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화'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12.02.12 '신들의 만찬' 성유리-주상욱, 볼수록 호감가는 귀요미 커플 (10)
  2. 2012.02.05 '신들의 만찬' 눈살 찌푸려진 자극설정, 막장드라마의 아슬한 줄타기 (5)
  3. 2010.09.17 '제빵왕김탁구' 해피엔딩의 좋은 예, 마지막회를 빛낸 최고의 장면들 (25)
  4. 2010.09.16 '제빵왕김탁구' 위험에 처한 탁구, 누가 구하나? (16)
  5. 2010.09.10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 소름끼쳤던 악마의 얼굴 (12)
2012.02.12 11:13




흔히 선천적인 재능에 대해서, 혹은 혈연으로 이어진 천륜을 두고 '피는 못 속인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합니다. 신들의 만찬은 '피는 못 속인다'는 말에 함축된 재능의 되물림을, 진부하리 만큼 고리타분한 도식으로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진부함에 고급양념을 추가합니다. '노력'이라는 양념입니다. 절대미각을 가진 요리명장 어머니를 둔 피도, 댄서출신 어머니를 둔 피도,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에게 흐르는 피를 잇고 있거나, 극복하려고 합니다.
불의의 사고로 운명이 바껴버린 두 여주인공 하인주와 송연우. 22년이라는 긴 시간을 3회에 걸쳐 내보다 보니, 주인공들의 성장과정이 뭉툭 잘려나가긴 했지만, 몇 건의 사건들로 두 여주인공의 성격과 성품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낙천적이고 명랑한 긍정소녀 하인주(고준영, 성유리)와 컴플렉스가 야망으로 변질되어 가는 송연우(하인주, 서현진), 출생의 비밀과 얽혀있는 두 라이벌의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노력이 천부적인 재능을 이길 수 없다'는 맥풀리는 답안지를 보는 듯한 허탈스런 느낌 또한 전해지고 말이죠.
그럼에도 성유리와 주상욱의 달달한 캐미가 주는 어울림이 극의 재미와 상큼함은 물론 코믹기까지 보여주고 있어서, 러브라인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밝은 편입니다. 미각을 자극하는 화려한 음식쇼의 볼거리도 다채롭고 말이죠.
우도에서 구조된 인주는 고준영이라는 이름으로 추어탕집을 하는 양아버지 고재철(엄효섭)의 손에 자라게 되고, 하루아침에 송연우가 아닌 하인주가 돼버린 연우는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12년만에 귀국하면서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보여 주었는데요, 고등학생이 된 인주의 아역 연기가 참 좋더군요. 추어탕 한 그릇을 먹이고는 친아버지를 찾아가라며, 원양어선을 타버린 아버지를 부르며 우는 장면이 애처롭게 와닿았습니다.
인주와 친아버지의 만남이 이뤄질 뻔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엇갈리고 말았지요. 친구 정다운이 전해 준 양아버지의 소식에 우도봉을 떠나 버리는 인주, 아버지 영범과의 그 한번의 엇갈림은 그 후로 10년이 되도록 다시 이어지지 못하고 맙니다. 인주는 고준영이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우도에 남아 (신구)의 집에서 밥순이를 하며, 이초희의 수제자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초희라는 인물의 과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노인(정혜선)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그리고 할아버지 신구가 가지고 있는 천상식본 2권 진본을 통해, 그 역시 궁중요리를 전수받았던 장인 중 한사람이라는 것을 짐작케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준영을 호출해서 까다로운 요리를 주문하는 것은, 아마도 준영의 요리에 대한 재능을 알아보고, 훈련을 시키고자함같더군요.

22년을 가슴에 묻어버린 아무도 불러주지 않은 슬픈 이름, 송연우
키워 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진한 연민을 가진 여주인공 고준영(성유리), 환경에 굴하지 않고 씩씩하고 긍정적인 성격에 낙천적이기 까지 하니 당연히 사랑스럽고, 그녀를 응원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인지상정일 겁니다. 하인주가 되어 남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짜공주 송연우(서현진)에 대해서는, 비록 그녀의 자의적인 선택은 아니었다지만, 성품이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은 것같아서, 곱게 보이지 않는 부분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잃어버린 아이가 있느냐는 전화가 걸려오자 아버지 서재의 전화선을 뽑아버리고, 하영범이 전화를 받고 나가려 하자 끓는 기름에 물을 부어 화상사고까지 내서, 진짜 하인주를 찾으러 가는 하영범의 발길을 붙들기도 했지요. 그 때문에 출발이 지체된 하영범은 우도봉에 인주보다 늦게 도착했고, 결국 진짜 딸과 만나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빼앗길까 두려워 불안하고, 자신이 하인주가 아니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늘 초조한 송연우는, 겉으로는 착하고 유순한 아이같지만, 속은 신경이 예민한 성격입니다. 17살짜리 소녀가 독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속마음이 썩 고운 심성으로 자란 것 같지는 않아, 여주인공들에 대한 응원의 깃발이 고준영에게로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천상식본 2권으로 사나래가 아리랑과 뿌리를 같이 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인정을 해달라며 협박하는 설백희(김보연)을 찾아가 거래를 하는 당돌함까지 보였지요. 성도희로부터 최상의 한식요리 교육은 받았지만, 여전히 어머니 성도희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자 하는 욕심이 큰 인물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한 장면을 보고서는 송연우에 대한 짠함이 전해져, 그녀가 앞으로 어떤 악행을 하더라도, 그녀를 철저히 외면하지는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셰도우 걸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송연우, 댄서인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연우는 클럽에 드나들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 듯합니다. 자신이 하인주가 아니라는 사실은 연우를 불안하고 초조하게 살게 했습니다. 
클럽에 온 아리랑 주방식구를 본 송연우, 우연히 마주친 김도윤(이상우)에게 도움을 청해 클럽에서 황급히 도망쳐 나오지요. 도윤의 코트를 얻어입은 연우가 유혹을 뿌리치고 돌아서 가는 도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가르쳐 주더군요. 놀랍게도 송연우는 22년간 불려온 하인주라는 이름이 아닌, 송연우라는 이름을 말하더군요. 다섯살 이후 연우는 22년을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하인주라는 이름으로 살아왔는데 말이지요.
"내 이름은 송연우, 스물 일곱살. 꼭 기억해. 대한민국 서울에 송연우라는 스물 일곱살짜리 여자애가 살고 있다. 송연우, 송연우...".
연우에게서 이름을 빼앗아 버린 사람은 다름아닌 하영범(정동환)과 성도희(전인화)였습니다. 자살기도에 인주를 잃어버린 충격에 반정신이 나가버린 성도희, 인주에게 걸어주었던 목걸이를 하고 있던 연우를 보고 딸 인주라고 착각하는 성도희를 위해, 하영범은 다섯살 어린 연우에게 달콤하게 속삭였지요. "침대랑 인형이랑 다 네 꺼야. 여기 있는 것 다 네 꺼야. 네가 네 살 하인주로 살면...". 그 후로 22년을 연우는 하인주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머니의 요리에 대한 열성과 열정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고, 어머니의 음식맛을 내기 위해 노력했고, 성도희의 뒤를 이을 아리랑의 명장이 되기 위해서만 살아왔지요. 연우는 한 번도 자신에게 강요된 인생을 거역하지 않았습니다. 하인주가 되면 모든 것이 자기 것이라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연우는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더군요. 다섯 살 이후 자신의 이름으로 살지 못한 연우, 나이도 한 살 어린 나이가 되어야 했고, 세상에 송연우라는 아이는 그렇게 살아있으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 되어야 했습니다. 처음 본 남자에게 기억못하면 죽는다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는 연우,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자신의 이름을 그렇게 홀로 처연하리 만큼 슬프게 불러보는 연우였습니다.
진짜 하인주가 아니어서 불안한 연우, 자신의 진짜이름 송연우로 살았더라면, 어쩌면 자신이 살고 싶었던 인생을 살았을 지도 모릅니다. 요리명장의 딸, 아리랑의 후계자 하인주, 그 이름이 버거웠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송연우. 그녀를 송연우가 아닌 하인주로 살도록 한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였습니다.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사람은 다섯살때 아무 것도 모르고 하인주가 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버렸던 송연우가 아니라, 성도희와 하영범이 아니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하인주가 아닌 송연우로 살게 하지 않은 어른들의 이기심이 잔인스럽기도 합니다. 하인주로 키워야 했던 것이 아니라, 엄마잃은 가여운 고아 송연주를 입양했더라면, 연우가 그렇게 서울 한복판에서 자신의 이름을 슬프게 부르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차라리 자신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22년을 보내지 않았을 연우입니다. 그래서 진짜 하인주가 나타났을 때, 연우가 설령 못된 짓을 하더라도,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녀를 보듬어 주는 마음 한자락은 남겨 두려고요.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그녀의 진짜 이름, 잃어버린 그녀의 인생 송연주를 위해서 말이지요. 
 
긍정소녀 성유리-허당 주상욱, 볼수록 호감가는 귀요미 커플
천상식본 2권을 찾았다고 기자회견을 한 설백희(김보연)를 보고, 이준(신구)은 아리랑 선노인에게 한통의 전화를 걸지요. 진본이 아니라면서 말이죠. 이초희라는 이름에 놀라는 선노인은 막 귀국한 손자 최재하(주상욱)를 우도로 보내고, 천상식본 진본이 있는지를 확인해 오라고 합니다.
우도로 간 최재하, 신구와 함께 지내는 고준영과의 알콩 달짝지근한 인연이 시작되는 계기가 됩니다. 재하는 아리랑 4대명장 성도희의 딸로 살고 있는 송연우와 공식교제중이지만, 준영과 며칠을 보내면서 편하고 즐거운 감정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장작패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배멀미가 심한 재하에게 지압을 해주고, 동전 민간요법을 가르쳐 주는 해맑은 섬처녀 고준영, 그녀의 실연(?)에 마음을 써주기도 합니다. 10년만에 들려온 양아버지의 재혼소식을 남자에게 실연당한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지만, 최재하 귀여운 사오정이더라죠. 
은근히 허당끼가 농후한 남자주인공 주상욱, 최재하라는 역할에 어울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연기가 편하고 좋더군요. 은근히 어리버리하고 애기같은 모습이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성유리 역시, 성유리가 가진 연기장점을 100%발휘할 수있는 좋은 캐릭터를 만난 듯합니다.
성유리는 자신과 잘맞는 밝은 캐릭터를 잘 표현하는 연기자입니다. 억지스럽게 귀엽고 밝은 모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표정을 그대로 연기에 이용할 줄 아는 배우지요. 젊고 예쁜 여배우들의 단점 하나가 예쁘게 보이려고만 신경을 쓰려다 보니,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오곤 하는데, 성유리는 자신의 마스크의 장점을 캐릭터에 잘 녹여내는 배우입니다. 혀짧은 듯한 비음이라는 단점때문에 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만,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라 할지라도 매 작품마다 변신하려는 노력을 하는 배우지요. 배우로서의 경륜과 연륜을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작품이 나올 때마다, 지난 작품보다 발전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배우입니다.
어릴 적 하모니카를 불어주고, 등에 업고 메기의 추억을 불러주던 재하오빠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드라마 전개상 시간은 걸리겠지만, 주상욱과 성유리의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밝은 호흡이 드라마의 어두운 분위기를 몰아내는데 일조할 듯합니다. 라이벌의 숙명적 대결이라는 스토리 구도와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가 밝지만은 않기에, 자칫 음산하고 칙칙할 수도 있는데, 두 남녀주인공의 성격이 활달하고 밝아서 좋더군요. 귀요미커플 예약입니다^^. 
특히 주상욱의 어딘가 하나 모자란 듯한 허당스런 연기변신이 좋았습니다. 파라다이스 목장에서는 냉철한 엘리트이면서도 친절한 키다리 아저씨의 모습이었는데, 거기에 어리숙한 허당기까지 더해진 느낌입니다. 반듯하고 모범적이기만 한, 사무적인 인텔리의 냄새를 풍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터프하기까지 한 섬처녀 성유리 앞에서는 어린 동생같은 어리버리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인간적이고 따뜻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같더군요.
배우들에게 상대배우와의 자연스러운 호흡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해품달에서 한가인과 김수현의 호흡이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상대배우와의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가를 알 수 있듯이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성유리와 주상욱은 호흡이 참 좋더군요. 또한 상당히 귀엽기까지 한 커플이고요. 명랑 긍정소녀와 허당기있는 따뜻한 남자, 상당히 매력적인 커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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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5 09:07




신들의 만찬이 베일을 벗고 화려한 식탁을 차리기 시작했는데요, 전인화, 정동환, 정혜선, 김보연 등 중년연기자들의 등장은 드라마의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아리랑 4대 명장 선출을 위한 요리경연을 시작으로 전인화(성도희)와 김보연(백설희), 두 라이벌의 대결이라는 드라마의 큰 축이 형성되었는데요, 요리에 대한 극과 극의 다른 자세는 이 드라마에 흐르게 될 요리에 대한 철학적 주제를 극명하게 보여 준 대립장면이기도 합니다.
명장이 되기 위해 죽도록 요리를 했다는 백설희(김보연)와 손끝에서 음식이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해서 했다는 성도희(전인화), 결국 요리경연은 성도희의 우승으로 아리랑 4대명장에 오르게 됩니다.
성도희가 아리랑 4대명장에 내정되었다는 말을 엿들었던 백설희는 그녀가 놓은 덫에 자신이 걸려드는 우를 범하고 말았죠. 아들 도윤의 전화를 받고서도 집으로 갈 수 없었던 백설희, 성도희의 잉어가 담긴 통에 이상한 액체를 넣는 비열한 수를 쓰고 만 것이지요. 
백설희가 넣은 것은 잉어를 흥분시키는 약품인 듯 하더군요. 팔딱거리는 잉어를 간신히 잡아 칼로 찌르는 성도희는 잉어의 피가 눈에 튀어 눈이 안보이는 상황에 이르지요. 일시적인 시신경 이상같아 보였지만, 성도희는 침착하게 경연을 다시 합니다.
성도희는 손끝의 감각만으로 요리를 했고, 그런 성도희를 보는 백설희는 극도의 불안감에 그만 실수를 하고 맙니다. 불안감에 떨다 칼을 놓치고, 기름을 불에 부어 팔에 화상을 입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백설희는 신경세포가 손상되어 요리를 하기 힘들다는 의사의 판정까지 받고, 명장취임식을 하는 성도희에게 눈물의 박수를 보내고는 홀연히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명장취임식을 마치고 성도희는 딸 인주의 생일에 가족과 크루즈여행을 떠나지만, 즐거움도 잠깐 그녀의 인생에 최악인 비극들과 마주하지요. 남편의 외도현장이 찍힌 사진, 그리고 남편 정동환의 이혼요구에 손목을 긋고는 자살기도를 합니다. 피를 흘리고 누워있는 엄마를 본 인주는 충격으로 크루즈 옥상난간에서 헛발을 디뎌 바다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같은 배에 탔던 위암말기 환자 이일화는 딸 연우를 남겨두고 자살을 하려던 중 헛발을 디딘 인주를 안고 함께 추락합니다.
이일화의 시신은 건졌지만, 함께 빠진 인주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는 22년후 당시 물에 빠진 인주가 성유리(고준영)로 커서 나타난다는 군요. 잠깐 예고편에 코에 먹칠을 한 성유리가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귀엽더라고요. 성격이 활발한 아가씨로 자란 듯하더군요. 

한편 이일화의 딸 송연우는 볼풀에서 주운 인주의 목걸이때문에 성도희가 자신의 딸로 착각하는 바람에, 성도희의 딸로 자라게 되는 듯한데요. 목걸이는 크루즈에서 인주의 생일선물로 성도희가 직접 걸어준 것이었지요. 성도희가 받은 명장메달과 똑같이 만들어 딸 인주에게 걸어 주었는데, 볼풀에서 놀다가 인주가 잃어버렸고, 함께 놀았던 연우가 목걸이를 주워 걸었던 것이지요.
엄마를 찾으며 우는 연우, 엄마를 부르는 인주의 환청을 듣고 병원에서 무작정 부두로 나간 성도희, 연우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보고는 인주라고 착각하는 성도희였죠. 아무리 충격이 큰 상태라지만, 목걸이 하나로 다른 아이를 자신의 딸로 착각까지 하게 될까, 억지스러운 꿰맞추기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신이 나가 버렸다면 모르겠지만, 아마 이 부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인주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텐데, 연우를 인주라고 주위사람들까지 감쪽같이 속이기가 쉬울까 싶어서 말이죠. 차라리 비슷하게 생긴 또래의 아이를 딸처럼 여기고 키운다고 했다면 모를까... 
남편 정동환은 연우의 엄마가 남긴 메모지를 보고, 연우가 고아라는 사실을 알고는 연우를 자신의 딸로 받아들여 버리지요. 딸을 잃고 정신착란(?)을 일으킨 아내 성도희의 망상 앞에 공범자가 된 것이죠. 자신의 불륜으로 아내가 손목을 긋고, 딸까지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에, 아내 성도희의 착각을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여 버린 것이지요. 연우가 하인주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게 된 시작점입니다.
송연우의 아역 박민하양, 어린 나이인데 어쩜 그리도 우는 연기를 그렇게 실감나게 잘하는지,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정말로 엄마를 잃은 듯 서럽게 울어서, 보는 내내 짠하더군요. 요즘 아역들은 성인연기자들보다 연기를 실감나게 해서, 훌륭한 아역연기자의 뒤를 이어야 하는 성인연기자들을 긴장시키는 무서운 배우들인 듯합니다. 
신들의 만찬에 출연한 전인화와 정동환의 출연이 반가웠는데요, 묵직한 중년배우들의 포진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든든한 힘이 되기도 하지요. 22년전이라는 상황때문인지 중년의 나이를 다 감추기는 힘들어서(ㅎ), 늦둥이들을 본 부부같은 느낌은 어쩔 수 없었네요. 세월이 빛의 속도로 22년후로 건너갈 것이기에 큰 흠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빵왕 김탁구 이후 전인화의 등장이 참으로 반가운데요, 서인숙이라는 성격 고약하고 못된 캐릭터도 완벽하게 보여줬지만, 품위있고 우아한 명장 성도희라는 캐릭터는 전인화의 이미지와 안성맞춤으로 어울리더군요. 캐릭터에 연기자가 자신을 맞춘다는 것은 사실 모든 연기자들이 바라는 것이겠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은 일이죠. 전인화는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매력까지 갖춘 배우라 한복과 양장의 변신이 두루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드라마 성격상 한복을 많이 입어야 할 듯한데 여전히 자태가 곱더군요.
'신들의 만찬' 첫회를 본 소감은 '제빵왕 김탁구'와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보였던 설정들을 여기저기에 붙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연성없는 사건들과 막장소재를 어설프게 끼워맞추기 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두 여자의 자살기도는 아무리 사건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었다고는 하나,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고 손목을 긋는 아이 둘을 가진 엄마,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는 '누구든 발견하면 예쁘게 잘 키워주세요'라는 메모와 함께 다섯살 어린 딸 송연우를 세상에 홀로 남겨둔 채 자살을 해버리는 엄마, 죽음을 선택하는 이유가 나름대로는 절박했겠지만, 보기 불편하더군요.
첫회 뒤바뀐 여주인공을 만들기 위한 설정이 너무 자극적이고, 막장스러워서 굳이 이런 식으로 운명을 바꿔야 했나 싶습니다. 막장과 명품은 어떻게 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인데 말이죠.
그런데도 출생의 비밀, 불륜, 자살기도, 요리경합, 처참한 가정형편 등등 불편요소들은 다 짬뽕된 듯해서 시청률 상승하는 소리가 절로 들리더라지요.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먹히는 소재들이니 말이죠. 주인공들의 성장스토리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것이 아슬한 막장드라마에서 비껴가는 보험은 될 듯합니다.
제빵왕 김탁구가 생각나는 아류작 냄새도 나지만, 한식과 드라마를 접목시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눈은 호강할 듯하더군요. 우리 한식이 가진 맛과 색, 그리고 멋스러운 기품까지도 드라마를 통해 느낄 수 있을 듯해서 말이죠. 제 관심은 물론 성유리와 주상욱, 그리고 이상우의 러브러브와 성장통(?)에 있지만요.ㅎ;

첫회, 자극적이고 막장스러운 소재를 범벅해서 주인공들의 꼬여버린 운명을 묘사하는 식상한 과정에 실망해서 이 드라마를 계속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다음회 예고를 본 순간, 앗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으니, 바로 이 장면이었답니다. 코에 까만 기름칠을 한 성유리가 V자를 그리며, "너무도 보채신다"는 대사를 하는 예고편 장면입니다. 발랄하고 티없는 아가씨, 김탁구에게서 보았던 긍정의 힘이랄까,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물론 김탁구 캐릭터와 흡사하다보니 김탁구 아류냄새가 나기도 하지만, 신들의 만찬에서는 우리 한식요리, 그 궁극의 세계에 대한 진지한 기획의도를 확인하고 싶어졌고요.
운명은 하인주라는 아이를 절망과 같은 다른 생활 속에 던져 버렸지만, 그녀의 재능은 어떤 꿈을 향하게 할까? 성유리가 잃어버린 하인주라는 것은 짐작되는 일, 성유리가 김탁구의 영광을 재현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예고등장을 보니 성유리의 연기색깔과는 잘맞는 작품을 고른 것같은 생각은 들더군요. 주상욱과 이상우와의 호흡도 잘 맞을 듯싶고 말이죠.
제빵왕 김탁구의 초반도 출생의 비밀과 불륜코드로 시청자의 비난도 컸고, 시선끌기도 성공은 했지만,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진심이었습니다. 신들의 만찬 첫회도 식상한 출생의 비밀과 헝클어진 운명을 억지로 만드느라 개연성없는 연출도 많았고,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까지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진심을 담는 드라마가 된다면, 시청자의 마음도 사로잡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드라마 단골소재이기도 한 출생의 비밀과 주인공의 역경극복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신들의 만찬이라는 거창한 제목이 어떻게 요리를 할 지, 한식요리라는 품격있는 소재에 걸맞게, 고급 스토리로 주말 저녁을 채워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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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7 07:47




수목드라마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제빵왕 김탁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막장급 소재들로 시작부터 말이 많았고, 드라마 전반에 흐르던 범죄적인 코드들로 시청자의 원초적인 감정인 권선징악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건드려주며, 마지막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던 드라마였습니다. 워낙 벌여놓은 일들이 많은 작품이었기에 결말이 신파로 흐르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해피엔딩을 위한 억지전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마준이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 알고 있었던 사람들만으로 멈췄다는 것이었는데요, 거성가의 상처를 봉합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습니다.
권선징악이라는 테두리 역시도 이탈하지 않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주지 않았던 것도 좋은 마무리였습니다. 특히 그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부아가 치밀게 했던 악을 대표하는 인물 한승재와 서인숙의 실질적인 파멸은, 나쁜 인간들의 바람직한 말로를 보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했네요. 작가가 마지막까지 구마준을 놓지 않고 보듬고 갔던 부분에 대해서는,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탁구와 마준이의 화해없이 이 드라마의 해피엔딩은 의미가 없었겠지요. 무엇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젊은 마준이에게, 자신의 문제를 자기 안에서 돌아보게 한 것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의 불행이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모든 불행의 원인이 자기 것을 빼앗아 간 다른 사람에게 있다고 믿었기에, 야욕과 증오만을 키워갔던 인물들이었으니 말입니다.
마지막회 제가 가장 감명깊게, 그리고 의미있게 보았던 장면들만 간추리면서, 제빵왕 김탁구 리뷰도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1. 서인숙으로부터 마준의 홀로서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탁구의 힘도 있었지만, 결국은 모든 문제의 시작과 해결은 자신에게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와닿더군요. 마준이가 서인숙에게 팔찌를 돌려주며 했던 말은 서인숙에 대한 가르침이기도 했지만, 마준이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에서 부터 시작된 방황에 대한 참대답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 내려놔요. 엄마 자신이 변하지 않는 이상 엄마 불행도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제는 엄마 불행에서 발을 빼고 싶어요. 이젠 날 위해 살고 싶어요". 마준이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트라우마와 분노를 치유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뻔한 신파로 급포장하려고 했다면, 마지막 서인숙의 회한의 눈물로 마무리를 했겠지만, 그녀는 여전히 거성가라는 겉포장만 화려한 텅빈 집의 안주인이라는 자리를 끝내 내려놓지 못하지요. 그렇게 살아왔고, 그것이 서인숙을 지탱해 왔던 힘이었기에, 마지막까지 서인숙은 서인숙으로 남았습니다.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말이지요. 서인숙이 마지막 결말에서 유경과 화해하고, 탁구에게도 사죄하며 하하호호했더라면, 제빵왕 김탁구가 신파결말이 돼버렸을 겁니다. 완성도를 해치는 우를 범하지 않았던 것도, 갈등드라마에서 좋은 결말의 예를 보여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2. 한승재의 눈물과 마준의 마지막 인사
한승재에 대한 마무리 역시도 깔끔했습니다. 마준의 친부라는 이유로 권선징악의 테두리에서 이탈할까봐 가장 조마조마했던 인물이었거든요. 아들인 마준이의 손으로 비리장부를 넘기고, 경찰에 신고까지 하게 한 점도 한승재라는 인두겁을 쓴 나쁜 인간의 가장 비참한 최후를 위한 단죄였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지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에게 마지막 인사라며 면회가서 말했지요. "단 한 번만이라도 당신이(아버지가) 나한테 존경스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면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좀 더 살기가 수월했을텐데... 그랬다면 당신을 용서하기가 훨씬 더 쉬웠을텐데... 내가 옆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데 좀만 더 잘 살지...". 처음으로 나온 생부 한승재에 대한 연민과 애증이 묻어나왔던 구마준의 심경고백이었습니다. 
30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신인연기자 주원의 연기력이 드라마 속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한승재(정성모)와의 면회장면에서는 감정신과 표정연기가 특히 많이 성숙했고, 깊어졌다는 생각이 든 장면이었습니다. 주원이라는 배우의 성장이 기대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제가 뽑은 마지막회 가장 마음 아프면서도, 많은 여운이 남았던 장면이었습니다.
납치한 탁구를 옥상에서 실족사시키려는 한승재, 마지막까지 놓지 못했던 한승재의 야망과 구일중에 대한 굴욕감은 마준이가 탁구에게서 느꼈던 열등감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세상에는 경쟁만이 있을뿐, 내가 가지지 않으면 빼앗기는 것이고, 내가 이기지 않으면 진다는 양분법적인 비뚤어진 사고는 그가 그렇게도 가지고 싶었던 서인숙을 빼앗겼다는 구일중에 대한 패배감에서 비롯되었지요.
마준이에게만은 2인자의 설움을 주지 않겠다는 잘못된 욕심은 결국 아들의 외면이라는 결과만을 가져왔을 뿐이었습니다. 마준이가 한승재를 면회가서 한승재의 잘못이 빚은 결과를 깨우치게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마준이가 돌아가고 나서 오열하는 한승재의 모습은, 진심으로 자식 앞에 부끄러운 아버지로서 반성의 눈물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마 죄값을 다 치르고 나온 후에는 한승재가 제대로 된 인간으로 살지 않을까 싶더군요. 아무리 세상의 눈이 무섭다고 하지만, 자식의 눈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3.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포옹하는 형제들
거성식품의 차기대표를 정하는 이사회, 거성식품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자경이가 구일중의 뒤를 이을 것이라 예측했었기에, 탁구의 대표직 고사는 사실 큰 반전은 아니었어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었고요. 이사회에서의 탁구와 마준이의 훈훈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모습도 보기 좋았는데, 최고의 장면은 세 사람의 포옹신이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해하고, 이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모습이 한 장면에 압축되었는데, 자경이가 두 형제 탁구와 마준이를 안는 장면이었어요. 핏줄로 치자면 자경이가 유일하게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아버지가 같은 탁구와 자경, 어머니가 같은 마준이와 자경, 그래서 이 아이들은 세상이 열두번이 변해도 형제이고, 가족일 수 밖에 없고 말이지요.
무엇보다 탁구와 마준이의 죽 잘맞는 친구같은 모습도 훈훈하고 좋았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26살 마준으로 돌아온 밝은 모습이 편해 보이고, 진짜 형제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좋았어요. 마준이 웃는 모습이 귀여운 햇살소년의 모습인 것은 처음 알았어요. 비주얼이 좋은 주원이라는 배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기도 했고 말이지요. 눈에 분노와 증오의 빛을 버리고, 마음에 독기를 뺀 마준이는 정말로 26살 구마준이라는 싱싱한 젊은이로 태어난 듯 보였습니다. 마준이와 탁구가 서로를 향해 웃는 모습은, 대사가 전하는 것보다 더 강하게 와닿았던 화해의 장면이었어요.
마지막에 탁구에게 말실수처럼이라도 형이라고 불러 주었다면 싶었는데, 마준이 그 녀석은 여전히 자신이 탁구와 피를 나눈 진짜 형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고 있더군요. 탁구에게도 진짜 형제가 아니라고, 고백해 버리고 말이지요.  탁구는 그 말의 깊은 뜻은 몰랐겠지만, 만약 알았더라도 탁구에게 마준이가 동생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겠지요. 탁구에게는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구일중의 그늘 아래 있는 이유만으로 형제요, 누나들이었으니까요.

4. 사랑을 시작하는 청춘들, 해피엔딩이었나?
신유경의 복수는 사실 이 드라마 결말부분에서 옥의 티였습니다. 어설픈 악녀였을 뿐 그 명분과 하는 방법이 유치하고 졸렬했기에, 신유경이라는 캐릭터가 실패해 버렸고, 아마 거기서 멈추지 않았더라면, 골칫거리 캐릭터가 될 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만큼 그녀에게 거성가라는 곳은 어울리지 않았고, 서인숙을 목을 죄는 모습도 서인숙만큼이나 천박하게 흐를 뻔했었거든요. 다행히 정신차린 마준이가 신유경을 끌고 나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마준이와 유경이 진짜 부부로 사랑을 시작해가는 동안 탁구의 사랑도 시작되었지요. 옥떨메 양미순에게 "난 아직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다. 그 살아갈 날들은 네 추억이 훨씬 더 많아질거야"며, 고백을 했지요. 탁구답게 프러포즈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러나 진정성있게 했던 고백이었어요. 알콩달콩 소꿉장난 하듯이 탁구와 미순도 작은 연인들처럼 사랑을 시작하고, 추억을 만들어 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드라마 속에서 울고 웃고 함께 성장해 온 인물들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가 끝나자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제빵왕 김탁구가 과연 해피엔딩이었을까? 저는 그에 대한 답을 선뜻 '그렇다'라고는 못하겠더라고요. 왜냐면 드라마 속 인물들, 김탁구, 구마준, 신유경, 양미순, 구일중, 한승재, 서인숙, 김미순 등의 모든 인물들이 제 주변으로 걸어나온 듯 싶어서 말이지요. 여전히 탁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만들고 있고, 마준이는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 어느날 갑자기 돌아올 듯 싶거든요. 여전히 끝나지 않은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이야기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고, 지금도 진행중인 이야기지요. 그래서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이 아닌 진행형으로 남겨두고 싶더군요.

이 드라마에 흐른 작가의 메시지는 탁구가 온갖 난관에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냈지만, 제빵왕 김탁구 강은경작가는 결말을 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준이가 탁구에게 왜 웃을 수 있냐고 물었지요.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끝나지 않잖아. 오늘 잘됐다고 혹은 잘 안됐다고 내인생 끝나는 것도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결국 인생을 다 살때까지는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겠지요. 마음의 집 팔봉빵집으로 돌아간 탁구, 유경과 함께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난 마준, 거성가의 텅빈집에 홀로 남은 서인숙, 다음 세대에게 모든 것을 넘기고 그 아이들이 이뤄가는 것을 지켜보는 구일중, 감옥에 들어간 한승재까지 말이지요. 드라마는 끝났지만 작가가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는 계속 남아있을 듯 싶습니다.

5. 드라마의 여운, 탁구의 진심과 사람
오랜만에 본 좋은 드라마의 여운이 바로 이 메시지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드라마에 시종일관 흘렀던 것은 권선징악, 사필귀정이라는 것이었지만, 드라마가 끝난 지금 제게는 '진심'이라는 말과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라는 팔봉선생의 말이 더 깊게 남습니다. 지난회 처음으로 마준이의 방에 걸려있던 거성식품의 사훈을 눈여겨 봤었습니다. 오랫동안 드라마를 보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사훈이 "성실하고 정직하게 정확하게"더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돈을 위해, 또 누군가는 최고의 빵맛을 위해, 또 누군가는 가족의 배부름을 위해 빵을 굽고 있겠지요. 그리고 또 누군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굽고 있을 것같기도 하고요. 팔봉선생과 구일중, 그리고 탁구가 담았던 빵의 진심, 형이상학적이라고만 느껴졌던 빵쟁이의 철학, 그것을 빵에 담아 굽는 제빵사들이 우리 주변에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비단 빵쟁이뿐만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성실하고 정직하게 진심을 담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싶고요. 그것이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했던 진심이었겠지요.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비결은 사람을 움직이는 탁구의 진심,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 정직한 사람이 이긴다는 것에 대한 사필귀정의 메시지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진정으로 원했던 해피엔딩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여전히 진행형같습니다.

* 마지막회 리뷰글에 항상 하는 말이지만, 배우들과 제작진 수고 많으셨습니다. 전광렬, 전인화, 정성모, 박상면, 장항선, 이한위, 전미선 등 중년연기자들의 튼튼한 연기는 제빵왕 김탁구를 지탱해 온 가장 큰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발견한 주원이라는 배우는 제빵왕에서 건진 수확이 아닌가 싶습니다. 비주얼도 좋고,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처음 긴장돼 보였던 표정과 대사처리도 많은 성장을 보인 좋은 배우였습니다.
또한 시트콤에서의 코믹이미지를 벗은 윤시윤에게는 새로운 연기도약이라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 싶습니다. 정극에 도전하는 윤시윤의 연기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김탁구라는 인물은 오히려 윤시윤에게 큰 행운을 준 듯 싶습니다. 김탁구라는 거친 야생마의 이미지와 순박함, 하나 밖에 모르는 돌진형의 캐릭터는 윤시윤의 기교부리지 않는 연기와 오히려 잘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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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6 09:05




마지막까지 반성과 양심이라고는 없는 한승재의 악행은 인두겁을 쓴 짐승의 모습입니다. 사랑하는 여자 서인숙에 대한 일편단심 바보같은 사랑도, 마준이에 대한 애정이라고 보기에는 그 파렴치함과 이기심은 동정심마저도 아까울 정도입니다. 자신을 거둬 준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기형적인 사고의 출발이 평생 갖지 못한 여자에 대한 사랑과 자식때문이었지만, 악행의 정도가 너무 멀리 가버린 한승재는 드라마가 낳은 최고의 악역인 것 같습니다. 
구일중의 치밀한 올가미 작전에 말려든 한승재는 오히려 큰소리를 치며, "자네 한 몸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어찌 해 볼 수 있겠냐?"며, 자네의 시대는 끝났다고 밀쳐버리고 나갔지요. 예상대로 이 모습을 숨어서 지켜 보고 있었던 마준이가 구일중을 부축해 주었네요. 그리고 마준이에게 남겨두었던 한가닥 용서의 동아줄을 이번에는 마준이 잡은 것 같아 한시름 놓기도 했습니다.

드라마가 낳은 최고의 악역 한승재
한승재와 서인숙과 싸잡아서 벌을 주고 싶은 마준이었지만, 매회 방황하는 모습과 흔들리는 모습에 용서하고 싶다, 아니다를 반복해 왔던 시청자에게 마준이에게만은 용서와 화해의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 내심 반갑기도 합니다. 
한 회분량만을 남기고 있는 제빵왕 김탁구는 여전히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습니다. 곪은 상처들을 치료하고 봉합해 가는 과정은, 그 상처가 아프고 깊었던 만큼 간단하고 쉽지 않습니다. 권선징악과 사필귀정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이탈하지 않았던 이 드라마는, 마지막에 어물쩡 화해와 용서라는 이름으로 나쁜 놈이 갑자기 착해져 버리는 맥빠지는 전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 끝까지 매력적이에요. 한승재의 일관성있는 악역이 마음에 듭니다. 결말이 요상스런 신파로 끝나버릴 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찢어죽이고 싶은 나쁜 놈이네요.
요즘은 나쁜 짓을 한 놈들은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죄질에 따라 가차없이 처벌을 해주었으면 싶은 바람이 굴뚝같습니다. 뉴스거리로 도배되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들을 보니 더욱이나 분명한 징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용서해주는 것이 관행이 되다 보니, 악의 뿌리가 뽑히지 않고 반복되어서 말입니다.
한승재 역의 정성모와 묵직한 구일중 역의 전광렬의 명품연기가 드라마를 탄탄하게 받쳐주며, 전인화, 전미선, 박상면, 타계한 팔봉선생 역의 장항선 등 드라마의 무게를 잡아 준 중년연기자들에게 박수를 아끼고 싶지 않네요.
긍정의 힘, 빵쟁이의 정직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탁구가 봉합의 과정 중심에 서있다는 것이 든든하기는 하지만, 탁구 혼자만의 힘으로는 거성가의 상처를 꿰매기에는 힘이 부족할 듯 싶더군요. 다행히 큰누나 자경이가 힘을 실어주어서 한결 수월해지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마준의 눈물고백,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14년만에 털어놓는 마준이의 고백은 가슴이 먹먹해 질정도로 처연하고 불쌍한 고백이었습니다. "죄송해요. 그때 제가 조금만 더 기운이 있었어도, 제가 조금만 더 상황판단이 빨랐어도, 할머니 어쩌면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에요. 그 때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버지 서재문을 두드리는 것 뿐이었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마준의 고백은 구일중의 심장이 멎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지요. "또 죄송합니다, 아버지. 저 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마준이의 눈물고백을 듣는 구일중의 표정이 복잡해 보였는데, 추측해 왔던대로 마준이 친자가 알고 있었음이 분명해 보이더군요. 
한승재에게 구일중이 그랬지요. "자넨 내 아내를 마음에 품었잖은가? 평생 난 그저 지켜봐야만 했네. 내 아내인 탓에, 내 친구인 탓에..." 자신의 입으로 아내와 친구의 불륜을 그렇게 힘들게 뱉어내고 말았던 구일중이었지요. 그런 구일중에게 마준이가 "저같은 게 태어나 버려서 죄송하다"는 말을 했을 때, 심장이 내려앉는 듯 말을 잇지 못하더군요.  
구일중은 마준이가 모르기를 바랐을 겁니다. 구일중의 아들로 반듯하게 성장해 주길 바랬을 뿐이었습니다. 늘 마준이를 끼고 도는 서인숙으로 인해 마준이가 비뚤어지고 엇나가는 것을 보며, 구일중은 더 가혹하게 엄한 아버지가 되고자 했을 겁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때로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어깨를 토닥여줄 때도 있지요. 자신의 죄를 갚는 심정으로 마준이를 더 많이 보듬어 주었어야 했는데, 그도 인간인지라 때로는 불편했을 수도 있었고, 그래서 더 안쓰러운 자식이었을 겁니다. 많이 토닥여 주지 못했던 마준이었기에, 마음 한켠이 늘 아려왔던 손가락이었는데, 그나마 마준이가 좋아한다는 신유경을 보니 안심이 되기도 한 구일중이었지요. 

탁구의 등장으로 거성가를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반항하고, 반발이 더 심해졌다는 생각만했는데, 마준이가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것이, 한승재와 서인숙이 어머니가 돌아가신던 날 밤 저질렀던 진실보다 더 큰 충격입니다. 그래서 한승재에게 두 가지 선택권을 주며 말했지요. 검찰출두가 아니면 외국으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요. "그게 내 두 아들을 자네한테서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라고 말이지요. 
한승재로부터 탁구는 생명 혹은 탁구가 가야할 인생을 지켜주는 일이라면, 마준이의 경우는 한승재에게 아들로 내주지 않겠다는 의미로 저는 해석을 했어요. 구일중은 끝까지 마준이를 아들로 품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승재의 이기적인 부성애와는 대조적이었던 구일중의 차고 넘치는 큰 부성애였습니다. 낳은 정도 기른 정도 부모와 자식으로 살아온 26년의 정을 마준이의 생부라해도 끊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진실을 알고 싶었다는 구일중이 진구와 함께 한승재의 비리증거물을 손에 넣었지만, 한승재가 마지막 반격의 술수를 또 준비했지요. 비서실 남비서에 의해 탁구가 납치되어 위기에 처했는데요, 정말 한승재라는 인간은 범행도 치밀하지만, 도저히 용서하기 힘든 나쁜 놈이네요. "난 구마준이에요.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의 단 하나뿐인 아들이라고요. 아버지를 배신한 사람은 나한테도 배신자에요" 라며, 아들에게서도 버림받고, "구일중이 아니면 안된다"며, 미안하다고 한마디로 토사구팽해 버리는 서인숙에게서도 버림받은 한승재입니다. 결국은 구일중이 마준의 생부에게, 친구에게 주는 마지막 관용까지 버리면서, 파멸의 길을 향해 달리고 마나 봅니다. 이런 놈에게는 벼락을 내려야 하는데 말입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하게, 거성인가? 자네 아들인가?" 탁구의 위험을 알리며, 제빵왕 김탁구 대단원을 내릴 마지막 사건 하나를 던지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한승재의 악행이 치가 떨리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여자도, 아들마저도 어느 것 하나 가지지 못하는 한승재이기에, 드라마속 인물중 가장 불쌍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준이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껍데기뿐이라고 했지만, 한승재처럼 껍데기만을 붙들고 살아온 인간은 또 없어 보여서 말이지요.
마지막 한 회만을 남기고 탁구의 생사가 불분명한 위기에 처했는데요, 탁구를 누가 구할지가 궁금합니다. 위기에 처한 청산공장을 살리고, 구일중의 대리인 자격까지 인정받아야 하는 탁구,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결국 우리쌀 빵이라는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지요. 미출사고로 변상을 요구하던 빵가게 사장들도 주문을 넣고, 한승재의 사주를 받고 있던 공장장까지 변화시키는 탁구의 힘은 진심입니다. 아버지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지키겠다는 진심말이지요.물론 쌀빵의 성공에는 팔봉식구들의 도움이 컸지요. 아이디어는 자경이가 주었고 말이지요. 

끝나지 않은 3차경합, 행복한 빵을 만드는 뺑쟁이의 길을 향해
이번회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탁구와 마준이가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는 장면이었습니다. 결혼을 한 마준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클럽을 전전하며 방탕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탁구가, 클럽으로 찾아가 마준이를 끌고 나왔지요. 마준이를 데려간 곳은 팔봉빵집이었어요. 스승님의 마지막 경합주제 앞에 마준이를 세운 탁구, 탁구가 마준이에게 일깨운 것은 스승님의 마준이에 대한 사랑과 빵쟁이의 길이었어요.
서태조로 살았던 팔봉빵집에서의 2년동안 서태조는 늘상 틱틱거리고 거만스럽고 재수없는 왕싸가지였지만, 탁구에게 있어 그 때의 마준이는 구일중의 아들도, 거성가의 사람도, 더더구나 작은 사모님의 아들도 아니었어요. 조금 싸가지 없는 경쟁자일 뿐이었어요. 이기적이고 정없는 녀석이었지만 함께 빵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와 경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탁구에게 좋은 친구였지요. 탁구를 이만큼 지치지 않게 끌고 왔던 것도 결국 서태조, 마준이와의 경합이었던 것이였지요. 손목에 끈을 다시 채워주고, 재료가 없는 탁구에게 빵재료도 나눠주었던 친구, 서태조, 지금은 하나 뿐인 탁구의 동생 구마준말이에요. 미우나 고우나 보듬고 가야 할 아버지의 아들 말입니다. 그리고 탁구가 마준이를 보듬고 가야하는 이유는 팔봉스승님의 유언이기도 했고요. 
팔봉선생이 가는 날, 마지막으로 탁구에게 빵을 만들어 주면서 말했지요. "탁구야, 인생이란 겪는 것이다. 나쁜 일도, 슬픈 일도, 좋은 일도, 기쁜 일도 겪고... 태조는 하나 뿐인 네 동생이 아니더냐. 네가 평생 안고 가야 할 네 동무니라". 그리고 팔봉선생은 더 이상 봉빵을 만들지 않았던 이유를 말해 주었지요. "내 평생에 후회되는 한 가지는 하나뿐인 친구를 그리 떠나 보낸 것이다. 내가 더 이상 봉빵을 만들 수 없었던 것은 친구를 잃은 아픔때문이었다. 이 세상에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없느니라".
팔봉선생이 마지막으로 자신을 당부하고 갔다는 말에 마준이 주저앉아 오열하고 말지요. 탁구도 함께 울고, 아마 시청자도 이 장면에서 울컥했을 겁니다. 팔봉빵집으로 끌려 온 마준이 탁구에게 물었지요. 힘든 일을 겪고, 다 뺏겼으면서도 왜 계속 웃을 수 있는 거냐고요. 탁구가 마준이에게 했던 말은 팔봉선생의 말씀과 같은 말이었어요. "살아야 하니까. 살아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끝난게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니까".
다음날 마준이는 거성식품 개발실에 모습을 드러내고 빵을 만들기 시작했지요. 물론 한승재에게서 돈을 타내기는 했지만, 아마도 한승재의 돈주머니를 털어줄 기특한 생각이었던 것 같더군요. 마준이는 탁구와의 끝나지 않은 경합을 시작한 거지요. 바로 빵쟁이의 길 말이지요. 같이 가자고 하는 탁구의 손을 마준이 마주잡은 겁니다. 기특하다 구마준!
저는 마준이가 탁구의 손을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마준이와 탁구에게 내린 팔봉선생의 3차경합 주제의 빵은 아마 탁구와 마준이가 죽는 날까지 가져가야 할 과제일 거에요. 왜냐면 빵쟁이라는 이름을 걸고 살아가는 동안 계속 만들어 갈 모든 빵들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이기 때문이지요. 빵쟁이의 길이고 말이지요. 결국 빵으로 화해하고 빵으로 길을 찾아 가는 두 녀석은 이렇게 아프고, 슬프고, 즐겁고, 힘들었던 성장통을 극복한 것이지요. 결국 다 지나가는 일들처럼 말이지요.
 
위험에 처한 탁구, 마준이가 구한다
진구를 잡으려던 한승재는 이중으로 쳐 둔 구일중의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는데요, 한승재 역시도 또 하나의 반전카드를 내밀었지요. 40년 친구라서 그런지 서로의 수를 다 읽고 있는 듯 싶더군요. 탁구에게 닥쳐오는 불행은 이것으로 마지막이었으면 싶은데(아마 그렇게 되겠지요), 탁구는 무사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큰데요, 저는 마준이가 탁구를 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일중의 분노에 찬 말, "그게 내 두 아들을 자네한테서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 저는 이 말을 분명히 마준이도 들었을 거라고 생각되더군요.
마준이가 돌아보는 엔딩장면의 장소는 마준이의 회사방이었지요. 지금 마준이는 회사에 있고, 누구보다 잘 엿듣는 마준이기에, 고성이 오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다 듣고 있으리라 짐작되더군요. 마준이는 아버지 구일중으로부터 "내 두 아들"이라는 말에 아마 전기충격을 받았을 듯 싶기도 해요. 비로소 아버지의 깊은 사랑, 구일중의 마음을 확인하고, 14년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되는 거지요. 마준이가 원하는 것은 아버지 구일중의 아들이 되는 것, 오직 그 하나였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구하느냐는 것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마준이 처음으로 한승재에게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것을 상상해 봤어요. 탁구를 살려 달라고 말이지요. 무엇이든 자기를 위해서는 한다고 했으니, 탁구도 풀어달라고 사정할 것 같더군요. 자기를 위한다는 모든 일들을 제발 멈춰 달라고 말이지요.
구일중이 마준이를 끝까지 품었듯이, 마준이의 아버지 역시 누가 뭐래도 구일중일 수 밖에 없고, 탁구는 마준이의 하나 뿐인 형, 그것도 함께 평생을 두고 경쟁자로 동반자로 행복한 빵을 만들기 위한 동무잖아요. 마준이 한승재에게 자신을 위한다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내버려 둬달라고, 또 부탁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예전에 신유경의 아버지 사건으로도 같은 부탁을 했던 마준이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문제해결이 너무 쉬운 방법같고, 아무래도 저는 마준이가 이사회에서 뭔가 큰 것을 터뜨려 버릴 것 같더군요. 마준이가 만든 빵에 그 비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마 한승재에게 신제품 빵으로 탁구를 끝장낼테니 두고 보라고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이사회에서 김탁구를 꼭 무너 뜨리겠다고 안심시키는 것이지요. 정정당당하게 이기겠다는 마준이에게 명분을 주기 위해 한승재도 한 발 물러섰다가, 이사회에서 마준이가 빵을 내놓으며, 그리고 대형사고를 치는 것이지요. 
대형사고란 거성의 후계자를 안하겠다는 폭탄발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승재와 서인숙에게 이같은 좋은 복수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한승재는 그래도 생부이니 직접 치지는 못할 것이고, 생부임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래도 자신에게 아버지는 구일중 한 분이라고 한승재에게 대못을 박아 버리는 것입니다.

신제품 빵을 만든 것을 비밀에 부치고 있는 마준이가 한승재를 위해 만든 빵이 아니라고 했는데, 누구를 위한 빵인지 궁금한데요, 아마도 거성이라는 울타리에 있는 가족을 위한 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마준이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하는 빵, 마준이를 끝까지 보듬으려 하는 탁구와 아버지, 그리고 아내 신유경을 위한 빵말입니다. 신유경의 분위기가 호러과로 변해 버려서 해피엔딩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신유경이 행운의 모자를 쓰고 떠나는 결말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제 곧 결말이 나오겠지요.
제빵왕 김탁구는 출생의 비밀과 빵이라는 소재로 갈등을 만들어 왔지만, 결국은 가족과 주인공들의 성장을 다룬 휴먼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직하고 곧은 길을 고집하며, 어떤 난관도 탁구답게 헤쳐 온 주인공 김탁구와, 돌아 돌아서 결국 자신에서부터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 마준이의 성장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을 만드는 빵쟁이의 길을 향해 같은 곳을 보며 움직여 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성장통을 위한 마지막 결말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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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10 10:36




제빵왕 김탁구의 힘은 탁구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변화였습니다. 팔봉빵집의 제각각 인물들이 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유기적 인간관계로 변화하고, 그 변화는 새로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탁구에게 집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팔봉빵집과는 비교도 되지 않은 어마어마한 거성가라는 집은 그야말로 전쟁통 폭격에 지붕이며, 기둥이며 산산히 부서져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족 아닌 사람들이 가족으로 거듭나고 있는 팔봉빵집과는 대조적이지요. 기형적인 출발이지만 정작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화합해야 할 집단은 비극적인 파멸만을 향해 곪은 상처를 드러내고 아파하다, 급기야는 꿰매기 힘들정도로 갈기갈기 그 곪은 상처가 터져버리고 맙니다. 마준의 생부에 대한 26년간의 비밀, 그리고 14년전의 비밀이라는 뇌관이 터지고 만게지요. 
터져버린 뇌관, 거성가의 비밀
누워있던 구일중이 섬뜩한 모습으로 서재안 한승재와 서인숙을 노려보는 모습을 보고는 심장이 멈출 정도로 놀랐습니다. 자경이가 구일중이 깨어났음을 알고 있었기에 자경이가 비밀을 듣게 되거나, 때마침 정원을 들어서고 있었던 마준이가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듣게 되지 않나 생각했었거든요. 물론 어릴 때부터 엿듣기 좋아하는 마준이도 이 광경을 모두 보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구일중이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이 뒤늦은 감이 있지만, 거성가의 엄청난 비밀을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마준이 안고 가기에는 수습할 길이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막차를 탄 신유경도 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지난 글에서 두 사람의 결혼이 파멸을 향한 복수결혼식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말 마준이와 신유경의 정신상태가 딱 그것이더군요. 갈데까지 가보자는 신유경의 서인숙에 대한 협박은 솔직히 어떤 목적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서인숙의 비밀을 알았으니, 나한테 목 빳빳이 쳐들고 무시하지 말라는 경고성 협박인지, 신유경식의 짓밟힌 자존심에 대한 복수인지, 서인숙이 그토록 거들먹 거리던 위대한 집안 거성가를 서인숙이 뻑하면 하는 말처럼 '천박한' 신유경이 접수하겠다는 선전포고였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신유경을 신혼 첫날부터 독수공방을 시키는 것을 보니, 이 추잡한 싸움이 끝난 후에 마음편하게 유경이 진흙탕에서 나오게 할 수 있게 하려는 작가의 배려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마준이는 비정상적이고, 이기적인 사랑때문에 결국 유경이마저도 차지하지는 못하나 싶기도 하고요.
14년 그리움의 세월 끝, 탁구와 미순의 상봉
기대되었던 탁구과 미순의 14년만의 상봉은 감동은 컸지만, 깡패들한테 둘러싸여 탁구가 너무 매를 많이 맞아서, 그 순간적인 감동이 줄어들었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부모자식간의 인지상정만은 지켜주는 깡패아저씨들마저도 인간미는 있더군요. 엄마와 아들을 인력으로 떼 낸 한승재같은 놈은, 주먹이나 쓰고 남 등이나 쳐먹는 깡패만도 못한 깡패 중에 최고 악질깡패입니다.
"내가 얼마나 더 맞으면 비켜줄래. 자그마치 14년이야. 열두살에 떨어져서 찾았던 어머니라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생사도 몰랐던 어머니, 우리 엄마 얼굴 좀 보게 해줘". 죽어라고 맞으면서도 한 대도 때리지 않았던 탁구, 탁구는 이번회 때렸던 깡패에게 예전에도 그랬어요. 마준이와 묶었던 끈을 풀고, 마준이에게는 절대 나오지 말라면서 맞아줬어요. 빵만드는 손으로 사람을 때릴 수는 없다면서 말이지요. 제 기억이 맞다면 그때 그 깡패가 쬐금 착해졌더라고요. 아무리 주먹으로 먹고 사는 깡패지만, 부모자식간의 인지상정이 뭔지는 안다고 한승재에게 한 방 먹여버린 모습도 통쾌했고 말이지요.
탁구와 미순은 14년만에 서로 얼굴을 확인합니다. 탁구의 눈에 엄마는 그대로에요. 곱고 강하고 탁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버릴 준비가 되어있는 그런 어무이 모습 그대로였어요. 어른으로 훌쩍 커버린 탁구, 내새끼 탁구가 맞는지 미순은 미순의 손에 남아있던 탁구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눈매며 입이며, 오똑 선 콧날까지 내새끼 탁구가 맞습니다. 반듯하고 착하게 자라준 탁구, 고맙고 또 고마운 미순입니다. 험한 세상에서도 이리도 반듯하게 커주다니, 이렇게 자라기까지 크는 과정을 보지못한 잃어버린 14년의 세월이 안타깝고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너무나 다행이에요. 미순의 흐려져 가는 눈에 탁구와 똘망똘망 귀여운 처자, 또다른 미순이 옥떨메의 모습을 새길 수 있으니까 말이지요. 
탁구와 미순은 14년만에 처음으로 달고 편한 잠을 잤지요. 엄마와 아들이 자는 모습을 보니, 불행 끝 행복 시작이 될 듯싶어서 마음이 넉넉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마지막 고비, 청산공장을 살리고 탁구가 당당하게 거성 구일중의 대리인 자격을 인정받는 일이 남았지만요. 이번회 자경을 보니 자경이도 탁구를 동생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더군요. 제 개인적인 거성가의 그림은 자경이가 전문경영인으로서 거성의 실무를 맡고, 탁구는 엄마랑 양미순이랑 청산에 내려가서 거성의 빵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탁구에게는 작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넘쳐나는 팔봉빵집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고민도 되지만요. 

한승재의 똘마니 깡패에게 미행당하고 있는 조진구가 구일중의 밀명을 완수하기 위해 가장 위험한 일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구일중이 말한 자료를 찾을 때까지는 조심하라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가장 위험한 일이 마지막회를 두고 터질 듯합니다. 이사회와 관련해서 한승재의 치부를 입증할 결정적인 자료가 될 듯한데, 이번회 엔딩장면에서의 구일중에게 드리워진 불행의 그림자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구일중이 한승재와 서인숙을 향해, "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두 사람이 어디에 있었나? 절대로 두 사람 용서할 수 없어"라고, 눈을 부릅뜨는 장면이 순간 홍여사가 쓰러지던 그날의 모습과 오버랩이 돼버렸습니다. 그때 홍여사도 구일중의 그 모습, 비슷한 대사를 하며 쓰러졌던 것이 생각나서 말이지요. 유행은 돌고 역사는 반복한다는 말도 있는데, 참으로 마준이의 되풀이되는 목격 역시도 어쩌면 그렇게 14년전과 똑같은 모습인지, 마치 지난회 납치되는 미순의 차를 뒤쫓던 탁구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14년전 듣지 말아야 할 진실,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을 목도하고, 이리도 뒤틀린 아이로 자라게 했는데, 14년전과 똑같이 홍여사의 자리에 구일중이 서있는 모습만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구마준, 소름끼친 악마의 얼굴
이번회를 보면서 제 눈에는 마준이가 유독 눈에 밟히도록 무섭고 아프게 들어왔습니다. 신유경에게 귓속말로 전하는 팔찌의 비밀, 자신의 출생의 비밀까지도 고백을 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악마의 모습이 따로 없을 정도로 섬뜩하고 무섭더군요. 싸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착각까지 들었어요. 속된 말로 실실 쪼갠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표정의 미소를 지어가며, 거성가의 무서운 비밀을 말하는 구마준, 그 순간만은 악마의 모습이었습니다. 표정연기와 섬뜩하면서도 비열한 듯한 눈빛연기가 빛을 발했고, 일취월장한 주원의 표정연기가 인상적으로 와닿았습니다.
한승재와 서인숙이 14년전 그날밤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구일중,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구마준, 마지막 엔딩장면은 여러가지 복선들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구일중이 홍여사가 쓰러졌던 그날 밤처럼, 쓰러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구일중은 뇌출혈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었고, 여전히 손떨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기에 안심하기는 이른 상태지요.
그럼, 구일중이 쓰러지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 제 생각은 한승재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들쳐업고 구일중의 침대에 눕혀둘 것 같네요. 중요한 것은 이 광경을 목격한 마준이의 선택이겠지요. 14년전 그날처럼 식구들이 알게 신호를 줄 것인지, 아니면 아버지에게 살려줄 테니 비밀을 묻고 가라고, 홍여사에게 했던 것처럼 거래(?)를 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한승재의 말이 목에 가시처럼 와닿았는데, "12살 어린나이에 그런 비밀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을 수가 없어요" 라는 말이었어요. 한승재같은 나쁜 사람의 마음에도 마준이처럼 병적으로 독한 애가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나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누구의 피라고 말이지요. 악랄한 서인숙과 한승재 자신의 핏줄인데, 청출어람이라고 더한 악질이 나왔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서 마준이가 더 무서워졌는지도 모르겠어요. 할머니가 쓰러졌던 날에는 적어도 집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알리는 시도는 했는데, 큰 악마로 변해버린 지금의 마준이 상태로는 눈 질끔 감아버릴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팔봉빵집에 불을 지르고 탁구에게 설빙초를 먹이려 했던 마준이라면, 구일중의 죽음이야 말로 모든 것을 독차지할 마지막 기회가 될테니까요.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마준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인데요, 마준이를 끝까지 악마로 그려갈지, 기회를 줄 지에 대한 것입니다. 마준이는 자신에게 더러운 피를 물려준 생물학적 부모 서인숙과 한승재를 파멸시키겠다는 목적은 성공한 듯 보입니다. 그래도 부모라고 제 입으로는 하지 못하고, 신유경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신유경의 팔찌에 대한 언급으로 서인숙과 한승재의 서재에서의 밀담이 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를 구일중이 다 듣게 돼버렸으니 말입니다. 구일중이 알게 하는 것까지 마준이가 짠 시나리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일중이 알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마준이의 복수시나리오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겠지요. 이제 갈림길에서의 마준이의 선택만이 남았네요.
신유경과 구마준,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마준이에게 실낱같은 양심 한가닥은 기대를 걸게 합니다. 바로 유경이때문이에요. 마준이는 신혼 첫날부터 다른 여자와 놀아나는, 에고 이를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 지, 정말 삐리리리리야 라고 욕을 해주고 싶은 행동을 했었지요. 거성가의 며느리가 되겠다는 신유경의 목표는 이뤄지게 해줬으니, 지금부터는 자기 차례라며 팔찌의 비밀을 말했지요. 마준이는 자신을 상처투성이로 자라게 한 더러운 피를 준 서인숙과 한승재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찬 녀석입니다. 
연거푸 외박한 마준이를 찾아가 신유경은 갈데까지 가보겠다고 합니다. 탁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라며, 그런 탁구가 아닌 마준이를 선택한 이유는 탁구에게 자신의 뒤틀린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였다고 말하지요.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지요.
"잠깐이었지만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너와의 행복을 꿈꿨다"고요, 진심일 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했다고 말이지요. 순간 마준이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날밤 클럽에서 마준이 결혼반지를 만지작거리면서, 유경과 마준 자신을 위한 소박한 행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마준이가 그날 밤 집으로 들어 온 것도, 유경이 말한 행복한 꿈을 잡아보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마음이라면, 마준이가 쓰러진(만약 쓰러진다면) 구일중을 살리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마준이를 위한 마지막 구원의 동아줄이 구일중이 아닐까 싶거든요. 부디 구원의 동아줄을 마준이가 꼭 잡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준이에 대해서는 정말 나쁜녀석이라 한치의 용서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다 보니, 구만리같은 인생을 살아내야 하는 마준이가 한편으로는 마음이 쓰이네요. 한승재와 서인숙은 법대로, 그리고 저지른 악행대로 처벌을 받더라도 말이지요.
제가 예전글에서도 구일중이 마준이를 끝까지 품을 것이라는 말을 하면서, 제가 예상하는 장면이라며 이런 내용을 썼었어요.
<한승재는 구일중에 홍여사가 죽던날 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왜 쓰러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마준이가 서인숙과 자신 사이에 낳은 아들이라는 것까지도 제입으로 발설을 하고요. 그 때 구일중이 죽일듯이 한승재를 보며 일갈을 날립니다. "그 입닥쳐, 마준이는 나 구일중의 아들이야, 마준이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죽여 버리겠어"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밖에서 듣고 있던 마준이는 그제서야, 구일중이 자신이 한승재의 아들임을 알면서도 아들로 품어왔다는 것을 알게되고, 폭풍감동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마준이의 마음에 있던 분노와 욕심을 벗어 버리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거죠. 구일중의 진짜 아들로, 탁구의 동생으로 말이지요>라는 내용이었어요. 
마준이의 참회의 눈물이야말로 유일하게 마준이를 용서할 수 있는 길인데, 이런 식으로 전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이런 생각을 쭉 해오고 있었답니다. 여하튼 구일중이 쓰러지게 된다면, 마준이가 꼭 살려 주었으면 좋겠네요.
신유경의 앞날에 대해서는 저는 과감하게 떠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유경이가 상자에 던져넣어 버린 행운의 모자가 그 복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거성가의 추잡한 싸움이 끝나고, 유경은 화려한 옷과 보석을 던져버리고, 처음 그 모습처럼 헐렁한 티셔츠에 진바지 하나 걸쳐입고, 행운의 모자를 쓰고 거성가를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진짜 신유경의 행복을 찾아서 말입니다.  
이제 2회만을 남겨둔 제빵왕 김탁구, 그 결말이 어떻게 날 지 일주일이 길게 느껴질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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