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빵집'에 해당되는 글 15건

  1. 2010.09.09 '제빵왕 김탁구' 구마준과 신유경, 파멸을 향한 복수의 결혼식 (22)
  2. 2010.09.02 '제빵왕 김탁구'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무엇을 노렸나? (20)
  3. 2010.08.27 '제빵왕 김탁구'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와 가장 행복한 빵은? (44)
  4. 2010.08.19 '제빵왕 김탁구' 마준이 불합격한 이유가 봉빵의 비밀이다 (19)
  5. 2010.08.13 '제빵왕 김탁구' 무서운 막장 범죄들, 마준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23)
2010.09.09 08:36




결말을 향해 가는 제빵왕 김탁구, 가까워진 결말만큼 후딱 해치운 신유경과 구마준의 결혼은 축복해 줄 수만은 없는 스산스러운 결혼이었습니다. 그 출발이 사랑보다는 분노와 복수같지도 않은 복수라는 이름을 건 비극과 불행을 안고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하다못해 여우와 호랑이가 결혼식을 올린대도 결혼이라는 말 자체로 축하해 주고 싶은데,  이 커플은 그 상황의 비정상때문인지 걱정부터 듭니다. 
딱 한 번 "신유경 아니면 안된다"는 마준이의 유경에 대한 감정이 나오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준이의 감정은 사랑보다는 서인숙에 대한 반항이 더 커보입니다. 이는 신유경 역시도 마찬가지지요.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연민정도는 느끼지만, 서인숙과 한승재의 거센 반대에도 결혼을 강행해 버리는 마준과 신유경을 보면,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 아니라, 상처를 준 사람에 대한 반항을 위한 결혼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마준이와 신유경의 결혼을 축복해 주고 싶은 마음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마준이의 결혼 승낙을 받는 과정에서의 팔찌 협박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솔직히 마준이가 신유경에게서 라도 편히 숨쉬었으면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신유경의 오락가락한 마음이 탁구에게 더 향하고 있기에 두 사람의 결혼이 행복할 것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둘 다 한참 철들어서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 해후해도 될 듯하더군요. 드라마 스토리상 결혼으로 신유경과 서인숙의 갈등부분을 보여줘야 했기에, 이런 무리한 결혼식을 강행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요.

축복받지 못한 마준과 유경의 슬픈 결혼식
신유경만큼이나 오락가락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마준이는 용서를 하고 끌어안기에는 너무 멀리 가버린 나쁜 녀석이기에, 이젠 실오라기 같은 희망도 남겨 두고 싶지 않아요. 신유경과의 결혼이 서인숙에게서 속죄의 감정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든지, 빈말이라도 탁구에게서 유경이를 빼앗은 죄책감에 탁구보다 백배 더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속마음이 어림 반푼어치만 있었더라도,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거예요. 팔찌는 서인숙의 죄를 깨우치기 위함도 아니었고, 결혼만을 위한 협박도구였으며, 친부인 한승재에게도 자신의 출생의 비밀은 두 사람만이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협박용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신유경과의 결혼강행을 위한 것이었고요. 
신유경마저도 서인숙에게 받은 수모와 멸시에 대한 보복용 협박도구로 팔찌를 사용하는 것 같더군요. 어떻게 팔찌의 내막을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비가 많이 왔었다던데, 기억하냐"고 묻는 예고편을 보고는, 그나마 연민으로 서로를 보듬어줄 수 있기를 바랐던 마음이 무참히 깨져 버리더군요. 그러니 마준이와 유경의 결혼은 결과적으로 서인숙에 대한 반항과 분노용으로 전락한 비극일 수밖에 없어 보여요. 
마준이와 유경의 결혼을 축복해 주기 힘든 이유 중 또 하나는, 두 사람 모두 행복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이겠죠. 유경은 마준과의 결혼이 행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고, 이는 마준이도 마찬가지에요. 유경이 서인숙으로부터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받고 거성식품의 창고방으로 근무부서를 옮겼을 때, 마준이가 그런 말을 했었지요. 마준이는 구일중으로부터 팔봉빵집에 함께 2년을 있었던 탁구에 대해 말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일중의 질책을 받았던 날이었지요. "우리 절대로 용서하지 말자. 널 여기까지 끌어내린 그사람들, 절대로 용서하지 말자, 우리.." 그리고 자신을 이용해 엄마에게 보란듯이 복수하라고 했지요. 이용당해 주겠다면서요. 유경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나도 복수해 주고 싶거든, 그 사람들한테..."라고 말했지요.
이제서야 마준이가 유경과 결혼한 진짜 이유가 마준이가 하고 싶은 복수때문이라는 생각과 연결되더군요. 물론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마준이 진심으로 유경에게 끌리게 되었고, 유경이의 어린 시절 볼품없는 주정뱅이 친부로부터 폭행을 당했던 아픔도 보았고, 유경을 사랑(하고 있나?)하는 마음도 생기게 된 마준이지만요.
그런데 마준이를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로 이해되지 않는 갈팔질팡 정신상태를 보게 됩니다. 마준이는 유경이 빼고는 주변 모든 인물들이 복수의 대상같아 보이거든요. 탁구야 두말 할 필요도 없고, 팔봉선생에게도 그러했고, 누워있는 구일중에게도 탁구를 발기발기 짓밟아 버리겠다고 이를 바득바득 갈고, 그럼에도 유일하게 유경을 인정해 준 구일중이었기 때문인지, 축복받고 싶은 마음으로 구일중에게 결혼하겠다는 말은 하지요. 이때는 여전히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던 마준이의 모습같더군요.
한승재에게도 마찬가지에요.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며 밀치면서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탁구에게 이기고 싶다고 손을 내밀다가, 또 유경의 문제에서는 출생의 비밀을 알고 있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협박하고, 한마디로 개차반 구마준이에요. 유경에게 말했던 서인숙과 한승재에 대한 복수를, 유경의 짓밟힌 자존심을 빌미로 가담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두 사람의 결혼을 답답한 마음으로 봐야 했네요.
참으로 슬픈 결혼식이었습니다. 상처투성이 아이들인데, 스스로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비성숙한 인물들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심정이었고 말이지요. 두 사람 중 한사람이라도 제정신이라면, 어떻게라도 두 손 꼭 잡고 진정한 행복을 찾아나갈 수 있을텐데, 모두 삐딱선이니 누가 두 사람의 질주를 막을 수 있을까 싶네요. 결과는 서인숙, 한승재, 그리고 마준이라는 기형패밀리와의 동반파멸일테니 말입니다.

"어무이 아들 탁구가 왔다"
마준이가 성당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있을 때, 유경의 결혼식에 가려던 탁구는 닥터윤으로부터 전화를 받지요. 14년만에 엄마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 탁구, 하지만 무슨 운명이 이리도 모진지, 엄마 미순과의 상봉은 이뤄지지 못하고 말았지요. 한승재의 명령을 받은 진구형님이 납치를 해버려서 말이지요. 병실 앞에서 탁구가 엄마의 이름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던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름만 봐도 눈물이 그리운 엄마, 김미순, 김탁구의 엄마니까요. "어무이 아들 탁구가 왔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 병실은 텅 비어있습니다. 휘청, 여행을 다녀 오겠다는 메모 하나만 달랑 남겨두고, 겨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사이에 엇갈려 버린 탁구입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는 탁구, 그래도 탁구는 힘을 내 봅니다. 팔봉집에서 하루 자고 나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지요. 
탁구는 이제 힘이 펄펄 나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연락처도 알고 있고, 무엇보다 엄마가 살아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행복합니다. 엄마를 만나기만 하면 되니까요. 청산공장의 문제점도 이제는 윤곽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빵품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불량재료 반입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간에 공금을 착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았으니까요. 납품회사를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인목의 말에 밀가루 납품회사를 바꾸려는 탁구지요.
비리의 검은손인 한승재가 가만 있을리가 없지요. 이번회 한승재에게 뻥뻥 구구절절 옳은 말만 날리는 탁구, 정말 캡짱이었어요. "대리인 자격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인사권도 있더라고요. 한실장님도 제뜻과 맞지 않으면 자를 수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부아가 치밀어 어쩔줄 몰라, "김탁구 너"하는 한승재에게 "너 아니고, 대표입니다!!!"라고 맞받아치는 탁구, 브라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뻔뻔한 한실장은 구일중한테 이미 잘렸는데, 아직도 개기고 있는 이유가 뭔지 싶네요. 분명히 일주일안에 정리하고 사표쓰고 나가라고 했는데 말이지요. 아쉽게 그 와중에 구일중이 쓰러져 버렸으니 안 나가고 버티고는 있지만, 이제 곧 그 긴 꼬리가 덜커덕 잡힐 일만 남았습니다. 공금횡령에 김미순 납치에 공갈협박으로 지분포기 각서강요죄까지 죄목이 어째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고 있는 한승재입니다. 그래도 친아들이라고 마준의 결혼식에는 참석하더군요. 
"갖지 못할 여자를 평생 바라보기만 하면서 살아갈 일은 없겠죠. 세상에 그런 불행보다 더한 불행이 어디 있겠어요. 안그래요? 아저씨(아버지). 신유경같은 아버지같은 사람도 자식의 행복을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데, 왜 우리 가족은 그런 걸 모르나 몰라". 아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불행한 사람이야, 신유경 아버지보다 못한 인간아" 라는 말을 듣는 한승재의 마음도 어지간히 착잡할 듯 싶습니다. 인간적으로 용서할 수 없는 극악무도한 죄인이기에, 아들의 결혼식을 지켜 보는 한승재에게 값싼 동정심을 베풀고 싶지는 않네요.
유경의 결혼식에 가려던 탁구가 전화를 받고 급하게 청평별장으로 향했지요. 폐쇄회로에 찍힌 영상에는 놀랍게도 바람개비 문신 진구형이 휠체어를 밀고 가는 모습이 잡혀 있었지만, 그럼에도 탁구가 진구형님을 먼저 만나야 겠다며 인목에게 사정하는 것을 보고, 뭉클해 지더군요. 혹이라도 경찰에 붙잡힐 수 있는 진구형님을 걱정하는 탁구의 마음이 느껴져서 말이지요. 
엄마의 행방을 찾아 온 청평, 한승재가 고용한 깡패들이 탁구를 막아서지요. 목이 터져라 "어무이 내가 왔다, 탁구가 왔다" 어무이를 불러보는 탁구입니다. 14년만에 들려오는 어무이의 목소리, 엄마가 탁구를 부릅니다. "탁구야!" 분명 어무이의 목소리가 맞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가지만, 어무이는 차에 실려 또다시 14년전 마지막으로 엄마를 봤던 그 모습 그대로 탁구의 눈에서 멀어지고 말지요. ㅠㅠㅠ 이 장면에서 엄청 울었어요. 
예고편을 보니 드디어 탁구와 김미순이 감격의 상봉을 하더군요. 양쪽에 왠 건장한 떡대들이 서있었는데, 한승재의 부하들인지. 진구형님을 위시한 구일중의 수하들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여하튼 중요한 사실은 탁구와 미순이가 다음 회에 만날 것이라는 겁니다. 시력을 잃어가는 미순이와 탁구에게, 너무 다행입니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한승재가 용서받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혹이라도 죽을 거라면 속죄하는 마음으로 탁구엄마에게 각막이나 기증하고 갔으면 좋겠네요. 기타 다른 장기들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기증하고 말이요. 대신 그 추악한 마음만을 절대로 남겨두지 말고 지옥으로 가져 가시길.... 오늘밤이 정말 기대되네요. 오늘밤도 손수건 필히 지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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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2 09:09




상습적인 도둑을 잡는 방법 중 하나가 집을 비워주는 일입니다. 좀처럼 꼬리가 잡히지 않는 도둑을 잡는 방법은 그 도둑이 경계를 허술하게 한 다음, 밖에서 망을 보다가 덮치는 방법이지요. 구일중의 연극이 바로 집을 비우고 도둑들이 마음놓고 집을 털어보게 하는 시나리오였네요. 박변호사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뜨는 구일중을 보고 잠시 혼란에 빠졌습니다. 구일중은 무섭고 치밀하고 영리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도둑들에 둘러싸여 있으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도둑들에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두 팔 두 발 잘린 모습으로 누워있는 것이었습니다. 거성가의 도둑은 밖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곁에 그것도 집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한 위험하고 과감한 연극이었지요.
구일중의 치밀한 연극
아버지 구일중을 지키겠다고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 결말을 위해 드라마는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긴 시간 돌아서 모든 문제의 발단이었던 탁구가 거성가로 돌아 온 이유와 서인숙과 한승재의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기 일보직전으로 헝클어진 조각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작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모든 일이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사실이 암시되어 충격적입니다. 기둥뿌리 썩어가는 것도 모르던 구일중이 바보가 아니었고, 위험한 도박임에도 구일중은 모든 것을 걸어야 했습니다. 거성을 지키느냐 뺏기느냐라는 도식적인 양분법으로 구일중의 연극을 분석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 이면에 있는 구일중의 보다 복잡한 심정을 읽었습니다.
뇌출혈까지도 구일중의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는지는 모호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신변에 위험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예견하고 준비했던 일들이었지요. 뇌출혈을 스스로 조작했다고는 보여지지 않지만,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구일중의 목숨이 협박받고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일이었기 때문이지요. 뇌출혈은 구일중에게 암암리에 닥쳐오던 신변의 위협과 별도로 일어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구일중은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했고, 그것이 탁구에게 전해진 위임장이었지요. 
거성가로 온 탁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서인숙이 구일중이 쓰러졌으니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심산으로 들어왔느냐고, 그녀다운 추잡한 속물근성을 드러내지요. "저는 지금 여기 회장님의 아들로 온 겁니다, 작은 사모님". 탁구의 당당함이 멋지더군요. 누워있는 초라한 아버지, 자기편은 한사람도 없는 거대한 거성가에 누워있는 아버지는 고독한 가장이었어요.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한 구일중에게 탁구는 처음으로 아버지라고 불러봅니다. "스승님에 이어 회장님마저 잃을 수는 없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지켜 드리겠습니다. 아버지".
탁구가 내민 구일중의 위임장은 거성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는 38%라는 거대 지주의 자격을 가진 탁구로 인해 마준이의 입지를 지키지 못할까 걱정이고, 마준이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원망과 분노만을 키울 뿐입니다. "그만하라고 사정하고 애원할 때까지, 그자식을 밟고 또 밟아 버릴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사랑하는 그놈을 내가 어디까지 고꾸라 뜨리는지 두고 보세요".
마준-유경, 동반 파멸하나
이사회에서 차기 후계자로 입지를 굳히려는 마준은 이사진들의 표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컨설팅, 마케팅, 재정전문가들과 거성의 사업계획을 착실히 준비합니다. 탁구는 탁구대로 자신의 방법으로 이사회 준비를 하지요. 산더미같은 서류들, 어려운 경영용어들을 탁구는 알지 못합니다. 말 그대로 까막눈이지요. 못된 마준이 녀석이 이사진 임원들에게 말했듯이, 국민학교 중퇴에 길거리에서 깡패로 굴러먹다, 한 2년 팔봉빵집에서 빵을 만들어 봤던 것이 탁구의 이력 전부니까요. 그런 쓰레기같은 녀석과 저울질을 할 거냐던 마준이, 정말 날이 갈수록 하나도 변함없는 쓰레기 사고방식을 가졌으니, 이 녀석에 대한 실오라기 같은 애정이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없어지네요.;;;

결말을 향할수록 오락가락하는 마준이와 신유경의 분별력없는 캐릭터는 애정을 주기가 힘이 듭니다. 마준이는 시청자의 동정심을 위한 인간적 고뇌를 보이는 듯하다, 상처 한번 받으면 악마캐릭터로 돌아가고, 신유경은 거성식품으로 돌아와야 할 명분도 자존심도 팽개치고, 비서실에 떡하니 출근을 하니, 이해불가 불쌍한 캐릭터로 전락해 버린 듯 합니다.
마준이가 채워준 서인숙의 비밀팔찌는 고작 신유경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협박용에 불과했으니, 그 사건의 중대함마저 마준이의 비뚤어지고, 이기적인 사랑놀음에 의미가 퇴색해 버린 듯 합니다. 결국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엄마, 입 닥치세요"의 협박용 소품정도 밖에 안됐으니 말입니다. 서인숙의 뉘우침을 위한 실오라기같은 희망이었는데, 마준이의 이기적인 사랑을 위한 도구였다니 실망스럽네요.
서인숙의 패륜적인 할머니를 죽음에 이르게 한 방치죄와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현장 증거물이 고작 사랑을 위한 협박소품이 되어 버리고, 자식에게 자신의 치부를 들킨 서인숙이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이사회에 나타나니, 이들 구제불능 기형패밀리는 끝장이 날때까지 갈데까지 가보자인가 봅니다. 
그래서 이제는 대놓고 구일중과 탁구의 거성을 응원하고 싶네요. 마준이와 서인숙, 그리고 한승재의 기형패밀리의 손에 거성식품을 맡기느니, 탁구가 거성식품을 이어받을 뜻이 없다면, 기업을 통째로 사회에 환원하라는 충고까지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하고 있는 자경이가 있다고 하지만, 상속의 의미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더 공부나 했으면 싶고요.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새파랗게 젊은 경영인들이 '핏줄입네' 하고 경영일선에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거든요.
구일중, 마준에게 1%의 지분도 주지 않은 이유
단 1%의 지분도 자신에게 주지 않은 구일중에 대한 분노와 서운함이 마준이의 마성에 더욱 부채질을 했지만, 구일중으로서는 당연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구일중이 계획한 시나리오였다는 것에도 그 근거가 있지만,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1%의 지분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마준이에 대한 애정문제와는 별개로 봐야 합니다. 구일중이 탁구에게 모든 지분과 권한에 대한 위임장을 준 것은 서인숙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함이에요. 단 1%가 아쉬운 마당에 이사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1%의 지분도 마준이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될 일이지요. 구일중은 마준이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생각이 없었을 겁니다. 핏줄이다 아니다를 떠나 마준이의 품성이 회사를 경영할 자질이 되지 못한다는 구일중의 판단때문이었겠지요.
지금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구일중의 싸움은 핏줄의 싸움이 아닌 회사경영에 관한 싸움이에요. 구일중이 서인숙측으로 회사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마당에, 구일중 다음으로 최대지주인 서인숙의 지분을 받을 사람이 마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구일중이, 마준이에게 지분을 줄 수는 없었을테니까요. 혹시라도 유산상속이었다면, 저는 구일중이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탁구에게 주는 서류를 작성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일중의 위임장은 구일중이 유산분배를 했다거나 상속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라고 생각해요. 구일중의 권한을 대신할 권리를 위임한다는 의미이지, 탁구에게 모든 재산과 지분을 상속한다는 의미는 아니지요. 위임과 상속의 의미는 여기서 법적으로도 구분될 듯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자료조사를 하지 못했네요. 막말로 탁구가 '에라 모르겠다, 거성이고 뭐고 다 싫다'라며, '마준이 너 다 가져라'고 줘버려도 된다는 말이에요. 물론 탁구가 그럴 일도 없을 뿐더러, 구일중이 탁구의 생각과 품성을 믿었기에 모든 것을 위임하고, 뒤에서 지켜보는 중이겠지만요. 
  
탁구의 마준을 이기는 방법 '김탁구답게'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회복할 때까지 거성을 지키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리고 자신이 할 일이 끝나면 팔봉빵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합니다. 탁구의 집, 탁구의 고향, 탁구의 스승 팔봉의 가르침이 있는 곳 말이지요. 탁구가 주먹을 버리고, 처음으로 엄마를 찾는 것 외에 꿈이라는 것을 가졌을 때, 탁구의 꿈은 빵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빵을 굽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그런 탁구에게 빵을 파는 사람들의 비전과 꿈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빵을 파는 회사의 문제는 탁구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하지요. 
탁구가 찾은 답은 미순의 화이팅에서 얻은 것처럼 단순합니다. "나답게, 김탁구답게"입니다. 탁구는 경영을 모릅니다.  거성을 죽이고 살리는 것도 서류가 아닌 빵에 있다는 것 밖에는 몰라요. 빵만드는 회사니까요. 탁구가 거성을 배우는 방법은 복잡한 서류들을 통해서가 아니었어요. 거성식품의 빵이었지요. 지난 3년간 잘 팔린 빵과 안 팔린 빵의 맛과 문제점,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성 식품의 빵이 말해주는 거에요. 탁구는 그것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이지요. 빵을 통해 문제를 보는 것, 그것이 탁구의 방법이에요. 탁구는 빵밖에 모르니까요. 
탁구의 탁구다운 방법은 전문가로 구성된 마준이의 계획안처럼 거창하지는 않겠지만, 탁구의 진심은 통하리라고 생각해요. 탁구는 자신이 후계자가 되고 싶어 이사회에 나선 게 아니었어요. 아버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나섰던 것이에요. 탁구가 이사회에서 한마디 한다면, 회장님이 일어날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말할 것 같더군요. 빵이란 반죽이 숙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요, 발효될 때까지 또 기다림이요, 구워질 때까지 또 또 기다리는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탁구입니다. 빵쟁이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덕목,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이는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지요. 탁구가 가진 가장 큰 힘, 사람을 움직이는 능력이 이사회 또한 움직이지 않을까 싶어요.

구일중이 연극을 꾸민 이유
그럼, 이런 연극을 한 구일중의 의도는 뭘까요? 몇 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인숙의 기형패밀리에게서 거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을테고, 거성가에 있었던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함일테지요. 또 다른 이유는 탁구를 정식으로 거성가의 장남으로 당당하게 공개하는 것이었어요. 탁구에 대한 존재는 거성가의 임원진들도 이제서야 알았을 정도로 호적상에 올려진 이름일 뿐이었지요. 구일중이 김미순에게도 탁구에게도 그런 말을 했었지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요.
구일중은 탁구와 미순의 불행했던 14년이 자신이 탁구의 자리를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탁구가 거성가에 왔을때, 서인숙이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일이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이었어요. 탁구를 거성가에서 살게 하는 것은 받아들이겠지만, 호적에 올리는 것만은 안된다고요. 탁구를 호적에 올리는 일에 미적거리던 시기에 홍여사의 죽음이 있었고, 유경의 전보를 받은 탁구가 청산으로 마준이와 가출을 한 일이 있었지요. 그 후 탁구는 거성가를 나가 버렸고요. 탁구가 거성가를 다시 뒤흔들게 된 계기는 자림이가 떼 온 호적등본 때문이었어요. 이것을 본 서인숙은 그때부터 거성의 후계자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하면서,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라는 압력을 넣게 되었지요.
언제부터 구일중이 마준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찾지도 못한 탁구를 호적에 올린 것은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구일중이 마준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고 싶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죠.
구일중의 입장에서 비록 기른 정은 있지만, 싹퉁머리도 없는 놈에게 거성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차라리 여자아이지만 자경이에게 물려주거나, 언젠가 찾을 지도 모를 탁구를 염두하고 있었을테고요. 드라마를 떠나 현실적으로도 구일중의 입장이라면, 충분히 그런 결정이 이해도 되고 말이지요. 사실 드라마이기 때문에 마준이도 동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인물이라면 마준이 같은 못된 녀석을 얼마나 동정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싸갈통머리 없는 녀석이라고 욕이나 먹지 않으면 다행이지요.
구일중은 탁구의 능력을 믿고 있어요. 그 아이가 어떤 마음을 가졌고, 천재적인 후각을 가진 것도, 누구보다 따뜻한 빵을 굽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경합을 통해 간접적으로 탁구를 지켜 봤었고, 팔봉선생이 돌아가시기 전 탁구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도 밝혔었지요. 자신의 하늘같은 스승 팔봉선생으로부터 탁구가 어떤 아이라는 것도 들었을 겁니다. 종이쪼가리에 써진 팔봉의 인정서가 아니라, 팔봉선생이 탁구를 바라보는 눈이 이미 탁구를 인정하고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탁구의 빵이 탁구를 말해주는 결정적인 것이었고요.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기운이 나는 빵,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빵냄새가 나는 탁구의 빵말이지요. 빵을 대하는 탁구의 마음이 거성의 이사회도 움직일 것이라 생각했을 구일중입니다. 그리고 탁구 스스로를 통해 구일중의 장남임을 입증하게 하지요. 탁구가 구워낸 투박하고 못생긴 빵처럼 배우지 못하고 가진 것없이 살았지만, '나는 높을 탁, 구할 구자를 쓰는 빵을 굽는 김탁구, 구일중의 아들입니다'라고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을 밝히기 위해서 연극이 필요했지요. 뒤로는 구일중의 밀사인 조진구를 움직이게 하고 있고요. 한승재가 주먹쓰는 진구에게 시킬 수 있는 일은 구일중, 김탁구, 혹은 김미순을 제거하라는 명령일 것입니다. 이사회에서 탁구로 인해 마준이를 후계자로 세우는 일이 틀어진다면, 한승재와 서인숙은 분명 이 세 사람중에 누군가를 제거하려 들 것이고, 이 일은 한승재가 진구에게 시킬 가능성이 크지요. 서인숙과 한승재의 덜미를 잡기 위한 위험한 도박, 진구형님이 하게 될 일이 무엇인지도 이제 곧 드러나겠네요. 무서운 구일중이기는 하지만 욕을 하고 싶지는 않군요. 워낙 한승재, 서인숙, 그리고 마준이가 나쁜 X들이라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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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7 08:32




찢어진 상처는 봉합의 수순을 밟아야 겠지요. 거성가를 둘러싼 음모와 야욕, 그리고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드디어 탁구가 움직였습니다. 거성가와는 무관하게 엄마를 찾으면 좋아하는 빵을 만들며 살고 싶었던 탁구, 아버지 구일중이 쓰러졌다는 소식은 탁구가 거성가를 향해 들어가야 할 이유가 되어, 거성가의 장남으로서 얽힌 실타래를 풀려합니다. 
눈물 속에 치뤄진 팔봉선생의 발인식은 그의 자리가 얼마나 컸었는지를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남겨진 자들의 슬픔을 탁구와 마준이, 그리고 팔봉빵집 식구들과 함께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팔봉선생을 보내 드리는 제빵사들의 팔봉선생에 대한 경의와 조의가 뭉클했었네요. 
드라마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던 팔봉선생이 없으니, 찢기고 곪은 상처를 누가 치유하고 봉합해 갈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듯한데요, 구일중이 '내가 벌을 받아야 할 죄인이다'는 고해성사와 함께 쓰러지고 말았으니,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죄인이 되어야 했고, 수많은 불행을 낳게 했던, 또 다른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주인공들인 젊은 2세대들에게 그 무거운 짐덩이가 옮겨졌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구일중의 장남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탁구가 섰습니다. 모든 악연의 시발점이었던 탁구가 말이지요.
팔찌와 팔봉선생의 편지, 마준의 변화를 예고하다
이번 회, 구일중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 터져 버렸는데요, 뇌출혈로 쓰러지고 말았지요. 하긴 쓰러지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였지요. 아내 서인숙이 어머니의 죽음과 관계되었을 지도 모른다는 의문, 30년을 오른팔로 의지했던 한승재의 음모와 배신, 탁구엄마 미순의 거성가를 향한 복수의 움직임, 마준이와 탁구의 갈등, 스승님의 죽음 등등 혼자 감내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싶을 정도로, 구일중에게 충격으로 다가온 일들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쓰러진 구일중회장으로 인해 상처를 봉합할 바늘을 탁구가 들게 되었는데요, 탁구는 단지 바늘일뿐이에요. 봉합하기 위해서는 실이 필요한데, 그 실은 마준이가 되겠지요. 실과 바늘이 함께 움직여야 꿰매든지 박음질을 하든지 할텐데, 마준이가 움직여 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마준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팔봉선생의 죽으면서 전한 메시지가 마준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마준이가 신유경에게 채워 준 서인숙의 팔찌가 그 첫걸음이에요. 마준이는 거성가와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추잡한 일들이, 어머니 서인숙과 한승재의 야욕에서 비롯되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마준이는 모든 것이 탁구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요. 탁구때문에 자신이 생겼고, 탁구때문에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했고, 탁구때문에 빵에서도 최고가 되지 못했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와 생물학적인 아버지 한승재가 비도덕적이고, 패륜적인 행동을 하게 된 것도, 다 탁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었다고 세뇌받고 자라왔어요.
그런데 정작 마준이에게는 마준이 것이 없었어요. 탁구때문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말이지요. 서인숙의 거성가에 대한 야욕은 마준이의 청춘도, 꿈도, 사랑마저도 짓밟아 왔어요. 오로지 거성가의 후계자에 걸맞는 옷만을 강요했던 서인숙이었지요. 진심으로 신유경을 사랑하게 된 마준이는 이제 어머니가 맞춰주는 옷을 벗으려 합니다. 마준이가 숨쉴 수 있는 단 한 사람 신유경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요.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서인숙의 팔찌는 마준이의 마지막 서인숙으로부터의 탈출 열쇠입니다. 효력을 발휘할지 또다른 비극만을 낳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팔봉선생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온 마준이는 훔쳐 온 발효일지를 던져버리지요. 그리고 그 속에서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게 됩니다. "이것은 너희에게 내주는 3차경합의 과제니라. 세상에서 가장 배부른 빵은 남을 위하는 마음이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은 네 자신이 즐기는 마음을 위함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들어 가야할 빵을 뜻하는 것이다. 이게 너희에게 주는 내 마지막 과제니 부디 꼭 지켜주길 바란다".
팔봉선생의 편지를 읽은 마준이는 비로소 스승님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죄스러움과 사랑에 오열하고 말지요. 같은 시각 팔봉빵집에서 탁구가 스승님의 3차경합 과제를 보고 스승님을 부르며 오열하고 있었듯이 말이지요.
거성가에서의 마준이 입지를 견고히 하려는 서인숙은 마준이를 정략결혼을 시키려 하고 마준이는 신유경을 사랑한다며 서인숙에게 반발하고 나섰지요. 아들이 어떤 상처속에서 절망하고 있는지 모르는 서인숙이에요. 마준이가 이제는 어머니의 계획대로 살고 싶지 않다는 결심을 한 모양이더군요. 탁구에 대한 질투와 거성에 대한 욕심까지 버렸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팔봉선생의 죽음이후 마준이가 달라졌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신유경에 대한 사랑때문으로 비춰지기도 했지만, 저는 그보다는 마준이가 근본적으로 변화의 길, 즉 사람되는 길로 들어섰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어요. 팔봉선생이 살아 생전에 마준이의 따뜻한 빵을 보지는 못했지만, 따뜻한 빵을 구울 수 있을 변화의 싹이 움트고 있다는 것으로 말이지요.
쓰러진 구일중, 내 탓이오 내 죄로다
제빵왕김탁구의 반전이라 할 수 있을 구일중의 뇌출혈은 용서와 화해를 향한 수순이겠지만, 저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답니다. 뭐랄까? 이 모든 책임을 지고 봉합해야 할 구일중이라는 인물이 쓰러져 버렸으니, 탁구의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통한 감동은 주겠지만, 무책임한 아버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쓸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지요. 마치 사고친 사람따로, 수습하는 사람따로인 모습같아서 말입니다.
여튼 구일중이 빨리 쾌유되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지난번 교통사고에서 지나치게 겸손한(?) 부상을 입어서, 이번에는 아예 신체 한쪽이 마비될 수도 있을 후유증을 줄 것 같은데, 거성식품이 걱정입니다. 서인숙보다는 한승재의 야욕이 더 무서워서 말이지요. 구일중이 쓰러진 와중에 집의 금고를 뒤져 구일중의 지분들 서류를 찾아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인두겁을 쓴 버러지보다 못한 짐승같더군요. 그러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한승재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같아 보입니다. 에이, 나쁜놈, 퉤퉤퉤입니다.
김미순과 구일중이 만나는 것을 보고 눈이 뒤집힌 서인숙이 미순의 차를 미행했지요. 물론 미순이는 서인숙이 뒤따라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말이지요. 이는 구일중에게도 즉각 보고되어 세사람이 드디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요, 미순이를 납치해서 보호하려 한 일, 탁구와 떨어뜨려 놓으려 했던 것이 자신이었음을 고백한 구일중입니다. 서인숙의 팔을 잡고 함께 절벽아래로 떨어져 모든 미움과 상처를 끝내 버리자는 미순이 무섭더군요. 바들바들 떠는 서인숙이 조금 통쾌하기도 했는데, 미순을 보니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무섭더라고요.
탁구를 위해서라도 그만 멈춰달라는 구일중의 말에 미순은 서인숙의 팔을 놓아줍니다. 미순이 드디어 탁구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어엿한 청년이 되어 훌륭한 제빵사가 되었다며 구일중도 울먹이고, 미순은 탁구가 살아있다는 말에 주저앉아 가슴을 뜯을 뿐입니다. 그저 살아있다는 말에 감사할 뿐인 미순이지요.
구일중이 조금 더 일찍 알려 주었어야 했는데, 탁구를 떳떳하게 대성가의 장남으로 불러들이고, 미순이에게도 탁구의 존재를 알리려 했겠지만, 살아있는 자식을 만나지 못하는 에미 미순이나 14년을 엄마를 찾고 있는 탁구에게나 못할 짓 한 것 같아요. 게다가 쓰러지기 까지 했으니, 탁구와 미순이의 재회는 더 미뤄져 버렸네요. ㅠㅠ탁구야, 그래도 쪼매만 기달려라. 곧 엄마 만날테니....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팔봉선생이 죽기전에 마지막 경합과제를 내고 갔는데요, 저도 이 주제를 예상하고 있었는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결국 이 드라마의 주제는 용서와 화해, 사랑과 행복으로 봉합되어야 할테니까요. 물론 서인숙과 한승재의 악행은 응당한 댓가는 치뤄야 할 것이지만요. 일단 반성부터 빡세게 시키고, 그 다음에 용서를 하든지 끌어안든지 하고 싶거든요. 이런 나쁜 인간들은 말이지요.
팔봉선생이 탁구와 마준이에게 내 준 3차경합의 답은 이미 드라마에 나와 있었어요. 처음부터 말이지요. 우선 3차경합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탁구가 거성가에 입성한 대형 사건부터 먼저 짚고 가야겠습니다. 3차경합의 주제와 탁구가 거성가로 간 이유가 결국 같은 답이기 때문이에요. 
거성가로 근사한 수트를 빼입고 "거성식품 구일중 회장의 장남 김탁구가 왔다고 전해 주십시오"라며, 처음으로 탁구의 입으로 거성가의 일원임을 선포했으니, 정말 큰 사건이 아닐 수가 없지요. 탁구가 빵 만들 때 말고 가장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탁구는 거성가 고문변호사로부터 한승재와 서인숙이 온 집안을 뒤지며 찾는 문제의 구일중회장의 모든 지분을 받게 되었지요. 또한 구일중을 대신해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위임장까지도 말이지요. 봉투에는 구일중이 탁구에게 전하는 편지가 있었어요. "만일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대신할 사람은 너밖에 없다. 이렇게 나의 모든 권리와 지분을 너에게 일임한다. 부디 거성을 부탁한다. 탁구야"라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의 지분과 재산서류, 그리고 편지를 읽고 고민합니다. 어느 날, 회장님이 힘없는 모습으로 찾아왔었지요. 탁구가 거성가에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누구를 믿어야 할지, 주위에 아무도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면서요.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외롭고 고독하다는 것을 은연중에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 이유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까지도요.
탁구를 해하려는 서인숙과 한승재, 그리고 마준의 질투를 탁구는 지금까지 위협적으로 받아왔고 느껴왔어요. 그 거성가에서 탁구를 유일하게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구일중이 소위 따돌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탁구가 모를리 없어요. 탁구는 아버지를 더 이상 힘들게 해드리고 싶지 않았어요. 자신으로 인해 거성의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고, 아버지 구일중에게 원망의 화살이 돌아가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탁구는 아버지가 "너는 내게 특별한 아들이다"라고 말해준 것만으로도 족했던 아이였지요. 아버지와 함께 살든, 살지 않든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요.
어머니와 자신을 해하려고 지금까지 별별 짓을 다했던 한승재와 서인숙이었기에, 탁구는 직감적으로 아버지 구일중의 위험을 눈치채지요. 구일중을 지킬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말이지요. "왜 계실 때는 몰랐을까? 이렇게 할아버지 자리가 크다는 걸..." 미순의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의 눈물만큼 탁구에게 아버지의 자리 역시 크지요. 어떤 상황인지 모를 아버지, 처음으로 탁구는 구일중을 아버지라 부르기 위해 거성가로 들어갑니다. 아직 한번도 불러드리지 못한 이름 아버지, 그래서 탁구는 거성식품 구일중회장의 장남 김탁구라고 당당하게 자신을 밝혔던 것이지요.

탁구가 구일중의 아들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것은 거성가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족임을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생각을 했어요. 탁구는 주주총회니, 이사회니, 후계자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요. 탁구는 거성식품이 아버지가 일군 회사라는 것밖에는 몰라요. 그런 아버지의 모든 것을 누군가가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구일중의 거성을 지키기 위해 14년만에 거성의 대궐같은 집에 입성을 한 것이지요.
탁구가 거성가의 장남이라고 밝히면서 거성가의 가족이라는 것을 공표했다고 했는데요, 여기서 팔봉선생의 3차경합의 주제가 함께 연결되는 거라 생각해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뭘까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빵이라고 생각해요. 일차적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바로 가족이에요. 사랑하는 가족이 먹을 빵, 굽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행복한 빵이지요. 탁구가 마지막으로 팔봉선생이 구워주었다는 빵을 아침식사로 팔봉빵집 식구들에게 내밀었을 때, 모두 행복해 했던 것처럼요.
팔봉선생이 마준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은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들어야 할 빵을 뜻하는 것이다" 라며, 마지막 과제이니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했었지요. 팔봉선생의 마지막 경합주제는 빵쟁이의 길에 대한 가르침이었어요. 팔봉선생의 빵에는 그 빵을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었어요. 내 가족이 먹는 빵이라는 마음으로 빵을 굽는 일은 행복할 수 밖에 없지요. 어머니가 가족을 위해 식탁을 차리는 마음처럼, 빵을 먹는 사람이 내 가족이라 여기는 마음으로 빵을 구워야 한다는 것을 일러 준 것이지요. 탁구가 아침에 갓구워 내놓았던 빵처럼 말이지요.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권선징악, 사필귀정, 결자해지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팔봉선생의 철학인 '사람과 가족'에 있을 겁니다. 가족을 위한 마음으로 빵을 구우라는 것 말이지요. 탁구에게 마준이를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라며 끝까지 품으라고 했던 팔봉선생의 유언, 구일중이 껍데기뿐이지만 그래도 지켜야 한다고 했던 가족 말입니다. 그 마음으로 탁구와 마준이가 함께 상처를 봉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빵쟁이가 지녀야 할 장인의 자세이기도 하고요.
거성가로 들어간 탁구가 아버지 병문안을 한 후 마준이에게 선전포고(제의)를 할 듯 싶더군요. 스승님의 3차경합,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배틀을 하자고 말이지요.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갈등과 대립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탁구와 마준이가 이 거성가의 상처를 꿰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가족을 위한 빵을 만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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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9 09:12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제빵왕 김탁구는 그동안 수면 아래 잠겨있던 드러내지 않고 있는 비밀들을 한꺼번에 터뜨렸습니다. 마치 거대한 빙산이 모습을 드러낸 듯합니다.
서인숙의 유인작전에 말려든 김미순이 모습을 드러냈고, 미순을 통해 홍여사의 죽음에 한승재와 아내 서인숙이 관계있다는 것을 눈치채 버린 구일중, 열등감과 질투심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으로 악의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들고 만 구마준, 그리고 의문의 벙거지 아저씨 춘배까지 화해가 아닌 단죄로 가는 듯한 드라마의 전개는, 선과 악의 분기점이 어디였는지조차 모호할 정도로 그 색깔들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후각잃은 탁구, 눈이 즐겁고 손이 즐겁다. 왜? 빵을 만드니까.
다행히 후각과 미각을 완전히 상실할 정도의 양을 먹지는 않았지만, 탁구가 먹은 것이 설빙초였네요. 마준이의 감기약이 설빙초였다는 것을 알게 된 진구와 팔봉선생은 탁구의 미각과 후각이 마비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팔봉선생은 마준이를 내치지 못합니다. 탁구도 마준이도 팔봉선생의 제자이고, 그보다는 탁구와 마준이에게 이번 사건을 통해 더 큰 것을 가르치고 싶기 때문이에요. "곤경에 처하면 극복할 기회를 줘야 하고, 잘못을 저질렀으면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하는 법"이라며 일단 두아이를 지켜 보자고 하였지요.
팔봉선생의 깊은 뜻을 탁구와 마준이는 모르고 있지만, 사람은 그릇대로 커 가나 봅니다. 탁구는 곤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번 경합의 주제에 맞는 빵을 만들었고, 마준이는 만회할 기회마저 개밥그릇 차버리 듯 차버렸으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 싶습니다.
탁구와 마준의 대화를 엿들어 버린 미순이도 설빙초때문에 탁구가 미각과 후각이 마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모르고 먹였지만 미순은 자기의 잘못같아 어쩔줄 몰라하지요. 아무 냄새도 맛도 느끼지 못하는 탁구를 지켜볼 때마다, 미순의 가슴에 미안함이 바위처럼 얹혀 옵니다. 탁구가 잃어버린 미각과 후각을 찾을 때까지 탁구의 코와 혀가 되어 주겠다는 미순은, 대신 탁구가 자신의 후각때문에 생각해내지 못했던 탁구의 능력을 깨닫게 해주었지요. 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반죽을 만들던 손의 감각, 그 손의 기억을 탁구에게 일깨워준 것이에요. 미순이 짱!
탁구는 냄새를 맡지 못해도, 맛을 느끼지 못해도 손으로 전해지는 반죽을 감각으로 느끼게 됩니다. 손이 기억하는 반죽 발효점이었던 것이지요. 밤새도록 반죽을 치대도, 미순에게 매번 퇴짜를 맞는 빵이 구워져 나와도 탁구는 즐겁습니다. 탁구는 빵만드는 것이 좋았거든요. 빵냄새가 좋아서 빵을 만들었던 것이 아니라, 빵이 좋아서 빵을 만들었던 즐거움을 깨닫게 된 거예요.
즐거운 마음으로 만드는 빵, 곰보퉁이 빵이어도, 밀가루 냄새가 나는 빵이어도, 딱딱한 빵이어도 탁구는 좋습니다. 이스트없이 만드는 빵, 이스트 대용으로 김치며, 요거트, 젓갈, 막걸리, 청국장에 와인까지 이것저것 써보면서 빵을 굽는 탁구, 성공은 못했어도 별난 녀석들이 들어가서 달맛나는 빵이 구워져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고, 이스트만 있으면 진짜 빵이 될 것도 같습니다.
탁구는 이제는 첫사랑 유경이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별할 준비조차 주지 않았던 유경이었지만, 유경이 행복해지는 선택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으로 됐다 싶은 탁구에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폭행을 받으며 행복하지 못했던 유경이, 그래서 유경이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살게 하고 싶었는데, 매일 유경이를 위한 빵을 굽고 싶었는데, 탁구에게 아직은 그런 행복은 허락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버지 집에서 버림받고, 엄마를 잃고, 시력을 잃을 뻔하고, 수없이 죽음의 문턱을 다녔던 탁구가, 제빵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면서 빵만드는 것이 좋아 엄마에게는 미안하지만 조금은 웃어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탁구에게는 탁구가 감당해야 할 아픔이 남아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탁구는 유경을 보내는 아픔도 이겨보려고 합니다. 유경이가 행복하고 싶다고 하니까요. 마준이 그 자식에게는 유경이 가지 말았으면 싶은데, 차마 유경을 붙잡지 못하고 돌아서서 울고 마는 탁구입니다. 그렇게 유경과 탁구는 서로의 마음을 감춘채 사랑도 어긋나 버리고 마나봅니다(괜찮아, 탁구야! 미순이가 훨 낫더라). 
탁구는 몰랐겠지만, 팔봉선생의 제2차 경합주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은 빵'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에요. 재미있는 빵은 재미있는 생각에서 나오는 빵이었던 것이었어요. 탁구가 경합에서 통과한 이유입니다. 미순이 역시 사용하지 못하는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이용해서 케익을 만들었지요. 밀가루대신 쌀가루를 이용해서 색다른 맛을 보여준 미순의 케익도 마찬가지로 통과입니다. 탁구와 미순이는 경합주제에 맞는 빵을 만들었고, 색다른 재료들을 사용한 기발난 생각들은 경합주제 '재미있는 빵'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었지요. 
마준이 경합에서 불합격한 이유
설빙초를 먹은 탁구는 미각과 후각을 잃게 되고, 마준은 자신의 뜻이 아니었다며 반성조차 하지 않으며 탁구를 위협하는 것을 보니, 한승재와 서인숙의 나쁜 피만 쏙 빼닮은 마준이의 모습이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소름이 끼칩니다. "이건 내 뜻이 아냐, 네 운명이다. 김탁구"라는 방백을 듣는 순간, 마준이가 제 옆에 있었으면 때려줬을 겁니다. 제 손으로 안먹였으니 제 잘못은 아니라는 마준이, 한대 맞자. 퍽!
약을 먹인 착한 미순이가 후각을 마비시킨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것을 알면 괴로워할 거라고, 함구하라고 협박하는 모습은 가증스럽기 그지 없어서 마준이에 대한 한가닥 동정심마저 달아나게 할 정도에요. 치졸하게 미순이를 가지고 협박까지 하다니, 한대 더 맞자, 퍽퍽!!
마준이의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비열함은 유치함을 넘어서 사람의 탈을 악마의 모습같아 대놓고 못난 놈이라고 욕을 해주고 싶습니다. 때려서 철이 든다면 실컷 두들겨 패주고 싶은데, 마준이는 그런 것으로는 통할 녀석도 아니고 사고방식을 바꿔놓지 않으면 영영 사람되기가 힘들 것 같아요.
탁구도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준이에게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지요. "내가 포기하면 네가 이기는 거잖아. 그래서 더 못해. 네가 이런 식으로 날 한 번 이기게 되면, 앞으로 넌 또 다른 누군가한테도 이런 잘못된 방법으로 계속 이기려 들겠지. 그래서 이런 식으로는 네가 아무 것도 이길 수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그래야 네가 두 번 다시 이런 틀린 방법을 쓰지 않을 것 아냐?"
탁구는 초등학교도 졸업을 못했고, 마준이처럼 빵을 정식으로 배우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는 알고 있다고 말하지요. "너처럼 살면 안된다는 것", 이기기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 비열한 술수로 다른 사람을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지요. 그것이 탁구의 자존심이라고요.
지금까지 아무리 마준이가 나쁜 짓을 했더라도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던 탁구가 마준이의 정곡을 찌르는 모습이 통쾌하기도 했습니다. 마준이라는 녀석이 자존심은 지키고 싶어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는 분명해요. 자존심보다도 못난 자격지심이 강한 녀석이라는 것말이지요.
벙거지 아저씨의 유혹을 받아들이는 마준이는 결국 경쟁심에만 사로잡힌 구제불능 욕망덩어리였어요. 2차경합에서 마준이가 만든 빵은 팔봉선생을 놀라게 했습니다. 팔봉선생의 전설의 봉빵 맛이었기 때문인 듯 싶었어요. 그런데 최종결과에서 팔봉선생은 마준에게 불합격 판정을 내렸지요. 모든 제빵실 식구들의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지만, 가장 눈 튀어나게 놀란 사람은 마준이었을 거예요. 마준이는 분명 이스트없이, 그리고 팔봉선생의 발효일지에서 본 봉빵레시피 주종(酒種)을 이용한 빵을 성공했다고 확신했을테니까요. 더구나 정체불명의 벙거지 아저씨가 봉빵을 만든 장본인이라 했으니 말입니다.
마준이가 만든 빵을 먹어 본 팔봉선생의 눈매가 날카로워지며, 미준이에게 "네가 만든 레시피가 맞느냐?"고 물었지요. 팔봉선생은 분명 마준이가 주종의 비밀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것은 알았을 것이고, 직감적으로 춘배의 개입을 눈치챘을 거예요. "거자필반(去者必返)-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라는 편지를 돌멩이에 싸서 보낸 사람이 춘배라는 것을 알고 있는 눈치더군요.
팔봉선생이 레시피를 누구에게 받았느냐고 채근할 지는 모르겠지만, 마준이의 불합격 사유는 충분해 보입니다. 왜냐면 마준이의 주종빵에 대한 설명 자체에서 마준의 레시피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에요.
마준이가 "막걸리에 효모를 섞어 막걸리종을 만들고, 액종을 만든 뒤 발효시킨 다음, 빵을 만들었습니다. 속은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팥앙금을 썼고요"라고 했었지요. 막걸리에 효모를 섞어 막걸리종을 만들어서 발효시켰다고 했는데, 이는 마준이가 기적처럼 풀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속을 마준이는 어떤 시행착오나 다른 재료를 시도하지 않고, 바로 봉빵의 속이었던 팥앙금을 썼다는 말을 해버렸던 것이지요. 한 번도 봉빵을 먹어보지 않았던 마준이 팥앙금을 사용할 생각을 했다는 것은, 누군가의 정확한 제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이지요. 마준이는 주종빵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속이 팥앙금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던 것일까요? 더구나 이것이 베일에 싸인 봉빵의 비밀과도 관련이 있으니, 팔봉선생의 노여움을 산 것은 당연했을 겁니다.
또한 마준이의 빵을 먹은 팔봉선생은 분명 춘배의 빵맛을 알아차렸을 겁니다. 마준이에게 춘배가 레시피를 알려주는 대신 부탁하나가 있다고 했었지요. 역시 추측해 보건데, 팔봉선생과 춘배가 결별하게 된 봉빵의 결정적인 결함물질을 마준이의 빵에 사용하라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맛을 느끼고 팔봉선생은 즉시 춘배의 레시피였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요.
마준이의 불합격 사유에는 마준이가 사용한 레시피 재료 중 하나가, 빵을 만드는데 재미없는 재료였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팔봉선생이 마준이에게 춘배를 만났느냐는 말을 직접적으로 물어볼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이유를 말해야 하는데, 마준이가 사용한 재료중 하나가 인체에 해로울 수도 있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는 재료가 있었을 것이고, 제빵사가 그런 모험을 하기에는 즐거운 마음보다는 조마조마 불안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마준이도 빵에 대한 기본지식이 있기에 춘배가 준 레시피를 100% 신뢰할 수만은 없었을 거예요. 팔봉선생이 이것을 지적하면서, "너의 빵은 재미있는 빵이 아니라 불안한 냄새가 난다" 이런 설명을 했을 수도 있을 것같아요.
마준이는 부정행위로 자신의 빵을 만들지 않았을 뿐더러, 제2차 경합의 주제와도 전혀 상관이 없던 빵을 만들었던 것이지요. 마준이를 통해 팔봉선생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려 온 춘배(최일화)할아버지라는 인물은 봉빵때문에 팔봉선생과 원한이 있는 인물같아 보이더군요. 썩 좋아보이는 사람은 아닌 듯 싶어요. 팔봉선생과 춘배가 같은 스승밑에서 배운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시험치는 학생에게 일종의 답안지를 유출시켜, 팔봉선생에게 "나, 춘배요. 춘배가 돌아왔소이다" 라고 경고장을 보내는 걸로 보아, 3차경합은 봉빵의 비밀을 푸는 것으로 귀결될 것같습니다. 마준이가 2차경합에서 불합격을 했으니 결국 3차경합은 봉빵의 완성을 주제로 한 팔봉선생과 탁구, 그리고 춘배아저씨와 마준의 팀대결로 가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그 과정에서 팔봉선생과 춘배의 과거 봉빵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팔봉선생의 손목에 있는 흉터의 비밀도 밝혀지겠지요.
도대체 봉빵이 뭐길래 과거와 현재까지 그 악연이 이어지고 있을까요? 누가 봉빵을 완성할 지 갈수록 흥미진진한 제빵왕 김탁구입니다.

*사진 업로드에 오류가 있어 재발행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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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3 07:09




제빵왕 김탁구에 흐르는 증오의 코드는 시종일관 시청자를 자극하는 거침없는 범죄와의 결합입니다. 임신한 여자를 죽이려고 했던 것에서, 부녀자를 강간시키려 하고, 12살 어린 아이를 원양어선에 팔아 넘기려는 반인륜적 막장요소들이 초반의 사건들이었다면, 성인이 된 탁구에게는 가스누출로 오븐폭발을 시키지 않나, 깡패들을 동원해서 무차별 구타까지 자행되었지요.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유경에게 사표를 받아내더니, 이번회는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구일중을 죽이려는 모습까지, 드라마 속에 흐르는 서인숙과 한승재의 양심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악행의식은 드라마이기에 망정이지 현실에서 이런 천인공노할 일이 자행된다면 돌멩이라도 던져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평생 미각과 후각을 잃을지도 모르는 강한 독초 설빙초액을 구하는 마준이까지 이 드라마 속 나쁜 사람들은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의 사이코패스적인 성격까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 나쁜 인간들과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탁구의 따뜻한 심성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없었다면, 욕만 실컷해 주고 싶은 드라마에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이라는 2차경합의 주제가 하마터면 사람잡을 뻔했습니다. 발효의 주 원료인 이스트를 사용하지 말라고 팔봉선생이 내건 조건때문에 발효종을 찾으려는 마준과 탁구는 공동으로 과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지요. 두 사람 모두 2차경합에서 통과한 다음 진검승부는 3차경합에서 가리자는 마준의 제의를 탁구도 받아들였고요.
그런데 몰래 팔봉선생의 발효일지를 보게 된 마준은 봉빵의 레시피의 핵심이 주종이라는 것을 알고 말았지요. 하지만 답은 알았지만 무용지물일 뿐이었어요. 마준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12일, 주종을 얻기까지는 7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지요. 팔봉선생은 탁구처럼 뛰어난 후각이 있다면 혹시 모를까 마준이의 실력으로는 12일만에 발효종을 찾아낸다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지요. 마준이는 탁구의 뛰어난 절대후각이 밉습니다. 마준이에게는 없는 능력, 그래서 마준이는 탁구의 후각을 없애 버리려는 흉악한 생각에 이르지요. 바로 설빙초라는 독초액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팔봉빵집 식구들이나 아버지나 탁구만을 싸고 도는 것같은 마준의 질투는 엉뚱한 방향으로 폭발되고 말지요. 탁구에세서 유경을 빼앗아 탁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탁구의 후각마저 없애버리고 싶어하지요. 마준의 초대로 레스토랑에 간 탁구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앞에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거성가의 식구들, 그리고 마준의 여자친구로 앉아있는 유경을 보고 탁구는 온몸에 힘이 빠져 버린 듯 허탈해 합니다.
2년간을 유경이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오직 유경이만을 마음에 담고 빵을 배웠는데, 지난 주만 해도 남들처럼 데이트도 했는데 그런 유경이 마준과 사귀고 있다는 사실 앞에 탁구는 쓰러지고 맙니다. 빵을 만드는 게 재미가 없어져 버렸거든요. 엄마를 잃은 때처럼 가슴이 쓰리고 저려오는데, 빵도 발효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도 다 싫습니다. 유경이가 당장이라도 달려와 아니라고 말해 주었으면 싶은 탁구입니다.
탁구를 버티게 하는 힘, 유경이를 행복하게 해 줄 그런 멋진 남자가 될 때까지, 그렇게 온마음을 다해 멋진 빵쟁이 유경이에게 인정받는 제빵왕이 되고 싶었는데, 탁구의 하늘이 빙빙 돕니다. 2년간 탁구는 아파도 아플 수도 없었어요. 유경이때문에요. 그런데 아파 옵니다. 가슴이 날카로운 칼로 후벼지는 듯 찢어지게 아파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빵, 그 딴게 어디있느냐며 탁구는 쓰러지고 맙니다(제가 상상한 지난밤의 탁구모습이에요).
그런데 쓰러진 탁구에게 큰 위기가 찾아 오는 듯 싶습니다. 불덩이처럼 뜨거운 탁구에게 미순의 엄마가 마준이가 감기약이라고 속인 설빙초를 먹여 버리고 말았지요. 꿀꺽하고 목젖을 타고 넘어가는 설빙초액, 말려보려 했지만 한 발 늦은 마준이 털썩 주저앉고 말더라고요. 안된다고 소리라도 지르면서 뛰어가지ㅠㅠ. 탁구의 미각과 후각을 잃을까도 걱정되고, 죄책감에 또 다시 고통스러울 마준이도 걱정되네요. 그 약을 팔봉빵집 식구들도 다 같이 보고, 진구도 팔봉선생도 수상스럽게 생각했었는데, 마준이가 팔봉빵집에 계속 남아있을 지도 불투명한 상태일 것 같아요. 탁구의 후각을 없애기 위해 독초액을 준비했다는 것만으로도 마준이를 용서하기 힘들텐데 말입니다. 탁구의 미각과 후각은 어찌되는 걸까요? 어휴, 장금이가 따로 없네요.
하는 짓을 보면 피는 못 속인다고 욕을 한바가지로 해주고 싶은데, 탁구의 후각을 없애 버리려는 마준이는 자신이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어요. 누군가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으려는 잔인하고 추악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루도 빠짐없이 냄새를 맡아가며 빵을 굽는 것, 그것이 탁구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지요. 
마준이의 수상한 행동에 조진구가 말했지요. "누군가의 것을 빼앗으려 하면 넌 두 배로 잃게 돼 있어. 넌 그 아이를 절대 이길 수가 없어. 네 마음 속 증오심만 깊어질 게고 결국 패배자가 될거다" 라고요. 마준이와 탁구의 다른점은 마준이는 아버지와 탁구에게 가장 빵을 잘 굽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어하지만, 탁구는 빵 굽는 자체를 좋아할 뿐이라는 것이에요. 탁구는 빵이 좋아 빵을 선택했지만, 마준이는 이기고 싶어서 빵을 선택했지요.
마준이가 처음으로 빵을 배우겠다며 구일중의 작업실로 갔던 새벽, 그날은 탁구와 구일중이 약속한 첫 빵수업날이었지요. 청산에서 탁구와 함께 돌아 온 마준은 강해질 거라며, 탁구에게 거성식품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고, 탁구에게 절대 지지 않겠다고 서인숙에게 말했었지요. 공교롭게도 탁구는 엄마를 택하고 거성가를 떠나라는 한승재의 협박에 거성가를 떠났었고요. 마준이의 빵은 처음부터 탁구에 대한 경쟁심과 열등감에서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팔봉선생이 그랬지요. "탁구의 머리 속은 빵 생각뿐이다. 허나 너의 머리 속은 그 녀석 생각뿐이구나. 누가 이기겠느냐?". 비록 못생기고 투박한 빵을 만들었지만, 탁구의 빵에서 느꼈다는 따뜻한 기운과 좋은 향은 마준이에 없는 빵에 대한 진심의 냄새였어요. 머리로 배우는 빵이 아니라 냄새로 터득해 가는 탁구의 빵은 하루도 빠짐없이 가장 좋은 냄새를 맡아왔던 노력의 결실이었어요.
마준이는 탁구에 대한 증오심과 질투, 그리고 열등감을 내려놓지 못하면 마준이 자신의 빵은 만들지 못할 겁니다. 마준이는 자신을 위한 빵외에 다른 사람을 위한 빵을 구워본 적이 한 번도 없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로지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맛, 탁구를 이길 수 있는 맛의 빵만이 목표일 뿐이지요. 
탁구는 다른 사람을 위한 빵을 만들고 싶어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빵을 구워주고 싶은 마음이 탁구의 빵 출발점이거든요. 유경이에게 평생 빵을 구워주고 싶고, 어머니를 찾으면 자신이 구운 빵을 드리고 싶고, 아버지와의 추억을 굽고 싶습니다. 어긋나기만 하는 마준이 팔봉선생이나 진구의 말처럼 탁구를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면 마준이의 빵에는 따뜻한 기운이 나지 않을 거예요. 빵을 굽는 마음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는 마준이가 탁구를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마준이를 보면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 탁구보다 마준이에게 팔봉선생이 더 많은 힌트와 가르침을 주는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빵만 생각하는 탁구를 이길 수 없다는 것도 마준이의 빵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한 답이었고, 탁구의 후각을 마준이에게 비교해 준 것도 역시 마준을 위한 팔봉선생의 가르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탁구는 절대 후각이라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그 후각을 팔봉빵집에서 빵을 배운 2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훈련해 왔어요. 가장 좋은 발효점을 찾기 위해서 말이지요.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과 최고의 발효지점 냄새를 알아낸다는 것은 다른 문제지요. 다시 말해 재주도 쓰지 않으면 돼지목의 진주목걸이요, 천재도 재능을 사용하지 않으면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만다는 말이에요.
마준은 탁구의 후각을 부러워하고 질투만했지 탁구가 자신의 후각을 빵을 위해 어떻게 훈련시켜 오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어요. 팔봉선생은 탁구에 대한 열등감과 질투가 마준을 성장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말해 준 것이었어요. 오로지 탁구만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말이지요.
팔봉빵집에서 탁구는 마준이의 설빙초로 위험에 빠져있을 때, 다른 한편에서는 구일중이 사고를 당하지요. 구일중을 없애려는 한승재의 치떨리는 모습때문에 구일중의 생사가 궁금했는데, 구일중의 차를 뒤따르던 닥터윤의 도움으로 생명을 구하고, 미순과도 재회했지요. 하루만에 멀쩡하게 마당을 걸어다닐 수 있는 구일중을 보니, 차가 부서진 것에 비하면 너무 겸손한 부상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뼈 몇개는 부러지고 의식불명 상태로 족히 몇달은 누워있을 줄 알았거든요. 식물인간이나 드라마 속 재미없는 장치인 기억상실증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멀쩡해서 다행이에요. 아마도 교통사고를 위장해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인물이 한승재라는 심증은 잡을 듯한데 한승재에게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구일중의 분노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도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분노와 복수와 배반을 향해가는 어른들의 세계는 구일중과 한승재의 인내심이 아니라, 시청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범죄적인 모습들입니다. 구일중은 범죄행각으로 복수하지 않았으면 싶어요.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구일중 때문에 한승재의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을 거에요. 더구나 서인숙이 한승재의 뺨을 때리면서 구일중에 대한 편집증적인 사랑을 보여주었는데, 한승재는 영원한 씨종에 서인숙을 위한 하수인에 불과할 뿐이라는 모욕감을 받았을 것 같더군요. 한승재의 악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데, 법에 의한 댓가를 치르게 했으면 좋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실오라기 같은 희망을 읽습니다. 마준이를 통해서 말이지요. 마준이를 변화시키고 인간답게 만드는 인물은 탁구와 팔봉빵집 사람들, 그리고 마준이 자신이겠지만, 다행히 마준이 일말의 양심적인 선택은 하는 것 같았거든요. 뜻하지 않게 탁구가 설빙초를 먹어 버렸지만, 백짓장처럼 하얗게 질려 팔봉빵집의 안채로 달려가는 마준의 진심, 그것은 탁구에게 끈을 다시 매 주었던 그 마음과 같았다고 생각해요. 
마준이는 어렴풋이 탁구의 마음을 알 것도 같습니다. 유경이와 정식으로 교제하고 있다고 거성가 사람들과 탁구에게 여자친구라고 소개하고 들어온 날, 탁구가 엄마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한푼두푼 모은 통장을 깨서 카세트를 사왔다는 미순의 말은 마준을 괴롭히지요. 자신은 탁구가 가진 것을 빼앗겠다고 죽기살기로 탁구에 대한 미움만을 키워가고 있는데, 탁구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엄마를 찾는 일도 미뤄 버렸으니까요. 
마준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준이는 그 바보같은 녀석 탁구를 형으로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자신의 속마음에 더 화가 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준이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만 없었더라면 탁구를 진짜 형으로 받아들이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구일중의 친아들이라면 엄마는 다르지만, 탁구에게 친구같은 형이 돼 달라고 손을 내밀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탁구가 모르는 비밀, 아버지가 다르다는 것에 마준이는 더 화가 나고, 그런 자신을 낳은 어머니와 한승재가 증오스러울 정도로 미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탁구가 마준이를 놓지 않는 한 마준이도 그 바보같은 녀석을 형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실오라기 같은 한가닥 희망, 진심을 마준이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마저 버리면 마준이도 한승재와 서인숙처럼 용서하기 힘들 것 같거든요. 어머니 서인숙, 생물학적 아버지 한승재, 두 사람 사이의 아들 마준, 서로 인정하지 못하는 이 기형적인 가족, 그 악의 구렁텅이에서 마준이만은 빠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는 미순과 탁구의 상봉도 이뤄질 것 같아 또 한번 폭풍눈물이 쏟아질 것 같습니다. 구일중을 통해 탁구가 팔봉빵집에 있다는 것을 미순도 알게 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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