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랑'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9.11.03 '선덕여왕' 덕만공주가 호랑이굴로 들어 간 이유 (30)
  2. 2009.11.02 '선덕여왕' 비담에게 남기는 미실의 유언 (55)
  3. 2009.09.29 '선덕여왕' 문노의 유언, 통곡하는 비담 (69)
  4. 2009.09.23 '선덕여왕' 미실에게 무릎꿇은 김유신, 가야를 품다. (41)
  5. 2009.09.22 '선덕여왕' 신라를 울린 칠숙과 유신의 비재 (58)
2009.11.03 11:35




선덕여왕 47회는 소화(서영희)의 죽음으로 눈이 촉촉해졌어요. 천명공주의 죽음이후 덕만공주에게는 가장 큰 슬픔이었겠지요. 소화는 덕만공주에게는 영원히 엄마니까요. 죽음보다 강한 모정으로 덕만공주를 지켜낸 소화 유모의 마지막 가는길 눈물로 정리하고, 47회 덕만공주가 미실을 잡으러 호랑이 굴로 직접 간 이유를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덕만공주가 은신하고 있던 비밀기지는 칠숙랑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불화살이 날아들고 물샐틈 없는 포위에 덕만공주는 위기에 처했지요. 일촉즉발 위기의 상황에서 탈출해야 하는데 소화는 덕만공주로 변장하고 스스로 미끼가 되기를 자청합니다. 지난번 옥새를 숨겨나올때도 진평왕에게 미끼가 되어달라는 지략을 냈던 소화였지요.
칠숙이 복면을 한 홍위대를 선발대로 보내 은밀히 덕만공주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요. 소화와 월야는 이 홍위대의 옷을 입고 현장을 빠져나가는데 이를 눈치챈 칠숙이 뒤를 쫒아갔지요. 복면을 했기에 누구인지 알 수 없었던 칠숙은 덕만공주가 태어난 날부터 타클라마칸 사막에까지 덕만의 뒤를 쫒아왔던 지난 날을 회고 하며, 드디어 길고 길었던 추격의 끝을 냅니다. '미실새주님, 드디어 이 칠숙이 새주의 명을 완수하겠습니다' 라는 비장한 각오로 단칼에 싹~
그런데 함께 도망치던 월야가 "유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칠숙은 허겁지겁 소화의 복면을 벗깁니다. 칠숙의 칼을 맞고 쓰러진 사람은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계림으로 오면서 연정을 품었던 여인, 세상 모든 것을 버리고 조용한 초야에 묻혀 평생을 함께 하자고 했었던 소화였어요. 애타게 "소화, 소화" 이름을 부르지만 소화는 "우린 결국 이길 밖에 없었나 봐요" 라며 안타까운 눈길로 칠숙을 올려다보고는 곡절많았던 세상과 작별을 해버립니다.
털썩, 더이상 칠숙에게 신라는 빛이 없는 암흑의 세계가 되버렸습니다. 수많은 전투와 문노와의 결전, 타클라마칸의 모래폭풍 속에서 용케도 죽음의 고비를 넘겨왔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매번 죽을 기회를 놓친 것같다며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미실에게 말했듯이, 무정한 칼잡이 칠숙이 죽음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려가려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그래서 허망해 보이기도 합니다. 평생을 미실의 그림자만 쫒아다가 처음으로 연모를 느낀 여인 소화는 칠숙의 온기없는 마음에는 따사로운 햇살이었고, 빛이었는데 칠숙의 인생이 덧없어 보입니다. 앗, 두 사람의 기구한 악연을 생각하다 보니 글이 감상적으로 흘렀네요. 덕만공주의 영원한 엄마 소화유모, 당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빌며 그동안 고생많았다는 말도 함께 전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지요. 이번회에 가장 흥미진진했던 장면은 미실과 당나라 사신과의 독대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신라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수나라가 망하고, 당고조 이연이 통치하던 시기에요. 당나라는 주변국들에게 소위 신고식 겸 공물을 요구하기 위해 사신단을 파견했지요. 사신단이 오는 날 덕만공주는 천하에 자신이 건재함을 보여줍니다. 연을 이용해서 삐라를 뿌린 것이지요. 굿 아이디어! 참으로 놀라워요. 비담의 난에 김유신이 연에 불을 붙여 날렸다는 기록이 있는데 미리 멋지게 등장해 주신 방패연이였지요.   
"기개있는 백성은 의로운 분노로 폐하를 구하라" 개양자 덕만공주, 개양자(천명공주)의 아들 춘추라는 이름을 새겨서 말이지요. 백성들과 화랑들, 그리고 귀족들은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폐하를 구하라는 말은 지금 황제가 연금상태 혹은 위기에 빠져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뭔가 구린내가 난다 이거지요. 덕만공주가 노린 것은 바로 민심의 동요와 자신의 건재함을 아군들이게 알리는 것이었어요. 알다시피 알천랑, 용춘공, 서현공은 지금도 머리풀고 피칠갑이 되어 있거든요. 열성각에 진입했던 화랑들도 마찬가지고요.
미실에게는 다시 위기상황입니다. 덕만공주는 미꾸라지 빠져 나가듯이 잡히지 않고 있는데다, 하필이면 당사신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에 폐하를 구하라는 전단이 뿌려졌다고 하니 골치가 아프지요. 미생공이나 세종공도 상황이 이러하니 당나라에서 원하는 것 그냥 다 들어주고 서둘러 보내 버리려고 합니다.
당사신을 마주한 미실은 독대를 청하고 주위를 물립니다. 미실이 비록 정변을 일으킨 수괴라 할지라도 당사신과의 독대장면은 미워하기 힘든 배포를 보여주었어요.
당사신이 "공주를 역적으로 몰아넣은 것은 찬탈이 아니냐"고 묻자 미실은 "당 황제는 양씨(수나라)를 찬탈한 것 아니냐" 며 받아칩니다. 또한 "당의 황제가 국조가 되는 일은 지금부터 대의를 어찌 펼쳐가는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라며 초강수를 두었지요. 이에 흥분한 당나라 사신은 "변방의 오랑캐 계집년이 중화의 도와 천하의 대의를 입에 담느냐" 욕설을 하였지요.
이에 미실은 "니놈은 감히 나와 천하를, 대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나와 대의를 논하고 싶거든 적어도 이세민을 직접 데려오라"며 호통을 칩니다. 미실은 상대를 야금야금 약을 올리면서 결정적으로 사신에게서 악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였지요. 이에 당사신이 덜컥 먹이를 물어버리지요. "당의 군대에 계림이 짓밟혀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바로 이거에요. 미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열성각의 화백회의장에서 유신랑을 비롯한 공주시위부를 무장하고 들어오도록 유인한 작전과 같은 수였지요.
당연히 군대를 먼저 들먹인 당사신에게 이는 선전포고를 한 외교적 언사였다며 올가미를 씌워버리지요. 그리고 외교적 관례에 따라 모가지를 뎅강 베서 당나라로 고이 보내주겠다고 당사신에게 오줌을 질금거리게 해버립니다. 잠시 통쾌하기도 했네요. 그 장면에서는...굴욕외교, 굽신외교에 세 개주고 하나 얻어오는 우리 외교를 돌아보니 미실같은 배포있는 외교정치가 아쉽기만 합니다. 헛,,또 샛길로 빠지려고 하네요.
참, 여기서 중요한 역사적 사실 하나만 짚고 가지요. 미실의 난과 칠숙의 난은 같은 난이 아니라는 거에요. 칠숙의 난이 631년에 일어났는데 지금 상황으로 보아서는 당고조 시대로 이세민(이연 당고조의 둘째 아들)이 당태종에 오르는 626년보다는 앞서거나 그 즈음의 일같아 보이니까요
미실의 간담을 서늘케하는 으름장에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지라 당사신도 여걸이라며 급사과모드로 돌아가 예를 취하였지요. 물론 당사신이 요구했던 황금 일천관도 잊어주세요~ 되었겠지요.

당사신 콧대를 한방에 눌러버리고 득의양양하게 나오는데 어디선가 미실새주를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처음에 방송사고인줄 알았답니다. 녹음을 잘못틀었나 싶어 인터넷에 뉴스거리로 등장하겠다 싶었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실루엣이 고개를 숙이고 있더니 화분을 와장창 깨버립니다. "새주님, 미실새주님"하고 두번이나 불렀는데 못들으시다니, 울컥한 덕만공주가 화분을 깨며, 쩌렁쩌렁 큰소리로 "미실새주"하며 홀홀단신으로 미실 코 앞에 나타나 버렸네요. 
얼굴에 독기를 품고 와도 모자랄 판에 미소까지 짓는데, 미실새주 표정은 반대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요. 이렇게 정공법으로 나타날 줄이야 미실새주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저희도 전혀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유신랑이 위험하다고 만류했던 일이 이거였나 봅니다. 당돌하고 당당하기 그지없는 덕만공주가 무슨 생각으로 호랑이 굴속으로 제발로 들어갔을까요? 잡히면 바로 죽음인데 말이에요.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네요.
자, 그럼 덕만공주는 왜 호랑이 굴에 제발로 '날 잡아잡수세요'라며 들어 갔을까요? 그 꿍꿍이를 파헤쳐 볼까요? 덕만공주가 계산했을 수는 네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만천하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었어요. 더구나 당나라 사신까지 와 있으니 덕만공주에게는 좋은 기회이지요. 덕만공주는 갓난애때부터 길러 준 엄마 소화를 잃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지요. 더이상 도망치지도 숨지도 않겠다고요. 위국령치하에서 고통받을 백성들, 자신을 따랐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 어디서 목숨을 잃을 지도 모르는 동지들(유신, 월야, 비담 등등)더이상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빠뜨릴 수가 없다고요. 그리고 사지를 향했습니다.
덕만공주는 궁에 들어가는 순간 이미 죽음을 예상하고 간 것이었어요. 덕만공주는 미실과 싸우려면 정말로 죽음을 불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거에요. 미실 역시 목숨을 내걸고 싸우고 있듯이요. 숨어서 싸우다 운없이 죽어버리면 그야말로 역모죄를 뒤집어 쓰게 생겼는데, 정장당당하게 재판이나 받고 억울한 심정도 호소하고 싶었겠지요.
둘째, 덕만공주는 요즘말로 스스로 이슈가 되려고 했었다고 생각해요. 덕만공주가 잡히면 국문이 진행될 것은 뻔한 일이지요. 명색이 공주인데 공주가 국문을 받는다는 것은 토픽감이지요. 국문장에서 덕만공주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요? 아무리 미실이 덕만공주의 변론을 덮고 쉬쉬한다고 할지라도 궁궐 담벼락에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는데 안퍼져 나갈 수가 없지요. ~카더라 소문은 바람보다 빨리 퍼지는 법이지요.  

셋째, 덕만공주는 화랑의 명실상부한 주인이에요. 화랑의 주인 공주가 폐하를 구하라는 삐라를 뿌리며 나타났는데 이는 화랑에게 내리는 명령과도 같은 것이지요. 화랑내부에서도 덕만파와 미실파로 갈리겠지만, 신라 최고의 엘리트들이 적어도 상황정리는 하려고 할 거라는 계산을 했겠지요. 미실이 장악하고 있는 화랑이 동요한다는 것은 미실에게는 큰 전력손실이 되겠지요. 진지제를 폐위하는데 앞장섰던 화랑들의 기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것이었어요. 죽음으로 지키려고 했던 것은 대의였고요. 덕만공주는 지금 죽음을 불사하고 그 대의를 알려 화랑을 움직이려 왔다고  할 수 있겠지요. 
넷째, 덕만은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판단을 했을 겁니다. 언니 천명공주를 잃었고, 어머니와 같았던 소화를 잃은 덕만공주는 자신을 내던지며 춘추에게 대업을 잇게 하고자 합니다. 유모 소화의 죽음을 보고 덕만공주는 더 강인해 졌어요. "살아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습니다" 라며 유신랑을 설득하는 모습은 죽기를 각오하겠다는 비장함이 보였지요. 어쩌면 옥이 깨지듯 찬란히 부서져 버리겠다는 미실보다도 더 결연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는 더이상 돌파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지요. 여왕이 되겠다는 덕만공주, 골품제를 깨고 왕이 되겠다는 춘추공 앞에 한없이 작아져야 했던 미실은 힘은 가졌으나 길이 없었지요.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난을 택했지요.
그러나 덕만공주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서 오히려 적을 향해 호랑이 굴속으로 들어가 버렸지요. 덕만공주에게서 누군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예, 바로 진흥대제의 모습입니다.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때 팔을 빼지 않았다고 했지요. 팔을 빼내면 팔이 잘려버릴 것이니까요. 그래서 진흥대제는 팔을 호랑이 입속으로 더 깊숙이 밀어넣고 가지고 있던 소엽도로 호랑이 숨통을 끊어버렸다는 전설같은 무용담...덕만공주가 취한 행동은 바로 진흥대제가 호랑이에게 팔을 물렸을 때와 같은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덕만공주는 어쩌면 미실새주보다 더 필사적으로 싸우려 하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호랑이 입속으로 더울 팔을 집어 넣으면서 미실의 숨통을 끊기 위해서 말이지요. 호랑이 숨통을 끊어줄 소엽도는 이제 곧 나타나겠지요. 미실에게 반기를 들게 될 화랑들, 귀족들 그리고 주진공을 비롯해 서라벌로 진군해 들어오는 군사들이 그 소엽도가 되지 않을까요? 춘추, 유신, 알천, 그리고 비담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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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2 12:52




궁금증을 더하고 있는 빨간 서찰은 미실의 비밀의 지하를 빠져나와 소화의 품안에 불안하게 감춰져 있는데요, 칠칠맞은 소화가 흘릴 것 같은데 왠지 비담이 서찰을 읽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서찰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진흥대제의 밀지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작가의 또 다른 생각이 아니라면 선덕여왕 1회에서 진흥제가 설원랑에게 직접 내린 조칙일 가능성이 크겠지요.
진흥제가 직접 써서 내린 조칙은 "신라의 적인 미실을 척살하고 대의를 세우라"는 내용이었지요. 그 빨간 서첩속의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라면 왜 미실이 마지막 거사를 앞두고 설원공에게 밀지를 가져오라고 했을까요? 그 밀지가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이유는 비담에게 전하고 싶은 미실의 유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원공이 서찰을 가져다 주면서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고 했는지 물었지요.  미실은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했고요. 그리고 미실은 "우리가 하려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비담을 언급합니다. 그 서찰과 비담이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요.
비담과의 청유에서 돌아온 미실은 많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마지막을 불사르기 위한 준비를 하느라 말이지요. 스스로 왕이 되려는 미실은 많은 변수들을 생각했을 겁니다. 특히 실패를 했을 경우의 수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겠지요. 미실이 정변에 실패한다면 다치는 사람이 많지요. 설원공을 비롯해 세종공, 미생공, 그리고 금쪽같은 자식들, 그중에서 마음에 걸리는 인물이 비담입니다. 보종랑이나 하종은 뜻을 품은 큰 그릇은 아니고, 버린 비담은 자신을 너무도 빼다 닮은 아들이지요. 야망도 배포도 그릇도 커 보이니까요.
그런데 비담에게는 어미로서 뭐하나 해준게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요. 무엇보다 비담이 품고 있는 꿈이 미실은 아깝습니다. 여인으로서 꾸지 못했던 왕, 왕이 될 수 없었기에 신라를 위한 꿈도 꿔보지 못했고, 그저 황후가 되겠다는 초라한 꿈속에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는데, 비담은 천년의 이름을 걸고 싶은 대업으로 가는 꿈을 꾸고 있음을 미실은 보았습니다. 그런 아들을 위해 미실은 무언가를 남기려 합니다. 그것이 설원랑에게 가져오라고 한 진흥왕의 조칙, 즉 황제의 명령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럼 빨간 서첩이 미실이 비담에게 남기는 유언이라고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빨간서첩이 등장했던 설원공과의 대화로 다시 돌아가 보도록 하지요. 설원공이 서첩을 건네면서 미실에게 말합니다. "새주, 저는 지금까지 새주께서 하신 모든 것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허나 이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왜 지금 이것을 가져오라 하셨습니까?"
그러자 미실은 애초에 그것을 남긴 것은 설원공을 얻고 설원공의 불안을 달래주기 위해서 였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이제는 미실 자신의 불안을 달래려 한다고요.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실패할 수도 있지 않겠냐며 "예, 비담입니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였지요. 그리고 오늘 밤은 그날 밤처럼 참으로 길다고 하는 장면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납니다.
분석에 들어가기로 하지요. 우선 그 서찰은 무엇일까? 일단 여기서는 '미실을 죽이라'는 진흥제의 조칙이었다는 가정하에 분석을 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실은 그 서찰을 어떤 이유로 가져오라고 했느냐? 입니다. 단지 미실의 요동치는 불안감을 달래는 부적같은 의미의 종이쪼가리 수호품으로 가져오라고 한 것은 아닐테지요.
미실이 그 서찰을 가져오게 한 것은 정변이 실패로 끝날 경우 서찰을 공개하기 위해서 입니다. 설원공이 이해할 수 없다며 놀랐던 이유는 미실이 족히 30년은 넘었을 그 케케묵은 서찰을 공개하려고 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전하려고 하는 미실의 의중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구에게 공개하려고 했을까? 이에 대한 경우의 수는 두가지입니다. 첫째 덕만공주를 비롯한 신라 전체에 공개되는 일, 두번째는 비담에게만 은밀히 전하는 것이지요. 첫째의 방법은 큰 의미는 없어보여요. 30여년전에 미실을 죽이는 것이나 정변의 수괴로 처형당하나 업어치나 메치나지요. 그러므로 진짜 목적은 비담에게 공개하려고 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더 있겠지요.

그럼 왜 미실이 비담에게 그 서찰을 비담에게 남기려고 했을까요? 미실이 비담에게 "진흥제의 명령으로 죽어야 했던 이 기구한 목숨을 네 손으로 끊어다오" 혹은 "30 여년 전에 내가 죽었더라면 비담 너라는 불쌍한 아이를 낳는 일은 없었을텐데 미안하구나. 그러니,너를 버린 비정한 에미이니 네 손에 죽고 싶다" 이런 말이나 전하려고 했을까요? 그것은 아니었겠지요. 만일, "신라의 적 미실을 죽인 댓가로 비담 너는 호국영웅이 되어 훗날 에미가 못이룬 꿈을 이뤄다오"라는 의미였다면 설득력은 있어 보입니다. 이 또한 미실이 비담에게 밀지를 공개하려는 이유일 수도 있겠지요.
미실은 지독한 혈통, 골품이라는 벽에 갇힌 부화되지 못한 알처럼 불쌍한 용이에요. 미실은 비담에게 그 벽을 깨주고 죽음을 맞이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실이 진평왕에게 위국령에 대한 재가를 받으면서 옥새를 찍을 때 진평왕이 했던 말을 기억하실 거에요. 진평왕이 그랬지요. "이제와서 왕을 노리느냐? 진작에 네가 왕이 되었다면 천명도 잃지 않았을 것이고, 덕만도 버리지 않았을 것이다. 미실 너 또한 아들을 버리지 않아도 되었을 거야, 헌데 이제와서 남의 꿈을 빼앗겠다는 게냐?"라고요. 이에 미실은 그 꿈, 여왕이라는 꿈이 가장 탐난다며 편전회의장을 향합니다. 진평왕의 말을 듣고 열 받은 미실은 그 꿈의 자리 옥좌에 앉아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선덕여왕 1회에서 진지왕을 폐위시키던 날 "미안하다 아가야, 이제는 네가 필요없다"며 우는 비담을 바닥에 내려놓고 그녀가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던 곳이 바로 미실이 앉았던 그 옥좌였습니다. 그때 그 옥좌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지만 않았더라도, 그 옥좌에 스스로 앉겠다는 꿈만 꾸었었더라도 늦지 않았을 것을... 미실의 마음은 회한으로 가득차 있었지요. 그리고 조정의 대소신료들을 향해 앙칼진 변론을 합니다. 미실이 편전회의에서 했던 말은 미실이 난을 일으킨 이유이자, 신라에 대한 배신감에 대한 분노였어요. 저는 미실이 했던 말이 자신을 위한 분노의 변론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니놈들은 무엇을 하였느냐? 니놈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고 기득권을 지키는 동안 나는 진흥제, 진지제, 지금의 폐하를 보필하며 신국을 책임져 왔다. 폐하의 유일한 혈손, 고귀한 성골? 그것이 신국을 지켜왔느냐? 아니 이 미실이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신국을 지켜왔다. 오늘 이후로 혈통에 대해 성골에 대해 다시는 말을 하지말라" 

저는 바로 이 말속에 비담에게 서찰을 보여주려고 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실은 비담에게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온 마음과 온 몸을 다해 지켜온 신라, 그러나 진흥제는 자신의 야망을 한 눈에 보고 죽이려 했고, 평생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혈통이라는 골품제를 빌미로 자신을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것을요. 진흥제와 함께 목숨을 다해 지켜온 신라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었지요.
"비담아, 덕만공주를 왕위에 올리고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룬다 한들 너는 결코 왕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너의 야욕을 보이는 순간 황실은, 아니 신라는 너를 토사구팽할 것이다. 이 어미처럼... 그러니 너(야욕)를 철저히 숨기고 훗날을 준비해라.. 나는 성골이라는 골품제 벽속에서 알을 깨지 못하고 황후의 꿈만 꾸었지만, 너는 골품이라는 벽을 깨고 꿈을 이루거라. 내 몫까지. 명심하거라. 목숨을 다해 지켜 온 신라(진흥제)가 나를 죽이려 했음을... 온 마음과 온 몸을 다 해 지켜온 신라였건만, 성골이라는 혈통으로 그들은 나를 버리려 했다," 이런 말을 해 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을까요?
소화의 품속에 있던 빨간 서찰을 눈 여겨 보았던 비담이 그 서찰을 읽게 될 것은 분명해 보여요. 만약 미실을 척살하라는 명령이 담긴 진흥제의 조칙이 맞다면 비담은 그것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요?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언젠가 설원공에게 미실이 울먹이며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왜 저는 성골로 태어나지 못했을까요? 그랬더라면 저도 다른 꿈을 꿔 볼 수 있었을텐데요"
미실은 비담에게 서찰은 남기면서 "네가 목숨을 다해 지킨 덕만공주라 할지라도 널 버릴 수 있을 것임을 기억해라. 나처럼...이 어미는 성골이라는 골품의 벽을 깨지 못하고 어린 너를 버려야 했지만, 너는 그 벽을 깨고 용이 되거라" 고 유언을 남기려 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담이 미실이 전하고자 했던 말을 이심전심으로 알았다면 훗날 비담이 난을 일으키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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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2 Comment 55
2009.09.29 06:51




국선 문노의 죽음과 함께 시대의 주인이 될 영웅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진입했습니다. 덕만공주와 유신랑은 유신랑이 미실새주와 타협하는 과정에서 알을 깨고 나왔다고 볼 수 있겠고, 이번회는 비담의 각성에 대한 이야기가 초점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여전히 불투명 껍질 속에서 칼을 갈고 있는 김춘추(유승호)는 몇회 더 지난 후에 껍질을 벗겠지만, 껍질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노는 김춘추의 엉뚱한 모습을 보는 것도 드라마의 재미가 아닌가 싶네요. 김춘추의 엉뚱함에 이유있는 복선을 깔아놓은 것도 후일 김춘추가 알에서 깨고 난 모습을 보는 재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장치겠지만요.
선덕여왕 37회의 가장 큰 사건은 문노의 죽음이었지요. 그에 앞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듯한 김유신의 혼례얘기도 있었지만, 김유신과 덕만공주는 이제 각자의 길을 정한 듯 보입니다. 덕만공주는 정책가로서 군주의 길을, 김유신은 명장으로서 병법가로서의 길을 택했지요. 미실새주와 타협한 김유신이 하종의 여식 영모(티아라 큐리)와의 혼인으로 미실가문의 사람이 되었지만, 덕만공주와 뜻은 같음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 덕만공주 측과의 정치적 대립으로 오해와 의심도 예상되지만, 유신랑은 서로의 믿음에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이 김유신의 행보가 덕만공주와 같음을 암시했지요.

선덕여왕 37회의 큰 사건 문노의 죽음은 신라황실과 정치세력 간에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사건이지요. 문노는 정치적 이권이나 정치파벌의 밖에 있었던 인물이었지만, 그의 영향력은 황실, 화랑, 그리고 미실에게도 컸던 인물입니다. 그것은 문노가 앞을 내다보는 신통력을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었지요. 바로 문노가 준비해 온 삼국통일에 대한 대업때문이지요. 문노는 그의 한마디가 곧 힘이 되는 위치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미실도 문노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은 문노의 거시적인 안목에서 보는 선견지명의 혜안때문이었습니다.
문노는 덕만공주를 왕이 될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덕만공주는 문노의 검증선상에 있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문노가 비담에게 한 유언은 의미가 큰 것이었지요. 덕만공주를 왕으로 인정하는 말을 남겼거든요. 비담에게 한 문노의 유언을 보기전에 문노의 생애 마지막이 돼버린 비담과의 대결장면으로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문노와 비담의 검술 대결은 제가 꼽고 싶은 이번회 명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문노와 염종과의 대화를 엿들은 비담은 스승 문노의 뒤를 밟았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무릎을 끓고 자신이 부족한 것을 알고 있으며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문노의 대답은 싸늘함 자체입니다. "그래 네 주제를 잘 아는구나. 넌 노력이 필요해, 아니 이참에 내 너를 더 확실히 가르쳐주마. 그런데 이곳 서라벌에서는 아니고 어디 첩첩산중으로 들어가자꾸나"라면서요. 비담은 지금 야욕으로 불타있는데 스승의 말이 귀에 들어올리가 없지요. 보아하니 황실도 어수선하고 정세도 어지러운데 원래 이런 난세에 영웅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스승 문노는 이 난세의 영웅으로 유신을 점찍고 있으니, 심하게 마음 상한 비담은 십수년간 봐 온 정을 봐서라도 자기에게 영웅으로 가는 길, 즉 삼한지세의 책을 달라고 하지요. 비담 자신에게도 꿈이 있다면서요.
"책의 주인은 왕보다 높고 왕보다 더 오래 지속될 역사의 주인, 삼한역사의 주인이라 하셨잖아요. 그리고 그 책이 제 것이라 했기에, 또한 스승님께 인정받으려고 그 어린 나이에도 사람들 수십명을 죽이고 그 책을 지켰다"고요. 문노는 그런 비담에게 참으로 모질게 한마디를 해버리지요. "오로지 내 칭찬을 받으려 사람들을 죽였던 것이 너의 진심이었기때문에 줄 수 없어. 미실처럼" 이라고 말이지요. 문노는 어린 비담에게서 야욕을 위한 비정하고 비열한 미실의 성정을 봤던 것이지요. 그리고는 절대로 책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못을 박아버립니다.
비담은 시대의 주인이고 싶은 야심을 놓지 못하지요. 어려서부터 스승이 말한 그 책의 주인이 되겠다는 일념하나로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꿈을 접을 수는 없지요. 그리고 다시 문노의 뒤를 밟습니다. 문노가 드디어 삼한지세를 완성해서 유신에게로 향하고 있었거든요. 비담은 문노의 길을 막고 자신을 베고 가라 합니다. 그 책은 자기 것이라면서요. 에고 그 책이 뭐라고 스승님께 칼을 겨눌까? 다음 글에 김춘추에 대한 글을 올릴 생각인데, 미리 한마디 하자면 비담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책을 종이접기를 해버리는 춘추는 비담과 참 대조적인 인물이에요. 김춘추가 비상함을 보여주는 대목이 바로 삼한지세 책을 찢어 종이접기를 해버리는 모습이었거든요. 김춘추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자세히 말하기로 하고 다시 문노와 비담에게로 화제를 돌리지요.
비담의 책 뺏기는 필사적이에요. 그 책은 자기 것이니 자신 아닌 누구도 그 책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요. 그렇게 주인이 아니라고 말을 해주도 알아듣지 못하는 비담에게 문노가 딱 잘라 말하지요. "네놈은 이 책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어"라고요. 그러니 비담 열 받지요. 스승이면 그 자격을 만들어줬어야 하지 않았느냐고 비켜서라는 스승에게 NO NO 고개를 젓고 말아요. 결국 두 사람 타협점이 보이지 않지요. 스승의 검술과 무예를 익히 알고 있을텐데도 겁대가리 상실한 것을 보면 비담에게 비밀 필살기가 있나 봅니다.

죽어도 가지겠다며 칼을 빼든 비담의 날 선 눈앞에 절대로 줄수 없다는 문노도 칼을 빼들고 맙니다. 비록 문노 자신은 잔인한 어린 비담을 보며 마음을 닫아버렸지만 비담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었지요. 비담이 덕만공주 일에 가담한다고 했을때 문노가 덤덤히 비담을 보내 준 이유는, 비담이 세상에 나가 무엇인가를 보고 배우게 하고 싶어서 였거든요. 그런데도 비담은 자신의 뜻대로 변화하지 않았고, 문노의 눈에는 비담이 너무 위험해 보였기에 그 싹을 잘라내려 했던 것이지요. 이어지는 박빙의 검술은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어요. 청출어람이라 했던가요? 비담이 검술에서 한 수 위를 보이는 순간 문노는 비밀리에 완성하고 있었던 권법을 선보이기 시작했지요. 비담도 문노의 새로운 권법에는 밀리는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공격을 하려는 찰나 문노에게 독침이 날아들었지요.
독침을 맞는 문노를 보는 짧은 순간 저는 많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문노는 비담을 보호하려는 듯 비담의 가슴을 치며 비담을 밀쳐냈거든요. 문노는 독침을 맞는 순간 누군가가 암살하려는 것을 알았던 게지요. 자식같았던 비담을 보호하려는 어버지의 모습이었다는 생각과 함께, 왜 비담에게 자신의 비법을 보였는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문노는 풍월재 비재에서 비담의 무술이 어쩌면 자신의 수준을 능가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본 것 같았어요. 비담이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눌때 그 이글거리는 눈빛의 의미를 이미 알았지요. 이 싸움으로 자신의 명이 다했다는 것을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문노가 마지막 가는 길에 비담에게 정식으로 가르쳐주지 않았던 비법을 전수하고자 했구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독침을 맞고 쓰러진 문노는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맙니다. 죽어가는 스승을 지켜보는 제자 비담, 그 장면은 선덕여왕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문노는 죽음 앞에서야 비담을 보았지요. 비담에게도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을요. 너무 늦은 제자 비담의 모습이었지만 문노는 아마 죽으면서도 행복했을 거라는 감상적인 생각도 해봤어요. 비담의 피속에 흐르는 미실의  잔인한 성정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죽음 앞에 그 야욕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음이 있었음을 문노는 그제서야 보았지요. 책이 아니라 자신을 업고 뛰었던 비담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독살사건 이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비담을 쓰다듬어 주며 스승으로서 부족했고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너의 성정을 배려하고 고쳐줄 생각을 못했구나. 넣어주려고만 했지... 미안하구나. 마지막에야 네 마음을 보았는데 너무 늦었구나... 허나 고맙구나" 라면서요. 저는 이 대목에서 문노는 대업을 위한 명분과 개인적인 일에서 할일을 다했구나, 그래서 문노의 마지막 가는 길이 행복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한지세가 누구 손에 들어갔든지 그는 책을 완성을 했고, 문노가 개인적으로는 그토록 바라던 비담의 변화 또한 지켜보고 갔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리고 문노는 비담에게 한 마지막 유언을 남깁니다. 저는 이 문노의 마지막 유언이 앞으로 비담의 행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문노의 유언은 비담에게 서라벌에 돌아가 화랑이 되어 유신을 따르고 덕만공주를 도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비담이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말을 하고 숨을 거둡니다. "누가 뭐라해도 넌 내 제자이니라" 스승 문노의 주검을 안고 우는 비담의 굵은 눈물은 예전 제가 올렸던 <두번 버림받았던 비담의 오열>에서 보여주었던 눈물과는 달랐어요. 문노는 비담에게는 스승이자 아버지이자 요즘 말로 롤모델이었고, 비담에게 살아갈 인생의 목적과 꿈을 심어준 사람이었지요. 집이었고 하늘이었던 스승 문노의 죽음을 지켜 본 비담은 어미를 읽은 사자의 울음과도 같았고, 회한이 가득한 불효자의 눈물과도 같았어요. 비담은 한번도 스승 문노에게서 제자로 인정받지 못했지요. 풍월재 선발 비재에서 문노의 제자 자격으로 참가한 것은 우격다짐식의 상황이었어요. 이후에 비담은 수차례 문노에 자신이 제자냐고 물었지만 문노는 한번도 제자라는 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스승에게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던 비담에게 문노는 마지막 죽음 앞에서 비담을 제자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듣고 비담은 통곡하였지요.
앞서 문노의 유언이 앞으로 비담의 행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요. 사실 비담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스테리에요. 스승의 주검을 안고 우는 비담의 통곡은 가벼이 넘길 수는 없는 장면이었어요. 스승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리고 자신을 제자로 인정해 주는 자신의 소원과도 같았던 그말을 듣고 비담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는 두고 볼일이겠지만, 문노를 죽게 한 배후가 김춘추였다는 다음회 예고는 갈피를 잡기 어렵게 하거든요.
문노의 유언, 즉 김유신을 따르고 덕만공주를 도우라는 말은 결국은 문노의 평생 대업 삼한일통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루라는 스승의 유언에 대한 비담의 선택이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닭도령 비담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 중의 하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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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3 07:37




그동안 드라마 '선덕여왕'을 시청하면서 제게 있어 36회는 어느 회보다 큰 깨달음과 가르침을 주었었습니다. 생각도 복잡해졌고 그동안 크게 하나를 놓치고 있었던 것도 있었구요. 그래서 36회 드라마 리뷰 글은 두 가지 내용을 다루고자 합니다. 하나는 유신랑의 선택에 관한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제가 크게 놓치고 있었던 문노와 시대의 주인에 관한 부분입니다.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같지만 다루고자 하는 내용이 두 인물이다 보니 두번에 걸쳐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36회를 보면서 잠시 작가와 연출진의 드라마를 만드는 의도와 열정에 대해 생각해 봤어요. 그리고 드라마가 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어제 올린 글에서 저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35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스토리로 전개되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36회에서 그 방향을 보여주셨네요. 사실 이번회 유신랑과 문노가 아니었으면 저는 선덕여왕을 인물열전류의 정치사극 정도로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번회는 의미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 타이틀은 드라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의 너무나 작은 일부에 불과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문노와 관련한 글에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덕여왕 36회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김유신을 저는 꼽고 싶습니다. 그럼 저를 매료시켰던 유신랑을 만나러 36회 리뷰 들어가겠습니다.
유신랑의 인생도 참 뜻대로 쉽게 풀리는 일이 없습니다. 고난과 좌절과 갈등의 연속이니 말입니다. 15대 풍월주 선발비재에서 불굴의 정신으로, 만신창이로 칠숙랑의 공격을 막아내고 한번의 급소공격으로 우승까지 했는데 풍월주 임명장이 손에 들어가기까지는 또 한고비를 넘어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유신랑의 전부를 거는 일이라 유신랑의 고민이 큽니다. 지난번 복야회의 수장 월야의 충성을 받기 위해 압량주 땅에 가야민을 정착시킨 것을 미실측이 알아버렸거든요. 신라에서는 가야계라면 눈엣가시같은 존재이니 유신랑의 입장이 난처해지지요. 더구나 반정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복야회와 유신랑이 연루되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유신랑은 물론이거니와 덕만공주, 가야유민 전체가 위험해지지요.
미실이 얼마나 정치적이고 영리한 인물인지는 덕만공주와의 대화를 봐도 알 수 있어요. 유신랑과 복야회를 연관짓는 것이 억울하고 부당하다면서 따지러 온 덕만공주에게 미실이 말하지요. 유신랑을 믿느냐고요. 물론 아직은 단순한 덕만공주는 유신랑을 철썩같이 믿는다고 대답하고 싶었겠지요. 하지만 미실은 "유신랑을 단순히 개인으로 보시면 안된다" 며 가야민을 대표하는 유신의 세력을 신뢰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유신과 가야민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줍니다.
미실은 유신랑 개인을 보고 있지 않아요. 유신랑과 유신랑이 대표하는 가야민 세력을 통찰하고 있거든요. 미실은 유신랑이 결코 가야민에게 등을 돌릴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요. 강직하고 고지식한 성격때문에라도 유신랑이 가야민을 절대로 버리지 못할 것임을요. 덕만공주도 유신랑의 성품을 알지만 덕만공주는 미실의 말뜻을 이해하고 있지 못하나봐요. 나중에 유신랑에게 다시 교육을 받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즉, 유신이 굽히지 않으면 가야민을 치겠다는 것인데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지요.
용화향도는 최종 화백회의에서 가야민을 회유해서 땅을 준 것을 빌미삼아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심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술렁이기 시작하지요. 최근에 용화향도로 편입한 월야와 설지도 유신랑이 사면초가에 빠진 것을 알고 설지를 희생양으로 내놓으라고 까지 하는데 유신은 말을 듣지 않지요. 미실이 원하는게 월야의 목은 아니거든요. 
미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유신랑이지요. 유신랑을 자기 세력으로 끌어들이면 가야세력까지 덤으로 딸려올 수 있을 것이고, 풍월주가 되면 화랑까지도 장악하기가 쉬워지니까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미실새주 실수하신 겁니다. 미실은 유신랑이 강직하고 한입으로 두말하지 않는다는 성품을 너무 파악하고 자신의 판단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유신이 자기 사람이 되면 절대로 배신때리지 않을 거라 착각하신 듯 해요. 유신랑도 정말 중요한 일 앞에서는 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전혀 계산을 못하고 있거든요. 유신랑이 굽히고 들어온다고 해도 늘 경계하고 의심하겠지만 말이에요. 
복야회의 수장 월야까지도 설지를 희생양으로 내놓고 풍월주에 앉으라고 하지만 유신랑은 오히려 호통을 치지요. " 큰 것 얻자고 작은 것은 아무렇지 않게 버려도 되냐"면서요. 희생을 줄이겠다고 포기한 작은 것들이 쌓여서 큰 것이 되고 대업을 이루는 포석이 된다는 것을 모르느냐고요. 마치 장기판에서 '포 하나 지키려고 졸을 다 내주라고 하는 거냐'고 말한 거겠지요. 드물지만 졸로도 "장 받아라!"할 수도 있잖아요.
유신랑도, 유신랑 집안도, 그리고 가야계도 덕만공주도 섣불리 해답을 찾지 못하고 유신랑은 인생을 통틀어 최대의 난관에 부딪친 것 같습니다. 고뇌하는 유신랑의 얼굴이 클로즈업 될때마다 이분이 엄태웅이 아니라 정말 유신랑이구 싶을 정도로 고뇌하는 모습이었으니까요.(엄태웅의 연기가 좋았다는 우회적인 표현입니다.ㅎ)
유신랑 결국은 하나의 답을 가지고 미실과 덕만이 있는 회의장에 갔지요. 그리고 풍월주 자리를 내놓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유신랑으로서는 이왕 죽는 것 니네 얼굴도 X칠 한번 해봐라 싶었나봐요. 미실에게 유신랑도 보기좋게 한방 먹이지요. "그래요, 저 안할테니까 보종랑을 풍월주에 앉히세요. 그런데 연무장에서 내가 칠숙에게 한방 먹인 것을 본 수많은 사람들, 게다가 니네 편 칠숙랑까지 내가 이겼다고 했는데 실력 한수 떨어진 보종랑이 풍월주가 되면 사람들이 인정할까요? 아참, 미실새주 아들 보종랑까지도 나를 응원해 줬는데 엄마 빽으로 풍월주가 됐구나 퍽도 좋아라 하겠어요"
유신랑의 말이 아주 설득력있게 들려서 덕만공주 얼굴에는 희망의 웃음이 퍼지고, 미실과 설원랑도 꿈틀하나 싶더니 정치 베테랑 미실은 문서 하나를 턱 내놓습니다. 미실측이 김서현공 집에 들여놓은 첩자가 가야민에게 무상분배한다는 약조를 훔쳐왔거든요. 에고, 불쌍한 유신랑 이제 옴짝달싹 못하게 돼버렸습니다. 결국은 유신랑 또 고민에 빠져들지요. 이렇게 까지 유신랑을 원하는데 '그냥 못이기는 척하고 가서 같은 편인 척해요'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유신랑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덕만공주때문이에요. 이제는 덕만공주에 대한 연정, 그저 마음으로 바라만 보고, 주군으로 평생을 모시며 곁에서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지키기가 힘든 상황이니 말이에요. 
덕만공주도 미실이 확보한 유신랑과 가야민의 약조문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했는지 유신랑을 찾아오지요. 이렇게 된 것 설지를 희생시키자구요. 유신랑은 덕만공주의 말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설지를 내놓으면 또 다른 누군가를 원할테고 결국은 유신랑의 백성, 즉 가야민들이 역모죄로 죽어가게 될 것이라고요. 덕만공주도 미실이 유신랑을 원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고동락 해왔던 정신적 지주이며 오랜 시간 함께 해온 동지이자 연모하고 있던 유신랑을 내놓기는 힘들지요. 그리고 처음으로 여자로서의 고백을 합니다."제가 유신랑에게 말하지 않았다 하여 유신랑에 대한 제 마음이(저의 사랑이) 작아보입니까?"라고요.
덕만공주의 말에 답한 유신랑의 말은 정말 멋졌습니다. 우리 역사상 위대한 장군 중의 한 사람 명장 김유신, 김춘추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룬 신라 최고의 명장 김유신 장군의 면모가 보였던 명언이었기에 그대로 옮겨보고자 합니다. 
"이는 공주님께서 결정하신 일입니다. 설마 군주가 되는 일을 쉽게 생각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설마 군주가 백성을 위해 구휼이나 하고 폭정만 안하면 된다고 생각하신 것은 아니겠지요. 군주는 자기의 몸을 파는 일이 있어도 백성을 지켜내야 합니다. 또한 백성은 다른 나라 백성 만명을 죽이고서라도 자기들을 지켜주는 군주를 원합니다. 전 그리할 것이고, 공주님께서도 그리 하시길 원합니다."
이때 두 사람의 대화를 우연히 문노와 비담이 듣게 되었지요. 그리고 문노가 유신랑을 찾아와 말을 하지요. 유신랑이 공주님께 한 말은 이치에는 맞지않으나 옳고, 어려운 일이나 큰일이라고요. 하지만 문노공도 다른 뾰족한 수를 찾아내지는 못해요. 그래서 유신에게 다른 방법이 있는게냐고 묻는데 유신이 생각한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문노와 모종의 깊은 대화를 나눈 듯 한데 아직은 가르쳐주지 않네요. 다만 문노가 유신에 대한 생각을 아주 깊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부분은 다음 글(내일 올릴 생각입니다) 문노 이야기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결국은 유신랑은 유신랑의 해답을 찾아 미실을 찾아왔지요. 그리고 무릎을 끓고 말합니다. 살려달라고... 삽량주로 내쳤던 가야유민, 그 유민들을 압량주 자신의 가문 땅에서 농사를 짓게 한 그 가야민들, 그의 백성들을 살려달면서요. 그리고 "그동안 제 그릇이 커서 차고 넘쳤으나 이제는 버리고 새주님의 품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하지요. 미실새주 집안의 여식과 결혼하라는 요구마저도 받아들이면서 유신랑은 미실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유신랑이 무릎을 끓을 것을 보는 내내, 그리고 이전 장면에서 덕만공주에게 했던 말들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김유신, 과연 그는 신라의 명장이었고, 삼국통일의 꿈을 품을 만한 그릇이었구나. 그가 가야민을 버리지 못한 것은, 아니 안한 것은 김유신의 백성에 대한 인의의 마음이었기도 하지만, 또한 정치적 포석이기도 합니다. 자기 기반을 상실한 정치가는 힘을 가질 수가 없지요. 부러질지언정 휘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유신랑, 그는 가야민 백성을 위해 자신을 버렸고, 또한 대업을 위해 돌팔매를 맞을 각오를 했습니다. 유신랑은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는 생각입니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최선이고 희생을 가장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해요. 표면적으로는 신의도 대의도 버리고 변절했다는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고서도 그가 자신을 버리고 백성을 선택했습니다.
덕만공주에게 유신랑이 그랬지요. "군주라면 자신의 몸을 팔아서라도 백성을 지켜내야 한다"고. 유신랑의 선택, 자신을 버리고 선택한 그것은 그의 뿌리 가야백성이었고 사람이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줄기차게 말해오고 있는 사람을 얻는자 천하를 얻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유신랑을 통해 큰 윤곽을 그려보았습니다. 여태껏 덕만공주의 주변인물로만 보였던 유신랑은 드디어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말하고자 하는 시대의 주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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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7:23




드라마 선덕여왕이 이번 35회를 기점으로 제3부를 여는 새로운 스토리 전개에 들어갔습니다. 제1부는 덕만공주의 출생의 비밀과 성장과정, 제2부 덕만공주의 신분회복으로 구분되겠지요. 제3부는 표면적으로는 덕만공주와 미실과의 권력대립이라는 큰 줄거리 선상에 있지만, 안으로는 거미줄 같은 인간관계의 헤게모니가 더욱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고 있으니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욱 큽니다. 속을 알 수 없는 김춘추(유승호), 두 얼굴 비담(김남길)의 속마음, 그리고 가야계 유신랑의 행보를 통해 선덕여왕의 인간관계가 더욱 더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를 보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장면은 역시 유신랑의 풍월주 비재였습니다. 지난주 유신과 비담의 비재에 조작의혹을 제기하며 비재를 중지시켰던 원상화 칠숙공의 화랑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는데요, 칠숙공은 이번회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해준 인물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국선 문노와 칠숙은 무인의 몸과 검을 읽는 무사들 중에서도 고수들입니다. 비담과 유신의 비재를 지켜본 칠숙은 신성한 비재에서 승부조작을 하고도 화랑이라고 할 수 있냐며 비담과 유신에게 호통을 쳤지요. 그리고 문노에게 말합니다. "내가 이 승부를 잘못 본것라면 두눈을 찔러 무릎을 꿇고 사죄하겠다"고 말이지요. 그리고 국선 문노에게 정면으로 묻습니다. " 이 대결이 정당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 만약 국선이 그리 말한다면 화랑은 끝난 것이요, 나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는 보지 못한 것이요, 국선!"
이에 대해 문노는 한평생 검과 함께 한 화랑으로 승부가 석연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문노 역시 승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회의를 거듭한 결과 유신랑의 풍월주 선발 최종테스트에 직접 칠숙공이 나섭니다. 조건은 칠숙랑이 열번 공격을 하고 한 번이라도 유신랑이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하겠다는 것이었지요. 사실 유신랑이 검에 대한 각성을 이루었다고는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입니다. 무의 경지가 하늘과 땅 차이라는 말이지요.
게다가 유신랑은 지금까지 최종 비재에 오르기까지 몇번의 대련을 통해 몸이 만신창이거든요. 두발로 서있을 수 있기는 할까 싶었는데 싸우겠다는 의지는 대단합니다. 부들거리는 손으로 목검을 잡고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되지요. 물론 수없이 나뒹굴고 몇번이고 철퍼덕 나가떨어집니다. 목숨이 붙어있는게 신기할 정도에요. 칠숙랑이 전혀 봐주지를 않았거든요. 한번 두번 세번...결국 아홉번까지 쓰러지지요.
예상했던대로 아홉번의 대련이 오기까지 유신랑 많은 것을 보여주셨지요. 대련이 끝났나 싶으면 다시 비틀거리며 일어나고, 또 몇대 맞고 쓰러져서 이제는 끝인가 보다 하고 돌아서면 또 꼼지락 거리며 일어서고... 7전8기 불굴의 의지였지요. 그리고 아홉번째 대련에서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을 끌고 일어나지를 못하지요. 이제는 끝났다며 이번 비담랑과 유신랑의 승부는 무효임을 막 선언하려는데 유신랑 마지막 힘을 다해 다시 검을 잡으려 꿈틀거립니다.
이때 화랑들 속에서 홀연히 들리는 외침, "버텨! 버텨내 유신, 쓰러지지마"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요. 유신과는 숙명적인 적이었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15대 풍월주가 누구보다 되고 싶어한 보종랑이 아닙니까? 이어지는 알천랑의 응원 "유신랑, 견뎌내거라!"

그리고 이어지는 화랑들의 응원이 연무장을 가득 채웠지요. 적도 없고 아군도 없는 유신이라는 한 화랑에게 쏟아지는 응원의 함성은 결국 유신랑을 일어서게 하지요. 그리고 마지막 열번째 칠숙랑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유신랑은 더욱 강한 공격을 받고 쓰러졌지요. 목검까지 뎅그렁 부러져 버릴 정도로 칠숙랑의 공격은 강했습니다. 쓰러지면서 부러진 검을 칠숙랑의 명치를 향했나 싶은데, 눈 깜작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유신랑은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어버리고 말지요.그리고 심사가 끝났다는 최종발표를 하려는 순간 칠숙랑이 연무장이 떠나가라 쩌렁쩌렁 말합니다.
"나의 패배요, 유신랑의 마지막 공격이 명치에 닿았고 만약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뜷었을 것이요. 유신랑의 승리요"
순간 연무장은 에헤라 디야 축제의 도가니가 돼버렸지요. 오랜만에 멋진 화랑의 모습을 보여준 보종랑까지 손을 들고 유신랑의 우승을 축하해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이 장면을 보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유신랑의 불굴의 의지력도 대단했지만 그보다 멋진 분은 칠숙랑이었어요. 무인의 자격이 있는 진정 남자, 진정한 무사였으며 그가 화랑이었음을 각인 시켜준 장면이었거든요. 철저하게 미실의 사람임에도 그의 자존심, 화랑으로서의 자존심은 그 순간만은 그의 주군 미실도 잊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보종랑 역시 가슴이 뜨거운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버티라고, 쓰러지지 말라고 외친 보종랑의 응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 인간 김유신, 동료 화랑 유신랑을 향한 것이었습니다. 칠숙랑과 유신랑의 비재는 그 순간만은 정치도 권력도 개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번을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는 유신랑에 투혼에 대한 응원이었지요. 그 불굴의 정신, 임전무퇴의 정신이 바로 화랑도였으니까요. 비재가 끝난 후 아버지 설원공이 어째서 유신랑을 응원했느냐고 묻자 보종랑이 대답합니다. "화랑이니까요.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요.
문노도, 덕만공주도, 보종랑도 울었습니다. 연무장을 가득 메운 화랑과 낭도들을 울리고, 시청자들도 울리고, 심지어 미실마저 감동케 한 유신랑과 칠숙의 비재는 이번회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신라 젊은 이들 가슴을 뜨겁게 했던 화랑도, 그들은 그 가슴 뛰는 화랑의 기상를 품고 목숨을 마다하고 전장으로 달려 나갔겠지요. 황산벌싸움에서 계백장군을 향해 돌진한 어린 관창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바로 그것, 화랑의 정신으로 말입니다. 
패배를 인정했던 칠숙랑을 비롯해 정파를 떠나, 정쟁을 떠나 유신랑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며 응원하던 보종랑, 알천랑 그리고 연무장에서 비재를 지켜보던 모든 화랑과 낭도들은 오늘 만큼은 신라의 진정한 화랑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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