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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5 '대물' 강태산과 조배호의 파워게임에 탁구공된 서혜림 (13)
2010.11.25 12:21




북한의 연평도 무차별 공격에 우리 해병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 그리고 민간인 두 명이 희생을 당했습니다. 시커먼 연기에 휩싸인 연평도와 대피중인 주민들, 유가족들의 통분 앞에 뉴스를 볼때마다 한숨과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번 연평도 포격을 보며 드라마 대물 1,2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서혜림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명분과 감정적 떨림을 전해주었던, 지금까지 방송된 대물 방송분중 가장 좋았던 내용이기도 했지만, 비슷한 현실 앞에 다시금 분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포격이 시작되고 13분 후에야 대응사격을 할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 국군 최고통치자 대통령은 급작스러운 사태앞에서는 가장 큰 고뇌를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모든 책임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달려있기에, 명령체계는 물론 후폭풍까지 감내해야 하는 무거운 자리지요. 이번 연평도 포격에 늑장대응을 했다는 지적과 함께 13분이 걸렸던 이유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통령의 확전방지 발언까지 가세해 공방전이 시끄럽습니다. 그저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은 그런 추궁을 할 때가 아니라 대응책 마련에 합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말이죠.
현실과 희망의 괴리, 그래서 더 슬프다
돗자리 깔아도 될 정도로 비슷한 상황이 대물 1회에 나왔었습니다. 미 순방길에 오른 서혜림 대통령에게 중국영해에서 우리 승조원 20명이 탄 잠수함이 좌초되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서혜림은 즉각 구조대를 급파하라는 지시를 하죠. 그러나 전시작전권을 가진 미국은 구조원 파견을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구조대가 들어가면 국경침법으로 전쟁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지요. 이에 맞서 서혜림은 강경하게 구조원 파견을 하겠다고 물러서지 않았지요. 한미군사동맹이 깨지는 위험을 불사하고 말이죠. 구조원을 파견하기까지는 한미군사동맹 규정상 허가를 받아야 했고, 그 절차에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동안 잠수함은 침몰되고 승조원은 작전수칙상 산화해야 했죠. 1초가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서혜림이 미국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말합니다. "난 대통령직을 걸고 우리 승조원을 지켜야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더이상 국가가 지켜주지 않은 국민이 나와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내가 대통령이 된 이유니까요" 지금까지 대물 대사중 가장 빛났던 대사이기도 합니다.
곧바로 서혜림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중국으로 날아갔지요. 중국측으로서는 외교적 절차를 무시한 서혜림의 결례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죠. 그리고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의전을 무시한 행동을 취합니다. 대한민국 최고통치자가 중국 주석에게 머리를 숙였던 겁니다. "우리 승조원 목숨을 생매장할 상황입니다" 서혜림은 중국주석의 거절에 구조함과 전투기를 출격시키라는 명령을 하고, 대신 볼모로 자신이 중국에 남겠다며, 중국측과의 합의를 이뤄냈지요. 승조원은 무사히 구조되었고 귀국길에 서혜림은 이 문제로 탄핵소추안이 발의되었다는 것을 전해 듣게 됩니다. 서혜림대통령의 영웅심리와 즉흥적 행동으로 대중국 국치외교를 벌였으며,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지켜야 할 대통령 책무를 저버린 채 전시상황까지 몰고갔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렇게 대물은 시작되었습니다. 국민을 지켜주지 않은 대통령은 의미가 없다는 화두를 던지면서, 서혜림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로 대물이라는 드라마 서막을 열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연평도 포격사태를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되더군요. 현실과 드라마가 보여주는 희망의 괴리가 슬펐고, 분노하게 만들었고 말이지요.

좌초되고 있는 대물 서혜림, 탁구공되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슬프고 분노하게 됩니다. 드라마 대물 스토리가 포격당해 주저앉고 있기 때문입니다. 잠수함은 죄초되어 심해 밑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서혜림을 대통령이 될 명분과 자격이 있는지 조차 모호하게 조배호와 강태산의 탁구공으로 그려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 열받네요.
지난 글에서도 누차 써왔지만, 강태산의 서혜림 집착증은 망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서혜림의 무엇을 보고 그토록 복당을 하라며 손을 내미는지, 그 명분과 이유는 개미 앞다리만큼의 설득력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강태산에게 무릎꿇고 보복심리로 서혜림에게 신당참여를 제안하는 조배호가 더 설득력있습니다. 강태산의 독주를 막을 사람이 서혜림밖에 없다는 그의 판단은 노망난 노정치인의 시선같지만 말입니다.
조배호나 강태산이나 도대체 서혜림의 무엇을 보고 그리도 목을 매고 있는 걸까요? 서혜림은 돈도, 조직력도, 그렇다고 전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인기 정치인도 아닙니다. 남해도 도지사가 서혜림이라는 것을 아는 국민들도 많지 않을 정도로,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정치적으로 투쟁경력도 없습니다. 국민을 열광케 한 청문회 스타도 아니고, 정치권 비리를 고발하고 투명정치를 하겠다는 소신발언을 한 적도 없습니다. 조배호의 간척지 개발관련 비리 혐의를 잡고도 몇번 끄적이다, 강태산의 박쥐같은 행동에 욱해서 민우당 탈당을 선언하고 나온 게 다에요. 도지사에 당선된 지금도, 정당한 승부가 아닌 상대편 후보의 사퇴에 어부지리로, 그야말로 손도 안대고 코 풀면서 당선되었고요. 고작 몇십만의 남해도 도민에게 희망도지사로 부각되고 있는 정도입니다.
정치는 연륜과 조직, 돈이라는 메카니즘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극중 서혜림의 나이는 마흔이 채 되지 못한 나이입니다. 정치나이로 치자면 이제 겨우 상투 올린 약관의 나이에 불과하겠지요. 그런데 강태산은 서혜림을 민우당의 당구심적 역할을 할 새로운 리더로 지목합니다. 리더의 자격을 하나도 갖추지 못한 서혜림에게 빨간 반장 완장 하나 채워주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요.  
대선 전에 신당을 창당해서 대권후보로 서혜림을 밀겠다는 조배호의 뜬금없는 제안은 개인적인 보복행위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강태산을 견제하려면 보다 거물급을 밀고 나왔겠죠. 그가 30년 정치인생을 살아온 베테랑이라면 말이죠. 그런데 이제 갓 세상에 나온 하룻강아지를 호랑이와 싸우라고 털을 알록달록 염색해서 호랑이처럼 보이게 하라고 합니다. 서혜림이 대통령이 될 수 있을만한 정치적 능력과 소신, 리더십 등등 계산해야 할 것들은 깡그리 무시한채 말입니다. 서혜림에게 목매는 강태산의 뒷통수를 치겠다는 생각만이 앞선 개인적인 정치보복인 셈입니다.
강태산과 조배호의 싸움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오로지 남해도를 살리겠다는 일념하에, 대권이라는 엄청난 제안마저 OK하고 받아들인 꼴이 되고 말았어요.
물론 서혜림이 조배호의 20만평 기부를 받아들이고, 신당창당에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수락할 외적인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도의회에 상정한 예산절감 계획안은 부결되었고, 산호그룹의 LCD공장 건설 계획은 백지화되었으며, 지방채 발행마저 거부되면서 서혜림 도지사의 숨통을 조여왔지요. 남해도의 재정상태는 모라토리엄(지불유예)을 선언해야 하는 총체적 난국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서혜림의 두손 두발을 꽁꽁 묶어버린 공작은 강태산이 꾸민 짓이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남해도를 살리겠다고 잔다르크가 되어 깃발들고 조배호의 진영으로 간 서혜림, 그 선택의 도덕성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차치하고, 서혜림은 강태산과 조배호의 파워게임에서 탁구공으로 전락하고 있는 듯합니다.
잠수함 좌초로 미국대통령에게 고개 빳빳이 들고 "우리 국민은 내가 지킨다"라고 했던 기개와, 국가가 지켜주지 못하는 국민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된다며, 일국의 국가원수가 중국 주석에게 고개를 숙이던 애민의 서혜림은 어디간 걸까요? 아니 어떻게 만들어 가려고 하는 걸까요? 강태산과 조배호의 파워게임에서 땅집고 헤엄치듯 손쉽게 대통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네요. "대통령 당선이 제일 쉬웠어요"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서혜림에게서 드라마에서라도 볼 수 있는 희망적인 대통령의 모습마저 기대하게 하지 않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드라마 대물에서 20명의 승조원을 구하기 위해 미국에 당당히 소신을 밝히고, 중국주석에게 머리까지 숙이고,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전투기를 출격시키라고 명령했던 서혜림이 고마웠습니다. 그러나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과 민간인이 희생된 상황, 물론 정부나 군당국의 대처가 나름대로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에서 최선의 대응은 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전수칙 지키지 않은 170발에 80발로 맞선 것은 고맙지 않습니다. 그래서 슬픔이 더 큰가 봅니다. 그리고 우라질같은 미친 북한놈들 어떻게 민간인이 거주하는 섬에 포격을 했는지 나쁜 놈들입니다. 천인공노할 놈들....

* 연평도에서 희생당한 해병과 민간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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