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수PD'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06.14 '나가수' JK김동욱 하차,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격 (13)
  2. 2011.06.04 '나는 가수다' 기고만장 신피디, 1박2일 정면대결? 욕심앞세운 무리수 (15)
  3. 2011.05.25 '나는 가수다' 논란만드는 신피디의 망언, 아이돌 위주로 가겠다? (71)
  4. 2011.05.02 '나는 가수다' 임재범, 왕의 늦은 귀환 아쉽고 감사하다 (18)
2011.06.14 08:45




요즘 숨만 쉬어도 이슈가 되는 프로그램이 나는 가수다입니다. JK김동욱의 자진사퇴를 두고 벌써부터 말이 많습니다. '토사구팽당했다', '제작진이 보호하지 못했다', '하차가 맞는 것이다', 심지어는 '옥주현때문에 피해자가 되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중에 가장 정확한 답은 제 개인적이 생각이지만, 제작진의 잘못입니다. 제작진은 나는 가수다의 주인공이며, 보호해야 할 가수들을 보호하지 못했고, 프로그램 생존경쟁만 신경쓰고 있는 형국입니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일입니다.
옥주현과 JK김동욱의 재녹화 논란이 시끄러워지자, 제작진은 무편집으로 강수를 뒀습니다. 일각에서는 JK김동욱에게 잔인한 짓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저는 무편집 영상을 보니 논란이 잠재워질 것 같아 더 시원해지더군요. 그리고 프로그램 말미에 JK 김동욱이 자진사퇴를 하겠다고 제작진을 찾은 인터뷰를 보고는, 처음 기사를 접했을 때보다 더 속이 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JK김동욱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제작진의 무책임한 결정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은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네요. 제작진은 가수를 보호하기에는 능력부족인 듯 보입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 시청률과 논란을 막기에 급급해서 정작 보호해야 할 가수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호장치를 마련해주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만 쫓는 느낌입니다. 

이소라가 탈락후 인터뷰를 하는데, 가장 생각나는 분이 김영희 국장이라고 하더군요. 만감이 교차했을 겁니다. 나는 가수다는 김영희 피디와 이소라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이렇게 풍랑속에 허우적거리는 배를 보고 이소라도 심정이 착잡했을 거라 생각되더군요. 독자분이 댓글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제목을 정한 것도 이소라의 의견이었다고 적어주셨고, 나는 가수다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김영희 피디와 이소라가 많은 의견을 조율했다고 알려주셔서 여러가지 속사정들을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소라의 탈락과 하차가 많이 아쉽기도 하고, 초반 진행에서 논란은 있었지만, 그래도 끝까지 중심을 잡고 온 이소라가 하차를 하는 것이 나는 가수다 입장에서는 큰 손실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룰은 룰, 투표결과에 따라 아름다운 하차를 하는 이소라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왜 JK 김동욱이 자진사퇴를 해야 했을까요? 그들만의 숨겨진 비화까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제작진이 재녹화논란이 일자 긴급회의에 들어갔다는 기사만 읽었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이 JK김동욱이 자진하차를 하겠다고 제작진을 찾아왔다는, 앞뒤가 조금 맞지 않은 기사를 접했을 뿐입니다. 자진사퇴를 했는지, 사퇴종용을 했는지는 제작진과 JK김동욱만이 알고 있겠죠.
경연이 끝나고 2위를 차지했지만 JK김동욱의 표정은 밝지 못했고, 계속 찝찝해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노래를 중단하고 재녹화를 했던 것에 대한 심적인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재녹화에도 청중평가단은 2위를 줬습니다. JK김동욱의 조율은 이번 무대에서 제 개인적으로는 가장 심금을 울린 노래였습니다. 이소라의 행복한 사람이 잔잔한 여운을 주며, 차분하게 노래라는 것에 빠져들게 했다면, JK김동욱의 조율은 그가 원했던 것처럼 임재범의 아류라는 말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바람이 그대로 전해졌던 무대였습니다.
네티즌들이 JK김동욱의 재녹화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특혜라는 비판이 일었다는데,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기도 전에 하차라는 소식부터 접해야 했습니다.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 노래와 무대는 분명 진화하고 있는데, 제작진이 이에 발을 맞추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여전히 나는 가수다는 비판을 먹고 자라는 언제 시들어 버릴까봐 걱정되는 불안한 꽃입니다. 비판의 중심에 가수보다는 총책임자인 신정수 피디가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입니다. 옥주현도 과거 언행문제로 비난이 가시지 않지만, 무대로 비난을 잠재웠다는 다른 기사들로 논란보다는 나가수 주인공급으로 올라왔더군요. 님과 함께로 파격적인 무대를 보인 김범수에 대한 기사보다 얼핏보니 많은 것같더라고요. 암튼 나가수가 끝나고 나온 기사가 천편일률적으로, 옥주현 칭찬글이 도배가 되어있어서 놀랐습니다. 기사 아래에는 아마 악플이 더 많을 것 같던데, 차라리 언플로 보이는 이런 기사를 자중하는 것이 옥주현에게는 더 나을 것 같아 보입니다만..

옥주현의 재녹화는 전혀 문제 삼을 만한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옥주현에게 손해가 컸던 음향사고였습니다. 극도의 긴장감으로 감정을 잡고 노래를 하는데, 음향사고로 맥을 턱 풀어버렸으니, 옥주현에게는 본인이 보여주고 싶었던 최선을 다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가서 물 한모금을 마시고 싶었는데도, 청중단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그걸 못했다고 고백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무대가 떨리고 긴장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JK김동욱의 재녹화는 다소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재녹화가 특혜라는 관점에는 크게 동의하지 못하겠더군요. 더군다나 룰을 어겼다는 것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지기 까지 합니다. 나는 가수다는 아시다시피 룰도 원칙도 정립되지 않은 프로입니다. 제작진이 돌발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입맛대로 바꿔버리고 있는 일방통행 신정수 피디 생각이 룰인 프로그램이지 않습니까? 시청자와 소통하지 않는 신피디는 여전히 비판과 질책을 더 많이 받아야 할 듯합니다.
JK 김동욱의 재녹화가 룰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애초에 그런 룰이라는 것이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 것은 가수들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무대를 내려와서는 뭔가 부족했다고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완벽한 무대가 아니었다는 아쉬움때문일 겁니다. 그럼에도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가수들은 새로운 시도에 스스로 만족하고, 한계점을 넘는 음역대에 스스로 만족하고 감사하다는 표현도 잊지 않습니다.
중간에 가사를 잊어 무대를 스스로 중단한 JK김동욱, 이번에 다시 BMK의 무대가 재논란이 되고 있는데, 가사를 틀린 BMK의 무대를 편집으로 싹둑 잘라 내보낸 제작진의 처사는 황망스럽기 그지 업습니다. 가사를 잊어 다시 부른 JK김동욱도 프로였고, 가사를 틀렸음에도 끝까지 완창한 BMK도 방법은 달랐지만 프로였습니다.
문제는 JK 김동욱이 룰을 어겼느냐 하는 점입니다. 나는 가수다는 서바이벌 프로가 분명 맞습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물을 가지고 살아남느냐 내려가느냐를 결정짓는 프로입니다. 이를 평가하는 것은 출연중인 경쟁자들도 아니고, 청중평가단에 의해서 결정지어지죠. 이것이 나가수의 서바이벌 룰입니다. 가사를 잊었든, 음향사고가 있었든 최종 무대를 보고 서바이벌을 결정하는 것이지, 중간에 총을 쏠 수가 없는 것이 나가수의 서바이벌 룰입니다.
드라마를 예를 들어봐도, 최고의 연기자라고 해도 NG를 냅니다.가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NG가 났으면 다시 가는 것이 당연하고, 이는 최소한 시청자에 대한 연기자나 가수들의 예의이자, 자존심입니다. 감히 이들의 능력을 NG를 냈다고 해서 과소평가할 수 있을까요? 연기자들의 NG장면을 그대로 내보내거나, 가수들이 무대에서 실수한 것을 가지고 그들의 연기력이나 가창력을 평가할 수 있는 걸까요? 혹자는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나가수다는 위대한 탄생같은 오디션이 아니잖습니까? NG를 냈더라도, 혹은 노래를 부르는 중에 가사를 잊어버렸다고 해서 그것으로 연기력이나 가창력을 평가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재녹화는 하등의 문제 삼을 일도 아니었고,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제가 이 문제를 다시 집고 넘어가고 싶은 이유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때, 그때마다 가수들이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를 해야 하는 것이 맞는가를 생각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JK 김동욱의 재녹화나 옥주현처럼 음향사고로 재녹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럼 그때마다 김동욱의 선례가 룰이었다고 적용을 해야 할까요? 생각짧은 제작진의 경솔함은 여기에 있습니다. 제작진은 경솔했고, 성급한 판단을 했습니다.
제작진이 서둘러 JK 김동욱의 재녹화 논란을 조기진화에 나선 이유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으로 빚어진 비판을 의식한 때문입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것이지요. 그러나 김건모의 재도전과 JK김동욱의 재녹화는 결코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김건모의 재도전은 분명 서바이벌 룰을 어긴 것이었고, JK김동욱은 아닙니다. 왜냐? 김건모의 재도전은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수다에 룰이나 원칙, 물론 가장 중요하지요. 서바이벌 프로라는 것의 근간이니까요. 나가수의 룰이나 원칙이 씨실이라면, 노래는 날실입니다. 그런데 제작진은 지금 제대로 옷을 짜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틀에 앉아서 시청률이나 음원수익, 혹은 화제거리만 생각하고 있으니 옷을 제대로 짤리가 있나요. 죽어라고 베틀을 돌리는 가수들만 피곤할 뿐입니다. 엄밀히 따져보자면, JK김동욱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재녹화를 문제삼는다면, 그런 기회를 준 제작진이 문제아닙니까? 그런데 왜 JK김동욱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건가요? 그는 자신의 무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말 그대로 실수를 했을 뿐인데 말이지요. 앞으로 가수들이 혹이라도 그런 실수를 또 하면 그때마다 하차를 시킬 건가요? 진정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수들이 나는 가수다 프로의 시청률을 위해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저뿐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13
2011.06.04 13:42




요즘 최고의 이슈몰이 인물인 신정수 피디가 한국PD연합회 '나는 피디다' 토크 콘서트에서, 그간 논란이 된 편집조작과 아이돌 무대에 대해 재언급했습니다. 편집실수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고, 아이돌 무대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는 말로 잠정후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소 위험한 생각을 밝혔는데, 해피선데이 1박2일과 정면대결을 할 가능성에 대해 시사를 했지요. "해피선데이에 4년간 짓밟혀왔습니다. 조만간 <나는 가수다>가 동시간대로 편성을 옮겨 맞붙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발언을 한 것이죠. 신정수 피디는 그동안은 시간대를 피해 직접적인 맞대결은 피해왔지만, MBC예능국의 분위기를 보면 조만간 정면승부를 벌일 것 같다며, 그 가능성을 크게 열었는데, 아이돌무대로 꾸릴 수도 있다는 발언에 이은 무리수로 생각됩니다. 
신정수PD는 최근 김어준과 인터뷰에서도 논란을 일으켯던 아이돌 무대에 대한 해명(?)도 했습니다. "몇몇 가수들은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며, "매니아적인 프로그램보다는 대중성의 확보를 위해 아이돌 가수로 무대를 꾸릴 수도 있다"고 했던 부분은, 기사가 왜곡되어 나갔다는 것이었죠. 나는 가수다의 방향에 대해 인디밴드도 언급했지만, "인디밴드 기사는 안나가고 아이돌만 나가면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명한 것이지요. "아이돌판 '나가수'가 나오려면 한참 걸릴 것"이라며, "옥주현이 아이돌이었다가 성장해서 기성가수가 된 것처럼, 같은 과정을 거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사실상 아이돌판 '나가수' 계획을 잠정유보했습니다. 아이돌 가수로 아이유나 태연 등을 거론했던 것과는 말이 바뀐 듯하더군요. 옥주현처럼 기성가수가 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는 말은, 사실상 아이돌 가수를 무대에 당장은 세우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정리를 한 것처럼 보입니다. 언제 말이 바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아이돌 가수에 대한 부분은 시청자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일보후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1박2일과 정면승부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편성시간대 변경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신정수 피디 이하 MBC예능국이 자아도취 내지는, 기고만장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네요. 피디로서 시청률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1박2일을 잡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에 대해서는 백만안티가 있지않느냐는 우스개 소리도 했지만, 신정수 피디는 백만안티에 대한 부분을 오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정수 피디에게 쏟아지는 질책을 안티라고 표현한 부분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백만안티가 나는 가수다의 채널고정 열혈팬이라는 등식은 혼자만의 계산법입니다. 저도 나는 가수다에 대한 애정과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햇수로 5년째 한번도 빠짐없이 보고있는 1박2일 못지 않게 큽니다.
물론 나는 가수다가 1박2일과 맞대결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요. 1박2일 시청자가 나는 가수다로 채널을 바꾸는 일도 많을 것이고요.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가수다가 뺏어온 시청률은 KBS의 경우, 엄밀히 남자의 자격에 시청률을 잠식한 것이지, 1박2일과는 큰 관계는 없는 부분입니다. 나는 가수다가 1박2일과의 승부를 피했기에 20%를 넘보는 시청률을 달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것도 임재범의 출연으로 시청률이 그만큼 상승했던 것이고, 지난 주 옥주현의 합류로 시청률이 하락한 결과로 나왔습니다. 출연가수에 따라 시청률 변동의 폭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최고의 가수 조용필, 이선희 등을 섭외한다면 모를까, 자신만만했던 아이돌 출신가수 옥주현 효과에서도 쓴맛을 보고도, 시청률에 대한 자신감은 무엇에 기인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진심으로 나는 가수다가 장기적으로 시청자에게 감동으로 남는 프로가 되기를 원하는 시청자 중 한 사람입니다. 가수들의 누적된 피로와 건강악화로 휴지기를 정기적으로 가지고 다시 시작하는 시즌제로 가더라도, 프로그램자체는 계속 남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음악이 주는 감동때문입니다. 죽을 힘으로 노래하는 가수들의 진정성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노래하는 가수들이 가슴을 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노래가 가슴을 울립니다. 가수는 무대를 내려가도, 노래는 남는 그런 프로가 된 것입니다. 나는 가수다가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이 이런 것을 원한 것 아니었을까요? 임재범이 잠정하차로 무대에서 내려갔지만, 그가 불렀던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이 그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신정수 피디의 1박2일 발언은 두가지에서 큰 실망입니다. 하나는 나는 가수다의 기획의도를 그는 여전히 모른다는 것입니다. 노래가 주는 감동을, 가수들이 죽을 힘을 다해 노래하는 무대를 시청률의 노예로 전락시키고, 이용하려고 한다는 점입니다. 분명 나는 가수다는 예능프로입니다. 그러나 예능을 뛰어넘는 예술프로로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진화해 버렸습니다. 오죽했으면 신들의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요. 그런데 예술로 승화된 프로를 굳이 예능으로 끌어내리려고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가수다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낸 이유는 예능이 아니라, 예술성때문이었습니다. 옥주현의 섭외를 보고 신피디의 섭외능력에 대해 네티즌들이 신뢰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과연 어떤 카드를 쥐고 있기에 자신만만한 지 모르겠습니다. 듣자하니 네티즌들이 섭외를 희망하는 가창력있는 가수들에게 섭외요청도 하지 않았다는 말도 들리던데 말이죠.

두번째는 신피디를 비롯해서 MBC예능국의 계산착오입니다. 시청률의 동향과 추이에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하고 반영하는 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한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영희 피디가 작심하고 일밤을 살리겠다고 기획한 프로를 다시 말아먹을 것 같아 우려됩니다. 김영희 피디 역시 시청률에 대한 욕심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럼에도 정면승부는 피했습니다.
1박2일이 아무리 기획이 느슨해졌고, 식상한 복불복이라는 비판을 받아도, 1박2일은 5년장수 최고의 예능프로입니다. 그만큼 나영석 피디의 내공이 크다는 것을 말합니다. 무한도전이 시청률 위기라고 비우호적인 기자들이 제아무리 떠들었어도 꿈쩍않는 토요예능의 강자인 이유는, 가족처럼 돼버린 멤버들과 제작진, 그리고 시청자들과의 보이지 않은 유대감때문입니다. 1박2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시청자 팬층도 두텁고, 애정도 각별한 프로들이죠. 거기에는 겨우 두달 남짓된 나는 가수다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청자들과 곰국처럼 푹 끓이고 고아 쌓아온 신뢰입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칭찬과 비판이 동시에 따릅니다. 그런데도 칭찬과 비판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애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반응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아직 아닙니다. 프로그램 룰조차도 정착되지 않아 '그때그때 달라요'가 되고 있고, 시청자와 소통하기에는 제작진은 시청자를 믿지 못하고(안티 혹은 악플러로 칭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시청자는 제작진의 프로그램 방향에 대해 신뢰하지 못해, 감놔라 배놔라 하는 상황까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옥주현의 출연으로 시작되었지만, 아마 시청자들은 나는 가수다에 맞지않는 퀄리티를 가진 가수라고 생각하는 가수를 섭외한다면, 제2의 옥주현 논란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죠. 신뢰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5년이나 미운정 고운정을 쌓아온 1박2일 아성에 도전장을 낸다는 것은, 이제 걸음마 뗀 아기를 육상대회에 출전시키겠다는 말이고,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으려는 꼴입니다. 기분이 언짢은 부분은 왜 굳이 다른 프로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가 입니다. 저는 오히려 1박2일과 맞물려 있는 몇십분의 시간대도 피한다면, 시청률이 더 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굳이 1박2일을 이기려는 것보다는 지금 시간대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나아 보입니다. 윈-윈이라는 더 아름다운 경쟁을 두고, 왜 무리수를 두려는지 걱정이 돼서 말이지요.
1박2일 팬이니 맞물려 보는 것을 피하고 싶은 시청자의 욕심 아니냐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지만, 참고로 저는 모든 한국 프로를 방송이 끝난 후 동영상으로 접하기에, 본방시청률에는 전혀 반영이 되지않는 시청자입니다. 다만 좋은 프로그램들이 굳이 어떤 프로를 이기겠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을 하는 것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가수다만큼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양질의 음악예능 예술프로로 남으면 안되는 걸까요? 무엇보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경쟁프로를 이기겠다는 욕심에 앞서, 프로그램 정체성부터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겨우 씨뿌려놓고, 얼마나 수확할 지도 모르는 마당에 남의 집 쌀독까지 욕심내지 마시고 말입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15
2011.05.25 07:08




한달결방이라는 파동을 겪고 겨우 제자리를 잡아 순항하려는 나는 가수다의 최대의 적은 제작진, 구체적으로 신정수 피디의 시청자들과는 역행하는 프로그램 마인드에 있는 듯합니다. 김건모의 재도전 허용으로 모든 책임을 지고 하차당한 김영희 피디가 짠 기본판을 깨겠다는 발언과 다름없는, 아이돌 위주로 나는 가수다를 꾸릴 생각도 있다는 인터뷰는, 간만에 진짜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감동해 온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임재범의 하차로 그 서운함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가, 앞으로 나가수의 방향에 대해 신피디가 구상하고 있는 것을 들으니 맥이 풀립니다. 딱 한마디로 말한다면, 헉! 벌써 배가 불러 낮잠타령하고 있다는 말로 밖에 요약이 안됩니다.

신정수 피디 인터뷰 내용 자세히 보기

김어준도 금시초문이라며 나가수의 방향에 잠시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더군요. 뼈있는 일갈을 날려주길 기대했지만, 당혹스러웠는지 촌철살인 멘트마저 잊어버린 듯 했습니다. 아, 한마디 뼈있는 말을 했네요. 그것도 아주 핵심적인 한마디로 말이죠. "나는 가수다는 신정수피디만 잘하면 안 망한다". 
그런데 이 말을 제대로 새겨들었을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뷰 내용만 들어보면 신정수 피디가 망하게 할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말이죠. 신정수 피디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지금의 나가수를 엎을 수도 있다"라는 요지의 인터뷰를 한 것의 배경이, 요즘 화제가 되고 나는 가수다가 쓰나미급 이슈가 되고 있으니, 여세를 몰아 이슈도 만들고, 심중에 있는 생각을 슬쩍 흘려서 여론동향을 파악하고자 한 고도의 언론플레이 의도였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나는 가수다를 현재 출연가수들이 몇 달을 고정적으로 출연할 여건이 안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스케줄도 있을 것이고, 나는 가수다에만 매여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백지영처럼 개인 음반활동을 이유로 중도하차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고, 임재범처럼 피치못할 건강상의 이유나 개인사정으로 중도하차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요. 사람이 앞일을 어떻게 내다보겠습니까? 그런 경우 시청자도 나는 가수다를 버리지 말라고 요구하거나, 출연을 강요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러나 '판을 완전히 갈아 엎고 아이돌들로 새판을 짜겠다?', 이건 아니지요. 판을 새로 짜든 아이돌 가수들 위주로 무대를 꾸미든, 원로가수들의 무대를 꾸미든 그것은 차후의 문제입니다. 문제는 만약 현재의 나가수의 포맷과 섭외 가수들에 대한 기준을 바꿀 생각이라면, 김영희 피디가 1년동안 준비하고 만든 '나는 가수다'라는 간판부터 내리고, 신정수 피디가 생각하는 음악프로를 새로 만드는 것이 나을 듯합니다.
솔직히 툭 까놓고 오늘의 나는 가수다가 신정수 피디의 작품은 아닙니다. 우여곡절 끝에 밥숟가락 하나들고 와서 밥상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표현이 거친 것에 대해서는 독자들의 양해를 구합니다. 7월정도에 현재의 나는 가수다는 시즌 2로 마무리하고, 시즌 3로 가면서 구상하고 있는 생각이라는 해석을 하고는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기에 가타부타 말을 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기본적으로 그 마인드자체가 저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가창력있는 가수들이 설 무대가 좁아지고, 좋은 명곡들을 재해석해서 들려주겠다는 것, 진짜 가수들의 노래경연을 통해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는 기본틀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물론 아이돌 가수들이 진짜 가수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정수 피디는 무엇때문에 대중들이 나는 가수다에 열광하고 있는지, 하나만 알고 그 이상의 것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마니아적인 프로그램으로 고착화될까 우려되어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는데, 신피디가 말하는 대중적인 음악프로는 현재도 차고 넘쳤거든요?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 곧 방송예정인 나는 가수다를 표절한(?) 불후의 명곡2도 있어요. 아이돌 가수로 서바이벌 프로로 갈 거라면 불후의 명곡과는 어떤 차별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아이돌 가수를 섭외해야 대중성을 확보하는 것인지, 저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오리지널이 짝퉁을 배낀다는 말까지 나오게 생겼어요. 오리지널이 짝퉁을 카피하려 한다는 말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 적잖이 그 아이디어가 실망스럽군요.
옥주현의 섭외를 가지고도 설왕설래 말이 많은데, 불난 집에 기름 끼얹고 불섶으로 뛰어든 꼴입니다. 옥주현의 나가수 투입에 대한 항간의 거센 비난과 반발도 신피디와 제작진은 파악했고, 여기에서 오는 상처들을 감당할 자신이 있으면 출연하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보니, 옥주현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듯 보였지만, 속뜻은 옥주현 본인의 결정이니, 모든 비난도 혼자 감수하라는 뉘앙스까지 느껴지더군요. 저는 지난 글에서도 썼지만, 투입된 옥주현이나 JK 김동욱은 선입견을 배제하고 무대를 보고 평하자는 입장입니다. 
신피디와 제작진의 고민, 그리고 나는 가수다의 한계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신정수 피디가 언급했다시피, 떨어지지 않을 것같은 쟁쟁한 나가수 원년멤버들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일 겁니다. 극도의 긴장감에서 오는 건강상의 문제와 심리적인 압박감, 다른 개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기 힘든 여건 등등이겠지요. 실력파가수들의 섭외에도 한계가 올 것이고요.
그런데 신피디의 걱정은 다른 것에서 더 읽혀지더군요. 변동없이 자리를 지킬 것 같은 원년멤버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물리지는 않을까?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입니다. 착각도 자유라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그렇게 앞서서 판단하려고 하니 오지랖도 태평양이십니다 그려... 혹시 신피디님 혼자 물리게 될까 지레 겁부터 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간만에 10%대로 오른 시청률에 배부른 것은 아니냐고요. 대부분의 시청자들은(저 역시) 일밤의 시청률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늘은 어떤 감동무대를 펼첬을까? 신곡이나 다름없이 재해석하고, 편곡한 노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는 말이에요.
도대체 왜 각 방송사마다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프로에 대해 걱정부터 하는 걸까요? 마니아층이 형성되면 방송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시청률 전쟁입니다. 광고수입을 생각하지 않을 수없는 장사속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겠지요. 나는 가수다가 애초에 시청률을 잡기 위해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희 피디는 감동을 주는 가수들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가수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시청률은 그저 따라 올라갔을 뿐입니다.
왜? 노래를 듣는 것이 행복해서 입니다.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것에 감동해서 입니다. 20년차 가수 김건모도 마이크 쥔 손을 떨고, 극도의 긴장감에 패닉상태에 빠진 백지영이 눈물을 흘리고 급기야 리허설마저도 중도포기를 할만큼, 무대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이 더 감동적이어서요. 친구가 없었다는 임재범이 여러분을 부르며 친구가 되어달라며 손을 내밀고, 대중들의 사랑에 감사하다는 마음을 노래로 전해줘서요. 핏발 선 목으로 열창하는 김연우가 혼신을 다하는 모습에 전율을 느끼고, 목감기에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윤도현의 감기투혼, 맹장수술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서고 싶다는 임재범의 열정에 그들은 진짜 가수라는 것을 느끼게 했기 때문입니다. 
더더구나 신정수 피디의 인터뷰내용을 보니, 임재범이 탈락한 김연우에게 했던 말과는 묘하게 대조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임재범이 김연우에게 이런 말을 남겼지요. "연우야, 끝까지 음악을 사랑하는 마니아로 살다가자". 우여곡절 진통끝에 탄생한 명품프로를 재개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은 싯점에서, 판을 엎을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망언이나 하는 신정수 피디,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말을 신중히 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지켜보고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해도 늦지 않을 것같은데요. 이제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벌써부터 지쳐가는 듯 숨소리가 헉헉대는 것같군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가수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는 것도, 가수섭외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도 십분이해해요. 제작진으로서는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 또한 있을 것이고요. 지금의 멤버들이 나가수가 끝날 때까지 함께 갈 수 없으리라는 것도 압니다. 물갈이는 하나 둘씩 되겠지요. 자연스럽게 탈락자가 나오고, 새로운 가수가 대체되면서 판이 달라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진행과정일 겁니다.
그런데 쟁쟁한 가수들이라 떨어지지 않을 것같아 걱정이 된다니요? 김연우가 탈락할 거라고 예상했습니까? 저는 아니었어요. 누가 탈락할지는 그 누구도 모르고, 누가 끝까지 남을 지 또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경연이 나가수다입니다. 엎는다는 말은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된다는 것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리고 판을 엎고 새로짤 수도 있다는 대안이 왜 아이돌이냐고요?(확정된 것도 아닌데 미리 흥분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이제서야 자리를 잡아가는 마당에 여러가지 변수들을 두고, 프로그램의 취지와 다르게 가려는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오늘따라 참으로 명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정수 피디가 생각하는 본격적인 시즌2 돌입시기에 김영희 피디가 복귀해서 메가폰을 잡을 수 있다면, 김영희 피디는 본인이 구상한대로 나가수를 진행하고, 신정수 피디는 아이돌들의 경연 서바이벌을 기획해서 따로 살림을 차렸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도 드네요. 신피디가 생각하고 있다는 아이돌 위주의 시즌2에 대한 시청자의 의중을 묻는 것이라면, 저는 반대에 한표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7 Comment 71
2011.05.02 08:16




제가 임재범을 처음 만난 것은 그룹 시나위 시절이었으니, 20년도 더 지난 일이네요. 당시는 젊은 피가 철철 끓어넘치던 때였고, 감수성도 풍부한 시절이었으니 임재범의 가슴을 후려파는 파워넘치는 음색은 제 안에 있었는지도 모를 감정 밑바닥까지 훑어내는 느낌이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목소리팬이었고, 노래팬이었으니 꽤 오래된 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워낙 활동을 하지 않는 가수라, 작년 김정은의 초콜렛에 나왔을 때는 충격이기까지 했습니다. 노래는 나오는데 모습은 좀처럼 보여주지 않은 그가 지수아빠로 아저씨가 되어 나왔을 때는 함께 늙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같은 세월을 보냈다는 것에 동지의식같은 것도 느껴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임재범에 관한 기사는 2001년 결혼과 함께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았기에, 제게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혼 전날 트레이드마크와 같았던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나서 역시 가요계의 이단아, 기인이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삭발한 이유 또한 남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 잘랐다는 말을 했던 것같네요. 손지창의 형으로도 알려지면서 복잡한 가정사가 노출되기도 했는데, 소쿨하다 못해 기행적인 그의 여러가지 행동들은 가끔씩 팬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임재범이 나는 가수다에 나온다는 기사를 읽고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가수다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조영남이 변심을 해서 나올 가능성보다, 임재범이 나올 가능성이 적어 보였거든요. 매스컴 방송기피증까지 있던 그가 왜? 무슨 이유로? 정말 놀랐지요. 그리고 처음으로 알게된 부인의 암투병 사실에 정말 가슴이 무너질 듯 아팠습니다. 딸과 아내를 위해 무대에 서게 되었다는 말에 그에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가 읽혀졌습니다.
작년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추노의 OST 낙인, 임재범은 추노를 관통하며 흘렀던 주제 '사랑'을 가슴이 다 부서지고 녹아내릴만큼 아프게, 한 여인을 사랑한 대길(장혁)이의 마음을 그렇게 노래를 통해 들려줬었지요. "가슴을 데인 것처럼 눈물에 베인 것처럼 지워지지 않은 상처들이 괴롭다. 내가 사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버린 건지 하루가 일년처럼 길구나. 그 언제나 아침이 올까...."
오랜만에 MP3에 저장된 추노 OST를 다시 들어보니, 아, 이게 임재범 자신의 사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가수다에서 첫 공연으로 부른 '너를 위해'는 그의 이야기라고 고백하기도 했지요. '떠났는데 죽을 때까지 못 잊는 사람' ...딸에게 가수인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무대에 올랐다는 임재범, 그의 가족이야기가 아니어도 첫 소절이 시작되자마자, 솜털까지 솟는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음색은 왠지 거칠어진 듯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지만, 임재범이 무대에 올라 주체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그렇게 일부러 호흡을 끊어가며 노래로 부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왕의 귀환, 소름끼치는 무대였습니다. 청중들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클로즈업해 주지 않아도, 시청자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것은, 감동이라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는 감정입니다. 너무나 늦은 왕의 귀환이었습니다. 더 이전에 이런 무대를 보여주지 않은 것이 안타깝고 속상할 정도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를 무대에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혹자는 임재범의 출연에 노이즈 마켓팅이라는 시선을 가지기도 하고, 노래 외적인 그의 사연으로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시켰다는 말도 합니다. 저는 그 말에는 크게 공감이 되지 않더군요. 임재범의 노래를 듣는 순간은 그에 대한 모든 어두운 과거와 힘겨운 가정사까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직 임재범의 노래만이 들렸으니까요.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패이기 시작했고,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까지, 임재범도 피할 수 없는 세월이 내려앉아 있었지만, 파워풀했던 목소리는 관록이 덧입혀져 있었고, 가슴을 울리는 짙은 감성은 더 진하게 묻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나는 가수다 7인의 진짜 가수들에 의해 탄생될 명곡들이 어떤 명곡으로 탈바꿈되어 청중들을 중독시켜갈 지가 말입니다. 
덧붙여 말많고 탈많았던 나는 가수다가 새로운 룰로 재정비를 했는데요, 출연자들은 세곡을 하고 그중 미션곡 두 곡의 경연을 통해, 점수를 합산해서 7위를 선정한다고 하는 것 같더군요. 재도전은 추후에 다시 도전할 의사가 있으면 받는 형식으로 탄력적으로 대처를 하기로 했다고 하네요. 이래저래 어떻게 되었든 저는 환영입니다. 나는 가수다의 공백기간동안 금단현상처럼 노래를 듣지 못했던 것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우선이라서 말이지요. 그리고 이번 공연에서 선호도 순위발표를 했는데, 1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먼저 받게 하니 7위를 한 가수도 심장 떨어지는 충격감만이 부각되지 않고, 1위에게 먼저 축하해 주면서, 분위기가 어둡지 않게 하는 것은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진짜 탈락자가 나와도 이런 축제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싶습니다. 7위는 7위가 아니고, 1위도 1위가 아닌, 당신들은 진짜 가수들이라는 것, 그것만을 시청자들은 기억할 것이니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추가하기 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