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미경'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2.02.23 '해를 품은 달' 도루묵 한가인과 화품달, 무엇이 문제인가? (84)
  2. 2012.02.18 '해를 품은 달' 한가인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4)
  3. 2012.02.17 '해를 품은 달' 기억찾은 한가인, 이제부터가 중요한 이유 (27)
  4. 2012.02.04 '해를 품은 달' 한가인(연우)의 기억 돌아오게 할 결정적 단서 (15)
  5. 2012.02.02 '해를 품은 달' 한가인-김수현 커플의 비상사태, 청신호 가능성? (12)
2012.02.23 09:13




지난 주 한가인의 눈물씬으로 연기력 논란을 잠재웠네, 명연기였네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언론들, 그리 칭찬을 해줬으면 보답 차원에서도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는데,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한가인의 연기에 상당히 뻘쭘해졌겠더군요. 기억과 함께 연기력이 일취월장으로 나아질 리는 만무하고, 연우라는 캐릭터라도 좀 돌아왔을까 싶었는데 한마디로 꽝입니다. 도루묵 여사였습니다. 
한가인의 연기에 대한 기대는 둘째치고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전개에다, 내용물 없는 것을 과대포장해서 파는 엿장수에게 상당히 화가 나는군요. 산으로 가는 듯한 해품달, 궁중로맨스에 기대를 걸었던 해품달이 거품달도 모자라, 화만 나는 화품달이 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발연기, 발대사, 발연출, 쓰리콤보의 완벽한 합체
어떻게 회가 거듭될수록 발연기의 향연이 거듭되고 있고, 잘하던 연기자들 마저 감염이 된 듯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 산산히 부숴져가고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믿었던 훤마저 심히 모양빠지는 집착남의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으니, 스토리는 물론 캐릭터들마저 산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드라마에 흐르던 연심, 로맨스 다 물말아 잡수시고 연우와 양명, 설은 앵무새처럼 대사만 외우고 있는 국어책 연기는 적응중이었는데도, 대사가 길어지니 또 적응이 안되더군요. 이젠 사극톤 흉내도 포기를 했는지 대놓고 현대극을 찍고 있더군요. 발연기, 발대사, 발연출 쓰리콤보 완벽합체입니다.
연기와 대사는 그렇다 치더라도(큰 변화를 바라지도 않습니다만), 시간에 쫓기고 촉박하면 차라리 쓸데없는 자치기 장면 넣지 말고, 그냥 방구석에 앉혀두고 회상하는 장면이나 넣어서 분량을 맞출 것이지, 뚝 끊겨버리는 감정선은 어디가서 찾아와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기억이 돌아온 연우에게 가장 중요한 다음씬을 이렇게 망가뜨려도 되는 건지, 발연기와 어울리는 발대본, 환상궁합이더라죠.  
셜록훤즈 vs 아가사 크리연우, 엿바꿔 먹은 그리움
기억이 돌아온 연우, 설을 붙들고 앉아 무섭게 취조를 하지요. 모든 것을 실토하는 설, 연우와 설의 대화에서 건질만한 내용은 없고, 허영재가 연우가 살아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연우가 자신이 죽어야 했던 이유가 신병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추리했다는 정도입니다. 셜록훤즈에 이어 아가사 크리연우가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연우는 훤에 대한 그리움, 은혜하는 마음은 엿바꿔 먹어버렸는지... 기억에서 돌아온 후 훤에 대한 감정이 가장 절절하겠더구만, 세자 훤이 되었든,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를 모르겠느냐? 네 정체가 무엇이냐?", 절절하게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이어가던 훤에 대해, 어떻게 그리도 아웃 오브 안중일 수가 있는지 감정분석을 해보고 싶더랍니다. 봉잠 끌어안고 눈물 잠깐 흘리더니 끝!이라니, 이렇게 허망스러울 데가...
이러니 자꾸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선이 끊겨버리는 것입니다. 자치기로 웃고 즐기는 시간에 대사 한마디 없이 눈물 흘리고 앉아있는 연우를 보여줬더래도 나았을 연출이었는데, 뭐 중요하다고 쓰잘데기없는 자치기씬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있었는지 말이죠. 훤의 질투와 훤과 양명의 대립을 위한 씬이었다고는 하더라도, 아버지 무덤에서 울다 들어온 연우가 금세 방긋방긋 웃으며 자치기를 하고 있으니, 이 아이의 정신상태가 이리도 다중멀티인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기억상실의 여파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듯;;
애틋한 윤보경, "기다릴 것입니다. 언제까지고 전하가 찾는 곳에 있을 것입니다"
연우보다는 차라리 중전 윤보경의 대사가 마음에 와닿더군요. 함께 산책을 하자는 말에 입이 귀에 걸리는 중전 윤보경이었지요. 그러나 은월각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연우를 그리는 훤, 전하를 불러보지만 연우생각에 빠져있는 훤에게 들리지가 않지요. 몇번을 불러서야 훤이 중전을 향해 고개를 돌려줍니다.
"신첩, 기다릴 것입니다. 전하께서 신첩을 봐주실 때까지, 언제까지고 기다릴 것입니다. 그 아이를 잊으시라 재촉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왕은 해라 하고 달은 왕비라 한다지요. 해와 달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듯이 전하께서 언제라도 절 보시고자 하시면, 신첩 그곳이 어디든 그곳에 있을 것입니다". 중전 윤보경의 마음이 어찌나 짠해지던지요.
언제까지 기다리다가는 망부석이 될 것이야! 혜각도사와 장녹영의 예언을 알지 못했더라면, 중전 윤보경을 응원해 주고 싶더라는... 한 마음으로 첫연정을 지키고 있는 중전의 마음이 가엾어서 말이지요. 중전 윤보경은 그저 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이리도 애를 쓰고 있건만, 정작 연우는 전하를 그리워하고는 있는 겐지... 이러니 로맨스의 실종이 우려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와 달의 이야기에 훤은 세자빈 연우가 또 떠오르지요. 봉잠을 주며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뿐이다"라고, 고백했던 그날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훤, '연우가 살아있었더라면, 지금 눈앞에는 연우가 해를 품은 달 봉잠을 하고 있었을텐데...'. 한가인의 당의입은 모습, 옷이 날개라더니 참 예쁘더군요. 
가슴을 울리는 양미경의 명품연기 vs '우리는 연기연습중' 한가인과 윤승아
혜민서에서 약재를 받아오라는 말에 옳거니 외출기회를 얻은 연우, 설을 데리고 아버지의 무덤을 찾지요. 자기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연우,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불러보지요. 털썩 아버지 묘 앞에 쓰러져서라서도 울지, 우두커니 서서 우는 연우, 도대체 이런 발연출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옆에 선 윤승아는 눈물연기도 뭣도 아닌 보릿자루, 한가인의 감정선까지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버리더군요. 차라리 한가인 단독으로 잡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싶더군요. 뒤에 정경부인 신씨와 허염을 보고, 숨어서 입 틀어막고 우는 연우와 설의 '우리는 연기중!'의 연출 또한, 참으로 민망했고 말이죠.
그런데 정경부인 신씨가 충격사실을 털어놓았지요. 허영재가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결을 했다는 말이었습니다. 민화공주 눈 왕방울만하게 커지며 눈물 줄줄 흘리고, 민화공주 죄책감에 어떻게 두다리를 펴고 잘 수 있을런지, 시아버지가 자결을 했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가위눌리게 생겼습니다.
잠깐의 눈물장면으로도 오열하지 않아도 눈물연기와 대사처리가 어떻게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를 보여준 양미경의 명품연기, 이번회 최고로 감동적인 장면이었네요. 그냥 허영재의 무덤에서 주르륵 미끄러져 저자에서 본 연우와 닮은 아이를 보고 가슴 철렁했던 이야기를 하는데도 눈물이 솓구치게 하더군요. 역시 연기내공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가 봅니다.
질투에 눈먼 훤과 양명군의 오지랖, 형제애 금가는 대립
한편 아버지의 묘에 다녀 온 연우, 잊지 않고 혜민서를 다녀오긴 했나 보더군요. 손에 약재를 들고 서활인서로 돌아오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는 연우, 무슨 정신으로 걸었을까 싶은 상황이지요. 그런데 가뜩이나 연우의 상황이 복잡한데, 정신사나운 양명군이 등장해서 완전 짜증이더랍니다. 도대체 이 드라마는 뭔가 감정 좀 잡으려나 싶으면, 혹은 뭔가 실마리를 찾았나 싶으면, 어김없이 찬물 촤악 끼얹어 버리는 캐릭터나 상황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이죠.
여튼 그 와중에도 감출 수 없는 놀라운 연우의 운동신경, 날아온 메뚜기를 정확하게 한손으로 턱 잡아주는 야무진(?) 연우입니다. '절대로 질 수 없어' 이 앙다문 야무진 한가인, 그 모습이 귀엽기는 했지만, 양명과 헤죽헤죽 웃는 모습은 방금전 오열했던 연우 맞나 싶을 정도의 분위기 반전이었네요.  
왜 이런 뜬금없는 연출로 연우의 감정선을 뚝뚝 잘라버리는지, 엿장수 가위놀림이 심히 불만스럽더군요. 정경부인 신씨 8년만에 갑자기 아버지는 자결했다는 뜬금포 날려주신데 이어, 귀신처럼 활인서를 찾아 온 훤, 누가 형제 아니랄까봐 너무 닮은 두형제의 스토커 기질이더라죠. 연우의 시선을 막기 위해 벼락포옹을 하는 양명군, 훤에게 강력 레이져 발사입니다.
말없이 돌아서는 훤, 그냥 돌아간 줄 알았더니 '해우석'에 대한 기억으로 월에게서 연우의 기억을 찾으려고 하는 결정적인 순간에 뿅하고 나타나, 방해를 하더군요. 해품달만의 법칙 하나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서 방해하기입니다. 연우에게도 뭔가 나올 것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설이가 나타난다든지, 양명군이 개구리처럼 튀어나오거나, 아무튼 해품달의 못된 연출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그것으로 하나같이 바보들처럼 언제 그런 의문이 들었냐 싶게 잊어버린다는 것, 양명군은 좀 다를 거라 생각은 되지만 말입니다. 해우석이라는 말은 양명군이 연우에게 가르쳐 주었던 것이니 말이지요. 궁궐로 돌아가지 않은 훤, 양명을 쫓아가 담판까지 짓더군요. "전하, 종친의 명예 따위 언제든 버릴 각오가 되어있다는 말 잊으셨습니까?"vs "형님, 가까이 가지말라는 어명을 거역하시려는 것입니까?".
"윤보경, 오랜만이야. 나를 알아 보겠느냐? 나 허연우야"
두 형제 월을 놓고 서로 눈독들이지 말라고 레이저 빔 발사해 가며 싸움질 하는 시간, 연우는 교태전으로 불려가 중전 윤보경과 마주하면서, 질질 늘어진 엿가락에서 그나마 찰기 하나는 겨우 건졌지요. 연우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중전 윤보경, 중전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한가인의 표정, "안녕, 나 허연우야. 오랜만이야 윤보경!"이 읽혀져서 좀 무섭더군요. 과연 연우는 어떤 말로 중전의 의심을 잠재우고 나올지, 정면돌파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일테고, "소인은 은월각의 혼령을 받은 몸입니다"라며, 연우에게 빙의된 모습으로 중전을 까무라치게 하지는 않을까 재미있는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확인은 16회에서~~
화를 품은 달, 연우가 찾아야 하는 것은 기억이 아니라 훤에 대한 그리움
15회를 보며 솔직히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듯한 한가인보다는 연출진과 작가에게 불만이 큽니다. 기억상실증으로 맹한 연우를 만들어서 그동안 연우와 교감했던 감정들을 잘라버리기 급급했던 제작진, 기억회복으로 똑똑한 연우를 만들기는 했지만, 시청자가 원하는 똑똑함은 이런 똑똑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나 봅니다.
연우의 맹함은 왜 훤이 자신을 보며 애틋한 연심을 품는가에 대해 반응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지요. 그것이 월이 되었든 연우가 되었든, 무감각한 연우의 뚱한 모습에 질렸던 것인데, 기억이 돌아오고서는 훤과의 감정선을 잇는 것은 달나라로 보내버리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의혹만 파헤쳐 대고 있으니, 셜록훤즈에 이어 아가사 크리연우까지 꼭 만들어야 하는 건가요? 그런 내용은 단 몇줄의 대사로도 충분할 터, 그 보다는 훤과 연우에게서 흐르던 애틋한 그리움을 연결해야 할텐데 뭔가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궁중로맨스란 말이에요!
현재의 훤과 연우를 연결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기억들 뿐인데, 이 두 사람의 추억만들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꼴랑 인형극관람이 전부였지요. 게다가 단지 훤의 질투만을 보여주기 위해, 극의 흐름까지 끊어가면서 연우와 양명군의 귀여운 모습을 끼워넣은 것은 심히 거슬리기까지 합니다.
연우에게 감염되었는지 훤도 이상해져 버렸지요. 훤은 비록 월의 정체를 알지는 못하고 있으나, 월에게서 느껴지는 연우에 대한 감정의 연장선으로 월에 대한 연심을 가져야 하는데, 갑자기 연우 따로, 월 따로가 되어 버렸지요. 이런 바람둥이같은 녀석이라는 말이 나오기 일보직전이더랍니다.
특히 연우의 기억회복은 심각하게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훤에 대한 감정을 기억하는 것이 연우가 똑똑해지는 것이었는데, 추리를 잘하고 똑부러진 말을 하는 것만이 똑똑한 연우로 돌아온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궁중로맨스가 아니라 궁중수사극의 느낌이 나는 것은 저뿐인가 싶네요. 연우의 훤에 대한 감정을 이어가는 것이 왜 이리 더디는지 화가 나려고 하네요. 화를 품은 화품달이라고 하고 싶은 정도에요. 연우에게 필요한 것은 똑똑한 수사관의 모습이 아니라, 훤과의 애틋했던 감정을 기억하는 것이었단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84
2012.02.18 08:40




이제 7부능선쯤 넘은 듯싶습니다. 연우의 기억이 돌아왔으니 제자리를 찾아 가는 것으로 나머지 마무리를 해야 겠지만, 연기자 한가인에게도 드라마 캐릭터 연우에게도 가장 힘든 코스가 남았습니다. 산을 오를 때도 대개가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에서 숨도 가쁘고, 몸도 힘들어지듯이 말이지요. 
한가인은 돌아온 기억과 함께 보여준 호평받은 연기의 흐름을 이어가길 바라는 기대치에 부응해야 할 것이고, 연우는 과거보다 더 혹독할 수 있을 시련을 이겨내야 하는 일이 남았지요. 장녹영의 예언을 통해 연우에게는 과거 죽음보다 더 힘들 시련이 닥쳐오고 있음이 암시되었으니 말이지요.
연우를 향해 오는 위기 중 가장 큰 위험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알아내는 일 듯한데요, 아직 윤대형은 연우를 저자에서 마주친 무녀, 액받이 무녀로 들어온 장녹영의 신딸정도로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연우에 대한 찜찜함을 버리지 못하고 있지요. 연우가 과거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그 허연우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은 시간문제, 아마도 훤과 비슷한 시기에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가올 시련, 능동적이고 강한 연우를 기대하는 이유
연우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대왕대비 윤씨, 대비, 중전 윤보경, 그리고 윤대형입니다. 대왕대비 윤씨가 연우를 마주할 기회가 한 번 있었지만, 긴장된 순간에 도무녀 장씨가 가로막아 위기의 순간을 넘기기도 했지요. 훤과 양명, 그리고 상선 형선도 연우의 얼굴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의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연우를 닮은 무녀 월로 알고 있을 뿐이지요.
의금부에서 고문을 받던 연우의 당당한 눈빛과 마주한 윤대형은 그냥 넘어갈 리는 없을 듯합니다. 예동시절 궁궐의 온실수에 대해 한나라 공강의 고사를 인용해 성조대왕을 흡족하게 했던 모습을 기억해 낼 것은 시간문제, 당시 함께 있던 윤보경은 학문의 깊이가 깊지 않다며, 쪽팔림을 당했던 일이 있었으니 좋지않은 기억은 오래가는 법이니 말입니다.
혼령받이 무녀로 은월각에 들여 보냈으나 살아있었던 연우, 예정대로 서활인서로 다시 내쫓길 듯한데 연우가 어떻게 궁으로 들어오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왕친을 미혹했다는 이유로 음탕할 음(淫)자를 새겨 죄인된 몸으로 내쫓겼으니, 훤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궁으로 불러들이기는 힘들 일이지요. 보쌈이라도 해야 할 듯싶은데, 그 계기가 윤대형이 연우의 정체를 눈치챔과 동시에 진행되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측을 해봅니다. 물론 이때는 훤도 월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된 후의 일이겠고요. 괴짜 수사관 홍규태가 열심히 연우의 의문사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고, 훤이 연우를 흑주술로 죽였으리라는 눈치도 챈 상황이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흑주술이라면, 죽은 듯 보이는 주술 또한 있음을, 통밥으로도 알아채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가인의 오열과 함께 기억을 잃어버린 연우가 돌아왔는데요, 한가인이 그동안 연우에 대한 끊어진 감정선을 잘 연결시켜 줄 지에 대한 기대감 증폭과 함께, 연우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나올지 또한 궁금한 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련하고 애틋한 연우의 이미지를 한가인이 굳이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그보다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연우로 재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인데요, 한가인의 감정연기에 대한 불안감때문도 있지만, 연우라는 캐릭터가 단지 애틋한 그리움의 대상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에요. 기억상실증으로 얼빵한 연우에 질리다 보니, 이제는 수동적인 연우보다는 능동적이고, 지혜를 겸비한 연우가 되었으면 싶네요.
연우의 운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은 혜각도사와 장녹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혜각도사보다는 장녹영의 캐릭터가 제게는 마음에 더 와닿습니다. 혜각도사의 경우는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운명론적인 주장을 펼치는 일이 많이 하지만, 신을 모시는 장녹영은 무녀임에도, 인간의 의지가 하늘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믿음 또한 견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툭 까놓고 훤과 연우가 맺어져야 하는 것이 하늘이 정한 뜻이라면, 인간이 어그러놓은 잘못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일 겁니다. 하늘의 뜻을 어긴 사람들에게 싸그리 벼락을 내려버리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운명을 어찌 사람의 힘으로 막겠는가?"라는 혜각도사의 말에서 작은 바늘 하나도 들어가지 못할 듯한 철저한 운명론을 엿보게 한다면, 장녹영은 하늘의 뜻과 함께 인간의 의지 또한 항상 덧붙였던 인물입니다. 연우를 무덤에서 꺼낸 후 배를 타고 떠나면서도 연우를 보며 이런 방백을 했었지요. "국모의 자리를 되찾든 무녀로 살아가든 이제 저 아이의 몫이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전했던 말도 같은 맥락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장녹영이 연우에게 절을 올리고는 이렇게 말을 했지요. "아가씨께서는 또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그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어떠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시든 한가지만 명심해 주십시오. 아가씨는 누구보다 강한 분이십니다. 아가씨의 지혜가 옳은 선택으로 이끌 것입니다. 아가씨의 강한 의지가 이겨내게 할 것입니다. 허니 아가씨 자신만 믿고 따르십시오". 
장녹영이 옥사에서 연우에게 당부했던 말은 연우가 기억을 찾은 후의 대사에서도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거듭날 지를 보여 주었지요.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관상감 나대길에게는 은월각에게서 들리는 여인의 흐느낌이 멈출 것이며, 그 혼령을 받아냈다는 무녀의 말로 들렸을 터이지만, 연우에게는 다른 의미였습니다. 자신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함축된 말이었으니 말이죠. 수동적이었던 과거 월과는 다른, 능동적이고 의지가 강한 연우로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가인(연우)의 돌아온 기억, 왜 은월각이었을까? 은월각의 비밀
그런데 왜 연우의 기억이 돌아온 곳이 하필 은월각이었을까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올 것이라는 복선으로 여겨졌던 봉잠, 그리고 악몽들을 제쳐두고 말입니다. 봉잠이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게 할 열쇠였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작가에게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는데, 여러가지들을 종합해보니 그 의미가 감탄스럽더군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여인의 울음소리의 정체는 장녹영이나 혜각도사의 주술일 수도 있고, 죽어서도 뱃속의 아기씨만큼은 지켜주겠다고 했던 아리의 혼령일 수도 있지만, 그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닌 듯하고요, 중요한 것은 혼령받이라는 무속적인 장치를 통해 은월각에서 연우의 기억을 찾게 한 것은, 은월각에 작가가 숨겨둔 비밀과도 관계가 있었습니다.

은월각은 연우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궁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기거하던 곳입니다. 연우에게는 행복과 아픔이 공존하는 곳이었고, 훤에게도 그러합니다.
그런데 은월각에는 특별한 것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악몽을 꾸고 일어난 훤이 운과 함께 바람을 쐬러 나간 곳이 은월각이었는데, 그때 훤이 운에게 은월각에 대해 물었지요. 운이 "숨을 은(隱) 달 월(月), 숨은 달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답하자, "비슷하지만 완전히 맞추지는 못하였다"며 훤이 말을 이었지요. 
"아바마마가 연못위에 비친 달이 너무 아름다워 영원히 간직하고 싶으셨다 한다. 달이 뜨지 않는 밤에도 언제든 꺼내 보고 싶으셨다고 하셨지. 해서 이곳을 은월각이라 이름 하셨다. '연못 위에 비친 달을 몰래 숨겨두었다가, 달이 뜨지 않은 밤에 가만히 연못 위로 꺼내어 놓는다'. 그것이 정확한 은월각의 뜻이다. 나 또한 오래전 이곳에 달 하나를 숨겨놓았다. 그리워지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도록 말이지. 보거라, 해와 달이 한 하늘에 담길 수는 없어도, 이 연못에서 만큼은 함께 있지 않느냐?".
연우의 죽음과 함께 은월각은 폐쇄되었고, 조선의 달이 숨어버렸듯 연우의 기억도 봉인되어 버렸지요. 연우가 무녀 월로 궁에 들어오지 은월각에서는 괴이한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은월각 앞에 선 연우에게는 어렴풋 봉인된 기억들이 풀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연우는 훤의 아픈 기억이라고 신기로만 생각해 버렸지만 말이죠.

은월각에 감금된 연우, 이는 은월각의 주인이 돌아온 것과 같은 의미였습니다. 두 사람에게 은월각은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연우와 훤의 추억과 기억이 있는 곳이면서, 훤이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숨겨둔 장소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혜각도사가 했던 말이 기억나는데요. 강한 그리움만큼 강한 주술은 없다는 말입니다. 
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은월각에 숨겨둔 훤, 그 그리움은 강한 주술이 되어 오래 잠들어 있던 연우를 깨어나게 합니다. 같은 하늘에 해와 달이 떴던 그 시각에 말이지요. 해를 품은 달인지, 달을 품은 해인지, 해와 달이 만나는 그 순간, 봉인된 연우의 기억이 풀렸지요. 은월각에 숨겨둔 달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해와 달이 함께 들어있는 연못이라는 은월각의 숨은 뜻을 보여주듯이 말입니다. 연우의 기억을 회복한 곳이 은월각이었던 이유는, 단순히 연우가 머물렀던 행복과 아픔의 장소 이상의 의미가 숨어있었던 것이에요.
사방천지가 암흑일지라도 그 안에 달이 차면 그 밝음을 가릴 수 없듯이, 훤이 월에게서 연우를 본 것은 그저 닮아서가 아니었어요. 아픈 연우를 보러 왔던 세자 훤이 말했지요. "나를 알아 보겠느냐? 상관없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니...", 비록 기억을 잃어버린 무녀였지만, 연우를 알아 본 훤, "내가 알아보면 그 뿐이다"고 했던 그 말이, 이제와서 생각하니 그냥 했던 말이 아니었어요. 햇빛과 달빛과 별빛이 다르듯이, 은월각의 주인 달빛을 알아 본 훤이었으니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1 Comment 4
2012.02.17 09:10




연우가 드디어 기억을 찾았네요. 너무 길게 끌어서 분노폭발 일보직전이었는데, 맥아리없는 연우와는 끝났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족쇄에 갇혀 연우라는 캐릭터도, 연기력도 갈팡질팡 혼란스럽기만 했던 한가인에게는 중대한 전환점이 된 듯한데요, 이제부터 한가인의 연기가 더 중요해 졌습니다.
한가인 개인적으로는 연기력에 대한 비판을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오기도 했고, 시청자에게는 실종된 연우캐릭터와 연우에 대한 아련한 감정선을 이어줘야 한다는 책임까지 막중해졌으니 말이죠. 그동안은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때문에 띨빵한 연우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는 감수해 왔지만, 기억을 찾은 후에도 같은 모습이라면, 그야말로 한가인은 발연기의 오명을 벗지는 못할 것이기에 말입니다.

마음에 없는 훤의 거짓말, "내게서 멀어져도 좋다"

양명군의 증언으로 무고의 혐의는 벗었지만, 종친을 현혹하려 했다는 죄명으로 도성밖 서활인서로 축출당하는 연우, 가슴에는 음탕할 음(淫)자를 새겨달아야 하는 치욕스런 삶을 살아야 합니다. 혜각도사가 날린 살은 큰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물론 어그러져 버린 것들이 제자리를 찾기 위한 시련의 과정이기는 하지만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훤은 자존심을 굽혀야 했고, 연우는 '음'자를 새기고 축출당해야 했으며, 양명군은 자택구금이라는 대외적인 징벌을 받게 되었지요. 정국의 기선을 잡은 대왕대비 윤씨와 외척, 모두를 살리기 위해 훤이 내어준 것은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의문은 살을 날린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심밖이더라는 것. 감히 왕에게 살을 날렸는데 조사가 흐지부지되더라죠.

지밀나인들과 내관들도 물리치고, 운만 데리고 의금부 옥사를 찾은 훤, 연우와의 작별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하나를 묻고 하나를 답하기 위해 왔다. 혼란을 잠재울 때까지,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될 때까지, 내게서 멀어지지 말라했던 것을 기억하느냐? 그 답을 찾았다. 과인은 너를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너를 통해 그 아이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허니 이제 내게서 멀어져도 좋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원망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습니다"라고, 짤막한 대답으로 훤을 더 아프게 하는 월(연우)이었지요. 차라리 궁를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억울하다는 말이라도 했더라면, 그리 가슴이 찢어지지는 않았을텐데, 연우는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도, 감히 전하를 마음에 품었다는 고백도 들려주지 않습니다.
의금부 옥사를 나와, 휘청이는 몸을 운에게 의지하고 눈물을 한웅큼 쏟아내는 훤이었지요. "내게 따뜻한 말을 해줬던 아이에게, 나는 한마디 다정한 말조차 못했다. 이토록 큰 상처를 주었는데, 이것도 지킨 것이라 할 수 있겠느냐. 꺼이꺼이".
우는 훤을 부축하는 운, 묵묵히 훤을 지켜주는 운이 요즘들어 점점 눈에 들어오더군요. 머리를 묶더니 대사도 근사해지기 시작했고요. 서활인서가 아닌 어디론가 월이 끌려갔다는 말에 칼을 들고 나가려는 양명을 막은 운, 양명과의 한 판 검술 또한 멋졌지요. 물론 신의 검술은 아니었지만, 양명에게 전하는 벗의 충고가 운답게 그 운치 또한 그윽스럽더군요. "분노로 잡은 검은 위험합니다. 연심으로 잡은 칼은 더 위험합니다", 분노인지 연심인지 양명의 혼란스런 칼을 받아 준 운, 양명은 정말 운도 지지리도 없고, 되는 일도 없더라죠.
여자도 빼앗겨, 검으로도 쪽팔려, 분노의 명분도 없어...자칫하면 찌질남 대열에 오르게 생겼습니다. 훤이 그토록 지켜주고자 하는데도, 가택연금을 훤의 어명이라 오해하고, 훤탓으로 돌리고 있으니 말이죠. 또한 연우에게 몇번을 채이고도 그 연심을 내려놓지 못하니, 자칫하면 진짜 집착남되겠어요. 왕의 그릇이 다르다는 말을 성조대왕이 했었는데, 왕의 재목이긴 하나, 역시 2%부족한 그릇인가 봅니다. 연심때문에 반역하면, 진짜 찌질남에 집착남 낙인입니다. 권력에 대한 야망이라면 그 배포라도 인정을 하고 싶지만 말이죠.

시청자 울린 한가인 오열,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서활인서로 축축되는 연우는 서활인서가 아닌 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지요. 관상감과 대왕대비 윤씨의 계략때문이었지요. 혼령받이라는 비책을 쓰자는 관상감의 말에 연우를 제물로 삼으라는 대왕대비 윤씨였지요. 대왕대비와 중전 윤보경, 심기가 약한 사람들에게 오는 불안증이라지만, 역시 죄지은 놈은 두 다리를 뻗고 자기 힘든가 봅니다. 윤보경의 거울에 비치는 여린 연우(김유정), 자꾸 반복되니 전설의 고향이 되고 있어서 음산스럽더군요. 김유정을 전설의 고향 분위기 귀신으로 등장시키다니, 제작진 살짝 미워지기 까지...
거울에 나타나는 연우의 모습에 기겁한 중전 윤보경이 경대를 깨버리고, 손을 베이는 사고를 입기도 했지요. "전하의 연심만 아프십니까? 신첩의 연심은 하찮으십니까? 신첩에게는 전하가 첫연심이었습니다. 상처를 입은 연심이 얼마나 아픈지 잘 아시는 전하께서, 어찌도 이리 잔인하십니까? 동냥받는 걸인도 신첩보다 비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흑흑", 윤보경이 우는데 정말 짠하더라고요.
우는 중전을 안아주는 훤, 마음이 동하지 않은 중전에게 마음을 줄 수 없는 훤도 아프고, 연심을 받아주지도 마음을 내어주지도 않은 훤바라기만 하는 중전도 아프고, 양명도, 그리고 제 명을 살지 못하고 가버린 연우도 아픈 사람들입니다.  
천기의 흐름이 바꼈음을 알게 된 장녹영, 옥사를 찾아 연우에게 절을 올리며, 연우가 자신의 정체를 곧 알게 되리라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지요. 또한 앞으로 시련이 닥칠 것임을 예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세자빈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궁궐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조선의 진짜 달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암시하면서, 기억을 찾은 연우에게 '고생끝 행복시작'이 되지 않을 것임이 예고되기도 했지요.
"아가씨는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지, 그 답을 알고 있는 분은 아가씨뿐입니다". 장녹영의 방백은 그녀에게 닥쳐올 시련 또한 암시하는 것이었기에 섬뜩하기도 합니다. '결코 소인을 용서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장녹영도 모르게 은밀히 대왕대비의 사주를 받은 관상감 나대길에 의해 연우는 은월각에 감금되고 말았는데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혼령을 받아내라는 것이었지요. 혼령을 잘못 받으면 미치거나, 죽음에 이른다는 부작용 사례에도, 눈도 깜짝않고 연우를 혼령받이 제물로 쓰라는 대왕대비 윤씨였습니다.
연우와 대왕대비 윤씨는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기에 두 번씩이나 연우를 죽이려 했는지, 아무튼 대왕대비 윤씨 패악만 쌓여가니, 곱게 명을 다할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대왕대비 윤씨와 중전 윤보경에게만 들리는 여인의 흐느낌 소리, 정말 심약한 불안감때문에 들리는 환청인지 괴이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지요. 

은월각에서 들리는 괴이한 울음소리를 잠재울 혼령받이로 다시 궁으로 들어간 연우는 세자빈때 입었던 옷옆에 쓰러져 잠이 들고, 어린 자신의 혼령을 만나는 꿈을 꾸고는 폭풍처럼 휘몰아 쳐오는 과거의 기억들과 맞닥뜨리지요.
어릴 적 모습의 연우가 희미하게 웃어주자 잠에서 깨어나는 연우, 폭풍우처럼 기억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누구의 기억, 신기도 아닌, 연우 자신의 기억들이라는 것에 경악하는 연우였지요. 아버지 어머니, 신모 장녹영, 그리고 세자저하.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느냐?" 자신이 훤이 그리워하는, 많이 아주 많이 좋아했노라는 고백을 받을 세자빈 연우였음을 알게 되는 연우, 기가 막히고 믿기 힘든 사실에 말도 나오지 않는 연우였지요. 가슴에 얹혀지는 슬픔과 아픔에 눈물만이 흐를 뿐입니다. 얼마나 충격이었을까요? 죽었는데 살아있다는 것이 혼란스러울 연우, 8년이라는 긴 시간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알지못하고 살아왔음에 연우는 오열하고 맙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르며 오열하는 한가인, 과거의 회상씬들을 적절하게 편집해서, 과거 연우와 교감하고 있는 시청자와의 감정선이 연결되면서, 시청자도 함께 울었습니다. 어머니라고 울었으면 좋았을텐데, 어린 연우도 한번도 그렇게 부르지 않았는데, "엄마"라는 말이 감정선을 해치기는 했지만 말이죠. 왜 이 절절한 대목에서 엄마라는 단어를 썼는지 잘 이어진 감정선에 초를 치더라는;;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연우의 모든 혼란을 정리시킨 마지막 대사가 길게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차오르기 시작한 달, 장녹영이 설에게 그랬지요. "아무리 사방이 꽉막힌 암흑천지라 해도, 그 안에 달이 차면 그 밝음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스스로 차올라 빛을 발할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긴 암흑 속에 숨었던 달이 제 빛을 내기 시작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억찾은 한가인 이제부터가 중요한 이유, 연우가 될 수 있을까?
연우가 기억을 찾은 것은 스토리 전개에서도, 한가인 개인으로서도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그동안 시청자들이 연우라는 캐릭터에 상실감과 허탈감을 느꼈던 이유는 연우와의 아련한 교감때문이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 지켜주지 못한 아이, 세자에 대한 사랑만을 가슴에 품고 눈물 한줄기로 생을 마감한 어린 소녀, 그 소녀를 8년이 흘러서도 가슴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보슬비에 촉촉히 눈시울이 적셔지는 훤의 그리움을, 시청자는 같은 감정으로 교감을 해왔었지요.
그런데 기억상실증에 걸린 성인 연우에게서 그 아련함과 애틋한 그리움이 박살나는 순간, 허탈감에 화까지 나버렸지요. 이는 한가인의 뚱한 감정연기와 대사처리, 읽어내기 힘든 표정연기가 크게 한 몫했고요. 또한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으로 연우에 대한 감정까지도 끊어져 버리는 것이 시청자는 못마땅했지요.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한가인의 폭풍오열(?)은 좋은 전환점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가인의 오열씬으로 시청자가 눈물을 쏟기는 했지만, 발연기를 극복한 명연기까지는 아니었고, 한가인이기에 가능한 연기도 아니었습니다. 연우와 연결되었던 감정들이 처음으로 연결되었기에, 시청자가 함께 공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컸지요. 물론 연기가 나빴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제는 한가인에게는 극복해야 할 표정연기, 감정연기, 감정을 담아내는 대사처리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한가인이 이 감정선을 어떻게 연결시키는가가 앞으로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14회를 보면서 한가인의 장면이 상당히 짧았고 대사가 많지 않았는데, 오히려 드라마 몰입은 더 좋았습니다. 주변인물들의 장면이 더 많았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한가인보다는 주변인물들을 통해서, 연우와의 교감이 더 매끄럽게 연결되기도 했고요.
저만 느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우라는 캐릭터는 한가인이 아닌 주변인물들에게서 오히려 살고 있었죠. 장녹영이 아리의 무덤을 찾은 장면이나, 옥사를 찾아와 아리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장면, 그리고 절을 올리는 장면, 대왕대비의 음모, 훤이 연우 의문사의 핵심(흑주술)을 찾는 장면, 아역 김유정과 여진구의 적절한 회상씬 등에서 연우와의 감정선을 더 크게 잇게 했습니다.
이는 한가인을 보면 아직 연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크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리뷰를 쓰면서도 좀처럼 캐릭터의 이름과 배우의 이름을 스토리 요약에서 같이 언급을 하지 않는 편인데, 해품달은 연우보다는 한가인이 먼저 튀어 나옵니다. 아직 제게는 한가인이 연우로 다가오지 않아서 인듯 합니다.

한가인이 연우가 되느냐,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뽀샤시 눈 동그란 한가인이 될 것이냐는, 기억을 찾은 연우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렸겠지요. 한가인이 연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본격적으로 등장한 7회부터 지금까지 한가인이 보여준 실망스런 연기를 비추어 보면, 연우라는 인물을 끌어낼 지 불안한 것이 사실입니다. 한가인이 정말 연우라는 캐릭터에 흠씬 빠져들어 캐릭터를 분석하고 감정을 이어주지 않으면, 연우캐릭터는 실패할 것이라는 거죠. 그래서 다음주부터 기억이 돌아온 한가인의 연기가 더 중요한 것이고요. 
한 두장면의 연기를 보고 연기력논란을 극복했다고 단정짓는 것이 섣부른 판단이 되게 하는 것이, 7회부터 14회까지 지켜 본 한가인 연기였습니다. 좋은 점만을 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지만, 한가인은 같은 회에서도 연기가 줄기차게 널뛰기를 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다행히 기억을 찾아 진짜 연우가 되었으니, 이제는 한가인이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줘서 시청자와 교감하는 진짜 연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기억을 찾은 한가인의 무표정 연기는, 시청자가 기대하는 연우라는 인물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같은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가인의 무표정에는 백지에서 시작하겠다는 듯 새로운 연우, 한가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말이죠. 도루묵되지 않기를 정말 바라고 또 바라네요.  

울다가 빵터져 버린 한가인의 두목포스
달과 해가 만나는 순간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고, 훤 역시 구식례가 행해지던 근정전에서 세자빈의 죽음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찾게 되지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 타살의 흔적도 없다, 체온이 남아있는 시신 등의 단서에서 훤은 흑주술을 떠올렸지요. 성수청의 국무를 들이라는 명을 내렸으니, 훤도 연우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연우가 이 연우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말이지요.
한편 은월각에 감금했던 연우의 생사를 확인하러 온 관상감 나대길과 병사가 기절초풍하고 넘어가는 일이 생겼으니, 혼령받이 무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이었죠. 왠만해서는 살아남기 힘든 일이라 죽었으리라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고개를 들어 "그 소녀는 이제 다시는 울지 않을 것입니다", 섬뜩한 말까지 했으니 놀라 자빠질 일이었고 말이지요.

그런데 관상감과는 다르게 시청자 또한 그야말로 놀라 자빠질 뻔했는데, 은월각의 방문을 열자 눈에 들어온 한가인의 모습때문이었네요. 피떡칠이 되게 맞은 다리가 신통방통 자연치료가 번개처럼 빠른 신비의 몸 연우. 게다가 양반다리 묵중하게 하고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한가인의 두목님 포스는 어쩔겨? 옆에 칼 하나 두었더라면, 구월산에서 산채 하나는 운영할 법한 두목감이더군요. 옷까지 누비로 된 두툼한 누더기 옷을 걸쳐입고 있으니 딱 어울리더라는...
해서 연출팀의 자린고비 정신에 한 마디 보태려고요. 월을 은월각에 들인 것은 누구였지요? 대왕대비와 관상감이었죠. 소임은? 혼령받이 무녀역할. 액받이무녀가 되어 훤의 침소에 들일때 연우는 목욕재계하고 옷까지 깔끔한 소복을 입혀들였는데, 혼령받이 무녀를 옥사에서 나온 차림으로 은월각에 그대로 들였다는 것이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무리 제물로 쓰였다 할지라도, 일종의 무속적인 의식은 둘째치더라도 정갈함을 갖춰서 들였어야지 싶더군요.
방문을 열었을 때 나름대로는 깜짝쇼로 연출진이 시청자를 놀래키고 싶었겠지만, 두목포스 넘치는 모습에 허걱 하고 웃게(?) 만들었으니, 시청자와 함께 울었던 연우가 또다시 연기처럼 사라질까 말까 고민하게 만들더이다. 물론 한가인의 대사처리는 좋았고, 표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진한 감동으로 울린 상선 형선, "전하,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이번 14회에서 좋았던 장면은 연우의 오열씬과 함께 이 사람을 꼽고 싶습니다. 상선형선(정은표)의 눈사람대사였습니다. 의금부 옥사에 갇힌 연우가 서활인서로 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형선, 어린 세자시절부터 훤을 그림자처럼 지키고 있었기에, 누구보다 훤의 아픔을 이해하는 인물이지요.
궁에서 쫓겨나는 연우에 대한 훤의 마음을 어찌 상선 형선이 헤아리지 못하겠어요. 먼발치에서라도 연우의 떠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할 훤, 그 마음을 헤아려 준 이가 상선 형선이었지요. "전하, 소인이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습니다. 허나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봄이 오면 눈은 녹아 없어질 것입니다. 허니 사람 발에 밟히지 않은 희고 깨끗한 눈으로만 모아, 마지막으로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사옵니다".
눈사람을 만들어 올리겠다며 모른척 할테니, 훤에게 잠행을 나가서 보고 오라는 상선의 깊은 속마음은 정말 감동이었답니다. 봄이 오면 눈도 녹아버릴 것이라며, 월(연우)을 보는 것이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것을 에둘러 돌려 말하는 상선, 아픔도 세월이 약이 될 것이라고 위로하는 마음까지 담았지요. 잠행을 허락하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고요. 연우를 의금부에서 추포했다는 말에, 당장이라도 윤대형을 베어버릴 기세로 나가려던 훤을 눈물로 막아서기도 했던 형선, 훤의 무녀에 대한 연심을, 왕이 아닌 한 남자의 연심으로 보듬어 준 참 따뜻한 사람, 그 마음씀씀이가 눈처럼 희고 고운, 귀요미 상선형선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27
2012.02.04 10:46




김수현의 눈물연기와 풍부한 감정연기가 시청자를 울게 했던 해를 품은 달 10회 하이라이트는, 훤이 연우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 장면이었지요. 월의 정체가 드러나려는 긴장감 팽배해 있던 순간, 시청자를 더 놀라게 했던 것은 양명군이었죠. 월을 불러오라는 훤의 명령에 침소를 향하던 연우를 낚아 채서 "나를 알아보겠느냐?"며, 깜짝등장한 양명군때문에 간이 콩알만 해졌네요. 예고편없는 해품달 미워욤!.
드라마의 흐름상 개인적으로는 무녀 월이 연우라는 것이 밝혀지는 것이 너무 빠른 전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월과 연우의 서체가 같다는 것에 경악하는 훤때문에, 월의 정체를 드디어 훤이 알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상상의 나래를 펴다보니, 뭔가 부자연스러운 드라마의 흐름이 예상되더군요. 연우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이 먼저여야, 액받이 무녀의 신분으로 정체를 감추고 훤을 바라만 봐야 하는 연우의 애틋한 감정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연우의 정체 누가누가 알았나?
잔실이가 양명군에게 월의 정체에 대해 발설을 했는지 까지는 모르지만, 양명군은 월의 정체를 알면서도, 액받이 무녀인 연우의 정체를 공개하는 것이 연우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감추고, 혼자 가슴앓이를 더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양명의 해바라기는 드라마 내내 시청자를 가슴아프게 할 것같네요.  
월의 정체를 눈치 챈 운 역시 마찬가지의 심정으로 연우를 보호하려 들것으로 생각되더군요. 염의 방에서 연우가 만들어 준 책깔피를 보고, 월의 서체와 같다는 것을 운 역시 알았고, 염의 집을 엿보고 있던 설과 검을 겨루는 과정에서 여인이었다는 것도 알아버렸지요. 성수청에서 월과 함께 지내는 설을 본다면, 운은 연우의 정체를 확신하게 될 듯하고요. 하지만 과묵한 운검답게 입은 굳게 닫을 듯싶더군요.
문제는 훤이 먼저 월의 정체를 아느냐, 연우가 기억을 먼저 찾느냐인데, 물론 동시에 이뤄진다면야 못다한 사랑을 이제부터 쭉~이러고 끝내버리면 되겠지만, 10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드라마에 벌써부터 엔딩모드가 나올리는 없겠죠. 또한 아직은 그럴 형편이 못되지요. 기세등등한 외척세력과 중전 윤보경의 존재, 그리고 이빠진 호랑이라고는 하나 대왕대비 윤씨가 자신들의 죄를 토설할 리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훤과 연우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는 문제이기에, 연우의 정체를 드러내는 일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입니다. 훤이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고 있다고는 하나, 조정에는 믿을 만한 훤의 사람도 많지 않기에, 더더구나 조심해야 하는 일이죠. 훤에게 강한 세력이 될 수는 있지만, 의빈이라는 이유로 정치활동이 금지당하고 반연금상태에 있는 염이 당장 사림을 규합해서 나설 수도 없는 문제이고 말이지요.
지금은 훤의 의심단계, 즉 세자빈 연우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가지는 것으로 드라마가 진행될 듯한데요, 그렇다고 연우를 언제까지 기억상실증으로 가둬둘 수는 없는 일, 이쯤해서 연우의 봉인된 기억이 풀어져야 한다고 예상됩니다.
그리고 그 단서들이 던져졌는데요, 연우의 기억을 회복시키는 결정적 단서가 연우의 마지막 편지와 연우의 꿈, 즉 나례연에서 세자가 처용탈을 벗기 직전의 꿈입니다.

연우, 훤과 양명의 기억에서 자신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우가 훤과 양명군의 기억을 읽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만, 실은 연우의 기억들이었죠. 물론 신기가 있었다면야 다른 이의 과거를 읽기도 했겠지만, 연우는 신기와는 거리가 먼 단순한 기억상실증에 걸린 처자일 뿐입니다. 연우의 회상씬을 보고 왜 자신의 얼굴을 기억못하느냐고 의문을 가진 분도 있겠지만,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연우는 자기가 봤던 울부짖는 세자와, 함께 떠날 수 있겠느냐고 물었던 양명군의 얼굴을 기억했던 것이지, 그 장면을 통째로 기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사방이 거울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았었다면야 가능도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왜 연우가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고도 기억을 못하느냐고 반문할 수는 없는 일이죠.
연우와 함께 있는 장면은 시청자를 위한 회상씬이지 연우는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 정상입니다. 무슨 초능력이 있어서 유체이탈로 궁에서 쫓겨나는 자신과 훤의 모습을 동시에 봤다가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며,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겠습니까? 당연히 회상씬에서의 소녀를 연우는 볼 수 없죠. 그러니 자신 얼굴을 기억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훤과 양명의 기억은 그 소녀가 되어 훤과 양명을 봤던 것이 아니고, 그저 기억속에 있던 두 사람의 모습만을 떠올렸기에, 그들이 상대하고 있는 소녀가 자신이라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태인 것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연우의 꿈
반면 연우의 꿈은 온전히 연우만을 위한 기억입니다. 꿈을 대신 꿔줄 수는 없는 것이잖아요. 꿈 속의 소녀는 연우 자신이었고, 연우는 악몽을 꾸죠. 무서운 탈바가지가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고, 탈바가지를 벗으려는 순간에 꿈에서 깨버려, 번번히 얼굴을 보지 못했지요.
그리고 곧 연우가 그 꿈의 다음장면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 암시가 되었는데요, 처용탈을 벗은 세자의 얼굴을 보게 되리는 것입니다. 물론 세자를 보고 있는 이는 연우 자신이었고요. 연우꿈이니까요. 그리고 모르긴해도 뒷장면에서 이어졌던 이름이 무엇이냐?라는 기억까지 꿈에 나타날 수도 있겠죠. "허연우라 합니다. 보슬비라는 뜻도 되겠구나" 어쩌고 했던 장면으로 말이지요. 잠에서 깨어난 연우, 눈이 왕방울만큼 커지겠죠. 허연우, 연우, 훤이 그토록 그리워 하고 슬픔으로 간직하고 있는 연우라는 여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말이죠. 
어디까지나 다음회가 나오기 전에 상상해보는 것이지만, 연우가 꿈 완결편을 꾸게 되는 것이 훤이 보여준 편지를 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더군요. 훤의 침소에서 연우는 자신이 쓴 편지 세 통과 마주하게 되겠지요. 제가 예상하는 장면은 일단 '소스라치게 놀란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자신이 죽던 날의 기억과 마주한다', 그리고 '바르르 떨면서 기절한다'입니다. 기절해서 잠에 빠져든 연우는 땀범벅이 되면서 그 날밤 나례연 꿈을 꿀 것이고, 탈을 벗고 해맑게 웃어주는 세자의 살인미소와 마주하지 않을까요? "잊으라 하였느냐? 잊으려 했으나 내 너를 잊지 못하였다", 지금들어도 가슴벌렁거리는 짜릿한 대사를 날렸던 세자의 얼굴과 말이지요.

연우의 기억을 돌아오게 할 결정적인 단서, 세자 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
기절을 하지 않더라도 연우가 기억을 찾을 것이라는 중요한 단서는 편지에서도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훤의 오열에 함께 울다가 놓친 부분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퍼뜩 떠오르더군요. 결정적 단서가 바로 연우가 세자저하에게 쓴 마지막 편지에 있었다는 생각에 미치더군요. 아버지가 연우에게 잠드는 약을 먹인 것은 연우와 장녹영, 그리고 시청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이었죠.
그런데 그 비밀을 연우가 세자에게 누설을 했다는 점입니다. 바로 편지에 쓰여진 이 대목입니다. "아버지께서 곧 약을 가져오실 것입니다. 허면 영영 세자저하를 뵙지 못하겠지요". 연우는 아버지가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탕약을 다리는 것을 알았고, 아파 누워있는 동안에 장녹영이 아버지와 한 얘기도 어렴풋이 들었고, 심지어 게슴츠레 눈을 떠서 장녹영의 얼굴을 보기도 했었지요. 아버지가 곧 약을 가져오실 것인데, 그 약을 먹으면 자신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연우는 실수(?)로 세자에게 남기는 편지에 쓰고 말았던 게지요.
같은 서체의 편지를 보고 연우 역시 같은 필체를 보고 놀라기는 하겠지만, 연우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을 보일 편지는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편지일 거라 생각됩니다. 연우가 봉인된 자신의 기억과 싸우고 있다는 것은 연우의 악몽, 그리고 훤과 양명군을 마주할 때 스치는 장면들입니다.
신기로 다른 사람의 기억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는 연우지만, 이상한 점은 그들의 기억을 마주하는 사람(소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총명한 연우라면 그 소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남자들에게만 관심을 가지죠.ㅎㅎ 물론 무녀로서 다른 사람의 과거를 읽는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이지만요.
훤의 산책길에 동행했던 연우는 은월각에서 연우라는 이름을 부르며 우는 훤의 세자시절 모습을 기억했지요. 어린 연우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세자의 오열씬을 회상시켜준 장면이었고, 연우의 얼굴을 뿌옇게 처리한 것은 연우 자신은 자기의 얼굴을 보지 못한다는 상징적인 기법입니다. 우리가 꿈을 꿀 때 분명 그 자리에 있지만, 내 얼굴은 보지 못하듯이 말이죠. 
연우는 은월각에서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지는 않았지요. 우는 세자 훤의 모습만을 기억했을 뿐입니다. "혹 이곳에 전하의 추억과 슬픔을 묻으셨습니까? 이곳에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이 전하이십니까?"라고 물었지요. 비록 화면에는 연우의 얼굴도 나왔지만, 연우(월)는 소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죠. 그것은 자신이 그날 본 세자에 대한 기억이 돌아왔기 때문이었던 거죠. 물론 신기라고 생각했을 뿐, 자신의 기억임을 알지 못하는 연우였지만 말이지요.
연우는 자신과 관계된 인물들과 마주할 때 봉인된 기억들이 하나씩 풀리고 있는 중인데, 특히 슬픈 인연들과 마주할 때 봉인이 풀리고 있는 중입니다. 장녹영과 설이의 경우는 연우의 슬픔속 인물들이 아니어서 인지, 아웃 오브 안중이지만 말이죠.

편지는 특히 연우에게는 마지막으로 전하는 세자에 대한 마음이자, 생을 정리하는 순간에 쓴 것이었기에, 연우에게는 잊혀질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연우의 꽃편지에서는 한 소녀의 수줍고 설레이는 마음을 읽을 것이나, 필체가 흐트러진 눈물범벅의 마지막 편지에서는 무엇을 읽을까요? 연우 자신과 연우를 안고 우는 아버지일 듯합니다. 사랑하는 딸아이에게 죽는 약을 먹이는 아버지, 그것을 알면서도 약을 마시고는 아버지의 품에서 잠든 소녀, 연우가 아무리 기억을 상실했다고는 하나, 설마 아버지의 얼굴까지 잊었을 리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밤에 연우가 자면서 어머니를 부르는 장면도 있었는데, 어머니 신씨의 꿈에 나타난 연우를 교차로 보여주기도 했었지요. 이는 어머니의 얼굴을 연우도 기억한다는 말과도 같은 장면이었죠. 저자에서 쓰개치마로 연우의 얼굴을 가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보게 하지 못한 것도, 연우의 기억에서 어머니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았음을 말하는 장면이기도 했고요. 고개 숙인 연우는 신씨의 얼굴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의도적인 연출을 했으니 말이죠.

기억이 돌아왔으나 월로 살아가려는 연우, 왜?
연우가 죽기전에 자신이 쓴 편지를 보고 기억이 돌아올 가능성이 큽니다(물론 제 생각이고 상상입니다만). 그리고 그동안 훤과 양명군과 마주하고 있었던 인물이 연우 자신이었고, 훤의 추억과 왕의 기억에 자리한 연우라는 소녀가 자신이었음을 알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겠지요.
그런데 기억이 돌아온 연우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기는 연우가 아니라고 부정을 할 것이라 생각이 되는데요, 물론 "제가 연우에요. 전하 그리웠습니다, 전하 전하 전하"라며, 닭똥같은 굵은 눈물 뚝뚝 흘리며 회포를 풀수도 있겠지만, 영민한 연우라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에요. 바로 '아버지가 가지고 올 약'이라고, 자신이 남긴 글귀때문에 말이지요.
연우는 지금 아버지가 죽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딸을 죽였다(죽이려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아버지와 집안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구나 마성의 선비, 조선의 동량이 되어야 할 앞길이 창창한 염 오라버니의 인생도 끝났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고요.
비록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는 약을 먹였으나, 신병이 들었다는 도무녀 장녹영의 말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을 연우는 어린 나이에도 알고 있었지요. 그렇게 속깊고 배려심이 많은 연우였으니, 아버지와 오라버니를 위해서도 자신이 그 연우라고 밝힐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럼 연우가 계속 무녀 월인 채로 살아야 하느냐? 그건 안될 말이지요. 조선의 달인데 말이지요. 푸는 것은 태양 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훤 역시 연우의 서찰에서 아버지가 약을 가져오면 죽게 된다는 연우의 말에 의문을 가질 것은 훤의 성격상 자명한 일이죠. 학식과 인품, 덕망이 높았던 대제학 허영재가 세자빈으로 간택되었던 딸아이를 아프다고 죽였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의문점이겠지요.
월이 자신은 그 연우가 아니라고 강하게 발뺌을 해서 월과 연우가 동일인물이라는 희망은 버린다 할지라도, 훤의 성격상 세자빈의 의문사를 그냥 넘어갈 리는 없겠죠. 죽어가면서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자신에게 남긴 말이 강녕을 비는 것이었는데, 가엾은 연우를 위해서라도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지 않을까 싶네요. 
연우 또한 훤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이 연우라는 것을 실수로 흘릴 가능성들이 많죠. 기억에서 돌아온 연우가 무녀 월 행세를 완벽하게 할 수만은 없을테니 말입니다. 기억이 돌아왔지만 감출 수 밖에 없는 연우, 그 복잡한 심경을 한가인이 연기로 쨍하고 빛을 발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고요. 완소드라마 해품달, 연우가 언제 기억이 돌아올까를 생각해 보다 이런 예측을 해 봤는데요, 제 상상이 마음에 드셨는지요. 재미있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2 Comment 15
2012.02.02 10:31




해를 품은 달 9회는 큰 스토리의 진전은 없어서 조금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속된 말로 표현하면 잠만 자빠져 자고, 무슨 꿈들에 그리도 등장인물이 똑같은지, 동시개봉 상영된 김유정 주연, '연우를 품은 꿈'편이었습니다. 연우 한가인이 서서히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회상씬과 아역 김유정이 꿈에 등장하는 모습으로 스토리의 절반을 채웠다는 느낌이랄까요? 한가인의 분량을 김유정이 땜빵하는 듯한 느낌까지 전해졌으니, 한가인의 굴욕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죠.
대사도 확 줄어 들었지만, 그나마 대사는 훤의 회상장면으로 반복 재생시킴으로써 한가인을 배려하는 연출도 보였고 말이죠. 한가인이 눈에 힘을 빼니 훨씬 표정연기가 나아졌고, 동그랗게 뜬 눈을 잡지 않으니, 호러물찍는 한가인이 아니어서 보기가 한결 편해졌습니다. 한가인이 본인의 연기를 지적하는 비판에 피드백하는 모습은 굿!

한가인(연우)-김수현(훤) 커플, 최고의 문제는 사라진 설레임
한가인의 무표정, 감정없는 국어책 대사처리로 인한 극의 몰입방해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구책이기는 하겠지만, 한가인과의 불협화음은 김수현에게서 까지 느껴지고 있어서, 지금 상태로라면 이 커플 비상상태입니다. 김수현은 감정오버, 한가인은 초울트라 감정 슬림화를 하다 보니, 시청자에게 설렘이나 연민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연기력을 떠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런데 이번회 한가인의 표정 하나를 보면서 한가인과 김수현 커플에 청신호가 될 수도 있을 가능성도 보이더군요. 내심 이런 연우라면 깊은 감정연기가 부족한 한가인이 공략점으로 찾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장면은 내용정리하면서 뒤에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떠오르기 시작한 달, 꿈에 나타난 연우
감히 옥체에 손을 댄 연우에게 내려진 형벌은 가혹하기만 합니다. 인두로 이마에 '자(刺)'자를 새겨 변방으로 쫓겨나야 했으니 말이죠. 밀실에 가둬진 연우, 폐쇄공포증으로 두려움에 떨며 신모님을 찾지만, 아무도 연우를 구해주지 못했지요. 
언제 고신을 당했는지, 바닥에서 쓰러져 잠만 자는 듯했던 연우의 볼에 상처 하나가 생기고는 아침이 밝았습니다. 물론 그날밤 연우, 정확히 어린 연우 김유정은 중전 윤보경과, 어머니 정경부인 신씨의 꿈에 동시출연하느라 바쁜 일과를 보냈고, 민화공주의 말대로 여러 사람을 뒤숭숭하게 만들었지요. 훤, 양명군, 어머니, 중전 윤보경, 오라버니 허염, 설이까지 말이지요.
"누구냐, 네 정체가 무엇이냐", 심장을 멎게 한 훤의 한마디에 다음 장면은 얼마나 애틋함이 교차할까 싶었는데, 액받이 무녀라는 말에 허탈한 훤, 감히 사람도 아닌 부적 주제에 왕의 몸에 손을 댔느냐 호통만 칠 뿐입니다. 분노였지요. 연우가 아니라는 실망감, 한 눈에 미혹되어 밤잠을 설치게 했던 무녀 월이, 한낱 인간부적이 되어 침소를 지켰다는 것에 대한 허탈감같은 감정에, 훤은 격한 감정을 누르지 못합니다.
연우를 닮은 여인 월에게 미혹되지 않으려는 훤은 단호하리만치 무섭게 연우를 내쳐버리고 말았지요. 정무의 고단함과 심간의 고통을 덜어 드리고자 옥체에 손을 댔다는 연우의 해명에 잠시 훤은 흔들리기도 합니다. 심간의 고통을 읽었다는 연우, "잠결에 부르는 여인의 이름에 전하의 고통과 닿아있는 듯하여, 위로하고픈 마음에 감히 옥체를 범하는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연우라는 이름을 들었으면서도 모른체 할 리 없었으리라 생각하는 훤, 연우의 망령을 떨쳐내기 위해, 눈을 질끈감고 연우를 궁밖으로 내치라 명하지요.
"전하, 전하, 전하...", 절절하게 전하를 부르는 연우....여야 했으나, 한가인의 발연기가 기어이 사고를 저지르네요. 그 전 씬은 그나마 좋아지고 있구나 다행이다 싶었는데, 전하를 부르는 소리가 우째 그리도 사무적인지, 살려달라는 애원도, 훤과의 운명적 애틋함도 없는 한가인의 '전하'는, 그저 어이하면 좋을꼬 소리만 절로 나오게 합니다. 마치 전화통화 중에 상대방이 전화를 뚝 끊어버렸을 때 나오는 소리, "여보세요, 여보세요?" 어감이었다고 할까?
그나마 이번회 눈에 힘을 주지 않은 얌전한 모습이라, 당돌하게 보였던 연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큰 수확입니다.

불에 달궈진 인두를 연우의 이마에 대기 일촉즉발의 상황, 어디선가 들려오는 짱가의 다급한 목소리, 헐레벌떡 땀벅이된 상선 형선의 "멈추시오", 휴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 사이도 없이 형선의 입에서 어명이 전해졌지요. "미혹되었다 하였느냐, 하여 떨치라 하였느냐? 미혹되었다, 허나 떨칠 수가 없었다", 월에게 한 눈에 뿅 반한 훤이 결국 연우를 구했습니다.

양명의 새로운 연정, 마음을 비우면 너는 나를 바라봐 주겠느냐? 
한편 양명의 머릿속도 복잡해 미칠 지경입니다. 연우를 닮은 무녀의 행적을 쫓아다니는 양명, 순간 떠오르는 괴한들의 말, "교수님이 무녀를 잡은 모양일세", 교수라.... 그런 직함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관상감, 빙고! 관상감 나대길을 족쳐 무녀의 행방을 알아내려 하지만, 사술을 행한 무녀를 적발해서 변방으로 내쳐버렸다는 말밖에 듣지 못하고 나오지요. 
훤을 만나고 싶은 양명, 독기 풀풀 풍기는 대왕대비 윤씨와 맞닥뜨리고 말지요. 역시나 대왕대비의 입에서 고운 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파리떼가 꼬이는 이유가 더러운 냄새를 풍기니까 그러하지 않느냐?, 한마디로 네 놈이 왕좌를 넘보는 야욕이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었죠. 대왕대비 입이 하도 걸어서 오히려 그 입에 파리떼가 꼬이겠더구만 말이죠.
양명군, 권력도 부귀영화에 대한 욕심도 다 내려두고 단 한사람, 연우만을 원할 뿐인데 연우를 닮은 무녀의 행방도 알지 못해 가뜩이나 열받아 있던 터라, 그만 대왕대비를 들이받아 버리지요.
"할마마마의 총기가 수렴청정할 때만 못하여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제 집에 파리떼가 꼬이는 것은 금상께 보위를 넘겨줄 후사가 없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금상의 보위가 무탈하려면 할마마마께서 100세를 누려야 할텐데, 할마마마보다는 소손이 이승에 더 오래남을 듯하니 사시는 동안 근심이 크시겠습니다. 할마마마의 만수무강을 위해 가끔 입궐하여 재롱을 떨어 드리겠습니다". 간략하게 말하면, "후사없는 훤의 왕좌를 나라고 꿈을 못꾸겠습니까(물론 협박용), 여튼 할마마마 염장질하기 위해 궁에 자주 들락거리겠다" 이런 말이었지요. 띠융, 한 방 크게 얻어 맞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대왕대비 윤씨, 처마밑이라 망정이지 뜨락이었으면, 펄펄 내리는 눈이 입에 소복히 쌓이겠더구만요. 암튼 양명군의 시원한 한 방에 속이 후련하더이다.
인두형의 위기를 모면한 연우, 도무녀 장녹영에게 외출허가를 받아 종이를 사러 나가지요. 반성문을 쓰기 위해서 였지요. 종이를 고르던 연우, 괴한들을 피해 달아나던 자신을 구해 준 스님과의 약속이 생각나, 포물전으로 가보지요. 스님이 무슨 붙박이라고 거기 있을 턱이 있겠느냐마는, 수려한 차림새로 연우 앞에 나타나는 양명군입니다.
양명군에게 그날 감사했다는 인사도 깎듯하게 하는 연우, 궁으로 들어가더니 '우리 연우가 달라졌어요' 입니다. 임시도무녀 권씨 아줌마에게 뺨맞고, 밀실에 가둬지고, 인두에 지져질 뻔했던 연우, 고분고분한 말투와 다소곳한 몸가짐은 과거 패기만 넘쳤던 연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으니 말이죠. 눈에 힘은 뺏으나, 여전히 사내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당당한 눈이 조금 걸리기는 했습니다만....
양명의 과거를 읽는 연우, 정확히는 자신의 기억 일부였지만, 무녀라는 직업의식인지, 자신의 기억을 신기라고 착각하는 연우입니다. "이제 그만 마음에 품은 그 분을 놓아 주십시오. 새로운 인연을 위해 마음 한 자리를 비워 두십시오. 더 이상 애써 웃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위장하며 살아가는 건, 참으로 아픈 일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 말 또한 양명의 마음을 흔들게 될 듯하니, 연우는 본의 아니게 양명의 연심을 두 번 죽이게 생겼네요. 마음에 품은 분 내려놓고, 새 인연을 위해 마음 한자리를 비우라는 연우의 충고(?)대로, 과거 연우를 내려놓고 월이라 이름을 밝히는 연우에게 다시 연정을 품을 듯해서 말이지요. 어째 니들은 이리 꼬이기만 하느냐?

한가인의 부족한 내면연기, 밝은 연우 캐릭터로 변화를 꾀하는 것은 어떨까

그건 그렇고, 지금 해를 품은 달의 큰 문제는 아역들에게서 이어져 오던 애틋한 감정선의 실종입니다. 특히 한가인과 김수현, 즉 연우와 훤에게서 설렘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가장 큰 문제지요. 현재 한가인의 연우는 어중이 떠중이같은 캐릭터입니다. 과거를 잊은 무녀라는 신비감도 없고, 과거 연우의 가슴시리게 하는 애틋함을 느끼게도 못하고 있지요. 기억상실증으로 커버하기는 너무 작위적이라 와닿지도 않고 말이죠.
그런데 한가인의 밝게 웃는 미소를 보니,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한가인은 무거운 분위기의 표정연기가 애석하게도 잘 안나오는 배우입니다. 감정선을 조절하는 능력부족이기도 하지만, 한가인의 오똑 또랑한 이목구비의 이미지때문이기도 하고요. 
위에서 비상걸린 한가인과 김수현 커플의 블협화음에 대해 잠깐 언급을 했었는데요, 그것을 메꿀 수 있을 한가인의 좋은 표정연기를 바로 이 장면에서 발견했답니다.
양명군에게 미소를 건네는 한가인의 표정이 밝고 투명해서 참 좋았거든요. 정일우와 한가인 커플의 비주얼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네요. 케미도 이 커플이 더 좋지만, 양명을 응원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ㅠㅠ. 양명군 쏘리.

다행히 훤은 연우를 다시 침소에 들이라는 명을 내렸고, 연우에게 미혹된 마음을 운에게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지요. 차라리 잘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둘이 깨가 쏟아지도록 달달한 연애를 시키는 것이 오히려 극의 분위기도 업시키고 나을 듯 합니다. 한가인을 많이 웃게 해서, 연우를 밝은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 한가인에게 덜 부담일 듯도 하고요. 그렇다고 어리광 연기로 귀여운 척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지난 번 설이에게 입 쭉 내밀고 한 '이힝' 어리광은 한마디로 깼어요. 
물론 연우가 기억을 회복하고 있는 중이라, 자신이 훤과 양명군의 기억 속에 있는 그 어여쁜 처자라는 것을 알면, 그리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는(당할뻔) 것을 알았을 때는, 연우의 감정혼란으로 인한 복잡한 내면연기를 해야 겠지만, 적어도 훤과 있을 때만큼은 사랑스런 월(연우), 사서오경을 통달한 영특한 월의 이미지를 밝게 그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지금의 한가인에게 애틋하고 아련한 내면연기란 아쉽게도 너무 어렵사와요;; 

무녀에게 밀리는 중전, 교태전에 드리워진 먹구름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 연우를 기다리고 있던 훤, 고개를 들라는 어명이 내려지는 긴장감 팽배해 있는 순간에 중전이 훤의 침소 방문을 드르륵 열고 기막힌 장면을 보고 말았으니, 앞으로 연우에게 닥칠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닐 듯합니다. 무녀를 질투하는 윤보경, 이판사판 눈에 뵈는 것이 없을 듯하니 말이죠.
아주 오래전에 연우에게 보경이 된통 당한 적이 있었지요. 주머니를 훔쳤다고 누명을 씌워 설이를 집으로 끌고가 피떡이 되도록 때리게 했던 일이 있었죠."사람에게 귀천은 없어도 인격에는 귀천이 있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가르쳤건만, 윤보경은 아직 인격의 귀천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한듯 하니 말입니다. 연우의 무녀라는 신분때문에 또 얼마나 위세당당하게 중전의 콧대를 세울지 안봐도 비디오겠죠.
연우가 어려서 좋은 가르침으로 인성교육을 시키고자 했으나, 교육효과가 없었던 윤보경, 중전이 무녀에게 밀리다니 자존심 제대로 상처입게 생겼습니다. 아버지가 연우를 세자빈에서 끌어 내리려고 음모를 꾸민 것을 알았으면서도 양심을 저버렸던 윤보경, 심지어 연우를 죽이려 한 것을 알면서도 윤보경은 중전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아버지를 말리지 못했지요. 윤보경은 연우의 가르침을 망각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듯합니다. 댓가란 영원한 독.수.공.방.

***언급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섭섭한 장면
아침 수라에 또 전골을 올린 소주방 나인들을 대하는 훤의 태도가 하루아침에 달라졌지요. 변덕이 죽 끓는 듯하는 훤, 일명"그러하옵니다" 꾀꼬리 합창단이라고도 불리는 팬클럽 나인들에게, 기어이 간 밤의 불편한 심기를 토하고 말지요.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 하는 훤이었죠. "과인더러 전골만 먹다가 죽으란 말이냐!!!
불똥이 소주방 나인들에게만 튄 것은 아니었죠. 능구렁이처럼 대신들을 가지고 노는 훤의 피,피,피 피의 경고에 대신들은 아침회의에서 나와 끝내 경기를 일으켰다는 후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ViewOn)은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다음아이디가 있으신 분은 '구독'을 누르시면 제 글을 편하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모든 사진은 인용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측에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 블로그를 한RSS에 추가하고 싶으시다면 클릭▶▶▶▶



Trackback 0 Comment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