록누리가 아니네 하시고 실망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그 때는 틀리다라고 등을 돌리시기 보다는, 다를 수 있다라고 따뜻하게 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독자분들, 임자팬들, 그리고 신의병동 입원환자들때문에 많이 배웠고,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민호의 눈빛연기는 댓글에 쓰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분량이 많을 것 같아서 고민좀 해보겠습니다.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기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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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09:08




신의를 재리뷰까지 하게 만든 마지막회,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엔 구멍이 숭숭 뜷린 마무리입니다. 재리뷰를 통해 그 구멍이 메꿔질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난 23회 리뷰를 통해 검은 내려놨으니 아주 쬐금 홀가분합니다.

천혈을 말하면서 예전에 망할놈의 천혈이라고 답답함을 하소연한 적이 있었는데, 여전히 제겐 망할 놈의 천혈입니다. 이게요, 머리에서는 뱅뱅 돌면서 정리가 되는 듯 하다가 다시 또 짚어보면 꼬이고 꼬여서 지들끼리 매듭까지 묶고 노니까 정말 안풀려요. 오늘 글이 꽤 길어질 것 같은데 글을 두개로 발행할까 어쩔까 쓰면서 결정하겠습니다.

 

천혈에 대해 어제 살짝 한 발자국을 내딛으면서 아스피린에 대한 재해석으로 생각거리 하나를 던져봤습니다. 사실 23회 리뷰 원래 제목은 "제 손은 이상없습니다. 검이 무거울 뿐"이었는데 신의와의 이별(?)을 향해 달리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때가 된 듯해서 "검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로 저를 위한 제목을 붙였습니다. 

23회 글을 날려버려서 급히 쓰다보니 중요한 대목을 빠뜨린 게 있더라고요. "제 손은 이상없습니다, 검이 무거울뿐", 공민왕에게 했던 말이죠. 기철의 칼을 두동강 내고는 또 같은 말을 했죠. "말했잖아, 무거운 검이라고". 여기서 눈치채셨나요? 그동안은 검이 무거워졌다는 말로 최영의 손떨림을 연결해 왔는데 확실하게 달라졌죠.

무거워졌다는 것은 최영의 심리상태가 투영된 것인데, 검이 무거울 뿐이라고 별개로 놓고 봤다는 점입니다. 최영의 검의 각성을 보여주는 단 한 글자의 들고 남의 차이가 이해되시죠? 이런 점이 송작가의 장점이기도 한데 간과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쉬워서 우리가 이렇게 신의를 파헤쳐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수의 아스피린 이야기를 꺼내면서 상비약이라는 말을 했죠. 그곳 세상에서는 두통이 심해 늘 먹던 약이었는데 왜 그 분은 고려에 와서 그토록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이게 어제글의 제 발제였습니다. 천혈로 들어가는...

천혈은 지금도 정리가 잘안되는 부분이라 어제 임자팬의 댓글에도 말씀드렸는데 그동안 천혈에 대해 정리해 왔던 것들을 그냥 던져놓으려고요. 수우언니님께서 정리를 잘 해주실 겁니다^^.

아래 질문들은 그동안 천혈을 정리하면서 제가 제게 던졌던 질문들입니다.

 

질문 1

은수야, 넌 누구니? 뜬금없지만 천혈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은수의 타임슬립 포함) 갑자기 매희라는 인물을 끌어와보고 싶더군요. 은수가 그랬지요. "누군가 그랬다. 간절함은 인연을 만들고 기억만이 그 순간을 이루게 한대", 제가 주목한 부분은 누군가가 누군가였습니다. 누군가가 매희는 아닐까... 자신의 죽음으로 7년을 잠을 자면서 죽음만을 향해 가는 최영을 보는 죽은 매희의 심정이 어땠을까? 살리고 싶지 않을까? 판타지 장르니 이런 상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은수의 양희은 성대모사 대사가 오버랩되더군요. "너 누구니?", 순간 은수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은수야 너 누구니? 혹 매희니?

 

질문 2

왜 하필 이분이었을까? 처음 은수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던 그 순간, 혹 은수에게서 매희를 봤던 것은 아니었을까? 얼굴, 생김새, 하늘여인 은수가 매희와는 어떤 연관도 없었기에 최영은 매희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매희에 대한 기억이 은수에게 눈을 고정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혹 저세상에서도 최영을 걱정하는 매희가 은수에게로 이끌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도 난 이렇게 생각하고 싶어. 100년 전의 미래 은수(현재의 고려에서 보면 과거)가 보내고 있던 간절한 그리움이 만든 순간의 기억이라고... 

 

질문 3

은수야, 너 대체 타임슬립을 몇번이나 한거니? 연도로 표기할 수 있는 타임슬립말고 영적인(의식) 타임슬립 말이다! 너의 두통이 혹 과거 최영의 죽음을 몇번씩이나 본 후유증은 아니었니? 잊어버리고 싶은 방어기제, 그래서 그토록 매력적인 남자(우린 정말 먼발치에서 바라만 봐도 황홀하겠구만)를 보고도 덜컹하지 않은 거니? 이 부분은 제가 한 번 했던 질문입니다.

 

질문 4

은수 너는 그곳에서 무슨 짓을 한거니? 네가 그곳에 있으면서 바꿔버린 역사는 무엇이니? 그 시작이 어디였니? 무엇을 바로 잡기 위해 그토록 간절한 거니? 혹 그때의 일이 계속적으로 최영을 죽음의 위기에 몰아 넣었던 거니? 그래서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널 1351년 고려에 남으라고 한 거니?  

 

질문 5

현대의 은수, 천혈에 들어가기 10일 전 점을 보러갔던 너는 과거에 타임슬립을 했던 적은 혹 없었니? 있었는데 기억이 지워진 거니?

넌 천혈에 들어가기 전에도 이미 고려 속에 있었던 사람이야. 왜냐? 고려는 1251년이 되었든 1351년이 되었든 현대 2012년의 과거니까. 그니까 그 점쟁이 아저씨 말대로 넌 그사람(최영)을 이미 만났었던 거였어. 기억이 지워졌을 뿐.

 

질문 6

은수 넌 대체 왜 천혈이 열리는 시간을 계산하고 기록했던 거니? 흑점폭발과 관련한 고려의 자료들은 어디서 구했니? 고려의 천문도감 이런 것을 찾기 위해 중앙도서관이라도 털었던 거니? 언제? 아니라면 넌 천재!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가자. 

 

근데 너의 천혈계산 다이어리때문에 결국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기철이 그렇게 하늘세상을 포기하지 못하게 해서 널 위험하게 했고, 미래의 은수 네가 그 시간을 계산했던 다이어리를 은수(최영의 곁에 있던 은수)가 풀어버려서 결국은 그날 천혈까지 가게 된 것은 아니었냐고?

만약 남겨두지 않았다면 그날 넌 천혈로 향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그리되었다면 영과의 오랜 이별도 없었을텐데.... 왜 남겨뒀니? 천혈이 열리는 것을 계산했던 처음 마음은 그거였겠지. 죽어가는 그 사람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그런데 그 때가 언제였던 거니? 꿈속에서 봤던 영의 죽은 모습을 봤을 때? 아님 노국공주의 죽음으로 영의 마음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돌아간 이후? 여하튼 미래의 은수 넌 왜 그 다이어리를 남겼던 거니? 다이어리로 빚어진 모든 일들을 알고 갔던 네가...

(**제가 은수의 타임슬립과 천혈에서 꽉 막힌 부분이 여기였어요. 미래의 은수가 천혈시간 다이어리를 없애버렸다면 그곳에 가지 않아도 되었을 듯해서). 

 

결론은 이렇게 내렸어. 천혈을 계산하고 있던 너와 필름통을 남겨둔 너는 다른 미래였다고. 현재의 은수가 달라지고 있듯이 미래의 은수 너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었다고... 처음에는 평행이론인가 싶어서 공부를 했더니 평행이론에서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없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블랙홀 화이트홀을 공부하느라 또 머리털을 쥐어뜯어야 했다. 그리고 난 결국 이해하지 못했다. 

 

질문 7

기철을 천혈이 거부한 이유는 무엇때문인가? 믿음이 약해서? 맞아. 넌 믿음이 부족했어. 넌 의선을 계속적으로 의심하기를 반복했지. 한마디로 귀가 얇은 놈. 공민왕이 하늘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은수를 의심했고, 덕흥군에게도 계속 휘둘리기만 했지. 은수가 맥을 짚어보자는데도 넌 믿지않은 사람한테 몸을 맡길 수 없다고 거부했지.

최영과 은수를 생각해 보자. 우선 천혈이 열리자 최영은 어떻게 들어가는지 방법에 대한 생각이나 고민도 없이 그냥 들어갔지. 천혈 앞에서 은수가 어떻게 가느냐고 테스트 해봤냐고 의심했을 때 최영은 이렇게 말했지.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 

은수는 첫번째 천혈로 들어가지 못했어. 의선을 붙잡아 두라는 조일신때문에 최영이 붙잡기도 했지만, 최영이 붙잡지 않았어도 왠지 은수를 천혈이 거부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단 말이지.

은수가 최영을 믿고 나서는 어떻게 변했지? 기철이 물었을 때 은수는 "그냥 가면 되는데요" 라고 대답하게 됐지. 은수는 두번째 타임슬립을 할 때(서울에서 100년전 고려로 갔을때) 그냥 갔어. 처음 테스트는 해봤냐고, 부작용은 없는 거냐고 최영에게 물었던 것과는 달리 그냥... 

 

그리고 기철 너의 욕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이 천혈이 널 거부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라고. 최영을 우리가 흔히 어떻게 말하지?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빙고! 한마디로 줄이면 욕심없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은수는 어떨까? 덕흥군이 왕비자리에 앉혀준다는데도 NO했지. 강남에서 자기 이름 걸고 성형외과 개원하고 돈많은 남자 만나고 싶다는 속물 은수였는데 말이다.

 

기철이 주는 온갖 호의호식할 수 있는 특혜도 다 거절한 은수였지. 서울, 24시간 뜨거운 물이 나오고 수세식 변기에 자동차, 돈이 좀 궁하기는 하지만 아무런 불편없이 살던 네가 고추가루 들어간 김치도, 감자도, 부모님도 없는 고려를 택했잖아. 최영이라는 남자 딱 하나보고서...

최영과 은수, 욕심없는 사람들은 천혈을 통과했지만(과거 화타가 그랬듯이) 기철은 욕심이 너무 많아.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는 것 만큼 어렵다고 하잖아. 마음이 가난한 자여, 그대가 곧 천국이니라 라는 말도 생각나고...

 

질문 8

기철을 거부한 천혈, 왜 그랬을까? 천혈은 주인이 따로 있는 것 같아. 1회에서 화타가 들어간 천혈에 병사가 밀려나가는 것 기억하지. 그게 기철의 모습같이 보여. 기철은 천혈이 열려도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을 1회부터 암시했던 거였어.  

첫번째 천혈은 최영의 천혈이었고, 두 번째 즉 마지막회 죽어가는 최영을 두고 들어간 천혈은 은수의 천혈이 아니었을까? 천혈은 주인이 선택한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최영이 은수를 선택했기에 은수는 현대에서 고려로 올 수 있었지만, 기철은 은수의 천혈에 들어가지 못했지. 은수가 기철은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혈이 기철을 거부한 이유를 마지막회에 쓰겠다고 했는데 질문 7.8로 대신합니다.

 

질문 9

그런데 은수는 1351년 고려로 가지 못하고 100년전의 고려로 가게 되었지. 왜였을까? 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부족해서? 아니면 믿음이 부족해서? 답은 은수 네가 말했어. 믿음의 부족.

자, 은수가 의료기구와 약품들을 챙겨서 봉은사 앞에 섰을때 은수의 행동을 살펴보자고. 뒤를 돌아보지? 높다란 빌딩들, 휘황찬란한 서울의 불빛들을 한 번 돌아보는 은수, 그 순간 아주 잠깐이나마 은수는 미련이 생기지 않았을까? 부모님도 계신 자기세상에 대한... 그 때 잠깐의 망설임으로 천혈은 100년전의 고려로 은수를 데려가 버린 것은 아닐까? 

또한 은수의 마음에 이런 의심이 들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 진짜 그 사람에게 갈 수 있는 걸까?

그래서 100년 전의 은수는 이런 말을 하지. 난 이제 믿는 것이 제일 쉽다. 그 사람이 살았을 거라고 믿는다. 절대적인 믿음, 한치의 의심도 없이 천혈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그 사람 곁에 갈 수 있을 거라는 은수의 강한 믿음은 예정에 없는 천혈 하나를 만들 정도의 강했던 거야.

100년전 고려에서 갑자기 현대로 왔다가 사라지는 은수, 그리고 1355년 공민왕 5년의 고려로 돌아오게 만든 것이지. 은수의 간절함, 마지막에 아주 잠깐 나온 천혈은 반드시 돌아갈 수 있다는 은수의 믿음이 만든 기적이 아닐까?

(6,7,8,9는 천혈과 은수의 타임슬립에 대한 제 정리입니다) 

이 외에도 무수한 질문들을 제게 던지고 답하고 그랬습니다. 천혈을 이해하기 위해 시공간 4차원 그래프를 찾아보고 블랙홀 공부도 좀 해봤는데,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으니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포기! 시간 아까워! 이거 본방때도 했던 짓인데 그 때 학습했던 것들이 하나도 남아있지가 않더라고요. 평행이론, 양자물리학, 블랙홀, 웜홀, 화이트홀 등등이 개념조차도 정립이 어렵고...여튼 그래서 이쪽 파트는 전 완전히 손 놓습니다.

 

은수의 질문- 많고 많은 의사중에 왜 하필 나였냐고?

난 그렇게 생각해. 네가 고려에 가서 어떤 일을 했건 그것이 널 더이상 현대라는 시간대에 머물 수 없게 한 거라고. 네가 그곳에서 한 일들이 고려의 역사가 돼버렸으니 너는 고려의 역사 일부로 살아야 해. 단사관에게도 넌 그랬잖아, "내가 살고 있는 시간이 내 시대"라고. 그래서 너의 타임슬립이 필요했던 거야. 그래도 제발 역사스포는 하지 말아줘. 그냥 최영만 바라보고 살아. 더 뭘 바랄게 있겠어? 평생 갖겠다는 남자, 평생 지켜주겠다는 남자 최영곁인데... 나라면 그것만으로도 배부르고 행복할 것 같아현대의학이 아닌 한의학으로 사람들, 부상병들 치료도 해주면서...

 

미래의 은수와 현재(고려의 은수)는 서로 영향을 받으며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미래의 은수가 남긴 다이어리와 필름통 편지로 인해 공민왕 시대의 은수가 선택을 달리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100년전 과거로 돌아간 미래의 은수 역시 다른 단서를 남기며 은수에게 영향을 주고 있었죠. 모든 것이 최영을 살리기 위함, 그리고 은수를 그 사람곁에 남게 하려는 것에 귀결됩니다.  

지금의 은수에게는 미래이지만 시간적으로는 과거인 이 모순된 시간개념때문에 많은 부분이 혼란스러웠지만, 전 딱 하나만 보고 싶습니다. 최영을 살리려는 은수의 사랑, 그 사람 곁에 남겠다는 은수의 간절한 바람, 그것이 홀로 남겨진 최영을 살게 하고 긴 시간을 담담하게 기다릴 수 있게 했다고 말이죠.

 

여기서 제작진의 치명적이 실수로 천혈과 은수의 타임슬립이 최영을 살리기 위함이었다는 것의 의미를 퇴색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죽어가는 최영의 손에 잡힌 100년전의 은수가 국화꽃을 꽂아 심어둔 아스피린통이 사라져 버린 것이죠. 은수가 돌아오고 있다는, 최영을 찾아 헤매고 있다는 최영에게 보낸 편지였는데 고걸 없애버리다니... 

 

***여담: 건축학을 하는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초록엄마: 너는 과거-현재-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니?

딸: 집이라고 생각해요. 집을 지으려면 기초공사를 해야 하는데 그게 과거가 되고요, 집을 지으면 그 집은 현재가 되죠. 입주를 해서 현재를 살면서 우린 그 안에서 미래를 만들어 가잖아요. 집 하나에 과거 현재 미래가 다 있는 것이죠. 그게 역사겠죠? 탁상에 놓인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보이게 늘어놓은 우리 가족사진들처럼요. 그리고 그 옆에는 계속해서 미래가 놓여지겠죠. 내 자식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라든가...

초록엄마: 오호~

딸: 어머니, 그만 최영에게서 나오시죠.

초록엄마: 난 그게 잘 안될 것같다. 최영과 은수가 우리 곁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서...

 

미완으로 남긴 천혈

 

본방리뷰에서 천혈의 드라마 외적인 의미를 정리했었습니다. 누구에게나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한 지점이 있을 것이고, 천혈은 지금도 열려있을지 모른다고요. 중요한 것은 미래의 은수가 과거의 은수에게 자기처럼 후회를 남기지 않게 선택하라는 당부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치열하게 열심히 살면서 미래의 후회로 남게 하지 말자는 것이 작가의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많고 많은 인물중에 작가가 고려의 마지막 무사, 마지막 영웅 최영을 끄집어 낸 것도, 그의 우직한 믿음과 충정(저는 고려에 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과 대화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재리뷰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과거의 역사는 단지 기록된 활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의 우리에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죠. 고려를 택한 은수, 하루가 되더라도 치열하게 사랑하며 사는 은수, 은수로 인해 삶을 택한 최영이라는 인물과 함께 만든 역사는, 단절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와도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과거는 현재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오늘과 한 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어느 한 지점이니까요. 미래로 이어지는... 

때문에 천혈은 미완일 수 밖에 없고 늘 언제나 열려있는 것은 아닐까요? 굳이 신의가 아니더라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나는 과거의 인물들이나 사건을 기록의 역사가 아니라, 그들의 삶의 자취를 따라가보는 작업을 하는 이유도, 넓게는 천혈을 통해 과거와 대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은수의 타임슬립이 혼재된 시간대를 오간 것도 과거-현재-미래가 독립된 시공간이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시공간이기 때문은 아닌가 싶고요. 부모님의 영상이 담긴 프로젝터를 세번째 유물로 작가가 은수에게 선물한 이유도, 은수에게는 과거가 돼버린 현대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더군요. 

우리의 숙제는 내가 살고 있는 현재가 미래의 후회가 되지 않도록 오늘을 열심히 사랑하며 사는 것! 이를 고려를 택한 은수와 최영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통해 배워봅니다. 과거는 죽어있는 기록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처럼,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문 천혈을 통해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고 바로새김을 하는 것, 천혈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5년... 기대, 희망을 걸 수 있을까... 역사는 어떻게 쓰여지게 될까... 잠시 무미건조해지는 생각들... 그 분이 미완으로 남긴 뒷부분을 써가길 기대했던 마음 한귀퉁이가 무너지는 느낌... 마음 한켠에 걸려있었던 노란 소국...아버지 시대의 역사가 해결해 주지 못한 것, 지켜주지 못한 것이 시티헌터 이윤성의 몸 여기저기 남겨진 흉터들인 것 같아서 마음에 상흔 몇개씩이 얹혀졌는데, 그 상흔이 반복되지 않기를...

 

***천혈은 임자팬들과 함께 정리하고 싶어서, 두서없이 정리된 제 생각들을 그냥 신의병동에 던져놓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서 24회 마지막회 내용리뷰는 따로 올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일찍 결정내렸으면 글 하나 먼저 발행했을텐데, 다른 일(?) 신경쓰며 쓰다보니 시간이 늦어버렸네요(지금은 한국시간 밤).

그리고 이렇게 건조한 글 속에 마지막 은수와 최영의 재회를 담고 싶지가 않네요... 임자팬들을 더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더 좋을 듯도 싶고.... 이별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 무겁고 늦추고만 싶은 마음이 애증처럼 교차하고 있어서. 

 

***제 질문 한 두 가지 선택하셔서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

***오늘의 숙제는 왜 은수는 그날 최영에게 돌아가지 못했을까에 대한 답 하나씩 만들어서 올려보기. 글에서는 은수의 믿음과 잠깐의 망설임(미련)때문이라고 쓰기는 했지만, 천혈이 주는 일종의 관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공민왕 자신이 받아야 하는 건데 의선과 최영만 힘들게 했다고 하자, 노국공주가 이리 말하지요. "그 분 하늘사람이라서 이 곳에 남으면 안되기에 하늘이 시련을 주시는 것일까요?". 은수에게는 1년의 시간을, 최영에게는 4년의 기다림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사랑의 댓가를 치르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바로 돌아왔으면 은수와 최영이 꽁냥꽁냥하느라 최영이 압록강 이북 8참을 수복하러 전쟁길에 나서고 싶었겠어요?라는 농담을 던져봅니다ㅎㅎ  

그리고 전요, 마지막회 하도 미련이 남아서 객잔의 침상에 누워있던 영과 은수를 보면서 이불은 왜 덮고 있었을까를 생각하며 많은 시간을 버렸습니닷!! ㅎㅎ

 

***천혈에 대해서는 수우언니님께서 정리해 주시기로 하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 가장 무거운 짐이었거든요. 재리뷰를 이 때문에 망설였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필히 수우언니님의 천혈리뷰 댓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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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8 16:16




공포의 결말부분에 이르니 손이 떨려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정리해왔던 것들이 결말에 이르러 잘못 정리되면 그야말로 그동안 해왔던 모든 재리뷰들이 물거품이 돼버리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겁이 납니다. 결말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절 극심한 혼란으로 밀어넣었던 검과 천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할까봐서요...

 

다행히 검에 대한 부분은 본방리뷰때와도 같은 결론을 내도 무리가 없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지만, 천혈은 여전히 숙제입니다. 본방리뷰 때와도 논지는 비슷하게 정리될 듯합니다. 타임슬립 횟수에 대해서는 본방 때와는 달라졌지만, 본방리뷰때 천혈의 드라마 외적인 의미로 과거와 현재가 연계를 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간다는 것으로 정리를 했었습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 하나만 생각했거든요.

작가의 손에서 떠난 순간 독자들의 것이 된다는 말에 힘을 얻고 계속 써오기는 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또 망설여지고 무섭기도 합니다. 

처음 신의 다시보기 재리뷰를 하겠다고 말씀드리고도 글을 바로 올리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까의 고민으로 제 나름대로는 콘티를 짜야 했습니다. 발단-전개-갈등-결말의 구조를 따라갈까? 이렇게 되면 드라마 본방리뷰처럼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순서를 따라야 했겠지요. 그래서 최영, 은수, 공민왕의 성장과 각성을 파트별로 나눠 짜봤는데, 공민왕은 다시보기를 하면서 애정이 급 식어버려서 버렸습니다. 그래서 정치부분은 재리뷰에서는 되도록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고요.

 

최영과 은수만 안고 가야겠다고 리뷰글 정리순서를 짜다보니 결말을 이미 본 상태이기에 그 수순을 밟으면 굳이 재리뷰를 할 필요는 없고, 시제를 어디에 둬야 하는지를 고민했지요. 최영은 나무아래, 은수는 100년전의 고려에 두면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풀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재리뷰 글에는 '그 때는 몰랐다'가 거의 빠짐없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하죠. 지금의 최영과 은수의 시점과 가까워질 수록 말이죠.  

'그 때는 몰랐다'에 넣지 않은 파트가 있었습니다. 최영에게 은수의 존재의미와 천혈에 관련해서 였습니다. 이는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에 대한 대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22회 재리뷰 글 말미에서 밝혔습니다. 깨달았다. '내가 아니라 그 분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음을'이라고... 그것도 목숨을 걸고서...

매희는 죽음을 택했지만, 은수는 죽음과 싸웁니다. 오직 최영 곁에 남겠다는 사랑 하나로, 최영을 지키겠다는 마음만으로... 은수라는 캐릭터는 신의 첫회부터 끝까지 통틀어 가장 강한 인물이었습니다. 처음 은수의 감정선을 읽기가 힘들어 최영의 시선에서 드라마를 봐오기는 했지만, 은수의 담대함은 제가 은수를 애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첫리뷰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은수를 본 최영의 첫느낌을 그래서 '담대한 여인이다'라고 표현했던 것이고요.

 

은수의 존재의미에 대한 각성은 최영의 검에 대한 각성이자, 최영의 검이 지켜야 할 것에 대한 영역의 확장 관문이었습니다. 고려를 품는 검으로 말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장면으로 나무 아래에서 은수에게 어깨를 두르고 시선은 궁을 향한 장면을 꼽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최영의 검의 각성은 그가 진정한 지킴의 무사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던 겁니다. 고려의 지킴이로서의... 그의 검은 은수와 공민왕,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확장해 고려를 품어버립니다. 그래서 기철에게 왕을 가졌다는 말로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내 손은 문제가 없다, 검이 무거울 뿐", 기철에게 했던 대답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검이 무거운 것이 아니라 그의 검이 안고 가야 하는 것이 무거웠을 뿐이고, 그 무게를 극복했다는 최영의 대답이기도 합니다. 도망쳐버린 스승님과는 다른 길을 택한... 

 

극복은 버림이 아니라 안고 가는 것입니다. 여기서 최영과 검이 하나가 돼죠. 중요한 것은 스승님이 물려주신 귀검을 극복한 최영이었습니다. 대전에서 기철을 향해 들었던 검이 귀검이 아니라 평범한 검이었음은, 최영의 검의 각성을 보여주는 최고의 연출이기도 합니다. 귀검에 얽매이지 않는 최영, 최영은 귀검을 뛰어 넘는 검을 가졌던 것입니다. 스승님을 뛰어넘고 왕까지 가져버린 고려의 마지막 영웅으로 탄생하는 순간이죠. 그가 의무감처럼, 언약으로 지키고자 한 왕도 고려의 한 구성원일 뿐! 

 

(최영의 검의 각성은 이것으로 정리를 하고 24회에서는 별도로 정리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24회는 천혈과 기다림, 믿음에 비중을 둬야 할 것 같아서요)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남겠다는 그 분과 보내겠다는 나는 각각의 마음으로 며칠을 보내야 했다. "임자가 떠나고 나면 나 괜찮을 거냐고 물었던 거 기억합니까? 난 괜찮을 겁니다. 잘 먹고 잘 지낼 겁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면 잊을 거구요, 다신 임자 생각 안할 겁니다. 그러니 내 걱정말고 돌아가요. 돌아가서 처음 힘드신 것 금방 괜찮아질 겁니다. 워낙 힘찬 분이니까, 그렇게 내가 믿으니까", 그 분이 내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거짓말로 그 분의 마음을 돌려보려 했다. 그 분 마음 알면서도, 내 마음 그렇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돌아가도 나 괜찮지가 않나봐요. 혼자는 도저히 안되겠어서 다시 당신을 찾아다닐지 몰라요. 당신이 나 데려온 그 하늘문을 찾지 못해서 혼자 이상한 세상을 헤매고 다닐지도 모른다구요", 심장이 철렁한다. 다시 헤매고 다닌다고? 그 때는 몰랐다, 그것이 그 분을 기다릴 수 있게 한 내 믿음이 될 거라는 것을...

그러지 말라고 해도 대답을 안하는 그 분, 여기 있는 동안이라는 말에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 분, 그 분 마음 확고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내 고집을 피워본다. "남은 시간동안 되도록 옆에 있을 겁니다. 어디건 불안하니까... 그리고 되도록 웃게 해드리겠습니다. 별로 자신은 없지만...". 생각해보면 그랬다, 언제나 그 분은 날 위해 웃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모든 것을 뒤늦게 알았을까 

충용위를 조직하라는 주상의 명, 따르기 힘들 것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제가 제 스승님의 뒤를 따르고 있는 듯 합니다. 검을 내려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나는 도망치고 있었다. 스승님처럼... 지켜주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그리고 더 이상 지킬 것이 없다고를 포기하면서... 

 

***첫회를 보면 노국공주가 목에 자상을 입었을 때 안절부절하는 공민왕과 조일신의 대화를 하고 있는데, 최영은 남의 일인양 벽에 기대 앉아 물끄러미 검집에 매달아 놓은 매희의 두건을 보고 만지던 장면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최영은 그 때 공민왕이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은 지킬 여인이 있어서 좋겠다'. 

 

기철의 집을 정리하러 가는 길, 그 분을 동행시켰다. "유은수, 나를 호위한다".

(*'유은수' 해놓고는 대답! 하는 대장의 대사도 어찌나 설레게 하는지... '네' 하며 토끼처럼 고개를 내미는 은수가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요? 참 사소한 것에도 두 번 세 번 가슴 뛰게 합니다*).  

기철의 집, 그 날 그 분이 내 팔을 잡았을때 그 때의 감정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신 살아있어서 됐어요", 기철의 집에 잡혀있으면서도 그 분은 내가 살았다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내 팔을 놓고 돌아서는 그 분을 남겨두고 나오는 내 발걸음, 뒷걸음쳐 그 분을 데리고 싶은 마음을 누르며 돌아와야 했던 그 날 얼마나 힘들었었는지, "내 것을 찾으러 왔습니다", 검을 찾으러 왔다는 말로 그 분을 찾으러 왔다는 마음을 숨겨버린 그 날의 미안함에 오래도록 내 눈은 그 분의 얼굴에 머문다.  

"이 집에 있을 때 좋았다면서요", 농담을 잘하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그 분을 웃게 해드리고 싶었다. "또 뭘 좋아하십니까?".

"바람부는 날도 좋아하고, 비가 오는 날도 좋아해요. 막 비가 오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제일 좋아요. 빗방울이 하나 둘 이마에 딱 부딪힐때, '어라' 이렇게 하늘을 보게 되잖아요, 그 순간... 또 노란 소국, 회색, 청색, 또...(키가 큰 남자)... 또... (딱 그만큼 큰 손, 그리고 그 목소리)".

내가 좋아하는 것을 묻는 그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게 하나도 없다, 그 분말고는...'좋아하는 것 임자뿐이라고 임자의 어깨에 제 마음 다 얹어봅니다, 임자 밖에 없다고...'.  

여전히 해독제를 포기하지 않는 그 분, 내 곁에 남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그 분, 그 분 결심 알면서도 나는 그 분을 보낼 준비를 한다. 갖고 싶은 것 다 사주고 싶고, 그 분이 해달라는 것 다 해줄 생각이었다. 원하는 것 다 사주겠다는 말에 아이처럼 좋아하는 그 분, 웃게 해드리고 싶다(이 뒷부분이 대본에서 잘려나간 저잣거리 쇼핑장면입니다).

마음 편하게 보내고 싶었다. 뭘 해주면 그 분 웃으실까, 그 분을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만이 차있었다. 뭘 해드릴까... 열이 오르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면서, 하늘문이 열리기 전까지 제발... 

그러나 내 기도는 닿지 않았다.내 손을 피하는 그 분, 두 번 세 번... 그 분 손 꼭 움켜쥐었다. 그 분 손이 뜨겁다. 발열이 시작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그 기분,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그 불안감에 그 분을 안고 빌고 또 빈다. 발열이 시작되면 일곱날, 하늘문이 열리는 날은 열흘 후, 눈 앞이 깜깜해져 온다.  

해볼게 있다는 말에 한가닥 희망, 아니 내 모든 희망을 걸어본다. "이따 밤에 해볼건데 도움이 필요해요. 그 때를 위해서 내 마음 편하게 해주기, 대장 마음이 편해야 내 마음이 편하니까". 발열이 시작되었는데도 그 분은 내 마음만 걱정한다. 내 마음만... 

그 때는 몰랐다. 그 분이 우리를 그토록 오래도록 보고 있었는지를... 주상전하와 왕비마마, 고모와 도치, 그리고 나를 그 분 마음에 새기고 있었음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를 나를 마지막까지 담고 가고 싶어했음을... 

 

"어찌 그리 괜찮은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그래요"

"이분 쉬지않고 있어요. 밤새 싸웠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기껏 생각한다는 게 독이라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화를 낼 수조차 없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그 분은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도와달라고, 내 마음이 편해야 자기 마음 편하다고...

"이렇게 많은 날들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뭘 더해드릴 수 있나만 계속 생각했는데, 근데 오늘 그게 잘못돼버리면 난 더 이상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웃게 해드린다는 것도..." 울컥 울컥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말이 계속 끊어진다. 수포가 생긴 팔을 보여주는 그 분, 머리가 핑글 돈다. 심장이 조여온다. 숨도 못쉬게 조여온다.   

 

"어찌 그리 괜찮은 얼굴을 하고 계십니까? 어떻게 그래요".

"나 잘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잘 될거야. 살 수 있어. 살아서 이 사람 옆에 있을 수 있어. 그러니까 괜찮아". 강하신 분, 죽음과 그렇게 강하게 싸우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살고 싶다가 아니었다. 살 수 있다는 그 분의 강한 믿음은 그 분을 돌려보내야 한다고 싸워왔던 내 마음보다 컸다. 그 분이 죽을 지 모른다는 내 불안함을 이길 만큼이나...

 

녹주독 사발은 드는 그 분의 손, 그래도 내 마음 불안해서 막아보지만 그 분은 괜찮다고, 살 수 있다고, 아니 살 거라고 내 손에 그 분 믿음을 얹어준다. 그 분을 돌려보내겠다는 언약, 그 밤 나는 버렸다. 완전히...

'임자, 죽을 듯이 아팠습니다. 가쁜 숨을 내쉬며 의식을 잃어가는 임자의 고통을 보고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는 내가 너무도 미워서 임자를 안고 울지도 못합니다. 임자의 고통 다 내게 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밤새 고열로 싸우는 임자, 압니다. 싸우고 있다는 것, 포기하지 않고 쉬지않고 싸우고 있다는 것'. 

그 분이 준 약통, 죽지말라며 내밀었던 그 분의 약, 그 분의 세상에서 상비약으로 가지고 다녔다는 그 분,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그토록 힘든 일들을 겪으면서도 그 분은 한 번도 그 분의 약을 찾지 않았다. 그래서 였을까? 돌려달라고 하지 않았던 이유가... 마지막 두 알을 임자에게 먹여달라고?

(*이 부분은 새롭게 해석한 아스피린입니다*)

 

***최영이 은수의 머리를 빗겨주는 장면에서 돌려보낼 마음을 완전히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임자팬들의 생각은? 은수 머리는 왜 빗겨줬을까요?  

 

***신음하는 은수를 안고 힘겨워 하는 최영, 말보다 그 표정이 보여주는 간절함과 절박함, 고통보다 진하게 전해오는 최영의 감정선, 그렇게 절제를 하는데도 더 절절하게 느껴지게 하는 이민호의 표정연기는 압권입니다. 은수를 안은 팔에 힘을 주기보다는 이민호 자신에게만 힘을 주는 연기가 쉽지는 않았을텐데 참 잘 표현된 장면입니다.

상대를 안는 손에 힘을 주는 것으로 절절한 마음을 담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때의 이민호의 연기는 신선했습니다. 본방리뷰때도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부분이었는데요, 그 때는 그 표현방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넘어갔어요.

 

이런 상황에서 대개의 경우 상대를 으스러지게 안으면서 고통을 표현는데, 이민호는 상대에게 힘을 주기 보다는 이민호 자신의 몸만 힘을 주는 식으로 표현하더군요. 부르르 떨면서도 아픈 은수에게는 힘을 가하지 않지요. 자신이 죽을 듯이 괴롭다는 표현을 이토록 멋지게 하다니...

전 가끔 드라마 보면서 아픈 사람을 온 힘을 다해 끌어안는 보면 환자가 더 심하게 아프겠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하거든요. 그런데 이민호는 환자는 물론 사랑하는 여인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까지 동시에 표현하더군요. 이민호, 격하게 아낀다!! 

 

'임자, 임자를 향하는 내 마음 거두고 또 거뒀습니다. 임자를 제 손은, 제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멈추고 말았습니다. 가질 수 없는 분, 임자의 그림자만을 품고 또 품어봤습니다. 그런 제게 임자는 제게 먼저 다가오셨지요. 기철의 집에서... 그래도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오래 고민만 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정신이 돌아오지 않은 그 분, 밤새 독과 싸우는 그 분을 지켜보는 내마음, 갈기갈기 찢어지게 아팠다.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어 밤새 임자를 안아주는 것 밖에는 하지 못했습니다. 임자가 혹여나 돌아오지 못할까봐 겁이 나서 두려움과 싸우면서 알았습니다. 임자없이는 나도 살 수 없음을...' 그 밤은 내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밤이었고, 가장 긴 밤이었다.

 

원의 단사관이 그랬다. 그 분때문에 내가 죽을 수도 있다고...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멈춰가는 내 심장, 죽어가는 그 순간 그 사람의 말을 이해했다. 

 

죽어가면서, 기철의 손에 끌려가는 그 분을 보고서야 알았다. 왜 하필 이 분이었을까? 그 분은 내가 그 분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간에도 나를 찾아다닐 것임을... 나를 살리려 헤매고 다닐 것임을...그 분을 처음 본 그 순간, 왜 그 분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는지 어렴풋이 알것 같다. "당신이 나를 데려온 그 하늘문을 찾아 헤매고 다닐 것만 같아요'.   

***드디어 접근을 시도하는 천혈입니다. 은수가 100년 전으로 가버린 시간은 지금의 은수나 최영에게는 미래의 은수지만 시간대는 과거입니다. 100년전의 과거에서 은수는 최영에게 기억만이 그 순간을 이루게 한다는 말로, 100년전 고려에서의 은수에게는 미래인 최영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천혈이 열리자 아무런 망설임없이 들어가버린 최영, 그것이 공민왕의 명만으로 움직여졌을까요?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거로 돌아간 은수가 최영에게 돌아오고자 하는 간절함이 최영을 하늘문으로 거침없이 향하게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첫날 프리젠테이션에서 은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 이유가 100년전 고려에서의 은수의 간절함이 만든 운명 때문은 아니었을까? 

 

***글을 오전에 발행할 수 있었는데 티스토리 점검시간인지도 모르고 저장을 눌러버린 바람에 글이 몽땅 날아갔어요. 그래서 다시 쓰기는 했는데 역시 마음이 급하다보니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들이 많습니다. 지난 번에도 한 번 글을 통째로 날린 적이 있었는데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다시쓰다보니 언급하지 못한 부분들이 많네요.  처음 썼던 그 감정마저도 날아가버려서 울고 싶어라 입니다.

***이민호의 키스비결은 댓글에 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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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5 16:24




오늘 글은 그동안 신의 재리뷰글과는 다른 글입니다.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끝난 뒤에 더 열공하는 것이 사실 이례적인 일입니다. 학교다닐때 이렇게 드라마를 재 분석하고 공부하는 자세였으면, 지금쯤 뭐라도 되었을텐데 싶기도 합니다. 연구논문을 쓸 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빈구석들을 채우려고 하는 것일까...

아마 신의가 펼쳐놓고 싶어했던 논제들이 제대로 풀어지지도, 매듭지어지지도 않았기 때문이겠죠. 23회 24회를 제대로 마무리를 못해버리면서 빚어진 이상현상일 겁니다. 화장실 다녀왔는데 뒷처리를 못하고 나온 느낌.

물론 신의를 통해 본 이민호라는 배우의 무한한 잠재성과 신의의 모든 주제들을 묵직한 표정과 대사, 강직한 눈빛으로 끌고간 매력때문에 재리뷰까지 하게 된 이유도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솔직히 이승기 이후 이렇게 배우에게 호감상승을 넘어 팬(사생팬의 개념은 절대 아닙니다. 저는 믿음으로 지켜보는 팬)이 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

승기도 여전히 좋아해요. 누가 좋느냐고 물어보면 이거야 말로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유치한 질문ㅎ. 색깔은 다른 애정이지만 여튼 제가 특별히 애정하는 배우입니다. 제가 블로그를 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승기때문이었습니다. 찬란한 유산을 보면서 딸의 권유로 시작했던 것이 이렇게 오래동안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요. 좋아하는 색깔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 하시면 댓글에 답하겠습니다^^

 

23회 재리뷰를 하기에 앞서 이 부분은 반드시 정리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최영의 검의 각성부분을 정리하기에 앞서 꼭 필요한 장면이라서 말이죠. 특히 24회에서 삭제된 중요한 장면은 내용리뷰에서도 함께 연결할 생각입니다.

 

믿음(사랑), 검, 그리고 타임슬립(천혈)은 신의의 토대였습니다. 그런데 마지막회 아스피린통의 삭제로 믿음부분과 타임슬립 부분이 정리가 안돼버렸죠. 사랑도 썩 정리가 잘 된 것은 아닙니다. 애정신들을 너무나 아끼시는 바람에 절제의 사랑만 하는 임자커플로 남겨졌죠. 마지막회 포옹이라도 했더라면 이렇게 허허롭게 우리 임자팬들이 헤매고 다니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개인의 취향을 다시 찾아본 이유가 이민호가 어떻게 키스를 하는지, 그 상대가 은수였으면 어땠을까를 머릿속에 그려보고 싶어서 였기도 했습니다. 이민호 키스신의 비결은 궁금하시면 이 역시 질문하시면 댓글에 답해드리겠습니다^^

 

최영의 검에 대한 부분은 작가의 생각과 감독의 의도,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이 상충되어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찍 검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것이고(16회 리뷰글 '검을 들 수가 없어서 안되겠습니다' 에서), 어제의 22회 리뷰글 '이 검이 베어야 할 것을 베지 못하고 가여운 것들을 벱니다'로 다시 화두를 이어갔습니다.

검이 나를 떠나려 하는가, 내가 검을 떠나려 하는가? 21회에서 질문을 던졌는데 아무런 말씀들이 없으셔서 22회에서도 검을 다시 끄집어 냈지요.

처음 검에 대한 화두를 던졌을때 작가가 밝힌 검의 각성부분에서 '검의 객체화'라는 말이 튀어나와 당스러웠습니다. 그 부분에서 제가 어떤 답글로도 생각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전 객체화가 아닌 반대적인 의미로 정리를 했었거든요. 일체화 혹은 자기화라는 단어로 정리하고 있었는데 혼란스러웠죠.

수우언니님께는 이런 답글을 달았던 기억이 나는데 그 댓글이 지금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무협에서 나오는 무형의 검을 완성하는 이야기로 생각했다는...(생각해보니 정확하지는 않지만 검신이라는 무협소설인 듯 합니다).

 

무협지를 좋아하는지라 검에 대한 소재에서는 주인공이 검에 대한 각성을 하면 대부분 검과 자기가 일체가 되는 것으로 그려가기에, 판타지가 가미된 신의에서도 당연히 그렇게 그렸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는 객체화라니...싶었죠. 수우언니님의 타자화라는 말에도 전 동의하지를 못해 거기에도 답변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제 글의 댓글을 보고 수우언니님이 저와 비슷한 정리를 하고 계심에 안도의 숨의 내쉬었죠. 뭐랄까 내공 무공 고수 앞에서 일체화 자기화라는 말로 제 생각을 밝히는 것이 자신없어지기도 해서(저 은근히 소심합니다ㅎ;;)...

읽어보시지 않은 분들은 수우언니님의 검에 대한 정리글(22회 '이 검이 베야 할 것을 베지 못하고 가여운 것들만 벱니다'의 댓글)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글에서 풀어놓기는 하겠지만 한눈에 이해가 되실 듯해요. 이글을 발행하는 이유도 수우언니님의 글을 읽어보시기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그래서 리뷰도 보류하고 이 글을 부랴부랴 쓴 것이고요.

 

***아 참고로 임자방은 제 개인방이 아니기에 댓글도 리뷰글들입니다. 임자방을 통해 저처럼 글을 올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 그렇게 생각하고 임자팬들의 댓글을 읽어왔습니다. 저는 주인장이라는 총대를 매고 있을 뿐이고요.

23회 리뷰를 올리려다 보니 순서가 아니다 싶어 보류해야 겠습니다. 본방리뷰때 마지막회 리뷰글에서 대본에 대한 말들이 댓글에 엄청 달렸어요. 그 때문에 재 리뷰가 필요해지기는 했지만 충격이었죠. 감독의 손에서 잘려나간 중요한 신들...정말 열나고 화나서 저도 욕도 좀 했는데요, 그 때 제게 대본을 보내주신 임자팬때문에 어럽게 저도 대본을 구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앞의 내용들은 대본을 굳이 보고 싶지는 않았고, 중요한 23회 24회 대본을 읽어보고 싶었어요. 잘려나간 부분...

재리뷰를 하면서도 지금까지 대본을 읽지는 않았어요. 그리 필요하지는 않아서... 23,24회는 필히 대본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해서 잘려나간 부분을 찾아봤습니다. 24회는 아직 안 읽었고 23회만 읽었어요. 어머나 허걱! 이런 중요한 부분을? 싶은게 바로 첫부분에서 나와버리더군요. 좀 어질했습니다.

 

그래서 23회 리뷰글을 뒤로 미루고 잘려나간 부분을 이곳 재리뷰에서는 꼭 넣어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리는데요, 혹시 저작권 침해가 되는 것은 아닌가 좀 걱정이 되네요. 송작가님측이나 신의 제작진측에서 뭐라고 하시면 바로 내리겠습니다.

잘려나간 대본에서 왜 이것을 뺏나 싶은 최영의 검술 훈련장면과 저잣거리 쇼핑장면 그대로 옮겨드리겠습니다. 최영의 검의 각성과 관련해서 검술훈련 장면이 필요할 듯 하고, 저잣거리 데이트는 달달장면 없이 끝나버린 임자팬들의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미 읽으신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지만 못읽은 분들을 위해서 라고 생각해 주시고요. 오늘은 그냥 못다한 수다나 나누시기 바랍니다.

 

최영의 방 /

은수가 혼자가 배양액 그릇들 옆에 훈증기를 배치하고 있다.

그릇 중에 하나의 뚜껑을 열어 안을 본다. 닫고 문득 옆을 보니 사과가 작은 바구니에 가득 담겨있다. (커다란 개량종 말고 작은 재래종으로) 문 쪽을 돌아본다.

 

궁 내부 /

은수가 걸어온다. 한손에 하나씩 사과를 들고 . 옷에 닦으면서.

그러다 멈춰서 귀기울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검이 바람을 베는 소리.

 

궁 내/ 무술 연습장 /

최영이 어두운 홀에서 혼자 검술연습을 하고 있다.

한손으로 검을 휘두르다가 거친 숨을 쉬며 이제는 두 손으로 휘두른다. 전체적인 느낌은 실제 검보다 몇 배나 더 무거운 것을 휘두르는 느낌.

 

회상 /4부 적월대 에피 /

울컥 앞으로 나서려던 최영을 막던 문치후의 검.

회상 / 5

적월대 최영의 검에 내려앉던 매희의 두건.

 

궁 내 / 무술 연습장

최영이 올려 잡고 있던 검이 투욱 쳐진다. 검으로 바닥을 짚은 채. 거친 숨.

최영이 다시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섰다 물러선다.

손의 이상을 연습으로 극복해볼까 하는 마음이다.

// 이만치 기둥 뒤에 숨어서 은수가 그런 최영을 몰래 보고 있다. 안쓰러운 마음과 함께 검을 휘두르는 최영의 동작을 자세히 살피고 있다.

// 최영이 동작에 연이어 검을 옆으로 홱 뿌리는데 순간, 검이 손에서 놓쳐져 날아가며 요란하게 바닥에 부딪히고 뒹군다.

 

최영이 걸어가서 검을 주워들려다가 놓친다. 다시 주워들려다가 머뭇거린다. 또 놓칠까봐.

그 때 그를 향해 날아오는 사과 한알. 최영, 반사적으로 사과를 받아 잡는다. 또 하나의 사과가 날아온다. 역시 쉽게 받아 잡는다.

돌아보면 거기 은수가 서서 그를 보고 있다.

최영이 아.. 해서 손에 들린 사과를 본다. 무의식 속에서 손은 문제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스승 문치후(아, 전 여기서 최민수의 극중 이름을 처음 알았네요;;)가 최영의 검을 막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방송에서도 나오기는 했지만, 최영이 손떨림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과 함께 나왔어야 했던 장면이라고 생각되거든요.

스승에 의해 저지당한 검은 지금의 최영에게 무의식적으로 반복되었던 겁니다. 정인이었던 매희를 지키지 못했던 검이 은수를 지키지 못할까 두려워지기 시작한 마음과 연결되는... 스승의 그림자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 장면과 함께 최영이 스승님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장면으로 연결되는 것이죠(대전에서 기철과 붙으면서 공민왕과의 대화에서).

 

다음은 삭제된 달달장면입니다. 이런 장면을 빼다니... 최영과 은수를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영상지원이 머릿속에서 그대로 되더랍니다.

 

저자거리

나란히 걸어오는 은수와 최영. 은수는 행복해서 두리번거리고, (사과머리 추천) 최영은 주위를 슬쩍슬쩍 살펴 보는 중.

그러다 돌아보면 옆에 은수가 없다. 저 뒤로 돌아 가고 있다. 한숨을 쉬고 쫓아간다. (여기서 오가는 저자거리 사람들 중에 상당수가 사복을 입은 우달치들이거나 수리방 사람들이라는 설정입니다)

 

옷가게 내부

입구에 팔짱을 끼고 서있는 최영. 은수를 보고 있다.

그 앞에서 은수가 가게 주인 여자와 함께 옷을 고르는 중.

옷 하나 자신의 몸에 대보고..

 

은수: (최영을 돌아보며) 이 색 어때요. 나한테 어울려요?

최영: (난감해서 ) 모르겠습니다.

은수: . (또 다른 옷을 대보고는 옷가게 안의 동경 앞에서 열심히 비춰보는. ) 근데 이거 어떻게 입는 거지? 이거 밖에 입는 옷 맞죠. 이거 좀 입어봐도 되요? 이 안에 입어볼 데 없나?

 

하는데 옆에 온 최영이 은수가 꺼내 늘어놓았던 옷을 한번에 주욱 걷더니 주인여자에게 안긴다. 은수가 들고 있던 옷도 주워서 주인에게 안긴다.

 

은수: 사준대매. 알았어요. 내 그냥 빨리 고를께. 금방. 한 개만.

최영: (주인에게) 다 사겠네. 대만아.

어디선가 나타나는 대만.

최영: 들구 와

 

하더니 은수를 밀어 나간다. 대만이 주머니를 꺼내 연다. 옷가지를 잔뜩 안은 가게 주인이 슬쩍 들여다 보고 입을 벌린다. 헝겊 주머니 속에는 은자가 여러덩이 들어있다. 대만이 한덩이를 꺼내더니 좋다고 웃는다.

 

저자거리

걸어오던 최영이 슬쩍 보는 곳. 저기 사람들 뒤로 지나가는 사내. 부원군 집에서 본 하인이다. 최영이 그쪽은 모른 척 하고 슬그머니 은수의 어깨를 당겨 가까이 하여 걷는다.

그러나 은수가 그 품을 벗어나 또 조르르 쫓아가는 곳. 장신구들을 파는 곳이다. 최영이 따라가 옆에 서면서 옆눈으로 보는 곳. 또 다른 사내가 물건들을 구경하는 척 하면서 이쪽을 주시하고 있다.

 

은수가 장신구 하나를 집어서 최영의 머리에 대보려다가 최영에게 손목을 잡혔다. 은수가 제 머리에 대서 최영에게 보여준다.

최영이 난감해서 본다. 은수가 그걸 내려놓더니 다른 걸 대본다. 최영이 좌판을 내려다보다가 하나를 골라서 내밀어준다. 은수가 머리를 대준다. 직접 꼽아달라고. 최영이 난처해서 장신구를 든 채 시선이 은수의 뒤쪽으로. 저만치서 사내 하나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

 

최영: 지금이라고 하면 저기 벽쪽입니다.

은수, 놀라서 최영을 보는데.

최영: 지금.

은수가 더 볼 것도 없이 벽쪽으로 달려가 붙는다.

 

은수를 뒤에서 공격해오던 사내를 최영이 빈손으로 잡아 밀어 제치고. 은수의 앞을 막아선다.

어느 틈엔가 네다섯명의 사내들이 최영네를 반원으로 둘러싼다. 저마다 무기를 빼들고 있다.

주변의 저자거리 사람들이 조용히 뒤로 물러나는 것이 보인다.

사내들이 최영을 공격해 온다. 빈손으로 은수를 보호하며 싸우는 최영. 상대의 무기를 잡은 손목을 잡고 비틀어 무기를 떨구게 하면서. 은수는 그 뒤의 벽에 딱 붙어서 꼼짝도 않고 보고 있다.

 

최영: 왜 니들 뿐이야. 뒤에 있는 놈들은.

 

하며, 또 하나를 발로 걷어차 뒹굴게 한다.

맨손 공격만 당한 사내들이 다시 반원을 그려 포위망을 만들며 최영네를 겨눈다. 최영은 주위를 둘러본다.

 

최영: (큰소리) 이것들뿐이야? 근처에 딴 놈 없어?

 

그 말에 사내들이 당황해서 주위를 둘러보는데. 주변에 있던 자들이 일제히 무기를 빼든다. 상인이든 손님이든 행인이든. 그들이 일제히 사내들을 겨눈다. 그 중에 사복을 입은 돌배가 있다.

 

돌배: 없습니다. 이것들만 온 거 같습니다.

 

순간 최영의 뒤쪽에서 어떤 사내가 은수를 향해 칼을 휘둘러 들어온다. 최영이 급해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적의 칼 하나를 발로 차올려 잡는다. 사내의 칼을 막는다. 그러나 최영의 칼이 사내의 칼과 부딪히는 순간. 최영이 칼을 놓치고 칼이 바닥에 떨어진다.

사내의 칼이 집요하게 은수를 향해 휘둘러진다. 순간 그 칼을 받아내는 창. 돌배다. 다음 순간 달려온 다른 우달치들이 사방에서 그 사내를 겨눈다.

최영이 얼른 은수를 잡아채어 그 자리에서 멀어지게 한다. 돌배가 걱정돼서 최영을 힐끗 돌아본다.

은수가 최영의 뒤에서 최영의 오른손을 본다. 꽉 주먹쥐고 있다. 은수가 자기 손으로 그 손을 덮는다. 잠시 후 최영의 손이 펴지면서 은수의 손을 깍지 껴잡아 잠시 안정을 취하더니 놓고 앞으로 간다.

우달치들이 더러 반항하는 사내들을 제압해서 묶고 있는 와중.

 

최영: 데리고 가서 털어봐. 부원군 무리들 어디 있는지. 누구든 만나서 명령을 받았을 거 아냐.

돌배: 예 알겠습니다.

최영: (주위를 둘러보며) 이들만 보냈을 리가 없는데..

 

// 그 현장으로부터 꽤 떨어진 이곳의 이층. 화수인이 그곳을 구경하다가 돌아선다.

 

기철의 은신처

화수인, 천음자가 들어선다. 화수인이 주위를 둘러보며

화수인: 확인했어요. 최영이 그 자는 걱정하지 않아두 돼. 검을 쓰지 못하더라고.

 

기철에게 화수인이 은수가 최영 곁에 딱 붙어있더라는 말을 해서 좀 의아했었는데, 저잣거리 데이트를 보고 한 말이었더군요. 저잣거리 쇼핑장면 삭제된 것도 참 아쉽네요. 예쁜데...

 

오늘은 휴식차원에서 좀 쉬어가도 괜찮겠죠? 이제 2회분량밖에 남지 않았는데, 내일 일요일은 주일이니까 쉬고(전 김장합니다)...

오늘은 그동안 신의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적어보면서 임자팬들 마음을 달달 짜릿하게 채워봤으면 좋겠습니다. 왜 최영이라는 캐릭터와 이민호에게 열광하는가의 주제도 좋고, 상상장면도 좋습니다. 첫날밤에 대한 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ㅎㅎ. 전 첫날밤을 치뤄야 했다면 최영이 은수의 머리를 빗겨주던 장면에서 잠시 저도 딴생각을 해보고 싶었습니다ㅎ.

 

"제가 임자를 가진다면 평생입니다" 심장떨리는 고백을 했지만, 그날 뭔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비충독 해독제를 구하면' 이라는 단서때문에 최영이 인내심을 발휘했으리라 생각했고요, 은수가 남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고 독까지 마시려 했으니, 이때가 타이밍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네요. 그래서 녹주독은 머리빗겨 준 다음에 좀 늦게 마시지, 이랬다는...(웃자고 하는 말입니다;;)

천혈 근처 객잔에서는 필히 두 사람의 감정으로 애정을 확인했어야 했는데(키스신이었든 합방신이었든) 포옹과 손키스로 끝내버려서 영;; 그래서 개인의 취향을 다시봤던 이유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정리되지 못한 부분, 다시 함께 정리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면 남겨주세요.

***추천은 수우언니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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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2 14:49




신의 21회 리뷰는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양념 좀 팍팍 쳐서 올립니다. 저도 달리 방법이 없어서요ㅎㅎ. 장어의의 죽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함께 있어 좋았던 최영과 은수가 너무 밍숭한 동거를 한 듯해서 말이죠. 그렇다고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니니 걱정마시고요. 그저 깨소금이랑 참기름 쬐금 넣을 거예요.

 

"달리 방법이 없어서요" 라는 예상치못한 말로 공개키스를 하더니, 최영의 프로포즈는 직설적이고 거침없습니다. "내가 임자를 갖는다면 평생입니다, 하루나 며칠이 아니고", 신의 본방때 너무 여운이 남아서 최고의 명장면 명대사를 정리한 글에서도 개인적으로는 최영의 프로포즈 대사를 명대사로 꼽았습니다. 전 아직도 이 말만 들으면 최영이라는 캐릭터의 묵직함이 전해오면서 설렙니다.  

다가가지도 못하고 방문앞에서 은수의 그림자만 어루만져 보던 소심 최영, 입술도장 한 번 꾹 눌러찍고는, 손잡는 것은 기본,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쉬워진 대담 최영으로 변화했지요. 누가 최영을 걸음이 느린 남자라고 했던가? 이리 속도전에 강한 남자를 말이죠. 마음 확인하자 마자, '그럼 이제부터 사겨볼까요' 탐색전도 없이 평생 가지겠다로 달려가는 남자를 말입니다(물론 마음과 눈만이고, 몸은 따라가주지 못했어요ㅠㅠ) 

최영이 이렇게 은수에게 거침없이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를 여신-영웅 구조의 붕괴때문이라는 말을 지난 회 리뷰에서 잠깐 언급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뒤에 정리하고, 달달한 장면부터 추려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중간중간 사심넣은 서비스도 곁들입니다. 덕흥군을 잡아족치자, 법대로 하자, 정동행성을 치러가자 말자, 중신들의 동의가 필요하네 마네는, 본방만으로도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기에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내가 임자를 갖는다면 평생입니다. 오늘 하루나 며칠이 아니고..."

 

"여기 고려에서 제일 안전한 곳, 숨어있을려고요. 딱 붙어서...", 눈을 의심했다. 내 앞에 서있는 분이 그 분 맞겠지.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는 내 모습에 그 분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그 분 마음 알면서도 물어보고 싶었다. 왜 여기 있으려고 하느냐고... 임금님 말씀이라고 얼버무리는 그 분, 내 반문에 그 분이 부탁했다며 소리가 점점 기어들어간다. '임자 안 잡아 먹는다고...너무 좋아서 나 미칠 것같아서 그런다고'.

"그래서 나도 여기 있으려고. 여기가 대장 방이고 그 쪽은 대장이니까. 여기 도망치지 말고...". '이 분 어떡하나, 이젠 못보내겠다. 안보내겠다', 고통처럼 길었던 내 고민은 그렇게 끝났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아깝다. 얼굴이 빨려들어가게 가까이 밀착시키고 미소 한 방으로 끝? 설마했더니 끝까지 두 손 꼭 마주 잡은채 절개(?)를 지켜주시는 임자커플, 속터져 환장하겠습니다. 이때 예쁜 키스신이나 포옹신 하나만 나왔어도, 그 놈의 충석이 자식이 훼방만 안했더라도... 짜증 버럭내고 있는 제 맘 모두 이해하시죠?

 

"도무지 알 수 없는 분, 처음부터... 어찌 저리 웃는 건지... 그러다 겨우 알게 됐습니다. 언제나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 내가 걱정돼서 울고, 웃어주고, 내가 걱정돼서 나한테서 도망치고... 이번에 궁에 들어오자는 것도 그래서였죠?. 내내 궁만 바라보고 있는 내가 걱정돼서, 임자의 목숨이 걸려있는데도", 그 분 두 손 조심히 잡아 본다. 처음하는 청혼이라 어찌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저 내 마음만, 내 진심만 담아본다. 마주잡은 두손에 꼭. 꼭 눌러서...

"순서가 이렇게 됩니다. 먼저 임자의 해독제를 구할 겁니다. 그래서 하늘로 가지않아도 임자의 독을 풀 수 있게 되면, 물어볼 겁니다. 남아줄 수 있냐고, 하늘에 임자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 알지만, 그래도 물어볼 겁니다. 평생 지켜드릴테니 나와 함께 있겠냐고". 그렇게 떨리고 긴장해 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가겠다고 하면 어떡하나...

 

"내가 임자를 갖는다면 평생입니다, 오늘 하루나 며칠이 아니고... 그래서 그 때가 돼서 내가 물어보면 대답해 줄 겁니까?", 그 분의 대답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왜 그렇게도 길게 느껴지던지... 고개를 끄덕이면 웃는다. 그 분이 웃는다 고개를 끄덕이며...  

'임자, 반드시 해독제 구할 겁니다. 임자 보내지 않을 겁니다. 평생 곁에 두고 지켜드리겠습니다', 그 분을 가슴에 안은채 오래도록 그렇게 있었다. 그 시간이 영원하기만을 바라고 또 바라면서... 이제 아무데도 보낼 수 없는 그 분.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 그 분은 내게 멀기만 했던, 그래서 잡아서는 안되는 하늘사람이 더이상 아니었다. 내가 연모하는 내 여인일 뿐.

'임자, 입맞추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타이밍을 놓쳤습니다 ㅠㅠ). 보기도 아까운 분, 내 심장이 돼버린 분, 임자 마음 몰라 혼자 고민하느라 늦어서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그래서 놓쳐버린 시간들, 더 많이 다가가겠습니다'.

 그 분을 안고있는 순간, 가슴 한복판을 쓸고 지나가는 불안, '해독제를 구할 수 있을까'.

 

주상을 만나 덕흥군 처리문제를 의논하고 자석에 빨려들어가는 듯 우달치 병영으로 발길이 향한다. 병영이 시끄럽다. 모처럼 찾아온 한가한 시간, 애들이 무술겨루기를 하고 있나 보다. 엇, 미치겠다. 하루만에 또 사고다. 여기가 어디라고 나와서 저리도 환하게 웃는 걸까? 숨어있기는 커녕 사내들 틈에서 나 여기있소 하고 있으니...  

전의시에 다녀오겠다고 허락을 구하는 그 분, 말끝마다 대장, 대장, 순간순간 숨을 멎게 한다. 독심술에도 능하다. 보고 싶어 병영으로 향해 버린 내 마음 읽어버린다. 무안해져 늦을 거라는 말을 퉁명스럽게 뱉고 말았다. "기다리겠습니다, 대장", 대장이라 불러주는 것이 좋다. 그 분이 내 여인이라 말하는 듯해서...

그 분의 모습에 어느 사내가 누를 수 있었을까. 뭔가에 홀리듯 그 분의 입술을 향하고 말았다. 술에 취한듯 정신이 홀린듯 그 분에게 다가가는 내 마음, 사내의 마음 누르지 못했다(그게 정상이여!). 그러나 그 분 입술 가지지 못했다.

웬수, 줘 패고 싶은 부장 충석이... 고지식하고 융통성없고 눈치까지 없는 놈, 처음으로 네 놈을 소나기 오는 날 먼지나게 패주고 싶었다. 

 

"내가 죽였다는 말, 쉽게 하는 것 아닙니다"

 

장어의가 기철의 수하들에게 당했다. 수리방쪽도 피해가 있었고... 내색하지 않으려고 약재들을 썰고 있는 그 분, 눈이 빨갛게 짓물러있다. 손은 지저분하게 더럽혀있고, 위태롭게 작두질을 한다. 해독제를 지키다가 죽었다고 끝내 울음을 터트리는 그분, 자기때문에 죽었다고 자기가 죽인 거라고 비틀거린다. 

어쩌면 앞으로 숱하게 봐야 할 죽음인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온 시간이 그랬으니까... 언제나 적들이 생겨나고, 적들을 베고 나면 또 다른 적들이 생겨나고, 이곳이 내가 살고 있는 고려, 그 분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고려였다.

"열여섯에 처음 사람을 죽였습니다. 왜적이었는데 주위에서 모두 칭찬을 해줬어요. 그런데 그날 밤 한 숨도 못잤어요. 추워서 떠느라고...어찌나 추운지,, 그게 유월 스무 하루였는데... 그래서 압니다. 내가 죽였다는 말 그렇게 쉽게 하는 것 아닙니다".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잘안다. 그 분 편해졌을까... 사람을 살리는 의원이니 장어의의 죽음에 편하지는 못하겠지,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위로를 해준다. 춥지말라고...  

 

악몽을 꾸지는 않을까 그 밤 뜬 눈으로 그 분의 곁을 지켰다. 그 분의 것을 지켜줘서, 그 분의 친구가 돼줘서 고마웠노라고, 장어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또 하면서... 그 밤이 참으로 길었다.

아픔 속에서도 아침은 밝아온다. 언제나 그렇듯이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누구도 알지 못한채...

 

마음속에서 '다행이다'라는 말이 자꾸 늘어간다. 밤마다 깨어나면 울고 일어나던 분, 다행이다. 내 곁에 있어서였을까...그렇게 믿고 싶다. 그 분이 밤새 악몽을 꾸지 않아서 다행이고, 웃음을 보여줘서 다행이고, 아직 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다행이고...

'임자가 좋아하는 밥, 늦으면 없습니다', 얼른 일어나라는 말로 대신하고 나온다. 웃음을 잃지 않은 그 분, 다행이다. 이별에 담담해서, 죽음에 조금은 익숙해져서... 

 

내 손이 왜? 검이 무거워진 게냐, 스승님처럼...

 

무엇때문일까? 알 수 없는 이 불안감은... 안재 그 녀석의 말때문이었을까? 손에서 검이 빠져나간다. 나도 모르게 툭! 검이 무거워졌다는 스승님의 마지막 말씀 탓인가... 검이 무거워졌다, 검이 무거워졌다... 나도 그런 건가? 왜? 

검이 나를 떠나고 싶어하는 걸까? 내가 검을 떠나고 싶어하는걸까?

 

***화수인을 멋지게 화살로 붙박이 시켜주는 장면, 불쌍해지는 영의 까칠한 얼굴...그래도 검들고 손떠는 최영은 화보였습니다. 의상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해독제를 백방으로 수소문해도 없다한다. 수리방에서 없다고 하면 정말 없는 것인데... 해독제가 없으면... 그 분 돌려보내야 한다 그 분에게 남아줄 수 있겠냐고 물어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어쩌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떨쳐지지 않는 불안, 젠장할 독...  

알지 못했다. 내 앞에서 웃어주는 순간에도 비충독이 그 분의 마음을 갉아먹고 있었음을 바보같이 나는 알지 못했다. 

 

하루종일 분주했던 나에게 침상에서 자라고 고집을 피우는 그 분, 가만히 지켜본다. 사내 마음 힘든지도 모르면서 머리를 풀어헤친다. 참기 힘든 유혹인 줄도 모르고 종알종알 자기얘기에 바쁘신 분. 

그 분의 흩어지는 머리에 자꾸 눈이 간다. 고려여인들과 다른 모습이어서 였을까... 해독제를 구하면 제일 먼저 저 머리에 꽂을 장식품을 사드려야 겠다.

 

들켰다. 한 번, 두 번 스르르 떨어져 버리는 빗, 금세 그 분 표정이 걱정이 스친다. 잠이 부족한 탓이라고 침상에 벌렁 누워버렸다. 의자에 앉아서 자겠다고! 그걸 내가 허락했을 거라고! 내 마음 눈치채고 곁에 눕는 그 분, 실수했다. 바보같이... 같이 눕는 게 아니었는데, 그 밤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그니까 지나친 인내와 수도도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이여!!) 

'임자, 참으로 알 수 없는 분. 사내 곁에 누워도 어찌 이리도 편하게 잠을 자는지, 임자의 숨소리에 내 가슴 열 번 뛰고, 임자를 안고 싶은 내 마음 붙드느라 내 한 손은 이마에서 벌을 섰습니다. 그래도 임자, 그것 모르지요. 임자 내품에서 잠들었다는 것을... 임자 자는 모습, 눈, 코, 입, 손으로 따라가보고 임자 머리 숱하게 쓸어보며,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어찌 그리 어여쁘신지, 몇 번이나 자고 있는 임자얼굴 보며 웃었는지 모릅니다. 임자가 곁에 있어서 그저 좋았습니다'.

임자에게 남아달라는 말을 하게 되기를 빌고 또 빌었다. 평생 지킬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면서 뜬 눈으로 그 밤을 지샜다. 인내심을 시험하면서... 다행이다. 이겨냈다.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이민호의 깍지낀 손(ㅎ)... 팬미팅때 싸인 기다리는 팬들 추위에 언 손을 일일이 깍지끼고 녹여줬다네요...아이고 나는 언제나 깍지를 껴보남.

 

'임자, 이런 것인가 봅니다. 지아비를 보내는 지어미의 마음, 등에 얼굴을 묻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임자때문에 내 발걸음이 자꾸 무거워집니다. 임자를 혼자 두고 떠나기 싫어서, 임자 걱정하는 일 벌어질까봐... 그래도 좋았습니다. 나를 기다려줄 임자때문에, 병영으로 돌아오면 웃으며 맞아주는 임자가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너무 좋아서 가끔은 불안할 때가 있다. 내 것이 아닌 듯 해서... 욕심이었을까? 내 욕심때문에 그 분에게 그토록 잔인한 고통을 주었던 것일까? 몰랐다, 그 분이 나때문에 그토록 슬피 울었음을... 그 분이 죽는 것보다 남겨질 나때문에 세상이 무너진 듯 울었다는 것을...

 

******여신-영웅 구조의 붕괴

앞에서 언급한 여신-대장 서사구조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처음 이 댓글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가지와 잎에 열심이었다면, 수우언니님은 큰 나무 기둥을 세워주시더라고요. 수우언니님은 기둥뿐만이 아니라 잎사귀의 체관까지 보시는 분입니다만.

 

여신, 여기서는 선녀라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이성계가 의선을 선녀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지요. 최영에게 은수는 처음부터 다가서기 힘든 하늘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쯤에선가 최영에게 은수가 땅의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죽지마요 라며 아스피린을 손에 쥐어주고 가던 은수, 그리고 강화를 향하면서 하룻밤 노숙을 하게 되지요.

기철에게 "제 뒤에 계신 분 제가 연모하는 분입니다"라는 고백을 얼결에 하고, 수습하려는 최영에게 은수는 장난스럽게 가슴팍을 치며, 농으로 받아들이려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지요. "왜 하필 저 여인을 데려왔을까?", 최영의 마음에 하늘사람이 아닌 땅의 사람이고 싶은 저 여인을 말이죠. 

이때 은수가 처음으로 이름을 가르쳐줍니다. 고려로 납치되어 와서 처음으로 이름을 가르쳐 준 이가 최영이었죠. "제 이름은 은수에요. 유은수", 그리고 최영이 나즈막히 유은수라는 이름을 불러보죠.

여기서 부터 최영에게는 혼란이 시작됩니다. 하늘나라 사람에게도 땅의 사람들과 같이 이름이 있구나, 왜 우리도 그렇잖아요. 선녀를 보면 선녀 이름을 물어보기 보다는 그냥 선녀님이잖아요. 그런데 이름이 있다? 왠지 가까워지는 것 같죠. 사람같기도 하고...

은수를 마음에 품으며 최영은 계속 갈등의 연속입니다. 곁에 두고 싶다 vs 보내야 한다. 지금까지 최영 자신과 싸워온 것은 이 두 마음이었습니다. 욕심과 언약의 싸움.

 

선녀에 비하기도 했던 은수, 은수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선녀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은수는 남았고 동화속 선녀는 하늘나라로 가버렸다는 것이겠지요. 선녀옷을 훔친 나무꾼은 선녀를 아내로 맞이하지만, 이는 엄밀히 반강제성을 띕니다. 훗날 선녀는 아이 둘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돌아가 버립니다. 선녀가 땅에 남은 것이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은수는 스스로의 의지로 땅을 선택합니다.

 

은수는 가시적으로 이미 땅의 사람이 되었던 장면이 있어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고요. 은수가 첫회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을때 의상이 흰옷이었습니다. 의선으로 봉해지고 나서는 역시 흰색의 고려식 가운을 입었고요. 기철이 은수를 데리고 가서도 흰색에 가까운 드레스를 입혔지요.

이 흰색을 벗은 것이 남장을 하고 도망칠 때였었죠. 도망쳤던 이유는 최영이 자기때문에 곤경에 처했기 때문이었고요. 이때부터 은수는 흰옷을 입지 않습니다. 여신, 선녀, 하늘사람을 상징하는 듯한 흰색 옷을 벗은 것이죠.  

그리고 20회 엔딩과 21회 초반부에 결정적으로 은수가 하늘의 모든 것을 버리죠. '여기...대장'이라는 말로 말이죠. 여기있겠다는 말로 고려를 택했고, 대장이라는 말로 은수는 최영과 동격의 인간으로 내려온 것이죠.

최영이 "내가 대장이니까...여기"를 힘주어 말했던 것도 그 때문이지 싶습니다. 대장이 은수가 하는 대장소리에 심장이 벌떡거린 이유도 하늘사람이라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진짜 내 여인이다 싶어서 그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요.

 

최영이 프로포즈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어요. 은수를 향한 마음을 끙끙앓고 고백하지 못했던 이유는 은수가 하늘여인이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기 대장 곁에'라는 말로 최영이 고백하지 못했던 이유를 은수 스스로 파기해줬지요. 그래서 제가 지난회부터 은수를 존경스럽기까지 했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자기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은수의 담대함이 대단스럽잖아요. 사랑 하나때문에 말이죠. 

은수가 땅의 여인으로 남겠다는 말을 선포한 순간 최영의 갈등은 사라졌습니다. 단 '비충독 해독제만 구하면' 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중간과정없이 혼인이라는 말보다 더 거시기한 프로포즈로' 당신을 가질 거야, 평생'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죠.

여기서 여신과 영웅의 구조는 붕괴(이 단어가 모호하기는 하지만)되었고, 은수와 최영은 동격의 땅의 사람이 되었다는 소심한 의견을 피력해 봅니다;; 하늘세상에서 하늘여인을 데려온 영웅, 이제 최영은 다른 영웅의 모습을 갖춰갑니다. 고려를 품는... 그것이 최영의 검에 대한 각성인데 이 부분이 참 난감스럽게 표현이 되어서, 우리가 여기서 함께 풀어가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숙제끝...! 제 숙제에 수우언니님을 비롯, 임자팬들 저에게 독을 주시려면 부디 해독제가 있는 무오독을 내려주시와요. 전 은수처럼 비충독을 이겨낼 자신이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아스피린 오독오독 씹어 입에 넣어줄 최영이 지금 곁에 없습니다ㅠㅠ 

***은수의 머리를 푸는 모습을 몰래 훔쳐보다가 은수가 고개를 돌리자 얼른 안그런척 고개를 숙이는 최영, 왜 최영은 은수의 머리에 그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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