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천랑'에 해당되는 글 14건

  1. 2009.12.09 '선덕여왕'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은 비담의 슬픈 운명 (29)
  2. 2009.11.25 '선덕여왕' 병풍남이 될 위기에 처한 춘추 (37)
  3. 2009.10.21 '선덕여왕' 설원공이 미실에게 준 빨간서첩의 비밀은? (94)
  4. 2009.09.22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5. 2009.09.01 '선덕여왕' 덕만이 넘어야 할 산은 미실이 아니다. (26)
2009.12.09 08:14




신국에 경사스런 소식이 겹친다 싶더니 다시 먹구름이 깔려 버린 선덕여왕 58회였어요. 유신군이 백제의 계백군을 무찌르고 보무당당하게 서라벌로 입성하고, 유신군의 승전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덕만은 경사스런 소식을 전합니다. 국혼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에요. 세상에 노처녀가 시집가고 홀아비가 재혼했다는 소식 만큼 또 기쁜 소식이 있을까요. 그런데 덕만이 혼인을 하겠다는 사람이 비담이라는 말에 얼음땡된 신라 조정이었지요.
지난 밤에 미실 사당에서 덕만이 비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살포시 안기는 장면 분위기가 수상했는데, 하루밤에 만리장성을 쌓았는지 혼인까지 하겠다 하니 비담이야 세상을 얻은 듯 기뻤겠지요. 노처녀 덕만 가슴도 울렁울렁 잠도 못이룰 정도라네요. 아, 저도 일단 드라마가 어떻게 흘러가든 이제는 그저 보여주는 대로 즐기기로 했어요. 사랑하는 두 청춘(?늙은 청춘)이 백년가약을 맺는다는데 어찌됐든 축하할 일이지요. 뭐 이만한 선남선녀도 없을 듯 싶고요.
유신도 "폐하를 위로하고 안아줄 사람이 자네일세. 자네의 연모가 폐하에게 고통이 되게 해서는 아니되네" 라며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었어요. 쿨가이 유신이에요. 그런데 용춘공은 국혼 소식에 비틀거리며 털썩 주저앉는 모습을 보니 충격이 꽤 큰 듯한데, 그 동안 덕만에게 흑심을 품었었나 봐요. 하긴, 역사속에서는 두 사람 인연이 있었지만, 참 뜬금없었어요.

이번 글은 정치, 왕, 대업, 삼한일통, 꿈, 전쟁 등 모든 것을 떠나 비담의 마음에 대해서만 쓰기로 했어요. 왕이라는 이유로 여인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덕만도 불쌍하지만, 비담만큼 가련한 인생도 없어 보여서 말이에요. 비담의 난이 전개되면 아마도 이런 감정마저 처절하게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요.
어머니로 부터 버림받고, 스승문노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처럼 살아 온 비담에게 덕만은 공주이기 전에 세상에서 처음으로 자신을 봐 준 사람이었지요. 미실이 물었었지요. 왜 덕만이냐고... 비담은 자신이 오리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오리는 세상에 나와 처음으로 봐 준 것을 어미라 따른다고요. 
하지만 그런 비담에게 덕만은 눈길을 주지 않았어요. 덕만의 마음에는 유신이라는 다른 사내가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덕만의 마음을 알기에 자신의 마음도 내비치지 못하고 속앓이만 수년 간을 해왔지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덕만도 어느 순간 비담의 눈길과 손길을 의식하기 시작했지요. 덕만은 왕이라는 신분때문에, 그리고 왕좌에 앉기까지 미실이라는 인물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고, 왕의 자리는 언니 천명의 목숨과 맞바꾼 자리였고, 삼한일통과 강한 신국 건설의 꿈을 위해 아무도 넘보지 못하도록 지켜야 하기에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으려 했던 거지요.

비담은 덕만이 연모했었고 누구보다 믿고 있는 유신에 대한 질투심을 억제하지 못하고 유신과 대립하고 궁지에 몰아 넣는 모함도 하지만, 천운이 유신에게 있었는지 백제의 공격으로 유신은 오히려 신라의 구국영웅이 되었지요. 비담의 야망이 무엇이었는지 이제는 저도 모호해지기 시작했어요. 야망이 먼저였는지 덕만에 대한 마음이 먼저였는지, 아니면 둘다였는지... 하지만 이번 58화는 비담의 진심에 대해 깔끔하게 정리를 해주었네요. 
비담은 덕만이 왜 자신을 경계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요. 자신을 곁에 두게 될 경우 그 후폭풍이 어떻게 불어닥치게 될지를요. 황실측은 비담의 세를 경계할 것이고, 비담의 기반세력은 비담을 충동질 해 야심을 키우게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또한 덕만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이런 권력 다툼에서 불어닥칠 피바람이라는 것을요. 비담은 덕만에게 자신의 진심을 보여주기 위한 징표로 맹약서를 2부 작성해서 나눠 가지지요. 혹시라도 덕만이 죽는다면 자신은 모든 정무와 권력에서 손을 떼고 속세를 떠나겠다는 서약이었지요.
비담의 진심을 담은 맹약서는 덕만의 마음을 움직이고 덕만도 조정신료들 앞에서 국혼을 선포하게 되었지요. 덕만의 말에 비담도 머쓱해 하며 놀라면서도 소년처럼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비담은 덕만의 말대로 덕만만을 바라 보는 순진한 어린 아이였나봐요. 덕만이 방긋 웃어 주고 손을 내밀자 그동안 키워 왔던 불같은 야망도 다 내려 놓겠다고 하는 걸 보니 말이에요. 삼한지세의 주인이 되어 천년의 이름을 가지겠다는 꿈보다 큰 자신의 푸른 꿈이 돼버린 덕만, 비담은 자신의 하늘이 되어 버린 덕만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합니다. 스승이 남겨준 삼한지세도 주인 유신에게 넘겨주었지요. 유신에게 삼한지세를 넘기는 것은 비담의 마지막 야망 한줌까지 모두 내려놓는 모습이었어요.
그러나 기쁜 소식도 잠시 호사다마라고 신라에 우환이 생깁니다. 거만한 당사신이 신라에서 뭐 얻어 먹을 심산으로 들어오고, 사기꾼 같은 염종은 비담 방에서 몰래 맹약서를 훔쳐봐 버렸지요. 계산에 빠르고 간사한 염종이 비담이 덕만에게 약속의 징표로 작성한 맹약서를 보고 가만 있을 리 없지요. 염종은 비담과 덕만이 밀약을 한 사실을 미실파 귀족들에게 폭로하고, 비담을 둘러싼 인물들은 비담을 모함에 빠뜨릴 계략을 세우지요. 이제 겨우 마음 잡은 비담을 세상이 가만 두려 하지 않으려 하나 봅니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궁지에 몰리게 되었으니 자기 주인도 물려고 덤벼드는 거에요. 그런게 세상인심이고 권력이라는 것이겠지요. 
염종, 참 미워요ㅜㅜ.
염종은 미생과 짜고 "당의 사신은 여왕불가론을 신국 조정에 주청하고, 당은 신국의 요청대로 3만의 대군을 대고구려 전쟁 시 지원한다"는 얼토당토 않은 밀약을 나눈 인물이 비담이었다고 오해하게 합니다. 정혼자의 배신에 억장이 무너지는 덕만이나, 이제 겨우 진심을 보여 주고 마음을 얻어 모든 것을 버리고 덕만 하나만을 바라보겠다는 비담의 순애보가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했으니, 비담과 덕만의 운명이 가혹하기만 합니다.  
간밤에 잠 못드는 덕만을 위해 가슴에 살며시 손을 올려주고, 자장자장 재워주던 비담의 연민과 사랑에 가득찬 눈빛에 또 다시 검은 그림자가 드리울 것 같으니 가슴 아프네요. 아기처럼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하게 잠든 덕만을 내려다 보며, 비담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폐하의 꿈을 이루게 해주겠다고, 그리고 폐하를 꼭 지켜주겠다고 다짐했을텐데, 비담의 행복은 하루만에 끝나 버린 일장춘몽이었던 걸까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가만 두지 않고, 오직 한 여인만 바라 보겠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세상을 가지라고 하네요..비담의 가혹한 운명은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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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5 12:09




여왕 덕만은 지금 힘겨운 전쟁 중에 있다. 밖으로는 백제 윤충장군과 계백(최원영)으로부터의 공격, 안으로는 비담과 유신의 힘겨루기 한판을 지켜봐야 한다. 브라운관 밖에서는 하락한 시청률도 잡아야 한다, 최악의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힘겨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선덕여왕을 보며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전하고 싶다. 드라마의 방향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하고, 수개월을 함께 해 온 드라마이기에 아쉬움 못지않게 애착이 크기 때문이다.
미실의 죽음 이후 선덕여왕은 비담의 난을 위한 준비와 함께 삼한일통으로 나가기 위해 불가피 하게 치워야 하는 백제,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비담이라는 적과 외적으로는 전쟁이라는 꽤나 흥미로운 구도를 택했다. 그러나 전쟁 자체는 선덕여왕에서 볼거리는 주겠지만 흡입력은 떨어질 테고, 아무래도 내부전쟁, 즉 비담의 난에 더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건데, 선덕여왕은 비담의 난을 드라마의 마무리 코드로 잡은 것은 실책이 아닌가 싶다. 50회가 방송되는 내내 미실의 난을 봐 왔던 시청자들에게 미실의 판박이 비담의 난이 그다지 새로운 소재는 아니기 때문이다. 
54회의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비담의 계책에 말려든 유신은 우산국으로 유배를 당하고, 궁은 순식간에 비담파가 승승장구하는 양상으로 돌아간다. 이는 비담에게나 여왕 덕만에게나 좋지 않은 판세이다. 똑똑한 춘추가 지적했듯이...
비담이 계산하는 것은 유신을 남겨두되 이름만 상장군인 허수아비 유신이었다. 비담이 유신을 친 목적은 호국영웅으로서 누리는 백성들과 조정신하들의 중망, 즉 존경심과 유신의 세력이 커질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또한 여왕 덕만에게 복야회가 왕으로 추대하려는 인물이 유신임을 알림으로써, 유신에 대한 여왕 덕만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유신을 죽이되 생명을 취하지 않는 죽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왕 덕만은 제 발로 죄를 받기 위해 궁으로 돌아온 유신에게 상장군 직위를 파직하고, 유배를 보내는 가혹한 결정을 내린다. 물론 여왕 덕만은 표면적으로는 유신을 내쳤지만, 백제진영을 염탐하라는 밀지를 내림으로써 유신을 끝까지 믿으려 한다.

유신은 백제진영에 잠입하여 백제의 기개 높은 장군 계백과 만나고, 백제군이 대야성을 치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냈으나, 간자임이 들통나고 백제군에게 포위당하고 만다. 백제진영에서 유신을 구한 것은 월야의 복야회. 가야민의 왕으로 추대해 가야를 재건하고자 하는 월야와 철저하게 신라의 2인자로서 가야를 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유신은 정치적 동맹을 깨고 결별하게 된다. 유신은 보종에게 붙잡혀 백제의 간자라는 누명을 쓰고 추포 당해 비담에게 끌려 오고, 신라에는 백제군이 대야성을 공격해 온다는 급보가 날아들면서 신라는 혼란에 빠진다.
다음 주 예고를 보니 유신의 위기를 구할 사람으로 춘추가 전면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춘추와 유신의 관계가 긴밀해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미실의 죽음 이후 선덕여왕의 흐름에 아쉬운 점과 희망사항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비밀병기 비담을 너무 일찍 부각시켰다
선덕여왕의 비밀병기 비담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선과 악의 이중성이었다. 그런데 미실의 죽음 이후 비담은 너무 빨리 이중성을 버려 버렸다. 비담의 난이 실제 신라 역사상 선덕여왕 말년에 일어난 점을 염두해, 비담을 철저하게 이중적인 캐릭터로 묘사했다면 좋았을 텐데, 너무 일찍 야망과 악의 칼자루를 쥐게 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미실의 죽음 이후에도 겉으로는 변함없는 충성과 여왕 덕만에 대한 연정을 그려주면서, 마음 속에 도사리는 야망을 복선으로 깔아주었더라면 비담이라는 캐릭터는 훨씬 흡입력이 있었을텐데, 눈빛이며 행동이며 유신을 치는 과정까지 야망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 버리니 솔직히 매력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비담 대신 갈등의 축으로 월야를 내세웠더라면 훨씬 그림이 좋았을 것 같다. 대가야의 마지막 왕자 월광태자의 아들 월야라는 인물은 가야를 담아내기에 너무나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말이다. 어쩌면 미실의 난보다도, 비담의 난 보다도 70년 핍박 받았던 한의 역사, 서러운 민족 60만 가야 유민의 수장 월야를 여왕으로 등극한 덕만을 압박해 오는 축으로 그렸다면 훨씬 흥미진진했을 듯싶다. 여왕에 오르도록 일조한 월야, 그리고 그 기반을 딛고 있는 유신. 그러나 어떤 의미로도 가야를 품어야 하는 여왕의 고뇌와 갈등을 보여 주었으면 극의 긴장감이 더 컸을 텐데, 갈등의 축을 월야 대신 비담으로 끌고 간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이 과정에서 비담의 사량부가 함께 활약해 복야회를 치면서, 유신의 처지를 안타까워 하는 덕만의 심리적 갈등을 홀로 지켜보는 비담을 그리는 것도 좋았을텐데 말이다. 비담의 난은 이후에 준비해도 늦지 않았을텐데... 복수불반분, 엎지러진 물은 주어담을 수 없다고 했던가? 일찍 선의 모습을 버려버린 비담의 캐릭터야 말로 드라마 선덕여왕 최대의 복수불반분이다.

똑똑한 정치참모 춘추, 컨닝 여왕 덕만
과거 덕만공주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정치적 스승은 미실이었다.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쪼르르 달려가서 자문을 구하고, 심지어 정답까지 알아왔던 덕만에게 새롭게 정치참모이자 스승으로 나선 이가 춘추이다. 53회, 54회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여왕 덕만에게 정치 판세를 분석하는 춘추의 능력은 천재적이다. 물론 여왕 덕만의 입장에서만... 비담도 알고, 유신도 예측하고, 시청자도 아는 정치판세를 여왕 덕만이 파악하고 있었는지 아닌지 그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유신의 처리문제를 두고 고심하는 여왕 덕만이 춘추에게 사사받는 정치수업은 여왕 덕만의 체면도 구기고 위신도 서지 않는 설정이었다.
과거의 덕만과 달라진 점은 비교적 춘추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나, 이제는 귀를 기울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범답안지쯤으로 외우려고 드는 형국이니, 여왕 덕만의 통치력과 능력이 심히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춘추의 말이 워낙 정곡을 찌르는 핵심이었기에 덕만이 가타부타 말을 할 수 없었겠지만, 유신이 힘을 잃으면 비담의 힘이 너무 커진다며 유신을 치면 안 된다는 말에 덕만은 어이없는 대답을 하고 만다. 적어도 내게는 어이가 없었다. 여왕 덕만의 말을 빌어보자.
"내가 복야회를 발본색원하려는 이유를 모르느냐? 난 유신을 믿는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유신과 월야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나의 사후다. 다음 후계자가 장악하지 않으면 유신, 비담 누구든 왕을 노릴 것이다. 춘추, 너는 진골이다, 니가 그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천명공주 아들이라는 것으로 왕이 되지 못해, 니 손에 오물이든, 피가 묻는 비담이든 유신이든 니가 제압하고 장악해야 한다. 내 뒤에 숨어 편히 가려 하지 마라. 삼한일통 대업은 결코 편히 얻어질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여 내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상장군 유신을 파직하고 유배형에 처한다"
구구절절 옳은 말 같아 보인다. 하지만 구구절절 틀렸다. 우선 이제 왕권을 잡은 지 몇 년 밖에 되지 않은 황제의 자리에 앉은 왕이 다음 후계자를 지목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왕위라는 자리가 비록 세습적으로 같은 핏줄에게 이어진다고는 하나 왕이라는 자리는 형제도 자식도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라면 가차없이 쳐내는 자리일진대, 자신의 자리에 가장 위협적인 서열 일순위에게 후계자 운운하는 것은 이르다는 말이다. 춘추를 후계자로 염두하고 있었다면 춘추의 그릇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고, 춘추가 선대의 위업을 계승할 의지가 있는 인물인지를 먼저 재야 하는 것이 순서인데, 진골을 들먹이며 다음 후계자로 암묵적으로 점지하는 것은 왠지 무능한 군주같아 보인다. 죽을 날을 알았었다면 모르겠으나 사후 걱정을 하기에는 아직 팔팔한 나이이다. 
또한 삼한일통을 위해 팔을 잘라내는 심정으로 유신을 파직하고 유배한다는 결정 역시 이율배반적이다. 김유신은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중의 명장, 게다가 백성들의 신망과 휘하 정수들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신라군 최고 수뇌부이다. 그런 유신을 믿는다면서도 쳐내겠다는 것은 삼한일통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수를 치겠다는 말인데 앞뒤가 맞지 않다.

유배를 보내는 척하면서 백제를 정탐하러 보내기 위함이었고, 백제 계백장군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등장시키려는 의도였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유신이 정말 백제의 계백진영으로 정탐을 하러 갔다면 아마 훗날 춘추와 유신의 삼국통일은 이루지 못했을 가상의 역사가 될 뻔했다. 차라리 영화 황산벌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던 '거시기' 죽방(이문식) 을 보내야 했지 않았을까? 거시기는 적어도 전라도 사투리에라도 능했으니 말이다. 신라와 백제의 사투리, 그 확연한 차이는 경상도사람도, 전라도 사람도, 서울사람도, 제주도 사람들도 알아채는데 말이다. 이는 그저 웃자고 한 소리일 뿐이다. 드라마 등장인물 모두가 한결같이 표준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를 딴지 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ㅎㅎㅎ

병풍남이 될 위험에 처한 춘추
선덕여왕 종영을 앞두고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야 할 인물이 춘추와 유신이 아닌가 생각한다. 비담과의 갈등구조로 유신이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음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삼한통일의 대업을 이룰 태종무열왕 춘추의 모습 역시 심도있게 다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고 바램이다. 다행스럽게 53회, 54회에서 춘추의 탁월한 식견이 드러나는 걸로 보아, 앞으로 춘추에 대한 부분을 다룰 가능성도 커 보이지만, 백제와의 전쟁, 복야회의 해체와 월야의 추포과정, 그리고 비담의 난이라는 굵직한 사건들이 줄지어 있는 것으로 짐작컨데 춘추가 정치 전면으로 나서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을 것 같다.

비담의 난이 앞으로 드라마의 하이라이트가 되겠지만, 여왕 덕만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군주로서의 자질과 여왕으로서의 권위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선덕여왕의 정치적 소신과 삼한일통 대업을 향한 과정이 비담의 난을 처리하는 것으로 완결시켜서는 아니될 말이다. 뭐니뭐니 해도 여왕 덕만을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야 할 축은 춘추이다. 엄밀히 춘추가 황실가의 사람이라고는 하나 기반은 귀족세력이다. 이는 성골이라는 순수혈통을 가진 덕만의 기반과는 엄격히 차이가 있다. 황실이라는 튼튼한 기반을 가진 덕만과 귀족이라는 기반을 가진 춘추의 대립은 충분히 흥미로운 대립구도이다.
여왕 덕만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견제해야 할 대상은 미실 잔당 세력 비담파도, 우직한 유신도 아니다. 애꿎은 비담의 난에 밀려 춘추가 여왕 덕만의 정치참모격으로 나서고 있지만, 사실 덕만의 왕권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춘추와 그의 세력일 것이다. 춘추가 유신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춘추의 정치기반 강화를 위한 포석이다. 아들일지라도 앉아있는 동안에는 넘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게 왕이라는 자리가 아닐까?
비담을 일컬어 그의 스승 문노는 손잡이 없는 칼이라 했다. 손잡이 없는 칼의 주인으로 비담은 미실을 택했고, 결국은 미친 칼이 돼 버릴 것이기에 쳐내야 할 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비담은 너무 쉽다. 유신은 백만스물 하나, 백만스물 둘의 우직하고 곧은 칼이다. 너무 곧고 우직해서 칼날 마저 보이는... 그래서 꼭 가지고 싶은 칼이다.
그럼, 춘추는 어떠한가? 춘추는 여왕 덕만에게는 양날의 칼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춘추야 말로 가장 가늠하기 힘든 양날의 칼이다. 아군이면서 적군이고, 신하이면서 왕위를 꿈꾸고,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태종무열왕 김춘추이다. 몇 회 남지 않은 드라마를 어떻게 그려나갈 지는 모르겠지만, 미실에 이은 여왕 덕만의 정치상대는 춘추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혼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덕만이 다음 후계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춘추가 언니 천명공주의 아들이자 황실의 후손이라 할 지라도, 덕만과 춘추는 서로의 그릇을 견주어야 한다. 덕만의 입장에서는 대업을 잇게 할 만한 그릇인가를 판단해야 하고, 권력자로서 왕위를 넘보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춘추 역시 여왕 덕만이 비빌 언덕이면서도 끊임없이 견제 당해야 하는 입장이다. 서로가 양날의 칼인 셈이다.

따라서 선덕여왕이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려면 덕만과 춘추의 양날의 칼과 같은 정치대립을 그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덕만이 장기를 둬야 할 상대는 비담이 아니라 춘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인 희망사항이지만 말이다. 선덕여왕 다음 보위에 오를 진덕여왕을 드라마에서 보여줄지 생략해 버릴지 모르겠지만, 자칫 비담의 난에 에너지를 소진한 나머지 춘추를 애매하게 선덕여왕에게 훈수나 두는 인물로 그린다면, 여왕 덕만의 권위가 실추됨은 물론이고, 춘추 역시 애매한 병풍남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빼앗고 지키는 과정에서 살아남는 자, 결국 시대의 주인은 살아남는 자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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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37
2009.10.21 06:58




다음주 미실의 난을 예고하며 선덕여왕은 그 정점을 찍게 될 8부능선에 접어들었습니다. 미실의 죽음으로 이어질 다음주가 덕만공주의 여왕 즉위를 위한 최대 고비가 되겠네요. 마지막을 향한 미실의 최후 선택은 정변, 즉 난이었지요. 그런데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뚜벅뚜벅 걸어간 미실의 계획은 무엇이었을까?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지고 싶다는 미실의 생애 마지막 불꽃놀이에, 미실은 무엇을 감춰두고 떠나려고 하는 걸까? 미실이 마지막으로 그려둔 지도는 무엇일까? 아마 비담에 관한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일까요? 저는 그 힌트를 이번 44회 설원랑이 전달해 준 빨간 서첩보에서 찾아 봤습니다. 이는 물론 제 개인적인 추측에 불과할 뿐이지만요.
미실이 준비한 계획을 말하기 앞서 간단한 선덕여왕 44회 리뷰부터 하겠습니다. 화백회의 의결과정을 다수결로 하자는 덕만공주의 발의는 보기좋게 부결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예상한 일이었지만요. 한 수씩 건네 받았다는 미실의 말에도 덕만공주는 의기양양해 하지요. 왜냐면 표면상으로는 덕만공주에게 지지가 몰표로 이어올 것으로 내다봤거든요. 안건은 부결되었지만, 조세감면안과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폐해를 여론화시키면서 군소귀족들과 백성들의 마음이야 덕만공주에게로 기울 것은 자명한 일이거든요. 미실은 덕만공주의 이런 계산까지 앞서 내다봅니다. 미실의 지지기반이 이탈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고, 결국 형국은 미실이 쥐구멍으로 몰린 양상이 되버렸지요.
하지만 미실은 크게 당황하지 않아요. 덕만이 군소 귀족세력과 백성의 지지를 얻었다면, 미실은 올가미를 얻었거든요. 그래서 아마도 미실이 덕만에게 한 수씩 주고 받았다고 했을 거에요. 그리고 미실은 덕만공주를 옭아 맬 확실한 덫을 준비합니다. 덕만공주도 보통내기가 아닌데 유인을 하려면 강한 것이어야 겠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아주 좋은 힌트를 던져줬지요. 바로 미실이 쥐고 있는 화백회의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화백회의 구멍을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었지요.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미리 언질도 해줍니다. 덕만공주의 정무참여 거부안을 화백회의에 안건으로 발의할 수도 있다고요. 그리고 미실은 한번 뱉으면 반드시 시행한다는 듯 진짜로 발의를 해버리지요.
그런데 덕만공주의 정무권 박탈 안건을 관철하기 위해 미실은 교묘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덕만공주 편인 김서현공과 용춘공에게 몽혼약을 먹여 깊은 수면에 빠지게 한 다음,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고 미실측 대등들만이 단독처리하겠다는 심산이었지요. 물론 이 계획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공주근위대)의 무력진입으로 무사히 김서현공과 용춘공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고 덕만공주의 정무박탈 안건은 일단 부결이 됩니다.
덕만공주나 춘추, 알천랑, 유신랑은 다행이다 싶어 가슴을 쓸어내렸겠지만, 한 사람 회심의 미소를 짓는 사람이 바로 미실이었지요. 이 모든것이 미실의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것이었으니까요. 미실은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은밀히 지시를 합니다. "비천하고 비열하고, 누구나 알면 그 천박함에 치를 떨 수 있는 것을 꾸미라"는 것이었지요.
44회를 보면서 다시 한번 선덕여왕 드라마의 치밀함에 혀를 내둘렀네요. 미실이 설원공에게 지시한 비열하고 치졸한 방법이 의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는 말이에요. 미실이 의도한 것은 칼의 명분이에요. 그런데 대의명분 없이 무턱대고 칼을 뺄 수는 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덕만공주가 너무 좋은 힌트를 주었지요. 바로 화백회의 만장일치제의 문제였지요. 영리한 미실은 덕만공주에게 그대로 반사~하며 한방 먹여버린 것이지요. 상대가 칼을 빼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미끼가 덕만공주의 정무권한 박탈 안건이었고, 비열한 방법으로 김서현공과 용춘공의 발을 의도적으로 묶어 버린 것이지요. 또한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일, 상대가 먼저 칼을 빼도록 유도하는 일까지 성공을 합니다. 공주호위대인 시위부가 무장을 하고 화백회의장에 들어왔다는 것은 덕만에게 역모의 누명을 씌울 수도 있는 올가미였던 거지요. 방식은 3류였지만 미실 머리는 인정. 

알천랑과 유신랑이 이끄는 시위부가 화백회의장에 무장진입을 했다는 것은 병부에게 병사를 동원하는 대의명분을 실어줍니다. 물론 다 의도한 것이었지만요. 설원공은 유신랑과 알천랑이 "죽여주십사"고 나올 것도 다 계산을 해 두고 궁수를 배치해서 활을 쏘게 한 치밀한 준비를 했지요. 결국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드라마에서는 석품랑이 먼저 칼을 빼들기는 했지만 미실의 마지막이 될 '미실의 난' 그 서막을 알리는 북이 울렸습니다. 둥~둥~
그리고 군사를 대동한 불나방 미실이 불꽃을 향해 덤벼드는 것으로, 선덕여왕은 질풍노도의 항해길에 올랐습니다. 다음주에 치열한 미실의 마지막 불꽃놀이가 진행될텐데 한 주가 몹시도 길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럼 이글의 제목으로 잡은 빨간 서첩보의 정체에 대한 수수께끼로 돌아가서 제 개인적인 추측을 덧붙여 볼까해요.요즘 들어 누각에 앉아있는 미실의 평화로운 모습이 유독 많이 나오고 있는데, 참으로 자태가 아름답고 고혹적이십니다. 미실의 상념을 깨고 동생 미생랑이 다가와 묻지요.
"누님, 꼭 하셔야 겠습니까? 누님답지 않아 보여요. 당대의 평가가 욕은 들을지라도 역사 속에서는 빛날거에요. 헌데 이 일은 그 모든 것을 허물어 버릴 수 있을 겁니다. 누님은 이치에 맞지않은 일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미실은 불현듯 사다함의 얘기를 꺼냅니다. 딱 한번 이에 맞지 않은 일을 했다고요. "사다함과 연모를 했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가려 했었습니다. 그것은 나와 맞지 않는 일이었어요. 그 이후로는이에 맞지 않은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때와 비슷한 마음입니다. 이 미실도 이를 버리고 꿈을 쫓아갈 겁니다. 부서지더라도,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질 것입니다" 에휴,,,너무나 멋진 명대사였답니다. 미실은 죽기전에 너무 멋진 대사를 남기고 가네요.

미실의 이 말속에서는 저는 두가지 속 뜻을 찾았어요. 비담에 대한 모정과 끝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위해 마지막으로 불사르고 싶은 집착...다 가진 미실이었지만 그녀는 사랑을 갖지 못한 여인이었어요. 사다함의 죽음으로 그녀에게 순수한 사랑은 끝이었지요. 권력과 야심을 위한 사랑을 했을 뿐이에요. 사다함과의 사랑 역시 이루지 못했듯이,버린 아들 비담에 대한 사랑도 그녀에게는 질긴 미련으로 남아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다함을 쫓아 이득을 버리고 도망쳤던 그때처럼, 한번도 사랑을 베풀어주지 못했던 아들 비담을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던져주고 가고 싶은 모성,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미실과 미생의 대화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다음 장면에서 유심히 보게 된 것은 설원공이 내민 빨간서첩보였어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뭐길래 설원공이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냐"고 물었고 "새주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혼자서 추측을 해봤답니다. 미실이 그랬지요. "그것을 남긴 것은 애초에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려 함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제 불안을 달래려 합니다. 우리가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설원공이 "허면..?."하고 물으니 난데없이 미실이 "네, 비담입니다. 오늘 밤은 밤은 참으로 깁니다. 그날 밤처럼요"라며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났지요.
첫번째로 문제의 빨간서첩보에 대해 추측한 것은 사다함이 미실에게 남겼을 연서는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사다함의 마음이 담긴 연서를 그 동생 설원공에게 넘겨 주면서 설원공의 마음을 잡고, 한편으로는 "사다함을 잊겠습니다" 하고 설원공에게 미실의 마음을 전하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데 왠지 약해요. 또한 '그날 밤처럼 오늘 밤도 길다'는 말을 생각해 보니 확률은 적어보여요.
그러면 그날 밤은 언제를 말하는 것이었을까요??? 저는 진흥제의 승하일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해봤어요. 진흥제가 승하할 때, 미실이 빼돌린 것이 바로 진흥제의 유언장이었지요. 미실이 유언장을 감추고 진지제를 옹립했고, 진지제는 비담, 즉 형종을 낳아줬는데도 배은망덕하게도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황후에 올려주지 않았어요. 그러자 미실이 유언장이 조작이었음을 밝히며, 화랑들의 낭장결의로 진지제를 폐위시켜 버렸지요. 그리고 즉위한 인물이 동륜태자의 아들 진평왕(백정) 이에요. 물론 진지왕 사이에 낳은 비담은 버려졌고요. 
진흥제가 남겼다는 유언장의 진위를 아는 사람은 미실과 이일에 깊숙이 관련된 설원랑이었을텐데 갑자기 궁금해지는 거에요. 과연 진흥제가 후사로 지목한 왕자가 동륜태자였을까? 금륜왕자였을까? 혹시 진흥제가 진지왕(금륜태자)을 후사로 책봉한다는 유언장을 남기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정말 금륜태자(진지제)만 불쌍하게 된 것이겠지만. 아무튼 그 진지왕의 아들이 바로 미실과 사이에 낳은 비담이잖아요.
미실은 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런데 죽기전에 한가지 꼭 아들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겠지요. 그것이 비담의 출생의 비밀을 밝혀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진지왕을 후계로 삼으라는 유언이 공개가 된다면, 폐위된 진지왕은 성골신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그 혈육인 비담은 황실의 일원으로 인정이 되는 것이지요,. 어찌보면 가장 정통성있는 후계자 순위에 설 수 있을 것이기도 하고요.
황후가 되겠다는 야욕으로 버려 버린 아들 비담, 자신을 너무나도 쏙 빼닮은 비담, 큰 꿈을 가지고 덕만공주를 택했다는 비담을 위해 찬란히 부서지고 싶어하지 않았을까요? 오래된 유언장의 진실을 밝히면서요. 이는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정말 빨간서첩보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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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7:23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 35회를 기점으로 제3부를 여는 새로운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제1부는 덕만공주의 출생의 비밀과 성장과정, 제2부 덕만공주의 신분회복으로 구분되겠지요. 제3부는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권력대립이라는 큰 줄거리 선상에 있지만, 안으로는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의 헤게모니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고 있으니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욱 큽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김춘추(유승호), 두 얼굴 비담(김남길)의 속마음, 그리고 가야계 유신랑의 행보를 통해 선덕여왕의 인간관계가 더욱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은 역시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였습니다. 지난주 유신과 비담의 비재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비재를 중지시켰던 원상화 칠숙공의 화랑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는데요, 칠숙공은 이번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국선 문노와 칠숙은 무인의 몸과 검을 읽는 무사들 중에서도 고수들입니다. 비담과 유신의 비재를 지켜본 칠숙은 신성한 비재에서 승부조작을 하고도 화랑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담과 유신에게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승부를 잘못 본것라면 두눈을 찔러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국선 문노에게 정면으로 묻습니다. " 이 대결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국선이 그리 말한다면 화랑은 끝난 것이요, 나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는 보지 못한 것이요, 국선!"
이에 대해 문노는 한평생 검과 함께 한 화랑으로 승부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노 역시 승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거듭한 결과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테스트에 직접 칠숙공이 나섭니다. 조건은 칠숙랑이 열번 공격을 하고 한 번이라도 유신랑이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사실 유신랑이 검에 대한 각성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입니다. 무의 경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말이지요.
게다가 유신랑은 지금까지 최종 비재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대련을 통해 몸이 만신창이거든요. 두발로 서있을 수 있기는 할까 싶었는데 싸우겠다는 의지는 대단합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목검을 잡고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물론 수없이 나뒹굴고 몇번이고 철퍼덕 나가떨어집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칠숙랑이 전혀 봐주지를 않았거든요. 한번 두번 세번...결국 아홉번까지 쓰러지지요.
예상했던대로 아홉번의 대련이 오기까지 유신랑 많은 것을 보여주셨지요. 대련이 끝났나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또 몇대 맞고 쓰러져서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하고 돌아서면 또 꼼지락 거리며 일어서고... 7전8기 불굴의 의지였지요. 그리고 아홉번째 대련에서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을 끌고 일어나지를 못하지요. 이제는 끝났다며 이번 비담랑과 유신랑의 승부는 무효임을 막 선언하려는데 유신랑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검을 잡으려 꿈틀거립니다.
이때 화랑들 속에서 홀연히 들리는 외침, "버텨! 버텨내 유신, 쓰러지지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유신과는 숙명적인 적이었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15대 풍월주가 누구보다 되고 싶어한 보종랑이 아닙니까? 이어지는 알천랑의 응원 "유신랑, 견뎌내거라!"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들의 응원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지요.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유신이라는 한 화랑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은 결국 유신랑을 일어서게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열번째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유신랑은 더욱 강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지요. 목검까지 뎅그렁 부러져 버릴 정도로 칠숙랑의 공격은 강했습니다. 쓰러지면서 부러진 검을 칠숙랑의 명치를 향했나 싶은데,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유신랑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지요.그리고 심사가 끝났다는 최종발표를 하려는 순간 칠숙랑이 연무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말합니다.
"나의 패배요, 유신랑의 마지막 공격이 명치에 닿았고 만약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뜷었을 것이요. 유신랑의 승리요"
순간 연무장은 에헤라 디야 축제의 도가니가 돼버렸지요. 오랜만에 멋진 화랑의 모습을 보여준 보종랑까지 손을 들고 유신랑의 우승을 축하해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신랑의 불굴의 의지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멋진 분은 칠숙랑이었어요. 무인의 자격이 있는 진정 남자, 진정한 무사였으며 그가 화랑이었음을 각인 시켜준 장면이었거든요. 철저하게 미실의 사람임에도 그의 자존심, 화랑으로서의 자존심은 그 순간만은 그의 주군 미실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보종랑 역시 가슴이 뜨거운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버티라고, 쓰러지지 말라고 외친 보종랑의 응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 인간 김유신, 동료 화랑 유신랑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칠숙랑과 유신랑의 비재는 그 순간만은 정치도 권력도 개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유신랑에 투혼에 대한 응원이었지요. 그 불굴의 정신, 임전무퇴의 정신이 바로 화랑도였으니까요. 비재가 끝난 후 아버지 설원공이 어째서 유신랑을 응원했느냐고 묻자 보종랑이 대답합니다. "화랑이니까요.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요.
문노도, 덕만공주도, 보종랑도 울었습니다. 연무장을 가득 메운 화랑과 낭도들을 울리고, 시청자들도 울리고, 심지어 미실마저 감동케 한 유신랑과 칠숙의 비재는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신라 젊은 이들 가슴을 뜨겁게 했던 화랑도, 그들은 그 가슴 뛰는 화랑의 기상를 품고 목숨을 마다하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겠지요. 황산벌싸움에서 계백장군을 향해 돌진한 어린 관창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바로 그것, 화랑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패배를 인정했던 칠숙랑을 비롯해 정파를 떠나, 정쟁을 떠나 유신랑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하던 보종랑, 알천랑 그리고 연무장에서 비재를 지켜보던 모든 화랑과 낭도들은 오늘 만큼은 신라의 진정한 화랑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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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1 15:02




드디어 덕만이 지긋지긋했던 남장을 벗고 공주옷을 입었네요. 황궁에 들어가기가 이렇게 힘들었다니 왕후장상의 피는 뭐가 달라도 다른가 봅니다. 저같으면 진즉에 유신랑 손잡고 멀리떠나 초가삼간 집을 짓고 아들, 딸 낳고 그냥 오순도순 살았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자, 오늘은 덕만공주님의 취임식이 있었던 만큼 다같이 축하모드로 들어가 보시지요. 덕만이 공주로 인정받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인고의 세월이었습니다. 죽을 고비도 무수히 넘기고, 언니도 잃고, 어머니로 알았던 소화와도 생이별을 하고, 참 전쟁에 나가서 죽을 고비도 넘겼네요. 고난과 역경을 딛고 황실에 입성한 덕만공주에 치하를 해야겠네요. "감축드립니다, 공주마마!"

많은 문무대신들과 화백회의 수장들, 그리고 백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식이 사라지고 태양이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 저멀리 누각에서 찬란한 빛 가운데 덕만이 서있는 장면과 함께 '선덕여왕' 29회는 시작됩니다. 비담도령이 통닭구이가 될뻔했던 순간  박혁거세의 예시록 뒷부분, 즉 일식과 함께 하늘을 열고 나타난 이가 신라의 하늘을 밝게 하리라는 계시가 현실로 나타납니다. 누각 위 덕만공주와 함께 말이지요.
이어 후방에서 군중동요 임무를 띤 죽방, 고도를 비롯한 용화향도들은 "개양자가 나타났다"며 호들갑을 떨면서 황실에 쌍둥이가 태어났다는데 그 중에 개양자가 나타난다는 계시록을 들먹이며 쌍음이 맞느냐고 황제에게 물어봅니다. 만백성이 모인 자리에서 비담의 처형식을 거행하려 했으니 이날따라 구경꾼들도 많이 나왔던지라 방을 붙일 필요도 없이 덕만공주는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신고식을 치뤘네요. 더불어 일식과 함께 새로운 황실신녀로 등극해 미실의 권위를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버렸으니 일거양득인 셈이었구요.
마야황후는 덕만은 누각에서 데리고 내려와 백성들에게 황실에 쌍음이 있었음을 시인합니다. 둘째 딸을 잃고 싶지 않아 궁녀 손에 들려보냈다고 말이지요. 성골남진의 예언이 두려웠고, 폐위되는 것도 두려웠고, 폐하에게 해가 되는 것이 두려워 자신이 패륜을 저질렀다고 독박을 씁니다. 황제의 권위를 실추시키지 않은 범위에서 패륜을 고백해주니 참으로 내조의 황후이시지요. 진평왕도 이들 모녀 곁으로 내딸, 신국의 공주, 덕만공주라며 손을 들어주며 마침내 새로운 황실가족이 탄생했습니다. 백성들은 만세삼창으로 환영하는 분위기였구요. 물론 미실은 죽을 맛이었겠지요. 더구나 덕만이 고소한 표정으로 미실을 쳐다보며 "넌 이제 죽었어"하는 썩소까지 보내니 천하의 미실도 움찔합니다.
당당하게 공주의 신분으로 황실에 들어 온 덕만공주는 남장을 벗어버리고 드디어 공주날개옷으로 갈아 입습니다. 마야황후는 다시 찾은 둘째 딸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지요. 마야황후 그렁그렁한 눈으로 덕만공주의 손을 잡고 이제 너에게 그동안 못해줬던 공주놀이 실컷해주겠다고 하는데 덕만은 손을 뿌리쳐 버립니다. "황후님, 저는 공주놀이를 하러 궁에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죽은 언니 천명공주가 못다 이룬 미실과의 전쟁놀이를 끝내러 온것입니다"라면서 말이지요. 저런, 이제 궁으로도 들어오고 공주로 인정도 받았는데 어머니라고 좀 불러주지 아직도 황후님이라 하네요. 천명에게도 기어이 언니라는 말 한 번 안해주더니 말입니다.
마야황후와 마찬가지로 아버지 진평왕도 아버님이라는 말을 듣지 못하지요. 대신 차디차게 "폐하가 절 버리시고 죽이라고 한 것을 원망해요. 하지만 이해해 드리지요. 군주는 패업을 위해서라면 자식도 버려야 한다는 처지임을 이해할게요. 하지만 여지껏 힘도 안 기르고 뭐했어요?"하고 따집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궁으로 온 이유는 언니 대신 미실과 대적하기 위함이었다고 말하면서 진평왕을 또 한번 아프게 합니다. 그래도 아버지 어머니인데 한 번 불러주지..야속한 덕만공주. 언젠가는 불러주겠지만 연로하신 부모님이지 되도록이면 일찍 불러주시길..
덕만공주가 미실과 전쟁을 할 거라는 말을 하고 있을즈음 미실측도 바빠집니다. 덕만공주를 이제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황실신녀로서의 권위도 땅에 떨어진 판국에 실전을 위한 대비를 해야지요. 황권을 잡기 일보직전에 놓쳐버렸으니 미실측 입장에서 보면 다된 밥에 코 빠뜨렸으니 아까울 수 밖에요. 생각 짧은 세종이나 하종은 병권도 장악하고 있고, 귀족들도 다 미실편이니 병력을 움직여 제압하자고 하지만, 생각깊은 설원공은 그것은 쿠데타가 되니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세종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이러니 미실이 설원랑을 편애하는 이유가 다 있는 겁니다. 
미실은 일단 물 건너 간일은 제쳐두고 앞으로의 일들을 대비시킵니다. 덕만공주의 등장으로 세력이 와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생각을 돌리지요. 귀족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미실은 황실에는 덕만공주를 인정해 줄테니 대신 황실에 바치는 조세를 감면해 달라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또한 군사들도 단단히 결속시키고, 자기편 화랑들에게는 그 소속 낭도들 에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해주라며 자기 사람들을 챙기니 미실은 역시 노련한 정치인입니다. 당시 신라의 상황에서 귀족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곧 권력을 차지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지요. 귀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병의 힘도 대단했고, 여차하면 황실을 위협할 수도 있었으니 귀족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은 신권을 가지는 것 못지않은 중요한 것이었지요. 고려시대 정중부나 최충헌 등 무신의 난에서도 보여주듯이 귀족들의 사병은 왕실의 군대와 맞먹었으니까요. 미실은 이들 귀족들의 힘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게지요.

미실의 신권을 받은 덕만은 첨성대 밑그림을 공개하며 월천대사로 하여금 첨성대 건축물을 짓게 합니다. 미실의 입장에서는 놀랠 노자일 밖에요. 그동안 자신이 책력을 손에 넣어 울궈 먹었던 신권을 버리고 백성들에게 천문을 공개하겠다고 하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요. "너 안 먹을 거면 뭐하려고 빼앗아 갔냐"며 따집니다. 그리고는 덕만과 정치에 대한 강의 토론에 들어갑니다.
"세상을 횡으로 나누면 말이다, 딱 두종류야. 지배자와 피지배자. 너랑 나랑은 지배자야. 우린 한편이라고! 그런데 지배자의 절대 독점권인 신권을 버려? 안 가질거였으면 나한테서 뺏지나 말것이지. 너, 신라에서 신권도 없이 무엇으로 왕권을 지키고 권위를 세우고 백성을 통치하려고 하는 거냐" 며 덕만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덕만은 "간단해, 진실이야. 난  진실을 밝히는 격물을 이용해 너처럼 황실신녀가 천기를 움직여 가뭄에는 비도 내려준다는 사기는 안칠거야. 격물을 이용해 백성들을 통치하지는 않을거고, 백성이 이용하게 할 거야. 농사를 짓는 백성이 천기를 알면 얼마나 이롭겠냐? 너는 격물로 무지몽매한 백성에게 환상을 만들어 속였지만 난 환상 따위는 싫어, 대신 희망을 줄거야"라고 말이지요.
여기서 미실과 덕만공주는 매우 심오한 정치토론으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미실은 백성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백성의 모든 고통을 통치자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백성이 복종하게 해야한다고 하지요. 정치란 백성에게 환상을 주는 것이라고요. 이에 덕만은 백성의 원하는 것은 환상이 아니라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미실과의 정치 문답은 미실과 덕만공주의 기싸움을 알리는 시작이었지만, 사실 덕만공주와 미실의 대화는 앞으로 드라마 선덕여왕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통치자에 대한 정의와 위치는 덕만공주에게도 미실에게도 숙제와 같은 것입니다.
덕만공주는 미실과의 지략싸움에서 미실을 이기고 궁에 입성했지만 덕만공주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천신황녀 미실이라는 한고비는 넘겼지만 이제부터는 정치 실전에 돌입하게 되었으니까요.
덕만공주가 넘어야 할 산은 미실 자체가 아닙니다. 덕만공주가 넘어야 할 산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는 확고하지 못한 자신의 정치관, 둘째는 미실을 비롯한 귀족 지배세력, 셋째는 백성이라는 산입니다. 둘째, 셋째는 드라마 전개에 따라 언급하기로 하고 오늘은 한가지만 말하고자 합니다. 
덕만공주는 우선 자신을 넘어야 합니다. 미실과의 대화에서 덕만공주는 대답을 주저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없기 때문이지요. 다시말해 덕만공주의 확고한 정치철학이 세워져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덕만공주는 미실이 백성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아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미실이 무서워 하는 것도 있다는 것에 잠시 놀랍니다. 백성의 무엇을 두려워 해야 하는지 덕만 공주는 아직 모르지요. 반면 미실은 백성이 왜 무서운지를 압니다. 백성은 권력에 지배를 받으면서도 통치자에게 강력하게 요구하는 집단이라는 것을요. 미실은 이 백성의 요구에 스스로 환상이 되는 방식을 취합니다. 황권신녀가 그것이었지요. 
이에 덕만은 통치자에게 바라는 백성의 희망이, 군중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지만 좀더 잘먹고 살고 싶은 것이 백성의 희망이라는 것은 안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그 희망은 고통을 이기게 하고 그런 희망을 가진 백성은 신라를 부강하게 할 것이라고 말하지요. 사실 덕만도 이런 뜬구름 같은 말을 미실 앞에서 척척 대답을 하고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몰라 하는 눈치입니다.
그저 짧은 제 생각으로 보자면 덕만공주가 생각하는 희망을 주는 지배자란 실천하는 군주였다는 생각입니다. 미실은 감히 백성이 다가서지 못하는 환상의 인물로 거리를 두고 가둬버렸다면, 덕만공주는 백성들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백성들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의미이기도 하구요. 첨성대가 그 단적인 예입니다. 첨성대는 덕만공주가 '실천하는 군주'가 되겠다는, 백성들의 희망을 위해 행동으로 보여준 모습이었지요. 미실은 책력을 독점하여 백성이 원하는 스스로 환상이 되어 알려줬다면, 덕만공주는 천문에 관한 정보 자체를 를 백성들 속에 던져 줍니다. 엄밀히 보면 천기의 움직임을 미실이나 덕만이나 백성에게 감추려 들지는 않습니다. 다만 차이는 미실은 천기를 독점함으로써 권력을 유지하려 했고, 덕만은 백성에게 공개함으로서 백성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는 점이 다를테지요.
덕만공주와 미실의 대화는 이런 점에서 덕만이 넘어야 할 산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백성을 위한 정치, 백성의 마음을 어떻게 읽고 희망을 주어야 하는지 정치관을 세우는 것이 지금 덕만공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니까요. 덕만공주가 어떻게 자신의 산을 넘어 미실과는 차별적인 군주관을 세워 가는가를 지켜보는 것도 선덕여왕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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