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겨운'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12.01.25 '샐러리맨 초한지' 정겨운, 미워할 수없는 귀여운 항우장사 (7)
  2. 2011.03.11 '싸인' 최악의 방송사고에 끔찍한 결말, 무리수에 의한 타살 (38)
  3. 2011.03.10 '싸인' 마지막 반전, 최후의 부검대 위에 오를 시신은 누구? (34)
  4. 2011.02.18 '싸인' 이명한의 선택, 죽음을 암시했을까? (14)
  5. 2011.02.11 '싸인' 윤지훈의 충격적 거짓증언? 또다른 반전의 시작이다 (33)
2012.01.25 12:15




애정라인의 윤곽과 함께 유방과 항우의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되었는데요, 미워할 수 없는 남녀주인공의 코믹한 매력,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의 살벌한 전쟁터에서도 웃음은 끊이지 않고 터져나오는 드라마가 샐러리맨 초한지입니다. 정려원의 싸가지 재벌녀는 과한 힘을 빼고 나니, 백여치라는 캐릭터에 급속도로 몰입하게 만들었고, 빈틈없어 보이는 항우(정겨운)는 이가 듬성듬성 빠진 칼을 폼잡고 빼서 휘두르는 모습이라 귀엽기까지 하죠.
일이 묘하게 꼬이다 보니 항우팀인 여치는 유방에게, 유방을 돕고 있는 차우희는 항우에게 도움을 받는 형국이 돼버렸는데요, 이 드라마의 좋은 점은 사랑의 짝대기에 혼선이 없다는 점입니다.
유방이 신약 부작용때문에 성적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차우희를 끈적거리는 눈빛으로 보는 상황들이 몇번 나오기는 했지만, 우희는 유방에게 남자라기 보다는 든든한 오빠같은 감정을 느끼는 듯합니다. 여치가 우희를 대놓고 질투를 하고 있지만, 무딘 유방이 눈치를 채지 못할 뿐이고요. 

공백인 부사장 자리를 놓고 유방과 항우의 본격적인 격돌이 시작되었는데요, 천하그룹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라는 진시황의 미션에, 전략사업본부는 홍해가 갈리듯 두 개의 팀으로 갈리게 되었죠. 항우측에 쏠림현상이라는 결과로 나오기는 했지만, 장량과 항우의 대결은 실질적으로는 유방과 항우의 전투입니다.
천하그룹에서는 계륵으로 치는 인천의 의료기기 전문공장을 두고 벌어지는 전투에서, 두 사람은 상반되는 전략으로 맞서게 되었지요. 유방은 살리자, 항우는 폐쇄시키고 물류창고를 세우자는 입장입니다. 자율적 선택으로 장량과 항우의 편가르기를 했는데, 의외의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지요. 오랜시간 천하그룹을 위해 몸바친 장량을 버리고, 신임본부장 항우 라인으로 우르르 몰려가 버린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지요.
홀로 남겨진 장량, 김칫국 마시다 처량하게 홀로 술잔을 기울이는 폐인연기가 압권이였죠. 깨알같은 웃음으로 한 컷 한 컷 소중한 웃음을 날려주는 장량역의 김일우, 이번 편에서도 실망을 시키지 않는 고품격 깨알웃음을 주셨지요.
매화방에서 유방과 번쾌의 등장에 눈물 그렁그렁 감격해 하는 모습도 웃겼지만, 신임본부장 최항우의 견제에 허걱 놀라는 표정으로, 말없이 손을 치우는 모습 또한 기억남는 장면이었답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천하그룹에서 없어져야 할 무능한 사람, 항명하는 사람으로 장량을 지목하는 최항우의 기습적인 칼(손)을 받아치는 모습, 재미있는 상황극이었죠.
사람 일 한치 앞을 모른다고 유방과 번쾌의 기막힌 학연때문에, 그동안 유방 위에 군림(?)했던 번쾌가 하루 아침에 모냥 빠진 졸개가 돼버릴 줄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름도 거시기한 동네 대갈리 대갈중학교 선후배로 밝혀져, 번쾌의 대갈(ㅎ머리)통이 남아나질 않는군요. 유방의 무릎팍에 멍꽤나 만들었던 번쾌, 눈두덩이 시퍼렇게 멍이 들도록 쥐어터지고, 인생역전이 따로 없습니다.
알고보니 유방 대갈리에서 유명했던(?) 불량서클 영 일레븐 원년멤버이자 창단자였고, 주먹으로도 날렸던 조폭 비스무리한 과거를 가졌더라고요. 그래서 유방의 아버지가 그리도 유방을 걱정하고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기를 바랐나 봅니다.
 
사촌형 항량의 자살로 복수심이 이글거리는 최항우가 호랑이 굴로 직접 들어왔는데요, 천하그룹 직원들의 두툼한 신망을 얻지요. 튼튼한 줄을 잡기 위한 라인업이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최항우의 목표는 오직 하나입니다. 천하그룹을 손에 넣는 것이죠.
내부 협력자 범증(이기영)의 보이지 않는 조력을 받아가며, 일사천리로 천하그룹에서의 입지를 굳혀갈 판에 미꾸라지 한마리가 들어왔으니, 개차반 백여치입니다. 난초방에 들어온 백여치를 보고 놀라 술까지 뿜어버리며 경악하는 항우,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백여치때문에 급기야 비밀유지를 위해 집으로 피신까지 가버리죠.
물러설 백여치 또한 아니었죠. 짐보따리를 싸서 항우의 집을 기습한 백여치, 침대에서 옷 홀라당 벗은채로 쫓겨나는 수모까지 당하는 항우였죠. 백여치의 상상불가한 행동은 종잡을 수 없는 골치거리입니다. 한 집에서도 여치의 눈치를 보느라, 항우와 범증은 몰래 문자로 대화를 나누며, 철저히 백여치를 프로젝트에서 왕따를 시키려 합니다. 항우와 범증의 문자 뒷담화, 정말 빵빵 터집니다.
"백여치가 이 정도까지 진상일 줄은 몰랐어요"
"이건 약과야. 철면피에다가 걸레를 물어도 시원찮을 만큼 입이 걸어"
"이렇게 재수없고 밥맛 떨어지는 여자는 첨..."
남자들 문자메시지가 입에 담기 민망스럽게 거시기한데, 이를 몰래 보고 있던 백여치, "너는 뭐 입맛 돌게 생겼는 줄 알아!!!" 항우와 여치, 앙숙관계인데도 주고받는 설전은 직설적인 욕으로 범벅인데도, 귀엽죠, 잉!

하긴 더 귀여운 것은 가는 발길 오는 주먹에 코피 터져가며, 티격태격 사랑모드 발동걸리고 있는 항우와 우희 커플이지요. 체육관에서 은근히 신경쓰면서도 아닌척 하는 두 사람, 주거니 받거니 밀당에 코피까지 콸콸 쏟아지면서, 그 관계가 급진전되고 있는 커플입니다. 샌드백대신 항우의 코에 강펀치를 날린 우희, 정겨운과 홍수현의 밀당도 진도가 진척될 만한 사건이 벌어졌지요.
항우와 우희의 관계가 빛의 속도로 진척될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되었는데, 연구소 팀장이 우희에게 찝적거리는 것을 항우가 목격하게 된 것이죠. 성추행을 하려는 팀장을 항우가 가만 놔둘리는 없을테고, 아마도 다음 주는 묵사발이 된 모습을 보게 될 듯합니다. 항우장사 힘을 보여줘, 저런 놈은 아주 반쯤 죽여놔야 돼!

모든 캐릭터들이 특징적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샐러리맨 초한지의 큰 매력중의 하나인데요. 이범수의 능청스러운 맛깔연기, 정려원의 개념을 물말아 잡수시는 싸가지 연기는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한층 재미있고 찰지게 익어가는 중입니다. 정려원, 처음에는 어색하더니 지금은 완전 물만난 몰고기처럼 백여치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입니다. 백여치의 삐~~처리되는 욕이 가끔식 궁금하다는...무슨 욕설이길래 음성소거 처리를 당하는 걸까요?ㅎ
그리고 귀엽기까지 한 항우역의 정겨운은 편의상 악역(?)임에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네요. 항우의 과거 악연과 원한으로 캐릭터들중 감정연기가 가장 많을 수 밖에 없는데도, 과하지 않게 개그끼 발산연기까지 다방면으로 보여주고 있죠. 유방과 항우의 공통점은 상대가 누구냐를 가리지 않고, 곤경에 처하면 외면하지 않고 돕는,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에요', 성품의 소유자들이라는 점입니다.
마지막에 웃게 될 사람이 누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최항우 요녀석이 밉지않은 것은, 아마도 온갖 폼 다잡고 칼을 빼다가 칼집에 걸려 넘어지는 듯한, 인간적인 빈틈의 매력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백여치에게 알몸으로 쫓겨나고, 차우희의 펀치에 코피까지 터진 항우장사, '자존심 비틀'이었던 샐러리맨 초한지 8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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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1 08:49




최고의 수제맞춤 양복을 만들어 온 장인의 실수, "이런, 단추를 안달았네!"였습니다. 최고급 원단과 최고의 봉제사, 그리고 최고의 디자이너가 신개념의 수트 한 벌을 내놓았을 때, 때깔나는 작품에 탄성을 질렀죠. 한 벌 한 벌 옷이 배달될 때마다, '오! 이런 디자인도 있었어?'라고 감탄하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샾을 정리하며, 그동안 누구도 보지 못했을 대단한 작품이 반전의 이름으로 배달될 것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스포일러로 나왔던 추측이 그대로 들어맞아서 반전은 없었다고 봐야 할 듯 싶습니다. 싸인 마지막회는 방송사고까지 이어져, 단추가 안달린 옷을 배달받은 느낌이었네요. 그나마 국과수의 모토가 적힌 액자에 점 하나를 찍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은 굿 아이디어 디자인이었습니다.

연쇄살인범보다 지독한 윤지훈의 죽고싶어 안달난 시나리오
국과수로 이송된 윤지훈의 싸늘한 시신 앞에 눈물과 오열조차 할 수 없는 고다경, 윤지훈이 남긴 마지막말을 듣기 위해 과거 윤지훈이 그랬던 것처럼, 윤지훈의 시신을 빼돌려 단독 부검을 합니다. 이를 막지 않은 이명한의 최후의 선택은 첫째도 국과수, 둘째도 국과수를 지킨다는 신념이었고, 마지막 윤지훈의 유언처럼 죽은자의 몸에 남긴 말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윤지훈이 알리고자 한 진실이 아니라, 그것이 국과수를 지키는 방법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윤지훈이 알리고자 한 진실, 즉 서윤형을 죽인 진범이 강서연이라는 것을 이명한도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진실은 아니었죠. 다만 시신이 되어 국과수의 모토, 법의학의 양심을 지켜달라는 윤지훈의 마지막 말을 지켜줬을 뿐입니다.
강서연을 집으로 유인해 범행을 자백받는 윤지훈, 몰래카메라에 담긴 윤지훈의 죽음과정은 서윤형 살해의 현장재현이었고, 치밀하게 강서연을 잡으려고 했던 윤지훈은 미세섬유로 타살의 증거를 남겼고, 증거물 인멸을 우려해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녹화해 증거조작의 가능성까지 대비했습니다. 윤지훈의 커피에 독극물을 탈 것까지도 예견하고 있었던 윤지훈이, 커피에 청산가리(?)를 타는 강서연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고 있던 장면은 가장 쇼킹한 장면이었죠.
그리고 일부러 죽기 위해 커피를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까지 보여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바닥에 강서연의 반지문양을 남기는 치밀함까지 보여주었죠. 19회에서 총에 맞아 죽었던 살인게임 연쇄살인범 이호진(김성오)의 게임시나리오보다 지독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던 것이죠. 이렇게 죽고싶어 안달난 지독한 인물은 처음 봤다지요;; 
윤지훈의 사망의 종류 - 무리수에 의한 타살
이에 대해 시청자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지훈이 무엇때문에 자신의 목숨과 강서연에 대한 응징을 바꿨는지를 말입니다. 윤지훈이 주선우의 부검케이스 공개토론회가 끝나고 국과수를 떠나면서 했던 말이 있었지요. "예상했지만 너무 썩었어. 시체보다 더 썩는 냄새가 진동해."
윤지훈의 말은 국과수에 국한된 것은 아니었고, 사회를 향한 독설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윤지훈은 자신의 죽음을 결심했는 지도 모릅니다. 스승 정병도 원장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옥상으로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윤지훈을 잡았던 것은 스스의 목소리였습니다. "지훈아, 한없이 사랑한다"는...
길거리 법의관으로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방황도 했지만, 여전히 사회는 시체보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고, 권력은 승자의 야비한 웃음만을 지었을 뿐이었죠. 강서연의 섬뜩한 웃음처럼 말입니다.
윤지훈은 자신의 몸으로 사회의 썩은 환부를 향해 메스를 대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명한이 마지막 양심과 소신을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지요. 결과는 강서연과 법과 권력의 힘을 이용해 비호했던 장변호사, 아버지 강중혁 의원의 대통령 후보사퇴라는 윤지훈의 승리로 나왔지만, 왜 이렇게도 찝찝한 지 모르겠습니다. 죽음으로 진실에 하소연할 수 밖에 없는 사회인지, 과연 윤지훈의 죽음이 값진 희생이었는지 조차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드라마적인 감동은 윤지훈의 죽음으로 충분히 거뒀을 지는 모르지만, 리얼리티가 생명이어야 할 의학수사드라마의 리얼리티는 실종된 듯한 아쉬움이 큽니다.
싸인은 우리 드라마에서 새로운 장르의 시도에서 성공적인 실험작이었습니다. 윤지훈이 죽음을 불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려고 했던 것자체는 숙연하게 했고, 국과수에 실려와 부검대 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감동으로 뭉클하게도 했습니다. 하지만 윤지훈의 죽음은 무리수였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윤지훈의 썩은 내가 진동하는 이 사회에 대한 분노를 내면적으로 깊게 드러냈더라면 충격결말도 무리가 없어 보였지만, 이 부분에서 충분히 묘사를 하지는 못했지요.
또한 강서연이라는 인물에 대한 묘사도 과장적인 면도 많았고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나온 권력형 사이코패스 강서연은 90년생으로 이제 갓 성인의 나이인데, 살인의 동기나 방법은 태어나면서 살인에 대한 연구만을 해온 인물처럼 용의주도하게 만들어서, 현실성은 떨어지는 인물이었죠. 하루만 지나면 퍼스트 레이디가 될거라는 강서연, 30여년 전에도 어떤 공주 한 분이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가 되기도 했었지만, 암튼 두 공주때문에 잠시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을 대놓고 그린 것인가???ㅎ;;; 
윤지훈의 죽음에 예의 취하지 않은 최악의 방송사고
스포로 유출된 윤지훈 사망설과 고다경 부검설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던 싸인 최종회는 마지막 몇분간 대형방송사고만 없었다면, 그 죽음의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잔잔한 울림을 주면서 감동도 남았을텐데 아쉽습니다. 특히 최이한의 집에 있던 정우진이 최이한 아빠의 기습방문에, 옷장 속에 숨어있다가 들키는 코믹한 장면에서, 잠깐 추억의 화면조정바까지 나오는 사고가 있었지요. 그것보다 심한 것은 마지막 긴 여운으로 정리해야 하는 장면에서, 듣기 불편했던 음향소음에 음소거 사고까지, 옥에 티라고 봐주기에는 심각한 사고들이 이어졌죠. 시간에 쫓긴 편집이 빚은 대형사고였지만, 시크릿가든 최종회에 이어 드라마 제작에서의 문제점들을, 생방송 사고처럼 앉아서 보고 있어야 했던 시청자로서는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제작진 역시 같은 심정이었겠지만, 제작진보다 우스꽝스럽게 돼버린 배우들도 착잡한 마음이었을 것같고요. 이명한마저도 국과수 직원들에게 "시신 부검에서 눈을 떼지 마십시오. 그게 고인 윤지훈선생에 대한 예입니다"라며 고인에 대한 예를 취했는데, 편집과 음향팀은 고인에 대한 예는 커녕 감동마저 떨어뜨리는 타살행위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인 마지막회가 주는 울림은 서글펐고 강렬했고, 그리고 분노해야만 했습니다. 드라마 싸인에는 권력과 싸우는 두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윤지훈의 방법과 이명한의 방법이었죠. 이명한의 마지막 말처럼 둘 다 맞을 수 있지만, 둘 다 틀릴 수도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비록 진실과 정의의 이름으로 싸웠다지만, 힘이 없었기에 이길 수 없었고, 권력에 야합해서 힘을 가지고자 했지만, 결국은 권력의 발 아래 있을 수 밖에 없음을 확인했을 뿐이었죠. 산 자의 거짓말에 죽은 자의 진실이 은폐되고 조작되는 현실은, 비단 서윤형의 죽음만이 아닙니다. 故 장자연의 죽음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드라마 싸인은 우리에게 강렬한 싸인 하나를 남겼습니다. 윤지훈이 죽음으로 경종을 울려야 할만큼, 우리 사회가 누군가 죽음으로 까지 싸워야 할만큼 썩었는지, 아니면 썩어가고 있는지, 이 씁쓸한 현실 앞에 마음 속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고 있습니다.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낼 메스를 댈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제2의 윤지훈이 있을까? 윤지훈을 부검대 위에 올려야 하는 슬픈 현실에 대한 물음, 드라마가 남긴 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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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09:35




살인게임 연쇄살인범 이호진(김성오)의 죽음으로 큰 사건 하나가 마무리되고, 싸인의 출발점이자 봉합점이 될 서윤형 살해범 강서연으로 돌아온 싸인, 이제 마지막회 한회를 남기고 제작진이 밝힌 충격적 반전이 무엇인지 관심이 뜨겁습니다. 특히 윤지훈의 사망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추측이 난무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명한 원장의 자살 혹은 타살에 무게를 두고 추측해 왔었는데,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네요. 마지막 엔딩장면에서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충격받은 듯 앉아있는 윤지훈을 향해 강서연이 죽음의 미소를 지으며 얼굴을 들이대는 장면은 윤지훈의 죽음이라는 강한 복선을 암시하고 있어서 혼란스럽네요. 예고장면처럼 보였던 윤지훈과 고다경의 눈속 데이트 장면을 보면서 윤지훈의 죽음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반전 1-윤지훈의 죽음
마지막 행복한 두 사람의 데이트장면을 보면서, 이번회 처음으로 공원데이트를 하며 고다경의 손을 조심스럽게 잡는 모습도 나왔고, "회 싫어"라며 술주정하는 귀여운 박신양, 게다가 장항준감독의 센스넘치는 한예슬 소주가 등장하면서 마지막까지 깨알같은 재미를 놓치지 않았지요. 핑크빛 무드로의 진전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며, 사건이 끝나고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습니다. 다정한 연인들처럼 빨간 머리띠를 하고 데이트 하는 두사람의 모습으로 해피엔딩도 상상을 했는데, 그동안 싸인 방영분을 돌려보면서 미공개 영상이라는 점에 무게가 실리네요.
언젠가 본 듯한 의상이어서 보관중인 동영상들을 찾아보니, 두 사람이 입은 의상은 고다경이 처음으로 부검한 날의 의상과 일치하더군요. 미군총기 사건에서 죽은 조폭의 시신을 고다경이 검사의 영장없이 부검했던 날이었죠. 윤지훈은 핸드폰으로 고다경에게 부검을 가르치던 날 말입니다. 부검이 끝나고 윤지훈은 고다경을 데리고 나갔고, 고다경은 영장없이 집도를 했다는 이유로 국과수에서 짤리고 시신에서 나왔던 탄알도 증거물로 채택되지 못했었고요. 예고편처럼 보였던 데이트 장면은 그날 윤지훈과 고다경이 머리를 식히기 위해 놀러갔던 장면이겠지요. 이말은 윤지훈의 죽음에 대한 복선인 셈이고, 죽은 윤지훈을 추억하는 고다경의 회상장면이라는 가능성이 큰 것이고요ㅠㅠ. 정말 윤지훈을 죽여버린 것일까요? 사실이라면 제작진 너무 하십니다.
서윤형이 죽은 날 없어진 9번 CCTV 테이프를 빼돌렸던 정문수, 서윤형 죽음과 관련된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 한 사람이었지요. 우연히 고다경의 집에서 불에 탄 CCTV를 본 윤지훈은 정문수가 입원중인 요양원을 찾게 되었고, 진실을 듣지는 못했지요. 병세가 악화된 정문수는 죽음을 직감하고 윤지훈을 찾았지만, 시력을 잃은 정문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장민석 변호사였습니다. 정문수는 숨을 거두고 장변호사는 문제의 9번 테이프 복사본을 손에 넣었지요. 이로써 모든 증거와 증인들이 사라진 셈입니다. 최후의 증인 이명한 원장을 남기고 말이지요.
그러나 싸인에 숨겨진 반전 하나가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용의주도한 정문수가 또다른 복사본을 딸에게 맡겼고, 자신이 죽으면 경찰에 전하라는 말을 했던 것이지요. 정문수의 딸을 만난 윤지훈은 또다른 복사본을 손에 넣고, 마지막으로 강서연(황선희)를 집으로 부릅니다. 그리고 고다경에게도 한통의 문자를 남기지요. 한 시간쯤후에 자신의 집으로 와달라는...
모든 증거가 사라지고 정석훈의 어머니도 이민준비를 하고 있다며, 여유만만하게 웃어보이는 강서연에게 윤지훈이 결정타를 날립니다. "복사본은 하나가 아니었다. 분장실에 서윤형을 죽이기 위해 들어갔다 나온 장면이 선명하게 잘 찍혔더라". 대선선거일 이틀을 남겨두고, 아버지 앞에서 체포되는 꼴을 보이지 말고 범행을 자백하라는 윤지훈의 말에 강서연이 당황하는 기색이었지만, 이내 또 다른 반전을 예고하며 19회는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끝났습니다. 마지막에 윤지훈의 충격먹은 표정과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키스를 하려는 듯이 다가서는 강서연의 모습이 불길해 보여서, 가슴이 콩닥거리기만 하네요. 윤지훈의 죽음이 너무나 강하게 암시되어서 말이지요.
그럼, 제작진이 말한 20회 오프닝에서의 충격적인 장면이라는 것이 무엇일까요? 여러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는데, 우선 윤지훈의 주검이 부검대 위에 놓여있고, 고다경 혹은 이명한이 부검 메스를 드는 장면일 가능성입니다. 윤지훈이 강서연을 자신의 집에 부른 것은 죽음을 각오하고, 강서연의 범행을 자백받기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테이프를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검찰에게 재수사를 요청하지 않고 강서연을 부른 것은, 살인을 했다는 과학적 사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여자에게 맥없이 당할 윤지훈은 사실 아니지요. 몸싸움을 하더라도 강서연에게 질리도 없고요. 강서연의 입에서 자신이 살인을 하고, 다른 살인들을 사주했다는 완벽한 증거를 담기위해 모험을 걸었던 게지요. 강서연의 입에서 살인에 대한 증언이 나와야 했고, 윤지훈이 계속해서 보던 국과수의 모토 "우리는 오직 과학적 진실만을 추구한다"는 과학적 진실을 찾기 위해서 였던 것이죠. 이를 암시하는 장면이 강서연이 도착하자마자 서랍에 넣었던 카메라입니다. 
혹시 강서연에게 당할 지도 모를 일에 대비 정도는 했지요. 고다경을 부른 이유가 그 대비책입니다. 강서연이 오기전 윤지훈은 카메라를 보고 있었고 책상서랍에 넣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강서연과의 대화 혹은 윤지훈의 방을 찍는 몰래카메라였던 것이지요. 윤지훈이 강서연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곳도 책상 속 카메라와 가까운 곳이었지요. 강서연을 부르기전 책상에 구멍을 뜷어 촬영을 했을 수도 있고, 음성녹음만을 증거로 남길 수도 있는 일이고요. 이를 고다경이 발견해서 윤지훈의 사인(죽었다면)과 강서연의 범행을 밝히는 증거품으로 제시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그 카메라에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이고 나오는 장면이 녹화된 9번테이프가 복사되어 있을 가능성도 큽니다. 강서연이 독극물을 살포하는 방법으로 윤지훈을 맥없이 만들고 테이프를 손에 넣었을 수 있지요. 이런 경우의 수까지 대비해서 윤지훈은 책상속 카메라에 복사본을 촬영해서 넣어뒀을 것이고요. 윤지훈의 말처럼 복사란 아주 쉬운 일이니까요. 결말반전 1은 윤지훈의 죽음과 강서연이 살인범이었음을 이명한원장이 밝히면서 권력의 뒤통수를 친다는, 다소 씁쓸한 해피엔딩이자 새드엔딩입니다.

반전 2-이명한의 죽음
또다른 반전은, 마지막 장면에서의 윤지훈은 강서연의 어떤 말에 충격을 받아 휘청이는 모습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일종의 제작진의 귀여운(?) 속임수일 수 있습니다. 국과수에 들어온 이호준이 고다경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아무 일 없이 가버렸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면 윤지훈이 큰 충격을 받고 휘청였다는 의미인데, 만약 강서연의 입에서 이 모든 일들을 국과수 이명한 원장이 조작 은폐해줬다고 직접적으로 들었다면, 비록 심증적으로 이명한이 권력과 야합했다는 것은 의심하고 있었지만, 법의학자로서의 소신과 양심을 저버린 이명한의 부패에 환멸을 느끼는 표정이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말에 충격을 먹었을 가능성에 저는 더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강서연을 통해 이명한 원장의 살해를 암시하는 말을 들었을 가능성입니다. 이명한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서윤형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는 증인이며, 차후에 벌어진 살인사건들에 대한 진실도 모두 알고 있는 핵심인물이기 때문이죠. 강서연과 강중혁 의원, 장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암살대상 1호입니다.

강서연은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을 참을 수 없는 소시오패스의 성향을 가진 인물입니다. 이 점은 이명한 원장과도 닮았지만, 강서연과 이명한의 마지막 만남을 기억해보면 강서연이 이명한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강서연이 서윤형을 죽인 이유는 너무도 단순했습니다. "감히 날 배신하고 무시했다"는 이유였지요. 그런데 이명한은 강서연에게 대놓고 무시하는 행동을 취했고, 경고까지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국과수는 이제 독립기관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 서연양을 도왔습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다시는 서연양을 만날 일 없을 겁니다". 강서연을 바라보는 이명한의 표정은 마치 벌레를 바라보는 듯한 경멸의 눈빛이 있었고, 상종하기조차 싫다는 기색이 역력했죠. 강서연이 이명한을 제거하고 싶은 이유가 또 하나 생긴 것이죠. 증인이자 자신을 무시한 사람이라는...
여기서 저는 이명한의 죽음이 해피엔딩을 위한 슬픈 반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명한은 대선을 이틀 앞두고 강중혁 의원 선거캠프를 찾아가, 국과수의 독립을 다시 약속 받습니다. 그러나 이명한은 강중혁을 만나고, 또 장변호사의 추궁전화를 받고 그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와서의 마음이 손바닥 뒤집기처럼 쉽다는 것,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이 희생해야 할 때도 있다는 말은 국과수의 희생을 의미했던 것이죠.
국과수를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독립수사기관으로 만들고 싶어했던 이명한, 강한 국과수를 위해 이명한은 양심과 소신을 버려야 했고, 선배 정병도 원장의 자살과 동료의 죽음을 봐야 했지요. 강한 국과수를 위해서라면 구정물을 뒤집어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권력에 굴하지 않기 위해 권력이 침범할 수 없는 강한 독립권력을 가지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권력의 배신뿐이었고, 자신의 모든 부도덕한 일들이 역으로 공격당하고, 국과수는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국과수의 독립이 자신의 과오로 더 멀어질 뿐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는 국과수를 위해 자신의 명예와 목숨을 버릴 각오를 했을 겁니다. 강중혁 의원이 당선되는 순간,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력을 통해 국과수를 더 강하게 지배하려 들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여기서 이명한의 선택은 양심고백과 함께 법의 처분 혹은 자살을 택할 결심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명한이 결정적으로 남기고 갈 증거는 하늘로 날려버린 줄 알았던 미세섬유 샘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은표에 의해 빼돌려진 미세섬유샘플을 다시 바꿔치기하고, 가짜를 날려 버렸을 수도 있지요. 정문수가 원본을 복사해 둔 이유와도 같은 의미였을 겁니다. 이번회 정은표의 표정을 보니, 정은표가 미세섬유 샘플 진짜를 보관하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어 보였습니다. 윤지훈이나 이명훈 원장 중 누가 죽더라도 범인이 강서연으로 의심된다면, 정은표가 진짜 샘플을 내놓으면서 반전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에고고... 암튼 너무 많은 반전들이 있어서 머리 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이 드네요. 아무튼 분명한 것은 마지막에 이명한 원장은 권력에 반기를 들 거라는 것입니다.

자살과 함께 혹은 양심고백과 함께 법의 심판을 받으려 했던 이명한이 살해될 가능성은 정문수의 죽음때문입니다. 이명한은 분명히 경고했고, 기획사 매니저 주선우의 죽음이 마지막이라고 했었지요. 그런데 요양원에 있던 전 국과수 직원 정문수의 죽음은 병세악화로 인한 자연사였든, 장민석 변호사에 의한 타살이든, 강서연과 관련된 죽음이었다는 죄책감과 분노를 떨치지 못하게 할 거라는 거죠. 강중혁 의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거라는 배신감과 연이은 전 국과수 직원의 죽음은 이명한을 분노하게 하고, 양심고백 선언을 결심하게 할 겁니다. 그리고 이명한은 장변호사가 되었든, 강서연이 되었든 "너희들 끝이야"라는 경고를 했을 가능성이 크죠.
한줌 바람에 날아가버린 미세섬유 샘플처럼 권력이라는 것도 그렇게 덧없고 부질없는 것이거늘...
이명한의 경고에 강서연 혹은 장민석 변호사에 의해 이명한은 살해당하고, 강서연으로부터 이명한의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들은 윤지훈이 충격으로 휘청거렸을 가능성이 크죠. 고다경과 윤지훈이 이명한 시신을 부검하거나 죽은 이명한의 모습이 20회 오프닝이 되는 거죠. 윤지훈이 강서연에 의해 치명타를 입고 병원에서 의식이 깨어나지 못한 상태에 놓여있다면, 고다경 혼자 부검을 하고 있겠고요. 윤지훈이 의식을 되찾고, 진실을 밝히면서 강서연과 장민석 변호사 인생도 쫑나고, 강중혁 의원 대통령도 물건너 가겠지요. 국과수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 했던 이명한 원장의 죽음이라는 씁쓸한 슬픔은 남지만, 정의가 살아있는 해피엔딩입니다. 마지막 엔딩장면이후 나왔던 고다경과의 데이트 장면은, 지훈이 다경에게 고백하고 함께 데이트 하는 장면이 되겠지요. 제 바람은 반전 1보다는 반전 2였으면 싶습니다.
눈 쌓인 놀이공원에서의 데이트가 고다경의 슬픈 회상이 될지, 사랑으로 이어지는 행복한 데이트가 될 지는 마지막회에서 확인해야 겠네요. 저는 윤지훈의 죽음보다는 이명한의 죽음에 무게를 더 싣고 있는데요, 고다경이 윤지훈에게 준 파워레인저 무적카드가 윤지훈이 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암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명한이 최후의 고백을 통해 권력에 분노하면서 국과수의 살아있는 양심과 진실을 지키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명한이 죽은 자가 전하는 진실에 귀를 막은 것은 비록 국과수를 위해서였지만, 그 방법은 정의롭지도 명분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그 어떤 이유와 명분에 의해서도 진실은 은폐되거나 조작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죽은 자의 마지막 말을 듣는 부검실, 이명한이 윤지훈의 마지막 말을 듣게 될 지, 혹은 죽은 자의 몸으로 이명한 자신이 진실을 들려줄 지, 마지막회에서 확인해야 겠습니다. 최후의 부검대에 오를 시신은 누구이며, 죽은 자의 마지막 말(싸인)은 누가 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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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8 10:49




거짓말은 그 종류에 따라 생각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흔히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는 관대한 편입니다. 윤지훈이 시골마을 민박집 노인의 죽음은 법의관으로서는 진실에 눈을 감았고,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을 위해서는 선의의 거짓말로, 산 자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윤지훈은 많이 변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윤지훈은 이번 사건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었지요. 가족들에게 보험금을 주기 위해 한 가장이 자살을 했을 때, 고다경이 죽은 사람의 소원을 들어주자는 말에도 그는 냉정했어요. 과학적 진실앞에 거짓을 말하지 않았고, 죽은 가장이 진실로 남겨진 가족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만을 전했습니다. 누구보다 가족들을 사랑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윤지훈의 휴머니즘을 눈감아 주고 싶은 이유
시골마을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노인은 중금속 탈륨 중독에 의한 자연사였지만, 윤지훈은 노인의 사체를 부검하지 않습니다. 대신 남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환경부에서 실사를 하게 하고, 이동 보건소의 진료를 받게 해서 더 이상의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 했습니다. 산자의 거짓말을 들어 준 셈입니다. 수상한 노인 양택조가 자신의 보험금으로 마을의 손자와 손녀를 키우고 싶어했던 마음과 마을 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인간 윤지훈의 모습이었죠..
과학적 진실만을 신조로 삼은 윤지훈을 보면서 잠시 흔들렸습니다. 윤지훈의 소신이 변질한 것일까를 두고 말이죠.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의 질을 누려야 함에도,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 어디에 하소연도 못하고 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대방리 마을 주민들과 먹을 것이 없어 죽어야 했던 젊은 여작가 故 최고은의 모습이 같은 무게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윤지훈의 휴머니즘에 손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조차도 윤지훈에게서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는 잣대를, 이번 사건만은 들이대고 싶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지역주민과 생태계를 생각하지 않는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문제를 좀더 밀도있게 담아 주었으면 싶었지만, 수박겉핥기의 메시지만 전달했다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윤지훈은 시나리오 작가? 강서연의 죽음의 키스추리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서윤형 의문사로 드라마 싸인은 미해결 사건의 최종 봉합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치정관계와 권력, 은폐와 음모, 진실과 거짓, 인간관계의 복합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기에 가장 흥미로운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과는 달리 서윤형의 사건은 진범을 알고 있다는 데서 시작합니다. 진범의 배후에 있는 막강한 금권과 권력 앞에 대립하는 윤지훈과 이명한의 마지막 싸움이기도 합니다.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이수정이 감전사하면서, 누가 이수정을 죽였는지가 아닌, 앞으로 누가 죽게 될 것인가가 더 궁금하지요. 연쇄살인 사건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누가 범인인가?지만, 범인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음 희생자가 누구냐에 더 관심이 쏠립니다. 다음 희생자를 통해 범인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죠. 서윤형의 죽음에 관여했던 인물은 최종적으로 세 사람이 남았습니다. 진범이 강서연과 소속사 대표, 그리고 보이스 멤버였던 정석훈이죠.
윤지훈은 과감하게 정면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진범인 강서연을 찾아가 범인이 당신이라는 것을 밝히겠다고 선전포고를 합니다. 공연장에서 서윤형의 행보가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3분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를 추리하는 윤지훈, 가상 시나리오였을지라도 허를 찌르는 추리였지요.
강서연이 서윤형에게 마지막 죽음을 키스를 하고, 입술에 청산가리를 묻혔을 거라는 말이 신빙성이 있어 보이더군요. 입술에 묻힌 청산가리는 쉽게 서윤형의 몸에 흡입되었을 것이고(많은 사람들이 혀로 입술을 핥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서윤형이 신체적 반응을 일으켜, 의식이 혼미해지고 저항할 힘이 없을 때, 쿠션으로 질식사 시켰다는 가능성도 커보이고요. 20대의 건장한 남자를 강서연이 쿠션 하나로 죽일 수 있었던 이유였지요. 미동조차 하지 않고 미소까지 흘리며 듣는 강서연이었지만 말입니다.
"평생 증거만을 믿으면 살았지만, 이번 사건에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다"라는 말을 남기지요. "겨우 두 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조소를 하는 듯 잡을테면 잡아보라는 강서연, 그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과 자만심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할 뿐입니다. 강서연의 자신감은 아버지의 권력이 가진 무서우리 만큼 강한 신념에서 나온 것이지요.
서윤형 사건의 진범을 찾아 나선 윤지훈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칼끝이 권력의 심장부를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검찰도 경찰도 국과수 원장 이명한도 권력 앞에 무릎을 꿇고 야합해 버렸기에, 이 시대 누구 한 사람은 진실의 수호자가 되어 싸워주기를 바라는 마음때문일 겁니다. 해빙하는 저수지의 울음소리가 의미하듯, 정의와 진실이 이기는 소리를 듣고 싶은 마음때문이고요.

윤지훈이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
윤지훈은 강서연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밖에 없습니다. 든든한 보호막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비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강서연의 치명적인 약점은 쫓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완전범죄를 꿈꾸는 그녀의 정신병적인 집착도 한몫 거들고 있지요. 강서연은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질 것이며,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완전범죄를 위한 첫걸음은 그녀를 대신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수정을 죽인 것으로 시작되었지요. 샤워 중 뇌진탕으로 인한 사고사로 위장하려 했지만, 이수정은 억울한 죽음의 싸인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녀의 손가락과 발가락에 남겨진 감전사의 흔적이었죠.
대부분의 증거가 인멸되었고, 사망의 종류까지 조작했지만 강서연은 자신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남기고 다닐 뿐입니다. 꼬리가 길면 밟히듯이 강서연의 꼬리도 잡힐 수 밖에 없습니다. 윤지훈이 자신만만하게 경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수정을 죽였듯이 남은 증인들도 강서연이 제거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권력의 하수인을 통해서 겠지만 말입니다. 강서연이 서윤형을 직접 살해한 증거를 잡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사자는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고, 피래미들만 잡히는 현실이 통탄스러워서 말입니다.

윤지훈이 이번에는 증인을 믿어볼 생각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요, 이는 두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증인들을 설득해서 진실을 증언하게 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그러나 두 증인이 증언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은 아직은 희박합니다. 자신들은 입을 꾹 닫고 무덤까지 진실을 안고 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에, 강서연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수정처럼 당하지 않으면, 범행을 감추려는 자가 얼마나 집착적으로 완전범죄를 꿈꾸는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음 희생자는 보이스 멤버인 정석훈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대표이사보다는 덜 독종이기에 비밀을 폭로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인 마음으로는 대표이사가 죽었으면 좋겠지만요; 스텝이 보관하고 있었던 스텝복에서, 이수정이 비타민 음료에 청산염을 타지 않았다는 사실도 나왔고, 뇌진탕으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감전사했다는 증거가 확보되었으니, 다음 수순은 서윤형 사망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입니다. 재조사권을 정우진 검사 혼자의 힘으로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에 대해 드라마는 밑밥을 깔아 두었습니다. 야권에서 제기된 여권핵심인사의 딸이 서윤형을 죽였다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의문제기지요. 미군총기 살인사건을 인터넷에 유포시켜 여론을 이용하기도 했던 정우진(엄지원)검사의 활약이 다시 등장하게 될지 눈여겨 볼 대목이지만, 권력도 여론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싶기도 합니다. 
윤지훈으로서는 강서연을 이길 수 있는 카드를 더 많이 쥐고 있는 셈입니다. 산 입으로 진실을 말할 수도 있을 것이고, 보이스 멤버 정석훈이 되었든, 대표이사가 되었든, 죽은 몸으로 타살의 증거로 진실을 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말이지요.

이명한(전광렬)의 마지막 선택, 죽음이라는 강한 암시
제가 추측하고 있는 것은 이수정 외에 또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이명한과 윤지훈의 대립이 마지막 진실게임으로 압축되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될 듯싶은데요, 정석훈과 대표이사중 하나겠지만 그보다는 극의 흐름상 이명한이 죽음을 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명한의 국과수 사랑은 미워하기에는 그의 권력욕마저도 이해가 되는 명분과 이유를 가집니다. 서윤형 사망사건의 증인 이수정을 죽인 것을 알고 이명한은 "나도 죽일 것이냐?"며, 장민석 변호사의 행동을 질책했습니다. 사인은 조작했지만, 희생자를 내는 것은 이명한으로서도 분명히 반대입장이었지요. "나에겐 협박 따위는 통하지 않습니다"라며, 이명한 원장도 장변호사가 윤지훈이 모든 사실을 밝혀내면 파멸이라는 말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다시 장변호사를 찾아간 이명한은 얼핏 장변호사와 야합하는 모습처럼 보였지만, 저는 그 이면에 다른 결심을 읽었습니다. 윤지훈에게 이명한 원장이 정병도 원장의 자살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했었지요. 누구나 목숨을 버리면서도 지키고 싶은 한가지는 있는 것이라면서요. 이명한에게 국과수는 그런 존재입니다. 친구이자 동료였던 강치현이 과로사를 맥없이 지켜봐야 했던 이명한, 그는 국과수가 명실상부한 최고 과학기관으로서 독립적인 기구이길 원했습니다. 권력이 침해하지 못하는 기관, 국과수 직원들이 과로로 죽어나가지 않는 처우를 받는 직장, 그리고 국과수 시스템 정비를 위해 소신과 양심을 버려야 했던 정병도 원장이 다시는 나오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국과수의 위상에 목숨을 건 이명한과 과학적 사실에 목숨을 거는 윤지훈의 국과수에 대한 다른 신념이기도 합니다.
장변호사를 찾은 이명한은 두 가지를 요구하면서, 강중혁 의원의 행보에 협조하겠다며, 범행에 공조를 하는 분위기를 풍겼지요. 이명한이 요구한 조건은 행안부에서의 국과수 독립과 지속적인 예산지원이었습니다. 국과수를 위해서는 범죄를 묵인하고 은폐해 주겠다는 이명한의 선택은 결코 환영할 수는 없습니다. 그가 강치현의 묘를 찾아 "너만 이해해 주면 된다"고 백번 천번을 울며, 자신의 선택에 이유와 명분을 만들어도 말이지요.
윤지훈과 고다경, 정우진, 최이한이 찾은 결정적인 단서와 증거들은 시시각각 이명한을 조여올 겁니다. 이명한이 두려워 하는 것은 그의 권력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에요. 사인을 조작한 국과수, 국과수의 믿음이 추락하는 것입니다. 국과수의 명예는 이명한 자신의 명예보다 소중합니다. 강중혁 의원과 장변호사는 국과수의 지원을 무기로 이명한을 더 압박해 갈 것이고요. 이명한은 누구보다 진실의 힘을 잘 아는 인물입니다. 윤지훈이 서윤형을 죽인 진범을 입증할 것이라는 것도 느끼고 있을 거라는 거지요.
마지막까지도 그는 국과수를 택할 것 같더군요. 정병도 원장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했지만, 이명한은 국과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버릴 것이라는 말이죠. 윤지훈은 증거와 범인을 찾을 것이고, 윤지훈의 승리는 국과수의 명예외 신뢰가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오겠지요. 이명한은 끝까지 윤지훈과 대립하겠지만요.
이명한이 목숨보다 소중히 생각하는 것은 국과수의 명예입니다. 윤지훈의 승리는 결국 국과수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조작에 굴복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실추되는 것은 이명한과 죽은 서윤형을 재부검했던 당시 국과수 원장 정병도의 명예일테고, 이명한은 강중혁 의원과의 거래가 있었음을 공개하고 정병도 원장과 친구 강치현의 뒤를 따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명한은 서윤형의 죽음에 대한 은폐 조작의 끝이 파멸임을 알고 있습니다. 장변호사도 마찬가지지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 이명한은 국과수와 자신의 명예를 바꿀 것 같은, 즉 죽음으로 국과수의 명예를 지킬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은 친구에게 "치현아, 거기 좋냐?"라며, 씁쓸하게 읏으며 묻는 이명한에게서 죽음의 냄새가 느껴져서 말이지요.  한가지 바람은 강중혁이라는 막강한 권력에 이명한이 지는 결말은 아니었으면 싶습니다. 만에 하나 이명한이 죽어야 한다면 말입니다. 권력에 파멸되는 것보다는, 권력을 파멸시키고 자신도 파멸하는 것으로, 비록 방법적으로는 잘못되었지만, 이명한이 국과수를 얼마나 지키고 싶어했는지, 그의 국과수 사랑만은 이해해 주고 싶어서 말입니다. 먼저 간 친구 강치현과 함께 말이지요.
"겨우 두 명 밖에 남지 않았죠" 라며, 증인을 먼저 죽여 보일테니 잡아보라는 듯 조소를 날리며 살인예고를 한 강서연, 증거는 없지만 증인을 믿어 볼 생각이라는 윤지훈의 싸움, 과연 누구의 손이 빠를지 기대가 되네요. 이번에도 강서연이 한 발 빨리 움직일 거라는 예상은 되지만 말입니다. 강서연(황선희)이라는 인물은 이 시대 또 하나의 권력형 싸이코패스를 보는 듯한 섬뜩함이 느껴집니다.  남아있는 두명의 증인은 진실에 대해 입을 열까요? 아니면 거짓말을 반복할까요? 죽은자의 몸이 되어 진실을 알려줄까요? 참 아이러니한 질문입니다. 왜 산자들은 살아서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할까요?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잃을 게 더이상 없는 죽은 자들과는 달리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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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1 11:43




*오늘 글은 드라마속 내용에 전하는 메세지가 너무 많아서 깁니다. 긴 글 읽는 것 싫어하시는 분은 클릭하지 마세요 ^^;; 저는 지쳐서 잠시 쓰러져있는 중입니다..
윤지훈이 검찰시민위원회에서 한태주의 사인을 안티몬 중독이 아닌 급성내인사이며, 사망의 종류를 자연사로 규정하며 시청자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렸지만, 저는 드라마가 끝나고 소리없는 살인범 안티몬을 드라마로 끌어낸 장항준 감독과 김은희 작가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드라마에 중독된다는 것은 약물중독보다 헤어나기 어렵게 합니다. 드라마 싸인에 중독되어 한시간을 몰입하고 난 후에 느끼는 생각이에요. 약물에 중독된 경우가 없으니, 제가 좋아하는 커피중독으로 단어를 바꿔야 겠네요. 드라마 싸인을 보며 느끼는 것처럼, 단어 한마디로도 사건을 정반대의 결과로 이끌기도 하기에, 신중해서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싸인 12회에서 윤지훈 선생이 검찰시민위원회에 나와 증언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드러난 20년 전의 비밀,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
너무나 촘촘하게 엮여있는 사회부조리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정도로 드라마 속에 암시된 꼬집기가 너무나 많습니다. 故 김성재의 의문사부터 연쇄살인범, 미군총기사건, 재벌의 불법증여까지 굵직한 이슈들을 다른 시각으로 파헤치며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이 드라마는, 단순히 재미와 흥미, 박신양과 전광렬이라는 배우의 연기력 이상의 의미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재벌의 불법증여에 대한 문제를 안티몬이라는 독극물 살해로 접근했지만, 정말 얘기하고 싶은 것은 줄줄이 죽어나간 한영그룹 간부진들의 의문사가 아니었습니다.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에 관한 문제와 재벌의 변칙 자금운영에 관한 것입니다.
스승이자 아버지였고 인생의 멘토 정병도의 죽음에 오열하는 윤지훈, 정병도의 집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이명한의 넥타이핀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이 죽기전에 이명한이 찾아왔었다는 것을 알게 된 윤지훈은 이명한에게 20년전의 일을 물어보지요. 정병도의 자살을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죠. 극중 "법의관이라는 직업은 자살하기 가장 힘든 직업입니다"라는 대사가 나왔지요. 자살이 남겨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알기 때문이라는 대사가 이어졌는데, 그냥 넘길 수 없는 대사였습니다. 자살이라는 선택을 한 최진실, 최진영 남매도 생각났고, 삶의 무게가 버거워 죽음을 선택한 생각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말입니다.
"때로는 들춰서는 안되는 비밀이 있다고 했었지 않았느냐"며, 정병도의 죽음과 20년전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두려워 하는 이명한, 그에게는 존경했던 선배 정병도에 대한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가 걸린 문제이기에, 열혈 법의관 윤지훈을 막아설 수 밖에 없었지요. 20년전 열악한 국과수를 신념과 소신으로 지켜가던 동료가 과로사로 죽은 것을 본 이명한이, 미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정병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밝혀졌지요. 고작 연금 몇푼이나 주어지는 법의관의 처우는 대한민국의 법의학 종사자의 현실이었고, 이명한 눈에 비친 미래였습니다. 죽은 자가 말하는 진실에 귀를 기울이기 위해 밤을 세우고, 과로로 쓰러져가면서도 부검실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실이 승리한다는 희망과 학문에 대한 소신과 직업에 대한 미래였습니다. 그러나 이명한의 눈에 비친 미래는 과로사로 죽은 동료 강지현의 모습처럼 암울하고 열악할 환경뿐이었습니다.
이명한과 죽은 강지현 법의관이 떠난 국과수, 한 시신이 검시실로 오게 되지요. 아버지가 가족을 버렸다는 원망과 슬픔에 고개를 떨구고 분노의 눈길을 보내던 소년, 윤지훈과 정병도가 처음 만나던 날입니다. 정병도는 당시 어린 윤지훈에게 아버지가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 주었습니다. 자살이 아닌 실족사로 결론을 내려주었지요. 아버지의 손가락에 피멍이 들고, 지문이 없어질 정도의 상처가 났던 것을 보여주며, 아버지는 자살을 한 것이 아니라 살려고 했었다고, 윤지훈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실족하게 된 이유는 독극물에 의한 것이었지만, 자살이 아니었다는 것은 밝혀 주었지요. 아버지가 자살을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듣게 된 윤지훈이 법의관이 되겠다고 장래희망을 품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그런 정병도원장이 20년전 아버지와 아버지의 동료들의 죽음을 조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윤지훈은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지요. 20년전 아버지의 동료였던 여직원 박희정의 사체를 본 윤지훈은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찾아내게 됩니다. 이명한 역시도 20년전의 사건을 알고 있었고, 그 댓가로 정병도 원장이 거래를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요(이 과정에서 미심쩍은 부분은 있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후, 이명한이 다섯명의 대기업 의문사자들을 죽음을 조사했느냐, 윤지훈 아버지의 시신이 오기전 피해자들의 부검을 통해 안티몬 독극물을 이명한도 알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정병도 원장이 한영그룹 전 회장으로부터 사인을 조작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그 댓가가 오늘의 국과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부차적인 충격이었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부검결과가 조작되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쳤던 스승 정병도에 대한 충격이 더 컸지요. 
"국과수 시스템의 기초가 됐던 게 바로 권력이야". 이명한이 왜 그토록 권력에 집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었고,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전광렬의 연기가 압권이었던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 순간은 권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실체가 시청자의 온몸을, 마치 뱀이 휘감고 숨조차 쉬지 못하게 하는 중압감을 느끼게까지 했으니까요. 전광렬의 섬뜩한 연기의 힘입니다. 아무튼 드라마 싸인 속의 전광렬과 박신양의 용광로같은 연기는 싸인 속의 또 다른 스토리입니다.
스승님의 명예와 국과수의 신뢰, 하지만 윤지훈이 택한 것은 진실이었습니다. 윤지훈의 대답은 드라마 싸인에 흐르는 핵심이며 명언이었습니다. "정병도 원장의 신뢰와 명예, 국과수의 신뢰와 명예도 진실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전 모든 걸 밝히겠습니다". 윤지훈의 굽히지 않는 소신에 박수를 보냈고, 이명한의 그 위기감에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는 장면이습니다.
스승의 편지에 오열하는 윤지훈, "한없이 사랑한다"
검찰시민위원회의 심문이 열리는 날, 윤지훈에게 한통의 편지가 도착했지요. 죽은 정병도 원장의 편지였습니다.
"20년전 널 처음 만났던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날이었고, 가장 악몽같은 날이었다. 그날은 내가 처음으로 부검을 조작한 날이었다. 치졸한 변명이지만 난 국과수를 포기할 수 없었다. 너와 함께 보낸 2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런 못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나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 나는 내 명예를 천금처럼 여기면서 살아왔다. 그리고 단 한번의 실수로 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걸 그냥 놔둘 수 없었다. 내 비밀을 묻을 수 있는, 그리고 너에게 속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다. 이해해다오. 미안하다. 그리고 한없이 사랑한다"
편지를 읽으며 정병도 원장과 찍은 사진을 부둥켜 안고 오열하는 박신양의 연기가, 처절하리 만큼 가슴을 무겁게 짓눌렀던 장면이었습니다. 슬픔이 아닌, 아픔과 절망을 느끼게 하는 박신양의 명품오열 연기였다고 평하고 싶더군요. 박신양의 연기가 대단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 장면을 해석하는 눈물의 종류를 스토리이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검찰시민위원회의 판결여부로 검찰에 기소한다는 방침에 피고석에 앉은 정차영, 김정태의 연기는 미친존재감을 뿜으며 드라마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지요. 그 뻔뻔함과 두들겨 패주고 싶을 정도로 능글스러운 잔인성이 김정태의 표정에 독사처럼 살아 움직이더군요. 김길태를 부검한 고다경이 안티몬에 대한 중독사였음을 진술하고, 뒤이어 윤지훈이 시민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지요. 윤지훈의 증언은 법정에 찬물을 끼얹으며, 충격에 빠지게 해버렸습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명한 원장을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반전을 위한 윤지훈의 증언, 그는 진실을 놓지 않을 것이다
저도 한동안 윤지훈의 증언에 멍하니 뒤통수를 맞은 기분으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진실을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소신법의관 양심법의관 윤지훈이, 스승의 명예를 위해 거짓 증언을 했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한태주의 시신에서 안티몬이 검출됐습니다. 그러나 죽은 한태주에게서 검출된 안티몬은 치사량에 이른다고 볼 수 없습니다". 증언을 하는 윤지훈의 눈은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하고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고, 그의 목소리는 지금까지 봤던 소신과 패기에 찬 모습이 아니라, 버벅대고 있었고, 확신에 찬 목소리가 아니었지요.
정말 충격반전이었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이어지는 윤지훈의 증언을 들으며, 저는 윤지훈에게서 또다른 반전의 예고를 봤습니다. "안티몬의 체내 치사량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게 없습니다. 126mg/L 때문에 한태주가 죽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습니다. 한태주의 사인은 안티몬 중독사가 아니라, 급성내인사, 사망의 종류는 자연사입니다". 윤지훈의 증언은 거짓이 아니었어요. 사례가 없고, 치사량을 정확히 모르기때문에, 지금까지의 사례에 따른 객관적이고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증언을 했을 뿐이었습니다. 그가 현재까지 알고 있는 법의학의 기준에서 말이지요. 

윤지훈이 스승 정병도의 명예를 지키고자 굴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윤지훈이 준비하는 반전은 따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과수의 명예와 스승의 명예 모두를 지키고, 진실까지 규명할 수 있는 카드를 윤지훈은 복안으로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작가와 감독의 거시적인 사회적 시각이 보였습니다. 윤지훈의 증언에서 놓쳐서는 안될 핵심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치사량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는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 케이스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차영이 윤지훈에게 한 말이 있었지요. "살아있는 인간에게 직접 독을 먹여 본 적 있어? 그 사람의 모든 체질을 고려한 정확한 치사량, 생체실험을 절대 할 수 없다는 게 니네 법의학의 맹점이야".
정병도 원장과 국과수의 명예 모두를 지킬 수 있는 말이 이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치사량을 모른다는 것이죠. 그리고 안티몬이라는 중금속이 인체내에서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사례도 없었다는 겁니다. 20년전의 정병도 원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의 열악한 시스템으로는 검출조차 불가능했을 지도 모를 일이였죠. 안티몬이 추출되었다고 하더라도, 치사량의 기준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안티몬에 의한 중독사라고 판명할 수도 없을 상황이기도 했고요. 당시 국과수의 시스템은 타살임을 밝힐 수 있을 만한 설비도, 인원도 없었지요. 물론 사인조작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병도가 조작한 것은 타살이 아닌 의문사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병도 원장이 사인을 조작했다는 것이 아닌, 과거 20년전과 현재 한영그룹 직원들의 연이은 돌연사에서 검출된 안티몬이라는 중금속 독극물입니다. 윤지훈이 한영그룹 정차영을 조여 갈 카드이기도 합니다. 안티몬의 출처를 밝히는 것이 윤지훈의 앞으로의 과제이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이기도 하겠지요. 이 사건을 여기서 종결짓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안티몬은 정차영이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것이었다고 했지요. 안티몬 가루가 정차영의 방에서 압수되는 장면도 나왔고요. 안티몬이라는 것이 왜 한영그룹 회장 손에 있었을까요? 그리고 20년전 죽은 다섯명의 한영그룹 사람들은 일반부서가 아닌 연구팀 소속이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다섯명의 희생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안티몬은 통신장비, 반도체, 에나멜, 고무경화제, 유리, 패트병, 플라스틱제조 등에 사용되는 중금속이라고 합니다. 원소기호나 복잡한 화학성분들은 이해하기 귀찮아서 패스했습니다. 제가 눈여겨 본 것은 반도체, 플라스틱, 페인트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중금속이라는 부분이었습니다. 20년전에 죽은 희생자 박희정의 사체가 부패없이 보존되고 있었다는 것은 안티몬 성분이 체내에 쌓여있을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도 보여주는 예입니다.
예전에 라면을 많이 끓여먹는 친구에게 제가 우스개 소리로 "너 죽으면 썩지도 않겠다"라는 말을 했던 것이 순간 뇌리에 스치더군요. 인스턴트 식품에 들어가는 방부제때문에 썩지않을 것이라는 악담 비슷한 농담을 했는데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나는 겁니다. 

과일쥬스 패트병 음료에서 안티몬 독성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던 적이 있었죠. 장난감에서도 뇌를 손상시키는 안티몬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뉴스도 생각납니다. 선대 회장이 안티몬에 대해 어떻게 알았을까요? 보아하니 그 집안이 깡패집단같아서 공부를 많이 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여튼 불법증여를 알게 된 직원들이 한영그룹의 연구실 소속이었다는 것을 유추해서 보면, 한영그룹의 어떤 제품을 만드는 것에 안티몬이 사용되었고, 연구실에서는 안티몬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까지도 연구를 했고 보고를 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안티몬은 한영그룹 연구실에서 나온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고, 선대회장이 자신의 불법주식증여를 문제삼는 직원들을 살해했고, 아들 정차영에게도 무슨 좋은 가문의 비법이라고, 전수를 했던 것입니다. 
윤지훈이 이런 극악무도한 놈을 놓아줄까요? 자신의 눈앞에서 생체실험을 했다는 정신병자같은 소리까지 한 놈인데다,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죽음을 눈앞에서 봤는데 말입니다. 20년전에 딸이 무슨 이유로 왜 죽었는지조차 알지못한 아버지의 한맺힌 눈빛을 봤던 윤지훈인데 말입니다.

정차영에게 안티몬을 준 사람은 누구?
윤지훈이 가진 반전의 카드는 다섯번째 희생자 배성진의 사체입니다. 배성진의 경우는 다른 희생자들에 비해 안티몬을 다량 먹여 독살했지요. 정차영이 자신의 방에서 나가는 배성진을 보며, 죽음의 카운트다운까지 했었으니 말이죠. 그리고 공통점들을 들어 재수사를 요구하겠지요. 산악회 회원중 남은 한명 이철원도 카드입니다. 정차영이 이철원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것이기에, 이철원을 이용해서 결정적 증거를 잡을 수도 있고요. 현장에서 잡는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만 말입니다. 정차영이 무죄로 방면되는 꼴은 저는 죽어도 못보겠습니다.ㅜㅜ
그런데 한가지 의문스러운 점은 정차영이 안티몬을 누구로부터 받았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우선 의심가는 인물은 마지막 남은 이철원입니다. 이철원은 정우진 검사에게 소환되어 왔을때 처음에는 진술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지요. 그리고 한태주가 임신중이었다는 말에 심경변화를 일으키며, 정차영과 관련된 불법증여문제를 알고 있었고, 그를 협박에 돈을 뜯어냈다고 자백했지요. 이철원 역시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정차영에게 문제의 안티몬을 건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간이 돈에 얼마나 나약하고 간사한 지를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시금 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불법증여 관련파일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되었지만, 인간이 돈 앞에 얼마나 유약하고 무력하고 유혹당하기 쉬운 지를 보는 것이 씁쓸합니다.
다른 한 용의자는 죽은 정차영의 부친입니다. 독극물 살해수법과 함께 안티몬까지 건넸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 부분까지 밝혀진다면, 윤지훈은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20년전 다섯명의 의문사에 대한 진실까지도 밝힐 수 있을 것이고, 명백한 타살이었음도 빍힐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박희정의 아버지에게는 진실을 알려 주었으면 싶더군요. 20년간을 왜 죽었는지도 모른채, 딸의 시신을 숨기고 있었던 노부의 한이라도 풀어줬으면 싶어서 말이지요.

정병도 원장의 사인조작부분은 당시 안티몬이 국내에 알려진 독극물이 아니었다는 점, 사인의 케이스로 한번도 없었다는 점을 들어 정병도 원장의 명예까지 실추시키지는 않을 듯합니다. 사실이 그랬고요. 20년전 국과수의 실험장비와 시스템으로서는 안티몬 성분에 대한 치사량과 사인까지 밝힐 수 없는 노후한 설비를 가지고 있었기에, 정병도 원장이 밝혀내지 못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여기서 정병도 원장의 명예도 지켜줄 수 있고, 국과수의 신뢰도 무너지는 정도까지는 아니죠. 오히려 국과수의 첨단설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강한 반전까지 들어있는 것이지요. 500억 지원이 아니라 더 큰 금액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명분까지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부족한 인력과 시스템으로 억울한 죽음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권력으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이명한과 진실로 국과수를 지키려고 하는 윤지훈, 싸움 방식의 다른 점이기도 합니다. 권력이 아닌 진실이 이긴다는 것을, 우리가 드라마 속 윤지훈을 통해 확인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고요.
윤지훈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스승의 죽음에 아파했고 슬퍼했을 뿐입니다. 진실만큼 강한 희망은 없으며, '진실'이 국과수의 존립이유이며, 힘이며, 미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윤지훈입니다. '진실보다 중요한 명예는 없습니다'. 윤지훈이 이 말을 놓지 않기를 바라고 또 믿고 싶습니다.
안티몬의 치사량이 얼마인지, 윤지훈은 과학적 진실을 향해 움직이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티몬의 출처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한영그룹이 불법 증여 이상으로 저지르고 있는 범죄까지도 말입니다. 드라마 싸인은 안티몬이라는 독극물을 통해 인체내 중금속 중독의 심각성까지 사회적으로 시선을 확대시킵니다. 중금속에 노출되어 있는 사업장들, 얼마나 많습니까? 심한 경우는 보호장비 하나 없이 작업을 하고 있는 사업장도 많습니다.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자에게 중금속에 노출시키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기업윤리의식도 우리가 감시해야 할 부분이라는 것까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명한이 말했지요. 소리없는 범인, 안티몬이라고요. 어디 안티몬뿐이겠습니까? 우리를 조금씩 죽음으로 몰고 가고 있는 물질들이 말입니다. 무엇에 대한 경각심을 말하고 있는지 너무나 강하게 와닿습니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 그리고 드라마 싸인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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